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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리나라 공조직에서 내부고발이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경찰청이 2022년 10월29일 발생한 이태원 참사를 수습하기 위해 작성한 ‘정책 참고자료’라는 보고서가 일부 언론에 유출됐다. 대통령실에 올리는 정보보고서의 일종이며 소수 관계자만 열람할 수 있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해당 언론보도에 따르면 정부가 대규모 참사로 희생된 국민의 마음을 돌보기 위한 대책을 수립하기보다 정권을 보호하기 방안에 골몰한 정항이 드러났다.보고서 내용을 못마땅하게 여긴 내부자가 언론에 제보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내부 구성원조차 설득하지 못한 보고서가 국민의 마음에 들리는 만무하다.오랜 기간 동안 내부고발을 연구한 국가정보전략연구소(국정연)는 내부고발자에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내부통제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통제’라는 개념이 ‘억압’과 같은 부정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지만 대응전략이라는 개념에서 접근하는 것이 좋다. ◇ 내부통제시스템 구축하면 내부고발 위기 해결 가능국정연은 내부통제시스템을 ‘조직 내부의 문제점이나 각종 불만을 해결하기 위해 구축된 조직 체계(system)’로 정의한다. 조직은 내·외부 이해관계자를 모두 포함하며 체계는 ‘필요한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 관련 요소를 어떤 법칙에 따라 조합한 집합체’라고 볼 수 있다. 내부통제시스템은 4단계로 구성된다. ▲ 4단계 내부통제시스템의 구성[출처=국가정보전략연구소(iNIS)]먼저 1단계는 조직 구성원이 문제를 인식하고 동료·상급자 등 조직계통상에 이의를 제기해 해결을 시도하는 과정이다. 업무 수행과정에서 문제점을 발견한 직원은 자신의 차(次)상급자에게 보고해 해결책을 찾는다. 차상급자란 사원에게는 대리, 대리에게는 과장, 과장에게는 부장, 부장에게는 임원 등이 해당된다.2단계는 문제를 보고받은 상급자가 해결해주지 못해 참모조직인 내·외부 감사실에 소원수리를 제기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감사는 경영진을 포함한 직원 전체의 일탈행위를 감시해야 하지만 경영진과 담합해 내부고발을 단행한 직원에게 불이익을 주는 경우도 적지 않다. 따라서 일부 기업은 감사 기능을 외부 전문가(기업)에 위임해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노력한다.3단계에서는 독립기관인 감사조차도 조직의 문제를 해결할 능력이 없다고 판단돼 내부고발자는 언론·시민단체·수사기관 등에 개입을 요청한다.외부로 문제가 확산되면 조직은 ‘위기관리팀’을 구성해 대응하게 된다. 내부고발 내용이 실정법을 위반했다면 수사기관의 조사가 진행되겠지만 단순 비윤리적인 행위라면 비난 여론이 비등해진다.4단계로 내부고발의 문제점이 어떤 식으로든지 해결되고 전체 조직을 수습하는 업무를 진행하게 된다. 영국 바클레이은행과 같은 일부 기관은 내부고발자를 무리하게 색출하려다 더 큰 사회적 비난을 초래한다.일본 유키지루시·미토호프와 같이 내부고발로 기업이 파산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내부고발을 해결하는 과정을 전문가에게 위임해 극단적인 파멸을 예방하는 것이 좋은 이유다. ◇ 오너·최고경영자의 윤리경영 의지 확립이 가장 중요내부통제시스템은 조직 내부의 건전한 발전과 활성을 위해 구축한 것이기 때문에 잘 활용해야 한다. 조직 입장에서 많은 비용과 시간을 투입해 구축한 내부통제시스템을 잘 운용하기 위한 전략을 간략하게 정리하면 다음과 같자.첫째, 내부통제시스템은 조직의 문제점을 사전에 해결하는 조기경보시스템(Early Warning System)이라고 인식해야 한다. 우리 사회에서 내부고발자를 ‘배신자’로 치부하는데 오히려 내부고발자 중 조직에 애정을 갖고 있지 않은 사람은 드물다.