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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기업 중에서 형제간 우애를 강조한 회사치고 조용하게 승계가 이뤄진 곳이 드물다. 두산그룹·금호그룹·현대그룹 등이 이른바 ‘왕자의 난’을 겪었다. 그룹의 경영권을 독식하기 위한 형제간 골육상쟁(骨肉相爭)의 대결로 이미지가 추락했다.우리 속담에 ‘부자 3대 없고 거지 3대 없다’는 말이 있다. 재벌 대부분이 3대로 넘어오면서 위험에 도전하기 보다는 현상유지나 편법으로 부를 승계하는 방안에 골몰하며 위기를 자초하고 있다. 일부 경영학자는 한국식 재벌의 수명이 다했다는 극단적인 평가조차 내놓고 있는 실정이다.효성그룹은 창업자인 조홍제에서 2세 조석래로 이어진 후 3세인 조현준·조현문·조현상이 경영 전면에 나서며 갈등이 시작됐다.2013년 2월 조현문이 보유하고 있던 효성 주식을 처분한 이후 같은 해 5월부터 국세청·검찰 등의 조사가 시작됐다. 오랜 기간 동안 진행되고 있는 효성의 내부고발 사건을 분석해 보자. ▲ 조현문의 내부고발 진행 내역 [출처=국가정보전략연구소(iNIS)]◇ 조직 부정행위 척결에 대한 의견 대립이 내부고발 유도조현문의 내부고발은 공식적으로 2014년 6월부터 시작됐지만 그 징조는 2011년부터 있었다고 볼 수 있다. 조현문이 국내 한 언론에 보낸 이메일에 따르면 ‘2011년 조석래 회장에게 그룹 내 불법비리를 이대로 두면 안 된다. 가족들 모두가 감옥에 갈 수 있다’고 호소했기 때문이다.하지만 조석래는 ‘내 회사를 내 뜻대로 경영하는데 네가 무슨 상관이냐. 차라리 나가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 조현문은 이 대답을 듣고 곧바로 회사를 떠났다고 주장했다. 회사를 그만둔 후 형제들과 갈등을 겪으면서 내부고발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효성의 2대 회장인 조석래는 세 아들을 모두 효성에 입사시켜 경영수업을 받도록 지시했다. 첫째 아들부터 막내까지 나이 차이가 불과 3살로 큰 아들이라고 해도 확고한 권위를 갖기 어려운 구조다. 어찌되었건 3형제는 후계자로 낙점받기 위해 선의의 경쟁을 벌인 것으로 보여진다.내부고발자인 조현문은 둘째 아들로 미국 하버드대에서 법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법률 전문가다. 미국 뉴욕주 변호사 자격증을 취득한 후 1998년부터 미국 로펌에서 근무하다 1999년 조석래 회장의 지시에 따라 귀국했다. 효성에 입사한지 1년 만에 이사를 거쳐 2006년 부사장으로 승진한 후 중공업사업그룹(PG)장을 맡았다.중공업사업그룹에 근무하면서 계열사 전반에 걸쳐 만연한 부정과 비리를 직접 목격하면서 바로 잡아야겠다는 생각을 가졌다.부정행위를 적발해 관련자를 징계하면서 내부 임직원의 반발이 거세졌다. 조석래 회장에게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보고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한다.결국 2013년 2월 조현문은 효성을 떠났고 오비이락(烏飛梨落)처럼 사정기관의 칼날이 효성으로 향했다. 국세청·검찰의 대대적인 수사가 진행됐으며 검찰은 2014년 1월 조석래 부자 등 5명을 기소하는데 성공했다. 1심 재판이 시작되자 조현문은 그해 6월부터 아버지와 형제를 포함한 경영진을 배임·횡령 혐의로 고발했다.2018년 9월 서울고등법원은 조석래에 징역 3년에 벌금 1352억원, 조현준에는 항고를 기각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이 유지됐다.2020년 12월 대법원은 조석래 사건은 파기환송하고 조현준은 집행유예를 확정했다. 올해 10월부터 조석래의 파기환송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조현문의 내부고발에 대해 조현문의 대응은 2017년 3월 협박 혐의로 고소한 것이다. 조현문은 2016년 9월 검찰이 소환한 후 해외로 출국해 연락이 되지 않았다. 따라서 검찰은 소재 파악 불가로 기소를 중지한 이후 지난해 1월 조현문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올해 11월 조현문은 강요 미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으며 관련 재판이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조현문이 자신이 보유한 효성 비상장 계열사 주식을 조현문이 고가에 매수하지 않으면 위법 행위가 담긴 자료를 검찰에 넘기겠다고 협박했는지가 쟁점이다. ◇ 재벌 자정기능 상실해 내부통제시스템 정립 시급조석래 회장은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당시 효성물산의 부실을 감추기 위해 미국·독일·홍콩· 싱가포르에 있던 판매법인 4개 자회사의 손실을 축소했다.2006년 분식회계 사실을 공개하며 위기를 돌파했지만 조현문의 내부고발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의 충격을 줬다. 효성 내부고발이 주는 사회적 시사점은 다음과 같다.첫째, 우리나라 재벌은 내부 자정기능을 상실해 효과적인 내부통제시스템을 구축하지 않으면 정상적인 경영이 불가능할 수준에 도달했다.조현문은 미국 변호사 자격증을 갖고 있으며 2001년 발각된 미국 에너지 대기업인 엔론의 부정회계 사건의 파장을 잘 파악하고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조현문이 조석래 회장에게 ‘가족 모두가 감옥에 갈 수 있다’며 부정행위를 중단해야 한다고 조언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부사장 직책을 맡고 있던 조현문이 감사와 협의를 통해 부정행위를 근절시키기 위한 방안을 모색할 수 있었지만 의미가 없다고 판단했을 것으로 보인다.재벌 오너는 제왕적 리더십을 강조하며 자신의 생각과 다른 직원을 용납하지 않기 때문이다. 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개발한 내부통제시스템이 오너나 최고경영자(CEO)로부터 독립된 감사의 역할을 중시하는 이유다. 내부통제시스템이 오너의 부정적 영향력으로부터 자유로워져야 ESG(환경·사회·거버넌스) 경영이 완성된다.둘째, 기업의 오너는 공과 사를 명백하게 구분하지 못하면 배임과 횡령으로 처벌될 위험을 안고 사는 사람이다. 오너 일가는 핵심 기업의 쥐꼬리 만한 지분으로 순환출자라는 편법을 통해 수십 혹은 수백 개의 계열사를 통제하며 회계를 마음대로 주무른다.재벌은 그룹에 대한 지배력을 높이기 위해 가족 소유 기업에게 일감을 몰아주거나 상식 수준 이상의 혜택을 주는 경영관행을 금과옥조(金科玉條)처럼 유지하고 있다.회사 자금으로 고급 자동차나 주택을 구입해 사적으로 활용하면 횡령에 해당된다. 불법 비자금을 조성해 개인적으로 유용하는 사례도 비일비재하다.오너가 낮은 지분율을 높이고 상속세를 마련하기 위한 목적으로 계열사 합병을 추진할 때 합병비율을 산정하는 과정에서도 배임이 발생할 여지가 높다. 삼성그룹이 에버랜드 전환사채 발행, 에버랜드와 삼성물산의 합병 등의 과정에서 선택한 편법도 비슷한 관점에서 볼 필요가 있다.