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 1
" 균형성과지표"으로 검색하여,
3 건의 기사가 검색 되었습니다.
-
2022-03-082차 세계 대전 이후 유일 초강대국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 미국은 ‘세계 경찰’로서 평화를 수호하고 질서를 유지한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할리우드 영화 중 어벤저스 시리즈도 악당들로부터 지구를 지키는 수호대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ESG 경영도 서유럽과 미국의 지식인들이 환경파괴로 멸망해가는 하나뿐인 지구를 지키기 위해 도입한 ‘히어로’라는 인식이 강하다. 하지만 일각에서 지구 수호대가 세계를 지키기보다는 미국과 할리우드를 지키고 있다고 비아냥거리는 것처럼 ESG 경영을 거부한다.그렇다고 ESG 경영을 선진국의 음모론이라 읊조리면서 관망하기는 어려운 것이 해외 투자자와 소비자들이 눈을 부릅뜨고 기업이 ESG 경영을 도입했는지 관찰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기업 중 해외로 상품을 수출하지 않거나 해외 자본의 영향력으로부터 자유로운 곳은 하나도 없다.◇ ESG 경영도 측정 가능해야 개선할 수 있다는 원칙 통용세계적 경영학자인 피터 드러커는 “측정 가능해야 관리할 수 있다(what gets measured gets managed)”고 주장했다. ESG 경영도 명확한 지표로 측정할 수 있어야 하는데, 과거 윤리경영을 강조할 당시와 마찬가지로 용어의 개념을 명확하게 정의하기조차 쉽지 않다.10여년 전 윤리경영이 한국 산업계를 강타할 때 대부분의 경영자와 일반인은 윤리경영이라는 용어 자체도 이해하기 어려워했다. 윤리경영도 1980년대 미국에서 시작할 때 정식 용어는 ‘business ethics’였다.한국어로 번역하면 ‘사업윤리’, ‘비즈니스윤리’가 적당한데 국내에서는 윤리경영으로 통칭했다. 이웃 국가인 일본도 1990년대 초반부터 사업윤리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었고, 한국과 달리 ‘비즈니스윤리’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기업윤리(corporate ethics)를 혼용하기도 한다.윤리(Ethics)는 ‘사람으로서 마땅히 행하거나 지켜야 할 도리’로서 개인의 의사결정을 유도하는 옳고 그름의 원칙을 의미한다. 윤리는 종교(religion)에서 주장하는 개념과 다르며 법(law)과 동의어도 아니다. 또한 문화적 기준(cultural standard)이나 개인의 감정(feeling)과도 차이가 있다.그렇다고 윤리가 과학적으로 측정 가능한 영역도 아니며 단순한 가치의 조합(collection)은 더욱 아니다. 윤리는 투명성(transparency), 공정(fairness), 신뢰성(reliability), 충성심(royalty), 품위(dignity) 등의 의미를 모두 포함한다.기업 경영 성과는 수치로 나타나기 때문에 평가가 쉬운 편인데, ESG 경영은 범위를 한정하기 어렵고 정량적 지표뿐만 아니라 정성적 지표도 포함시켜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내부 프로세스, 학습과 성장과 같은 비재무적 지표를 경영평가에 포함시킨 균형성과지표(BSC)의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ESG 경영도 넓은 의미로 윤리경영의 확장된 개념이기 때문에 모호한 것은 마찬가지이다. 환경도 기업이 사업활동을 전개하는 과정에서 에너지를 과다하게 사용하는지 혹은 환경오염을 유발하는지 등을 평가한다.하지만 과다하게 에너지를 사용한다고 판단할 수 있는 기준도 없고, 100% 친환경인 상품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현실을 무시했다.사회도 사회적 책임을 말하는데, 사회적 책임도 광범위한 의미를 갖고 있다. 