‘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는 말이 있는데 기업도 문제가 확산되기 전에 미리 내부고발로 해결하는 것이 유리하다.둘째, 내부통제시스템을 성공적으로 운영하려면 제도 자체보다는 운용하는 인력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아무리 좋은 제도를 만들어도 조직 구성원이 지킬 의지가 없다면 무용지물이기 때문이다.국내 삼성그룹·SK그룹·현대자동차그룹 등과 같이 내부통제시스템을 잘 구축한 대기업이 내부고발이 외부로 이어지는 3단계를 경험하는 것도 운영하는 인력의 무능이 주요인이다.셋째, 내부통제시스템이 성공적으로 운용되려면 오너·최고경영진이 솔선수범해 윤리경영을 실천하겠다는 의지를 가져야 한다. 동양에서 옛날부터 상후하박(上厚下薄)이라고 윗사람의 잘못은 덮어주고 아랫사람의 허물에 대해서는 강력하게 처벌하는 경향이 나타난다. 서양의 왕족·귀족·지도자가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실천하는 것과 정반대다.마지막으로 조직의 업무를 충분하게 이해하면서 조직관리·심리상담·법률해석·첩보수집·정보분석 등에 관한 지식·경험이 풍부한 외부전문가의 조력을 받는 것이 좋다.단순한 법률적 조언이나 내부고발자 색출은 조직의 위기를 증폭시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대기업이나 공기업 대부분은 유·무형의 내부통제시스템을 구축해 운용하지만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개선 노력이 절실하게 요구된다. - 계속 -▲ 민진규 국가정보전략연구소 소장 [출처=iNIS]*칼럼 내용 문의 : 민진규 국가정보전략연구소 소장(stmin@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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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는 삼성그룹으로부터 변변치 못한 백화점과 호텔을 분할 받아 사업을 시작했지만 단기간에 유통대기업으로 성장했다. 범삼성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았지만 한솔그룹과 새한그룹이 휘청대면서 우왕좌왕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삼성그룹으로부터 분가한 CJ그룹의 경우에는 신세계와는 달리 식품업계의 선두기업이었던 제일제당과 관련 부동산을 많이 물려받아 쉽게 성장했지만, 신세계는 할인점이라는 새로운 사업모델을 도입해 성장의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신세계의 기업문화를 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개발한 기업문화 측정과 혁신도구인‘SWEAT Model’에 적용해 5-DNA 10-Element의 성취도, 기업문화 위험관리, 혁신전략 등을 종합적으로 진단하고 평가해 보자. ◇ 5-DNA 10-Element의 성취도 분석▲ [그림 19-1. 5-DNA 10-Element 분석]신세계의 기업문화를 SWEAT Model의 5-DNA 10-Element를 점수로 평가해 보면 [그림 19-1]과 같다.신세계는 성과를 제외한 비전, 사업, 조직, 시스템 등에서 보통 이상의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일부 요소의 경우에는 다른 대기업과 달리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일부 요소는 낙제점을 벗어나지 못했다.높은 점수를 받은 요소는 비전의 목표, 사업의 제품, 조직의 일, 시스템의 경영도구이다. 반면에 낮은 점수를 받은 요소는 비전의 책임, 성과의 위험, 조직의 사람은 최저점을 받았다. DNA 1인 비전의 목표는 글로벌 유통대기업으로 성장한다는 명확한 목표를 갖추고 노력한다는 점에서 보통 이상의 점수를 받았지만, 사회적 책임은 낙제점을 받았다. 