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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그룹(이하 농심)은 롯데그룹 신격호 회장의 동생인 신춘호 회장이 1965년 세운 롯데공업㈜에서 출발했다. 이미 일본에서 큰 성공을 거둔 형의 사업을 돕다가, 식량사정이 어려운 한국에서 라면사업이 승산이 있다고 판단해 형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과감하게 도전한 것이다.당시 한국정부는 부족한 쌀 사정을 감안해 혼식을 장려하고 있었지만, 기호식품으로 분류되던 라면을 구입할 가능성이 낮다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역발상을 한 것이다. 신춘호 회장은 그 이후에도 도전을 멈추지 않았고, 지난 50여 년 동안 식품사업 외길을 걷고 있는 경영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 과감한 도전정신을 기반으로 소비자 입맛 사로잡아신춘호 회장이 라면사업에 뛰어들 때 한국은 세끼 밥조차 제대로 먹지 못하는 국민들이 다수가 있을 정도로 시장사정은 열악했다. 라면이 기호식품인데, 돈이 없는 사람들이 어떻게 사 먹겠느냐는 우려는 당연했다.하지만 라면이 간식보다는 가난한 사람들의 주식으로 자리매김하면서 시장은 급성장하기 시작했다. 쌀을 살 돈이 없는 사람들은 가격이 저렴한 라면을 구입해 식사를 해결했고, 라면은 가난한 사람들이 고달프게 살아남을 수 있는 주요 식량이 된 것이다. 라면의 발상지인 일본과는 다른 양상이 전개된 것이다. 1965년 롯데공업㈜를 설립해 ‘롯데라면’을 출시했고, 베트남 전쟁에 참전한 군인들에게 한국라면을 공급하기도 했다. 롯데그룹의 신격호 회장은 자신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라면사업을 시작한 동생을 달갑게 여기지는 않았고, 급기야 롯데 브랜드를 사용하지 못하게 했다.형제간의 분쟁으로 인해 1978년 롯데공업㈜를 ㈜농심으로 바꿨다. 농심이 라면사업에 그치지 않고, 스낵, 음료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자 견제를 하기 시작한 것이다. 농심으로 이름을 바꾼 후에도 시장 지배적 사업자인 삼양라면에 밀려 만년 2위를 벗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1980년대에 들어서면서 혁신적은 도전을 하면서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1981년 봉지라면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용기면을 출시했고, 1982년 이후 공전의 히트를 치고 있는 너구리사발면, 육개장 사발면을 시장에 내 놓았다. 같은 해 감자칩인 포테토칩을 출시해 스낵시장 1위를 차지했다.1983년 공장이 위치한 지역의 명칭을 딴 안성탕면, 1984년 짜장면을 라면화시킨 짜파게티를 출시했고, 2개 제품 모두 대단한 인기를 끌었다.이러한 노력결과 1985년 드디어 시장 1위 업체인 삼양라면을 누르고 1위에 등극한 이후 30여년 동안 1위 자리를 내 놓지 않고 있다. 1986년에는 신라면을 출시해 아직까지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 농심이 식품기업으로 급성장하게 된 배경에는 신춘호 회장의 제품개발노력과 시장트렌드 파악능력이 있다는 것을 부인하는 사람은 없다.신춘호 회장은 하나의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길게는 3년 이상 R&D를 하고, 자신이 직접 제품개발 과정을 진두 지휘한다. 소비자 입맛의 변화를 파악하고, 다른 음식의 장점을 라면에 반영하는 식의 제품개발능력은 타사의 추종을 불허한다.도가니탕을 벤치마킹해 소기기라면을 출시하고, 설렁탕의 장점을 살려 고급라면인 신라면 블랙을 시장에 내 놓은 것은 꾸준한 R&D결과다. 신춘호 회장은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 식품이라는 한우물만 한 경영이다. 다른 대기업들이 돈만 되면 무슨 사업이든 벌이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대부분의 대기업이 건설이나 금융사업으로 비자금을 조성하고, 고객돈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 주요 제품의 이름을 자신이 짓고, 파격적인 광고를 선보이는 것도 도전정신의 결과다.농심이 다른 식품기업들이 극심한 부침을 거듭하는 것과 달리 지속적인 성장을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도 신춘호 회장의 고집 덕분이다. ◇ 삼성출신 손욱 회장을 영입해 혁신 추진했지만 절반만 성공1985년 업계 1위 자리를 차지한 이후 적극적인 제품개발과 과감한 마케팅 덕분에 오랫동안 정상 자리를 유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라면과 스낵이 정크푸드라는 인식이 퍼지고, 라면에 들어간 각종 첨가물이 인체에 해롭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라면시장은 정체되기 시작한다.그리고 소비자 수준이 높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식품업체들이 제조공정에서 위생관리를 소홀히 하면서 이물이 혼입되는 사건이 사회적 논란을 초래하기 시작했다. 과거에는 식품에 이물질이 들어 있어도 그냥 넘어가는 소비자가 많았지만, 이제는 언론에 제보하거나 식품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경우가 급격하게 늘어나게 된 것이다. 농심의 경우에도 대표 장수 브랜드 중 하나인 새우깡에 ‘쥐머리’가 혼입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제조공정상에 이물질이 들어갈 수 없다는 식의 대응은 소비자 반발을 불러왔고, 시장에서 신뢰도 저하에 따른 매출감소로 이어졌다.창사 이래 최대의 위기에 직면했다는 내외부의 진단에 따라 전면에 나선 구원투수가 삼성그룹 출신인 손욱 회장이었다. 식품업체도 반도체공장과 마찬가지로 청결을 유지하고, 6시그마를 도입해 불량률을 획기적으로 낮추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그리고 손욱 회장은 정체된 농심에 삼성그룹의 혁신 DNA를 심어 혁신을 상시화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신춘호 회장도 전문경영인체제를 도입해 소유와 경영을 분리해 오너 일방통행식 경영을 타파하겠다는 의지를 대외적으로 밝혔다. 자신의 자녀들에게도 경영에 관여하지 말고, 대주주로서의 역할만 하라고 요구했다.오너경영이 보편화된 한국대기업 경영에서는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고, 농심은 혁신의 소용돌이 빠져 들었다. 농심의 지휘권을 맡은 손욱 회장은 조직혁신을 대대적으로 펼쳤고 삼성그룹에서 성공한 6시그마를 도입하기 위해 노력했다. 6시그마는 100만개의 제품 중 불량품이 6개 이하로 관리한다는 의미로, 품질경영방식 중 하나다. 농심이 손욱 회장을 영입해 삼성그룹의 혁신 DNA를 심겠다는 구상은 좋았지만, 절반만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소유와 경영을 분리해 한국형 전문경영인 체제의 모범을 보이겠다는 의지와는 달리 조직 내부에서 불협화음이 계속 생겼고, 급기야 오너인 신춘호 회장과도 틈이 벌어졌다.손욱 회장이 개인적인 명성을 추구하고, 대외활동을 활발하게 하면서 오너인 신춘호 회장과 마찰을 빚었다. 신춘호 회장은 형인 신격호 회장과 마찬가지로 언론을 피하고 조용하게 경영만 챙기는 스타일인 반면 손욱 회장은 경영보다는 대외활동에 더 주력한다는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쥐머리 새우깡’ 사태로 궁지에 몰렸던 농심이 손욱 회장을 영입해 사태를 수습하고, 삼성그룹식의 조직혁신이나 품질개선방법은 터득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손욱 회장이 농심을 떠난 후 손욱 회장이 심으려고 노력했던 조직혁신 DNA는 사라지고, 과거의 농심 기업문화로 돌아갔다.오랫동안 오너경영에 물들은 직원들이 전문경영인 체제를 받아들이지 못했고, 급격한 혁신운동은 오히려 조직의 반발을 불러 일으켰다. 전자제품이나 반도체의 품질혁신방법과 식품의 품질향상 방법은 달랐다는 것도 손욱 회장의 시도가 절반의 성공밖에 할 수 없었던 이유다. 일부 전문가들은 오너경영이 일상화된 한국 대기업에서 전문경영인이 할 수 있는 일은 제한적이라 농심에서 손욱 체제는 필연적으로 실패할 수 밖에 없었다고 주장한다. 실패했다고 해도 농심은 실험적인 전문경영인 체제로 많은 것을 얻었다고 볼 수 있다.식품업계도 더 이상 낙후되고 위생적이지 못한 시설로는 사업을 영위하기 어렵고, 오너의 자존심경영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파악했기 때문이다. 신춘호 회장이 뛰어난 판단력과 노력으로 농심의 성장시킨 것은 사실이지만, 고령으로 인해 시장 대응능력은 약화된 것이다. 손욱 회장이 떠난 이후 농심의 제품개발역량이나 시장대응력이 현저하게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라면으로서는 초고가제품인 ‘신라면 블랙’을 각종 논란에도 불구하고 시장에 출시하고, 하얀국물로 라면시장에 충격을 줬던 ‘꼬꼬면’열풍도 잘 견뎌 낸 것은 손욱 회장 체제에서 배운 노하우라고 볼 수 있다. 전문경영인에게 준 급여보다 조직에 체득한 노하우가 많았으니 남는 장사를 한 셈이다.그리고 손욱 회장이 떠난 자리에 그림자도 남아 있어 이를 어떻게 잘 처리하는지도 숙제로 남아 있다. 성과주의나 조직관리체계가 미숙한 농심에 삼성그룹의 방식을 그대로 적용하면서 다양한 부작용을 양산했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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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그룹(이하 신세계)은 1991년 삼성그룹에서 분가한 이후 1993년 이마트 창동점을 시작으로 할인점 사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면서 롯데그룹에 이어 2위의 유통대기업으로 성장하게 되었다.신세계는 다른 그룹들이 오너경영을 한 것과 달리 전문 경영인체제를 유지하면서 비약적인 성장을 한 것으로 평가 받는다. 백화점, 할인점, 각종 유통업을 하고 있는 신세계는 2009년 12월 정용진 부회장이 그룹의 경영전면에 나서면서 3세 경영에 돌입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 유통업계 강자로 부상했지만 국내기업 한계 직면신세계는 삼성그룹의 창업자인 이병철 회장의 막내 딸인 이명희 회장이 1991년 신세계백화점과 조선호텔을 중심으로 계열 분리한 그룹이다.삼성그룹이 제조업에 중심을 두었기 때문에 현대그룹이나 롯데그룹에 비해 유통부문은 취약했다. 하지만 이명희 회장이 신세계를 독립시킨 이후 할인점, 식∙음료, 건설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면서 그룹규모를 키울 수 있었다.삼성그룹의 기업문화가 관리문화라는 말을 많이 듣는데, 유통업은 관리보다는 현장위주의 영업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삼성그룹의 관리문화가 잘 먹히지 않는다. 삼성그룹은 이후에도 유통업 진출을 몇 차례 더 시도했지만 보수적인 관리문화로 인해 성공하지 못했다.반면 신세계는 백화점을 위주로 사업을 시작했지만 1993년 미국식 대규모 할인점을 모방한 이마트를 도입하면서 성장의 기반을 구축했다. 이후 프랑스의 까르푸, 미국의 월마트 등 세계적인 할인점이 국내에 진출하면서 국내 할인점들의 고전이 예상되었지만 오히려 글로벌 거대공룡들을 침몰시키면서 승승장구하고 있다.국내 할인점들이 글로벌 기업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요인은 현지화이다. 가격차이에 민감한 선진국 소비자들과는 달리 한국 소비자들은 가격보다는 편의성을 중시한다. 외국계 기업들이 창고형 매장을 도입했지만 이마트는 백화점과 같은 밝고 화려한 진열대를 도입하면서 한국 소비자들을 만족시켰다.