윤리경영을 평가할 때도 사회적 책임이 포함됐는데, 기업이 어디까지 책임을 질 것인지도 한계를 정하지 못했다.ESG 경영이 제대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쉽게 측정할 수 있는 지표를 제시해야 하고, 기업들이 스스로 측정 및 개선할 수 있도록 이해시켜야 한다.▲ 공기업 ESG 경영 평가 진단 모델 8-Flag Ecosystem의 지표 [출처 = iNIS]◇ 집단지성 결과물인 ESG 팔기생태계(8-Flag Ecosystem) 모델한국 산업통상자원부는 2021년 12월 ESG 경영을 평가할 수 있는 K-ESG 지표를 정립해 발표했다. 다른 기관이 초점을 맞추고 있는 거버넌스, 사회, 환경의 3개 대지표와 더불어 정보공시를 포함시켰고, 세부 문항은 61개로 확정했다.K-ESG 지표의 기본 진단 항목은 정보공시가 5개, 환경이 17개, 사회가 22개, 지배구조가17개로 총 61개이다. 환경에 관련된 항목을 살펴보면 환경경영목표, 원부자재, 온실가스, 에너지, 용수, 폐기물, 오염물질, 환경 법/규제 위반, 환경 라벨링 등 17개인데, 원부자재나 용수와 같은 항목은 제조업에만 특화된 항목이다.반면에 글로벌 차원에서 가장 인지도가 높은 MSCI ESG는 환경에서 기후변화, 천연자원, 환경기회를 바탕으로 이산화탄소 배출, 제품 탄소 발자국, 재무환경 영향, 기후변화 취약성, 용수 사용, 생물 다양성 & 토지 사용, 원자재 조달, 독성 물질 배출 & 쓰레기, 포장재, 전자 폐기물 등 13개 지표로 평가한다.국내외 기업경영과 글로벌 산업 동향에 관한 정보 수집 및 분석에 역량을 개발해왔던 국가정보전략연구소(국정연)는 다양한 ESG 지표를 연구 및 검토해 팔기생태계(8-Flag Ecosystem)를 개발했다. 과거부터 윤리경영의 지표를 도입해 운용했던 기업들이 ESG 경영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지표를 다시 조정했다.예를 들어 거버넌스를 평가하기 위해 제도운영(Compliance), 리더십(Leadership), 투명성(Transparency)을 선정했다. 이해관계자(Stakeholders), 가치존중(Reputation), 의사소통(Communication)은 사회적 책임을 측정하는 지표, 에너지(Energy)와 환경오염(Pollution)은 환경보호를 위한 노력을 파악하기 위한 목적을 충족시키는 지표를 포함하고 있다.지난 20여년 동안 국정연은 관련 전문가들로 싱크탱크를 구성해 윤리경영, 기업문화, 블랙기업 등에 대한 연구를 지속했다. ESG 경영도 그 한 부분이며 집단지성의 결과물이 ‘ESG 8-Flag Ecosystem’이다.선진국의 평가 모델들과 마찬가지로 거너번스, 사회, 환경의 분야로 구성됐으며 총 8개의 중분류 지표, 84개의 소분류 지표를 선정했다.일반적으로 거버넌스에 공시제도나 이사회 구성과 같은 일부 지표만 포함시키는데 국정연은 리더십이라는 항목을 추가하고 세부 지표의 숫자를 크게 늘렸다.사회는 이해관계자, 가치존중, 의사소통이라는 3개의 중분류에 24개의 소분류로 구성됐다. 이해관계자는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이해를 균형적으로 보호하는지 여부를 평가하는 지표이다.1990년대까지 주주의 가치만 우선하던 경영 관행이 변하고 있지만 여전히 주주와 종업원이 우선하는 기업이 다수를 점유하고 있다는 현실을 반영하기 위함이다.환경은 에너지와 환경오염이라는 2개 중분류에 각 8개씩 16개의 소분류 지표가 있다. 에너지에 대한 평가는 상품의 생산과정에서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는지 여부를 판단하고, 환경오염은 상품의 생애주기에서 환경오염을 얼마나 초래하는지 평가한다. 최근 대통령 후보자 TV 토론으로 화제가 된 RE 100라는 용어도 빠지지 않았다. ◇ ESG 경영 평가의 문제점과 해결방안 모색하며 진화그동안 ESG 경영에 대한 연구가 많이 진전됐고, 다수의 기관들이 핵심성과지표(KPI)를 찾기 위해 많이 노력했다. 하지만 여전히 현장의 경영자들은 ESG 경영을 준수하는데 혼란을 느끼고 있다. 