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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의 전방산업인 자동차, 조선, 기계 등이 부진하면서 세아그룹의 양대 지주회사인 세아제강지주와 세아홀딩스는 해외 판로를 모색하고 있다. 세아제강은 해상풍력 등 신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계획이다. 세아홀딩스는 북미에 현지 거점을 세우는 등 신규 투자를 통해 철강 수입 규제를 벗어나기 위해 노력 중이다.세아제강은 2018년 9월 지주사 체제로 개편하며 세아제강지주와 세아제강으로 강관 사업이 분할됐다. 2024년 하반기 북미 시장의 에너지용 강관 수요가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되므로 미국 내 시장 경쟁력을 키울 방침이다. 장기적으로 액화천연가스(LNG), 해상풍력 등 에너지 산업에 사용되는 친환경 강재를 개발해 수익구조를 다각화한다는 구상이다.세아제강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현황을 진단하기 위해 홈페이지, 국가정보전략연구소(국정연) 데이터베이스(DB), 국정감사·감사원·사법기관 자료, 각종 제보 등을 참조했다. 글로벌 스탠다드를 지향하며 개발된 ‘팔기(八旗)생태계(8-Flag Ecosystem)’ 모델을 적용해 세아제강의 ESG 경영 현황을 진단해 봤다. ▲ 세아제강의 ‘팔기(八旗)생태계(8-Flag Ecosystem)’ 모델 평가 결과 [출처=iNIS]◇ 그룹 차원의 ESG 경영 고도화 목표... 통합 정보관리 플랫폼 실시간 운영세아그룹은 2022년 주요 계열사별 ESG 전담 조직을 신설하며 그룹 차원의 ESG 경영 고도화를 목표로 정했다. 2023년 ESG 경영 핵심 이슈로 △반부패·윤리경영 강화 △사업장 안전·보건 환경 조성 △기후변화 대응을 선정했다. ESG 경영이 글로벌 투자원칙으로 자리매김했기 때문이다.세아제강은 그룹 공통의 과제에 따라 ESG 전략(PROMISE) 방향을 △깨끗하고 지속가능한 환경 △안전하고 공정한 사회 △건전하고 투명한 지배구조로 결정했다. 홈페이지에 ESG 경영정책으로 이해관계자 정책, 인권경영헌장, 윤리헌장, 준법경영 헌장, 제3자 행동강령, 기업지배구조 헌장 등은 공개했으나 ESG 경영헌장은 없었다.2022년 통합 정보관리 플랫폼인 에스에이치이(SHE)를 개설했다. SHE는 안전(Safety), 보건(Health), 환경(Environment)을 의미하며 ESG 정보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목적이다. 플랫폼 내에서 안전통계 데이터, 오염물질 배출량 관리, 통계분석 데이터 등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다. SHE 시스템 모바일 앱인 세아키퍼를 구축해 시스템의 현장 접근성을 강화했다.2024년 사외이사 수를 기존의 2명에서 4명으로 늘렸다. ESG 경영에서 강조하는 기업 투명성 및 기업 지배구조를 강화하기 위한 목적이다. 이사회 구성을 사내이사 3명과 사외이사 4명으로 전환하며 보다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경영 판단을 내리고자 노력하고 있다.2023년 매출액은 1860억9046만 원으로 2022년 1801억8350만 원 대비 3.3%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391억 원으로 2022년 2151억 원과 비교해 7.8% 늘었다. 당기순이익은 1888억 원으로 전년 대비 18.5% 올랐다. 2020년 발발한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이 종료되며 경제가 회복되며 실적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세아홀딩스의 2023년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2008억 원으로 전년 1961억 원 대비 2.4% 증가했다. 2023년 연결기준 매출액은 6조4192억 원으로 전년 6조7458억 원에서 4.8% 감소했다. 동기간 당기순이익은 1318억 원으로 전년 1561억 원에서 15.5% 하락했다. 