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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철강협회는 2024년 6월3일 '제25회 철의 날'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한국철강협회는 포스코, 현대제철, IBK기업은행와 공동으로 ‘철강 ESG 상생펀드’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펀드 규모는 총 2000억 원으로 2022년 대비 500억 원이 확대됐다. 철강 중견·중소기업의 ESG경영 확산과 저탄소화를 지원하기 위한 목적이다.현대제철의 서강현 사장은 '2024년 신년사에서 지속성장이 가능한 친환경 철강사의 방향성을 견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저성장 기조가 지속될 것이므로 수익성과 효율성에 초점을 두면서도 ESG 경영 관리체계를 고도화할 방침이다. 향후 철강업계의 과제인 탄소중립 로드맵 실행도 강화할 계획이다.현대제철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현황을 진단하기 위해 홈페이지, 국가정보전략연구소(국정연) 데이터베이스(DB), 국정감사·감사원·사법기관 자료, 각종 제보 등을 참조했다. 글로벌 스탠다드를 지향하며 개발된 ‘팔기(八旗)생태계(8-Flag Ecosystem)’ 모델을 적용해 현대제철의 ESG 경영 현황을 진단해 봤다. ▲ 현대제철의 ‘팔기(八旗)생태계(8-Flag Ecosystem)’ 모델 평가 결과 [출처=iNIS]◇ ESG 전략체계 및 4대 추진전략 수립... 2017년부터 통합보고서 발간경영 비전은 ‘철, 그 이상의 가치 창조(Engineering the Future beyond Steel)’다. 비전 체계에 따라 정보기술인 지능형 플랫폼(Smart Platform)과 경영 인프라인 개방형 시스템(Open System)을 통해 사업 전략(Application Engineering)을 추진할 계획이다.현대제철은 지속가능 경영의 구체적인 행동 방향으로 3대 실천 방향인 H-ways(Heritage·유산, Humanity·인간성, Harmony·조화)를 공개했다. H-ways는 친환경 경영(Heritage), 상생경영(Humanity), 올바른 경영(Harmony))을 목표로 한다.ESG 전략체계의 3대 지향점인 △자원순환 경제 △지속가능한 사회 △책임있는 비즈니스를 중심으로 지속가능경영의 중장기 전략체계를 수립했다. 4대 추진전략은 △ESG 체계 구축 △비재무 위험관리 △환경성과 제고 △사회적 가치 창출이다.현대제철은 ESG 16개 분야에서 ESG 전략과제 62개를 도출했다. 모든 공급사와 협력사에 대한 ESG 환경 진단과 자문을 제공하고 있다. 홈페이지에 ESG 헌장은 없었으며 협력사의 ESG 경영 환경진단 정책과 가이드라인 등은 공지했다. 정작 자신들은 ESG 경영에 대한 목표의식이 부족한 셈이다.현대제철은 2017년부터 연차보고서와 지속가능성보고서를 총괄한 통합보고서인 ‘Beyond Steel’를 발간하고 있다. 이해관계자에게 재무적·비재무적 성과와 지속가능 경영의지 및 활동을 공개하기 위한 목적이다. 보고서는 ESG 매니저먼트와 ESG 실적, 팩트북(Factbook)으로 세분화됐다.현대제철의 2023년 매출액은 25조9148억 원으로 전년 대비 5.2%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8073억 원으로 전년 대비 50.1% 급감했다. 당기순이익은 4496억 원으로 전년 대비 56.7%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 세계가 코로나19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해 철강 수요가 침체됐기 때문이다.◇ 유해 화학물질 작업 현장의 안전 조치 부재... 협력업체 보호하는 조치 시급 2024년 2월 현대제철 인천공장 폐수처리장 저류조에서집단 독성가스 중독 사고가 발생했다. 2022년 중대재해법 시행 이후 현대제철에서 일어난 4번째 중대재해로 7명의 사상자가 생겼다. 안타깝게도 이들 중 하청 노동자 1명이 사망했다.노동부는 유해 화학물질을 다루는 작업 현장에서 필요한 가스 농도 측정과 보호구 지급 등 안전 조치의 위반 여부를 조사할 계획이다. 현대제철은 이러한 위험 업무를 도급해 외주화했다. 도급 작업을 승인받기 위해 현대제철이 제출한 서류 내용과 다르게 실제 현장에서는 적절한 보호구가 아닌 1회용 방진 마스크를 착용했자. 