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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3AM 회원사 현황[출처=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종호 장관, 이하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지난 5월14일(화) 세계 최초 첨단 항공교통(Advanced Air Mobility, 이하 AAM) 분야 국제 사실표준화 기구 G3AM(Global Association for Advanced Air Mobility) 출범식이 개최됐다.이날 출범식은 과기정통부가 주최하고 G3AM(사무국: 한국무인이동체연구조합(이하 KRAUV)) 주관,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이하 TTA) 후원으로 서울 롯데월드타워 Sky31 컨퍼런스 홀에서 개최됐다.G3AM은 국내 전문가가 주도적으로 설립한 국제 사실표준화 기구다. △정보 공유체계 △교통관리 및 운항통제 △필수 항행 성능 등 여러 분야에서 새로운 표준을 개발·유지·관리하고 상호운용성과 호환성을 보장하는 사실표준화를 추진하기 위해서다.G3AM 창립회원은 대한항공, 인천국제공항공사, 파인브이티로보틱스, 한화시스템, 한국공항공사, 현대자동차 이동통신3사 등 AAM 관련 핵심 국내 기업 63개사가 참여했다.또한 Onesky(美), Skyports(英), Padinagroup(美), ANRA Technologies(美) 등 AAM 분야 다국적 기업이 참여했으며 Joby Aviation(美), Volocopter(獨) 등 다국적 기업들도 G3AM 회원가입을 검토 중이다.▲ 국제 사실표준화기구 첨단 항공교통 국제연합(G3AM) 홈페이지첨단 항공교통(Advanced Air Mobility, 이하 AAM)은 단거리 중심의 도심항공교통(Urban Air Mobility, 이하 UAM)과 중·장거리 중심의 지역 간 항공교통(Regional Air Mobility, 이하 RAM)을 포괄하는 항공교통을 의미한다.AAM은 교통권 확대, 기존 교통수단의 환경 문제 해소 등 차원에서 미래형 교통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는 기술이다.따라서 AAM은 인공지능(AI), 이동통신, 데이터 등 다양한 디지털 기술이 적용되므로 상호운용성·신뢰성·지속가능성 등을 위한 국제표준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AAM 생태계 관련 산업은 아직 태동기 단계로 국제 표준화 주도권 선점의 적기로 평가받고 있다.출범식 기조연설에서 국제표준화기구 무인항공기시스템(ISO/TC20/SC16 Unmanned aircraft systems) 의장인 존스컬 워커가 'AAM을 지원하기 위한 국제기구의 역할'에 대해 발표했다.출범 기념 컨퍼런스는 △한국형 도심항공교통(K-UAM) 실증 성공사례(대한항공) △차세대 전기추진 수직 이착륙 비행체(eVTOL) 및 미래 항공 기체(AAV)(한화시스템, 한국항공우주산업) △AAM 사업 추진 동향(SKT, KT, LGU+등 이동통신 3사) 등으로 구성됐다.버티포트 인프라 개발현황은 2023년 G3AM의 회원으로 가입한 버티포트 분야 세계선도기업 Skyports가 맡았다.과기정통부 전영수 국장은 “첨단항공교통 분야는 디지털 기술 표준을 통해 우리나라가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는 영역”이라며 “G3AM이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사실표준화기구로 자리 잡아 첨단항공교통 기술 발전과 생태계 조성에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참고로 전기추진 수직 이착륙 비행체(electric Vertical Take-Off and Landing, eVTOL)란 전기를 사용해 활주로 없이 공중에 떠오르는 비행체를 말한다.미래항공 기체(Advanced Air Vehicle)란 자율비행과 하이브리드 전기추진으로 장시간 비행 가능한 비행체를 뜻하며 버티포트(VertiPort)란 수직 비행(Vertical Flight)과 항구(Port)의 합성어로 기체가 수직 이착륙할 수 있는 공간이다.사실 표준(事實標準, de facto standard)이란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 정보통신용어사전에 시장에서 표준으로 인정받거나 필요에 따라 업계를 중심으로 결성된 사실 표준화기구에서 제정되는 표준을 말한다.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Microsoft Windows)가 대표적인 예로 사실 표준은 강제 사항이 아니지만 업계에서 대부분 이 표준을 준수하고 있다.완성된 사실 표준은 필요하면 공신력 있는 국제 또는 국가 표준화 기구에서 일정한 절차와 심의를 걸쳐 공식 표준(de jure standard)으로 제정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은 시장의 필요가 적어질 경우 자연스럽게 도태된다.미국 전기전자협회(IEEE), 인터넷 엔지니어링 태스크 포스(IETF), 월드와이드웹 컨소시엄(W3C) 등이 사실 표준화 기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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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04주민들은 지방정치에 무관심하고 애정이 없어 정당투표가 두드러져, 오래된 산업단지는 쇠퇴하는데 재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찾지못해▲경기도청 전경(출처 : iNIS)▶ 토박이보다 이주민 비중이 높아 사회통합은 불가능사회경기도 인구는 1300만명으로 인구 규모 면에서 보면 국내 최대 광역자치단체이지만 존재감은 미미하다. 2017년 기준 경기도의 평균연령은 41.2세로 비교적 젊은 편이지만 고령화 속도는 서울과 마찬가지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화성, 오산, 수원, 시흥, 용인, 김포, 안산, 평택, 이천, 남양주, 하남, 광명, 광주, 안양, 고양 등 신도시 개발로 수도권의 30~40대가 대거 이주한 지역은 평균 연령이 낮다. 반면 부천, 의왕, 과천 등 도시 개발역사가 오래된 지역은 평균연령이 높은데 도시가 쇠락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볼 수 있다.‘김영란법’의 시행과 강력한 단속의지에도 불구하고 자치단체장과 공무원의 뇌물수수 사건을 사라지지 않고 교묘하게 진화하고 있다.2018년 11월 김포시 농협조합장이 공무원에게 뇌물을 주고 건축 인허가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도농식품유통진흥원 직원들은 뇌물을 받고 학교 급식업체의 선정과정에 불법 관여해 처벌을 받았다.특히 경기도는 서울 이탈주민들을 수용하기 위해 대규모 아파트를 짓고 있어 신도시 건설, 도로확충 등 다양한 개발호재가 많아 인∙허가권을 쥐고 있는 공무원에게 뇌물을 제공할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허가만 획득하면 수백 혹은 수천억 원의 개발이익이 보장되기 때문에 뇌물의 액수도 크지만 제공방법도 최첨단 지능수법이 동원된다.경기도는 2019년부터 공익제보 전담창구를 개설해 공직자 부패행위, 갑질행위 등을 신고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안양시를 포함한 다수 기초자치단체는 2019년 1월 비리나 부정부패를 신고하는 내부 고발자(whistle blower)를 보호하는 공무원 행동강령 규칙을 마련했다. 다양한 부패척결 조치가 나오고 있지만 일선 현장에서 느끼는 청렴행정의 수준은 낮다.31개 시군 중에서 남부와 서부의 일부 자치단체를 제외하고는 토박이보다 외지인이 더 많은 인구 구조로 인해 주민의 지역에 대한 애착도 낮다.장기적으로 지역의 좋은 이미지나 정체성을 확립하기 보다는 단기적인 개발이익을 추구하며 언제든지 떠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대부분의 주민들이 단기 경제적 필요에 따라 주거지를 선택한 사람들이라고 평가할 수도 있다.이러한 주민들의 특성은 정치에 대한 무관심을 낳았고, 지역 연고도 없는 정치인들이 편의상 무작위로 출마할 수 있는 ‘호구’지역으로 전락하도록 만들었다.자신이 거주하는 지역에 대한 애정보다는 과거 출신지에 따라가는 정당투표도 경기도의 특성 중 하나다. 지역주민과 정치인 모두 사회적 소양이 미약해 통합의 구심점이 없는 것도 출신지가 중시되는 이유이다. ▶문화부흥을 외치고 있지만 정작 대표 상징물조차 없어문화경기도 의회는 2017년 경기도라는 이름이 생긴 1018년을 기념해 10월 18일을 ‘경기도민의 날’로 지정해 기념행사를 개최하며 ‘천년을 이어온 경기, 대한민국 문화 중심으로 새천년 연다’는 문화행사를 진행하고 있다.2018년 10월 19일부터 21일부터 31개 시∙군의 문화단체와 협업해 ‘경기 아카이브-지금’이라는 문화축제를 개최했다. 문학 분야-쓰고, 시각예술 분야-그리고, 문화재 분야-홀리고, 사상 및 총서 분야-사랑하고, 공연 및 축제 분야-놀고, 기록자료 분야-모으고, 자연∙환경 분야-흐르고, ‘경기인’ 분야-살고 등을 모토로 진행했지만 정작 관심을 가진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당시 경기문화재단이 도민참여, 아카이브, 브랜딩 3가지 측면에서 진행한다고 주장했으며 ‘경기천년플랫폼’을 통해 문화민주주의를 지향하고 있다. ‘아카이브(archive)는 기록 문화유산을 수집, 축적, 가공, 보존하는 저장고를 의미한다.문화민주주의는 문화의 민주화 단계를 넘어 문화 다양성을 기반으로 공동체의 모든 구성원이 문화예술을 생산하고 향유하는 주체가 되는 것을 의미한다.경기도에 ‘보존하고 진흥해야 하는 문화유산이 있을까?’하는 의문을 가져본다. 일반인이 알 수 있는 문화유산을 열거해 보면 수원의 화성, 이천과 광주의 도자기, 여주 신륵사, 안성 남사당 풍물놀이 등에 불과하다. 