중국산 저가 제품의 유입과 엔화 가치 하락으로 일본산 제품 가격이 하락하며 국내 철강산업 현황이 어려워졌다. ◇ 군산공장에서 원인 불명의 폭발사고... 그룹 내 안전관리 통제 필요2023년 8월 세아제강 군산 공장에서 폭발사고가 일어나 하청업체 노동자 1명이 사망하고 3명이 부상을 입었다. 군산 공장의 파이프 건조공정 덮개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폭발이 발생했다. 덮개 위에서 파이프 도금 작업을 수행하던 노동자가 추락했다. 현장 노동자를 보호할 안전장치도 비미됐다.2023년 3월 세아그룹의 특수강사업을 맡고 있는 세아베스틸에서 사고가 발생한 지 얼마 안 된 시기였다. 세아베스틸 군산 공장은 지난 2년 동안 안전사고로 4명이 사망했다. 2024년까지 안전중심 대책을 수립하고 안전관련해 1500억 원을 투자했다.세아제강은 2023년 6월 미국에서 2021년 발생한 안전사고에 대한 US$ 5000만 달러(약 652억 원) 규모의 손해배상소송을 당했다. 원고 측에 의하면 피해자는 미국 텍사스주 리처드슨스틸 터미널(Richardson Steel Terminal)에 하역된 세아제강 파이프 제품을 점검하는 업무를 담당했다. 피해자는 적재된 파이프를 트럭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무너진 파이프에 깔려 사망했다.원고 측은 세아제강의 비즈니스 활동 중에 일어난 사건이므로 선박하역 업체와 함께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아제강이 안전 수칙을 준수하지 않았으며 안전한 작업환경이 조성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세아제강 측은 현지 하역 및 적재관리 등은 별도의 전문업체가 담당하므로 실질적 과실 여부는 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세아제강은 2023년 한국철강협회가 주관하는 Metal-DX/AI(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인공지능) 융합교육 과정을 수료했다. 철강산업 내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스마트팩토리를 구축하기 위한 목적이다. 세아제강의 각 사업장별 품질부서는 DX와 AI 데이터분석을 품질관리분석에 활용하고 있다.세아제강은 스마트안전시스템(SSE)를 도입해 중대재해 제로(ZERO)화 및 안전사고 예방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AI 및 SMART 안전장치를 크레인 안전시스템, 위험지역 출입통제시스템, 스마트카메라 제어시스템, 화재 감지 시스템 등에 도입했다. 포항과 순천공장에 안전문화센터를 운영하고 사고예방 교육을 확대했다.세아제강은 2022년 회사 임직원과 노동조합위원장 등과 임단협 무교섭 타결 조인식을 시행했다. 노조는 2020년 임금교섭을 회사에 위임하며 3년 연속 무교섭 타결을 진행했다. 전 임직원이 한마음으로 미래로 나아가자는 동심만리(同心萬里)의 비전으로 상호존중의 선진적인 노사관계를 추구한다. 매월 노사 간의 협의체 운영을 통해 사전 조율과 노사 문제 등을 처리하고 있다. ◇ 2050년 탄소중립 목표... 포트폴리오를 친환경 에너지 강관 중점으로 전환 계획세아제강지주는 3월 세아씨엠, 동아스틸과 함께 환경 관련 비영리단체인 E-순환거버넌스와 폐전기·전자제품 자원순환 협력체계을 구축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을 통해 3개사 사내에서 폐기되는 전기·전자제품을 E-순환거버넌스가 재자원화하는 자원순환체계를 구축할 방침이다.세아제강은 2023년 3월 E-순환거버넌스와 업무협약을 체결해 2023년 총 4103킬로그램(Kg)의 순환자원을 생산했다. 그 외에도 전문업체를 통해 강관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인 스크랩과 슬래그 폐기물 등을 위탁처리해 재활용 비율을 높였다. 2022년 신설한 SHE 기획팀을 통해 환경경영 전략 수립 및 관리 등 전사적 환경경영체계를 구축했다. 지속가능한 환경경영을 구축하기 위해 포항공장, 군산공장, 순천공장, 창원공장 등 전 사업장에 환경경영시스템(ISO14001)을 도입했다.환경분야 컴플라이언스 프로그램(CP)으로 환경법규 준수 및 환경 사고 예방, 자원 순환 등의 활동을 운영하고 있다. 