지난 10여 년 동안 급격한 성장을 거듭하던 한국의 백화점과 할인점 사업이 정체되면서 해외진출과 교외 복합쇼핑몰 개발에 올인하고 있다. 해외사업은 중국시장에 과감하게 진입했지만 현재는 사업을 축소 중이고, 중국보다는 베트남 진출을 타진하고 있다.반면 국내사업은 여전히 호조를 보이고 있다. 특히 파주와 여주에 복합쇼핑몰을 개장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으며, 하남 등 다른 지방에도 복합쇼핑몰을 짓고 있다. 신세계가 국내외 사업에서 정체를 보이면서 신세계가 ‘신세계, 새로운 세상’을 열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비아냥을 듣고 있다.나름 성공적이라 자평하고 있는 복합쇼핑몰 사업을 유통 라이벌 기업인 롯데그룹이 모방해 개장하면서 신세계만의 특징은 사라지고 있고, 롯데그룹은 전방위적인 압박은 신세계의 사업과 곳곳에서 충돌하고 있다. 2012년 롯데그룹이 신세계백화점 인천점이 입점한 인천종합터미널을 인수하면서 신세계와 롯데그룹의 갈등은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하지만 신세계는 여전히 유통업계의 강자로 군림하고 있다. 할인점인 이마트는 국내 1위 자리를 사수하고 있으며, 롯데그룹의 롯데마트가 대규모 투자를 통해 추격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다.백화점사업은 롯데백화점, 현대백화점에 이어 3위를 기록 중이지만 2위와의 격차를 줄이고 있다. 최근에는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의 온라인 사업을 통합하면서 온라인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경계가 무너지면서 통합이 시대적 흐름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신세계가 국내에서 유통강자로 군림하고 있지만 글로벌화에는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야심 차게 출발한 중국사업은 부진하고, 베트남 진출계획도 수정과 보완을 거듭하고 있다.전문가들은 신세계가 한국형 사업모델로 글로벌 유통강자에 이긴 것을 너무 과대평가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한국과 같은 소규모 시장에서 검증된 할인점 모델이 해외에서 전혀 먹히지 않고 있다. 국내의 성공이 글로벌화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다.신세계와 마찬가지로 롯데그룹도 중국과 베트남 사업이 지지부진하거나 부실덩어리로 전락했는데 주먹구구식 해외진출을 한 결과라는 평가를 받는다. ◇ 이병철 회장의 경영스타일도 취사선택해야신세계 이명희 회장은 가정주부에서 경영자로 변신했지만 아버지 이병철 회장과 마찬가지로 공격적인 경영스타일을 갖고 있다. 경영전문가들은 이명희 회장의 경영스타일과 가장 닮았다는 평가를 한다.본인 스스로도 아버지의 경영스타일을 배우고, 따라 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말을 자주 한다고 한다. 중요한 의사결정을 할 때도 이병철 회장은 이런 말을 했고, 이렇게 의사결정을 했을 것이라는 생각을 먼저 떠올린다고 한다. 이병철 회장의 자식들 중 가장 아버지의 경영스타일을 모방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은 이명희 회장이다. 이명희 회장이 아버지의 뛰어난 경영스타일을 모방하고 배우려는 자세는 좋지만, 사회환경과 시대가 변했다는 사실도 잊지 않아야 하는데, 너무 경직되어 있다. 인재를 중시해 전문경영인에게 권한을 위임하는 것은 좋지만 노조를 부정하는 자세는 시대적 요구에 정면도전하는 것이다.신세계는 전문경영인에게 경영을 전담시켰다고 하지만 중요한 방향은 오너가 결정하는 구조이고, 일방적이고 단편적인 의사결정 구조로 인해 조직이 경직되어 있다. 경영도 시대적 변화에 적응하는 것이 중요하다.이병철 회장이 ‘절대 서류에 사인하지 말라’고 했다는 것도 해석여부에 따라서 논란의 소지가 많다. 신세계는 책임을 회피하자는 것이 아니라 전문경영인에게 모든 것을 맡기라는 말이었다고 주장하지만 최근의 사례를 보면 책임회피에 더 가깝다.이마트가 계열사인 신세계SVN의 부진한 영업실적을 개선하기 위해 수수료를 인하한 것도 경영진의 마케팅전략이라는 식의 주장을 펼치고 있지만 검찰과 공정거래위원회는 경영진의 배임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이마트에 수십 억 원의 손실을 안긴 의사결정은 배임행위에 해당하지만, 월급쟁이 경영인이 중요한 의사결정을 임의대로 했을 것이라고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검찰이 전문경영인만 배임혐의로 기소했고, 오너 일가는 명백한 공모혐의를 발견하지 못해 불기소 처분했다.검찰이 경영진을 기소한 것만 해도 진일보한 결정이지만 오너 일가에 면죄부를 준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시민단체는 주장한다. 결과적으로 서류에 사인을 하지 않아 결정적인 증거를 남기지 않는 전통이 무혐의 처분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신세계 오너의 무결재 발상과 관행은 오너가 법적인 책임은 월급쟁이 경영인에게 떠 넘기고 자신들은 과실만 챙기겠다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지적을 받는다. 이명희 회장은 미국 방문 중에 할인점을 보고 한국에 할인점을 도입할 정도로 해외의 선진모델과 기법을 도입하는데 적극적이다. 이도 이병철 회장이 새로운 사업을 하거나 중요한 의사결정을 하기 전에 일본을 방문해 전문가나 업계 관계자들과 토론을 즐기던 것에서 배운 것이라고 한다.그리고 이병철 회장의 강조한 인재경영을 답습하기 위해서도 노력한다. 신세계가 인재경영을 자주 주창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유통산업 자체가 인재에 대한 중요성이 폄하되고 인재육성과 개발부문에서 가장 낙후된 산업이라는 현실을 타개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볼 수 있다. 삼성그룹 이병철 회장의 지론 중 하나가 무노조 경영이다. 자신의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에는 노조를 인정할 수 없다는 독특한 철학을 갖고 있었고, 실천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후 삼성그룹을 물려 받은 이건희 회장도 무노조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신세계의 이명희 회장도 무노조 경영을 철저하게 실천하려다가 사회적 비난에 직면해 있다. 그룹차원의 조직적인 노조파괴활동에 결국 전문경영진이 책임을 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올해 초 정용진 부회장은 이마트의 등기임원에서도 빠져 법적인 책임을 지려고 해도 질 수가 없다. 노조가 필요 없는 회사를 만들겠다는 것이 무노조 경영인데, 실제 삼성그룹이나 신세계의 근무환경이 노조가 필요 없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의 계약직 근로자 근무환경은 열악하고 인권침해 사건도 빈발하고 있다.삼성그룹보다 더 철저하게 노조설립활동을 저지하거나 설립된 노조를 파괴하기 위한 적극적인 활동으로 고용노동부의 조사를 받았다. 노조파괴에 관련된 각종 서류와 증인들이 나오면서 신세계 창립 이후 최대 위기에 직면해 있다. 신세계의 이명희 회장과 오너일가가 구시대 경영철학을 갖고 있던 이병철 회장의 경영스타일을 무조건 답습하기 보다는 취사선택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인재의 중요성을 설파했다거나 해외의 선진기술과 이론을 접목하려고 했던 노력은 매우 좋다.한번 믿음이 생긴 전문경영인에게 권한을 위임하고 장기간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지금도 유효한 경영철학이다. 삼성그룹이나 신세계가 다른 그룹보다 잘 하고 있는 부문이기도 하다.하지만 무조건 노조를 부정하고 결재를 하지 않는 방법으로 경영책임을 회피하겠다는 발상은 바람직하지 않다. 임직원은 미래를 같이 꿈꾸고 나아갈 동지이지, 착취의 대상은 아니기 때문이다.신세계가 정상적인 기업으로 살아 남기 위해서는 노조를 탄압하기 이전에 왜 직원들이 노조를 만들기 위해 목숨을 걸고 있는지부터 냉정하게 파악해야 한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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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도 이제 3세 경영으로 넘어가려는 시점에 있다. 한국 대기업의 역사가 60여 년을 넘어서면서 일부 기업은 아직 2세 경영을 유지하고 있지만, 많은 대기업이 3세 경영에 들어갔거나 준비 중이다.창업자가 경영부실로 그룹을 망하게 한 경우도 있지만, 2세, 3세로 넘어 오면서 경영부실은 심화되고 있다. 황제형 오너경영을 한국 대기업의 핵심경쟁력이라고 말하는 전문가들도 있지만,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었다는 것은 이미 입증되었다. 대림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3세 경영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져 이 이슈를 다뤄볼 필요가 있다.◇ 오너경영의 장점과 단점은 무엇인가대기업의 경쟁력은 오너경영에서 나온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오너가 황제처럼 모든 의사결정을 주도하고, 신속한 의사결정을 통해 사업속도를 높인 것이 국내 대기업이 단기간에 급성장한 비결이라고 말한다.많은 기업들의 사례를 조사하면서 오너경영이 장점도 있지만 단점도 그에 못지 않게 많다는 것을 발견했다. 국내 대기업이 대부분 3대를 넘기지 못하고 망하는 것도 오너경영의 폐단 때문이다. 몇 년 전부터 들어 대기업 오너들의 수난사가 계속되고 있다. 횡령과 배임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거나 수감되어 있는 오너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검찰이 불구속 기소를 하고, 법원도 국가경제발전에 기여한 공을 감안해 집행유예를 선고하던 관행도 변화되고 있다. 박근혜정부가 경제민주화를 주장하면서 검찰이나 법원도 한국 대기업의 잘못된 경영행태를 바로잡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국민들도 ‘만인은 법 앞에 평등하다’라는 평범한 진리가 구현되기를 바라고 있다. 누구나 죄를 지으면 공평하게 벌을 받아야 한다. 최근 정부가 대기업 오너들의 비리행위에 대해 단호한 의지를 밝히면서 대기업들이 반발하고 있지만, 이들의 죄질이 나빠 과거처럼 용인하기 어려워졌다는 점도 고민거리다.창업자들은 공사수주를 위해 정치자금제공 등의 혐의로 사법처리를 받았지만, 2세나 3세들은 회사자산을 사적인 이익을 위해 유용하거나 재산승계를 위해 탈세를 하는 등 과거에는 상상하지 못한 수준의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 정치자금 제공은 정치인들도 연루된 범죄로, 정치보복 운운하면서 버티기라도 할 수 있지만, 배임과 횡령, 사기 등은 변명조차하기 어려운 범죄다. 이들이 이러한 범죄행위를 저지르는 것은 기업을 정상적으로 경영하는 것보다 개인적인 이익을 늘리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기업경영에 관심도 작고, 기업을 경영할 능력도 부족한 2세나 3세가 창업자의 자손이라는 이유로 경영권을 승계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오너가 사법처리를 받은 기업도 부끄럽지만, 정작 본인들은 인생이 불행해 진다. 무리한 가업승계는 기업에 독이 될 수 있다. 대충 몇 개의 부서에서 근무하면서 업무를 파악하는 것을 경영수업이라고 하고 있는데, 이런 방식으로 경영능력을 키우기는 어렵다. 경영능력을 치열하게 검증해야 하는데 검증하지도 않는다.사업실적이 좋은 부서나, 노력하지 않아도 회사의 브랜드 이미지나 인간관계로 인해 쉽게 좋은 실적을 낼 수 있는 부서에 근무하면서 그 성과를 독차지한다. 