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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진규 국가정보전략연구소 소장 [출처 = iNIS]1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 11명은 KDB산업은행이 ‘꼼수’로 조직을 개편해 본점을 부산광역시로 이전하려는 시도에 대해 반대한다는 입장문을 발표했다.지난달 29일 KDB산업은행이 이사회를 개최해 동남권투자금융센터를 신설하고 일부 부서를 부산으로 이전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국토를 균형 발전시키겠다는 정부의 정책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우리나라 국민은 한 명도 없다. 다만 정략적인 차원에서 잘못된 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는 것이다.일부 금융전문가는 KDB산업은행 등 공공금융기관의 본점을 부산으로 이전하는 것도 유사한 맥락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주장한다.남해안 한적한 시골 마을 이장에서부터 모든 지방자치단체를 총괄하는 행정자치부장관까지 지냈고 현재 활발한 의정활동을 펼치고 있는 김두관 국회의원도 지방 균형발전에 대해 오랫동안 고민했다.또한 김 의원은 6월 한국은행 등 국책은행의 본점을 ‘서울’에서 ‘대한민국’으로 변경하는 법안을 발의한 바 있다.김 의원은 이른바 부울경(부산·울산·경남)은 수도권을 제외하고 조선·자동차·기계·석유화학·해양 등의 강력한 경제기반을 갖춘 유일한 지역으로 금융업을 육성할 준비는 충분하다고 말한다.우리나라는 세계 10위 경제대국으로 하나의 거점으로 성장하기보다는 다수 메가시티를 육성해 균형발전을 추구하는 것이 적합하다는 주장도 펼친다.김 의원은 내년부터 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윤석열정부에 대해 1차 공공기관 이전으로 발생한 문제점을 해결하고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는 조언도 잊지 않았다. 특히 향후 5년이 지역균형발전을 추진할 수 있는 골든타임으로 절대 놓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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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2-01불리한 입지를 극복해 국제금융허브로 부상… 권위주의적 개발독재가 글로벌화의 걸림돌대영제국이 수에즈운하를 개통한 이후 중국과 교역로 중간에 위치해 급성장한 싱가포르는 1819년 영국인 스탬퍼드 라플스에 의해 역사가 시작됐다. 말레이반도 끝단에 위치한 작은 섬이라 식량을 조달할 농지가 부족해 정상적인 국가가 자리 잡을 입지는 아니었지만 대성공을 거둔 사례다.불리한 지형적 입지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으로 선택한 것이 교역 중심지다. 지중해 무역 거점인 몰타와 같이 아시아 대표 무역 거점인 싱가포르는 ‘사자의 나라(Singa+Pura)'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1960년대 초반에는 국제무역을 지원하는 기능을 수행하다가 아시아 경제가 급성장하며 국제금융센터로 부상했다.영국의 조차지였던 홍콩과 마찬가지로 글로벌 금융허브인 미국 뉴욕과 영국 런던의 중간에 있어 이들 시장이 폐장한 이후에도 거래가 가능하다는 이점이 크게 작용했다. 영국의 식민지를 거치면서 형성된 개방적인 문화, 서구화된 법과 상업제도도 싱가포르가 성장하는데 일조했다.국가정보전략연구소(국정연)이 지방자치단체의 행정·선거공약을 평가하기 위해 개발한 ‘오곡(五穀)밸리혁신(5G Valley Innovation)’ 모델을 적용해 싱가포르의 아시아 금융허브 경쟁력을 정치·경제·사회·문화·기술 측면에서 평가했다.