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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의 성과(performance)는 기존의 사업보다는 새롭게 시작한 유통, 엔터테인먼트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홈쇼핑이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고 있으며, 유선방송채널, 게임, 영화, 극장사업 등도 지속적인 성장을 하고 있다.대부분의 내수업종이 경기불황으로 인한 소비감소, 소득 양극화, 원자재 가격의 상승 등 대내∙외적 악재 때문에 침체된 것과 대조적이다. 기업이 이익을 내지 않고 생존할 수 없고 위험을 관리하지 않고 안전(security)을 보장받을 수 없기 때문에 성과는 매운 중요한 요소에 해당된다. CJ가 성과를 지속하기 위해 건전한 이익(profit)을 어떻게 달성할 것인지, 현재 대두되고 있는 다양한 위험(risk)을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에 대해 몇 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 수익성 있는 성장을 추구하기 위해 가치경영, 성과주의 도입과거 고도 성장기에는 매출 위주의 양적 성장을 중시했지만 현재 저성장기에는 이익 위주의 질적 성장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CJ는 저부가가치 식료품의 가공, 소비재 유통 위주 사업에 집중했던 것에서 고수익 위주의 엔터테인먼트, 복합유통, 산업물류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사업 포트폴리오 구조의 변화관리를 위해 가치경영(value management)과 선진 성과관리(performance management)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가치경영이란 용어는 명확한 개념정의가 어렵고, 가치를 측정∙평가하는 기준이 무엇인지에 따라 경영전략이 달라진다. 가치의 종류는 장∙단기 가치, 유∙무형의 가치, 경제∙비경제적 가치 등이 있다. 가치경영에서 기업이 제시하는 가치가 단순해야 이해관계자를 쉽게 설득할 수 있으며, 성공확률이 높아진다. CJ의 가치경영은 ‘수익성(profitability)’을 내세우며 일반적인 의미의 이익(profit)개념을 가치로 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장기적인 관점도 아니고 단기적 관점을 중시하고, 무형보다는 유형의 가치를, 비경제보다는 경제적으로 측정 가능한 가치를 중시한다는 점에서 단순하다. 이해는 쉽지만 지속가능성장(sustainable growth) 측면에서 본다면 부정적이다.국내 기업이 선택하는 ‘성과주의’도 단순하다. ‘신상필벌(信賞必罰)’을 외치지만 잘한 것에 대한 상은 없고 실수에 대한 벌칙은 있는 성과주의라는 비난을 받는다.성과주의가 부정적인 인식을 받는 또 다른 이유는 ‘상후하박(上厚下薄)’때문이다. 오너나 최고경영자의 경영실패에 대해서는 너그럽고, 임직원의 성과부진은 가혹한 문책인사로 귀결된다. 성과주의라는 좋은 단어가 한국 기업에서 진정한 의미로 정착되지 못하고 구성원으로부터 불신을 받는 이유다.CJ도 이런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게임, 영화, 스포츠 등의 엔터테인먼트분야에서 공격적인 경영을 하고 있지만 영화와 극장사업이 포화상태로 정체되어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시장환경의 제약성으로 인해 성과주의라는 카드로 임직원을 독려하지만 의도한 실적을 내기 어렵다. 성과주의를 제도적으로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균형성과지표를 개발해야 한다. 최근 많은 논의가 되고 있는 BSC(Balanced Scorecard)도 한국실정에 적합한 지표만 개발한다면 기업 내부 성과주의 정착에 큰 도움이 된다. 현재 CJ 내부에서 이해하고 추진하는 성과주의 시스템으로는 구성원의 적극적인 동참을 이끌어내지 못한다. 구호로만 성과주의를 외치지 말고 내부 구성원의 합의(consensus)를 반영한 제도여야 한다. ◇ 단순 가공, 유통만으로 고수익을 내는데 한계현재의 단순한 가공/유통으로 이익을 늘리는데 한계가 있다. CJ의 매출과 영업이익을 보면 2010년 11조 매출에 영업이익 8천억, 2011년은 13조 매출에 영업이익 9천억을 시현했다.