그렇게 한다고 실력이 늘어나는 것은 아니지만, 무능한 자식에게 기업을 물려주기 위한 핑계거리로 활용한다. 대부분의 기업에서 가업승계를 하는 방식은 동일하다. 유능하다고 소문이 났던 오너의 자식이 하루아침에 범죄자로 전락하거나 멀쩡하던 기업을 망하게 만드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무능한 자식에게 기업을 물려주는 것은 기업을 개인 소유물로 생각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상장회사는 개인의 것이 아니고, 오너라고 해도 몇 퍼센트에 불과한 지분만 갖고 있어, 그 기업이 오너 개인만의 소유물이라고 말하기도 어렵다. 이사회나 주주총회가 형식적으로 운영되고, 정부가 감독기관의 감시가 소홀해지면서 오너의 경영전횡이 도를 지나쳤다는 평가를 받는다. 무조건 자녀에게 기업을 물려주기보다는 경영을 잘 할 수 있는 사람에게 맡기는 것이 오히려 더 유리하다. 대림의 3세도 특별한 경영능력을 보여준 것도 아니고, 아직 나이도 어리니 무리한 경영승계는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본다.특히 대림은 주력인 건설사업이 부진의 늪에 빠져 있고, 수익을 내는 계열사도 많지 않아 어느 때보다 탁월한 경영전략이 필요하다. 잘 나가던 STX그룹이 공중 분해되고, 멀쩡하다고 하던 동양그룹이 경영위기로 침몰되고 있는 것도 환경변화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대림산업의 여수공장 폭발사고도 우연히 일어난 것이 아니다. 비용절감을 이유로 위험한 업무는 하청업체에 맡기고, 설비보수나 관리도 소홀히 했기 때문이다.국내 기업들이 2000년대 이후 극한의 원가경쟁을 하면서 긴급한 정비 외에는 새로운 설비투자를 하지 않아 곳곳에서 산업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고 일어나고 있다. 한국 기업들이 운영혁신 능력이 뛰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이제 임계치(critical mass)에 도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인위적인 운영혁신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기 때문에 이제 혁신방향을 바꿀 필요가 있다. 이제 쥐어짜는 식의 인력운용은 중단하고, 오히려 사람에 대한 투자를 늘려야 한다.삼성그룹도 대림과 마찬가지로 중견그룹에 불과했지만, 인재경영의 기치를 내 걸고 사람에 대한 투자를 늘렸기 때문에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사람에 대한 인식전환과 과감한 투자는 노련한 경영자만이 할 수 있다. 차라리 대림도 회장이 전면에 나서서 기업문화 혁신운동을 벌이는 것이 3세를 내세우는 것보다 대외적인 효과는 클 것으로 본다. ◇ 사업보국이라는 창업자의 정신을 살려야 한다대림의 과거 계열사 중 대림비앤코(B & Co)라는 기업이 있다. 이준용 회장의 동생인 이부용 회장이 계열 분리한 기업이다. 욕실용 변기, 타일 등을 위생용 도자기를 생산하는 기업인데, 제 1공장이 경남 창원의 산업단지 내에 있다.이 공장의 정문에 가면 구형 수세식 변기 모형이 서 있다. 지하철 역 공중화장실에 가면 간혹 있는 구형모델인데 요즘 아이들이 보면 어떤 물건인지도 이해하기 어렵다. 깨끗한 공장 건물에 비해 낡은 변기모형을 보고 깜짝 놀랐다. 공장 관계자에게 대림비앤코에 더 좋은 제품도 많이 있는데, 왜 이런 모형을 전시하고 있는지 묻자, 공장 관리동으로 안내했다. 관리동 사무실 한 켠의 서랍장에 박정희 대통령 명의의 주식증서가 있었다.단순히 박정희 대통령이 재임시절 공장을 방문한 것을 기념한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이 공장설립자금을 처음 출연한 사람이 박정희 대통령이라고 한다. 대림요업의 첫 번째 주주가 박정희 대통령인 셈이다. 당시 공장을 설립하면서 당시 주력 생산품인 이 변기 모형을 전시했던 것이다. 1960년대까지 수세식 변기나 타일의 대부분은 일본이나 미국에서 수입했다. 삼성그룹이 연루되었던 사카린밀수사건에서 밀수품목 중에는 사카린도 있었지만 수세식 변기와 같은 다양한 품목이 포함되었다.아파트건설이 늘어나면서 수세식 변기에 대한 수요가 많았지만 국내에서는 생산하지 못해 전량 수입에 의존했었다. 이러한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박정희 대통령이 사재를 털어 회사를 만들었다고 한다. 대림비앤코는 현재 국내 1위 기업이지만 값싼 중국산 위생용 도기들이 밀려들어 오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조비용이 중국과 비교가 되지 않고,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면서 신규 수요도 많지 않기 때문이다.창원공장뿐만 아니라 충북 제천에도 제 2공장을 설립해 운영하고 있지만 가동율은 높지 않다. 국내 위생용 도자기 업체들 모두가 중국산과 경쟁하느라 고전하고 있다.고급브랜드는 유럽과 미국산에 밀리고, 중급브랜드마저 중국산과의 경쟁이 버거워지고 있다. 한국기업들의 샌드위치신세가 위생용 도자기산업에도 적용되고 있는 셈이다. 몇 년 전부터 욕실용 타일의 경우에는 중국산이 국내시장을 거의 장악했다. 대림비앤코도 고급제품을 개발해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여의치 않다.어려움이 가중되자 창원공장을 매각하려고 하지만 직원들의 반발이 거세다. 창원 공단 한가운데 알짜배기 땅을 매각하면 사업구조를 혁신할 수 있는 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면서 위생용 도자기의 판매도 어려워졌지만, 공장부지 매각도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대림에서 계열 분리되어 아무런 관계도 없는 대림비앤코의 사례를 정리한 것은 기업가 정신이 무엇인지 고민하기 위해서다. 대기업의 창업주들은 한결같이 ‘창업보국’ 혹은 ‘기업보국’이라는 정신을 갖고 있었다. 이들은 기업이 국가와 사회발전에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충분히 알고 있었다. 개인이나 기업의 이익보다는 국가의 이익을 우선하기도 했다.하지만 2세, 3세로 내려 오면서 기업가 정신이 붕괴되고 있다. 최근 빈발하고 있는 기업범죄도 기업가 정신이 사라졌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다.대림비앤코도 기업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창원공장 부지를 매각해 자금을 확보해야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40 여 년 전 변변한 변기나 타일조차 만들지 못하는 국가의 한을 달래기 위해 대통령이 사재를 털어 회사를 만들었어야 했던 처지를 잊어서는 안된다.중국기업들이 값싼 노동력을 무기로 위생용 도기시장을 공략할 것이라는 것을 모르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동안 대비하지 않고 수수방관하면서 대응시기를 놓친 것이다. 대림비앤코의 사례에서 무엇이 창업자의 정신이고, 후계자들이 어떻게 이어가야 할 것인지 고민할 계기를 가질 수 있다.-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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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의 기업문화를 현대차그룹 다음으로 다루었다. 현대상선을 주축으로 하고 있는 현대그룹이 범 현대가의 정통성을 이어받았지만 현재 사업이 신통치 않아 순서를 뒤로 미루었다. 그래서 가장 잘 나가고 있는 현대차그룹을 먼저 분석했고, 다음으로 현대중공업이 기업문화 분석 대상이 되었다.현대중공업이라고 하면 아직도 조선소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불과 10년도 되지 않아 다양한 사업영역을 확보하고 있었다. 상전벽해(桑田碧海)라고 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아쉬움도 많이 남는다.◇ 현대그룹에서 분가했지만 본가보다 더 잘 나가현대중공업은 현대그룹에서 분가한 그룹들 중에서 현대차그룹 다음으로 잘 나가고 있다. 현대상선을 중심으로 한 현대그룹은 그룹의 정통성을 이어 받았지만 사업적으로는 매우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현대상선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감소한 물동량으로 인해 적자를 내고 있고, 금강산관광을 주도하던 현대아산도 남북대치국면으로 인해 개점휴업상태다.반면 현대차그룹은 일본자동차업체를 견제하기 위한 미국의 보이지 않는 지원과 적극적인 마케팅 정책으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현대중공업이 단기간에 급성장하게 된 배경은 조선업 호황이다. 2000년대 초 IT산업을 필두로 한 경제호황이 도래하면서 전세계적으로 소비가 늘었다.부동산 거품과 자산가치의 상승은 과소비를 유도했고 그에 따라 물동량도 늘어나게 되었다. 물동량의 증가는 자연스럽게 선박의 발주로 이어졌다. 원유, 가스 등의 자원가격이 급등하면서 심해자원개발에 대한 투자가 늘었고, 덩달아 해양플랜트의 수요도 늘어났다. 현대중공업이 주력하고 있는 조선업의 호황은 내부혁신보다는 외부효과에 기인한 것이다.수십 년에 한번 오기 어려운 호황으로 벌어들인 돈을 어떻게 사용하는지는 기업내부에 의해 결정된다. 현대중공업은 사업다각화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고, 정유, 금융, 자원개발, 무역 등의 영역에 진출했다.조선사업도 덩치를 키우기 위해 한라그룹의 망한 계열사들을 인수했고, 해외에도 진출했다. 다양한 선종과 크기의 배를 건조할 수 있는 종합 조선소의 면모를 갖추었지만 시너지는 나지 않았다. 정유사업은 조선업에 치중된 매출구조를 분산시키는 데는 도움이 되었지만 아직 경쟁력을 확보했다고 평가하기는 이르다. 금융업도 현대중공업으로서는 필요한 영역이기는 했지만 투입한 자금에 비해 효과는 미미한 수준이다.자원개발과 무역은 외형적으로는 그럴듯해 보이지만 내실은 없다. 과거 수출을 주도하던 대기업 계열의 종합상사들이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자원개발에 뛰어 들었지만 성과는 미미하다. 자원개발은 선진국 기업들이 수백 년 동안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시장을 선점하고 있어 후진국의 기업들이 시장진입을 하기 어렵다.어찌되었건 현대중공업이 현대그룹에 분리된 후 10여 년 만에 외형을 크게 확장한 것은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특히 현대그룹의 앞날이 불투명해지면서 오히려 분가한 그룹들의 약진이 눈에 두드러진다.현대상선과 현대엘리베이터의 경영권을 두고 여러 차례 분쟁이 표면화되었던 사례도 있어 현대그룹의 부실이 심화될 경우 범 현대가 그룹들이 어떻게 처신할 것인지 주목된다. 이제는 그룹의 정통성이니 적자니 하면서 망한 기업들을 인수해 자신조차 위험에 빠뜨리는 무모한 의사결정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 느슨한 오너경영보다는 완전한 전문경영인체제가 유리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그린경제와 공동으로 개발한 위대한 직장찾기 평가모델인 ‘10-Dimension Model’에서 첫 번째 차원이 리더십(leadership)이다. 기업을 대표하는 경영자의 기업관, 직업관, 사회관, 경제관 등이 기업의 성장과 쇠퇴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현대중공업은 전문경영인을 통한 경영을 하면서 중요한 결단은 오너가 하는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매우 유연하고 합리적인 방안처럼 보이지만 누구도 경영책임을 지지 않는 어정쩡한 모습이다.이러한 시스템에서는 전문경영인이 중요한 결정은 오너에게 미루고, 오너는 전문경영인의 의견을 듣고 수용하는 형태를 취한다. 결정은 오너가 한 것처럼 비춰지지만 전문경영인의 의중이 99%는 반영된 것이다.