윤리경영처럼 ESG 경영이 정착되지 않는 이유로 경영자의 실천의지 부족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또한 외부적으로 표명하는 의지와 실질적인 행동은 정반대인 경우도 많다. 경영자뿐만 아니라 임직원, 협력업체, 소비자, 정부도 비슷한 입장에 처해 있다.ESG 경영이 구호만 난무하고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최근 국내에서 나타나고 있는 ESG 경영의 문제점과 해결방안을 살펴보자.첫째, 개별 기업의 특성을 반영하지 않고 산업별로 평가기법을 표준화하거나 단순화하면서 결과가 왜곡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예를 들어 화석연료를 많이 사용하는 발전회사는 환경을 파괴하므로 아무리 노력해도 ESG 경영의 평가 결과가 낮게 나올 수밖에 없다.반대로 전기자동차 제조업체는 친환경을 기치로 내걸고 있지만 정작 배터리의 제조에 필요한 희토류를 채굴하기 위해서는 환경 파괴가 불가피하다. 배터리의 재활용비율도 낮다. 따라서 산업과 기업의 개별 특성을 반영할 수 있는 지표를 개발해야 한다.둘째, ESG 경영을 평가하는 대부분의 기관들이 세부 항목과 평가방법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아 평가를 받는 기업이나 기관의 입장에서는 불리하다. 비평가 대상자와 평가자 사이에 암묵적 거래나 유착과 같은 모럴 해저드가 발생할 여지가 충분하다.불투명한 평가방법론으로 인해 신뢰를 잃어가는 주요 평가기관, 정보의 비대칭성을 해소하기 보다는 역이용하는 일부 기업, 모호한 평가지표로 친기업적 판단을 내리는 사이비 평가자까지 모두 ESG 경영의 본질을 흐리고 있다. 국정연이 세부 평가지표를 공개하기로 결정한 이유다.셋째, 선진국의 ESG 경영 평가기관들은 자국의 기업들에 대해 우호적인 반면 타국이나 후진국에 대해서는 엄격하게 대하는 등 편향적이다. 개발도상국 기업들이 환경을 중시하지 않거나 지배구조를 개선하려는 노력이 부족한 것도 부인하기 어렵지만 선진국의 비뚤어진 시각도 배제해서는 안 된다.주로 유럽연합(EU)에 위치한 투자자들은 ESG 경영이 투자를 결정하는데 중요한 이슈라고 판단한다. 반면 미국이나 기타 선진국 및 후진국의 투자자들은 기업의 재무적 성과에 주목한다.한국의 투자자나 은행들도 기업과 거래할 때 비재무적 성과를 거의 참조하지 않는다. ESG 경영이 지속가능 성장의 핵심 동인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잘못된 현상이다.마지막으로 일부 평가기관이 공시제도나 환경설비 구비 등과 같은 지표를 중시하면서 대기업이 중소기업에 비해 좋은 평가를 받는 착시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정보공개 성향도 상장회사인지 여부, 최고 경영자의 성향, 정부의 법적 요건에 차이가 난다는 측면도 고려해야 한다.이사회의 구성이나 운영도 기업의 규모나 주식시장 상장에 따라 천차만별(千差萬別)이다. 사회이사의 위촉 여부, 감사의 독립성, 내부고발제도의 도입 여부, 엄격한 상벌제도의 운영도 업종이나 경영자의 의지가 큰 영향을 미친다. 눈에 보이지 않는 정성적인 지표를 중시하지 않으면 오판을 내릴 가능성이 높아지므로 주의해야 한다.▲ 김백건 국가정보전략연구소 선임연구원 [출처 = iNIS]- 계속 -
-
시스템경영에 대한 논의는 활발하지만 경영도구의 개발은 아직 미흡하다. 시스템경영이라는 용어조차 정의하지 못하고 중구난방(衆口難防)으로 말만 하고 있는 것도 시스템경영이 도구화되지 못한 가장 큰 이유다.전문가들은 한결같이 가장 효율적인 경영혁신의 도구가 시스템이라고 주장한다. 효성도 신사업을 공격적으로 펼쳤지만 의도한 성과가 나지 않고 있어 경영시스템 전반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효성이 구축해 운영하는 시스템(system)을 경영도구(methodology)와 운영(operation)관점에서 진단해 보자.◇ 검증된 통합시스템 구축으로 글로벌 경영 도모효성은 그룹 차원에서 PI∙ERP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으며 2013년 오픈 예정이다. PI(Process Innovation)는 업무 프로세스의 혁신으로 경영혁신 활동이다. 