현장에 안전관리자도 없었다.현대제철의 안전경영 비전은 ‘안전한 100년 제철소 구현’으로 ‘중상해 및 중대해 ZERO’를 목표로 정했다. 홈페이지에 안전보건방침과 관리시스템, 비상대응체계, 외주업체 안전관리시스템 등을 공개했다. 협력사의 안전보건을 지원하기 위해 안전관리시스템을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도급공사 안전입찰제도를 도입했다.공정거래위원회가 2023년 12월 망간합금철 기업 4곳의 담합행위를 제재하는 과정에서 대형 철강사의 '갑'질이 드러났다. 포스코와 현대제철, 중소제강소들은 입찰 과정에서 지나치게 낮은 계약 단가를 제시해 망간합금철 제조업계의 이익을 과도하게 훼손했다. 현대제철은 포스코가 계약한 단가를 기준으로 협상한 것으로 조사됐다.대법원은 2022년 4월 현대제철 순천공장 사내 하청업체 노동자 4명이 회사를 상대로 낸 임금 청구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을 확정했다. 이들은 재정산한 통상임금에 따른 법정수당의 차액을 지급하라고 회사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대법원은 단체협약의 규정에 반하는 취업규칙은 효력이 없다고 판단했다. 단체협약에 퇴직자를 배제하는 조건이 없다고 판단해 정기상여금의 통상임금도 인정됐다.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23년 1분기 현대제철의 임원 76명 중 여성 임원은 1명에 불과했다. 미등기임원 68명 중 여성은 0명이었다. 2022년과 비교해 미등기임원의 숫자가 6명 늘어났음에도 여성에게 승진 기회가 주어지지 않은 것이다. 기업 내부에서 성차별이 존재하고 있는 셈이다.현대제철은 2022년 2월부터 전 직원을 대상으로 ESG 마인드셋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ESG 마인드 확립을 목표로 하며 교육의 세부 내용은 ESG의 개요와 윤리·인권·안전·환경 등이다. 국내 임직원과 해외 주재원을 대상으로 진행해 총 이수율은 99.86%로 집계됐다. 교육이수율이 높다고 잘 실천할 것이라 보기는 어렵다.현대제철은 2023년 9월 충남산학융합원에서 충남도 중소기업 13개사 근로자를 대상으로 현장 5S 및 설비개선 실무과정 교육을 실시했다. 지역 중소기업의 제조경쟁력 강화를 지원하기 위한 목적이다. 현대제철의 제조혁신 지식을 활용한 교육 콘텐츠를 개발해 지역균형발전 협력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 2050년 넷제로 달성 목표... 2022년 국내 온실가스 배출량 상위 7위현대제철은 2050년 넷제로(Net-Zero) 달성을 목표로 탄소중립 로드맵을 발표했다. 사업장의 탄소 직·간접 배출량을 2018년 3026만 톤(t)에서 2030년까지 2663만t으로 12% 감축할 계획이다. 고로 제품의 품질을 유지하며 저탄소 배출을 실행하기 위해 새로운 전기로-고로 복합 프로세스 생산 체제인 하이큐브(Hy-Cube)를 구축할 예정이다.현대제철은 홈페이지에 환경영향 저감 설비로 밀폐형 원료처리시설과 부산물 자원화 설비를 소개했다. 밀폐형 원료 처리 시스템을 원료의 하역, 운송, 저장을 포함한 전 과정에 도입해 분진 비산 발생을 최소화해 원료손실과 환경 오염 가능성을 낮췄다. 부산물 자원화 설비는 제철소에 발생한 슬래그, 분진 등의 부산물을 제철 원료의 대체재로 성형하거나 폐기물을 안전하게 처리하는 설비다.환경부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에 따르면 2022년 업체별 온실가스 배출량에서 현대제철은 7위로 전년과 순위가 같았다. 다만 온실가스 배출량은 2022년 2850만741톤(t)으로 전년 대비 1만1436t 늘어났다. 2022년 국내 온실가스 배출량 상위 10개 업체 중 제철업체는 포스코와 현대제철 2곳이었다.1위인 포스코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7018만5587t으로 현대제철과 비교해 2배 이상 많았다. 탄소중립을 추진했음에도 상위 10개 업체가 총배출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22년 45.4%로 2021년 45.2% 대비 소폭 상승했다.현대제철은 2018년 배출권거래법 위법으로 환경부로부터 과태료 2000만 원을 부과받았다. 2015년과 2016년에 각각 온실가스 배출량 명세서의 배출량을 잘못 선정해 연간 300만t씩 축소 신고된 것이다. 