셋째, 사회 정의를 목적으로 내부고발을 하는 사람이 사소한(?) 실수나 불법을 저질렀다면 처벌하지 않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실제 국내 내부고발자 대부분은 사회 정의를 위해 목숨을 걸었지만 수사기관이 적극적으로 보호조치를 취하지 않아 위험한 상황에 처해졌다.조현문도 형제들과 다투는 과정에서 자신이 보유한 주식의 처분을 빌미로 협상을 진행했던 것으로 보인다. 상장기업이 아닌 비상장기업이고 그것도 대기업에 종속된 기업의 주식을 타인에게 매각하기란 어렵기 때문이다. 비상장기업의 주식 가치를 합리적으로 산정하기도 쉽지 않다.조현준은 조현문을 협박죄로 고소했고 검찰도 기소했다. 재판과정에서 가족 간의 은밀한 대화 내용이나 내부거래 사실이 드러날 가능성이 높다.검찰이 조현문의 내부고발을 기반으로 효성의 부정행위를 처벌했기 때문에 조현문이 사회정의에 기여했다는 것은 부정하기 어렵다. 일부에서 조현문을 이단아로 부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 계속 -▲ 민진규 국가정보전략연구소 소장 [출처=iNIS]*칼럼 내용 문의 : 민진규 국가정보전략연구소 소장(stmin@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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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1-20한국타이어그룹(이하 한국타이어)은 효성그룹의 창업주 조홍제 회장이 1962년 정부로부터 불하 받은 적산기업 한국다이야제조(전 조선다이야공업)를 모태로 하고 있다. 1981년 조홍제 회장의 차남인 조양래 회장이 한국타이어의 경영을 맡은 후 1986년부터 계열 분리되었다.최근 몇 년간 한국타이어는 가맹브랜드 티스테이션의 불공정거래 혐의, 대전공장 전∙현직 직원의 산업재해, 하와이부동산 불법 매입의혹, 비상장계열사의 돌려 막기 의혹, 페이퍼 컴퍼니설립 및 세금 탈루의혹, 골프장 불법 추진의혹 등이 불거지면서 브랜드 이미지가 훼손되고 있다. ◇ 한국타이어그룹의 주요 계열사와 평가대상 기업한국타이어는 국내16개, 해외31개, 총47개의 계열사를 가지고 있으며, 주요 계열사는 표1와 같이 지주회사, 제조/유통, 부동산/투자/건설, IT/서비스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표1. 한국타이어의 주요 계열사와 평가대상]지주회사부문 계열사는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MKT Holding가 있다.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는 1941년 설립한 조선다이야 공업을 모태로 하고 있으며, 1955년 한국다이야제조로 법인전환했다. 1968현 한국타이어제조, 1999년 한국타이어로 상호를 변경했다.2012년 9월 사업부문을 인적 분할해 기존회사를 현재의 상호로 변경해 지주회사로 전환되었다. MKT Holdings는 경영자문, 자회사 관리를 위해2011년 설립한 비금융 지주회사이다.제조/유통부문 계열사는 한국타이어(주), 아트라스비엑스, 대화산기, 프릭사, 한양타이어판매, 아노텐금산, 아노텐더블유티이, 에이치투더블유티이, 엠케이테크놀로지 등이다. 한국타이어(주)는 2009년 기존 한국타이어에서 사업부문을 인적 분할해 설립했으며, 주요 사업은 자동차 타이어, 튜브, 부속품 등의 제조∙판매이다.아트라스비엑스는 1944년 설립한 이산을 모태로 하고 있으며, 1946년 조선전지, 1952년 한국전지로 사명이 변경됐다. 1977년 한국타이어 계열사로 편입됐으며, 2004년 현재의 상호가 됐다. 주요사업은 차량, 선박, 농기계, 산업용 축전지의 제조∙판매다.대화산기는 1985년 한국타이어제조의 기계제작소 설립 후 1992년 별도 법인이 되었다. 타이어 및 튜브 제조기계를 제조한다. 프릭사는 1991년 금산소재로 설립되어, 1996년 한타엠엔비로 상호가 변경되었다가 2004년 현재의 상호가 됐다. 자동차의 패드, 라이닝 등을 제조∙판매하는 자동차부품 제조업체다.한양타이어판매는 자동차 타이어 판매 및 경정비, 부동산임대를 위해 1986년 설립했다. 아노텐금산은 2010년 설립해 친환경에너지 제조를 주요사업으로 하고 있으며, 증기, 냉온수, 공기조절 공급업을 하고 있다.아노텐더블유티이는 타이어파쇄기를 수입판매하기 위해 2009년 설립했으며, 에이치투더블유티이는 타이어파쇄기의 판매를 위해 2009년 설립했다. 엠케이테크놀로지는 타이어 금형, 정밀기계부품을 제조∙판매하는 회사로 1967년 설립한 강남기계를 모태로 하고 있다.1973년 법인으로 전환되었으며, 1990 미강을 거쳐 2000년 현재 상호가 됐다. 기업의 매출규모·이익 등을 고려해 한국타이어(주), 아트라스비엑스, 대화산기 등을 평가했다.부동산/투자부문 계열사는 신양관광개발, 에프더블유에스투자자문 등이 있다. 1982년 설립된 신양관광개발의 주요사업은 부동산임대, 건물, 시설관리 용역 등이다.IT/서비스부문 계열사는 엠프론티어, 신양월드레저, 아트라스비엑스모터스포츠 등이다. 엠프론티어는 컴퓨터시스템 통합 자문, 시스템관리를 위해 한국타이어의 정보시스템부분을 분리해 2000년 설립했다. 신양월드레저는 골프장 운영을 위해 2009년 설립했으며, 아트라스비엑스모터스포츠는 레이싱선수관리 및 레이싱팀을 운영하기 위해 2009년 설립했다. ◇ Proactive Leader를 양성하기 위해 체계적인 교육효성그룹에서 분리 독립한 한국타이어는 효성의 계수관리문화, 제조업 중시의 전통을 계승하고 있다. 한국타이어의 인재상은 끊임없는 자기혁신, 과감한 도전 및 실행, 목표 달성 등을 위해 노력하는 Proactive Leader이다. Proactive Leader는 주인의식, 자아성찰, 성과창출 등을 핵심가치로 삼고 있으며, 열정, 혁신, 상호신뢰, 글로벌 마인드 등 4가지 특성을 가지고 있다.한국타이어는 다양한 인사제도를 통해 직원의 경력 관리 및 전문성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전환배치 제도를 활용해 다양한 업무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연구원 스페셜리스트 제도를 통해 전문성 및 역량 있는 인재를 확보해 기술 경쟁력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핵심인재 양성프로그램인 CPL(Core Proactive Leader)제도를 통해 미래 경영진 및 팀장이 될 잠재적 경영자를 선발해 이들의 자질을 육성하고 있다.한국타이어는 체계화된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임직원이 Proactive Leader로 성장할 수 있도록 육성지원하고 있다. 교육운영프로그램에는 신입사원교육, Competency Map, 학습 계약제 등이 있다. 신입사원 교육프로그램은 그룹 공통교육 1개월, 부문별 공통교육 3개월 등 총 4개월로 구성되어 있다.교육프로그램을 통해 회사의 비전 및 목표에 대한 학습과 공유, 타이어 생산 및 유통지식을 습득하게 된다. 또한 부서배치 후 1:1 멘토링 프로그램을 통해 사회 초년생을 역량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Competency Map(연구개발 인력의 역량체계 맵)과정은 자기계발 학습을 위해 Competency Map을 통해 지식과 역량의 전문성을 진단하고 도달해야 하는 목표를 수립하고, 이를 달성하도록 하는 프로그램이다.Competency Map은 직무별 필요 지식, 역량을 총 225개 항목으로 정의해 습득하도록 지도한다. 