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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는 백화점과 호텔사업을 갖고 삼성그룹에서 독립했지만, 초기에는 삼성그룹이 주력하고 있는 제조업이나 금융업에 기웃거리기 보다는 새로운 시장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일부 그룹들이 분할된 이후 형제기업들의 업종을 무차별적으로 진출해 충돌하는 것과는 차이가 있었다. 할인점과 복합쇼핑몰 사업을 국내에 처음 도입했고, 스타벅스라는 미국의 커피프랜차이즈도 국내에서 처음 시도했다.새로운 업종을 통해 유통의 신(新)세계를 열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신세계의 기업문화를 진단하기 위해 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개발한 SWEAT Model의 두 번째 DNA인 사업(Business)을 제품(product)와 시장(market) 측면에서 평가해 보자.◇ 할인점, 복합쇼핑몰 등 새로운 개념의 도입을 선도한국에서 유통사업을 하는 기업은 규모와 업종에 관계없이 장사꾼이라는 말로 표현된다. 사농공상의 직업관이 투철한 한국에서 장사꾼은 가장 열등한 직업으로 모두가 꺼린다. 일부 대기업 창업자들이 제조업에 올인하고 유통업에 뛰어들지 않았던 이유도 사농공상에 대한 인식 때문이다.이들이 사업보국이라는 거창한 명분을 내세우면서 제조업, 인프라산업을 중시한 것도 유통업이 천대받았던 이유 중 하나다. 유통업이라는 것은 못 배우고, 약삭빠른 사람들이나 하는 사업이라는 인식이 강했고, 실제 이런 사람들이 유통업에서 성공을 할 수 있었다. 신세계는 다른 대기업과 달리 유통업과 숙박업을 갖고 사업에 진입했지만, 이미 백화점사업이 한계점에 도달했다는 것을 파악했다. 이웃 일본에서 1990년대 초 거품이 붕괴되면서 대형 백화점들이 파산을 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이명희 회장도 아버지 이병철 회장과 일본에 자주 드나 들었기 때문에 일본의 산업변화를 눈 여겨 봤다. 일본의 사업을 모방한 한국 대기업들도 일본의 산업지형이 변하자 어떻게 대처를 해야 하는지 몰라 허둥거렸다. 경제가 고도성장기를 지나면서 사치재 위주의 백화점 사업의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국내에서도 대부분의 중형 브랜드들은 망했다. 일본의 백화점 사업시스템을 모방했던 신세계는 새로운 변화의 물결을 일본이 아닌 미국에서 찾았다. 이명희 회장이 미국여행을 하면서 할인점 사업이 백화점을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해 국내 최초로 할인점을 도입한 것이다.미국의 할인점이 상품을 대규모로 쌓아 두고 판매하는 창고형을 유지하고 있지만, 국내 소비자들은 백화점과 같은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선호한다는 것을 간파해 한국형 할인점 모델을 찾았다. 실제 이 전략은 주효해 창고형 매장을 들고 국내에 야심 차게 진출한 글로벌 유통업체들은 줄줄이 고배를 마셨다. 할인점 사업으로 새로운 도약의 전기를 마련한 신세계는 할인점의 출점이 한계에 직면하자 새로운 승부수를 던졌다. 교외에 쇼핑과 외식을 겸할 수 있는 복합쇼핑몰 개발을 시작한 것이다. 2007년 여주에 최초로 프리미엄 아웃렛을 개장하면서 우려를 낳기도 했지만, 큰 성공을 거뒀다.파주에도 대형 복합쇼핑몰을 열었으며, 2016년부터 인천, 대전, 하남, 안성 등 수도권 외곽에 복합쇼핑몰을 오픈할 예정이다. 하남의 경우 서울과 인접해 있으며 중국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중국 자본도 참여하고 있어 성공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신세계가 한국형 할인점과 복합쇼핑몰의 개념을 처음으로 도입하면서 유통업계의 변화를 선도하고 있지만 라이벌 기업들이 모방하면서 차별성을 유지하지는 못하고 있다.롯데그룹이 신세계의 사업개념을 무차별적으로 도용하고 있다면서 상도덕이 없다는 비난을 하고 있지만 합리적인 주장은 아니다. 신세계가 할인점과 복합쇼핑몰 경쟁에서 롯데그룹에 앞서 있지만 롯데그룹이 제과, 빙과, 음료, 주류, 식품 등 소비재 제조업까지 포함하고 있어 장기적으로는 유리할 것으로 판단된다.