전문경영인이 의사결정이 애매한 부문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기 위해서 공을 오너에게 넘기는 경우가 많다. 양자의 사이에 신뢰가 형성되어야 하지만 권위주의에 물든 오너와 월급쟁이 경영인 사이에 진정한 신뢰가 형성되기는 어렵다. 국내에서 책임경영제도가 실패한 이유다.현대중공업도 비슷한 처지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오너인 정몽준 의원이 정치인으로 변신한 이후 어정쩡한 전문경영인제도를 유지하고 있지만 급변하는 외부환경에 제대로 대처를 하지 못하고 있다.조선업의 호황으로 벌어들인 이익금으로 사업다각화를 한 의사결정도 결과적으로는 바람직하지 않다. 전문적인 운영능력도 보유하지 않은 채 비전문 계열사를 늘리기보다는 오히려 자신의 영역에서 본원적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R&D에 투자했어야 했다.단기간에 실적을 내야 자신의 밥그릇이 유지되는 전문경영인의 입장에서는 눈에 보이지 않고, 오랜 시간이 필요한 R&D에 대한 투자를 결정하기 어렵다. 조선산업이 어렵기는 하지만 기술력만 확보하고 있다면 인간이 지구상에 존재하는 한 사라지지 않는다. 자원과 상품의 이동시키기 위해서는 선박이 필요하고, 자원을 개발하고 에너지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플랜트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은 장기적으로 생존하려고 한다면 외형성장에 치중하기 보다는 취약점을 보완하는데 집중해야 한다.장기적 관점에서 의사결정을 하기 위해서는 오너경영이 필요하지만 현대중공업처럼 오너가 정치에 더 관심을 갖고 있기 때문에 불가능하다면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현재의 경영체제는 오너경영도 전문가경영도 아니다. 오너가 정치를 포기하고 경영에 복귀하지 않으려면 차라리 전문경영인에게 경영을 전적으로 맡기는 것도 필요하다.미국처럼 오너는 이사회에서 주요 안건에 대한 투표권만을 가지고 경영간섭은 최소화해야 한다. 공식적인 직책도 없으면서 오너라고 주요 안건에 대해 비공식적인 의사결정을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현재의 체제를 유지하는 것은 오너 자신에게도 기업에게도 불행한 일이다. 오너가 중요한 의사결정을 한다고 하면서 내린 결정이 좋다는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이러한 의사결정도 오너 자신은 전문경영인들의 조언에 따라 형식적으로 추인만 한 것이라고 보인다. 하지만 내용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내린 결정에 대해 자신이 전적으로 책임을 져야 한다. 굉장히 억울한 상황인 셈이다. 최근 정몽준 의원의 아들이 현대중공업에 입사해 경영수업을 받고 있다는 뉴스가 보도되었지만 단기간에 경영자로 성장하기는 불가능하다. 아들이 현대중공업의 주력산업에 대한 경험이 일천한 것도 문제로 지적 받는다.유능한 참모들이 잘 이끌어 줄 것이라고 믿지만 아들의 역량이 하루아침에 쌓아질 것이라고 기대하기 어렵다. 단기간에 무리한 방법으로 오너경영 체제를 만들기 보다는 오히려 진정한 전문경영인 체제를 정립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보인다. ◇ 위기대응체제를 위해 글로벌정보경영전략을 고민해야세상은 현재가 아무리 어렵더라도 미래에 대한 절망보다는 희망을 갖는 것이 살기에 편하다. 긍정적인 마인드로 열심히 노력하다 보면 무슨 일이든지 이룰 수 있다고 본다.흔히 “사람 사는 세상에 사람이 하지 못할 일이 뭐가 있느냐”라는 말을 하는데, 현대중공업도 위기를 기회로 삼자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현재의 경제위기가 지속될 수 있지만 오히려 잘 활용하면 경쟁자를 압도하고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2013년 현대중공업은 위기를 기회로 인식해 안정적인 성장기반을 구축하기 위한 4대 경영방침을 정했다. 4대 경영방침은 내실경영, 위기대응체제 구축, 핵심역량강화, 안전과 화합이다.4가지 방침 중에서 위기대응체제 구축을 제외하고는 일반론에 불과하다. 내실경영은 외형적인 성장보다는 이익에 치중하겠다는 전략이다. 핵심역량을 강화하자는 것과 안전과 화합은 구체적인 실천전략보다는 구호에 불과하다고 보인다. 위기대응체제를 구축하는 것은 어떤 방법으로 할 것인지 명확하게 보이지 않지만 환율이나 원자재가격의 변환에 대응하는 수준 정도로 보인다.하지만 기업 내∙외부 글로벌 환경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글로벌정보경영전략(GIMS, Global Intelligence Management System)의 도입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미국과 같은 선진국이 글로벌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구축∙운영하고 있는 시스템이 글로벌정보경영전략체계이다. 글로벌 선도기업들은 이미 이에 대한 연구를 활발하게 했고, 다양한 경영도구(methodology)를 통해 위기대응을 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몇몇 전문가가 글로벌정보경영전략사상을 기업에 적용시키기 위한 방안을 연구하고 있어 기업차원에서 도입의 어려움은 많이 해소될 것이라고 판단된다. 현대중공업의 경영이 내부보다는 외부환경에 더 큰 영향을 받고 있다는 점도 글로벌정보경영전략의 도입이 시급한 이유다.-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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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이 주력인 현대중공업은 단순한 업무로 인해 업무시스템정비를 위한 노력은 많이 하지 않았다. 업무는 단순하지만 업무규모가 크기 때문에 효율적인 관리를 위한 시스템에 대한 요구가 있다. 원가를 절감하고 정보를 통합하기 위한 노력을 많이 했고, 이러한 시스템이 현대중공업의 경쟁력을 향상시키는데 기여를 했다.현대중공업의 기업문화를 진단하기 위해 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개발한 SWEAT Model의 5번째 DNA인 시스템(System)을 경영도구(methodology)와 운영(operation) 측면에서 평가해 보자.◇ 다양한 업무지원 시스템을 도입해 생산효율성 증대현대중공업의 주요 계열사들이 도입하고 있는 시스템을 보면 현대중공업㈜는 데트크톱 가상화(VDI), 제품수명주기관리(PLM), RFID기반 무인계근시스템, 현대삼호중공업은 HS-POPS생산시스템, 날씨경영시스템 등을 도입해 운용하고 있다.현대중공업㈜의 데트크톱가상화(VDI)시스템은 클라우드컴퓨팅의 도입으로 모든 정보를 개별 데스크톱 PC가 아니라 서버 스토리지에 저장하는 방식이다. 현재 사업장에 있는 노후화된 개별 데스크톱 PC을 단계적으로 없앤다.모든 정보가 서버에 저장되면서 현장에서 입력한 정보를 사무실에서 작업이 가능하고, 데이터입출력도 HDD가 아니라 캐시 영역에서 작업을 해 시스템의 부팅시간을 단축했다. 개인별로 관리되던 정보를 기업차원에서 관리할 수 있어 데이터의 유실이나 사유화를 최소화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제품수명주기관리(PLM)시스템은 제품의 개발단계에서부터 폐기까지 전과정을 실시간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제품의 정보와 현재 개발단계의 프로세스를 실시간으로 관리하면 제품을 효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다.RFID기반 무인계근시스템은 계근시스템에 RFID기술을 활용하는 것을 말한다. 계근시스템은 자재입고 시 화물차량의 무게를 확인하는 시스템으로 무인으로 운용하고 된다.과거에는 차량확인, 자재확인, 입고확인 등의 과정을 수작업으로 했는데, 입출고 시간이 과다하게 소요되고, 품목별 차량 및 실물확인을 위한 자료 부재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계근시스템에 RFID기술을 도입하면서 운전자가 하차를 하지 않고도 화물정보가 자동으로 인식되고, 처리속도가 빨라져 화물차량의 정체도 사라졌다. 현대삼호중공업은 HS-POPS생산시스템은 세계 최고의 자동차제조기업인 도요타자동차의 생산방식을 조선업에 도입한 것이다. 즉 HS-POPS생산시스템은 현대삼호중공업의 고유 생산방식으로 HS-POPS는 Hyundai Samho Principle of Production System을 말한다.물류흐름을 효율적으로 통제하는 일본식 JIT(Just In Time)을 자체 생산프로세스에 적용했다. 자재의 공급, 운반, 불량자재의 파악, 과잉재고 등 낭비요소를 최소화한다. 현대삼호중공업의 자료에 따르면 HS-POPS생산시스템을 도입한 이후 생산성향상, 원부자재 보관장소 최소화 등의 개선효과가 있었다고 한다. 날씨경영스시템은 날씨가 작업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시스템이다. 조선업의 특성상 야외작업이 많아 날씨상황을 예측하는 것은 작업진도를 관리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2003년 자동기상관측장비(WAS)설치, 2004년 자체 기상서버, 2009년 방제상황실, 2011년 모발일 기상정보시스템 등을 구축해 운영하기 시작했다. 주요 작업공정인 용접, 도장, 탑재, 시운전 등에 날씨정보를 이용한다.자체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기상정보를 데스크톱 PC, 모바일, 전광판 등 다양한 디바이스를 통해 기상정보를 사내에 전파하고, 직원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조치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단순하고 수작업이 많은 업무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다양한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으며 선진화된 IT기술의 도입에 매우 적극적이다.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전자태그(RFID), 와이브로(WiBro) 등의 IT기술을 활용해 선박통합통신망(SAN, Ship Area Network)을 구축하고 각종 자재를 실시간으로 관리하고 있다. 자재의 흐름과 위치를 파악하는 것을 물류관제시스템이라고 부르고, 조선소 전체업무에 적용하고 있다. 작업계획의 수립과 물류관리를 함께 함으로써 생산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조선업이 수작업 위주의 전근대적인 생산방식을 고수하고 있지만 정유나 금융 등의 새로 인수한 사업의 경우에는 과거 현대중공업 기업문화로는 효율적으로 경영이 불가능하다. 현대중공업이 자사의 DNA를 인수한 기업에 적용한다는 명분으로 자체 직원을 보내기보다는 경영시스템을 접목해야 한다.시스템을 적용하는 것은 업무효율성도 높이지만, 임직원의 사고체계를 표준화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무리한 인사정책보다는 경영시스템도입이 그룹의 일체감을 높이는데 유리하다.◇ 전문경영인으로 시스템경영 도입을 시도했지만 미완의 상태현대중공업은 오너인 정몽준 의원이 정치인생을 걷게 되면서 전문경영인체제를 도입했다. 소유와 경영은 분리하고 오너는 주요 의사결정만 내리는 방식이다.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전문경영인 체제가 정착되어 있어 기업운영이 매우 안정적인데 반해 국내는 무조건 오너가 최고경영자로 군림하는 것이 당연시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지난 수십 년 간의 기업승계사례를 연구해 보면 오너경영이 장점도 있지만 그에 못지않게 단점도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오너경영의 장점은 책임경영이 가능해 의사결정이 빠르다는 것이다. 