필자는 이들 문화유산보다 고즈넉한 양평의 용문사, 남양주의 수종사를 더 좋아하지만 개인적 취향일 뿐이다.화성은 역사는 짧은 편이나 축성 기술이나 목적 측면에서 의미가 있고, 조선말 현명한 왕으로 평가받는 정조와 연관돼 있다는 점만 제외하면 매력은 없다. 난개발로 인해 남아 있는 성곽도 얼마 없다. 역사를 잘 모르는 어린이나 외국인에게는 동네 담벼락이라는 평가를 받아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상태이다.이천과 광주 지역이 조선시대 백자를 만들었던 장소이지만 1990년대 잠깐 호황을 누린 이후 ‘지리멸렬’해졌다. 도자기 전시관은 인적이 드물어졌고, 도자기를 팔던 상점들은 이천 쌀밥 집이라는 식당으로 바뀐 지 오래됐다. 여주 신륵사도 주변 풍광도 좋고 나름 역사적 의미는 있지만 외국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문화유산으로 보기에는 부족하다.경기도는 두드러진 문화제나 축제도 많지 않다. 화성 정조대왕 능 행차도 퍼레이드 행사에 불과하고, 도자기 축제는 동네 잔치 수준에 머물러 있다.일반 가정에서 식기나 찻잔으로 이천 도자기를 사용하지도 않고, 예술적 측면에서 이천 도자기를 소장하는 한국인이나 외국인도 찾기 어렵다. 2001년 도자기 엑스포를 개최했던 이천 도자기엑스포공원의 조각상도 어디를 가도 서 있는 수준의 조각상이다.서울과 마찬가지로 경기도의 정체성을 나타낼 수 있는 상징물이나 조형물은 특정하기 어렵고, 아예 없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최근 한국을 방문한 인도 모디 총리가 잠실의 롯데월드타워를 상징물로 판단해 방문을 요청했듯이 경기도의 상징물은 광교 신도시에 건설하고 있는 경기도청이 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 저렴한 인건비에 의존한 산업도 한계에 봉착해기술경기도는 산업화 과정 속에서 서울에 위치해 있던 공장들이 규제로 인해 퇴출되면서 자연스럽게 공단 지역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공단은 안산의 반월공단, 판교의 테크노밸리 등이다. 수원과 기흥에 펼쳐진 삼성 전자단지, 파주의 LG디스플레이, 이천의 SK하이닉스도 경기도 경제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동두천의 피혁단지, 남양주 가구단지, 의왕내륙컨테이너기지 등이 명맥을 유지하고 있지만 높은 토지가격, 환경오염 규제, 신도시 개발 등으로 급격하게 쇠퇴하고 있는 중이다.경기도에 집중된 공장들은 노동집약적 특징을 보이고 있는데, 개발도상국과 비교해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면서 폐업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안산공단의 중소기업의 운명도 마찬가지이며 불 꺼진 공장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다.경기도에 자리를 잡은 공장은 대부분 본업인 사업보다는 토지가격 상승으로 큰 돈을 벌었다고 말한다. 지난 30년간 사례를 보면 도시 변두리나 산자락에 땅을 확보해 공장을 짓고 운영하다 보면 머지 않아 도로가 확장되고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땅 가격은 수십 배씩 올랐다. 공장부지를 팔고 또 다른 개발 호재가 있을 가능성이 높은 지역으로 공장을 이전하는 기업도 있다.저렴한 인건비와 오염물질 배출에 의존하는 제조공장보다는 첨단 기술과 친환경적 산업을 육성해야 하지만 마땅한 아이템을 찾지 못한 것도 경기도의 현실이다.판교 테크노밸리를 조성한 것이 유일한 성공사례이기는 하지만 땅 투기세력의 각축장으로 변질되고 있어 장래가 우려된다. 기업을 유치하기 보다는 아파트 개발이 쉽고 성과를 내세우기 좋은 것도 자치단체장들이 신도시 개발에 열을 올리는 이유다.경기도는 서울 소재 일부 대학들의 분교가 위치해 있기는 하지만 국내의 우수 인재를 유인할만한 수준은 아니다. 또한 이들 분교를 졸업한 학생들도 기회만 주어진다면 서울에 위치한 기업에 입사하려는 꿈을 품고 있어 지역 중소기업이 우수 인력을 확보하는 것은 쉽지 않다. 서울에서 출퇴근 할 수 있는 삼성전자, 삼성SDI, LG디스플레이 등과 같은 대기업만 예외이다.경기도 경제의 심장과 같았던 반월공단도 저임금의 외국인 근로자가 없으면 가동하기 어려운 기업이 대부분이다. 한국 젊은이들이 힘들고 어려운 일을 하지 않으려고 해 사람을 채용하기 어렵다고 하소연하지만 저임금 노동력에 의존하며 기술개발을 게을리한 기업의 책임도 크다.일본의 기업들은 1990년대초 거품경제가 꺼지고 한국, 대만, 홍콩 등 소위 말하는 아시아의 4마리 용이 저렴한 인건비로 추격하자 기술개발에 전념해 격차를 유지할 수 있었다. 위기를 기회로 삼아 중소기업조차도 초일류 기술을 확보해 청년층에게 원하는 수준의 급여를 보장해 제조강국이 핵심으로 자리매김했다.이번에 SK하이닉스가 용인에 대규모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한다고 하지만 경제유발 효과는 ‘그들만의 리그’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메모리반도체는 중국과 격차가 줄어들고 있고 일부 장비업체를 제외하고는 연관된 기업이 소수이기 때문이다.판교에 위치한 ICT기업도 일부 상위권 게임업체를 제외하고 대부분 국내시장에 한정돼 있어 미래성장 잠재력은 낮은 편이다.4차산업혁명으로 인공지능(AI), 빅데이터(Big Data),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Cloud), 자율주행자동차(Self Driving Car), 드론(Drone), 바이오기술(Biotechnology) 등에 대한 기술이 주목을 받고 있지만 경기도의 과학기술정책은 뒤쳐져 있다.판교 테크노밸리 외에는 첨단기술을 연구하는 기업이 입주할 수 있는 공단도 없다. 화성에 국제테마파크를 조성한다고 하지만 놀이공원에 불과해 기술이전효과는 제한적인 것도 해결해야 할 숙제이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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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2-11강남과 강북의 차별은 영호남의 격차보다 심할 정도로 확대돼 사회적 통합 저해, 제대로 된 상징물 하나 없이 관광산업 발전시키겠다는 발상도 놀라워▲서울시청 전경(출처 : iNIS)▶1등의 자만에 빠져 방심하면 비자발적 인구감소로 위기감 팽배사회서울의 인구는 1988년 11월 1000만명을 돌파한 이후 2010년 1057만명으로 정점을 찍었다. 이후 점점 줄어들면서 2016년 990만명으로 1000만명 아래로 떨어졌다.65세 이상 노령인구는 늘어나고 있는데, 주요 경제활동 인구인 30~40대는 먹고 살기 힘들다는 이유로 서울을 떠나고 있다. 주거비용이 너무 높고, 일자리가 없다며 하소연하며 서울을 등지는 젊은이들이 향하는 지역은 경기도이다.서울의 인구가 감소하는 것은 단순히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국토의 균형발전으로 보는 시각도 있지만 서울에 살고 싶지만 살수가 없어서 떠밀려 나가는 비자발적 유출이 더 많다. 자치행정 20여년 동안 오히려 인구가 줄어드는 기현상도 대표적인 자치행정의 실패사례로 꼽을 수 있다.서울시가 1970년대 ‘토목공사’식 개발로 도시 재개발을 주도하면서 부정부패가 끊이지 않고 발생하고 있다. 도박판으로 변질된 도심재생사업과 각종 지원사업에 선정되기 위해 공무원에게 뇌물을 주는 사례도 사라지지 않고 있다.시내버스의 노선을 조정하거나 택시회사의 운행편리를 봐주는 등 편법이 있는 곳에는 항상 공무원과 업체의 검은 유착이 있었다. 2015년에는 한강시설물을 관리하는 업체로부터 억대의 뇌물을 받은 공무원도 발각됐다.정책보다는 세 대결로 변질된 지방선거에 공무원을 동원하는 것이 일반화되었고, 지방 정치인과 공무원이 담합해 이권을 주고 받는 것도 ‘비일비재’한 실정이다.서울시 산하의 공기업도 복마전이라고 볼 수 있다. 선거운동을 도운 사람들이 공기업에 낙하산으로 내려가고, 내부정보를 활용해 가족들까지 편법 채용하는 것도 빠지지 않는다. 부실공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세금이 천문학적인 규모로 확대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귀결이다.자치행정 이전에도 서울은 지방의 인재와 돈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었다. 한국의 중심이라는 이유로 서울은 다른 지역에 비해 인프라가 잘 정비됐고, 가난한 지역의 세금을 밑바탕으로 ‘흥청망청’세금잔치를 즐겼다.서울시 내부에서는 강남, 서초, 송파 등이 소위 말하는 강남 3구가 강북이나 강서, 강동지역에 비해 혜택을 받았다. 하다못해 지하철 역사 내부의 인테리어와 공중화장실의 청결마저 지역 차별이 심할 정도이다.서울시민들의 우월의식이 시의 잠재적 경쟁력을 훼손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영남과 호남의 지역차별과 경쟁이 잘못됐고 후진적인 정치관행이라고 비난하지만 정작 서울의 강남, 강북 차별은 영호남 지역차별 못지않게 심한 편이다.강남구와 서초구의 경우에 행정서비스의 질이나 다양성이 아니라 단순 지역적 이점으로 얻은 경제적 이익을 독점하며 다른 자치구에 배타적인 행태를 보이고 있다.결국 이들 지역도 가만히 있어도 자연스럽게 1등을 유지할 것이라는 자만에 빠져 행정서비스 개선을 소홀하게 생각하다가 경제적 타격을 받고 있다. 해당 자치단체장과 공무원을 보면 소양이 부족하고 이기주의 사고에 빠져있다.강남구도 과거 강북의 종로구가 정치1번지였던 것을 넘어 서울의 정치1번지라는 자부심을 한껏 뽐냈지만 정작 정치 선진화는 달성하지 못했다. 건물과 네온사인은 화려하지만 정작 지역 정치인과 주민들의 소양이 부족하고 태도는 편협했기 때문이다. ▶문화적 상징물조차 없어 글로벌 도시와 문화 격차는 점점 벌어져문화서울은 6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한국의 대표 도시로 다양한 역사적 유물을 갖고 있다. 