▲ 싱가포르의 아시아 금융허브 경쟁력 평가 [출처 = iNIS]◇ 권위주의적 정치체제가 사회 활력 저해9월 국제금융센터지수(GFCI)에서 아시아 1위·세계 3위를 기록한 싱가포르는 홍콩이 주춤거리는 사이에 아시아 금융허브의 입지를 빼앗기 위해 발 빠른 대처로 주목을 받고 있다. 하지만 홍콩이 다양한 대응조치를 내놓고 있어 금융전문가가 지적하는 각종 문제점을 극복해야 한다,정치적으로 강력한 권위주의·소수 엘리트의 권력 독점·친서방 일변도 외교정책 등은 해결해야 할 과제에 속한다. 싱가포르 정치를 언급하려면 26년간 총리로 재임한 리콴유의 인생역정부터 설명해야 한다. 리콴유는 대중적 인기에 영합하지 않는 확고한 신념을 가졌다는 칭찬과 더불어 권위주의적 통치로 비판을 받았다.소수 명문 가문 출신이 장기집권하며 권력 독점으로 이어졌다. 리콴유의 아들 리센룽도 2004년 총리에 오른 후 현재까지 장기 집권하고 있다. 현재 3세 승계까지 언급될 정도로 권력독점은 심각한 상황이다. 친서방 일변도 외교정책도 필리핀·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 등 주변국을 폄하하는 정책으로 이어져 갈등을 빚고 있다.경제적으로 보면 글로벌 공급망 붕괴·배후 경제기반 미약·벙커링 사업 위축 등도 금융허브의 위상을 위협하는 중이다. 2020년부터 확산된 코로나19 감염병은 국제 물동량을 위축시켜 글로벌 공급망을 붕괴시켜 중계무역항의 기능을 마비시켰다.홍콩과 상하이가 중국 본토의 광대한 경제권을 배경으로 성장한 것과 달리 싱가포르는 금융수요를 촉발한 배후 경제기반이 미약하다. 배터리나 수소로 운행하는 친환경선박의 도입이 증가하면 연료를 공급하는 벙커링 사업도 위축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사회는 화교 중심의 지배층 독점·외국노동자에 대한 열악한 인권·엄격한 법 적용과 같은 조치가 선진국이라는 명성에 흠집을 낸다. 국부로 칭송을 받는 리콴유도 화교이며 대부분의 권력은 화교가 장악해 사회통합을 저해하고 있다.동남아 출신 가정부와 육체노동자에 대한 인권 침해가 빈발하고 있으며 엄격한 법률 적용으로 외국인에게 위화감도 조성하고 있다. 코로나19 대유행 당시에도 외국인 노동자 숙소에서 환자가 대규모로 발생했지만 적절한 방역조치를 실시하지 않아 국제적으로 비난을 받았다.문화는 생활 인프라·교육과 관련성이 있으며 대(大)중화권 편입 시도·영어 소통 미흡·국제학교 부족 등을 개선해야 한다. 화교가 주류계층을 형성하고 중국과 교류가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중국문화에 편입하려고 시도하면서 기존 문화와 충돌하고 있다.관공서에서 영어가 통용되고 있지만 여전히 일상생활에서 영어로 소통하는 것은 어렵다. 글로벌 수준의 국제학교도 나름 많이 유치했지만 아직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다.기술은 금융산업이 제조업과 마찬가지로 장치산업으로 전환되면서 정보통신기술(ICT) 관련 인프라·인재·개업체 등의 부족현상이 나타났다. 인재를 육성하는 것도 단순히 교육기관의 설립이나 과정 개발만으로 해결할 수 없다. ◇ 홍콩 탈출 인재·자금 적극 확보 정책 펼쳐야싱가포르가 금융산업의 적극 육성하려면 우리나라 정부가 서울에 있던 공공금융기관을 대거 지방으로 보내며 금융산업 경쟁력이 하락시키는 정책을 모방해서는 안 된다. 싱가포르가 각종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개선방안을 정리해 보자.정치적으로 민주주의 확산·자본시장 발전 추진·외교 다변화 등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 언뜻 보면 싱가포르는 가장 민주적인 국가로 보이지만 권위주의적 독재체제에 가깝다는 평가를 듣는다. 평등한 사회 분위기를 조성하고 자본시장 발전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입안해야 한다.