신세계가 경쟁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지만, 확실한 카드는 쥐고 있지 못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 의류수입, 온라인 사업강화 하지만 도약의 발판은 미지수신세계가 IMF외환위기를 잘 활용해 사업전환이나 할인점 부지를 헐 값에 잘 매입해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는 데는 성공했다. 신세계는 창고형 할인점인 코스트코세일을 매각해 그 자금으로 전국의 주요 상권에 이마트 부지를 확보해 급성장을 할 수 있었다.백화점 사업은 롯데백화점, 현대백화점에 이어 3위, 할인점은 부동의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할인점이 롯데그룹의 롯데마트에 비해 우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제조업의 지원을 받는 롯데마트의 추격을 뿌리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통시장이나 골목시장의 상인들의 영역을 침범한다는 논란과 온라인 쇼핑몰 등과의 경쟁이 격화되면서 할인점도 성장이 정체되고 있다. 포화상태인 할인점 사업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신세계가 선택하고 있는 것이 규모확대전략 대신에 내실강화를 하고 있다.자체 브랜드(PB, PL)상품을 확대하고, 해외소싱을 늘리며, 신선식품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등 제품효율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브랜드의 이미지가 강하지 않은 식품부문에서 자체브랜드 상품전략은 적절해 높은 신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해외소싱 부문도 나름대로 좋은 실적을 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신세계가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부문 중 하나가 해외 패션브랜드 사업이다. 디자인을 전공한 정유경 부사장이 패션사업을 주도하고 있으며 국내브랜드보다는 브랜드 인지도가 높고, 상품성이 검증된 해외 명품브랜드를 도입하고 있다.신세계가 자회사인 신세계인터내셔날을 통해 보유하고 있는 브랜드는 해외 34개, 국내 4개 정도이다. 해외 브랜드로는 아르마니, 알렉산더 맥퀸, 셀린드, 디젤, 지방시, 몽몰클레어 등이고, 국내 브랜드는 톰보이, 자주, 지컷, 보브 등이다. 수입한 명품 브랜드 매장도 청담동, 압구정동 일대에 오픈하고 있다. 돌체앤가바나, 코치, 엠포리오 아르마니, 조르지오 아르마니, 필립림 등의 수입브랜드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분더샵도 오픈했다.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유럽 등지에서 유명한 해외 브랜드와 제품의 국내 판권사업을 강화하면서 LG패션, 한섬 등과 경쟁하고 있다. 신세계는 명품 및 하이엔드 브랜드로 사업역량을 집중하고 있지만, 명품시장에 거품이 걷히면서 미래전망이 밝지 않다. 특히 최근에는 살로몬이라는 브랜드로 아웃도어 시장에도 진출했다. 라푸마, 노스페이스, 블랙야크, K2, 아이더, 밀레 등의 업체들이 즐비한 상황에서 시장진입에 성공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대기업들이 막강한 자본력과 조직력을 바탕으로 중소기업이 포진한 아웃도어 시장에 진입했다가 실패한 사례가 대부분이다. 치열한 브랜드 관리와 마케팅 전략이 없는 한 아무리 많은 자금을 쏟아 부어도 살아남기 힘든 시장이다.중견 브랜드들의 약진이 거세지고 있지만 대기업 계열의 브랜드들은 여전히 생존조차 어려운 지경으로 몰리고 있다. 신세계도 광고물량공세를 하고 있지만 인지도 확보에는 성공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외에도 신세계는 화장품 수입, 온라인 결제사업, 대규모 쇼핑몰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화장품사업은 최근 섬유사업을 삼성에버랜드에 이관하기로 한 제일모직이 하다가 포기한 사업을 신세계가 이어받는 것이다. 제일모직의 이서현 부사장이 그룹의 승계자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전 역량을 쏟아 붓고도 실패한 사업을 규모가 작은 신세계가 과연 성공시킬 수 있을지 미지수다.