조선왕조 500년 동안 사용했던 궁궐도 있고 36년간 한반도를 식민 통치했던 일본 제국주의의 잔재도 많다. 1945년 해방 이후 먹고 살기 위해 발버둥친 흔적이라고 볼 수 있는 고층 현대식 건물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분포해 있다.서울의 문화적 문제점은 국내 수준에서 문화재급 유산은 많이 보유하고 있지만 정작 해외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역사적 가치를 가진 문화재는 많지 않은 편이다. 경복궁과 같은 고궁도 중국, 일본의 궁궐과 비교해 경쟁력을 갖췄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연간 수천만 명의 외국인이 방문하는 중국의 자금성, 일본의 오사카성, 영국의 윈저성, 프랑스의 베르사유궁전 등에 비해 열등한 것이 현실이다. 서울 시내의 문화적 유산 대부분은 지방에 사는 내국인과 학생들의 견학용으로 전락한 지 오래다.서울을 대표하는 특산물은 전혀 없고, 지역적 특색이나 전통을 내포하고 있는 문화제나 축제도 없다. 경남 진주에서 오랫동안 명물로 자리매김한 유등 축제를 모방해 조그마한 콘크리트 도랑에 불과한 청계천에 유사한 조형물을 설치하는 것도 유치하기 짝이 없다.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지만 600년 역사를 자랑하는 한국 대표도시 서울의 문화행정으로 보면 수치스럽다.매년 10월경 개최되는 ‘정조대왕 능행차’도 한국인들만의 잔치에 불과하다. 2018년에는 서울에서 수원까지 대규모 퍼레이드를 재현했지만 해외나 외국인들의 관심은 거의 없었다. 창경궁 비원을 야간에 관람하는 행사를 개최해 호황을 누린다고 하지만 정작 무슨 문화∙경제적 효과가 있는지 의문이다.수십 년 간 서울에 살고 있는 필자가 기억하기에 가장 규모가 크고 성공한 서울 축제로 매김한 것은 2000년 이후 매년 10월경 한강에서 벌어지는 ‘서울세계불꽃축제’정도이다. 불꽃놀이의 규모가 웅장하거나 차별화되는 것은 아니지만 공짜로 즐길만한 놀이가 없는 서울시민에게 사랑을 받는 수준이다.매년 마지막 날 오스트레일리아 시드니 오페라하우스 인근에서 화려하게 벌어지는 불꽃놀이, 홍콩의 쿠룽반도와 홍콩섬 인근에서 장엄하게 펼쳐지는 불꽃쇼에 수십만 명의 외국인 관광객이 몰려드는 것에 비할 바가 못 된다.지역의 정체성을 나타낼 수 있는 상징물, 조형물도 중요하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서울을 상징하는 상징물은 63빌딩와 남산타워였고, 현재 잠실의 롯데월드타워로 변경됐다.멋도 없고 다른 글로벌 도시에 몇 개씩 있는 초고층 빌딩이 600년 역사를 자랑하는 서울의 상징물이라니 부끄럽다. 방한한 외국인에게 물어봐도 서울하면 생각나는 상징물은 없다고 말한다.한국인은 스스로 5000년 역사와 화려한 문화유산에 대한 자긍심이 높은 편이다. 서울 600년 역사도 세계사에서 상위권에 위치할 정도로 짧지 않다.중국의 수도 베이징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길지만 자랑스럽게 내세울 문화유산 측면에서 보면 ‘조족지혈’ 수준이다. 중국은 4대 문명의 발상지이고 동양의 중심지로 수많은 외적의 침입으로 파괴와 약탈이 점철됐지만 변방국가들이 우러러볼 수 있는 문화를 꽃피웠다.문화는 국민 스스로 자의식에 충만한다고 해서 수준이 높아지지 않는다. 역사 이래 군사력과 경제력이 강한 대제국을 건설해도 문화를 꽃피우지 못해 망한 사례는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서울시가 가만이 앉아서 얻은 소소한 역사적 유물로 우려 먹는 사이에 문화 마케팅을 강화한 일본 교토는 연간 수천만 명이 방문하는 관광지로 부상했다. 전시행정과 쥐꼬리만한 권한을 즐기는 서울시 공무원의 수준으로 문화적 가치를 향상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글로벌 도시들과 문화적 격차는 점점 더 벌어질 것으로 판단된다.결론적으로 문화적 측면에서 보면 서울은 국내에서 1위 도시일지 모르지만 글로벌 수준에서는 하위권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문화적 유산과 문화적 가치가 무엇인지조차 정확하게 정의하지 못하는 서울시 문화행정은 영원히 낙제점을 벗어나기 어려울 수도 있다. 수도 서울의 문화적 가치가 폄하되면서 한국의 국가위상도 실추되고 있어 아쉬움이 점증된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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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쇼핑(주)은 일본에서 사업기반을 닦은 신격호 회장에 의해 1970년 7월 2일 설립된 협우실업(주)를 모체로 하고 있으며, 1979년 11월 15일 롯데쇼핑으로 이름을 바꿨다.1970년 12월 지금의 롯데백화점 본점인 롯데쇼핑센터를 개점했으며 1988년 잠실점을 개점했다. 현재 롯데쇼핑은 크게 백화점 사업부문, 할인점 사업부문, 금융 사업부문, 전자제품전문점 사업부문 등으로 나눠져 있으며 연결대상회사는 국내 19개, 해외 34개로 총 53개다.주요 사업으로는 백화점, 할인점, 영화관 운영인데 3대 사업 모두 국내 시장을 독과점하고 있다. 백화점은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내수 경기침체 속에서 전국 네트워크를 구축한 롯데, 현대, 신세계 빅3메이저 백화점과 마이너 백화점 간 격차가 심화되고 있다. 2014년 글로벌 포춘 500대 기업 중 464위, 한국기업 중 16위를 차지한 롯데쇼핑의 기업개요는 표 1과 같다.▲ 롯데쇼핑의 개요 [출처=iNIS]◇ 신세계와 치열하게 경쟁하지만 사업 외부환경은 부정적최근 들어 재계 순위 5위인 롯데그룹 전체가 위기상황에 있다. 이 위기는 작년부터 시작돼 해결될 기미가 전혀 보이고 있는데 그룹의 주력회사인 롯데홈쇼핑의 경영진이 연루된 납품비리 사건의 충격파가 가라앉지 않고 있다.지난해부터 논란이 되고 있는 대기업인 갑의 횡포로 비쳐 무리한 추진으로 안전성 논란에 휩 쌓인 2 롯데월드와 더불어 롯데그룹의 이미지를 훼손하고 있다.이처럼 방향을 정하지 못하고 표류하고 있는 롯데쇼핑의 경영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부문별 특징, 경쟁력, 매출, 영업이익, 순이익 등을 살펴봤다.첫째, 롯데쇼핑의 주요사업 내용을 살펴보면 롯데쇼핑은 현재 백화점 31점, 아울렛 10개 점을 운영하고 있으며 아울렛 사업, 복합쇼핑몰 사업, 카테고리킬러(특화할인점) 등 새로운 형태의 사업들을 추진 중이다.해외에서는 2007년 러시아 모스크바점 오픈을 시작으로, 2008년 8월 베이징에 중국 1호점을 열어 해외시장 개척의 발판을 마련했다. 2011년 6월 톈진 동마로점을 비롯해 2012년 9월에는 톈진 문화중심점을 오픈했다.2013년에는 4월 웨이하이점과 6월 자카르타 롯데쇼핑 에비뉴, 8월 청두 환구중심점을 오픈하는 등 신규부지개발, 위수탁경영 등 다양한 방식으로 해외 진출을 추진 중에 있다.최근 롯데쇼핑은 동종업계 라이벌인 신세계와 치열한 입점 경쟁을 펼치고 있다. 특히 신수종 사업으로 떠 오른 아웃렛 시장은 신세계와 격돌하는 유통업계 최대 격전지다.시장 포화와 정부 규제로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신규 출점이 가로막히면서 아웃렛만 성장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경쟁사가 어디에 부지를 물색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리면 인접한 곳에 바로 부지를 매입해 맞불을 놓는 식이다.동부산, 수원, 인천, 의정부 등 전국 각 지역에서 백화점, 복합쇼핑몰, 편의점사업 부분에서 지역과 업종을 가리지 않고 전투를 벌이고 있다.▲ 롯데쇼핑의 주요지표 [출처=iNIS]둘째, 롯데쇼핑의 2013년 실적은 2012년에 비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증가했으나 순이익은 크게 감소한 것이 특징이다. 매출은 표2에서 보는 바와 같이 2013년 28조2120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약 12.7% 증가했다.영업이익도 2013년 1조 4850억원으로, 전년 대비 1.2% 다소 증가했다. 순이익은 2012년에 이어 2013년에 크게 감소해 8810억원으로, 전년대비 약 23.9% 감소했다.유통시장은 올해 하반기에도 전반적 소비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데 경기회복에도 불구하고 구조적인 저성장에 대한 우려 지속으로 소비가 합리적, 보수적으로 전환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특히 최근 발표한 올해 롯데쇼핑의 2분기 연결 매출액은 전년 수준인 7조2000억원에 영업이익은 10.2% 감소한 3720억원으로 1분기에 이어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아울렛, 롯데홈쇼핑, 롯데카드 영업은 상대적으로 순조롭게 나아가고 있으나 해외 백화점 및 마트, 국내 마트, 편의점 등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2014년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과 비슷해 작년에 이어 실적 부진이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하고 있다.셋째, 롯데쇼핑의 경쟁력으로 활발한 국제합작투자, SPA사업의 개요 설정을 비롯해 선진 의류기업의 글로벌마케팅 및 현지화 전략을 들 수 있다.그 대표적 예로 롯데쇼핑은 패스트리테일링과 합작 투자해 한국 유니클로를 만들었다. 일본의 캐주얼의류 브랜드 유니클로(Uniqlo)는 가격대가 낮으면서도 품질이 높을뿐만 아니라 베이직한 디자인을 특징으로 하는 세계적인 SPA(specialty store retailer of private label apparel) 브랜드다.롯데쇼핑은 패션사업 강화를 위해 유니클로 브랜드를 보유한 패스트리테일링(Fast Retailing)과 접촉을 진행했다. 당시 패스트리테일링도 이에 호응해 합작협상에 들어갔으나 양측은 각 사의 지분비율 및 백화점 입점 수수료 등에 대한 이견으로 난항을 겪었다. 