홈페이지에 공개된 '2050 탄소중립 로드맵'에 따르면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대비 15% 감축하는 것을 목표로 정했다.포항공장은 2022년 11월 전기저항용접(ERW) 및 잠호용접(SAW) 강관에 대한 미국 안전규격 개발기관인 UL(Underwriters Laboratories)의 환경성적표지(EPD) 인증을 획득했다. EPD 인증을 받으려면 제품 및 서비스의 전 과정에서 발생한 환경적 영향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지속가능한 방식을 활용해 제조된 건축자재를 쉽게 비교, 판단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2022년 자회사인 세아윈드(SeAH Wind)의 해상풍력 모노파일(하부구조물) 제조시설 착공식을 개최했다. 제조시설은 영국 북동부 티사이드(Teesside) 프리포트 경제특별지구에 위치하며 2024년까지 3억 파운드(4689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화석연료 에너지용 강관 제품 위주의 포트폴리오를 친환경 에너지강관으로 전환하려는 것이다.해상 풍력발전용 모노파일(Monopile)은 풍력발전기의 날개와 발전용 터빈을 지지하는 구조물이다. 육상 모노파일과 비교해 길이가 길고 해저에 세우며 바다의 수압, 파도, 부식 등 다양한 변수에 견딜 수 있는 기술력을 요구한다. 풍력발전 사업은 친환경 경영에도 도움이 되지만 사업 포트폴리오 확보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 계열사별로 안전대책 미비점 보완 및 준수 의지 강화 필요△거버넌스(Governance·지배구조)=지주 체계로 전환되며 오너 3세들에게 사업이 분산됐다. 세아제강지주를 밑은 이주성 사장은 한국형 그린뉴딜사업 중 하나인 해상풍력 구조물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ESG 경영 전략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친환경 철강사업으로 전환하겠다는 의지가 강한 것은 긍정적이다.△사회(Social)=그룹 내 계열사에서 안전사고가 계속 발생하고 있어 안전보건체계는 미흡하다고 평가된다. 주요 계열사별로 ESG 전담 조직을 신설하는 것과 별개로 서로 안전 대책의 미비점을 보완하고 준수 의지를 강화할 필요성이 크다.△환경(Environment)=친환경 에너지 강관으로 사업을 전환하겠다는 의지는 긍정적이나 제조시설의 운영이 본격화되지 않았기에 섣부른 전망은 이르다.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구축하려는 시도를 끊임없이 주시해 실천 의질르 평가해야 하는 이유이다. ⋇팔기(八旗)생태계(8-Flag Ecosystem)=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정부·기업·기관·단체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평가하기 위해 국내외 전문가들과 협력해 개발한 모델이다. 팔기는 주역의 기본 8괘를 상징하는 깃발, 생태계는 기업이 살아 숨 쉬는 환경을 의미한다. 주역은 자연의 이치로 화합된 우주의 삼라만상을 해석하므로 기업이 직면한 다양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찾는데 유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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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 사상구에 위치한 사상공단은 1968년 착공해 1975년 완공된 산업단지로 낙동강 동쪽의 저습지대를 개발해 조성했지만 법적으로 공업단지는 아니다. 1980년대 부산 최대 공업단지로 성장했지만 1990년대 이후 신발공장 등이 저렴한 인건비를 찾아 해외로 떠나면서 쇠퇴하기 시작했다.사상공단은 공단으로서 기본적인 인프라가 미비하고 노후공장이 밀집해 있어 재개발이 불가피하지만 개선대책을 마련하기 쉽지 않아 도심 재생사업을 선택했다. 부산시가 국토교통부와 협력해 첨단산업단지로 개발하겠다는 청사진을 펼친 지 오래됐다.하지만 사상공단을 상전벽해(桑田碧海) 시키겠다는 계획의 성과는 미미하다 못해 초라한 수준이다. 