반면 오너경영의 단점은 능력이 없는 오너의 경우에는 단기간에 기업을 망하게 만든다.능력도 없고, 기업경영에 열정도 없는 오너의 자식이 어쩔 수 없이 기업을 물려받은 경우 망하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이다. 자질도 없는 자식에게 능력에 과분한 기업을 물려줘 자식의 인생을 망치는 사례도 너무 많이 발생하고 있다. 불과 수십 년도 되지 않는 기간 동안 유수의 대기업들이 자식에게 승계된 이후 망했다.창업자는 자신의 뛰어난 역량을 기반으로 기업을 일구었지만, 창업자의 자녀들이 모두 창업자의 자질을 물려받는 것은 아니다. 자녀가 여러 명일 경우 기업을 분할해 승계하는데, 능력이 있는 자식의 경우에는 기업을 유지하지만, 무능한 자식은 물려받은 기업을 망하게 만든다. 무능한 자식도 자식이라고 기업을 분할해서 물려주는 것이 합리적일까 하는 의문도 많이 든다. 능력이 부족하거나 나이가 어린 승계자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방법이 전문경영인체제도, 전문경영인의 대리인비용(agency cost)를 최소화할 수 있는 제도가 시스템경영(System Management)이다.국내에 전문경영인체제가 도입되지 않은 이유는 동양적 사고 때문이다. 자본주의를 도입했지만 동양적 사고와 관습이 강한 한국, 일본, 중국 등은 전문경영인 제도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동양적 사고에서는 기업의 오너와 최고경영자는 임직원의 부모역할을 해야 하고, 기업의 임직원은 모두 가족이라는 개념이 강하다. 부모는 가족의 안위를 위해 어떤 어려움도 헤쳐나갈 수 있을 정도로 강인하고 지혜로워야 하고, 인격적으로도 완벽해야 한다. 사업의 방향도 정확하게 예측하고 사업적 문제도 자신이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오너는 기업과 임직원에게 무한책임을 져야 한다. 이들의 생활도 안정시켜줘야 하고, 행복한 인생을 살 수 있도록 의미도 부여해줘야 한다. 이러한 임직원의 기대를 충족할 수 있는 사람은 창업자 본인 뿐이다. 창업자는 맨 주먹으로 기업을 일구고, 가족처럼 몇 명의 직원으로 출발해 수 십만 명의 직원까지 늘렸지만 죽을 때까지 여전히 한결 같은 마음으로 직원을 대한다.임직원도 카리스마로 무장하고, 의지가 강한 창업자를 부모처럼 모신다. 이런 수직적이고 종속적인 인간관계가 산업화 시대 국내 대기업들이 급성장한 배경이다.하지만 어느 날 아버지가 죽으면서 수 많은 직원과 기업을 물려 받은 자식은 엄청난 돈과 권력은 누리고 싶지만, 당연히 무한책임은 지고 싶지 않을 것이다. 돈을 흥청망청 사용해 사치를 부리고, 경영권도 자기 마음 내키는 대로 휘두르고 싶지만 직원을 가족처럼 생각하거나 이들의 행복한 인생을 위해 고민은 하지 않는다. 자질이나 태도가 문제인 자식들에게 기업을 물려주기 보다는 전문경영인에게 기업경영을 맡겨야 하지만 위험도 있다. 창업자 밑에서 2인자로 기업을 일군 경영자는 자신도 기업형성에 기여를 했다고 판단해 무능한 창업자의 자식을 위해 기업을 잘 경영해야 하겠다는 생각보다는 자신이 빼앗을 궁리를 한다.실제 이러한 사례가 국내에서도 많이 발생하고 있다. 전문경영인이 대주주나 이해관계자를 배려하기 보다는 개인의 이익을 위해 경영권을 농단하는 것을 막아야 하는데, 이 방안이 시스템경영이다. 시스템경영을 통해 전문경영인이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하도록 유도해야 하는데 국내의 가부장적 경영시스템에서는 쉽지 않다. 현대중공업도 20 여 년 이상 전문경영인 체제를 유지하고 있지만 주요 의사결정에 오너가 개입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하지만 기업전반에 관한 지식과 경험이 부족한 오너가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하기는 어렵다. 현대중공업도 시스템경영을 도입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오너경영과 전문경영인 사이에서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애매한 상황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의 의사결정내용을 보면 이런 경향이 뚜렷하다.오너경영이 불가능하다면 전문경영인을 통한 시스템경영은 불가피하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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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이 소비재위주의 사업구조를 중공업 등 인프라구조로 성공적으로 전환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형제의 난으로 촉발된 경영위기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특히 인수한 기업들의 재무구조가 그동안 알려진 것보다 더 나쁘고 글로벌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건설, 인프라관련 투자가 급격하게 감소하면서 사업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두산의 기업문화를 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개발한 기업문화 측정과 혁신도구인‘SWEAT Model’에 적용해 5-DNA 10-Element의 성취도, 기업문화 위험관리, 혁신전략 등을 종합적으로 진단하고 평가해 보자. ◇ 5-DNA 10-Element의 성취도 분석▲ [그림 13-1. 5-DNA 10-Element 분석]두산의 기업문화를 SWEAT Model의 5-DNA 10-Element를 점수로 평가해 보면 [그림 13-1]과 같다. 두산의 기업문화는 전반적으로 사업전환을 하면서 명확하게 정립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기존의 기업문화와 새로 인수한 기업의 기업문화가 양립하면서 ‘두산웨이’를 만들기는 했지만 조직 전반에 녹아 있다고 보기는 힘들다. DNA 1인 비전에서 목표는 달성가능성은 감안하지 않는다면 명확하다. 2020년 세계 200대 기업이 된다는 목표가 현재의 사업구조나 성과를 토대로 가능한지는 판단하기 어렵다. 비전에서 진정한 글로벌 기업이라는 말이 포함돼 혼동이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도 감안해야 한다.사회적 책임은 다른 대기업과 마찬가지로 구호에 그치고 있다는 점도 해결해야 할 숙제다. 사회적 책임활동을 많이 가진 자로서 가난한 이들을 도와준다는 시혜적 개념으로 접근해서는 안된다. 기업성장에 국가정책의 지원이 절대적으로 작용했고, 대다수 국민의 희생이 따랐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DNA 2인 사업은 인프라관련 사업영역으로 주력을 전환했고, 좁은 국내시장보다는 글로벌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해 좋은 평가를 받았다. 두산의 기업문화 중 사업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DNA 3인 성과는 매출규모에 비해 전반적으로 이익이 낮은 편이며, 위험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부실계열사를 지원하기 위해 시장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우량계열사를 지속적으로 동원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DNA 4인 조직은 사람이 미래라는 인식하에 인재양성에 대한 욕심은 드러내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노력은 찾기 어려웠다. 업무정의를 위해 노력하고는 있지만 매끄럽게 정돈돼 있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 점도 낮은 평가를 받게 만들었다.DNA 5인 시스템은 경영도구 도입노력에 비해 시스템경영은 아직 정착되지 않았고, 운영혁신도 전반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지 못하고 있어 보통수준의 평가를 받았다. 삼성그룹과 같이 경영도구의 도입을 통한 경영효율성 강화를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기업문화 위험의 관리전략▲ [그림 13-2. 기업문화 위험의 관리]두산이 기업문화 5-DNA를 인식하고 관리하는 수준을 평가해 정리한 것이 [그림 13-2]다. 5-DNA 10-Element를 평가한 결과를 반영하면 두산은 사업, 비전에 대한 고민은 크게 하지 않아도 되지만, 성과, 조직, 시스템에 대한 위험은 시급하게 관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사업의 구조는 무시할 수 있는 위험에 해당되지만, 시장 측면에서 중국시장에 과도하게 집중하고 있는 점은 해소해야 된다. 중국경제가 연착륙보다는 경착륙을 할 가능성이 높아 당분간 건설시장이 활성화되기를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관리를 하지 않으면 두산에게 위협으로 다가올 수 있는 것은 성과의 위험관리와 시스템의 경영도구 도입노력이다. 부실계열사를 지원하기 위한 무모한 시도가 지속되면 시장의 신뢰를 잃게 된다.경영도구는 오너경영의 취약성과 경영진의 신뢰저하를 커버할 수 있는 시스템경영의 도입을 더 늦추기 어렵다. 조직이나 비전의 중요도를 높게 취급해야 하지만, 경영진의 노력으로 충분히 관리 가능한 위험에 해당된다. ◇ 두산이 채용하고 있는 혁신 전략▲ [그림 13-3. SWEAT Model로 분석한 두산 기업문화]SWEAT Model로 두산의 기업혁신방법을 분석해 보면 [그림 13-3]과 같다. 두산의 기업혁신방법은 유럽기업이 주로 채용하는 ‘E-Type Model’과 유사하지만, 일본 기업이 선호하는 ‘T-Type Model’의 특징도 보이고 있다.사업을 통해 성과를 내고, 조직으로 혁신의 방향을 정하고 있는 것은 일본 기업의 기업문화혁신전략과 동일하다. 일본기업이 성과를 통해 시스템을 정비하는 것과는 달리 두산은 사업을 정비하고 난 후 직원이 공유할 수 있는 비전을 설정하고 있다. 아직 두산은 시스템을 정비할 여력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두산이 국내 기업에서 보기 힘든 혁신방법을 선택한 것은 소비재 유통에서 시작한 그룹의 특성 때문이다. 명확한 비전을 설정해 사업영역을 정한 것이 아니라 돈이 되는 사업을 하면서 비전의 중요성을 깨달았기 때문이다.일본 기업 중에서 기술기업은 ‘T-Type Model’을 선택하지만 유통기업은 두산과 유사한 유형을 보이고 있다. 두산이 정립한 비전이 명확하게 이해가 되지는 않지만, 조직까지 확장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은 나타나고 있다.종합적으로 보면 두산은 기업문화의 성취도가 보통 수준이라고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이 결론이 왜 두산이 국내 중견그룹에서 한발도 더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지에 대한 설명이 된다.두산의 기업문화 문제는 사업구조혁신에는 성공했지만 변화된 구조에 적합한 문화를 갖추지는 못했다는 점이다. 두산이 소비재에서 인프라관련 사업으로 전환했지만 기업문화는 여전히 과거의 소비재사업에서 한 발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두산이 비전에서 정한 진정한 글로벌 200대 기업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선도기업이 채용하는 S-Type Model’을 채용하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삼성은 선택하는 ‘W-Type Model’을 도입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새로운 기업문화 모델을 채용하기에 부담스럽다면 현재 추진하고 있는 변형된 E-Type Model이라도 조직과 시스템까지 진화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기업이 돈으로 M&A를 하고, 이미지광고를 하는 것은 간단하고 쉬운 일이다. 