온라인 결제사업도 시장의 주요 사업자가 지배적인 구조를 유지하고 있는데, 유통 네트워크만 갖고 시장에 안착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그룹의 롯데닷컴의 성공에 고무되어 시작하는 통합 온라인쇼핑몰인 SSG닷컴도 대규모 쇼핑몰이 즐비한 상황에서 신세계몰과 이마트몰의 게이트웨이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 해외시장 개척에 승부수를 던졌지만 실적은 미미신세계는 국내에서 월마트와 까르푸라는 글로벌 유통강자를 이겨낸 경험을 바탕으로 급성장하는 중국시장에 야심찬 출사표를 던졌다. 해외시장으로 영토를 확장해 유통그룹으로서 확고한 자리매김하려는 목표를 세웠다.하지만 중국시장은 물류의 어려움, 현지기업들의 끊임없는 방해, 현지화 실패, 급상승하는 인건비와 점포 임차비 등으로 의도한 성과는 얻지 못했다. 무분별하게 펼쳤던 점포들을 정리하고, 제 2의 도약을 준비 중이라고 하지만 중국사업은 더 이상 확장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이미 이마트와 같은 외국 할인점의 장점을 접목한 중국 토종업체들이 활발한 영업활동을 하고 있어 재진입의 여지는 많지 않다. 중국에서 좌절을 겪은 신세계가 관심을 돌리고 있는 지역은 동남아시아로 베트남이 1차 목표시장이다. 베트남은 이미 롯데그룹이 할인점, 백화점, 호텔 등의 사업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으며, 한국기업에 우호적인 분위기가 팽배하다는 장점이 있다.하지만 베트남 시장도 초기에 2014년 1호 점을 오픈한 후 향후 5년간 14개 점포를 개점하겠다는 계획을 수정해 2015년 하반기에 첫 점포를 호치민에 열기로 수정했다. 베트남 사업이 예상과는 달리 만만치 않다는 것을 인정한 셈이다.오랜 준비를 통해 중국에서의 실패경험을 되풀이 하지 않겠다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명확하지 않은 막연한 진출계획에 불과하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신세계가 국내에서 검증된 사업모델과 전략만으로 해외에서 성공할 수 없으므로, 새로운 사업전략 수립이 절실하게 요구된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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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이라는 기업에 대한 이미지는 ‘젊다’는 것이다. 최근 회장으로 취임한 박용만 회장이 취업설명회에 직접 참여하고, 트위터로 소통을 강화하면서 나온 결과다.박용만 회장이 소통경영을 강화하고 ‘사람이 미래다’라는 인식을 강조하면서 두산의 규모나 사업실적에 비해 인지도가 높은 편이다. 두산의 기업문화를 진단하기 위해 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개발한 SWEAT Model의 4번째 DNA인 조직(Organization)을 일(job)과 사람(people) 측면에서 평가해 보자.◇ 사람이 미래라고 인식하고 역량개발을 위해 노력두산의 경영전략은 ‘사람의 성장을 통해 사업을 성장시키는 2G전략’으로 표현된다. 2G는 ‘Growth of People, Growth of Business’로 사람의 성장이 회사의 성장을 이끌어 내는 동력이 되고, 회사의 성장이 다시 개인에게 기회를 제공해 사람의 성장을 이끌어 내는 선순환 구조를 의미한다고 한다. 기업의 장기적인 발전이 사람에 의해서만 가능하다고 생각한 것이다. 두산의 자료를 보면 인재사랑은 창업자인 박두병 회장에서 출발한다. 박두병 회장은 ‘하늘이 도움을 주는 시기를 기다리는 것은 세상의 이점을 이용하는 것만 못하고, 세상의 이점을 이용하는 것은 인화보다 못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가족 간 화목(和睦)과 사업주와 종사자 간 화합(和合)도 두산이 강조하는 덕목이다. 직장인들이 시간의 대부분을 회사에서 보내기 때문에 직원이 가족과 마찬가지로 인식하고 있는 점도 다른 기업과 차이가 있다. 사람의 성장은 진정한 관심과 육성, 인화를 통해 달성된다. 