기피대상이 된 공단을 산업∙상업∙문화∙주거가 복합된 첨단지역으로 건설하겠다는 계획서만 남았다.부산시 사상공단의 안전을 평가하기 위해 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개발한 ‘K-Safety 진단모델’을 적용해 보면 다음과 같다.▲ K-안전진단 모델로 평가한 부산 사상공단 [출처=iNIS]◇ 서울 구로디지털단지가 모범답안이지만 성공 가능성은 낮아부산시는 2016년 민선 6기의 역점사업으로 사상공업지역을 첨단스마트시티로 건설하겠다며 포부를 밝혔지만 지지부진한 상태이다. 사물인터넷(IoT)을 기반으로 한 지능형 공장인 스마트팩토리, 첨단 IT 및 유비쿼터스 기반의 U-City 조성 등으로 산업 재구조화 및 고도화라는 말 잔치만 늘어놨다.당시 사상공단의 도시재생사업에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도시혁신 경험을 연구해 모델로 활용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바르셀로나는 낙후된 포블로우 공업지역을 지역집약형 첨단산업단지로 탈바꿈하는데 성공했기 때문이다.2018년 6월 민선 7기 시정이 시작되면서 2030년까지 ICT 융합산업, 지능형 메카트로닉스 등 유망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해 산업구조를 고도화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환경오염 물질을 발생하는 기업은 강서구에 대체 산업단지를 확보해 이전을 지원할 방침이다.한때 영남권의 대표공단으로 수출확대에 1등 공신이었던 사상공단이 과거의 영화를 회복할지는 부산시와 사상구의 의지와 노력에 달려있다고 볼 수 있다.사상공단은 부산의 서쪽 변두리에 위치하고 있어 각종 오염물질을 배출하는 기업들이 몰려들면서 난 개발로 몸살을 앓고 있다. 공단지역은 앞을 보기 어려울 정도의 미세먼지, 숨을 쉬기 힘든 수준의 악취, 귀가 멍해지도록 들리는 소음, 각종 분진 등으로 단순히 걷는 것조차 편안하지 않다.눈에 보이는 환경오염이 이 정도라면 숨어 있는 안전사고는 헤아릴 수조차 없을 것으로 추정된다. 비닐공장, 고무공장, 부품공장, 우레탄공장 등이 밀집해 고무 타는 냄새가 진동하고 금형공장의 소음도 난청을 일으킬 정도로 심한 상태이다. 고용을 창출하고 수 많은 근로자의 일터이기 때문에 무작정 공단을 이전하거나 폐쇄하기도 어렵다.부산시가 사상공단을 첨단지식산업단지로 조성해 문화쇼핑, 리버프론트, 사람과 기술∙문화로 융성하는 부산의 대표지역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구상이 실현되기를 간절히 바란다.과거 추진실적을 평가해보면 사상공단의 사업은 계획대로 추진될 가능성이 낮다. 아마도 관계자들은 서울 구로디지탈단지와 같은 모습을 상상하겠지만 서울과 부산이라는 지역적 한계, 강남 테헤란밸리의 비싼 임대료를 피하려는 벤처기업의 이전 수요 등에서 차이로 어려움이 예상된다. ◇ 수십 년간 단속 노력에도 불구하고 근본적인 오염원 차단에 실패사고발생 가능성 평가사상공단은 다양한 영세 제조업체가 몰려있어 폐수배출, 악취 등으로 환경오염이 가장 큰 안전문제로 꼽히고 있다. 환경오염은 화재, 폭발 등과 달리 안전사고가 장기간에 걸쳐 나타나고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을 뿐이다. 사상공단에서 발생한 주요 환경오염 사고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2014년 6월 부산시 특별사법경찰과는 사상공단에 위치한 18개 업체를 대기환경보전법 등을 위반했다고 통보했다. 도금시설에서 발생한 염화수소 등 유독가스를 송풍기로 외부로 내보내다가 적발됐다. 세정직 집진시설을 가동해야 하지만 폐수 위탁처리비용을 줄이기 위해 불법적으로 배출한 것이다. 염색업체는 폐염색약과 세척폐수를 무단으로 방류했다.2013년 11월 부산시는 사상공단 등 낙동강 유역에 위치한 업체 94곳을 불시에 단속한 결과 27개 업체가 오염물질을 배출했다고 밝혔다. 2014년 12월 사상구는 ‘악취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악취민원이 심각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2015년 5월 사상구는 지역 주민 20명으로 악취모니터링단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악취가 발생하는 사업장의 이름, 악취 강도, 냄새 특징 등을 기록해 공무원에게 신고하면 단속반이 현장조사를 나가는 방식을 채용했다. 