기업의 성장은 사회적 가치를 존중하는 기반 위에서 이루어져야 하지만 신세계는 그러한 점은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DNA 2인 사업도 제품의 경우 할인점, 복합쇼핑몰 등 새로운 쇼핑몰 개념을 도입해 유통문화를 선도하는 측면에서 평균 이상의 점수를 받았지만, 국내시장에 한정되어 있고, 중국 등 해외시장에 무모하게 도전했다가 쓰라린 패배를 경험했기 때문에 시장은 글로벌 유통이라는 목표와는 괴리되어 있다.DNA 3인 성과도 이익은 보통수준을 잘 유지하고 있지만, 위험을 사전에 파악해 위기로 확산되지 않도록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조기경보시스템(early warning system)에 대한 개념조차 정립되어 있지 않았다.DNA 4인 조직의 일은 국내 선두 유통업체답게 업무의 분장과 관리는 체계적으로 되어 있었다. 하지만 사람은 조직 업무를 수행하는 단순 도구에 불과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DNA 5인 시스템의 경영도구도 라이벌 유통기업인 롯데그룹과는 달리 적극적으로 도입을 하고 있지만, 운영노력은 보통이다. ◇ 기업문화 위험의 관리전략▲ [그림 19-2. 기업문화 위험의 관리]신세계가 기업문화 5-DNA를 인식하고 관리하는 수준을 평가해 정리한 것이 [그림 19-2]다. 5-DNA 10-Element를 평가한 결과를 반영하면 비전, 조직의 많은 영역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위험에 속하고, 성과, 사업, 시스템은 관리 가능한 위험에 속한다.방치해서는 안되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위험은 비전과 조직에서 출발한다. 비전의 사회적 책임은 신세계의 모태가 되는 삼성그룹의 창업자인 이병철 회장이 가장 중시했던 사업보국의 정신을 제대로 이어받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것에서 출발한다.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골목상권의 위협, 협력업체에 대한 갑의 횡포 등도 사회적으로 용인되기 어려운 이슈에 포함되지만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의 권위를 무시하는 처사는 국가체계를 부정하는 것이다. 조직의 사람도 신세계가 과연 임직원과 공존공생하려는 기본적인 태도(attitude)를 갖고 있는지조차 의심이 들게 만든다. 노조를 부정하는 것은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자의 확고한 의지이고, 삼성그룹, CJ그룹 등도 따르고 있는 원칙이지만, 노조설립활동을 감시하고 파괴하는 행위는 기업의 원칙과는 별개인 불법행위로 형사처벌의 대상이 된다.신세계가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고자 한다면 글로벌 스탠다드에 적합한 기업활동을 해야 한다. 기업의 오너나 경영진이 자신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서 기업을 확장하고 이익을 남긴다면 직원들은 순순히 희생을 하지 않고 기회가 되면 조직을 떠난다. ◇ 신세계가 채용하고 있는 혁신 전략▲ [그림 19-3. SWEAT Model로 분석한 신세계 기업문화]SWEAT Model로 신세계의 기업혁신방법을 분석해 보면 [그림 19-3]과 같다. 신세계의 기업혁신전략은 유럽기업들이 선호하는 ‘E-Type Model’을 채용하고 있다. 국내 대기업 중에서는 한화그룹, 현대중공업그룹, 두산그룹 등이 동일한 모델을 통해 기업문화를 혁신하고 있다.이제는 그룹이 해체된 STX그룹, 한진그룹도 E-Type Model로 기업문화를 관리하고 있지만 신세계와는 달리 비전이 아니라 사업에서 출발하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만 신세계와 같이 기업문화를 창달하기 위해 비전의 목표설정부터 했다.신세계의 경우 삼성그룹이 하찮게 여기고 규모가 작아 경쟁력이 약했던 백화점과 호텔을 갖고 현상유지를 목표로 삼을 수도 있었지만, 유통대기업으로의 성장을 목표로 삼았다.이명희 회장이 아버지 이병철 회장의 경영철학을 모방해 일본식 경영관행에 익숙해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미국식 사업모델인 할인점을 도입한 것은 사고의 유연성을 보여준다. 