학습 계약제는 먼저 역량 진단 및 자질 향상을 위한 교육계획의 수립, 일정에 따른 자율적 학습, 부서장과의 성취여부 확인 등의 과정으로 이루어 진다. ◇ 한국타이어㈜ 그룹의 대표기업으로서 가장 높은 점수 획득▲ [표2. 평가대상기업의 점수비교]한국타이어는 타이어제조 기업인 한국타이어㈜를 기반으로 타이어산업의 수직계열화를 통해 그룹의 규모를 갖췄다. 평가대상도 한국타이어㈜와 이 기업에 제조설비를 납품하는 산양전기, 자동차 배터리를 제조하는 아트라스비엑스로 자동차산업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다.한국타이어㈜는 금호타이어가 그룹의 어려움으로 주춤거리면서 1위 사업자로서 시장지배력을 강화하고 있고, 아트라스비엑스는 영업이익률은 매우 높지만 시장점유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것이 현안 이슈다. 산양전기의 경우 업의 속성상 한국타이어㈜의 실적에 연관성이 높고, 내부거래에 의존하기 때문에 성장성이나 경쟁력에는 한계가 있다.구직자가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평균 근속연수와 평균급여를 보면, 한국타이어㈜는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로 분할되기 이전인 2011년에 평균근속연수 11.6년, 평균급여는 5500만원이다. 2012년 대졸 초임은 3400만원으로 제조업체로서는 높은 편이다.아트라스비엑스는 평균근속연수 11.1년, 평균급여 6100만원으로 제조업체로서는 매우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대화산기는 비상장기업으로 평균근속연수가 알려져 있지 않으며, 대졸 신입사원의 연봉은 2900만원으로 기계설비제조업체로서는 보통 수준이다. 한국타이어 계열사들은 제조업체로서 대부분 남성 직원이 주류를 이루고, 여성 직원은 아주 소수이며, 여성의 근속연수도 짧은 편이다. -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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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과 같이 한국 섬유산업의 발전에 획기적인 공헌을 한 코오롱그룹(이하 코오롱)은 창업주 이원만 회장과 아들 이동찬 회장이 공동 창업한 그룹이라고 볼 수 있다.공기업을 제외하고 2012년 말 기준으로 재계서열 32위인 코오롱은 1996년부터 이동찬 회장의 장남인 이웅열 회장이 그룹을 이끌고 있다. 그룹규모에 비해 인지도가 매우 높은 편이지만 3세 경영자인 이웅열 회장이 맡은 이후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1998년 IMF경제위기, 2008년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주력 사업은 부진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추진하고 있는 태양열발전, LED조명, 수처리 사업 등은 진척이 더디다. ◇ 국내 최초로 나일론을 수입하고 생산해 의복혁명 주도1953년 한국에 최초로 나일론을 공급한 이원만 회장은 한국 동포들에게 값싸고 질긴 의복을 제공하자는 일념으로 회사를 세웠다고 한다. 그는 일본에서 사업의 기반을 구축한 후 한국 동포들에게도 혜택을 제공하고자 한국에 나일론 공장을 설립했다.나일론은 1939년 미국 뉴욕 세계박람회에서 처음 소개된 합성섬유이다. 천연섬유에만 의존하면서 만성적인 부족현상에 시달리던 의복소재 문제를 해결해 준 ‘기적의 섬유’로 불린다. 2차 대전으로 패망한 일본에서 1950년대 초 나일론이 유행하는 것을 보고 이원만 회장은1951년 삼경물산㈜를 설립해 국내에 독점공급하기 시작했다. 한국도 6∙25전쟁으로 물자가 부족했기 때문에 나일론에 대한 수요는 가히 폭발적이었다.나일론을 수입판매만 할 경우 일본 업체들의 배만 불린다고 판단한 이원만 회장은 국내에 생산공장 건립을 추진했다. 1964년 한국나이론 공장의 원사공장이 정상적으로 가동되면서 한국의 섬유역사가 다시 쓰여지게 되었다. 시대흐름을 잘 파악했던 이원만 회장은 정작 기업경영보다는 정치에 더 관심을 가졌다. 1950년대 나일론 수입으로 막대한 부를 축적했지만, 1960년 4∙19학생의거 이후 혼란한 정국의 소용돌이에 휘말리지 않고 잘 넘겼다.이후 박정희 대통령에게 농업과 산업을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서울 구로와 경북 구미에 산업단지를 조성하도록 조언했다. 이후 정치인의 길을 걸었다. 이원만 회장은 정치인으로 나름 성공적인 인생을 살았지만 기업인으로 합성섬유산업에 끼친 영향보다는 남긴 흔적은 적다. 이런 점에서 정치인보다는 기업인으로 외길을 걸었다면 코오롱이 섬유업으로 출발한 SK그룹과 마찬가지로 대기업 반열에 오를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된다.어찌되었건 그는 창업 1세대 경영자가 대부분 그렇듯이 ‘사업보국’을 자세를 견지하면서 기업이 돈을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국가와 사회에 기여를 해야 한다는 초심은 잃지 않았다. 코오롱이 원사와 패션 등 섬유산업의 외길을 걷게 된 것도 창업자의 의지가 많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 1.5세인 이동찬 명예회장은 국내 마라톤진흥을 위해 노력창업자 이원만 회장이 한국 섬유공업의 기초를 세운 인물이라면 아들인 이동찬 회장은 이를 계승 발전시킨 사람이다. 이원만 회장이 기업경영보다는 정치에 더 관심을 뒀기 때문에, 국내사업은 초기부터 이원만 회장의 동생 이원천 회장과 이동찬 회장이 주도했다.효성그룹의 창업주 조홍제 회장과 아들 조석래 회장의 관계와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조홍제 회장이 청춘을 다 바친 삼성그룹과의 동업관계를 청산하고 효성그룹을 창업할 때 아들 조석래 회장의 조력이 컸다. 이동찬 회장과 조석래 회장을 2세 경영인이라기보다는 1.5세 경영인이라고 부르는 이유다.코오롱은 1964년부터 한국나이론 공장에서 원사생산을 시작했지만, 그룹으로서 면모를 갖춘 것은 1977년이다. 이 때 한국나일론과 한국포리에스텔을 합병해 ㈜코오롱을 설립했으며, 이동찬 회장이 경영전면에 나섰다.이전까지는 1957년 코오롱에 입사했던 이원만 회장의 동생인 이원천 코오롱TNS회장이 코오롱의 대표역할을 수행했었다. 당시 이원천 회장은 형인 이원만 회장의 결정에 반발해 원진레이온이라는 회사를 차려 독립했다.원진레이온은 비스코스인견을 생산하던 공장이었는데, 1980년대 노동자들이 안전 장비 없이 작업을 함으로써 인체에 치명적인 물질인 이황화탄소에 노출되어 다수가 사망한 기업이다. 이동찬 회장은 코오롱의 대표가 된 이후 섬유와 무역에 치우쳐 있던 사업구조를 건설, 화학, 전자소재, 이동통신 등으로 확대했다.이동찬 회장이 확장한 사업들은 현재 뚜렷한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했다. 