업무 프로세스, 조직, IT 등 기업활동의 전 부문에 걸쳐 불필요한 요소들을 제거하고 효과적인 업무 프로세스를 재구축 함으로써 기업가치를 높인다.ERP(Enterprise Resource Planning)은 전사적 자원관리로 기업 전체를 경영자원의 효과적 이용이라는 관점에서 통합적으로 관리하고 경영의 효율화를 기하기 위한 수단이다. 글로벌 기업을 표방하면서 그에 상응하는 업무체계개선과 자원관리를 하기 위해 PI∙ERP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대부분의 기업이 신사업을 벌이면서 체질을 개선할 필요가 높을 때 새로운 경영도구를 도입한다.효성은 이처럼 중요한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내부직원이 아니라 외부 전문가를 영입했다. IT프로젝트의 프로젝트관리자(PM)로 베어링포인트의 여직원을 스카우트했고 임원으로 임명했다. 효성이 프로젝트의 비중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PI는 현재의 업무체계를 개선하기 위한 업무컨설팅이 주로 필요하지만 ERP는 자체 개발하거나 패키지(package)를 도입해야 한다.과거에는 SI(System Integration)이라고 해서 개별 기업의 실정을 반영해 자체적으로 개발하는 것이 유행했지만 유지보수, 업그레이드 등 측면에서 문제점이 많아 최근에는 패키지도입이 대세다. 글로벌 선도기업들이 채택한 패키지를 도입할 경우 소위 말하는 ‘Best Practice’를 도입할 수 있어 매우 유리하다. 효성도 이런 관점에서 2011년 새로운 ERP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기존의 오라클 ERP가 자사의 실정을 반영할 수 있는 유연성을 가지고 있어 사용했지만 국내 대기업의 대부분이 사용하는 SAP ERP로 변경했다. SAP ERP가 유연성이 낮아 외면 받기도 했지만 최근 고객의 요구를 반영하는 기능이 향상되었다고 한다.자사의 프로세스에 적합하게 서비스를 조합할 수도 있고, SAP이 제공하지 않는 기능의 경우 직접 개발한 어플리케이션의 연동이 가능해졌다. 섬유, 정보통신, 무역, 건설 등의 계열사 업무에 SAP ERP를 적용하기로 결정해 업무효율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기업집단의 경우 경영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업무의 표준화, 데이터의 통합이 중요 과제다. 업무가 복잡해지고 많은 법인을 거느린 대기업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단일 패키지시스템이 필수적이다. 이런 점에서 효성도 SAP ERP를 통해 의도한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된다.시스템이 통합되면 중앙에서 모든 정보의 흐름을 한눈으로 볼 수 있어 의사결정에 필요한 정보의 취득, 조합, 분석이 용이해진다. 효성도 늦기는 했지만 삼성, LG, 포스코, 두산 등의 기업과도 유사한 형태도 시스템을 운영하기 시작한 것이다. ◇ 퍼포먼스 경영시스템을 도입했지만 체계화는 미진효성은 외환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퍼포먼스(performance) 경영시스템’을 도입했다고 한다. 그룹을 섬유, 화학, 중공업, 무역 등 7개 퍼포먼스 그룹(PG, Performance Group)으로 나누고 하위에 사업단위의 퍼포먼스 유니트(PU, Performance Unit)으로 세분화했다.PU나 PG단위 별로 책임자를 임명해 소신껏 경영하고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지도록 했다. 이런 방식으로 프로정신을 강조하는 기업문화를 형성했다고 주장한다. 프로가 아마추어와 다른 점은 자신의 성과에 대해 책임을 지고, 성과에 따라 보상도 받는다는 것이다. 