하지만 사업에 적합한 기업문화를 갖추고 혁신하는 것은 오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오너와 경영진의 구호나 가식된 행동으로 기업문화를 바꾸기는 어렵다. 두산이 좋은 사업구조로 전환하고도 새로운 사업에 적합한 기업문화를 창안하지 못하고 있어 안타깝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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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 deliver happiness’라는 메시지를 던지는 SK그룹(이하 SK)는 섬유산업에서 출발했지만 과감한 M&A를 바탕으로 석유화학, 이동통신, 에너지 등으로 사업을 확장했다.SK의 주력 회사는 대부분 정부사업의 불하나 인수합병(M&A)을 통해 형성됐다. 정유사업은 석유공사, 이동통신사업은 한국이동통신이 모체다. 새로운 사업을 기획하거나 도전적인 정신을 보여주지는 못했다.인프라 관련 사업을 영위하기 때문에 다른 대기업과 달리 경기 변동에 둔감하다. IMF 외환위기 이후 한때 재계서열 2위로까지 도약했지만 사업의 구조적 변화를 하지 못해 전반적으로 정체돼 있다.2대 회장인 최종현의 급작스런 사망으로 상대적으로 준비가 덜된 상태에서 그룹을 책임진 최태원 회장의 리더십에 대한 논란이 거세다.나이가 많은 다른 대기업의 총수와 달리 활발한 현장 경영활동을 펼치지만 여러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되면서 혁신의 이미지는 떨어졌다.계열사에 대한 권한 위임을 통해 자율경영을 유도하면서 회장 1인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독단경영으로 문제점이 많은 다른 대기업의 모범사례로 정착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에너지와 정보통신을 주력으로 재계서열 3위SK는 삼성그룹, 현대차그룹에 이어 재계 서열 3위다. 90여 개의 계열사는 표1과 같이 에너지/화학, 정보통신/반도체, 마케팅/서비스 등 3개 계열로 구분할 수 있다.▲ 표1. SK그룹의 주요 계열사먼저 에너지/화학 계열은 SK이노베이션, SK에너지, SK종합화학, SK루브리컨츠, SK케미칼, SKC, SK E&S, SK가스 등이 있다. 이 중에서 SK에너지, SK케미칼을 평가 대상기업으로 정했다.SK에너지는 유전개발과 정제사업을 하고 SK케미칼과 SKC가 SK에너지가 생산한 부산물로 관련 제품을 제조해 사업적으로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SK E&S는 도시가스사업 1위 사업자다. 지주회사의 인력이 소수이고 비상장기업이기 때문에 일반인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SK의 사업 강점인 인프라사업과 에너지사업을 복합적으로 추진하는 기업이다.다음 정보통신/반도체 계열은 SK텔레콤, SK C&C, SK플래닛, SK하이닉스, SK브로드밴드, SK텔레시스, SK텔링크, SK커뮤니케이션즈 등이 해당된다.SK텔레콤은 공기업인 한국이동통신을 인수한 기업이고 최초의 이동통신사업자로 국내 1위 기업이다. 신세기통신을 인수하면서 시장점유율이 50%를 넘어 규제를 받지만 브랜드 이미지가 높아 소비자가 선호하는 통신사업자다.SK플래닛, SK브로드밴드, SK텔레시스, SK텔링크, SK커뮤니케이션즈 등은 SK텔레콤과 사업적으로 연계된 회사로 별도로 분석할 필요성은 낮다.SK C&C는 삼성 SDS, LG CNS와 마찬가지로 SK그룹 시스템통합(SI) 기업으로 이들과 함께 3강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그룹 내부 IT서비스를 독점하고 있다.SK하이닉스는 사연이 많은 반도체 제조회사다. 현대그룹에서 출발했지만 정부의 정책에 따라 LG그룹의 반도체사업 부문을 인수해 덩치를 키웠다. 반도체 경기 불황과 경영 부실로 법정관리를 받다가 2012년 3월 공식적으로 SK계열사로 편입됐다.유통/서비스 계열은 SK네트웍스, SK건설, SK해운, SK증권, SK마케팅앤컴퍼니 등으로 SK네트웍스, SK건설을 평가했다.SK네트웍스는 대부분의 SK그룹 계열사 사업 부문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돼 있다. SK건설은 건설회사로 그룹 규모에 비해 주목을 받지 못하는 기업에 해당된다.SK해운도 물류전문기업과 경쟁이 되지 않고 사업실적도 저조해 평가하지 않았다. SK증권도 전문성이나 규모 면에서 주요 계열사이지만 좋은 평가를 받기는 어렵다.◇ SKMS라는 그룹 차원의 통합된 경영철학과 인재상 제시는 모범적SK의 인력관리 철학은 ‘기업경영의 주체는 사람이며 사람의 능력을 어떻게 개발하고 활용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성패가 좌우된다’다.직원들이 자발적, 의욕적으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인력관리정책을 수립하고 있다. SK의 인재상을 모든 구성원이 갖춰야 할 자격 요건으로 보고 ‘SK Manship’으로 정의한다. 삼성의 임직원을 ‘삼성맨(Samsung Man)’으로 지칭하는 것과 유사하다.인재가 가져야 할 덕목으로 SK Values, 패기, SKMS 실천역량, Self Leadership 등을 제시한다. SK Values는 경영철학에 대한 확신과 열정, 자발적∙의욕적 SUPEX추구다.SUPEX는 ‘Super Excellence’의 약자로 최고를 지향한다는 의미다. 패기는 적극적 사고, 진취적 행동, 빈틈없고 야무진 일 처리를 가능케 한다.SKMS 실천역량으로 경영 관련 지식, Globality, Business Manner를 요구한다. SKMS는 ‘SK Management System’의 두문자어로 SK의 경영철학이자 수행방법이다.SKMS는 SK인 모두가 합의하고 이해하는 경영에 대한 통일된 정의를 내려 체계적인 경영관리체계를 이루기 위한 목적에서 정립된 것이다.SKMS는 기업관, 추구 가치, 경영원칙 등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기업관은 기업의 안정과 성장, 영구존속과 발전이라는 기업의 존재의미와 지향점을 제시한다.추구 가치는 기업경영의 목적으로 이해관계자의 가치 창출, 사회∙경제발전, 인류행복에 공헌하는 것이다. 경영원칙은 SK가 기업경영을 위해 선택한 경영방식이다. Self Leadership은 자기관리와 행복추구 자세로 동료와 상생정신의 기반이 된다.인사평가는 기본적으로 직원이 갖춰야 할 요소 중 보완이 필요한 점을 찾아 육성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밝히고 있다. 직원평가는 자기평가, 직속상관, 부하직원, 인력관리부서 등의 의견을 종합하는 360도 다면평가에 의한다.다면평가는 공정성과 객관성을 확보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아니지만 현재로서 최선의 방법으로 인정받는다. 직원도 자신의 능력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를 바탕으로 행동을 변화시킬 수 있는 동기를 부여받을 수 있다.◇ 마케팅은 SK텔레콤, 연구개발 직무는 SK화학, SK케미컬이 구직자에게 유리▲ 표 2. 평가대상 기업의 성취도 비교SK는 한때 삼성에 이어 2위 그룹으로 부상한 적도 있지만 현대차그룹이 약진하면서 현재 3위로 밀려났다. SK의 가장 취약점은 리더십의 부재다.국내 재벌기업의 장점인 오너경영의 힘이 제대로 발휘되지 않고 있다. 구직자의 입장에서 단연 관심을 가져야 할 기업이 SK텔레콤이다. 현재는 정유나 보험 관련 기업들의 연봉이 가장 높지만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통신이 최고 수준이었다.반면에 SK하이닉스, SK네트웍스, SK건설 등은 성장성이나 수익성 측면에서 봐도 우량기업으로 보기 어렵다. SK하이닉스는 주인이 자주 바꿨고, 기술력 측면에서 삼성전자 반도체사업 부문을 추격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SK네트웍스도 매출 규모는 크지만 계열사의 일부 사업 부문을 맡아 하는 기업에 불과해 전문성이나 기술력 등은 확보하지 못해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대기업의 일반 관리직무 자체가 특징이 없고 전문성이 낮다는 것은 취직하고 나면 알게 된다. SK도 예외는 아니다.SK텔레콤은 기술이 아니라 통신 서비스기업이기 때문에 마케팅이나 영업기획 직무에 유리하고 SK화학, SK케미컬 등은 기술력 확보에 투자를 많이 하고 있어 연구개발에 관심을 가진 구직자가 입사를 하면 좋다.SK에너지도 국내 1위 사업자로 시장 지배력을 확보하고 있으며 제조기업이라기보다 유통기업에 가까워 관리나 영업직무가 유리하다.SK는 LG와 마찬가지로 그룹 위상에 비해 우량기업이 많지 않은 편이다. 정부의 정책에 영향을 받는 인프라 관련 사업의 특성상 수익성이나 성장성을 추구하기 어려운 점도 있어 그룹 성장의 한계가 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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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2-31‘We deliver happiness’라는 메시지를 던지는 SK그룹(이하 SK)는 섬유산업에서 출발했지만 과감한 M&A를 바탕으로 석유화학, 이동통신, 에너지 등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SK의 주력회사는 대부분 정부사업의 불하나 M&A를 통해서 형성됐다. 정유사업은 석유공사, 이동통신사업은 한국이동통신이 모체다.새로운 사업을 기획하거나 도전적인 정신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인프라관련 사업을 하기 때문에 다른 대기업과 달리 경기변동에 둔감하다. IMF외환위기 이후 한때 재계서열 2위로까지 진입했지만 사업의 구조적 변화를 하지 못해 전반적으로 정체되어 있다.2대 회장인 최종현 회장의 급작스런 사망으로 상대적으로 준비가 덜된 상태에서 회장으로 취임한 최태원 회장의 리더십에 대한 논란이 거세다. 나이가 많은 다른 대기업의 총수와 달리 활발한 현장 경영활동을 펼치지만 여러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되면서 혁신의 이미지는 떨어졌다.계열사에 대한 권한위임을 통해 자율경영을 유도하면서 회장 1인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독단경영으로 문제점이 많은 다른 대기업의 모범사례로 정착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에너지와 정보통신을 주력으로 재계서열 3위SK는 삼성그룹, 현대차그룹에 이어 재계 서열 3위다. 90여 개의 계열사는 표1과 같이 에너지/화학, 정보통신/반도체, 마케팅/서비스 등 세 계열로 구분할 수 있다.▲ 표1. SK그룹의 주요 계열사 먼저 에너지/화학계열은 SK이노베이션, SK에너지, SK종합화학, SK루브리컨츠, SK케미칼, SKC, SK E&S, SK가스 등이 있다. 이 중에서 SK에너지, SK케미칼을 평가 대상기업으로 정했다. SK에너지는 유전개발과 정제사업을 하고, SK케미칼과 SKC가 SK에너지가 생산한 부산물로 관련 제품을 제조해 사업적으로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SK E&S는 도시가스사업 1위 사업자이다. 지주회사의 인력이 소수이고 비상장기업이기 때문에 일반인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SK의 사업강점인 인프라사업과 에너지사업을 복합적으로 하는 기업이다. 다음 정보통신/반도체계열은 SK텔레콤, SK C&C, SK플래닛, SK하이닉스, SK브로드밴드, SK텔레시스, SK텔링크, SK커뮤니케이션즈 등이 해당된다. SK텔레콤은 공기업인 한국이동통신을 인수한 기업이고, 최초의 이동통신사업자로 국내 1위 기업이다. 신세기통신을 인수하면서 시장점유율이 50%를 넘어 규제를 받지만 브랜드 이미지가 높아 소비자가 선호하는 통신사업자다.SK플래닛, SK브로드밴드, SK텔레시스, SK텔링크, SK커뮤니케이션즈 등은 SK텔레콤과 사업적으로 연계된 회사로 별도로 분석할 필요성은 낮다. SK C&C는 삼성 SDS, LG CNS와 마찬가지로 SK그룹 SI기업으로 이들과 함께 3강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그룹 내부 IT서비스를 독점하고 있다.SK하이닉스는 사연이 많은 반도체 제조회사다. 