건설사업은 코오롱건설에서 코오롱글로벌로 이관되었지만 무리한 PF투자로 그룹 부실의 뇌관이 되고 있다.1994년 포크코와 공동 대주주로 이동통신산업으로 시작했지만, 신세기통신의 경영에 대한 이견으로 1999년 SK텔레콤에게 대주주를 넘겼다. 당시 머리가 두 개라서 기업경영에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동찬 회장은 ‘이상은 높게, 눈은 아래로’라는 말을 좋아해 마라톤을 좋아한다고 한다. 승리를 위해 일정한 페이스로 힘차게 달려가는 마라톤이 단숨에 빨리가 아니라 정돌 쉼 없이 멀리 달리는 자신의 철학과 일치하기 때문이라는 이유다.1977년 코오롱의 경영권을 넘겨받기 이전까지 35년 동안 삼촌인 이원천 회장 밑에서 묵묵히 참고 견디었기 때문이다. 그는 자신의 경영철학을 현실에 접목시키기 위해 마라톤 진흥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1981년 이동찬 회장은 마라톤의 발전을 위해 2시간 10분내 1억 원, 15분 이내 5천 만원이라는 거금의 포상금을 지급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1987년에는 코오롱 마라톤팀이 발족시켰다.그의 꾸준한 지원덕분에 1992년 코오롱마라톤 팀의 황영조 선수가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땄다. 1936년 일제 강점기 베를린 올림픽에서 일장기를 가슴에 단 손기정 선수가 금메달을 딴 이후 처음으로 전국민을 흥분의 도가니로 몰고 갔다. 코오롱이라는 그룹이 마라톤과 연상되는 이유가 이동찬 회장의 인생철학 때문이었다. 코오롱이 이동찬 회장의 경영기간 동안 사업다각화에 성공하고, 마라톤 중흥에 절대적인 기여를 했지만 사업적으로 두드러진 업적은 남기지 못했다. 1996년 이동찬 회장은 20 여년 간 경영하던 코오롱의 경영권을 건강과 관계없이 아들인 이웅열 회장에게 넘겼다. 다른 그룹의 회장들이 죽을 때까지 경영권을 고집하다가 사후에야 경영을 넘기던 관행과는 차이가 많다.이동찬 회장이 퇴임한 이후 코오롱의 마라톤에 대한 열정은 줄어들어 한국 마라톤도 침체기에 접어든 것은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 3세 경영인인 이웅열 회장은 취임 이후 내우외환에 시달려1996년 아버지로부터 경영권을 물려 받은 이웅열 회장은 내우외환에 시달리고 있다. 회장으로 취임하던 당시 나이가 만 40세로 대기업을 경영하기에는 어린 나이였다.다른 그룹의 회장들보다 나이가 어렸기 때문에 대외적인 활동보다는 기업경영에 전념했지만 실적은 그렇게 좋지 못했다. 1997년 IMF외환위기가 터졌고, 2000년을 전후해 중국기업들이 부상하면서 실적악화로 국내 섬유업체들이 도산이 이어졌다. 당시 많은 섬유업체들이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사라졌다. 2002년 한일월드컵을 계기로 추진했던 휘장사업권에 코오롱TNS가 연루되었다. 2001년 코오롱TNS가 휘장사업권을 넘겨 받기 위해 정∙관계에 불법 로비를 했다는 혐의를 받았고, 코오롱TNS는 사업부진으로 부도 처리되었다.당시 코오롱TNS는 104개 하청업체로부터 174억 원 상당의 휘장상품을 납품 받은 후 대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관련 혐의로 이동보 코오롱TNS회장과 경영진이 유죄판결을 받았다. 이동보는 이동찬 회장의 동생이지만 코오롱TNS는 코오롱에서 계열분리된 기업이다. 2004년에는 코오롱캐피탈의 473억 원 규모의 횡령사건이 터졌다. 최근에도 전직 대통령의 형의 정치자금사건에 연루되어 있고, 글로벌 기업인 듀폰과 특허권 분쟁을 벌이고 있다. 1심에서 패소했고, 항소심이 진행 중이지만 재판결과를 낙관하기 어렵다.MB정권이 추진했던 4대강 사업의 수 처리 설비사업을 수주하기 위해 로비를 한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으며, MB정부가 추진하다가 전국민의 반대로 접었던 상하수도 민자사업도 코오롱이 연루되었다는 소문이 끊이지 않는다. MB정부의 최고 실세였던 이상득 의원이 코오롱사장 출신이기 때문에 MB정권과 밀착해 이권을 챙겼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박근혜정부가 MB정부의 4대강 사업에 대해 조사를 강화하고 있으며, 건설공사뿐만 아니라 수질개선사업에 관련된 수 처리 회사들도 담합혐의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코오롱글로벌, 코오롱워터텍 등 관계사들도 담합, 불법로비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이웅열 회장은 본인 스스로 21세기 비전크리에이터로 지칭하고 직함도 CVC(Chief Vision Creator)로 부른다. CVC는 궁극적으로 함께 나아가고자 하는 비전을 만들어 내는 사람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그는 코오롱을 라이프스타일을 혁신시키는 LifeStyle Innovator가 되기 위해 노력한다고 한다.코오롱은 주력기업의 실적악화, 신성장동력의 부재, 정치사건의 연루 등으로 내우외환에 빠졌다. 취임 당시 불혹(不惑)에 불과했지만 지천명(知天命)을 넘어서 이제 이순(耳順)을 목전에 두고 있는 이웅열 회장이 하늘의 뜻을 알고, 세상의 흐름에 귀를 기울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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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3-11효성그룹(이하 효성)은 삼성그룹, LG그룹 등과 마찬가지로 대지주가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창업을 해 성장한 기업이다. 창업자인 조홍제 회장은 삼성그룹의 창업자인 이병철 회장과 동업을 하면서 삼성그룹의 기반을 마련해줬고, 결별 후 축적한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단기간에 효성을 대기업으로 도약시켰다.효성은 중공업, 산업자재, 섬유, 화학, 건설, 무역, 정보통신, 금융 등 다양한 영역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지만 ㈜효성이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다. ◇ 효성의 주요 계열사와 평가대상 기업효성의 계열사를 표1과 같이 중공업/화학/섬유, 건설, 무역, 정보통신, 기타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표1. 효성의 주요 계열사와 평가대상]중공업/화학/섬유 부문 계열사는 ㈜효성과 효성굿스피링이 있다. ㈜효성은 IMF 외환위기 당시에 효성물산, 효성생활산업, 효성중공업 등 관련 계열사를 통폐합해 만들었다. 건설부문 계열사는 효성건설, 효성에바라엔지니어링, 진흥기업, 효성투자개발 등이 있다.진흥기업은 새로 인수한 건설회사지만 부실이 심화되면서 그룹경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무역부문 계열사는 효성트랜스월드, 플로섬이다. 