자본시장은 여전히 홍콩이 앞서 있다. 2021년 기준 홍콩에 거점을 두고 있는 미국 기업이 254개로 2020년 282개에서 감소했다. 홍콩에서 자본을 조달하려는 본토 기업이 많고 이들 기업에 투자하려는 외국투자업체도 적지 않다. 중국경제가 아직 다른 국가에 비해 좋은 실적을 보이기 때문이다.경제는 해외 자금시장 진출·홍콩 이탈 자금 유치·배후 경제기반 강화로 금융산업의 기반을 확고하게 다질 수 있다. 중국에서 탈출하는 제조공장이 향하는 동남아시아와 인도로 금융시장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베트남은 동남아시아에서 떠오르는 시장이다.또한 홍콩에서 탈출하는 기업과 자금을 적극적으로 유치해야 한다. 싱가포르 통화청(MAS)에 따르면 2021년 해외로부터 S$ 4480억 싱가포르달러(약 430조9800억 원)를 유치해 전년 대비 59% 증가했다. 2020년 4~5월 해외 거주자 예금이 전년 대비 40% 증가했다.대부분 국가보안법 시행과 제로코로나정책을 피해 홍콩을 탈출한 자금으로 추정된다. 2021년 기준 싱가포르 자산운용 규모는 3조4000억 달러로 3조 달러인 홍콩을 넘어섰다.사회는 외국인 차별 철폐·생활 인프라 개선·법률 개선이 선행돼야 외국인이 선호하는 국가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1997년 홍콩이 중국에 반환되기 이전 수준처럼 외국인을 대하면 충분하다.홍콩은 중국인 위주로 사회 시스템이 운용되면서 외국인이 살기 어려운 도시로 전락했다. 중국 상하이가 자유무역시험구에 살려는 외국인에게 고정가격으로 아파트를 임대하는 것처럼 저렴한 주거공간을 마련해 줘야 한다.경미한 법률을 위반한 외국인조차도 엉덩이를 회초리로 때리는 태형은 전 근대적인 형벌제도다. 기차에 낙서를 했다거나 씹던 껌을 바닥에 버렸다는 이유로 외국인에게 태형을 집행해 비난을 받았다. 국가가 껌을 씹거나 술을 마시는 것까지 통제하면서 보모국가(Nanny State·정부가 국민 일상생활에 개입해 과도하게 보호하고 통제하는 나라)라는 비판까지 받는다.문화는 양질의 삶을 보장하는 토양이며 동서양 문화융합·영어 공용화·해외 명문학교 유치가 선행돼야 한다. 화교가 중심인 국가라고 해도 국제도시로 위상을 유지하려면 글로벌 수준에 걸맞은 문화를 발전시키는 것이 유리하다. 중국의 문화우월주의가 다른 국가로부터 배척받고 있는 상황도 감안해야 한다.싱가포르는 관공서가 영어를 적극 사용하도록 앞장서고 있지만 일상생활에서 영어 소통은 쉽지 않다. 영어 공용화 운동을 확산시킬 필요가 있다. 미국과 서유럽 국가의 명문학교 분교를 유치해 교육 인프라를 구축하면 우수 인재의 육성에 도움이 된다.기술은 4차 산업혁명의 진전과 더불어 ICT 인프라 투자 확대·인력 양성·개발업체 적극 유치가 중요하다. 금융업은 디지털화가 급격하게 진전되면서 플랫폼 개발과 같은 인프라 정비가 핵심 경쟁력으로 자리 잡았다. 미국 뉴욕이 5G(5세대 통신)·블록체인·빅데이터 등과 같은 ICT 인프라에 적극 투자하는 것을 벤치마킹해야 한다.홍콩은 2020년 9만3000명, 2021년 2만3000명이 해외로 이주해 우수 인재의 이탈이 국가적 이슈로 부상했다. 이들 중 다수가 인접한 싱가포르로 이동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적극적으로 유치 활동을 벌이는 것이 좋다.홍콩 정부가 발행한 외국인 취업비자는 2021년 2600매로 2019년 대비 50% 감소했다. 싱가포르가 홍콩으로 향하던 해외 인재의 요람으로 부상할 유리해졌다.▲ 민진규 국가정보전략연구소 소장 [출처 = iNIS]-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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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24아시아 금융허브에서 날개 없는 추락 중… 서울을 아시아 금융허브로 구축하려면 반면교사 필요아시아 최대 자유무역항인 홍콩은 1842년 청이 아편전쟁에 패전하면서 영국에 열구 할양되며 역사가 시작됐다. 1898년 양국이 99년간 조차하기로 합의하면서 동서교역의 중심지로 부상했다. 