결국 효성의 퍼포먼스 경영시스템은 명칭은 다르지만 대부분의 기업에서 도입한 성과주의 시스템인 BSC(Balance Scorecard)와 유사한 개념이라고 봐야 한다.BSC는 균형성과지표라고 부른다. 차이가 있다면 퍼포먼스 경영시스템은 권한을 위임해 책임을 강조한 반면, BSC는 재무적 지표평가에 한정된 성과측정을 비재무적 지표까지 확장했다는 점이다. 퍼포먼스경영시스템은 성과향상을 위해 조직측면에서 접근했고, BSC는 평가자체에 초점을 맞췄다. BSC는 이미 IT시스템이 패키지로 개발되어 있어 성과주의를 운영하고 모니터링할 수 있다. 효성이 자랑하는 퍼포먼스 경영시스템이 BSC와 같이 체계화된 경영도구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는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된다.그렇다면 일반적으로 성과를 강조하는 경영철학과 다를 바가 없다. 사람에 따라 이해도가 다르고, 성과평가도 기준과 주체에 따라 차이가 많이 날 수 밖에 없다. 대부분의 기업에서 책임은 있지만 권한이 없는 것과 비교하면 상당한 진전된 개념임에도 불구하고 체계화 측면에서 보면 아직 미진하다고 봐야 한다.효성이 퍼포먼스 경영시스템으로 외형보다는 내실을 기했다고 주장하지만 구분이 명확하게 보이지 않는다. 성과를 측정하는 기준이 객관적이고 합리적이라고 할지라도 구성원의 합의를 이루지 못하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기준이 상향식(bottom-up) 결정인지, 하향식(top-down) 결정인지에 따라 직원들이 받아들이는 자세가 달라진다. 성과를 측정하기 위해서는 목표설정(goal setting)도 매우 중요하다. 달성 가능한 목표인지, 아님 애초부터 달성이 불가능한 목표인지에 따라 달성에 대한 직원의 의지가 달라진다. 조직의 체질을 개선하기 위해 성과주의 도입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성과에 따른 보상과 처벌시스템도 잘 설계돼야 한다. 보상만 있고 처벌이 없으면 안되고,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보상이 반드시 물질적일 필요는 없지만 정신적인 보상만 강조해도 반 쪽짜리 성과주의 시스템에 불과하게 된다. 신상필벌(信賞必罰)이라는 말은 쉽지만 제대로 구현하기는 매우 어렵다. 제도의 유연성과 경직성도 어떻게 조화를 이룰 것인지도 고민해야 한다.효성의 퍼포먼스 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이래저래 체계화시키기 위해서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아마 구호의 약발이 떨어졌던 시점부터 내부적으로 이런 고민을 하고 있을 것이다.◇ 선진기업의 경영시스템으로부터 교훈을 얻어야 기업이 체계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 고민해야 할 시스템은 환경변화 모니터링시스템, 경영목표 추진시스템, 경영혁신 관리시스템, 변화관리시스템, 성과관리시스템 등이다. 모든 기업이 개념적으로 유∙무형의 시스템을 운영(operation)하고 있지만 성취효과는 차이가 크다. 효성도 시스템에 대한 고민이 부족해 글로벌 기업들이 고민하고 있는 시스템을 소개함으로써 시스템체계를 수립하는데 팁(tip)을 제공하고자 한다.먼저 환경변화 모니터링시스템은 경기변화, 국가정책변화, 시장변화를 모니터링하는 시스템이다. 글로벌 기업에서는 주간단위나 일일 단위로 내∙외부 환경에 관한 보고서를 회장이나 사장에게 보고한다. 글로벌 기업의 부서장이나 해외 법인장의 주요 임무 중 하나가 환경변화보고서 작성이다. 환경변화를 보고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에 대한 대응방안을 모색해 보고해야 한다. 둘째, 경영목표 추진시스템은 기존에 추진하는 과제를 관리하고 신규 과제를 발굴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기존추진 과제의 관리는 유지할 과제, 심화할 과제, 종료할 과제로 나뉜다. 