플로섬은 한강르네상스사업을 추진하던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만들려던 새빛둥둥섬을 건설/임대하는 사업을 목적으로 설립한 회사다.정보통신부문 계열사는 노틸러스효성,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 효성 ITX, 갤럭시아디바이스, 갤럭시아일렉트로닉스, 갤럭시아커뮤니케이션즈, 갤럭시아포토닉스, 갤럭시아디스플레이 등이 있다. 노틸러스효성은 금융자동화기기를 제조/판매하는 회사이고,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은 효성그룹 계열사의 IT업무를 담당한다.갤럭시아디바이스 갤럭시아디바이스, 갤럭시아일렉트로닉스, 갤럭시아커뮤니케이션즈, 갤럭시아포토닉스, 갤럭시아디스플레이 등 갤럭시아 관련계열사들은 섬유와 중공업을 하던 효성이 ICT산업으로 영역을 확장하면서 인수/합병한 기업들이다.노틸러스효성, 갤럭시아 관계사 만 평가대상으로 선정했다.기타부문 계열사는 효성캐피탈, 더클래스효성, 효성토요타, 더프리미엄효성 등이 있다. 효성캐피탈은 ㈜효성의 종속회사로 할부금융, 리스사업을 한다. 더클래스효성은 벤츠자동차, 효성토요타는 도요타장동차를 수입/판매하는 회사다. 이 부문 계열사들은 규모도 작고, 고용인원수도 많지 않아 평가대상으로 적합하지 않았다. ◇ 효성 웨이로 핵심가치를 실현하고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 목표효성은 효성인이 지향하는 가치체계를‘Hyosung Way’로 부르며 전세계 모든 효성인이 힘과 의지를 하나로 모아 꿈을 현실로 만들어 나가기 위해 만들었다고 한다. 이 가치체계를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고 고객의 삶의 질 향상에도 기여하는 기업이 될 것이라고 다짐한다.미션(mission)은 ‘최고의 기술과 경영역량을 바탕으로 인류의 보다 나은 생활을 선도한다’다. 미션의 의미는 효성의 존재 이유로 최고의 인재들이 최고의 기술과 경영역량을 발휘함으로써 고객가치를 극대화시킬 수 있는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나아가 인류의 삶의 가치를 향상시키는 것이다.효성의 인재육성방향은 Global Excellence를 통한 가치경영 실현을 위해 Global 인재를 육성하는 것이다. 미래 핵심인재 육성은 핵심가치 전파, 리더십 교육, 현장역량 강화 등으로 진행된다. 리더십 교육은 효성의 비전 및 핵심과제를 구체적으로 전개하는 전략적 Tool로 활용된다.각 계층별로 제공되는 다양한 리더 육성교육을 통해 ‘팀리더’를 양성해 최종적으로 효성을 이끌어갈 ‘경영리더’를 육성한다. 현장역량 증진은 영업, 생산, 연구, 관리 직군별로 단계적 교육과정을 제공해 전 사원의 현장역량을 증진시킴으로서 궁극적으로 Global Excellence를 통한 가치경영을 실현한다.핵심가치(core value)는 핵심가치는 전 사원이 공유 해야 하는 핵심가치와 경영방침, 임직원이 갖춰야 할 바람직한 자세나 태도를 말하며 최고, 혁신, 책임, 신뢰다. 최고는 끊임없이 학습하여 어떠한 상황에서도 승리할 수 잇는 경쟁력을 만들며, 글로벌 마인드로 세계를 개척할 수 있게 한다.혁신은 부가가치 없는 일을 제거하고 긍정의 마인드로 새로운 가능성에 도전하게 만든다. 책임은 주인의식을 가지고 주도적으로 일하며 몇 번이든 시도해 악착같이 일을 완수하는 기반이 된다. 신뢰는 사실과 원칙에 입각해 투명하고 공정하게 일하며 서로 존중하고 협력해 행복한 일터를 만드는 밑거름이 된다.효성의 평가체계는 역량평가와 성과평가가 있다. 역량평가는 회사의 비전달성을 위한 공유가치, 리더십, 직무 수행에 필요한 Competency 중심의 평가를 통해 필요역량을 명확히 정의해 객관적인 평가기준을 제공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개인 및 조직의 역량향상을 추구한다.성과평가는 조직의 미션 수행 및 비즈니스활동을 통해 창출하고자 하는 핵심가치를 결정 후 구체적인 목표를 수립하고, 이를 추진하는 주체인 인적자원을 Motivate하여 목표달성을 유도하는 목적으로 운영된다. 달성된 평가에 따라 차등 보상함으로써 성과극대화를 추구하고 있다.Competency based HR은 인적자원계획, 채용 & 배치, 교육훈련, 경력개발, 성과관리, 보상 등으로 구성된다. 성과관리(performance Management) Cycle은 목표설정, 성과평가, 코칭 & 피드백, 성과보상으로 이뤄진다.승진체계는 공정성을 도모하기 위해 심사항목을 다양하게 개발하고, 발탁승진제도를 도입해 동기부여를 하고 있다. 승진은 기본자질, 직무수행 능력 등을 기준으로 이뤄지며 필수조건 없이 심사항목을 점수화해 기준점수를 충족하면 승진하도록 해 승진의 공정성을 도모한다.심사항목을 인사평가뿐만 아니라 외국어, 교육점수 등으로 다양화해 직원들 스스로 역량을 개발하도록 유도한다. 승진에 필요한 점수를 조기에 취득했을 경우에는 표준 승격년한과 관계없이 2년 만에도 발탁승진이 가능해 우수인재에게 동기를 부여한다. ◇ 섬유 & 산업자재 부문 연구개발은 ㈜효성, 노틸러스효성은 금융솔루션 개발자에 유리▲ [표2. 평가대상기업의 점수비교] 효성은 다른 대기업과 마찬가지로 IMF 외환위기로 경영위기를 경험했지만 과감한 구조조정과 계열사 통폐합으로 재도약의 계기를 마련했다. 이렇게 탄생해서 효성의 지주역할을 하는 기업이 ㈜효성이고, ㈜효성은 섬유, 중공업, 화학, 건설, 무역 등 사업영역이 복잡하다.사업영역이 너무 다양하고 복잡해 특정 직무에게 추천하기 어려울 정도다. 섬유, 산업자재 부문에서는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어 연구개발직무가 관심을 가질 만 하다. 중공업은 변압기 등에서 기술력과 시장지배력을 갖고 있지만 산업의 성장이 정체되어 있어 미래전망이 그다지 밝지 않다. 매출규모에 비해 수익성, 경쟁력, 브랜드 이미지가 높지 않다.노틸러스효성은 효성컴퓨터와 효성데이타시스템이 합병된 기업으로 ATM, CD 등 금융자동화기기의 제조와 관련 솔루션을 개발한다. 미국, 유럽, 호주, 중국, 러시아 등에 수십 개국에 자동화기기를 수출하고 있으며 솔루션도 자체 개발한다.매출규모는 크지 않지만 영업이익률이나 기술력 측면에서 보면 성장성이 높은 기업이다. 효성계열사 중에서는 우량기업이다. 갤럭시아 관계사는 2000년대 들어 효성이 사업다각화를 위해 인수/합병한 기업들이다.미래 성장동력인 IT기술에 관련된 기업들이지만 기술력이 뛰어나지 않고 매출규모도 너무 작은 편이다. 일부 기업은 한 물 간 기술이나 제품을 주력으로 삼고 있어 우려된다. 관련 계열사 중 LED 건축조명 등의 사업을 하고 있는 갤럭시아 일렉트로닉스만 견실한 성장을 하고 있다.구직자의 입장에서 보면 효성은 명성에 비해 우량기업이 많지 않은 편이다. ㈜효성은 섬유, 산업자재, 산업섬유, 전력기자재 등의 분야에서 기술개발에 관심을 가진 구직자에게 매력적이다. ㈜효성의 비주력사업은 특화된 기업들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구직자에게 그다지 매력적이지 못하다. 