교역 물동량이 급격하게 늘어나며 자연스럽게 금융산업이 융성해졌다.영국 컨설팅그룹 지엔(Z/Yen)이 매년 3·9월 2회 발표하는 GIFC(Global Financial Center Index·국제금융센터지수)에서 1위를 차지한 미국 뉴욕 및 2위인 영국 런던과 비슷한 성장경로를 밟은 것이다.런던은 17~18세기 영국이 국제상업무역을 장악하며 자연스럽게 국제금융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했다. 뉴욕은 거대한 미국 경제가 기반이 된 반면에 런던은 활발한 무역이 성장의 디딤돌이 됐다.9월 기준 지엔이 발표한 홍콩의 글로벌 금융경쟁력 순위는 4위로 3월에 비해 1단계 하락했다. 반면 홍콩과 아시아 금융허브의 지위를 두고 치열하게 경쟁하는 싱가포르는 9월 3위로 3월 대비 3단계 상승했다. 아직 상하이·도쿄·서울은 홍콩을 넘볼 정도로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했다.국가정보전략연구소(국정연)가 지방자치단체의 행정·선거공약을 평가하기 위해 개발한 ‘오곡(五穀)밸리혁신(5G Valley Innovation)’ 모델을 적용해 홍콩의 아시아 금융허브 경쟁력을 정치·경제·사회·문화·기술 측면에서 평가했다.▲ 홍콩의 아시아 금융허브 경쟁력 평가 [출처 =iNIS] ◇ 정치가 경제에 개입해 금융 경쟁력 추락홍콩은 국내총생산(GDP)보다 더 많은 무역거래를 처리하며 전체 화물 처리량의 절반 이상이 환적 화물로 구성돼 있다. 19세기 이후 국제무역항으로 급성장하던 중 20세기 영국의 대중국 진출 교두보로 자리매김하며 경제 측면에서 아시아의 핵심 국가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1940년대 말 중국에서 국민당과 공산당이 내전을 벌이며 상하이에 있던 금융회사 대부분이 홍콩으로 이전했다. 1997년 홍콩이 중국으로 반환된 이후 국제자본시장에 접근하는 통로로 활용되다가 2019년 이후 ‘하나의 중국’정책에 따라 국가 전체가 흔들리고 있다. 홍콩의 금융업 문제점을 파악하면 다음과 같다.정치적으로 2020년 국가보안법 시행으로 민주화를 주장하던 많은 인재가 홍콩을 떠났고 정치적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전체 인민은 똑 같이 잘 살아야 한다는 공동부유를 주창하며 재산이 강탈될 것을 두려워한 부자가 해외로 이주하기 시작했다.시 주석의 3연임이 확정되며 홍콩증시가 침체되고 있는 것도 공동부유정책이 가속화돼 주요 대기업의 실적이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하나의 중국’정책이 홍콩·마카오를 넘어 대만까지 확장되며 양안관계가 악화되고 있어 홍콩의 금융업도 부정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 홍콩이 중국과 대만의 가교역할을 담당했고 대만을 정치적으로 후원하고 있는 국가는 홍콩 금융업을 지탱하고 있는 미국·영국 등이다.경제적으로 보면 홍콩 증시에 대한 중국 정부의 간섭이 강화되면서 올해 1~2분기 홍콩 증권시장에 기업공개(IPO)를 기업이 전년 대비 76%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3분기에는 27건의 IPO가 진행돼 HKD 513억 달러(약 8조8730억 원)를 펀딩할 것으로 전망된다.중국 본토의 부동산 시장이 급랭하면서 홍콩에서 발행하는 채권도 줄어들고 있다. 올해 홍콩 채권 발행액은 아시아에서 6위를 기록했는데 이는 지난해보다 1단계 하락한 것이다. 글로벌 기업인 다이슨·로레알·LVMH 등은 홍콩 지점을 폐쇄하거나 근무 인원을 대폭 줄이고 있다.사회는 국가보안법 제정 후 민주화 운동을 탄압하며 내외국인을 불문하고 인권상황이 악화되며 해외로 이주하는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홍콩에 설치된 중국정보기관은 체제 전복뿐만 아니라 단순한 정부 비판까지 용인하지 않고 탄압하고 있다.