매출액의 증가에 비해 이익률은 낮아지고 있으며, 당기 순이익도 7,900억에서 7,300억으로 매출증가와는 반대로 감소했다. M&A를 위한 차입금도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부채비율도 점증하고 있어 재무구조에 대해 우려를 낳고 있다.엔터테인먼트와 미디어 사업의 핵심 기업인 CJ E&M의 경우만 봐도 실속은 빈약하다. CJ E&M은 ‘방송, 음악, 영화, 공연, 게임 등 다양한 미디어 콘텐츠와 플랫폼 서비스를 통해 문화 트렌드를 리드하는 아시아 No.1 콘텐츠 기업’을 지향하고 있다.매출의 50%는 수익성은 낮은 유선사업자에서 나온다. 매출비중이 낮은 유선방송에서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독과점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2010년 오리온그룹의 온미디어를 인수하면서 매출액이 전체시장의 33%의 수준에 근접하자 한도를 36%로 높이고, 단계적으로 49%까지 허용하도록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가 시행령을 개정하도록 요구하고 있다.케이블 TV가입자 한도도 전체의 1/3수준인 340만에서 700만 명까지 늘리라고 한다. 중소 채널사업자 대부분은 이 요구를 반대하고 정부도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또한 2012년 7월 현재 오뚜기, 풀무원 등 대기업을 포함해 CJ도 서민 식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 계란 가격 폭리로 비난을 받고 있다. 2010년 말 조류인플루엔자(AI)로 인해 닭 살처분이 많아졌다는 이유로 2011년 4월경 가격을 인상했다.그러나 2012년 들어 닭 사육 두수가 늘어나면서 초과 공급이 되었고 계란의 도매가격이 폭락하였음에도 불구하고 CJ 등 대기업들은 가격을 고수하고 있다. 가격을 올릴 때는 시장에 변화에 재빠르게 대응하고, 내릴 때는 다른 비용요인이 있다고 핑계를 댄다. 현재 CJ가 주력으로 하고 있는 식자재 가공 & 유통 등의 영역에서 독과점강화, 원자재 수입가격 담합 등 시장을 왜곡하지 않고 높은 이익을 보장받기 어렵다. 유통을 신유통이라고 하고, 단순 발효사업을 바이오산업이라고 지칭한다고 자연스럽게 높은 마진이 나는 것은 아니다. 본질적인 처방을 해야 한다.규모의 경제를 확보하기 위해 소규모 유통기업, 유선방송사업자, 대규모 물류기업을 M&A를 하는 것도 오히려 수익성을 침해할 가능성이 높다. ◇ 일관된 기업문화 확립실패가 가장 위험하다CJ의 위험은 전방위적 무차별 영역확장과 이로 인한 일관된 기업문화 확립의 실패에 있다. 삼성의 관리문화에서 도전과 창의의 기업문화로 전이되고 있지만 완성 단계는 아니다.외형적으로 엔터테인먼트 사업영역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고 있지만 캐더링과 식당체인을 운영하는 푸드빌, 푸드시템즈, 물류를 하는 GLS, IT를 하는 시스템즈 등은 현재 CJ의 기업문화의 장점인 도전과 창의가 두드러지지 않고 있다. CJ가 모그룹이자 물류의 주요 고객인 삼성과 직접대결을 하는 모험을 하면서 대한통운을 인수하였지만 기업문화를 통합해 시너지(synergy)를 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대한통운이라는 기업이 보수적인 사업성향과 강한 노조를 갖고 있어 도전과 창의의 CJ기업문화와 상충된다.대한통운이 갖고 있는 대규모 자산은 매력적이지만 기업문화 통합에 실패한다면 대한통운을 삼켰다가 혼이 난 금호그룹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기업문화 전문가들은 금호의 M&A전략도 미숙했지만, 8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대한통운의 강한 기업문화를 포용하지 못한 것이 결정적인 요인으로 본다. CJ라고 이런 문제점을 쉽게 극복할 수 있다고 보기 어렵다.대한통운 외에도 오쇼핑 등 새로 인수한 기업들도 CJ의 기업문화가 성공적으로 이식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CJ와 같은 신생기업들이 일관성이 없는 사업다각화를 추진하면서 무리하게 M&A를 하기 전에 기업문화 통합가능성을 먼저 측정해야 한다. 