금융자동화기기 영역에서 기술이나 소프트웨어개발에 관심을 가진 전산, 컴퓨터, 수학 등 전공자는 노틸러스효성이 매력적인 기업이라고 볼 수 있다. -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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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이하 삼성)은 명실상부한 국내 대표재벌이다. 창업자인 이병철 회장은 자금부족을 극복하기 위해 동업이라는 방법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1945년 해방, 1950년 한국전쟁, 1960년 4∙19 학생의거와 연이은 군사정권을 겪으며 부침을 경험했다.군사정권에 의해 부정 축재자로 몰리고, 사카린 밀수사건으로 정권과 대척점에 서기도 했지만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치자금 문제로 고초를 겪기도 했지만 명실상부한 국내 1위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국내 최고기업이기는 하지만 그에 상응하는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린다. 그룹의 간판기업인 삼성전자가 사상 최고의 실적과 영업이익을 내고 있지만 그에 따른 고민도 깊다.삼성전자가 그룹 영업이익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다른 계열사의 존재감은 미미해 삼성그룹이라기 보다는 삼성전자그룹이라는 표현이 더 적절하다. 하지만 삼성전자도 세계 최고 혁신기업인 애플과의 특허소송, 근로자의 백혈병 논란, 무노조 원칙고수 등 해결해야 할 난제도 수두룩하다.삼성전자뿐만 아니라 핵심 계열사의 기업문화를 SWEAT Model로 진단해 혁신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오너가 인재와 신뢰를 중시했지만 정작 자기관리는 소홀히 해다른 그룹의 창업자와는 달리 삼성의 창업자 이병철 회장은 대지주의 막내 아들로 태어나 어려움을 모르고 자랐다. 암울한 일제 식민지 시대에도 자신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할 수 있었고, 동업으로 시작한 사업도 아이템 선정을 잘 해 큰 어려움 없이 성장했다.효성의 조홍제 회장이나 기타 동업자들과 동업을 청산하면서 불협화음이 있었다. 동업을 정리하면서 양자가 모두 만족하기는 어렵지만 개인적 성향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본다. 삼성의 역사를 다루면서 오너의 성향을 평가하지 않을 수 없다. 실제 이병철 회장의 아이템 선정능력과 이건희 회장의 비전적 리더십이 삼성의 성장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병철 회장이 주창한 삼성의 3대 이념은 사업보국, 인재제일, 합리추구이다.반면 이건희 회장의 삼성경영학은 인간존중, 기술 중시, 자율경영으로 구성된다. 두 사람 모두 인재와 신뢰를 소중히 했다는 점에서 일치하지만, 정작 본인들은 실천이 부족했다. 아버지 이병철 회장도, 아들 이건희 회장도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경영에서 은퇴했다가 명분도 축적하지 않고 다시 복귀한 전례가 있다. 먼저 이병철 회장은 1966년 소위 말하는 한비사건으로 일선에서 물러났다. 삼성이 일본 차관으로 비료공장을 짓는 과정에서 일본에서 자재를 수입하면서 사카린, 변기 등을 몰래 포함시킨 것이다. 정권이 선거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요청한 것이라는 주장을 했지만 이병철 회장이 책임을 지고 경영권을 내려 놓았다.큰아들 이맹희가 경영일선에 배치되었지만, 2년 후 돌연 아버지 이병철 회장이 경영에 복귀했다. 그는 복귀하면서 미래산업인 전자산업에 진출하겠다고 선언했다. 경영복귀가 불가피했다고 할 수 있지만 모양새는 좋지 않았다. 이건희 회장의 경영은퇴와 복귀는 아버지 이병철 회장보다 더 평가가 좋지 않다. 2007년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일어나 김용철 변호사의 내부고발은 한국사회를 강타했다. 부인으로 일관하던 이건희 회장도 여론이 나빠지자 2008년 4월 22일 가족 및 측근들 모두 동반 퇴진하는 결정을 내렸다.하지만 2008년 연말에 터진 국제금융위기로 오너의 경영복귀가 불가피하다는 논리가 윤리경영을 하지 않는 오너는 퇴출되어야 한다는 주장보다 강력하게 나왔다. 이런 분위기를 감지한 MB정부는 2009년 12월 이건희 회장을 특별사면했고, 2010년 3월 이 회장은 경영에 복귀했다. 그는 전가의 보도처럼 사용하던 소위 말하는 ‘위기론’을 들고 나왔다.사회적 물의가 아니라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사례가 일본에도 있었다. 일본 도요타(Toyota) 1949년 매출부진과 차입금으로 인해 도산위기에 몰렸다. 창업주 도요타 키이지로 (田喜一郞)는 대규모 해고를 단행한 후 ‘해고를 하지 않겠다’는 노조와의 약속을 깬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그는 죽을 때까지 다시는 경영에 복귀하지 않아 노조뿐만 아니라 자신과의 약속을 지켰다. 2008년 창업자의 직계 손자인 도요타 아키오(豊田章男)가 사장으로 취임할 때까지 도요타는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됐지만 세계 최대 제조기업으로 성장했다. 리더의 ‘일거수일투족(一擧手一投足)’은 직원들에게 귀감이 되어야 한다. 리더의 말과 행동은 자연스럽게 기업문화 DNA의 중요한 부문이 된다. 직원은 리더의 말을 귀담아 듣고 행동을 일일이 관찰한다. 리더가 말만 하고 실천을 하지 않으면 조직 내부에 ‘냉소주의’가 팽배해 진다.일부 경영진은 직원에게 권한과 높은 급여만 주면 직원들이 알아서 가치(value)를 행동으로 실천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말 순진한 생각이다. 경영진이나 리더가 스스로는 실천하지 않으면서 직원들에게 강제하면 할수록 직원들은 움츠려 들고 가식적인 행동만 하게 된다.삼성의 ‘위기경영’도 비슷한 결과를 낳고 있다. 이건희 회장은 위기라고 하는데, 정작 직원들의 표정에서는 위기에 대응하는 비장함이 보이지 않는다.◇ 대를 이어 선진기법을 배우려는 자세는 배울 점일제 암흑기를 거쳐 해방이 되었지만 근대적인 형태의 기업을 운영할 노하우가 이 땅에 남아 있지 않았다. 이승만 대통령이 일본을 멀리하고 극도로 불신했지만 일본을 통하지 않으면 기술도, 물자도, 경영기법도 배울 수 없었다.이병철 회장은 연말만 되면 일본에 장기 체류하면서 사업구상을 가다듬고, 일본의 정∙재계 인사들을 만나 경영공부를 했다고 한다. 그는 일본뿐만 아니라 영국의 경영기법을 충실하게 실천하고 있던 홍콩도 자주 들렀다고 한다. 삼성의 관리문화뿐만 아니라 초기 기술, 부품 등도 일본이 뿌리다.일본에서 공부한 이건희 회장은 아버지 이병철회장과 달리 일본식 경영기법뿐만 아니라 미국식 경영기법에 대한 관심도 높았다. 그가 회장으로 취임한 1987년은 기술만 외치며 세계경제를 주도하던 일본기업들의 기세가 서서히 꺾이던 시점이다.침몰하던 미국은 신경제를 외치면서 기지개를 다시 펴 새로운 경제모델을 시험하고 있어 배울 점이 많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아들 이재용에게 일본과 미국 양국에서 공부를 하도록 조언한 것도 마찬가지 이유다.