검증 장치가 제대로 작용되지 않은 것에 대해 과태료 부과로 끝나지 않고 제도운영의 엄격한 평가와 수행 과정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현대제철은 2024년 6월 제2회 제철 부산물 활용 건설재료화 기술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제철 부산물에 대한 재활용 기술과 현황을 관련 업계 관계자들과 공유했다. 제철 부산물을 활용한 자원화 기술인 △전로 슬래그를 활용한 시멘트 대체재 △석회석과 대체 가능한 비탄산염 원료 △환원 슬래그를 활용한 특수 시멘트 등의 기술 사례를 발표했다. ◇ 환경은 불가피해도 안전사고를 경영진 인식변화로 예방 가능△거버넌스(Governance·지배구조)=거버넌스의 제도운영에서 ESG 헌장을 제시하지 않은 것은 경영진의 ESG 경영 의지를 의심하게 한다. 경영진과 임직원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투명한 지배구조 헌장을 수립하면 충분히 보완할 것으로 보인다.△사회(Social)=최근 10년 동안 산재 사망사고가 끊이지 않고 일어나며 현대제철은 노동부로부터 2번이나 특별근로감독을 받았다. 안전사고에 대한 경영진의 인식 변화와 협력업체의 안전교육을 강화하지 않으면 중대재해처벌법의 규제를 피하기 어렵다.△환경(Environment)=탄소중립을 목표함에도 오히려 탄소배출량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철강산업의 여건을 고려하면 완벽한 탄소중립이 어렵더라도 점진적인 시스템 개선으로 노력해야 할 부분이다. ⋇팔기(八旗)생태계(8-Flag Ecosystem)=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정부·기업·기관·단체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평가하기 위해 국내외 전문가들과 협력해 개발한 모델이다. 팔기는 주역의 기본 8괘를 상징하는 깃발, 생태계는 기업이 살아 숨 쉬는 환경을 의미한다. 주역은 자연의 이치로 화합된 우주의 삼라만상을 해석하므로 기업이 직면한 다양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찾는데 유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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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은 다른 대기업과 달리 장기적인 비전을 설정하지 않고 있다. 비전이 명확하지 않는 기업이 어떻게 대기업으로 성장했는지 이해하기 어렵지만, 각종 자료를 검토해 본 결과 비전이 명확하지 않다.단기적인 사업목표를 설정하고 있으며, 박근혜정부가 들어선 이후 사회적 책임에 대한 고민은 다양하게 하고 있다. 대림의 기업문화를 진단하기 위해 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개발한 SWEAT Model의 1번째 DNA인 비전(Vision)을 목표(goal)와 책임(responsibility) 측면에서 평가해 보자.◇ 한숲정신과 5가지 중장기 전략으로 글로벌 기업 지향대림이 창업초기부터 이념으로 제시하고 있는 ‘한숲정신’은 풍요로운 삶의 가치를 창출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대림의 자료에 따르면 한숲의 ‘한’은 ‘크다, 높다, 넓다, 밝다, 중심이다, 우두머리, 우주, 하나인 동신에 무한하다’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숲’은 온갖 풀과 나무들이 무성하게 어우러지고 새들과 짐승이 깃들어 사는 대자연으로 세상의 온갖 사물을 품고 받아들이는 너그러움, 무한히 변화하고 번성하는 풍요로움, 생명력 등을 상징한다. 한숲정신이 좋은 의미를 갖고 있지만 대림의 이미지와 직접 연결되지는 않는다. 대림의 주력사업이 건설업으로 새로움을 창조하기도 하지만 파괴도 하기 때문이다.건설업이라고 하면 창조보다는 파괴라는 이미지를 떠 올리는 사람이 많다. 대림의 오너와 경영진이 직원이나 이해관계자를 푸근하게 감싸거나 풍요로운 삶을 만들어 주기 위해 노력한다고 느끼는 사람도 많지 않다.기업의 정신과 이념은 구성원의 생각을 지배하고 행동으로 연결될 때만이 가치를 가진다. 대림이 오랫동안 한숲정신을 강조했지만, 실제 기업의 경영과는 거리가 멀다는 평가를 받는다.