현대그룹에서 출발했지만 정부의 정책에 따라 LG그룹의 반도체사업부문을 인수해 덩치를 키웠다. 반도체 경기불황과 경영부실로 법정관리를 받다가 2012년 3월 공식적으로 SK계열사로 편입됐다.유통/서비스계열은 SK네트웍스, SK건설, SK해운, SK증권, SK마케팅앤컴퍼니 등으로 SK네트웍스, SK건설을 평가했다. SK네트웍스는 대부분의 SK그룹 계열사 사업부문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다. SK건설은 건설회사로 그룹 규모에 비해 주목을 받지 못하는 기업에 해당된다. SK해운도 물류전문기업과 경쟁이 되지 않고, 사업실적도 저조해 평가하지 않았다. SK증권도 전문성이나 규모 면에서 주요 계열사이기는 하지만 좋은 평가를 받기는 어렵다. ◇ SKMS라는 그룹차원의 통합된 경영철학과 인재상 제시는 모범적SK의 인력관리 철학은 ‘기업경영의 주체는 사람이며, 사람의 능력을 어떻게 개발하고 활용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성패가 좌우된다’다. 직원들이 자발적, 의욕적으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인력관리정책을 수립하고 있다. SK의 인재상을 모든 구성원이 갖춰야 할 자격요건으로 보고 ‘SK Manship’으로 정의한다. 삼성의 임직원을 ‘삼성맨(Samsung Man)’으로 지칭하는 것과 유사하다.인재가 가져야 할 덕목으로 SK Values, 패기, SKMS 실천역량, Self Leadership 등을 제시한다. SK Values는 경영철학에 대한 확신과 열정, 자발적∙의욕적 SUPEX추구다. SUPEX는 ‘Super Excellence’의 약자로 최고를 지향한다는 의미다. 패기는 적극적 사고, 진취적 행동, 빈틈없고 야무진 일 처리를 가능케 한다. SKMS실천역량으로 경영관련 지식, Globality, Business Manner를 요구한다. SKMS는 ‘SK Management System’의 두문자어로 SK의 경영철학이자 수행방법이다.SKMS는 SK인 모두가 합의하고 이해하는 경영에 대한 통일된 정의를 내려 체계적인 경영관리체계를 이루기 위한 목적에서 정립된 것이다. SKMS는 기업관, 추구가치, 경영원칙 등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기업관은 기업의 안정과 성장, 영구존속과 발전이라는 기업의 존재의미와 지향점을 제시한다.추구가치는 기업경영의 목적으로 이해관계자의 가치창출, 사회∙경제발전, 인류행복에 공헌하는 것이다. 경영원칙은 SK가 기업경영을 위해 선택한 경영방식이다. Self Leadership은 자기관리와 행복추구 자세로 동료와의 상생정신의 기반이 된다.인사평가는 기본적으로 직원이 갖춰야 할 요소 중 보완이 필요한 점을 찾아 육성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밝히고 있다. 직원평가는 자기평가, 직속상관, 부하직원, 인력관리부서 등의 의견을 종합하는 360도 다면평가에 의한다.다면평가는 공정성과 객관성을 확보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아니지만 현재로서 최선의 방법으로 인정받는다. 직원도 자신의 능력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를 바탕으로 행동을 변화시킬 수 있는 동기를 부여 받을 수 있다. ◇ 마케팅은 SK텔레콤, 연구개발 직무는 SK화학, SK케미컬이 구직자에게 유리▲ 표 2. 평가대상 기업의 성취도 비교 SK는 한때 삼성에 이어 2위 그룹으로 부상한 적도 있지만, 현대차그룹이 약진하면서 현재 3위로 밀려났다. SK의 가장 취약점은 리더십의 부재다. 국내 재벌기업의 장점인 오너경영의 힘이 제대로 발휘되지 않고 있다. 구직자의 입장에서 단연 관심을 가져야 할 기업이 SK텔레콤이다. 현재는 정유나 보험관련 기업들의 연봉이 가장 높지만,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통신이 최고 수준이었다.반면에 SK하이닉스, SK네트웍스, SK건설 등은 성장성이나 수익성 측면에서 봐도 우량기업으로 보기 어렵다. SK하이닉스는 주인이 자주 바꿨고, 기술력 측면에서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문을 추격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SK네트웍스도 매출규모는 크지만, 계열사의 일부 사업부문을 맡아 하는 기업에 불과해 전문성이나 기술력 등은 확보하지 못해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대기업의 일반 관리직무 자체가 특징이 없고 전문성이 낮다는 것은 취직하고 나면 알게 된다. SK도 예외는 아니다. SK텔레콤은 기술이 아니라 통신 서비스기업이기 때문에 마케팅이나 영업기획 직무에게 유리하고, SK화학, SK케미컬 등은 기술력 확보에 투자를 많이 하고 있어 연구개발에 관심을 가진 구직자가 입사를 하면 좋다.SK에너지도 국내 1위 사업자로 시장지배력을 확보하고 있으며 제조기업이라기보다는 유통기업에 가까워 관리나 영업직무가 유리하다. SK는 LG와 마찬가지로 그룹 위상에 비해 우량기업이 많지 않은 편이다. 정부의 정책에 영향을 받는 인프라관련 사업의 특성상 수익성이나 성장성을 추구하기 어려운 점도 있어 그룹성장의 한계가 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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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은 그룹차원에서 글로벌 선도기업으로 도약하라는 목표를 제시하고 계열사별로 상응하는 비전(vision)을 수립하라고 요구했다. 대표기업인 삼성전자의 비전은 ‘Inspire the World, Create the Future’이다. 미래사회에 대한 영감을 불어 넣고, 고객(Industry), 사회(Partner), 임직원(Employee)의 새로운 가치를 도모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인류사회의 번영을 가져오는 새로운 미래를 창조한다는 의미라고 한다. 삼성전자는 2020년까지 매출 목표 4,000억 달러, 세계 10대 기업, 세계 1위 IT기업, 브랜드가치 5위 기업 등의 세부 목표를 세웠다.비전은 기업이 미래도달하고자 하는 목표(goal)이고 미션(mission)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실천방안이다. 비전은 달성 가능해야 하는데, 현실과 너무 괴리가 있으면 오히려 조직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삼성의 비전을 목표와 책임(responsibility)관점에서 진단해 보자.◇ 화려하지만 달성 가능성은 낮은 비전 2020삼성을 포함한 국내 대기업들의 비전에 빠짐없이 등장하는 용어가 신성장동력 확충, 글로벌 선도기업, 브랜드가치 극대화 등이다.최근 삼성전자를 제외하고 삼성생명, 삼성카드, 삼성화재, 삼성중공업, 삼성물산, 에버랜드 등 삼성 대표계열사들의 경영실적이 좋지 않다. 비전 2020을 달성하기는커녕 오히려 실적이 나빠지고 있다. 글로벌 경기악화로 인한 시장침체, 경쟁의 심화, 새로운 성장동력의 확보실패 등이 원인으로 지목된다.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창안하지 못한 국내 대기업은 제품의 모방, 제조원가 절감으로 글로벌 선도기업과 승부를 벌였다. 삼성전자도 하드웨어 경쟁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정작 디자인, 브랜드, 소프트웨어 등의 경쟁력은 아주 낮다. 매출과 영업이익의 대부분을 점하고 있는 스마트폰도 하드웨어 제조에만 머물러 있다.운영체제는 구글(Google)의 안드로이드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삼성그룹 전체가 하드웨어 중심에서 소프트웨어로 사업전환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 큰 효과가 나지 않고 있다. 애플(Apple)과도 기업의 운명을 건 특허싸움을 벌이고 있지만 이 싸움의 진정한 승자는 삼성이나 애플이 아니라 구글이 될 가능성이 높다.이건희 회장은 김용철 변호사의 내부고발로 경영에서 물러났다가 복귀하면서 조직에 활력을 불어 넣고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비전 2020을 세웠다.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다른 계열사의 비전 2020을 들여다 보면 ‘화려한 말 잔치’로 실현가능성은 낮다고 보인다.세계 유수의 병원이 되겠다는 삼성병원도 실제로는 지명도 측면에서 서울대병원이나 현대아산병원에 밀리고 있다. 삼성생명은 그런대로 시장지배력을 갖고 있지만 다른 금융계열사인 삼성화재, 삼성카드 등은 메이저 업체에 끼지도 못하고 있다.삼성전자의 비전 2020의 달성가능성을 냉정하게 평가하면 부정적이다. 가전, 반도체, 휴대폰, LCD, 스마트폰 등만으로 매출 4,000억 달러를 달성하기 어려워 태양광사업, 바이오 사업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기로 했다.하지만 그린사업, 태양광사업은 출발도 하지 못하고, 의료사업도 메디슨을 인수한 것을 제외하면 진척이 지지부진한 수준이다. 헬스케어, 바이오사업도 성과는 없다. 신사업이 부진하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기존 사업에 대한 의존도는 더욱 심화되고 있다. ◇ 삼성전자 백혈병 논란 등 사회적 책임과는 등돌려재벌은 한국사회에 빛과 그림자를 동시에 제공했다. 가난한 전쟁 폐허국가에서 짧은 기간 동안 ‘한강의 기적’이라는 찬사를 받는 경이적인 경제발전을 한 이면에는 정부의 정책뿐만 아니라 재벌의 ‘사업보국(事業報國)’ 정신이 전혀 없다고 보기 어렵다.수출경쟁력을 위해 원가절감을 신성시 하면서 협력업체와 공정한 거래나 근로자의 인권보호는 뒷전으로 밀렸다. 1987년 6∙10항쟁 이후 근로자의 인권의식이 싹이 텄고, 대기업의 진정한 사회적 책임에 대한 다양한 고민이 시작되었지만 아직 형식적인 수준이다. 2012년 7월 24일 역사상 처음으로 서울 서초동 삼성본관 앞에서 삼성의 일반노조가 법원으로부터 허가를 받아 집회를 개최했다. 무노조 원칙을 고수하는 삼성이고, 다양한 방법으로 본관 앞에서 집회활동을 방해하였기 때문에 이 사건은 충격으로 받아들여졌다.삼성은 내부적으로 직원협의회가 있어 노조가 필요 없는 근로환경을 제공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노조가 필요한 이유는 급여인상만은 아니다. 근로자의 인권보호나 안전한 작업환경 조성도 급여협상 못지 않게 중요한 이슈다. 10여 년 전부터 사회문제화되고 있는 삼성전자 근로자의 백혈병 논란은 노조가 필요 없다는 사측의 주장이 설득력이 낮다는 것을 입증한다. 그동안 ‘모르쇠’와 ‘무대응’ 혹은 개별협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시도했지만, 국회나 시민단체가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여론이 악화되자 전향적인 자세를 취하려고 하고 있다. 삼성전자에서 근무해 직업병을 얻었다고 주장하는 100여명의 근로자에 대한 처우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숙제다. 산재보험율을 낮추거나 해외 주요 소비자를 인식해 직업병 논란을 외면하고 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하지만 이 문제는 단순하지 않다. 심각하게 받아 들여야 한다.만약 삼성이 고용창출이나 국가경제 기여도만을 주장하면서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사회적 비난과 정치적 역풍을 맞을 것이다. 질병 치료의 부담은 사회에 떠넘기면서 그 혜택은 삼성의 직원과 주주에게 돌아가고 있는 셈이다.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지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아니 삼성의 사회적 책임은 어디까지인지가 먼저 논의돼야 한다. 