기업문화 통합의 어려움은 일관성이 없는 문어발 사업확장을 하는 국내 대기업에서 모두 나타나는 현상으로 CJ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과거의 문화를 버리고 새로운 문화를 도입하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안타까움이 든다. 새로운 문화 컨셉에 맞는 사업을 추진한다면 훌륭한 실적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하나의 기업문화 창달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 CJ가 최근 새로운 기업문화로 내실성장을 한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현재처럼 새로운 기업문화와 조화되지 않는 기업을 M&A하고, 말로는 도전과 창조를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관행의 답습과 담합을 한다면 ‘속 빈 강정’이 될 것이다.CJ의 계열사별로 이런 현상이 너무 확연하게 차이가 나는 것을 목격하면서 안타까움이 절로 든다. 광고나 구호와 현장은 천양지차(天壤之差)라는 사실을 확인하게 되면서 최고 경영진의 기업문화 창달과 실천의지가 중요함을 다시 한번 더 실감하게 된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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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제당이라는 식료품 가공업체로 출발했지만 CJ는 이미 한국 대기업의 문어발 사업확장의 길을 충실히 따라가고 있다. 현재 주력사업보다 신규로 시작한 사업영역이 더 커졌다. 기업의 위험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사업의 포트폴리오(business portfolio)를 만드는 것은 당연하지만 어떻게 구성할 것인지는 다른 이슈다. 소위 말하는 사업다각화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시장다각화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하지만 제대로 된 방향을 가고 있는 기업은 많지 않다. 1990년 삼성에서 분가한 CJ도 자체 경영전략을 바탕으로 사업다각화와 시장다각화를 하고 있지만 이를 기업문화 관점에서 측정하거나 평가해 볼 필요성이 있다. ◇ 단순제조에서 미래형 서비스업으로 전환 추진제일제당은 원당, 농수산물 등을 수입하거나 국내에서 매입, 가공해 판매하는 사업이 주력이다.CJ가 삼성으로부터 분가한 1990년은 국민소득 증가에 따라 건강에 관심이 높아 설탕, 화학조미료 등 식품첨가물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생겨 천연조미료에 대한 수요가 태동하던 시기이다. 그런 이유 때문에 식품가공, 식자재 유통 등의 단순제조 & 유통에서 탈피해 제약, 생활화학, 외식, 건설, IT,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등 미래형 서비스업으로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그러나 1990년대 후반부터 ‘종합생활문화그룹’을 지향하면서 명확한 비전이나 정체성을 확보하지 않고 문어발식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생활과 문화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 것은 확실하나 사업적으로 어떻게 통합할 것인지는 다른 문제다.식자재 가공이나 유통은 생활과 관련되어 있고, 미디어와 엔터테인먼트는 문화에 연관되어 있다고 인식하는 것처럼 해석된다. 그런 이유로 CJ의 사업다각화가 큰 2개의 축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본다.생활(life)은 ‘생명의 존속 및 유지를 위해 물건의 생산과 소비를 순환하는 활동’이다. 그리고 문화(culture)는 ‘어떤 집단의 구성원이 지닌 사유, 정보교환, 행동, 생활 등 그 집단에서 습득하여 계승해 온 양식’으로서 인간의 의식주, 언어, 풍습, 종교, 학문, 예술, 제도 등을 모두 포함한다. 