할인점이 한계에 직면하자 복합쇼핑몰이라는 아이템을 시도한 것도 나름 좋은 결정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전반적으로 신세계의 기업문화는 단기간에 급성장할 수 있는 전략에는 적합하지만 지속성장 가능한 사업모델 구축과는 거리가 멀다. 비전의 목표는 잘 설정했지만, 사회가치와의 연계성은 부족하고, 새로운 사업모델도 자금만 있으면 누구나 모방 가능해 차별성이 없다.규모가 더 큰 롯데그룹은 할인점과 복합쇼핑몰 사업에 늦게 뛰어들었지만 단기간에 턱 밑까지 추격했고, 조만간 추월할 것으로 보인다. 성과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고, 직원들을 독려하고 있지만 위험관리는 부족하다. 업무를 분장하고, 직원들을 관리하기 위한 방편으로 시스템의 도입에 대한 열정은 넘쳤지만 정작 직원들의 편의성이나 자기계발에 대한 고려는 부족했다. 현재의 기업문화 혁신전략을 고수한다면 신세계가 목표로 하고 있는 글로벌 유통기업으로 성장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기업문화 혁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오너와 경영진의 태도이다. 직원, 사회, 제품, 시장 등에 대해 어떤 인식을 갖고 있느냐에 따라 기업문화가 형식적 혹은 실질적으로 운영될 것인지 결정하기 때문이다.신세계는 다른 요소보다 비전의 사회적 책임과 조직의 사람에 대한 전략을 전면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정통성을 유지하기 위해 이병철 회장의 경영철학을 모방하고 답습하는 것도 좋지만, 시대적 변화를 수용해 새로운 경영철학을 수립하는 것을 더 늦춰서는 안된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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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는 꼼꼼한 관리와 계획을 중시한 삼성그룹과는 달리 현장을 중시했기 때문에 경영시스템의 도입에 대한 고민이 크지 않았다.실제 경영선진화와 경영합리화를 위해 다양한 경영시스템을 도입한 삼성그룹, LG그룹 등과 달리 현대는 특별히 눈에 드러난 시스템을 도입하지 않았다. 경영진의 감에 의한 경영이 현대가 위기상황에 처해지게 된 이유가 아닌가 생각된다.현대의 기업문화를 진단하기 위해 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개발한 SWEAT Model의 다섯 번째 DNA인 시스템(System)을 경영도구(methodology)와 운영(operation) 측면에서 평가해 보자.◇ 비전 2020달성을 위해 다양한 경영도구 도입 시도현대는 다른 그룹에 비해 경영도구의 도입에 대한 관심도 낮고 이해도도 낮은 편이다.현대는 현대상선, 현대엘리베이터, 현대아산, 현대증권, 현대로지스틱스 등 계열사가 서비스업과 연관되어 있어 제조/유통 기업에서 업무용으로 사용하는 ERP(전사적자원관리), CRM(고객관계관리), SCM(공급망관리), EIS(임원정보시스템) 등의 시스템의 도입도 늦은 편이다. 업무관리효율성보다는 영업력 강화로 외형성장을 중시한 결과로 보인다. 2011년부터 경영관리시스템의 선진화를 위해 PMS(Performance Management System, 성과관리시스템), RMS(Risk Management System, 위험관리시스템), SMS(Sales Management System, 판매관리시스템) 등의 시스템을 도입하기 시작했다.PMS는 조직에서 개인의 업적이나 역량을 평가하기 위해 구축하는 시스템이다. 업적을 중시할 것인지, 역량에 초점을 맞출 것인지 등을 결정해야 하고, 개인과 조직간의 성과배분에 대한 기준도 정해야 한다. PMS가 제대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개인별 업무정의(Job Description), 이에 따른 직무평가(Job Evaluation) 기준을 정립해야 한다. 