공무원 12명이 교대로 오후 10시까지 악취민원을 실시간으로 처리했다. 현재 기준 사상구 지역에 대기오염물질 배출업소만 303곳에 달한다.2016년 4월 사상구는 악취감시차량은 운영한다고 밝혔다. 기존 환경오염물질 배출업체 지도점검용 승합차에 원격 악취 포집기, 악취 감지센서 등을 탑재했다. 주간에는 악취 발생지점을 순찰하고, 야간에는 악취가 고질적으로 발생하는 업체 인근에 대기하면서 악취를 실시간으로 측정했다.2017년 6월 1일 사상구 덕포동의 폐수처리공장에서 이산화질소가 유출돼 공장 주변 주민 2만명이 긴급 대피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폐수 저장조에서 발생한 가스는 굴뚝과 건물 틈을 통해 주변으로 확산됐다.이와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환경오염 문제가 전혀 2019년 1월부터 사상구는 전국 기초자치단체 중 처음으로 미세먼지, 악취 등 지역환경을 24시간 종합관리하기 시작했다. 오염문제는 심각한데 오염원에 대한 근본적인 단속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수십 년간 노력에도 불구하고 개선하지 못해 향후 전망도 불투명하다고 예상할 수 있다. ◇ 악취와 미세먼지를 막는 나무를 심는 소극적인 방법 추진사고 방어능력 평가2018년 5월 부산시는 새벽 시간대에 낙동강 하구로 폐수를 무단 방류한 사상공단 등에 위치한 7개 업체를 적발했다. 오∙폐수를 처리하는 강병하수종말 처리장에 심야에 악성 고농도의 폐수가 유입돼 처리장 내 미생물의 활동이 중단되는 사례가 발생해 원인을 찾기 위해 업체를 찾아낸 것이다. 폐수무단방류, 폐수배출배관 임의변경, 폐수량 계측장비 미 설치 등의 사례가 드러났다.부산시 행정사무감사자료에 의하면 2019년 1~9월 부산지역 대기오염 측정소 26곳의 초미세먼지수치를 측정한 결과 사상구 학장동이 29㎍/㎥를 기록해 가장 높았다.전체 초미세먼지 농도는 23㎍/㎥로 수백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미세먼지를 줄이고 있지만 효과는 거의 없었다. 사상구는 사상공단이 위치해 있다.부산 사상구는 2014년부터 심한 악취로 몸살을 앓고 있던 사상공단에 팽나루 등 7만그루를 심었다. 팽나무는 대기오염물질을 정화하는 데 탁월한 능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학장천 제방에도 백목련 등 2만6000그루의 나무를 심어 악취저감 수림대를 조성했다. 2019년 8월에도 10억원을 투입해 사상공단지역에 미세먼지를 차단하는 숲을 조성했다.2018년 8월 최악의 폭염으로 인해 사상공단에서 온열환자가 50명이나 발생했다. 부산시 전체 환자 177명 중 30% 이상을 점유한 것이다. 환자 대부분은 공단 노동자, 서비스∙판매업자, 주차∙청소 관련 종사자로 나타났다. 사상구는 공단지역 온도를 떨어뜨리기 위해 살수차를 동원해 노면 살포작업을 진행했다.영세업체들이 비용을 줄이기 위해 환경오염 물질을 배출해도 악취와 미세먼지를 줄이는 나무를 심는 소극적인 대응방안만 가능할 뿐이다.공단은 오염원이기도 하지만 지역주민의 일터이기 때문이다. 환경오염으로 인한 폐해보다는 눈 앞의 밥상이 눈에 더 아른거리는 것도 지방자치단체가 강력하게 단속하기 어려운 이유다. ◇ 관리감독기관의 무능과 직무유기로 수 많은 근로자 고통 받아자산손실의 심각성 평가2016년 2월 사상구보건소는 만성폐쇄성 폐질환(COPD) 재활사업’을 진행했다. 만성폐쇄성 폐질환은 유해한 입자나 가스가 폐에 들어가 염증이 발생하면서 폐 기능이 떨어져 호흡곤란을 일으키는 병이다. 대기오염과 흡연이 폐질환의 원인인데 사상공단의 미세먼지와 악취로 관련 환자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부산시 보건환경연구원에 따르면 2016년 2월 사상공단 내부에 흐르는 감전천의 다이옥신 농도를 조사한 결과 ℓ당 평균 1.251 pg(피코그램)-TEQ로 일본의 하천수질기준 1pg-TEQ를 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플라스틱을 태울 때 발생하는 다이옥신도 1급 발암물질이다.