최근에 대림산업은 100년, 200년 기업을 목표로 5대 중장기 전략을 세웠다. 5대 전략은 마케팅 중심의 경쟁우위 창출, 한국형 해상 특수교량 기술력으로 해외시장 도전, 냉난방 에너지 소비량 제로(ZERO) 도전, 생산시설 분야 사업확대, 발전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집중 육성 등이다.마케팅 중심과 생산시설 분야 사업확대, 발전사업 육성은 기업의 영업전략과 관련이 있다. 반면 특수교량 기술력과 냉난방 에너지 소비량 감소 등은 기술개발 전략이다. 국내 기업이 취약한 영역이 마케팅이다. 성실하게 열심히 노력하는 것만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다. 시장에서 원하는 제품과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시장조사에서부터 제품기획, 영업, 사후서비스까지 마케팅과 연관되지 않은 영역은 없다. 동일한 기술력이라도 어떻게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키느냐에 따라 경쟁력이 달라진다.LG전자와 더불어 국내 가전업체에 불과하던 삼성전자가 글로벌 대기업으로 성장하게 된 것도 마케팅전략 덕분이다. 삼성전자는 전문가들에게 카피 캣(copy cat, 모방자라는 뜻)이라는 조롱을 받고 있지만, 적극적인 시장조사와 모방전략 덕분에 급성장할 수 있었다.5대 전략 중 눈에 띄는 것은 에너지 효율 냉난방기술개발이다. 에너지가격이 급등하면서 건물의 에너지 효율이 높이는 것이 중요해졌다. 건물도 단순하게 외형만 그럴듯하게 지어 팔던 시대는 지나갔다.아파트를 포함한 건설시장이 공급자 중심에서 소비자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 국내에서 아파트 미분양이 쌓이고, 건설시장이 침체된 것도 건설회사들이 패러다임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대림산업이 에너지효율을 높이는 기술을 개발하는 목표를 세운 것은 좋지만, 실제 구현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대림산업은 토목위주의 단순 건설회사로서 단열재나 건축자재에 대한 기술과 지식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 대림이 한숲정신을 내 세우고, 대림산업이 5대 전략으로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 가시적인 효과는 나지 않고 있다. 발전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영역이기는 하지만, 플랜트위주의 사업을 하던 대리산업이 단기간에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대림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고자 한다면 한숲정신을 구체화하고 구성원 모두가 공유해야 한다. 지금까지 많은 대림의 임직원을 만났지만 한숲정신에 대한 설명을 하는 사람은 없었다. 오랫동안 기업문화를 연구하면서 대림의 정신이 한숲정신이라고 특정하는 사람도 만나지 못했다. 대림이 경영이념을 정립하는데 성공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대림이 100년 기업이 되고자 한다면 기업비전부터 고민해야 한다. 그 이후에 2011년에 수립한 3가지 경영목표인 변화요인에 대응하는 시장대응력 강화, 핵심역량을 강화하는 사업경쟁력 강화, 조직 및 인력체질 개선을 실천할 필요가 있다. 주력인 건설시장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시장이 요구하는 기술을 개발해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 ◇ 협력업체와 상생을 통해 성장한다는 기업 철학지난해부터 경제민주화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면서 협력업체와의 상생에 대한 관심이 높다. 대림은 이미 2006년부터 대림의 경쟁력이 협력업체로부터 나온다는 믿음으로 협력업체를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2006년부터 하도급 대금을 현금과 현금성 자산으로 결제하고 있다. 현금성 결제 외에도 대금지급 모니터링 제도를 통해 2차 협력업체까지 공사대금이 제대로 지급되고 있는지 감독한다. 대기업들이 6개월 어음으로 결제해 하도급업체의 경영난을 가중시키는 것과 차이가 있다. 2010년에는 300억 원 규모의 상생펀드도 조성해 협력업체의 지원에 활용하고 있다. 