이런 개념에서 보면 CJ의 사업 축이 생활과 문화에 대한 편향된 개념인식에서 출발한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제일제당의 사업내용변화가 생활의 축으로 진행하고 있다. 원당이나 기타 원자재를 수입, 구입해 1차 가공업의 한계를 뛰어 넘어 고부가가치의 제약, 바이오 영역으로 확장하였다. 국민의 건강에 대한 인식도 제고와 전환과 같은 새로운 패러다임에 대응하려는 것이다.장기간의 지속적인 R&D가 요구돼 전문 제약회사조차 하기 어려운 바이오 영역에서 1.5차 가공사업을 하던 CJ가 단기간에 두드러진 실적을 낸다는 것은 욕심이고 무리다.그러나 생활사업과는 달리 새롭게 시작한 소위 말하는 문화사업에서는 치밀한 기획(planning)과 전략(strategy), 대규모 자본동원 능력, 상대적으로 낙후된 시장환경 등으로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홈쇼핑, 극장사업 등은 시장의 전통적 강자인 라이벌 롯데와 쌍벽을 이루고 있다. 음악, 영화제작, 게임개발과 서비스 등은 자본투입과 노력만큼 실적은 나지 않는다. 앞에서 지적한 것처럼 CJ가 문화사업을 잘못 이해한 부문도 있고, 기존의 기업문화에 맞지 않는 사업을 무분별하게 벌린 것도 이유다.◇ 신사업, 사업다각화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해야 한다어떤 대기업 총수는 하루에 한 개의 기업을 만들었고, 새로운 사업 아이디어가 넘쳐났다고 자랑스럽게 언론에 인터뷰하기도 했다. 남들이 하는 사업, 돈이 될만한 사업, 기업과 연관된 사업 등 무조건 판을 벌리고 대규모 자본동원, 계열사 부당지원을 통해 수익성도 낮고, 전망도 불투명한 사업을 벌리는 것이 신사업, 사업다각화라고 인식했다. 현재 대부분의 기업 오너와 경영자가 생각하는 개념과 일치할 것이라고 본다.이런 논리라면 신사업을 하기 너무 쉽다. 대규모 제조공장이 있으면 공장 직원의 밥을 먹이기 위해 식당을 하는 자회사를 만들고, 식당에 야채와 생선을 공급하는 식자재 유통회사를 만들면 된다. 식당을 청소하는 청소회사를 만들고, 식당의 냅킨을 납품하는 회사도 만든다.직원들의 식권을 인쇄하는 인쇄소도 만들고, 인쇄소에 종이와 잉크를 공급하는 회사도 만든다. 직원의 유니폼, 운동화, 장갑, 휴가 시 항공권, 직원용 주유소 등 기본 업무뿐만 아니라 의식주에 관련된 일은 너무나 많다. 직원 사택을 짓기 위한 건설회사도 필요하다. 신사업이라는 것은 업종과 관련이 없는 사업을 시작한다는 의미라고 봐서는 안된다. 기업의 가치사슬(value chain) 상에서 그동안 하지 않은 프로세스를 시작하는 것이 신사업이다. 즉 제조만 하던 기업이 유통을 시작하는 것을 말한다. 공산품은 R&D부터 생산/제조, 물류, 판매로 연결되지만, 원료의 제조/개발까지 고려한다면 가치사슬은 더 길어진다.제일제당이 식료품 가공/유통사업을 한다면 원료가 되는 농수산물 품종의 개발, 재배, 수확, 포장, 유통이라는 단계도 존재한다. 단순히 발효사업에서 얻은 노하우로 제약이나 바이오로 사업영역을 확장하겠다는 생각을 바꿀 수 있는 사례가 있어 소개한다. 세계 5대 곡물 메이저 중의 하나인 카길(Cargil)도 농산물 유통에서 출발했지만 제일제당과 가는 길은 다르다. 카길은 단순히 수확된 농산물의 유통을 뛰어 넘어 종자개량, 농산물 재배, 농민교육, 비료생산, 1.5차 가공, 물류까지 담당한다. 과거 수확된 농산물의 유통만 담당하다가 소위 말하는 농산물 수직계열화를 이룬 기업이다.농산물의 작황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기후를 예측하기 위해 자체 기후관측위성을 보유하고 있다. 새로운 품종을 개발하고, 새로운 농사법을 개발해 후진국 농민들을 교육시킨다. 기존의 농지를 개량할 뿐만 아니라 황무지, 미개척지를 개간해 농지를 확보하는데 많은 돈을 투자하고 있다.CJ를 포함한 한국 대기업들이 업종 다각화와 신사업 진출로 경쟁력이 저하되고, 비난여론이 들끓지만 카길과 같은 기업은 오히려 존경을 받는다. 미국의 GE가 다양한 사업을 하지만 자신들의 사업본질과 관련되지 않은 사업은 벌이지 않는다. 글로벌 기업은 신사업이라는 의미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는 셈이다.CJ도 지금 벌이는 신사업을 사업의 본질적 가치의 활용과 가치사슬의 개념을 적용해 정돈해야 한다. ◇ 글로벌시장 진출은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시키는 것부터CJ의 시장(market)은 국내 시장에 한정적이라는 점에서 한계를 노정하고 있다.