그러나 결국 2004년 합작법인인 패스트리테일링 코리아를 설립했다.패스트리테일링 코리아는 대형매장의 이점을 이용하는 판매전략, 과감한 할인정책 등 유니클로의 글로벌전략을 그대로 살리면서 일부 현지화도 추진하는 글로컬리제이션(glocalization) 전략을 선택했다.여기에 롯데쇼핑의 조직적인 유통망 이용과 한국시장에 빠른 적응해 유니클로는 단기간 내에 급속한 성장을 이뤘다. 불황기에 오히려 급성장했다. 한일 양국의 두 기업이 서로의 장점을 잘 활용해 국제합작을 성공하게 한 대표적인 사례로 기록되고 있다. ◇ 유동성 문제와 경기침체 장기화 등으로 그동안 인수한 사업 토해내야 할 가능성 높아롯데쇼핑은 급격한 확장을 위해 차입을 무리하게 늘려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다. 주력 시장인 국내경기가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중국과 베트남에서도 사업부진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차입금을 상환하기에 벅차다.지난 6월 롯데쇼핑은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건물과 토지를 KB자산운용에 6017억원에 매각한다고 밝혔다. 롯데백화점 일산점과 상인점, 롯데마트 부평점·구미점·고양점·당진점·평택점 등 총 7곳이 처분대상인데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처분하는 것이다.당초 롯데쇼핑은 유동성 확보를 위해 올해 초에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 등 18개 점포를 부동산투자신탁에 매각할 계획이었다.1조 원대에 육박하는 해외 전환사채(CB) 조기상환의 영향이 계속되고 있는데 최근 롯데쇼핑은 회사채, 기업어음, 보유자금을 활용해 우선 급한 대로 해외 CB 풋 옵션 행사에 대응하고 있다.그러나 단기차입금 급증에 따른 유동성 문제를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당장 1조원대인 기업어음으로 인해 근본적으로 유동성 문제를 해결할 것으로 기대하기 어렵다고 판단한다.단기조달 특유의 상환 리스크만 증가하게 되는데 롯데쇼핑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6300억 원 규모의 부동산 유동화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투자자 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롯데쇼핑은 과도한 차입금에 대해 국내외 신용평가사로부터 경고를 받고 있다. 올해 초 2월 무디스가 신용등급을 강등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롯데쇼핑은 현재 추진 중인 부동산 매각을 통해 유동성 확보와 재무 레버리지 축소를 동시에 노리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세일앤리스백(매각 후 재임대) 방식의 운용리스의 경우 부채의 성격이 강해 기대만큼의 효과를 인정받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그뿐만 아니라 유통업체의 고질적인 병폐인 이른바 ‘갑질’문제가 올해 들어 다시 드러났다. 특히 롯데홈쇼핑의 전직 대표이사는 재직시절인 지난 2008년 5월부터 2010년 7월까지 회사 임직원들과 공모해 인테리어 공사비를 과다지급해 돌려받는 수법으로 회사 자금 3억200여만 원을 빼돌린 혐의 등을 받고 구속됐다.롯데그룹의 핵심 유통 조직인 롯데홈쇼핑에서 창사 이래로 최대의 비리사건이 터진 것이다. 이에 롯데홈쇼핑은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고, 신동빈 부회장이 모든 사업장에 대한 비리감사를 직접 지시했지만 롯데그룹 전체의 평판 리스크는 오히려 상승하고 있다.롯데쇼핑이 유동성 위기를 조기에 진화하지 못하면 하반기부터 그동안 무리하게 인수한 각종 자산과 사업을 재매각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지난 4월 16일 발생한 세월호 사건여파로 국내 소매시장의 침체가 살아나지 않는 것도 유통공룡인 롯데쇼핑으로서는 부담이다. 최근 서울시는 롯데쇼핑이 추진 중인 잠실 제 2 롯데월드의 조기개장을 허가하지 않았고, 9월 개장도 불투명한 실정이다.내수경기를 살려야 한다는 롯데쇼핑의 목소리도 커지만, 석촌호수 누수현상, 인근지역에서 발생하는 싱크홀현상, 교통혼잡을 해소하기 위한 대책미흡 등으로 롯데쇼핑의 조기개장 요구는 받아들여지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거침없는 확장으로 성장하던 롯데쇼핑에게 올해 하반기는 어느 때보다 어려운 시기가 될 것은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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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가 소규모 백화점과 호텔만으로 단기간에 국내 유통업계에서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는 역할을 했다는 것은 부인하기 어렵다.삼성그룹이라는 그늘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사업모델을 찾고, 삼성그룹의 기업문화를 넘어 유통업의 속성에 적합한 신세계만의 기업문화를 창안하는 데도 성공했다. 하지만 최근 성장이 정체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우려를 낳고 있다.신세계의 기업문화를 진단하기 위해 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개발한 SWEAT Model의 세 번째 DNA인 성과(Performance)을 이익(profit)와 위험(risk) 측면에서 평가해 보자.◇ 무분별한 사업확장은 의도한 성과 내기 어려워 신세계가 유통업계에서 보여준 성과는 화려하다. 전근대적이고 후진적이라는 평가를 면하지 못하고 있던 유통업을 한 단계 도약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할인점을 시작하고, 급식사업, 커피 프랜차이즈, 복합쇼핑몰 등은 다른 기업보다 한 발 앞서서 추진했다. 삼성그룹의 이건희 회장이 주창하고 있는 퍼스트 무버(First Mover)의 정신을 보여 준 것이다.삼성그룹의 계열사들이 대부분 다른 기업의 사업을 모방한 것과는 차이가 있다. 하지만 신세계의 변신과 도약은 여전히 진행 중이지만 최근에는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3세 경영을 주도하고 있는 정용진 부회장은 복합쇼핑몰, 해외진출, 온라인 사업에 신사업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신세계의 차입금도 사업확장에 따라 늘어나고 있다.주력 기업인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이 입점한 센트럴시티의 지분을 인수하면서 부채규모가 2조원을 넘어 섰고, 이마트도 신규 점포를 개점하면서 3조원에 육박하는 부채를 지고 있다. 현재까지 자산과 매출규모를 감안한다면 부채수준은 높지 않다고 하지만 문제는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 모두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복합쇼핑몰만 하더라도 하남, 대전, 동대구 등에 추진하고 있다. 복합쇼핑몰도 기존의 쇼핑몰에 영화관, 전시장 등 엔터테인먼트 시설까지 갖추는 것이지만, 아직까지 사업성이 검증된 것은 아니다. 또한 롯데그룹 등 경쟁기업들이 유사한 복합쇼핑몰을 경쟁적으로 건설하면서 시장이 과포화상태에 접어든 것은 아닌지 의심을 받고 있다.하남시에 건설하고 있는 하남유니온스퀘어도 연면적 44만 ㎡가 넘어 신세계백화점 본점보다 7.8배나 크다. 중국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다고 하지만 그렇게 넓은 공간에 다양한 점포들을 입점시킬 수 있는 것인지, 대규모 점포를 유지할 수 있을 정도의 고객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논란이 점화되고 있다.롯데그룹이 많은 논란 속에 추진하고 있는 잠실 롯데월드타워도 2014년 하반기 일부 쇼핑몰을 오픈할 예정이다.롯데그룹은 주로 일본 관광객을 대상으로 면세점, 호텔, 놀이공원 등을 운영하고 있는데 2011년부터 일본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사업에 적신호가 켜지고 있다. 독도 영유권 분쟁, 위안부 문제, 식민지 지배, 역사교과서 왜곡 등 정치적인 이유로 한일관계가 악화되면서 일본 관광객이 선호하는 국내 최대의 쇼핑지역인 명동상권이 붕괴되고 있다.유명 관광지가 많은 서울 도심에 위치해 접근성이 뛰어난 명동조차 관광객의 감소로 영업이 어려운데, 잠실의 대규모 쇼핑몰이 제대로 운영될지 의문이다. 2012년 잠실지역이 관광특구로 지정되었지만 지정 이전과 비교해 볼 때 관광객의 유치실적은 전혀 차이가 없다.신세계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대규모 복합쇼핑몰 사업이 예상대로 운영되지 않을 경우 차입금은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복합쇼핑몰의 경우 인구밀도가 낮은 국가나 지역에서 성공한 사업모델로 인구밀도가 높은 한국에서 특정 지역에 몇 개를 제외하고 성공할 가능성도 높지 않다.고객유인효과가 높은 업종끼리 모으고, 방문한 고객이 원할 수 있는 서비스를 모두 모아 돈을 지출하게 하는 방식이지만, 시내에 가두점와 전문점포가 즐비한 한국의 상황에는 맞지 않다. ◇ 전문화를 주창하지만 경쟁력은 오히려 떨어져 신세계는 유통전문그룹으로서 자리매김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다른 대기업과 마찬가지로 종합백화점을 벗어나지 못했다.