상생펀드로 자금난에 봉착한 협력업체에 무보증, 무이자 지원을 한다. 계약이행보증보험을 들지 않아도 되도록 해 보증수수료를 절감하도록 한다.현금결제나 보증보험면제와 같은 제도는 여러 대기업이 도입하고 있지만, 대림이 시행하고 있는 최저가 낙찰 심의제도를 도입한 대기업은 많지 않다. 낙찰금액이 사업예산의 82%이하일 경우에는 최저가보다는 최적가로 계약해 적정 이윤을 보장해 준다. 대림의 상생프로그램 중 돋보이는 것 중 하나가 공생발전시스템이다. 협력업체의 경쟁력을 향상시켜 매출도 늘려준다.2002년에 도입한 D&P(Design & Procurement)제도는 설계와 디자인단계에서부터 협력업체와 공동으로 작업을 한다. 협력업체는 대림의 선진기술을 배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안정적으로 공사를 수주할 수 있다. 협력업체와 동반해 해외 건설시장도 진출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정책과는 반대로 최근 대림의 계열사인 삼호가 하도급업체를 불공정하게 대우하다가 공정거래위원회에 적발되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삼호가 하도급업체에 설계변경에 따른 대금을 제때 지급하지 않았고, 현금결제비율도 지키지 않았다고 시정하라고 명령했다. 삼호는 대림산업, 고려개발과 같이 대림의 주력 건설업체다. 최근 발생한 대림산업 여수공장에서 발생한 폭발사고는 대림의 공생발전시스템에 대해 불신을 초래했다. 산업현장에서 안전사고가 발생하는 것은 불가피한 일이지만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안전조치를 하지 않고, 안전이 담보되지 않은 위험한 업무를 영세한 협력업체에 맡겼다는 것은 대림의 기업가치를 훼손하는 행위이다. 고용노동부는 사고발생 이후 여수공장에 대한 특별감독을 실시했고, 1,000 건이 넘는 위반사례를 적발했다. 주요 위반사례를 보면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안전밸브조차 설치하지 않았다. 위험한 작업을 감독해야 하는 안전관리 업무도 무자격자에게 맡겼다. 취급하는 화학물질의 위험성이나 비상조치요령도 작업자에게 알려주지 않았다.작업을 안전하게 관리하기 위한 안전보건관리비도 원가절감을 이유로 계상하지 않았다. 영세한 업체는 작업이 안전하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살아남기 위해 수주를 했고, 안전교육조차 하지 않은 근로자들을 작업현장에 투입했다. 참사는 이미 예고된 것이나 마찬가지였던 것이다.영세한 협력업체도 협력업체이고, 이들 협력업체에서 일하는 근로자도 대림의 경쟁력에 일조를 하는 사람들이다. 대림은 경쟁력이 협력업체에서 나온다는 신념으로 상생펀드도 조성하고, 공생발전시스템도 운영하고 있지만, 여수공장의 폭발사고로 이미지가 훼손되었다.근로자의 건강을 위협하고, 안전사고의 위험이 높은 작업은 잘 훈련된 직원들이 수행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노조의 반대로 외주를 주는 것이 관행화되어 있다. 자기 직원의 안전과 건강은 중요하고, 협력업체 직원의 안전과 건강은 중요하지 않다는 인식을 갖고 있는 것이다.대기업들은 정부의 눈치만 살피면서 협력업체와 상생을 말로만 외친다. 협력업체도 대기업의 진심을 믿지 않고, 홍보용으로 추진하는 상생프로젝트에 어쩔 수 없이 얼굴만 내밀고 있다. 전시용 행사조차 대기업의 강압에 의해 참석한다. 국내에서 존경 받는 대기업이 하나도 존재하지 않는 이유다.대기업이 국내산업발전에 기여한 공도 크지만, 건전한 산업생태계를 해쳐 국내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훼손한 과오도 작지 않다. 국내 대기업은 다른 대기업이 하는 사업을 모방하고, 다른 업체의 협력업체를 빼앗아 단기간에 사업기반을 구축한다. 대기업과 협력업체의 신뢰관계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대림도 왜 핵심사업에서 확고한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했는지, 말로만 상생을 외치고 있지는 않았는지 곱씹어 봐야 한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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