두산인이 가지고 있는 특성을 요약하면 ‘Cultivating People, Inhwa, Limitless Aspiration, Open Communication, Tenacity & Drive, Priotization & Focus’이다. Cultivating People은 사람에 대해 진정으로 관심을 갖고 육성한다는 의미다. Inhwa는 인화를 실천하고, Limitless Aspiration는 끊임없이 올라가는 눈 높이를 가지고 있다는 말이다.Open Communication은 상하좌우 열린 소통의 중요성을 나타내고, Tenacity & Drive는 현명한 근성을 갖고 무엇이든지 해내야 함을 말한다. Priotization & Focus는 가장 중요한 것을 찾아내 집중함으로써 먼저 해결하는 능력이 중요하다는 것을 나타낸다. 두산의 인재육성정책은 지속 가능한 성과창출은 사람을 통해 가능하다는 철학에 기반하고 있다. 인재육성의 초점은 핵심가치 공유, 핵심인재 육성, 전략실행 지원에 있다.두산은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두산 Leadership College와 두산 Professional College를 운영하고 있다. 두산 Leadership College는 Orientation Program, Anchor Program, Buildup Program이 있고, 두산 Professional College는 Expert Program, Faculty Program, Global Program이 있다. 두산은 다른 대기업처럼 체계적인 교육프로그램을 바탕으로 인재를 육성하고 있다. 육성한 인재가 조직에서 합리적으로 평가 받을 수 있도록 효율적인 인사제도를 구비하기 위해 노력한다.2013년 들어 두산은 고과점수 위주의 인사평가를 인재육성에 초점을 둔 신 인사평가제도로 바뀌기로 했다. 기존에 개인별도 점수를 매겨 서열화하는 관행을 없애고, 직원의 강점과 약점을 파악한다. 직원의 역량을 개발하고, 약점을 보완해 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목적이다. ◇ 업무의 선진화 노력에 비해 정돈은 미흡한 수준박용만 회장은 2013년 신년사에서 업무의 선진화, 과학화를 강조했다. 그는 이미 저성장의 늪에 빠진 글로벌 경제에서 글로벌 탑(Top)기업으로 올라서기 위해서는 근원적 경쟁력을 강화해야 하고, 업무의 선진화, 과학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업무의 선진화, 과학화하는 방법은 효율이 낮은 업무 프로세스나 일하는 방식을 수정하고 보완하는 것을 말한다. 낭비와 비효율을 제거하는 방법이 단순히 지갑을 닫는 방어적 방법으로 추구하면 안된다는 것이다. 개선할 수 있는 업무 프로세스를 찾아서 공격적으로 바꿔야 한다.이런 논리를 자세히 들여다 보면 박용만 회장이 PI(Process Innovation)의 장점에 매력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실제 컨설팅기업들이 업무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접근하는 방법론이 PI다. 인재양성은 기업이 자기계발 시간을 부여하고, 휴가를 많이 준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조직업무를 잘 하는 직원은 업무과정에서 성공과 실패를 경험하고, 경험이 자연스럽게 지식(knowledge)가 된다. 성공과 실패를 반복하고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배려해야만 업무지식을 가진 유능한 직원을 양성할 수 있다.두산은 성공과 실패를 이분법적으로 보지 않는다. 실패를 통해 축적한 경험을 높이 평가한다. 박용만 회장은 소비재 기업을 짧은 기간에 인프라기업으로 전환할 수 있었던 것도 실패를 용인한 기업문화 덕분이라고 주장한다.두산이 업무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업무를 통해 인재를 양성하는 조직문화를 갖췄다고 주장하지만 다른 대기업과 비교해 특이한 점을 발견하기 어렵다. 다시 말해 조직에서 업무가 정비되지 않은 것은 두산도 마찬가지다.업무정비는 급작스럽게 PI를 한다고 되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국내기업이 업무표준화가 필요할 때 PI를 하지, 업무정의를 하기 위해 하는 경우는 드물다. 두산의 사업이 소매유통업에서 인프라관련 산업으로 전환됐지만, 기존 두산의 경영진의 업무프로세스가 개선되었는지는 의문이다. 기존의 조직들도 업무정비를 했다고 하지만 사업의 효율성이 높아졌는지도 파악하기 어렵다.