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통해 해외진출을 적극적으로 추진하지만 눈에 보이는 성과는 없다.최근 한류라고 한국문화가 해외에서 조금 인기를 끌고는 있지만 시장성이나 미래전망은 불투명하다. 한류가 기업화가 가능한지, CJ가 시장은 선도하고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지는 더 불투명하다.CJ의 사업은 식자재 가공과 유통이 본질이고, 이를 기반으로 사업다각화와 시장다각화를 해야 한다. CJ가 낙후된 기술력이나 제한된 자본력으로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한다는 시도 자체가 무모한 도전일 수 있다.실제적으로 국내 시장의 지역적 한계와 한국문화의 세계진출 가능성에 대한 제약으로 인해 CJ가 네슬레(Nestle)와 같은 세계적 식품기업처럼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데 한계가 있다. 그렇다고 현재처럼 식품제조, 유통에서 강점을 가진 회사가 국내 극장에서 팝콘이나 음료수를 팔아 돈을 번다는 생각을 가지면 오래 살아 남을 수 없다. 제한된 경쟁과 핵심 경쟁력이 없는 사업은 진입장벽이 낮고, 높은 마진을 오래 유지할 수 없다.경쟁자도 바보가 아니고, 더욱이 소비자는 현명하기 때문에 작위적인 시장 매커니즘(mechanism)이 오래 갈 수 없다. 해외 시장을 개척하려는 노력을 해야 하고,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타겟(target)을 정하는 것이 우선이다. CJ의 사업 중 마케팅 전략을 봐도 뭔가 조화가 맞지 않는다. 중∙장년층에게는 조미료 회사로, 청소년들에게는 엔터테인먼트 회사로 자리매김해 정체성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마케팅전략의 수정이 필요하다. 투 트랙(two-track)이며 미래지향적인 전략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양쪽 시장에서 애매한 정체성(identity)을 보인다는 것은 문제다. 과연 CJ가 엔터테인먼트 회사로 글로벌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까? 아니면 식료품 제조, 유통회사로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빠를까? 개인적인 판단으로는 국내 시장지배력과 유통경험을 잘 활용한다면 식자재 제조, 유통회사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는 쪽이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기업의 사업의 방향을 제대로 잡지 못하면 배가 산으로 간다. 삼성의 관리문화에서 도전과 창의문화를 독려하면서 신사업을 만드는 것도 좋지만 현재의 경영전략은 문제가 있다고 판단된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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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CJ그룹(이하 CJ)이 모기업인 삼성그룹 못지 않게 주목을 받고 있다. 삼성이나 신세계와는 달리 시끄럽지 않게 사업을 하면서 착실하게 내실을 다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CJ그룹은 이병철 전 삼성 창업주의 사망 후 1990년 삼성그룹에서 분가한 제일제당을 모체로 한 기업집단이다. 이병철 회장의 장남이자, 동생 이건희 회장과 경영권분쟁에서 밀린 이맹희의 아들 이재현이 회장으로 있다. 분사한 후 사업다각화를 하면서 2002년 CJ그룹으로 개명했고, 2007년 지주회사체제를 갖췄다. CJ를 롯데, 한진, 금호, 한화, GS 등의 대기업에 비해 먼저 다루는 것은 삼성의 주력기업을 모체로 출발했지만, 삼성과는 전혀 다른 기업문화를 형성해 가고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이다.CJ의 기업문화가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지 여부를 평가하기 위해 CJ의 기업문화를 역사, 비전, 사업, 성과, 조직, 시스템 등의 요소로 평가하고자 한다. ◇ 사카린 밀수사건은 불행의 시작CJ의 역사를 보면서 현재 일반인들에게 생소한 ‘한비사건’을 짚지 않을 수 없다. 1966년 대한민국은 재벌기업인 삼성의 사카린 밀수사건, 일명 ‘한비사건’으로 발칵 뒤집혔다.5∙16 군사정권에 의해 좋지 않은 평가를 받았던 삼성의 이병철 회장은 군사정부의 숙원사업인 화학비료공장을 설립하기로 결정한다. 