삼성은 국내 1위의 대기업이고, GDP의 20%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기업집단이다. 해외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절대적이다.일부 전문가들은 삼성이 잘못되면 한국경제가 무너진다는 말도 서슴지 않고 한다. 삼성에게 과도한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면 삼성이 본사를 해외로 옮길 수도 있기 때문에 더 이상 자극해서는 안된다는 주장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삼성이 최근 고민하고 있는 이슈가 ‘100년 기업’이라고 한다. 지속적으로 성장하면서 존경 받는 기업을 일구고 싶은 마음은 모든 기업가가 공통적으로 갖고 있다. 이 목표를 위해 삼성은 스웨덴의 발렌베리(Wallenber) 가문을 연구하고 있다.스웨덴의 주요 기업을 모두 소유하고 오너경영을 유지해도 국민으로부터 존경 받는 이유는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 때문이다. 지위와 재산에 상응하는 사회적 책임을 질 때만 진정한 존경을 받을 수 있고 100년 기업으로 갈 수 있는 첫걸음을 떼는 것이다.삼성은 100년 기업으로 태어나기 위해 누구와도 협력할 수 있다는 주장을 하지만 존경 받지 못하는 기업과 협력할 기업은 많지 않다. 문제와 해결책은 외부에 있는 것이 아니라 모두 기업내부에 있다. ◇ 책임은 없고 권리만 주장하는 삼성공화국건설의 꿈은 부정적 여론 불러최근 삼성전자가 사상 최고의 실적이 구가하면서 삼성공화국이라는 용어가 자주 언급되고 있다. 한국사회에서 삼성의 영향력이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절대적이라는 의미로 이해하면 좋다.2007년 김용철 변호사의 내부고발로 삼성의 영향력이 일반인의 상상을 훨씬 상회하는 것으로 밝혀지면서 사회적 위기감이 고조되었다. 정부 관료나 정치인이 기업인으로부터 뇌물을 받아 친기업적 성향을 가지는 것은 너무 보편적인 현상이었지만, 법조계, 학계, 언론계까지 모두 포섭되어 있다는 것은 충격적이었다.이웃 일본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다. 1980년대 소니(Sony), 2000년대 들어서는 도요타(Toyota)가 국가와 동일시되었다. 이들 기업을 비평하면 ‘매국노’가 되었고, 찬양하면 ‘애국자’로 지칭되었다. 소니가 버블경제 막바지에 미국의 유수기업들을 M&A하고 거침없는 행보를 거듭하자 일본 국민들은 열광했다. 공룡처럼 커지던 소니도 거품붕괴를 감당하지 못하고 추락하고 있다.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들어 도요타도 혁신의 대명사로 불리면서 세계 최고제조기업으로 우뚝 섰다. 모두가 ‘도요타를 배우자’고 노래를 불렀지만 2010년 미국발 대규모 리콜 사태로 체면을 구겼다.2011년 4월 애플이 삼성을 대상으로 특허침해 소송을 벌이자 국내 언론의 반응은 일제히 친삼성으로 돌아섰다. 애플이 말도 되지 않는 주장을 한다는 것에서부터 미국정부의 보호무역주의 일환이라는 주장까지 다양했다.독일, 영국, 호주 등 다른 국가의 재판결과는 삼성에게 유리한 판결도 있었고, 불리한 판결도 있었다. 하지만 삼성이 공들인 미국에서는 삼성이 1심 재판에서 졌다. 2012년 8월 미국 법원은 삼성이 애플의 디자인특허를 침해했다며 10억 달러(약 11조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소송절차가 모두 끝난 것은 아니지만 세계 최대 시장에서 삼성이 불리한 위치에 있는 것은 사실이다.삼성이 다른 기업이 상상할 수 없는 속도로 혁신(innovation)과 개선(improvement)을 거듭해 단기간에 IT산업의 대표기업으로 성장한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 애플과의 소송도 일부 언론의 지지를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국민적 호응을 이끌어 내는 데는 실패했다.삼성은 국내에서 권리만 행사하지 그에 상응하는 사회적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는다. 삼성전자가 대단한 기업이기는 하지만 국내에서 협력업체나 중소기업과 분쟁이 끊이지 않고 국내 소비자를 홀대한다는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다. 자기회사 직원들의 직업병 논란조차 외면하는데 사회적 책임까지 바라는 것은 무리일까?–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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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도 다른 신생 대기업과는 달리 오랜 역사와 독특한 기업문화를 가졌지만 새로운 사업을 벌이면서 관리를 하지 못한 것이다. 좋은 기업문화를 만드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망치는 것은 순간이다. 현재 금호가 사업적으로 어렵고 조직통합의 애로를 겪는 것도 기업문화 재정립에 실패했기 때문이다.금호의 기업문화를 기업문화 측정과 혁신도구인‘SWEAT Model’에 적용해 5-DNA 10-Element의 성취도, 기업문화 위험관리, 혁신전략 등을 종합적으로 진단하고 평가해 보자.◇ 5-DNA 10-Element의 성취도 분석▲ 그림 4-1. 5-DNA 10-Element 분석금호의 기업문화를 SWEAT Model의 5-DNA 10-Element를 점수로 평가해 보면 [그림 4-1]과 같다.비전(Vision)을 새로 세워 재기를 모색하고 있지만 목표가 불명확하다는 점이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협력회사에 대한 책임을 강조하지만 정작 산업재해에 대처는 소홀하다. 사업(Business)도 영역확장을 하면서 시너지가 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어 부정적이다.아시아나항공을 통해 기업이미지를 높이고 시장확대를 위해 해외시장 진출을 가속화하는 등 마케팅역량을 강화하는 측면에서 시장(Market)은 평균 이상이다. 초라한 경영성과가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알짜기업인 금호석화가 계열분리를 추진하고 있어 이익(Profit)은 낮다. 사업적으로 위험(Risk)을 감지하지 못했고 별다른 개선점이 보이지 않아 10가지 요소(Element) 중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요소가 됐다.조직도 리더십의 부재와 방향설정의 실패로 직원통합이 잘되지 않는다고 평가할 수 있다. 새로운 경영기법을 도입하기 위한 경영도구의 도입이 눈에 띄지 않고 업무의 속성, 업의 생애주기 등의 특성으로 인해 정돈한 사업을 시스템화하지도 못했다. ◇ 기업문화 위험의 관리전략▲ 그림 4-2. 기업문화 위험의 관리금호가 기업문화 5-DNA를 인식하고 관리하는 수준을 평가해 정리한 것이 [그림 4-2]이다. 개선할 과제가 많은 영역은 비전과 시스템 부문이고, 사업, 조직, 성과는 혁신의 필요성보다는 운영효율성을 높여야 한다.비전과 시스템의 일부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위험에 속해 시급하게 해소해야 한다. 기업의 목표가 불명확해 비전을 재설정할 필요성이 높다. 성과를 높이기 위해 위험을 관리해야 하지만 조직차원에서 체계적으로 접근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조직과 사업은 DNA간 유기적 조화도가 높은 편이지만 비전, 성과, 시스템은 유기적 조화도가 평균 이하다. 시스템의 유기적 조화도는 매우 낮아 우려를 낳고 있다.기업문화 DNA는 유기적으로 조화를 이룰 때 시너지가 나고 긍정적인 기업문화의 창달이 쉬워진다. 비전, 조직, 성과는 시스템과 사업보다 전략적 중요성이 높게 관리해야 한다. 사업의 구조를 바뀌거나 익숙하지 않은 영역으로 확장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기 때문에 현재의 핵심사업에 집중해야 한다. 대부분의 기업이 새로운 사업을 하면서 위기(crisis)를 경험하게 되는데 업의 속성이 기업문화에 적합한지 평가를 게을리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혁신이라고 하면 현재 하고 있는 모든 것을 바꿔야 된다고 생각하는데, 하고 있는 일을 좀 더 잘하는 방법만 찾으면 충분하다.금호도 마찬가지 관점을 가지고 혁신과 기업문화 변화를 고민할 필요성이 있다. 기업문화가 낮은 평가를 받고는 있지만 대부분 관리 가능한 영역에 있다는 점을 위안으로 삼아야 한다. 아쉬운 점은 받아들이기 위험한 영역에 있는 부문을 경영진이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 금호가 채용하고 있는 혁신 전략▲ 그림 4-3. SWEAT Model로 분석한 금호 기업문화SWEAT Model로 금호의 기업혁신방법을 분석해 보면 [그림 4-3]과 같다.금호는 유럽기업이 주로 채용하는 ‘E-Type Model’을 채용하려고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E-Type Model’의 장점은 한번 체계를 세우기는 어렵지만 한번 체계만 정립되면 생명력이 강하다는 것이다.물론 서비스형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금호에게 바람직한 혁신모델은 ‘역 E-Type Model’이지만 사업영역이 다양하기 때문에 일부 계열사에는 맞지 않을 수도 있다. 최근 비전을 재정립하는 것을 보면 비전에 대한 중요성을 알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경영이념, 경영목표 등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세분화하려는 노력부터 사업의 정돈을 하면서 성과 측면으로 전이되는 단계에 접어 들었다. 그러나 본업과 연관성이 낮을 뿐만 아니라 자금확보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한 M&A로 하는 등 위험을 관리하지 못했다. 조직에 대한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지만 기업문화 측면에서 종합적으로 접근하지 못해 단절적이라고 봐야 한다. 2세가 창업자의 리더십을 물려 받지 못해 조직통솔에 애로를 겪고 있다고 봐야 한다.그럼에도 불구하고 3세 경영으로 넘어가려는 시도를 하고 있어 우려가 된다. 기업경영이 머리로만 되는 것이 아니라 가슴으로 한다는 점을 아는 2세, 3세 경영자가 많지 않다. 조직은 어떤 형태로든 관리를 하고 있지만, 시스템은 거의 고민조차 없다. 리더십의 갭(gap)을 가장 효율적으로 채울 수 있는 것이 시스템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하지만 금호의 기업문화를 분석하면서 현재 금호가 워크아웃이 진행 중인 정상적인 상태가 아니란 점, 경영권 분쟁으로 그룹분할이 진행 중이라는 점, 워크아웃 계획달성이 불투명하다는 점 등은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판단을 보류했다.금호는 오너경영의 한계와 문제점을 여실하게 보여줬다. 하지만 교훈을 얻지 못했고 현재도 위기는 진행 중이다. 무엇보다 우선해야 할 것은 경영실패로 인한 형제간의 갈등극복이다. 오너가 먼저 화합하고 단합해야 기업 이해관계자로부터 신뢰를 얻을 수 있다. 금호도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고 급성장을 하면서 서비스기업에 맞는 기업문화를 형성해왔다. 금호가 사업적 어려움을 겪는 것은 기업문화가 나빠서가 아니라 자사의 기업문화에 적합한 사업을 선택하지 못했기 때문이다.이 위기를 계기로 사업을 정돈하고 구성원으로부터 합심을 끌어낸다면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도 있지만 뼈를 깎는 고통으로 혁신을 해야 한다. 서비스기업을 지향하는 금호의 장점도 직원이고 위험도 직원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더 강조한다.-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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