오히려 인수한 기업에 기존 소매유통업에서 축적한 업무방식을 적용하려고 노력하지 않나 우려된다. 두산중공업, 두산인프라코어 등이 과거와 확연하게 다른 업무스타일을 보여주고 있다. 외형적인 실적은 좋아지고 있다고 하지만 우려되는 징후도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국내 기업은 기업문화의 4번째 DNA인 조직에서 사람에 대한 고민은 충분하게 많이 하는데 일을 정돈하고 업무프로세스를 정비하는 데는 소홀하다. 박용만 회장의 말처럼 연수원에서 교육만 한다고 직원들의 역량이 강화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업무의 과학화와 선진화를 통해 인재를 양성할 수 있다.문제는 업무의 과학화와 선진화를 어떻게 달성하느냐는 것이다. 두산의 생각처럼 업무프로세스 정비만으로 업무의 과학화와 선진화가 이뤄진다고 보기 어렵다고 본다. ◇ 두산웨이의 정체성을 확립할 필요가 있다현 박용만 회장이 주도해 만든 두산의 기업문화를 ‘두산웨이(way)라고 부른다. 두산의 기업문화가 인화와 사람중시라고 하는데 최근의 경영행태를 보면 그렇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2005년까지 두산은 유난히 형제애를 중시하면서 그룹 회장도 형제 순으로 하는 등 아주 모범적인 이미지를 보여 줬다. 외형적으로 화목해 보였던 형제애도 실상은 달랐다. 박용오 전회장의 내부고발과 자살은 두산 직원에게 상당한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안타깝지만 직원들 입장에서 ‘도대체 두산의 문화는 무엇인가?’라는 의구심을 가졌을 것이다.사람을 중시해 고급인재의 유치와 양성(growth)이 기업경영전략의 한 축이라고 천명하고있음에도 불구하고 인력시장에 던지는 메시지가 없다. 두산이 고급인재를 어떻게 유치하고 있는지 언론에 소개되거나 고급두뇌가 두산을 선호한다는 것도 들어보지 못했다. R&D 투자를 늘리고, 장학사업을 하는 것과 고급인재를 유치하는 것과는 별개의 문제다. 글로벌 인재를 유치하기 위해서는 오너와 경영진이 글로벌 시각을 가지고 조직을 리딩(leading)할 수 있어야 한다. 두산에 글로벌 인재가 모이지 않는 다면 표면적으로 두산의 경영진이 인력시장에 글로벌 리더로 평가 받지 못한 것이다.국내 대기업 경영에서 오너와 오너일가가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크다. 두산도 박용만 회장의 SNS활동, 취업설명회 강연 등으로 젊은 기업, 의사소통이 활발한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얻었다. 기업경영활동이나 경영성과와 전혀 무관하게 얻은 결과다. 두산의 조직을 보면 기존의 조직과 새로 합병한 기업조직과는 확연하게 구분된다. 기존의 조직은 소매유통업에서 나타나는 특성을 버리지 못하고 있고, M&A로 인해 편입된 직원들은 과거 조직문화를 버리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과거 오너와 같이 경영일선에 있던 가신들이 새로 인수한 기업의 경영진으로도 참여하고 있다. 소매업에서 경력을 쌓은 직원이 경영진을 구성해 사업성격이 전혀 다른 기업에서 핵심적 역할을 수행하면 좋은 성과를 내기 어렵다. 경영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3세들의 주도적인 경영참여도 고민해야 할 사항이다.두산에는 두산이 주장하는 ‘두산웨이’를 찾기 어렵다. 사업의 스펙트럼이 넓어지고 바뀌면서 모든 구성원이 공유할 수 있는 정체성(identity)를 가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것이 희미한 안개 속에 감춰진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박용만 회장이 주장하는 인화나 사람중시의 철학이 두산 임직원이 보여주지도 못하고 있다. 일부 계열사가 사업을 하는 행태는 성과나 결과를 위해 아무런 사회가치도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두산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고자 한다면 두산만의 정체성을 확립해야 하고, 그 정체성을 구성원 모두가 공유해야 한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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