백화점과 할인점을 별도의 기업으로 분할해 전문성을 높이는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백화점도 백화점별로 개별 회사를 설립하는 방법을 택해 독립 채선성을 높이고 있다. 백화점과 할인점에서 판매하는 제품들을 수입하거나 유통하는 기업을 별도로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신세계는 이를 전문성도 강화하고 전략이라고 주장하지만 라이벌 유통그룹인 롯데그룹과는 정반대의 행보다. 롯데그룹은 식∙음료 제조와 유통을 구분해 유통계열사는 모두 롯데쇼핑으로 통합하면서 시너지를 내고 있다. 백화점, 면세점, 할인점, 편의점, 슈퍼마켓 체인, 전자제품 양판점, 온라인 쇼핑몰 등 모든 유통관련 계열사를 통해 구매와 물류에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고 있다.롯데그룹은 롯데쇼핑을 통해 모든 유형의 유통점포를 체계화함으로써 국내 다른 유통기업 전체를 아우르는 것보다 더 막강한 힘을 과시하고 있다. 최근 무분별한 M&A로 자금난에 봉착하기도 했지만, 롯데쇼핑의 독주를 제지할 수 있는 유통기업이 나오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롯데그룹은 법적인 문제가 없다면 사업모델을 철저하게 베끼면서 자금력과 종합적인 유통망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기 때문에 대기업 조차도 경쟁하기 어렵다. 신세계가 전문화를 위해 백화점과 할인점을 분리했다고 하지만, 유통기업으로서는 잘못된 결정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백화점사업이 국내에서 성장한계에 도달했으며, 오히려 퇴조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독자적으로 생존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백화점사업이 지속적으로 수익성은 떨어지더라도 브랜드 유지 및 관리차원에서 필요한 사업이기 때문에 할인점 사업이 받쳐줘야 한다. 주력 기업을 인적 분할, 물적 분할 등의 방법으로 계열사를 늘리는 전략은 오너의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한 방편이지 기업의 전문화나 경쟁력 추구와는 거리가 멀다. 롯데그룹은 유통전문그룹으로서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오히려 세분화되어 있는 계열사를 통합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신세계가 안방으로 여기고 있던 인천에서 백화점이 입점한 건물마저 인수하고, 강남지역에서도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급기야 신세계가 급히 자금을 동원해 센트럴시티의 지분을 매입했지만 부채규모만 늘어났다.신세계가 분할 이후 마케팅을 강화한다고 했지만 이후의 대응을 보면 명확한 목표 없이 롯데백화점의 공세에 허둥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마트도 국내시장의 경쟁력을 기반으로 해외시장을 개척하겠다고 했지만 실적이 없다.중국시장을 대신해 베트남시장을 공략한다고 했지만, 2015년 하반기에나 첫 점포를 오픈할 예정으로 당분간 실적을 내기는 어렵다. ◇ 시장에서 잃은 신뢰를 되찾을 수 있을지 의문정용진 부회장은 막대한 재산세를 현물로 내면서 세금에 인색한 다른 재벌기업과 다른 행보를 보이면서 신선한 충격을 줬다. 이후 윤리경영이라는 화두를 들고 나오면서 탈세와 부패로 얼룩진 한국 재벌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울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한 몸에 받았다.두산그룹의 박용만 회장과 마찬가지로 활발한 SNS활동을 하면서 대중적인 친화도를 높여 젊고 활달한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쌓았다. 하지만 최근 신세계에 대한 대중적인 이미지는 부정적인 단계를 넘어 분노로 치닫고 있다. 지난해부터 공정거래위원회가 이마트가 계열사인 신세계 SVN을 부당하게 지원하기 위해 수수료율을 낮춰줬다며 과징금을 부과하고, 검찰은 주요 경영진을 배임혐의로 기소했다. 그리고 신세계의 3세인 정용진 부회장과 정유경 부사장이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에 사업적인 업무를 핑계로 출석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벌금형을 선고 받았다.이 정도 악재로 넘어가려나 했지만 설상가상으로 노조파괴공작에 관련된 문건들이 유출되면서 막다른 골목으로 몰렸다. 노조에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는 삼성그룹이 대처하는 것보다 신세계가 더 집요하게 파괴공작을 했다는 것이 각종 문건으로 밝혀지면서 국내 1위의 할인점인 이마트의 이미지는 추락했다.노조를 인정하지 않거나 파괴공작을 했다고 해도, 전문경영인이 처벌을 받고, 벌금을 내면 그만이라는 인식이 강해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수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일반 직원이든 계약직이든 이마트에 일하려고 하는 구직자가 많아 인력채용에는 문제가 없다. 통상적인 절차대로 벌금을 내고, 어용노조를 만들어 회사차원에서 지원하는 방법으로 해결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그룹의 경영권을 행사하는 오너의 사업판단능력이 부족한 것은 벌금이나 사과로 해결하기 어렵다. 정용진 부회장은 2013년 국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변종 SSM과의 거래를 중단하겠다고 답변했지만, 실무진은 변종 SSM에 간판이나 유니폼과 같은 직접지원은 중단하겠지만 상품공급은 계속할 것이라며 곧바로 답변을 정정했다.정용진 부회장이 국정감사장에서 당황해 답변을 잘못했다고 볼 수도 있지만 중요한 업무내용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고 볼 수 있다. 그룹의 의사결정권자가 그룹의 간판기업인 이마트의 핵심사업 내용을 제대로 몰랐던 것이다.신세계의 가장 큰 위험은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지 못하고 방황하는 것이 아니라 오너의 사업에 대한 이해부족일 수도 있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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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롯데호텔의 공식적인 법인명칭은 ㈜호텔롯데이지만, 편의상 롯데호텔로 불린다. 롯데호텔은 1973년 한국의 근대화와 관광산업발전을 위해 세계최고 수준의 호텔을 건설하는 목표로 오픈됐다.롯데호텔은 호텔사업뿐만 아니라 면세점, 골프장, 테마파크(잠실에 있는 일명 롯데월드) 등의 사업을 하고 있다. 호텔업은 서비스산업의 정점에 있고 롯데호텔은 그룹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다. 롯데호텔은 공개기업이 아니지만 재무구조가 튼튼할 뿐만 아니라 주주구성 역시 일본인과 기업으로만 되어 있다.롯데호텔의 미래는 사업목표와 시스템에 따라 결정될 가능성이 높아 기업문화를 진단해 볼 가치가 있어 다른 계열사에 비해 먼저 다룬다. ◇ 2018년 아시아 3대 호텔체인을 목표로 공격적 경영일본인 사업가 노구치(野口)에 의해 1938년 설립된 반도호텔을 인수해 시작한 호텔사업은 서울을 시작으로 부산, 울산, 제주 등 비롯해 특급호텔 5곳, 시티호텔 2곳, 해외에 6성급 호텔을 가진 국내 최대 체인호텔로 성장했다.국내 최고에 머물지 않고 2018년까지 20개 호텔을 확보해 ‘샹그릴라호텔’, ‘만다린오리엔탈호텔, ‘페닌슐라호텔’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아시아 3대 호텔이 되겠다는 야심을 드러내고 있다. 신동빈 회장이 주도하는 2018년 ‘아시아 10대 기업, 매출 200조’의 목표에 맞춘 것으로 보인다. 호텔사업은 국내경기변화에 영향을 받지만 외국인을 반응할 수 밖에 없다. 특히 특급호텔은 주요 고객인 외국인이 속한 국가의 경기나 선호에 큰 영향을 받는다.2008년 이후 글로벌 경기침체가 이어지고 있지만 최근 K-POP 등 한류(韓流)라고 칭하는 한국문화에 대한 열풍이 해외에서 일어나면서 국내방문객이 급증하고 있다. 2011년 980만 명이던 한국을 찾는 방문객이 올해 1,000만 명을 넘을 전망이다. 나아가 관련업계는 2015년까지 1,500만 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측하면서 호텔의 부족을 걱정한다. 2012년 7월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광부)는 수요증가를 대비해 호텔용적률완화 및 신∙증축 자금지원을 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는 관광객이 급격하게 늘만한 유인이 없고, 늘어난 관광객이 모두 비싼 호텔에 머물기는 어렵다는 이유를 들어 문광부의 탁상행정(卓上行政)의 표본이라고 비난한다.최근 글로벌 경기침체로 고급호텔보다는 저렴한 비즈니스호텔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 이런 시장변화에 따라 롯데호텔도 서울 시내에 2곳의 비즈니스호텔을 건립할 예정이다. 성장잠재성이 높은 면세점사업이 롯데호텔의 주력사업이다. 롯데호텔의 사업별 매출액 비중은 호텔이 12%, 면세점이 80%, 테마파크가 8% 수준이고, 매출이익도 매출비중과 유사하다. 즉 호텔사업보다 면세점 사업이 더 큰 비중을 차지고 하고 있다.롯데호텔은 장부상 자산 12.6조원, 부채 3.3조원의 초우량기업이다. 특이할 점은 이익잉여금이 6.9조원에 달한다는 것이다. 