현대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주력 계열사인 현대상선, 현대증권, 현대로지스틱스 등의 실적이 악화되고, 금강산관광의 중단으로 현대아산의 사업이 정지되면서 위기관리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처음으로 도입한 것이 RMS다. RMS는 기업이 대내∙외 환경에서 초래되는 다양한 위험을 사전에 대비할 수 있도록 구축하는 시스템이다.RMS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위험의 종류, 위험의 심도, 발생가능성, 긴급도 등에 대한 정의와 분류가 필요하다. 발생할 가능성이 높으면서 기업경영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 위험을 주로 관리한다. RMS는 위기관리시스템인 CMS(Crisis Management System)의 초기단계로 조기경보시스템(Early Warning System)의 역할을 수행한다. RMS가 제대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위기대응시나리오, 즉 컨틴전시플랜(contingency plan)도 개발해야 한다. 컨틴전시 플랜이란 경영자가 미래에 발생할 것이라 예측하는 데 어려움이 있거나 혹은 예측했다 하더라도 짧은 기간 동안 회복하는 것이 어려운 우발적인 상황이 닥쳤을 때, 이를 대비하기 위한 방안을 준비하는 위기관리 경영기법을 말한다.현대아산의 경우 북한군에 의한 금강산 관광객 피살이라는 초유의 사태에 대응을 제대로 하지 못해 금강산관광이 파국으로 치닫게 만들었다. 불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공격적인 영업이 우선되어야 하므로 영업을 관리하기 위한 시스템으로 SMS도 구축하고 있다. 또한 임직원이 자신의 실적을 공정하게 평가 받을 수 있도록 SSI(Super Sales Initiative, 영업력향상)와 TCR(Total Cost Reduction, 전사적비용절감) 개념도 도입한다.SSI는 영업최우선주의를 모토로 영업력 강화에 필요한 조치를 실행하는 것을 말한다. 영업실적이 좋은 사람에게 합리적인 성과보상을 하고, 영업전문가를 육성하고 영업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교육프로그램을 운용한다.TCR은 개발, 제조, 물류, 서비스 등 기업의 가치사슬(value chain)상에서 발생하는 모든 비용을 최대한 절감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을 말한다. 종합적으로 보면 현대는 글로벌경영환경이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울 정도로 복잡하고 혼란스럽기 때문에 상시적으로 위기를 관리하기 위해 프로세스를 개선하고, 효율적으로 인력을 운용해 성과를 창출하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현장을 중시하고, 설정된 목표를 향해 돌진하는 조직의 특성을 잘 반영한 경영도구라고 평가할 수 있다. 문제는 이 도구들의 운영성과가 그다지 좋지 않다는 점이다. 시스템을 구축했지만 본질을 놓치지 않았나 생각된다. 예를 들어 RMS도 시스템 자체의 프로세스를 정의하고 구축하는 것은 쉽지만, 위험을 정의하고, 그에 대비하는 컨틴전시 플랜을 수립하기는 매우 어렵다. 기업내부의 임직원들이 예측하는 위험은 과거의 경험을 기반으로 하지만, 현재와 미래의 위험은 과거의 위험과 전혀 다르다.즉 과거의 경험에 의존한 비상계획이 실제 위험을 예방하거나 해결하는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말이다. 따라서 창의적 사고를 하는 외부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 현대상선도 다양한 경영도구를 도입하지만 운영은 부실현대상선은 경영관리 혁신을 위해 2012년 EIS(Executive Intelligence System, 임원정보시스템)과 MI(Marketing Intelligence, 마케팅분석시스템)을 구축했다. EIS는 최고경영자, 임원, 관리자가 기업의 각종 데이터를 기반으로 중요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시스템이다.이에 반해 MI는 상품, 서비스의 생산, 소비 등 마케팅 관련 정보를 분석하는 시스템이다. MI가 시장의 정보를 체계적으로 분석해 주는 역할을 하므로 BI(Business Intelligence)가 가능해진 것이다. BI는 기업의 ERP, SCM, CRM 등 각종 업무용시스템에서 통합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지능적인 의사결정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분석한 시스템의 총칭을 말한다. 