실적이 나쁘더라도 성장잠재성이 높다면 심화해야 하고, 실적이 좋더라도 미래 성장성이 불투명하다면 최소한으로 유지하는 전략을 선택해야 한다.추진목표가 달성되었거나 실적이 나쁠 뿐만 아니라 비전도 불투명하다면 과제진행을 종료해야 한다. 사업이나 과제는 외부환경변화에 따라 민감하게 반응해야 하므로 신규과제를 발굴하는 일을 게을리 해서는 안된다. 셋째, 경영혁신관리시스템은 전략과제 추진상황을 점검하고 추진한 과제의 실적을 관리한다. 경영혁신(innovation)은 기존의 사업과 관리방안을 점진적으로 개선하는 것이 아니다. 사고의 틀(frame)을 바꿔 창의적인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경영목표 추진시스템에서 발굴한 신규과제를 전략과제로 추진할 수 있는지 방안을 고민하고 분기단위로 실적을 점검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 전략과제라고 해도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수정/보완하지 않으면 안된다. 넷째, 성과관리시스템은 전략과제 추진성과를 점검하고 평가해 보상할 수 있도록 해 준다. 성과를 관리하지 않으면 조직의 활력이 급속하게 떨어진다. 특히 경영진이 미래 수종사업으로 관심을 갖고 추진한 사업의 경우 성과를 점검하고 분석하는 일을 게을리 해서는 안된다.성과는 재무적, 비재무적 기준에 의해 평가하고 보상은 개인별, 팀별로 구분해야 한다. 보상이 업무추진 의욕을 고취시키지만 어떤 시점을 벗어나면 제한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합리적으로 설계하지 않으면 의도한 성과를 내기 어렵다.마지막으로 변화관리(change management)시스템은 내∙외부 고객의 변화를 촉진하고 커뮤니케이션을 활성화시킨다. 변화는 긍정적, 부정적 변화가 있어 어떤 방향으로 유도할지 고민해야 한다. 정보공유를 확대하는 것은 이해관계자의 참여를 유도한다.자발적인 변화가 좋지만 외부의 충격이나 변화를 감지할 때 오히려 동기부여가 되기도 한다는 측면에서 환경변화 모니터링시스템의 역할이 중요하다.- 계속 -
-
CJ의 성과(performance)는 기존의 사업보다는 새롭게 시작한 유통, 엔터테인먼트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홈쇼핑이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고 있으며, 유선방송채널, 게임, 영화, 극장사업 등도 지속적인 성장을 하고 있다.대부분의 내수업종이 경기불황으로 인한 소비감소, 소득 양극화, 원자재 가격의 상승 등 대내∙외적 악재 때문에 침체된 것과 대조적이다. 기업이 이익을 내지 않고 생존할 수 없고 위험을 관리하지 않고 안전(security)을 보장받을 수 없기 때문에 성과는 매운 중요한 요소에 해당된다. CJ가 성과를 지속하기 위해 건전한 이익(profit)을 어떻게 달성할 것인지, 현재 대두되고 있는 다양한 위험(risk)을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에 대해 몇 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 수익성 있는 성장을 추구하기 위해 가치경영, 성과주의 도입과거 고도 성장기에는 매출 위주의 양적 성장을 중시했지만 현재 저성장기에는 이익 위주의 질적 성장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CJ는 저부가가치 식료품의 가공, 소비재 유통 위주 사업에 집중했던 것에서 고수익 위주의 엔터테인먼트, 복합유통, 산업물류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사업 포트폴리오 구조의 변화관리를 위해 가치경영(value management)과 선진 성과관리(performance management)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가치경영이란 용어는 명확한 개념정의가 어렵고, 가치를 측정∙평가하는 기준이 무엇인지에 따라 경영전략이 달라진다. 