지난 40년 동안 얼마나 많은 근로자와 주민이 환경오염으로 인한 질병에 감염됐고, 직∙간접적인 피해를 입은 지 아무도 알지 못한다. 하지만 정부기관이 집계하는 것보다는 훨씬 많을 것이라는 사실은 명확하다.관리감독기관의 무능과 직무유기가 원인이지만 아직도 해결되지 않아 오늘도 수 많은 근로자들이 고통을 받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 지역주민과 상생할 수 있는 지속가능성장 기반 구축해야 미래 밝아안전 위험도 평가사상공단의 안전위험도를 종합적으로 평가하면‘Severe: 심각한 수준의 위험’으로 안전관리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부산시, 사상구, 고용노동부, 고용복지공단, 중기벤처기업부 등이 제시된 잠재적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빨리 대응책을 마련하고 기존 안전 매뉴얼을 보완해야 한다.개발독재시대에 먹고 살기 위해 위험한 작업장에서 수십 년 동안 일한 결과 한국경제의 발전을 이뤘지만 너무나도 많은 근로자들의 희생이 뒤따랐다. 이제라도 환경오염으로부터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한 안전 매뉴얼을 만들어 실천해야 지속가능성장 기반을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부산시와 사상구도 공단 입주업체들을 설득해 단기간의 비용절감보다는 지역주민과 상생하는 공단을 만들기 위한 종합계획을 수립하기를 바란다.– 계속 -▲ 민진규 국가정보전략연구소 소장 [출처=iN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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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13한국전쟁으로 부흥했지만 산업화에 뒤쳐 지역 도시에 핵심산업 빼앗겨, 부산국제영화제도 공무원의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해 퇴보하고 있어▲부산시청 전경(출처 : iNIS)▶ 경제가 추락하면서 이권과 뇌물을 챙기는 공무원이 나타나사회부산 인구는 1995년 388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340만명 수준으로 감소했다. 2017년 4월 기준 349만명이었지만 1년 후인 2018년 4월에는 346만명으로 3만명 줄어들었다. 서울시와 마찬가지로 고령화와 출산감소도 원인으로 작용했지만 침체된 경제로 인구유인효과가 없었기 때문이다.부산시도 경제가 추락하면서 해운대 엘시티 등과 같은 지역 개발사업에 연루된 공무원의 부정부패가 끊이지 않았다. 엘시티의 뇌물사건은 전국적인 관심을 끌었고, 다수의 고위직 공무원과 지역 정치인이 연루된 것으로 드러났다.부패 혐의를 받았던 전임 시장들의 정치행로가 드라마처럼 전개됐다. 뇌물을 공여한 것으로 알려진 사업가가 수뢰자인 공무원과 정치인을 보호하기 위해 ‘모르쇠’로 일관하면서 오히려 ‘진짜 사나이’의 표본으로 칭찬받는 기이한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고위공무원이 아들의 취업을 대가로 시 금고 선정에 영향력을 행사했거나 행정편의를 봐주면서 뇌물을 챙기거나 향응접대를 받은 공무원도 끊이지 않고 나타났다.2016년부터 2018년 상반기 동안 부산시 공무원 77명이 형사처분으로 징계를 받았다. 뇌물수수가 7명, 상해와 폭행이 5명, 음주운전이 24명 등으로 집계됐다. 최고 단계인 당연퇴직을 당한 3명을 포함해 11명이 중징계를 받았다. 현금지급기에 있던 금품을 훔친 경우도 있었고, 술집에서 술값을 내지 않고 영업을 방해하다 정직처분을 받기도 했다.부산은 6∙25전쟁으로 전국 각지의 피난민이 몰려들면서 자연스럽게 인구는 불어났지만 지역 특유의 정체성은 사라졌다. 서울이나 경북 등의 지역에서 온 피난민들은 국군의 북진을 따라 삶의 터전으로 돌아갔지만 함경도 등 이북에서 내려온 사람들은 부산을 고향을 삼아 정착해 토박이가 됐다.전쟁 이후에도 1970년대까지 한국경제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하면서 호남과 영남의 시골사람들이 먹고 살기 위해 부산으로 몰려들었다. 