이런 노력은 1993년 프랑크푸르트 선언, 1995년 북경발언으로 이어진다. 프랑크푸르트 선언에서 7∙4제를 도입하고 깨어 있는 삼성인이라는 구호를 외쳤다.북경발언은 ‘정치는 4류, 관료와 행정은 3류, 기업은 2류’라는 것으로 더 알려졌지만 실제로는 인재경영, 글로벌화 등이 핵심 이슈였다. ‘1명의 천재가 만 명을 먹여 살린다’는 발언으로 인재경영의 중요성을 설명하기도 했다. 이건희 회장이 보수적인 다른 대기업의 오너보다 혁신적인 사고를 하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이건희 회장이 두드러져 보이는 것은 삼성의 인재들이 삼성을 떠나서는 주목을 받지 못한다는 점 때문이다. 삼성이 진대제, 손욱, 황창규, 이기태 등의 인재를 발굴해 스타로 키웠지만 정작 이들은 삼성을 떠나서 두각을 보이지 못했다.진대제 전 정통부 장관은 삼성전자에서 이력을 높게 평가 받아 정통부 장관을 하고, 경기도지사 선거에 나서기도 했지만 정치인으로 변신은 성공적이지 못했다. 손욱 전 농심 회장은 삼성에서 혁신체험을 바탕으로 농심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려고 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농심이 식품기업이라 먼지 하나 없는 삼성공장의 수준으로 끌어 올리기에는 한계가 있었을 것이라고 본다.삼성이 해외 선진경영기법이나 기술도입에 적극적이기 때문에 다른 기업들은 삼성만 쳐다본다. 이건희 회장의 해외 출장지가 어디인지, 어떤 발언을 했는지는 언론의 뜨거운 관심사항이다. 조금 유난스럽다는 생각도 들지만 이건희 회장의 비중이 그 만큼 크다는 점을 반증하는 것이다.삼성이 어떤 구호를 외치고, 어떤 시스템을 도입하는지도 이슈거리다. 퇴직한 어느 LG전자 연구원은 ‘LG는 삼성이 하는 것만 보고 따라 하는 2등 전략만이 있다’고 꼬집기도 했다. 최근 LG그룹이 부진한 이유가 2등 전략 때문이라고 하지만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고 본다. 어찌되었건 이병철 회장과 이건희 회장은 앞서간 기업이나 국가를 연구하면서 사업 아이템을 찾고, 삼성에 적합한 경영기법을 연구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하지만 문제는 삼성이 국내 1등 기업을 넘어 글로벌 1등을 하기 위해서는 ‘모방전략’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을 따라잡기 위해 아이폰의 디자인과 일부 기능을 의도적으로 베꼈는지 여부가 특허소송의 핵심이다. 그동안 삼성전자가 다양한 제품을 개발해 시장점유율을 높였지만 혁신적인 제품을 개발한 사례는 거의 전무하다. 삼성전자가 자랑하던 반도체, LCD, LED, 스마트폰 등이 모두 모방전략을 통해 시장진입을 한 제품이다.삼성전자가 선도기업을 따라잡기 위해 응용기술 개발을 위해 부단히 노력한 점은 높이 평가 받아야 하지만 한계가 있다는 점도 인정해야 한다. 창의적인 사고와 창조경영을 주창했지만 정작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는 노력은 소홀히 한 셈이다.냉정하게 보면 이병철 회장이나 이건희 회장이 새로운 것을 배워 적용하려는 노력은 많이 했지만 주창한 경영이념이나 구호가 창의적이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오히려 이들은 오너로서 방향만 제시했고, 삼성직원들이 알아서 해석해 실천요령을 만들고 수정∙보완했다고 봐야 한다.기업문화가 창업자나 오너의 영향을 크게 받기는 하지만 직원들의 이해와 노력도 이에 못지 않게 중요하다. 삼성도 기업문화 혁신을 위해 회장만 앞장 세우지 말고 임직원의 역할을 좀 더 고민해야 한다.-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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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은 창업주 조홍제 회장이 산업재인 사업아이템을 잘 선정하고 과감한 결단으로 단기간에 국내 주요 재벌그룹으로 성장했지만 그의 사후 전반적으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다른 대기업과 마찬가지로 1990년대 경제호황기에 무분별한 사업확장을 하면서 위기를 자초했다. 사업통합과 변형된 성과주의개념을 적용해 조직체질을 개선했지만 IT산업의 변화를 잘못 예측해 사업구조를 바꾸는 데는 실패했다.효성의 기업문화를 기업문화 측정과 혁신도구인‘SWEAT Model’에 적용해 5-DNA 10-Element의 성취도, 기업문화 위험관리, 혁신전략 등을 종합적으로 진단하고 평가해 보자.◇ 5-DNA 10-Element의 성취도 분석▲ 그림 5-1. 5-DNA 10-Element 분석효성의 기업문화를 SWEAT Model의 5-DNA 10-Element를 점수로 평가해 보면 [그림 5-1]과 같다.전체적으로 보면 효성의 기업문화는 평균 이하의 성적을 내고 있으나 대부분의 국내 대기업과 유사한 수준이다. 사업(business) 중 시장(market), 조직(organization) 중 일(job), 시스템(system) 중 운영(operation)은 다른 요소(element)에 비해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지만 특히 위험(risk)관리는 매우 취약하다. 국내 기업들이 소홀히 하고 있는 비전(vision)의 목표(goal)와 사회적 책임(responsibility)이나 사람(people), 경영도구(methodology)는 평균 수준이다.창업자의 유교정신이 ‘최고의 기술과 경영역량을 바탕으로 인류의 보다 나은 생활을 선도한다’는 미션에 배이면서 전통 사회가치와 가족가치를 존중하고 있지만 정작 사업이나 조직에서 그런 특징을 찾기는 어려웠다.제품이 세상을 이롭게 한다거나 보다 나은 생활에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 명확하게 보이지 않았다. 소비재가 아니라 산업재인 중간재를 주력으로 하는 제품구조가 애로가 있다는 말은 하겠지만 오히려 기업의 정체성(identity)을 홍보하지 못한 것은 자인한 셈이다.최근 효성이 경영도구에 관심을 갖고 프로젝트를 추진하지만 유의해야 할 점이 있다. 이 프로젝트가 내부 임직원의 자발적 니즈(needs)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외부의 시각으로 접근하고 있는지 여부에 따라 도입효과는 천양지차(天壤之差)가 된다.조직혁신의 방안으로 경영도구를 도입하는 기업이 늘고 있지만 내부의 반발로 인한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이런 문제점으로 인해 글로벌기업들은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임직원을 화합시키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취한다. 운영에 대한 노하우를 가진 효성이 2013년 오픈할 예정인 ◇ 에 대한 우려를 어떻게 해소시킬 지켜볼 필요가 있다.◇ 기업문화 위험의 관리전략▲ 그림 5-2. 