시 주석이 자랑하는 치적 중 하나인 제로 코로나 정책도 홍콩의 금융업 경쟁력을 훼손하고 있다. 자유로운 이동이 제한되면서 기본적인 업무 처리마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2일 홍콩금융관리국(HKMA)가 주최한 ‘글로벌 금융리더 서밋’에 코로나19 감염을 이유로 세계 최고 금융기관인 블랙스톤·씨티그룹 최고경영자가 참석하지 못했다.문화는 표준 중국어 사용을 강제하면 영어 교육이 약화되고 있으며 국제학교 등 우수 교육 인프라도 부족한 실정이다. 정치뿐 아니라 교육에도 ‘하나의 중국’정책이 반영되면서 교육의 질이 떨어지고 있다. 중국 문화의 우월성을 강조하며 글로벌화도 퇴조하고 있는데 이는 문화대혁명 당시 사회주의 사상학습을 강조한 것과 유사하다.기술은 금융업이 대규모 인프라 투자가 필요한 장치산업으로 전환됐음에도 금융인프라 고도화 전략이 부재하며 우수한 정보통신기술(ICT) 인력 양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금융업을 뒷받침할 기술력을 갖춘 하드웨어(H/W)·소프트웨어(S/W)도 부족하다. 미국·인도에 있는 ICT기업의 서비스에 의존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자본주의 첨병인 금융의 홍콩의 특성 살려야지난달 22일 중국공산당 제20차 당대회에서 시 주석의 3연임이 확정됐다. 3연임이 결정되면 제로 코로나·대만 강공책·홍콩 압박 등 정책이 변할 것이라는 추측이 제기됐으나 아직 변화의 조짐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홍콩이 아시아 금융허브로 강력한 기반을 구축하려면 다음과 같은 조치가 필요하다.정치적으로 국가보안법을 완화하고 대만을 흡수 통일하겠다는 정치 대결을 중단해야 한다. 글로벌 신용평가사인 피치는 홍콩 국가신용등급을 'AA-'로 평가했는데, 이는 싱가포르 'AAA'에 비해 3단계나 낮은 것이다. 무디스와 S&P의 신용평가등급도 싱가포르가 홍콩에 비해 높다.경제는 글로벌 금융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법인세, 각종 세제 혜택을 제공해야 한다. 싱가포르는 홍콩의 경제적 혼란을 틈타 이른바 헥시트(HKexit·탈홍콩)하는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법인세를 17%로 인하했다. 현재 홍콩 법인세는 16.5%로 싱가포르와 큰 차이가 없다.싱가포르는 2020년 ‘가변자본기업(VCC)’이라는 제도를 도입해 기업 형태의 펀드를 만들면 조세 피난처 수준의 세제혜택을 제공한다. 글로벌 자금이 몰려들면서 운용 자산의 규모가 이미 홍콩을 추월했다. 영국 컨설팅회사 헨리앤드파트너스에 따르면 싱가포르는 자산이 1000만 달러 이상인 부자가 세계에서 5번째로 많아졌다.사회는 국민의 민주화 요구를 반영해 중국으로 반환되기 이전 수준으로 인권상황을 개선하지 않으면 해외 우수 인재의 유치가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비영주자에 대한 재산세를 인하하고 연간 최소 HKD 250만 달러를 버는 사람은 2년 비자를 발급해 준다. 2년간 제한 없이 홍콩을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다.하지만 싱가포르는 비자 완화를 넘어 해외 은행·증권사·투자회사·로펌 등을 적극 유치해 집적효과 극대화를 추진하고 있다. 금융업은 광범위한 인적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작동한다는 점을 간파한 것이다. 우리 정부가 인적 네트워크 구축이 용이한 서울에 있는 공공금융기관을 지방으로 강제 이전하는 것과 대조적이다.문화는 영어로 공영어로 적극 채택해 모든 국민이 영어를 제2외국어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국제학교의 자율성을 보장해야 다양한 교육 커리큘럼으로 우수 인재를 양성할 수 있다. 