가치의 종류는 장∙단기 가치, 유∙무형의 가치, 경제∙비경제적 가치 등이 있다. 가치경영에서 기업이 제시하는 가치가 단순해야 이해관계자를 쉽게 설득할 수 있으며, 성공확률이 높아진다. CJ의 가치경영은 ‘수익성(profitability)’을 내세우며 일반적인 의미의 이익(profit)개념을 가치로 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장기적인 관점도 아니고 단기적 관점을 중시하고, 무형보다는 유형의 가치를, 비경제보다는 경제적으로 측정 가능한 가치를 중시한다는 점에서 단순하다. 이해는 쉽지만 지속가능성장(sustainable growth) 측면에서 본다면 부정적이다.국내 기업이 선택하는 ‘성과주의’도 단순하다. ‘신상필벌(信賞必罰)’을 외치지만 잘한 것에 대한 상은 없고 실수에 대한 벌칙은 있는 성과주의라는 비난을 받는다.성과주의가 부정적인 인식을 받는 또 다른 이유는 ‘상후하박(上厚下薄)’때문이다. 오너나 최고경영자의 경영실패에 대해서는 너그럽고, 임직원의 성과부진은 가혹한 문책인사로 귀결된다. 성과주의라는 좋은 단어가 한국 기업에서 진정한 의미로 정착되지 못하고 구성원으로부터 불신을 받는 이유다.CJ도 이런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게임, 영화, 스포츠 등의 엔터테인먼트분야에서 공격적인 경영을 하고 있지만 영화와 극장사업이 포화상태로 정체되어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시장환경의 제약성으로 인해 성과주의라는 카드로 임직원을 독려하지만 의도한 실적을 내기 어렵다. 성과주의를 제도적으로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균형성과지표를 개발해야 한다. 최근 많은 논의가 되고 있는 BSC(Balanced Scorecard)도 한국실정에 적합한 지표만 개발한다면 기업 내부 성과주의 정착에 큰 도움이 된다. 현재 CJ 내부에서 이해하고 추진하는 성과주의 시스템으로는 구성원의 적극적인 동참을 이끌어내지 못한다. 구호로만 성과주의를 외치지 말고 내부 구성원의 합의(consensus)를 반영한 제도여야 한다. ◇ 단순 가공, 유통만으로 고수익을 내는데 한계현재의 단순한 가공/유통으로 이익을 늘리는데 한계가 있다. CJ의 매출과 영업이익을 보면 2010년 11조 매출에 영업이익 8천억, 2011년은 13조 매출에 영업이익 9천억을 시현했다.매출액의 증가에 비해 이익률은 낮아지고 있으며, 당기 순이익도 7,900억에서 7,300억으로 매출증가와는 반대로 감소했다. M&A를 위한 차입금도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부채비율도 점증하고 있어 재무구조에 대해 우려를 낳고 있다.엔터테인먼트와 미디어 사업의 핵심 기업인 CJ E&M의 경우만 봐도 실속은 빈약하다. CJ E&M은 ‘방송, 음악, 영화, 공연, 게임 등 다양한 미디어 콘텐츠와 플랫폼 서비스를 통해 문화 트렌드를 리드하는 아시아 No.1 콘텐츠 기업’을 지향하고 있다.매출의 50%는 수익성은 낮은 유선사업자에서 나온다. 매출비중이 낮은 유선방송에서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독과점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2010년 오리온그룹의 온미디어를 인수하면서 매출액이 전체시장의 33%의 수준에 근접하자 한도를 36%로 높이고, 단계적으로 49%까지 허용하도록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가 시행령을 개정하도록 요구하고 있다.케이블 TV가입자 한도도 전체의 1/3수준인 340만에서 700만 명까지 늘리라고 한다. 중소 채널사업자 대부분은 이 요구를 반대하고 정부도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또한 2012년 7월 현재 오뚜기, 풀무원 등 대기업을 포함해 CJ도 서민 식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 계란 가격 폭리로 비난을 받고 있다. 2010년 말 조류인플루엔자(AI)로 인해 닭 살처분이 많아졌다는 이유로 2011년 4월경 가격을 인상했다.