출신지와는 상관없이 부산만의 독특한 정서를 창출했지만 여전히 영남과 호남세력이 치열하게 대립하고 있는 대표적인 도시이다. PK의 중심지이면서 나름 야당의 냄새를 풍기는 이유이다.전쟁 와중에 살아남는 것이 중요했고 구호물자의 배분 등 이권으로 통해 자연스럽게 기본적인 윤리를 챙길 겨를이 없었다고 볼 수 있다.보수정권의 산물인 부패도 능력으로 치부되는 시기가 오래 유지됐고 한국사회 전체가 부패했던 것도 부정부패를 일소할 수 있는 기회를 잃도록 만들었다. 부산이 1980~90년대 마약과 범죄의 도시로 낙인 찍혔던 것도 전혀 새롭지 않은 이유였다. ▶영도다리가 추억의 명소이지만 대표적인 상징물로는 부족해문화부산 스스로 2000년이 넘은 항구도시의 역사를 자랑하고 있지만 명확한 문화유산은 전무한 상태이다. 통일신라 시대에 동래군이 설치됐지만 개성을 중심으로 북방을 개척했던 고려시대에서는 존재감이 없었다.조선이 건국되면서 대일 통상∙외교의 중심지로 부상하면서 1397년 태조는 부산진을 설치했다. 임진왜란을 거치면서 부산은 조선과 일본의 통신사가 교류하는 유일한 장소로 자리매김했다.일제 강점기를 거치면서 한때 부산은 일본의 선진문화를 받아들일 수 있는 최전선이었다. 해방 이후에도 정부가 규제했던 일본의 만화책, 영화, 게임 등이 선박을 통해 부산항에 유입됐고, 일본 방송을 청취할 수 있게 되면서 일본 애니메이션 매니아들이 가장 사랑하던 도시였다. 1998년 정부가 일본 대중문화의 유입을 허용하고 인터넷 시대에 접어들면서 과거의 명성은 바다의 아침안개처럼 사라졌다.200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도시에 변변한 문화재 하나 없다는 것은 충격적이다. 기껏해야 임진왜란 당시에 결사항전을 주도했던 동래성, 6∙25전쟁의 애환이 깃든 영도다리와 국제시장이 전부이다.이탈리아 나폴리와 같은 아름다운 항구, 오스트레일리아의 시드니와 같은 유려한 현대 건축물 등이 없는 항구도시 부산은 덩치만 커진 평범한 어촌이라고 볼 수 있다.현재 부산을 대표하는 문화적 이벤트는 부산국제영화제에 불과하다. 1996년 처음 시작됐으며 아시아의 최고 영화제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여전히 유럽의 대표 영화제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초라하다.2011년 영화제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영화의 전당을 설립했다. 민간 주도의 자율성을 보장한다고 주장했지만 2016년 부산시는 민간 전문위원들과 갈등을 빚으면서 영화제의 취지를 퇴색시켰다.2018년 경북 청도군이 지역의 명물인 ‘청도세계코미디아트페스티벌’ 준비과정에서 기획자인 코미디언 전유성과 갈등을 빚은 사례와 유사하다. 한해 20만명이 찾던 철가방극장은 폐허로 변한 것처럼 부산의 국제영화제도 2016년 이후 영화인의 축제에서 멀어지고 있다.문화는 공무원이나 정치인이 주도해 부흥시킬 수 있는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주도하고 통제 가능하다고 착각한 것이다.부산의 문화적 정체성을 파악할 수 있는 상징물도 광안대교나 영도다리 정도밖에 없다. 영도다리는 피난민이 헤어지면 다시 만날 장소로 지정하는 등 애환이 서려있고 특수한 구조로 한때 전국적인 명성을 얻었지만 한물간 추억의 장소에 불과해졌다.개인적으로 부산하면 생각나는 것은 동래산성의 파전과 산성막걸리뿐이다. 자갈치 시장의 아지매나 해운대 백사장의 포장마차는 관광상품으로는 충분히 훌륭하지만 자랑스럽고 대표적인 부산문화유산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봄철마다 기장항에서 대대적으로 펼쳐지는 멸치축제도 인천 소래포구의 주말시장보다 한산한 편이다. ▶ 스마트 팩토리보다는 선박수리업이 미래의 먹거리기술부산이 한국의 경공업을 주도할 때는 합판, 섬유, 신발, 가발, 자전제품 조립 등의 공장이 즐비했고, 젊은 여공들은 산업화의 1등 공신이었다. 단순 조립이나 가공에 불과한 수준이었지만 저렴한 인건비와 장시간 노동으로 농업국가에서 공업국가로 변신시킨 최고의 기술자였다.이후 부산항을 중심으로 원양어업, 조선, 선박수리 등의 기업이 늘어나면서 진정한 산업화 기술을 확보하는데 성공하는 듯 했지만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는 데는 실패했다.