돈이 없었던 삼성은 일본으로부터 차관을 받아 공장을 지었고 국제 상거래 관례상 리베이트라는 ‘공짜돈’이 생겼다.삼성은 이 리베이트를 활용할 방법을 찾았고, 막대한 이윤이 보장되는 밀수를 택했다. 삼성은 백만 불의 리베이트로 사카린, 표백제, 수세식 변기, 욕조 등을 건설자재로 위장 수입하다 발각되었다. 재벌기업의 천문학적 규모의 밀수행위에 국민적 여론이 나빠지자 박정희 대통령은 엄벌을 지시했고, 삼성 이병철 회장의 차남 이창희는 구속되었다.당시 삼성은 박정희 정권이 1967년 대통령 선거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밀수에 관여했다고 폭로했지만 정권은 중앙정보부를 동원해 삼성에 압력을 행사했다.서슬 퍼런 정권과의 대결이 ‘계란으로 바위 치는 격’이라는 것을 간파한 이병철 회장은 혼자 사건을 짊어진다. 사건을 주도한 것으로 인정된 차남 이창희가 아버지 이병철 회장 대신 구속되었다. 이병철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는 것으로 사건은 수습되었다. 당시 이 사건이 발생하자 장남 이맹희가 의심을 받았다. 일반인이 모르고 있던 이 사건은 2012년 5월 이맹희와 이숙희가 이건희 회장을 상대로 재산분할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소송을 제기하면서 다시 인구에 회자되고 있다. 소송이 언론에 보도되자 이건희 회장은 형인 이맹희를 원색적인 단어를 동원해 비난했다. 구속된 이창희도 불행해졌고, 구속을 피한 장남 이맹희도 아버지 이병철의 미움을 받아 후계자의 길에서 멀어진다. 장남 이맹희는 철저하게 야인생활을 하였고, 가끔씩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으로 언론에 노출되기도 하였다.그러나 1987년 이병철 회장의 죽음과 동생 이건희가 삼성의 후계자로 공식 지명된 후 세간의 관심에서 사라졌다. 현재 CJ의 회장인 이재현은 이맹희의 아들이다. 아버지가 삼성의 후계구도에서 사라지지 않았다면, 이병철이 가장 사랑했다는 손자 이재현이 현재 이건희 회장의 아들 이재용의 자리에 있었을 것이다.◇ 내실은 없었지만 끊임없는 혁신으로 고속 성장CJ는 이병철 회장의 사망으로 삼성그룹의 핵심모체인 제일제당을 물려 받음으로써 전통은 계승했지만 제당사업 자체가 사양화되고 있어 내실은 없었다.당시 가장 사업전망이 밝은 전자, 가전, 유통, 제지 등은 삼성, 신세계, 한솔 등으로 넘어갔다. 한비사건에서 촉발된 부자간의 불화가 재산분할을 위한 유언에 영향을 미쳤고 이맹희가 장자임에도 불구하고 그에 상응하는 상속은 받지 못했다고 볼 수 있다. 어찌되었건 CJ는 제일제당을 기반으로 1996년부터는 제약, 생활화학, 외식, 건설, IT, 미디어, 엔터테인먼트로 사업 다각화를 했다. 한물간 식료품 제조사업을 물려 받았지만 이후 홈쇼핑, 물류, 엔터테인먼트까지 거침없이 나아가고 있다.특히 엔터테인먼트에서는 기존의 주먹구구식의 영세한 업체들과는 달리 대규모 자본 투입, 체계적인 투자와 관리 등을 기반으로 단기간에 시장을 장악했다.CJ의 기업문화는 관리로 대변되는 삼성의 기업문화에 뿌리를 두고 있다. CJ 계열사들도 분리되기 전에 삼성의 브랜드 하에서 운영되는 기업이니 당연한 귀결이다.그러나 식품제조에서 유통, 엔터테인먼트로 사업영역을 확장하면서 이전 관리문화에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사양사업으로 분류된 업종이 주력이고 그룹차원에서 우수한 인력의 배치가 되지 않는 계열사이다 보니 직원들의 패배의식도 높았다.삼성에서 분리되고 난 후 분위기를 쇄신하기 위해 벌이는 운동이 소위 말하는 ‘신문화운동’이다. 유레카, 사내 기업가제도, 호칭제도, 내부 토론방 등을 도입해 다양성과 창의, 도전을 관리보다 더 중시하고 있다.실질적으로 이 문화운동은 성공적으로 정착해 2000년대 이후 CJ가 국내 주요 그룹으로 발돋움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다. 이제 CJ는 삼성이 가지고 있는 관리문화는 많이 사라진 것으로 보인다. 