즉 호텔 하나 짓는데 1~2천억 원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에 2018년까지 20여 개의 호텔을 확보하면 가능한 아시아 3대 호텔체인으로 성장할 수 있는 자금여력은 충분하다. ◇ 롯데호텔의 매출과 영업이익 80%는 면세점에서 나와롯데호텔의 매출과 영업이익 중 80% 이상이 면세점 사업에 나온다. 국내 면세점 시장은 롯데호텔과 신라호텔이 80%의 시장을 독과점하고 있는 실정이다.동화, 워커힐, 파라다이스 등 소규모 면세점도 있지만 시장영향은 제한적이다. 면세점 사업도 대규모 자본과 일정 규모 이상의 구매력을 확보해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영세사업자가 설 자리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국내 경제침체의 영향으로 백화점이나 일반 유통업이 불황인 것과는 달리 면세점은 소득증가로 인한 중국인 관광객, 엔고로 인한 일본인 쇼핑관광객의 증가에 의해 매출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롯데호텔의 면세점사업은 인수합병에 대한 특혜논란, 낮은 국산품 판매율 등이 지적된다.우선 인수합병에 대한 특혜논란을 보면 애경그룹이 운영하던 AK글로벌 인수에서 비롯됐다. 2010년 AK글로벌의 지분 81%를 인수하면서 독과점 논란이 일었다. 양사가 합병을 할 경우 시장점유율이 54%가 넘기 때문에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이하 공정거래법) 4조의 지배적 사업자가 되고, 동법 제7조에 의해 기업결합이 제한된다.그러나 2010년 5월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이 인수합병을 승인조치를 했다. ‘면세사업권 승계’을 여부를 판단하는 관세청도 허가를 해줬다. 하지만 관세청은 신라면세점이 부산의 파라다이스 면세점의 인수를 추진할 때는 상반된 결정을 했다. 이 협상은 2010년 4월 결렬되었지만 원인에 대해 이견이 있었다.파라다이스는 인수금액이 맞지 않았다고 하는 반면 신라면세점은 관세청이 면세 사업권의 승계가 불가능하다고 결정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관세청은 법리상 사업권은 다른 업체가 승계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동일한 사안에 대해 관세청은 신라면세점에게는 허가하지 않고, 롯데호텔은 허가 해줬다. 사업권 승계에 대해 불가하다고는 주장이 몇 개월도 되지 않아 가능하다라고 결론을 내렸는지 알 수 없다.현 정부와 관계가 원활하지 못한 삼성그룹이기 때문에 차별대우를 받았다는 주장도 있다. 이런 점에서 공정위의 독과점 여부 판단, 관세청의 사업권 승계 허가 등이 특혜라고 불 수 있다.다음 면세점은 회화획득이나 외국인 여행자의 편의를 도모하기 위해 국가가 세금을 면제해주는 특혜사업임에도 불구하고 국산품판매 실적은 저조하다. 국산품이 정의가 모호하다는 논란도 제기될 수 있지만 각종 통계자료를 보면 전체 면세시장에서의 국산품 판매 비율은 연간 약 9%수준이며, 외제품은 약 91%에 달하고 있다. 국산담배를 포함할 경우에는 18%정도에 불과하다. 면세점은 특혜사업이고 과당경쟁을 없애기 위해 ‘취급제한’조치가 있다. 인천공항을 예로 든다면 롯데호텔은 ‘화장품과 향수’를 판매할 수 없고, 반대로 신라면세점은 ‘술과 담배’를 취급할 수 없다.화장품, 향수, 술, 담배 등 4가지 품목은 공항면세점의 매출 상위품목들이다. 과당경쟁을 방지하기 위한 취급제한조치가 오히려 특정기업 면세점이 수익을 높일 수 있는 특혜라는 지적이 있다.현재 한국관광공사도 인천공항에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는데, 취급제한조치 때문에 화장품, 향수, 술, 담배 등은 취급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는 다른 재벌 면세점과는 달리 국산품 판매비율이 가장 높다.그렇다고 재벌 면세점이 국산품 판매를 위한 별다른 노력도 하지 않고 있다. 국산품 판매를 진흥하는 관광공사의 면세점은 정부의 공기업선진화 방안으로 2013년 2월이면 사업을 종료해야 한다. 이 자리를 두고 롯데호텔과 신라면세점이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양사의 자존심 대결이라고 하지만 해외 유명브랜드의 판매에만 골몰하는 재벌계열 면세점을 보는 시각은 차갑다.◇ 운영인력과 시스템에 대한 투자는 소홀하다롯데호텔은‘사랑, 자유, 풍요의 꿈을 실현하는 호텔’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걸고 한국을 대표하고 아시아 최고호텔을 넘어 글로벌 리딩 호텔을 꿈꾼다.서비스 유통업에서 대규모 투자가 선행되는 장치산업에 속하는 호텔과 면세점은 시설만 확보한다고 자연스럽게 매출이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우수한 운영인력과 잘 갖춰진 시스템이 사업의 성패를 결정짓는다고 볼 수 있다. 우선적으로 운영인력은 우수한 인재를 영입하고 서비스교육을 철저하게 해야 한다. 이는 호텔에 근무하는 사람이라는 뜻의 호텔리어(hotelier)는 외형적으로 화려한 직업으로 인식돼 신규인력의 공급은 많지만 연봉이 낮아 우수인력을 유지하기 어렵다. 면세점에 근무하는 직원들도 처우는 마찬가지 수준이다.영화나 TV드라마에서 화려하게 보이는 이 직업도 3D업종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다른 서비스업종과 달리 휴일도 없이 365일 24시간 근무해야 한다. 고정된 출퇴근 시간도 없이 3교대로 한다. 롯데호텔의 사업보고서를 보면 2012년 3월 31일 기준으로 총직원은 3,560명이다. 이중 정규직은 80%인 2,876명이고, 계약직은 20%인 684명이다. 그룹전체 통계로 보면 42%가 비정규직이지만 롯데호텔은 2000년 대규모 노사분규 이후 정규직으로 전환이 많이 된 셈이다.하지만 이들의 처우를 보면 비정규직과 별반 차이가 없다. 총 3,560명의 총급여가 약 370억으로 1인 평균 연간급여액은 1,100만원에 불과하다. 이처럼 낮은 수준으로 우수인력을 확보하기도 어렵고 경력과 전문성이 쌓인 40~50대 인력을 유지하기란 더욱 어렵다. 이런 취약점을 해결하기 위해 롯데호텔은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고객보다 앞선 행동과 밝은 미소로 세계 최고의 롯데호텔을 만든다는 비전을 공유하고 있다.고객에 감동을 주는 최고일 뿐만 아니라 고객으로부터 신뢰를 받는 프로로서의 자부심과 열정을 잊지 않도록 서비스교육을 강화한다. 각 체인호텔별로 ‘직원 지원위원회’를 두고 직원의 애로사항 청취, 근로조건 개선을 위해 노력을 하고 있지만 직원의 만족도가 높은 편은 아니다.또한 전문가들은 호텔사업의 성패가 예약 등 판매시스템의 정비라고 본다. 롯데호텔은 고객의 절반 이상이 일본인이고, 일본의 주요 여행사를 통해 예약을 하기 때문에 시스템에 대한 투자가 소홀하다는 평가를 받는다.롯데호텔이 아시아 3대 체인으로 성장하고자 한다면 여행사, 일반인 혹은 다른 호텔체인 등이 쉽게 서비스를 선택하고 예약할 수 있어야 한다. 판매시스템(sales system)은 단순히 IT시스템만을 의미하지는 않고 24시간 응대체계도 포함한다. 시스템(system)은 고숙련 운영노하우가 녹아 들어 있어야 한다. SWEAT Model에서 제시하는 5-DNA 중 다섯 번째 DNA인 시스템의 경영도구(methodology)가 중요하다. 롯데가 그동안 수십 년간 호텔업에 대한 노하우를 쌓았다고 하지만 국내의 몇 개에 불과하고 고객도 일본, 중국 등 일부 국가에 한정되어 있어 제한적이다.세계 최고 호텔브랜드인 메리어트는 73개국에 3,700여 개의 호텔과 리조트를 운영 중이다.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호텔이 되기 위해서는 선진기업의 운영노하우가 습득할 수 있도록 벤치마킹(benchmarking)해야 한다.-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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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이명박 정부 들어 사돈기업인 효성그룹과 마찬가지로 두드러지게 성장한 기업이 롯데그룹(이하 롯데)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롯데는 동반성장이나 양극화 해소라는 국가정책에 따라 계열사 불리기에 소극적이었던 일부 다른 재벌그룹과는 상반된 길을 걸었다. 이런 결과가 2012년 7월 200만 명의 자영업자들이 유통재벌이 골목상권을 침범한다고 ‘롯데 제품의 불매운동’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동안 침묵을 지키던 일부 언론은 롯데의 끝없는 탐욕을 비난하고, 어떤 지식인은 롯데의 경영철학 부재를 성토하고, 정치인은 경제민주화라는 구호를 외치고, 정부는 시장경제체제에 맡겨야 한다는 말만 하고 뒷짐만 지고 있다.도대체 왜 롯데가 ‘공공의 적’이 되고 있는지, 타개책은 없는지 등의 이슈를 해소하기 위해 롯데의 기업문화를 SWEAT Model로 긴급하게 진단해 볼 필요가 있어 다른 기업보다 먼저 다룬다. ◇ 해외 진출한 한국인 중 가장 성공한 3인으로 불리는 신격호 회장한국인은 5천년 역사와 단일민족이라는 사실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지만 좁은 한반도에 자리잡아 대륙이나 해양으로 진출을 적극적으로 하지 못했다. 따라서 5천년 찬란한 역사에도 불구하고 해외에 나가 성공한 인물이 거의 전무한 실정이다.몇 백만의 재외동포가 있지만 현대에 들어 가장 성공한 사람을 꼽으라고 한다면 문선명 통일교 교주, 조남기 전 중국인민해방군 상장(한국계급으로 대장에 해당) 그리고 롯데의 신격호 회장 정도가 된다. 먼저 문선명 교주는 일본에서 급격한 성공을 거둔 후 세계적으로 통일교를 확산시켰다. 수만 명의 집단 결혼식, 국제결혼, 종교와 경제의 일체화 등으로 유명세를 치뤘다. 정통 교단으로부터 이단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고, 교세가 급격하게 위축되고는 있지만 아직 국제적 영향력은 크다. 신(神)의 반열에 오르지는 못했지만 대한민국 개신교 역사상 국제적으로 가장 성공한 성직자라고 볼 수 있다. 