획일적인 사상교육이나 편협한 자국 문화 중심 교육으로 글로벌 시민을 육성하기 어렵다.홍콩과 치열하게 아시아 금융허브 지위를 경쟁하는 싱가포르는 기업과 관공서에서 제1언어로 영어가 통용되는 수준에 도달했다. 홍콩은 1997년 반환 이전까지만 해도 영어를 공용어로 사용했지만 이제는 중국 표준어를 구사하지 못하면 일상생활이 어려운 지경이다.기술은 우수한 ICT 인재를 유치하기 위해 비자발급 조건을 완화하고 있지만 여전히 장벽은 높은 편이다. 싱가포르가 핀테크 기업에 대한 각종 규제를 철폐해 세계에서 가장 발달된 핀테크 산업을 육성한 것을 벤치마킹해야 한다.상하이도 5년 거주 해외 인재에게 영주권을 제공한다. 이런 점에서 보면 서울은 아시아 금융허브를 구축하기 위해 가야할 길이 아직 멀다.종합적으로 보면 아시아뿐 아니라 글로벌 차원에서 홍콩의 금융경쟁력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지만 중국 정부의 정책변화가 없다면 추락 추세가 반전될 가능성은 낮다.자본주의 사회에서 시장을 이기는 정부가 없듯이 정치도 경제를 절대 이길 수 없다. 경제 분야 중에서도 금융은 시장 변화에 가장 민감한 고등동물에 속해 정부가 통제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 민진규 국가정보전략연구소 소장 [출처 = iNIS]-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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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정보전략연구소 민진규 소장 [출처 = iNIS]1988년부터 도입된 국민연금은 6월 말 기준 자산이 883조 원에 달할 정도로 성장했다. 지난해 말 기준 65세 이상 수급자는 413만7000명으로 65세 이상 전체 인구의 46.7%를 차지했다. 국민연금이 효자라는 소리는 듣는 이유다.하지만 국민의 노후생활을 책임지고 있는 국민연금공단의 경영실적이 악화되고 있어 걱정스럽다. 서울시에 있던 본사를 전라북도 전주시로 이전한 이후 당기순이익이 2016년 42억 원 적자에서 2021년 382억 원 적자로 매년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2014년 금융공공기관의 지방 이전이 본격화되면서 서울을 아시아 금융 허브로 육성하려던 정부의 금융정책이 궤도를 벗어나기 시작했다.부산광역시로 이전한 한국주택금융공사·한국예탁결제원·한국자산관리공사·주택도시보증공사·기술보증기금 등의 실적도 빨간불이 들어온 지 오래다. 대구광역시로 옮긴 신용보증기금도 2019년 적자로 전환된 이후 지난해 3702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그럼에도 정부는 2차 공공기관 이전을 추진 중이다. 서울의 국제금융센터지수(GFCI)는 2015년 6위에서 2020년 33위로 하락했다가 올해 11위로 겨우 회복했다. 올해 실적은 정부의 정책보다 대내외 여건이 우호적으로 작용한 결과다.영국 정부가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로 헛발질을 하고 중국 정부가 민주화운동 탄압과 제로코로나정책으로 상하이·홍콩·베이징·선전·광저우의 금융산업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있는 것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어떻게 하면 서울을 아시아의 금융허브로 육성시킬 것인지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지혜를 모아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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