현 시장인 오거돈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지식산업을 육성하겠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부산시가 추진하는 지식산업이 무엇인지조차 파악할 수 없었다.부산지식산업센터의 전략은 스마트 팩토리, 스마트 헬스케어 등의 기업을 육성한다고 되어 있고 ICT융합분야 지역 기업의 경쟁력 향상 및 신산업 일자리 창출, 지역경제 활성화 기여 등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부산이 염두에 두고 있는 스마트 팩토리는 독일과 일본이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고 있을 정도로 진입장벽이 높은 기술영역으로 미국조차도 쉽게 접근하지 못하는 산업이다.스마트 헬스케어도 미국과 유럽기업이 글로벌 시장을 주도해 일본기업도 2류에 머물러 있는 영역이다. 나름 미래지향적 산업을 선택했겠지만 달성 가능성은 높지 않다.부산이 전략적으로 집중해 효과를 낼 수 있는 산업은 신발이나 선박수리 등이 아닐까 생각된다. 최근 중국이나 동남아시아로 진출했던 신발공장이 부산으로 리쇼어링(reshoring)하면서 신발소재 등 첨단지식산업이 발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꿈에 부풀어 있다.공장자동화로 인건비를 줄이고 첨단소재 개발, 인체공학적 디자인 등 소위 말하는 고부가가치 지식업무에 주력한다면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고 판단된다.싱가포르도 선박제조에서 수리로 전환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했다. 부산항도 컨테이너선박과 원양어선의 입∙출입이 많기 때문에 기술력과 관련 부품산업만 체계적으로 육성할 수 있다면 선박수리산업의 성장 전망은 밝은 편이다.첨단지식산업은 무조건 컴퓨터와 연결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공무원이 많은데 기계, 주물 등에 종사하는 전통 기술자의 몸에 체화된 암묵지(tacit knowledge)로도 충분히 발전의 토대를 구축할 수 있다.부산의 스마트팩토리나 스마트헬스케어 산업전략이 허상이라는 것은 지역의 기술인재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지방의 거점국립대 중의 하나인 부산대는 한때 SKY(서울대∙고려대∙연세대) 다음을 우수한 인력이 모였던 대학 중 하나였다. PK 지역의 우수 인재가 몰리면서 전자공학, 기계 등의 인력을 양성할 수 있었다.하지만 현재 부산대의 수준은 서울시내 대학은 물론이고 수도권 대학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 SKY출신으로도 쉽지 않은 첨단지식산업을 지역 대학 출신으로 추진하겠다는 구상은 모래성에 불과하다.부산지식산업센터는 수십 개 업체를 수용할 정도이고, 부산시의 산업정책이 전국이나 해외의 신지식업체를 유인할 수 있을 정도로 매력적이지 않다.지식산업도 다수의 유관 기업들이 몰려들어 클러스터(cluster)를 형성해야 시너지가 난다. 한국에서 4차 산업혁명 관련 산업이 지지부진한 것도 클러스터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드론(drone),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로봇(robotics), 빅데이터(big data), 클라우드(cloud) 등이 융∙복합돼야 하는데 개별적으로 따로 국밥처럼 놀고 있다.부산이 스마트팩토리와 같은 산업을 추진하기 이전에 인재를 양성해야 하고 배후에 스마트팩토리 관련 솔루션을 실증 실험할 수 있는 산업단지를 갖춰야 한다.프로토타입(prototype)으로 개발한 시제품을 자체적으로 사용하지 않는다면 수출은 불가능하다. 수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겠다는 각오와 실패를 용인하는 문화가 없다면 4차 산업혁명은 공염불에 그칠 것으로 판단된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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