이재현 회장이 이 혁신의 주역이라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기존의 직원을 잘 아우르면서 다양한 배경을 가진 새로운 직원을 채용해 적재적소에 배치해 훌륭한 성과를 냈다.2000년 인수한 오쇼핑도 아직 CJ만의 기업문화를 정착시키지 못했고 2011년 인수한 대한통운도 기업문화 통합작업을 하지만 의도한 성과가 나지 않는다는 의견이 있다. 이재현 회장의 리더십과 CJ 기업문화의 경쟁력이 시험대에 올라 있다고 볼 수 있다.◇ 무분별한 업종확장으로 반감을 키우고 있다 최근 한국사회의 가장 큰 화두는 ‘경제민주화’이다. 재벌이 MB정부의 친기업 정책에 편승해 중소기업 업종까지 무분별하게 진출하고, 골목상권까지 위협하면서 영세 자영업자들이 분노하고 있다. 재벌은 독과점을 하고 있는 업종에서는 가격을 무분별하게 올리고 폭리를 취한다는 의심도 받고 있다. CJ도 이런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21세기 산업의 총아로 불리는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CJ가 진출하면서 거대자본의 힘이 유감 없이 발휘되었다. 먼저 극장 체인사업, 극장 내 매점사업의 횡포로 비난을 받고 있다.롯데와 CJ가 극장사업에 진출하면서 영세 독립영화관은 전멸했고, 이들은 시장장악력을 발판으로 돈이 되는 영화만 골라 상영한다. 자연스럽게 예술성이나 작품성과는 관계없이 대규모 자본이 투입된 외국영화, 폭력영화, 성인영화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극장 내에 음식물을 가지고 들어오지 못하게 하고 매점에서 팝콘과 음료를 비싸게 판매한다. 매점사업은 영화표 판매보다 더 수지가 맞는 장사라고 한다. CJ가 한국의 영화산업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켰다는 칭찬도 듣지만, 오히려 영화산업의 건전한 발전을 저해시키고 있다는 비난도 듣는다.최근에는 CJ가 막대한 자본을 투입한 영화가 흥행에 참패를 하면서 투자를 꺼려하면서 한류를 이끌던 영화제작산업이 급격하게 위축되고 있다. 감성과 예술성이 필요한 영화도 돈만 가지고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세븐일레븐, 롯데마트 등 골목상권과 직접적으로 충돌하는 롯데와 달리 CJ는 직접 두드러지지 않지만 수익성이 높은 식자재 유통을 독과점하고 있다.일반인은 파악하지 못하지만 영세사업자가 난립되어 있던 식자재 유통시장을 CJ, 대상 등의 대기업이 완전히 장악했다. 특히 학교급식이 시작되면서 급성장했다. 식자재 유통 대기업들이 오세훈 서울시장의 사퇴를 몰고 온 2011년 초등학교 무료급식 논란의 배후에 있다는 주장도 있다.식자재 유통시장에서는 아직 영세업자의 집단행동은 발발하지 않고 있지만 분위기는 무르익고 있다. 초등학교가 무료급식을 하지만 이들 대기업이 식자재 유통을 장악하고 가격을 통제하고 있기 때문에 한정된 예산으로 양질의 급식은 불가능한 실정이다.부당경쟁, 들러리 입찰, 자금과 구매력을 무기로 한 생산자 통제 등 다양한 수단으로 공정경쟁을 무너뜨리고 있다. 다음 정부가 경제민주화를 내 세우면 식자재 유통시장도 주요 타겟 중 하나라 될 것이라고 본다.CJ가 국내 최고 기업인 삼성에 뿌리를 두고 있고, 삼성의 적자인 제일제당을 모체로 하고 있기 때문에 이미지 차원에서 무분별한 업종확장을 중단해야 한다.자본력과 인재, 브랜드를 갖춘 대기업이 해외시장을 개척하고 시장경제의 건전한 발전을 선도해야 할 책임을 져야 한다. CJ가 시장의 반감을 초래하지 않도록 지능적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있지만 결국 정체가 드러나게 될 것이라고 본다. 특히 CJ는 식료품 등 소비재생산과 유통을 하기 때문에 이미지 관리가 중요하다. 소비자 불매운동이나 정부의 정책적 규제가 강화된다면 기업의 실적은 악화될 것이다.기업의 혁신은 외부의 충격에서 출발하는 것이 아니라, 내부에서 스스로 위협을 인지해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효과가 크다. 기업문화의 요소 중 사업부문에서 고민은 ‘어떻게 문어발 사업확장을 하지 않고 기업을 성장시킬 것인가’에 맞춰져야 한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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