다음으로 일반인에게 생소한 조남기 전 중국인민해방군 상장은 일제시대 만주로 이주했다. 중화인민공화국의 설립 후 인민해방군으로 한반도의 6∙25전쟁에도 참전했다. 이후 문화대혁명 기간 동안 정치적 위기도 있었지만 1998년 인민정치협상회의의 부주석으로 선임되기도 했다. 약 300만 명으로 추산되는 중국 조선족의 우상이며 한족을 제외하고 소수 민족 중 가장 높은 서열이라고 한다.마지막으로 롯데의 총괄회장인 신격호이다. 한국에서 태어나 돈을 벌러 일본으로 간 신격호는 전후 일본의 생필품 부족현상과 미국원조물자를 모방해 사업을 일으켰다. 1948년 롯데주식회사를 설립해 천연 치클을 사용한 껌을 개발했다. 이후 초콜릿, 캔디 등 과자류의 제조∙판매에서 시작해 음료, 호텔 등으로 사업을 확장했다.1965년 한일국교정상화 이후 1967년 재일동포의 모국투자의 일환으로 한국에 진출해 롯데제과를 설립했다. 한일 양국에 사업을 하고 있으며, 격월제로 일본과 한국을 오가며 사업을 지휘해 ‘현해탄의 사나이’로 불린다. 편협한 반도에서 내부투쟁에 골몰하는 대부분의 한국인과는 달리 이들 3인은 동기에 관계없이 이방인으로서 일본, 중국 등에서 대성공을 거뒀다. 문선명 총재는 종교적으로, 조남기 상장은 정치적으로, 신격호 회장은 경제적으로 입지전적인 인물이 되었다. 특히 문선명과 조남기가 개인이라는 한계로 인해 영향력이 제한되는 것에 반해, 신격호는 롯데제국을 건설해 오히려 영향력이 지속적으로 확대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신동빈 회장은 공격적 M&A, 사업확장으로 정치적 특혜논란 키워창업주 신격호 회장은 정경유착으로 요란한 사업을 하는 다른 대기업과 달리 조용하게 소리 없이 내실을 다지는 경영을 했다.정부의 입김이 적은 소비재 제조와 유통이라는 업(business)의 특성, 어음이 아닌 현금위주의 장사로 특혜금융을 받을 필요가 없었던 점, 베이비붐과 소득증대로 시장의 폭발적 성장 등으로 인해 경기변화나 외부환경의 영향을 적게 받았다. 당연히 사회적 관심의 초점이 되거나 비난을 받을 유인도 제공하지 않았다.하지만 2004년 신격호 회장의 차남 신동빈이 한국 롯데의 부회장이 되면서 보수적인 색채를 벗어 던지고 공격적인 경영을 하고 있다. 2006년 우리 홈쇼핑, 2007년 대한화재, 2009년 두산주류, 2010년 GS백화점 & 할인점, 2012년 하이마트 등 대규모 M&A에 매년 수천억 원을 쏟아 부으면서 그룹의 외형을 2배 이상 성장시켰다.잠실 제 2 롯데월드, 부산 제 2 롯데월드 신축 허가 등 굵직한 개발사업도 대부분 소원대로 추진이 가능해졌다. 특히 롯데는 공정사회를 주도한 노무현 정부보다는 친기업 성향을 보인 MB정부 들어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다.롯데의 급성장 배경에는 롯데의 총괄사장을 했던 장경작(현 현대아산 사장)이 있다. MB의 대학동기로 알려진 그는 MB정부가 들어서면서 호텔롯데 사장에서 롯데의 총괄사장이 되어 대정부, 대정치권 로비역할을 한 것으로 의심을 받고 있다. 그는 잠실 제 2 롯데 신축 허가를 이끌어 내는 등 탁월한 대관업무능력을 인정받아 2010년 3월 아사상태에 빠져 있는 현대아산의 사장으로 발탁되었다. 대북협력이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현대아산이 정치인이 아닌 사장을 선임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그동안 알만한 사람만 알던 롯데의 정치적 특혜 의혹에 대한 논란이 MB정부의 임기 말이 되고, 레임덕이 생기면서 증폭되고 있다. 기업이 실정법의 테두리 내에서 사업을 해 이익을 내고 덩치를 키우는 것을 비난할 수 없다. 또한 기업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있다고 해서 대중영합주의로 정치적 공격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다만 정권교체기에 반복적으로 행해지던 사정작업에서 롯데에 대한 특혜 의혹이 사실로 밝혀지면 경영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할 것이라고 본다.◇ 정체성을 확보하고 올바른 기업문화 통합이 급선무국내에 M&A라는 용어가 본격적으로 소개된 것은 IMF 외환위기 이후이다. 한화그룹, STX그룹, 두산그룹, CJ그룹, 금호그룹, 웅진그룹 등 새롭게 부상하는 그룹은 대부분 M&A를 통해 덩치를 키웠다.M&A은 ‘돈(money)’만 있으면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인수한 기업을 자사의 기업문화로 통합시켜 ‘시너지(synergy)’를 내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실제 대규모 M&A 이후 오히려 그룹이 위기에 직면한 경우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많다. 롯데도 2000년대 이후 대규모 M&A를 지속적으로 하고 있지만 롯데의 기업문화를 정착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젊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해 보면 롯데는‘유행에 민감하고 대중적인 이미지의 30대 여성’으로 여긴다.롯데가 2000년 이후 문어발 확장을 하기 전에는 껌, 과자, 음료 등 소위 말하는 아이들 주전부리를 제조∙판매하고 롯데월드라는 놀이동산을 운영해 활달한 여성의 이미지가 사업의 정체성과 일치했다. 하지만 이제 건설, 석유화학 등 80여개의 계열사를 가져 롯데 사업의 정체성이나 기업문화가 무엇인지 파악하기 어렵다. 롯데가 아시아 10대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먼저 기업의 정체성(identity)을 확립할 필요가 있다. 소비재 제조∙유통기업으로 수직계열화를 어떻게 할 것인지 사업전략도 다시 수립해야 한다. 그동안 인수∙합병한 다양한 계열사도 단기적 성과로 몰아 부치는 것이 아니라 먼저 롯데의 정체성이 배인 기업문화를 이식할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SK가 ‘따로 똑같이’라는 구호로 계열사 통합작업을 하는 것을 배워야 한다.그렇게 하지 않으면 기업통합작업은 실패로 끝나고 기업간의 유기적 시너지가 아니라 부조화로 위기(crisis)를 초래할 것이다. 다양한 불협화음이 외부로 표출되고 있으며, 불매운동과 같은 사태가 지속되면 내부적으로 불신과 분열이 일어나 위기가 증폭될 가능성이 높다. ◇ 2세 경영의 위험과 반롯데 정서 극복이 생존을 결정신격호 회장도 90이 넘은 고령이라 롯데는 실질적인 2세 경영이 시작되었다고 봐야 한다. 한국 롯데의 경영권을 장악한 신동빈 부회장이 무모한 M&A와 외형 키우기에 집착하는 이유가 일본 롯데를 이끌고 있는 형 신동주의 그늘에서 벗어나기 위한 목적이라고 한다. 또한 아버지로부터 경영능력을 검증 받아 후계자로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 싶은 이유도 있을 것이다.신동빈 체제의 외형적으로 화려한 실적을 내고 있지만 롯데가 정상적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신동빈 회장이 주도한 M&A가 적정한 가격으로 체결되었는지, 전체적으로 시너지가 나는지 등은 아직 평가하기 어렵다. 최근 신동빈 회장이 야심 차게 시작한 몇 가지 신규사업이 제대로 운영되지 않으면서 그의 경영능력에 의구심을 낳고 있다.2012년 3월 고급스러운 프리미엄 쇼핑몰을 지향하며 열었던 ‘엘 롯데(el LOTTE)’와 6월에 오픈한 회원제 창고형 할인점 ‘빅 마켓(VIC Market)’이 대표적인 사례이다.엘 롯데는 무료 포인트 제공, 각종 이벤트로 입 소문을 냈지만 정작 주력하겠다던 요트, 공예품, 미술품의 판매는 저조하다. 빅마켓도 유사한 미국계 코스트코(Costco)와 제품구성에서 차별성이 없어 초기 무료 이벤트로 관심은 끌었지만 성공여부가 불투명하다.롯데가 극복해야 할 다른 과제는 국민들의 반롯데 정서이다. 롯데는 유통을 하면서 본업보다는 땅 장사로 돈을 벌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전국 각지의 요지마다 부동산을 매수하였고, 부동산의 재개발로 막대한 이익을 냈다.또한 내수위주의 사업을 하면서 수출주도형의 한국경제에 기여도가 낮다는 평가도 받는다. 롯데가 한국기업이라기 보다는 일본 기업으로 한국에서 번 돈을 벌고 일본으로 유출한다는 비난도 듣는다. 국내 최대 규모의 유통재벌 롯데가 정권 교체기, 경영권 승계기 기로에 서 있다. 그동안 무모하게 벌인 사업확장을 검증되지 않은 2세가 어떻게 헤쳐나갈 것인지, 낡은 조직문화를 롯데의 규모와 사업영역에 적합한 새로운 기업문화로 승화시킬 수 있을지, 분노한 자영업자와 국민의 정서를 어떻게 끌어 안을지, 새로운 정권과 정치권의 공세에 어떻게 대처할지 숙제다.기업문화연구 전문가로서 롯데와 신동빈 부회장이 이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어떤 묘책을 내 놓을지 자못 궁금하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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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비전(vision)은 기업의 구성원이 합심해서 열어갈 미래를 담고 있어야 한다. 따라서 비전과 목표가 잘못되면 기업의 미래는 불투명해 진다. 최근 일고 있는 ‘롯데제품 불매운동’은 롯데가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상생을 추구하지 않을 경우 어떤 일이 일어날지 보여주는 전형적 사례다.롯데가 상생의 기업문화를 창달하기 위해 고민해야 하는 목표(goal)와 책임(responsibility)을 진단해 보자.◇ 아시아 10대 그룹으로의 비전과 5대 핵심실행전략롯데가 내세우는 비전(vision)은 ‘2018 Asia Top 10 Global Group’이다. 쉽게 풀이하자면 2018년까지 아시아 10대 그룹에 들어가고 국내(local) 기업이 아니라 글로벌(global) 기업으로 불리겠다는 것이다.