그러나 2012년 들어 닭 사육 두수가 늘어나면서 초과 공급이 되었고 계란의 도매가격이 폭락하였음에도 불구하고 CJ 등 대기업들은 가격을 고수하고 있다. 가격을 올릴 때는 시장에 변화에 재빠르게 대응하고, 내릴 때는 다른 비용요인이 있다고 핑계를 댄다. 현재 CJ가 주력으로 하고 있는 식자재 가공 & 유통 등의 영역에서 독과점강화, 원자재 수입가격 담합 등 시장을 왜곡하지 않고 높은 이익을 보장받기 어렵다. 유통을 신유통이라고 하고, 단순 발효사업을 바이오산업이라고 지칭한다고 자연스럽게 높은 마진이 나는 것은 아니다. 본질적인 처방을 해야 한다.규모의 경제를 확보하기 위해 소규모 유통기업, 유선방송사업자, 대규모 물류기업을 M&A를 하는 것도 오히려 수익성을 침해할 가능성이 높다. ◇ 일관된 기업문화 확립실패가 가장 위험하다CJ의 위험은 전방위적 무차별 영역확장과 이로 인한 일관된 기업문화 확립의 실패에 있다. 삼성의 관리문화에서 도전과 창의의 기업문화로 전이되고 있지만 완성 단계는 아니다.외형적으로 엔터테인먼트 사업영역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고 있지만 캐더링과 식당체인을 운영하는 푸드빌, 푸드시템즈, 물류를 하는 GLS, IT를 하는 시스템즈 등은 현재 CJ의 기업문화의 장점인 도전과 창의가 두드러지지 않고 있다. CJ가 모그룹이자 물류의 주요 고객인 삼성과 직접대결을 하는 모험을 하면서 대한통운을 인수하였지만 기업문화를 통합해 시너지(synergy)를 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대한통운이라는 기업이 보수적인 사업성향과 강한 노조를 갖고 있어 도전과 창의의 CJ기업문화와 상충된다.대한통운이 갖고 있는 대규모 자산은 매력적이지만 기업문화 통합에 실패한다면 대한통운을 삼켰다가 혼이 난 금호그룹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기업문화 전문가들은 금호의 M&A전략도 미숙했지만, 8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대한통운의 강한 기업문화를 포용하지 못한 것이 결정적인 요인으로 본다. CJ라고 이런 문제점을 쉽게 극복할 수 있다고 보기 어렵다.대한통운 외에도 오쇼핑 등 새로 인수한 기업들도 CJ의 기업문화가 성공적으로 이식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CJ와 같은 신생기업들이 일관성이 없는 사업다각화를 추진하면서 무리하게 M&A를 하기 전에 기업문화 통합가능성을 먼저 측정해야 한다. 기업문화 통합의 어려움은 일관성이 없는 문어발 사업확장을 하는 국내 대기업에서 모두 나타나는 현상으로 CJ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과거의 문화를 버리고 새로운 문화를 도입하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안타까움이 든다. 새로운 문화 컨셉에 맞는 사업을 추진한다면 훌륭한 실적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하나의 기업문화 창달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 CJ가 최근 새로운 기업문화로 내실성장을 한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현재처럼 새로운 기업문화와 조화되지 않는 기업을 M&A하고, 말로는 도전과 창조를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관행의 답습과 담합을 한다면 ‘속 빈 강정’이 될 것이다.CJ의 계열사별로 이런 현상이 너무 확연하게 차이가 나는 것을 목격하면서 안타까움이 절로 든다. 광고나 구호와 현장은 천양지차(天壤之差)라는 사실을 확인하게 되면서 최고 경영진의 기업문화 창달과 실천의지가 중요함을 다시 한번 더 실감하게 된다.- 계속 -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