현대 U&I는 현대상선의 물류관리를 최적화할 수 있는 스마트워크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컨테이너 관제, 차량관제, 설비관리, 조선소∙항만 야드 관리 등의 기능을 개발해 현장과 자산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목적이다.컨테이너 관제는 화물이 컨테이너에 승선한 이후 하선까지 모든 과정을 모니터링하는 것이다. 컨테이너의 위치를 추적하기 위해서는 GPS(Global Positioning System)나 LBS(Location based Service) 등의 기능이 필요하다.GPS는 인공위성을 이용해 비행기, 선박, 자동차 등의 위치를 정확히 알 수 있는 시스템이다. LBS는 휴대폰이나 PDA와 같은 이동통신망과 IT기술을 종합적으로 활용한 위치정보 기반의 시스템 및 서비스를 말한다.LBS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이동통신회사의 기지국과 통신망을 이용해야 한다. 현대 U&I가 국내에서 현대상선의 컨테이너관제를 위해 SK텔레콤과 협력하는 것도 SK텔레콤의 기지국과 통신망을 활용하기 위한 목적이다.현대 U&I가 현대상선의 글로벌 서비스를 지원하려면 해외국가의 이동통신회사의 통신망을 활용하거나 해외 로밍서비스를 이용해야 한다. 국가간 화물이동의 대부분이 컨테이너에 실려 배로 운송되는데 정확한 이동경로, 위치, 보관상태 등을 파악하는 것은 아직까지 힘든 상황이다. 하지만 현대상선은 2013년부터 화물운송경로와 목적지 도착예정일을 홈페이지에서 확인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일명 GIS(Geographic Information System)로 지도 위에서 자신의 화물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현대상선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다양한 경영도구를 도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이런 노력이 수렁에 빠진 기업을 구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실제 현대상선이 도입한 시스템이 경영혁신에 필요한 시스템이기는 하지만 이 시스템만으로 경영혁신이 되지는 않는다.EIS나 MI와 같은 시스템도 글로벌 기업들은 이미 20여 년 전에, 국내 대기업도 대부분 10 여 년 전에 도입했던 것이다. 현대가 선진 경영도구의 도입에 관심을 갖지 않고 있다가 변화의 바람을 놓친 것이다. 기업문화의 진단도구인 SWEAT Model에서 다섯 번째 DNA가 시스템이고, 시스템에 운영(operation)이라는 요소(element)를 포함시킨 이유가 있다. 기업들이 외형적인 경영도구의 도입에는 관심이 높지만, 운영에는 관심이 낮기 때문이다.시스템이 하드웨어라고 보면 운영은 소프트웨어에 해당된다. 아무리 좋은 시스템을 도입해도 제대로 운영하지 못하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기업들이 많은 예산을 들여 다양한 BI시스템을 도입하고 있지만 실제 현장에 가보면 활용도가 매우 낮다. 대부분의 시스템이 구축되자마자 사장된다. 왜냐하면 운영을 어떻게 할지 고민하기보다는 외형적으로 어떻게 보일 것 인지만 고민하기 때문이다.시스템의 UI(User Interface)와 같은 디자인만 화려하게 꾸민다. 데이터를 어떻게 분석하고, 의사결정에 활용하기 위해 어떤 분석도구를 선택할 것인지는 관심도 없다. 기존에 하던 단순한 분석프로세스를 시스템에 적용하는 수준에 그친다.당연하게 시스템의 활용도가 낮아져 아무도 사용하지 않는 시스템이 된다. 외국의 글로벌기업들과는 운영실적에서 차이가 크다. 국내 기업들이 경영도구를 도입하면서 어떤 점을 고민해야 하는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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