롯데가 추구하는 핵심가치(core value)는 고객중심(customer focus), 창의성(originality), 협력(partnership), 책임감(responsibility), 열정(passion) 등 5가지이다. 경영방침(management principle)으로 핵심역량 강화, 현장경영, 인재양성, 브랜드 경영을 제시한다. 핵심역량강화는 잘 할 수 있는 사업에 집중하고 시너지가 날 수 있는 연관사업으로 확장한다는 의미이다. 현장경영은 현장의 목소리를 경영에 반영하고 피드백(feedback)을 강화함으로써 이뤄진다.인재양성의 목표는 체계적 교육 및 경력계발을 통해 최고의 산업/지역/직무 전문가를 만드는 것이다. 브랜드 경영은 차별적 제품/서비스 제공으로 본원적 브랜드 가치를 제고한다.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임직원 자긍심 강화프로그램, 미래인재양성, 브랜드 경영, 고객심층이해 등 5대 핵심 실행전략을 설정하고 있다.핵심 실행전략과 경영방침의 내용이 중복될 뿐만 아니라 자긍심 강화프로그램도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 롯데는 임직원의 동기부여로 자긍심을 강화하겠다고 주장하지만 기업이 이해관계자로부터 지탄을 받고 있는 현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롯데의 비전을 살펴보면 실행전략뿐만 아니라 경영방침, 핵심가치, 브랜드 가치 등 비전체계가 너무 복잡하고 중복되어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롯데는 중국, 베트남 등지에서 복합쇼핑센터를 건립하며 해외사업 비중을 늘리면서 글로벌 기업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제과 및 음료 등 소비재의 제조∙유통이 핵심사업인데, 인재양성, 브랜드 로열티 강화, 고객이해 등의 구체적인 실행전략은 빈약하다고 볼 수 있다. ◇ 사회적 책임에 대한 고민 없어 비전달성이 어렵다기업문화의 첫 번째 DAN인 비전에서 목표와 책임을 요소(element)로 정한 것은 기업의 목표와 실적이 아무리 좋다고 해도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지 않으면 지속가능성장(sustainable growth)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롯데의 비전과 관련 내용을 분석하면 일단 아시아 10대 그룹에 들어가겠다는 목표는 좋은데, 사회적 책임부문에 대한 고려가 없어 우려를 낳고 있다. 핵심가치(core value) 중 하나로 책임감을 제시하였지만, 사회적 책임이라기 보다는 사회적∙윤리적 기준에 적합하게 업무를 수행하겠다는 ‘윤리경영’지침에 불과하다. 물론 기본적인 윤리경영조차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다는 비난을 받고 있지만 경영방침에도 사회적 책임을 내 세우고 있다.자료를 보면 경영방침 중 브랜드경영에서 사회적 책임활동을 강화해 기업의 브랜드가치를 높이겠다고 한다. 고객(customer)으로부터 장기간 신뢰를 높을 수 있도록 길이라는 설명도 덧붙여 있다.롯데는 서비스 기업으로 고객이라는 말을 자주 사용하는데, 도대체 고객을 어떻게 정의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일반적으로 소비자(consumer), 협력업체(business partner), 사회(society), 임직원(employee), 정부(government) 등 기업의 이해관계자 모두를 고객이라고 칭하는데, 정작 롯데는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만을 염두고 두고 있지 않나 판단된다. 고객에 대한 인식만 바르게 가지고 있었다면 현재와 같은 수백만이 단결한 불매운동이 일어날 수가 없다. 내부 임직원의 중지와 외부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비전을 수립했겠지만, 이 비전으로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고 본다. 무차별적인 사업확장으로 주력사업이 불투명하기는 하지만, 롯데의 전통적 사업인 소비재 생산 및 유통업이 국민여론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어 사회적 책임에 대한 고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아시아 10대기업이 되기 위해 외형을 키우기보다는 기업의 이해관계자에게 존경 받는 것이 목표달성의 지름길이 아닐까 생각된다.협력업체와 상생의 관점에서 보면 제조업보다 유통업이 평균 이하의 점수를 받는다. 내부혁신이나 투자로 가치를 창출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해관계자의 이익을 침해할 수 밖에 없다. 그렇다고 모든 유통업체가 상생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국내만 하더라도 비슷한 업종을 영위하고 있는 CJ는 롯데만큼 욕을 먹지는 않는다. 롯데가 인재경영을 외치기는 하지만 인력계발에 대한 투자는 인색하고, 직원도 중시하지 않는다. 서비스업의 속성상 일부 관리직 직원을 제외하면 높은 수준의 지식과 경험이 필요하지 않아 단순 계약직으로도 업무수행이 가능하다.세븐일레븐, 롯데리아,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등 유통점은 계약직도 비싸 아르바이트로 원가절감을 하고 있다. 임시직을 고용해 몇 시간의 서비스 및 판매교육만으로 사업이 가능하다는 인력정책을 가진 롯데는 임직원의 고용안정을 고민할 필요가 없다.롯데가 진정으로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고자 한다면 고객에 대한 정의를 다시 해야 하고, 개별 고객에 대한 책임의 종류와 수준(level)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 직접 상품과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만이 고객이 아니라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소비재기업이면서 고객에 대한 배려를 하지 않고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사례를 찾기 어렵다. 비전과 목표를 잘 세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회적 책임활동을 통해 브랜드 가치를 높이지 않으면 목표달성은 요원하다. 롯데는 아시아의 10대 글로벌 기업이 아니라 ‘생활∙행복’이라는 단어를 포함한 비전을 세워 다양한 고객과 ‘상생을 통한 성장’으로 방향을 잡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한국에서 사업하려면 ‘국민정서법’을 무시해서는 안된다 롯데가 일본기업이라서 아직 한국에 대해서 잘 몰라 각종 불미스러운 일을 자초하고 있다면 알려 주고 싶은 것이 있다. 한국은 헌법이 가장 상위의 법률이 아니고, 헌법 위에 ‘국민정서법’이라는 것이 존재한다.고(故) 노무현 대통령을 탄핵한 한나라당이 여론의 거센 역풍을 받아 좌초한 것도 국민정서법을 위반했기 때문이다. 국민여론을 가장 잘 파악하고 대처해야 하는 정치인들이 국민여론을 왜곡하고 거슬리는 행동을 하면 살아 남을 수 없다. 기업은 이윤을 창출하는 것이 지상최대의 목표이고, 번 돈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삼성그룹의 이건희 회장, 현대자동차그룹의 정몽구 회장은 수 천억 원의 사회출연금을 내 놓았다. 이들도 힘들게 번 돈을 선뜻 내 놓고 싶지는 않았겠지만 분노한 여론을 잠재우지 않으면 정상적으로 기업을 이끌어나가기 어렵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롯데가 최근 벌인 M&A나 사업개발이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을 수 있다. 아니면 일부 정치인이나 관료가 뇌물을 받고 허가를 해 줬거나 감시를 소홀히 했을 수도 있다. 후자의 경우라 해도 관련자가 벌금을 조금 내거나 감옥에 잠깐 갔다 오면 해결 할 수 있다.또는 정권의 변화 때마다 대기업이 정치바람에서 자유로운 적이 없었기 때문에 ‘억울하다’고 항변하면 약자에게 관대하고 모든 것을 금방 잊어버리는 한국인의 속성상 쉽게 수습이 가능할 지도 모른다.그러나 최근에 발생한 김해 유통단지 헐값 분양논란, 서울 잠실 석촌호수 내 놀이시설의 불법공사, 잠실 제2 롯데월드 신축허가 등 다양한 논란에 대해 롯데가 진실한 해명보다는 무대응으로 일관한다는 비난을 듣는다.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강변한다고 해도 고압적이며 불성실한 태도를 보이면서 여론을 악화시키고 있다. 특히 잠실 제 2 롯데월드 신축허가는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 회장이던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이 전경련차원에서 대통령에게 건의한 사업이기 때문에 롯데가 직접적으로 비난을 받지 않을 수 있다.하지만 MB정부의 든든한 버팀목이었던 보수단체조차 반대하던 사업을 무리하게 허가함으로써 MB정부조차 지지기반을 잃었다. 새로운 정부에서 문제 삼는다면 롯데를 옹호할 세력이 가시적으로 보이지 않는다.롯데 기업문화를 분석해 본 결과 기업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가 발생한다면 사회적 책임일 가능성이 높다. 신격호 회장은 사회공헌활동, 윤리경영, 환경경영, 상생을 하겠다는 의지를 자주 피력하지만 실제 경영정책과는 관련이 없다. 오히려 롯데의 경영행태를 보면 신격호 회장의 의지와는 정반대로 가고 있다.신동빈 회장 체제로 오면서 최소한의 경영윤리마저 지키려는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는 평가도 받는다. 위기와 고난을 경험해 보지 못한 롯데가 이 위험천만한 난국을 어떻게 헤쳐나갈지 주목된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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