기업문화 위험의 관리 효성이 기업문화 5-DNA를 인식하고 관리하는 수준을 평가해 정리한 것이 [그림 5-2]이다.그림은 5-DNA가 개별 DNA와 유기적으로 조화되는지 여부, 기업의 경영전략을 달성하기 위해 중요도를 종합적으로 표시한 것이다. 각 DNA 원의 크기는 기업에서 현재 취약한 것으로 지적된 DAN를 개선하기 위해 고민해야 하는 수준을 나타낸다.효성처럼 기본적으로 성장기를 넘어선 기업들은 조직과 사업의 유기적 조화도는 중상의 수준을 유지한다. 반면 비전, 성과, 시스템은 조화도가 낮을 뿐만 아니라 일부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위험군에 속한다.아쉽게도 효성은 DNA의 성취도가 높아 무시할 수 있는 위험군에 속하는 DNA나 요소(Element)는 갖추고 있지 못하다. 비전에서 책임, 성과에서 위험, 시스템에서 경영도구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위험에 속해 경영혁신(innovation)차원에서 조치를 취해야 한다.효성만의 문제가 아니지만 기업의 사회공헌에 대한 역사가 짧아 시혜성, 흉내내기, 이벤트식 활동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현재 수준의 활동을 지양하고 기업이 사회의 실질적인 운명공동체 일원으로서 역할을 고민해야 한다.끊임없이 변하는 시장과 환경을 예측하기는 어려운 일이지만 최소한 방향(direction)은 정확하게 인식할 수 있도록 환경변화를 모니터링(monitoring)할 수 있는 시스템도 고민할 필요성이 높다.◇ 효성이 채용하고 있는 혁신 전략▲ 그림 5-3. SWEAT Model로 분석한 효성 기업문화SWEAT Model로 효성의 기업혁신방법을 분석해 보면 [그림 5-3]과 같다.효성은 일본기업이 주로 채용하는 ‘T-Type Model’을 채용하고 있다. 일본에서 출발한 롯데그룹, 현대그룹에서 분리돼 자동차를 주력으로 하는 현대차그룹도 효성과 마찬가지로 T-Type Model을 선택했다.다른 기업문화 혁신전략과 달리 이 모델은 단기성과가 탁월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제품개선과 시장 진입전략의 수립에는 매우 영리하다. 단기성과를 바탕으로 조직혁신에 도전하지만 사업혁신과는 달리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을 간과한다. 일본기업의 장점이 시스템의 체계적인 정비로 업무의 매뉴얼화, 운영혁신이 상시화되는데 반해 효성은 시스템도 미비한 수준이다. 최근 ERP를 정비하고 다양한 업무시스템을 정돈하고 있지만 효성의 사업규모나 역사에 비해 체계적이지 못하다고 볼 수 있다.글로벌 기업의 시스템에 대한 소개를 했지만 효성의 사업규모나 조직수준에 걸 맞는 시스템을 설계해야 한다. 시스템은 1~3년의 단기적 목표도 중요하지만 3~5년의 장기계획수립도 이에 못지 않다. 일부에서는 5년 이상의 계획의 필요성도 주장하지만 실효성이 낮다.일본기업의 약점이 비전이 없다는 점인데, 효성도 비전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미션과 비전의 구분도 모호하다. 효성의 혁신은 명확한 비전체계를 세우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과거에는 창업자나 오너가 일방적으로 비전을 세웠지만 이미 공룡이 된 그룹의 상황과 맞지 않는 경우가 많다. 효성의 아파트브랜드인 ‘백년가약’도 가족가치를 소중히 여기는 정체성과는 일치하지만 시대적 흐름을 반영하지 못했다. 직원들의 아이디어라기 보다는 경영진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물이라고 보인다. 다른 대기업도 유사한 사례가 많다. 직원들이 아무리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기획안을 만들어 올려도 경영진의 입맛에 맞지 않으면 사장된다. 경영진은 정작 현업에서 오래 벗어나 있어 감각이 무딜 뿐만 아니라 혁신보다는 보수적 기준에 익숙하다. 미디어에서 그저 그런 천편일률적인 광고가 난무하는 것도 마찬가지로 이유로 설명이 된다.오너와 경영진은 직원들에게 창의적이 되라고 노래를 부르지만 정작 본인들은 낡은 사고의 틀에 갇혀 있다. 국내 대기업이 천적이 없을 뿐만 아니라 덩치에 자만해 멸종한 공룡의 전철을 밟지 않을까 우려된다. 작금의 글로벌 경제위기를 두려워하지 말고 기업문화혁신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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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문화에 대한 연구를 하고 관련 책을 쓰면서 소위 말하는 ‘백년기업’이 되는 지름길은 올바른 기업문화를 창달하는 것이라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최근 한국사회에서 ‘부의 대물림’ 현상이 고착화된다고 지적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우리 속담의 ‘부자 3대 없고, 거지 3대 없다’는 말이 틀리지 않았다는 확신이 든다. 창업자의 정신이 자식 대까지는 계승되는 경우가 많지만, 손자까지 전수되는 경우는 매우 드물기 때문이다. 1940~60년대 창업하고 1970~80년대를 거쳐 본격적으로 성장한 국내 대기업은 아직 2세 경영이 대부분으로 정체되어 있기는 하지만 본격적으로 해체는 되지 않았다. 해태그룹, 쌍용, 새한 등 몇몇 대기업이 2세 경영에서 무너졌고, 금호, 한진, 한화 등과 같은 기업도 2세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삼성, LG, 현대차 등이 2세에서 3세로 경영권 승계가 준비 중이다. 효성도 조석래 회장이 건재하고는 있지만 지난 10여 년 동안 3세들이 경영권 수업을 받고 있어 현실화될 것으로 보인다.◇ 효성도 시련과 도전을 받고 있다효성의 기업문화는 다른 대기업과 크게 다르지 않을 정도로 보수적이고 정체돼 있다. 사업이 시장변화에 민감하지 않아 더욱 그런 경향이 굳어지지 않았나 판단된다.조석래 회장은 아버지 조홍제 회장을 도와 효성의 기반을 닦았다. 조석래 회장은 엔지니어 출신으로 기술을 중시하며 보수적인 경영을 한 것으로 평가 받는다. 효성이 섬유, 타이어코드, 중공업 부문에서 실적을 내고 있는 것도 관련 분야에 기술력을 확보하기 때문이다. 대기업의 성장은 정부의 우호적인 경제정책에 절대적으로 기인했다. 정부주도의 5개년 경제계획은 기업집단을 살찌웠고, 특정산업이 기형적으로 성장하게 만들었다. 효성도 건설회사인 진흥기업을 인수했다가 부실로 홍역을 치르고 있지만 대우건설은 인수했던 금호, 극동건설을 인수했던 웅진 등이 주력사업과 연관성이 낮은 건설업에 뛰어들었다가 그룹 전체가 유동성 위기를 경험하고 있다.국내 일반건설업은 성장기를 한참 지나 쇠퇴기의 막바지로 치닫고 있지만 정부의 잘못된 건설정책, 분양가 자율화와 독과점에 의해 왜곡된 주택시장으로 인해 지난 10여 년 동안 기형적으로 성장했다. 시장의 거품은 국가의 한정된 자원배분의 효율성을 침해한다. 건설업의 경우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라는 외부 충격에 의해 진정국면에 접어들었지만 IT산업은 아직도 우왕좌왕하고 있다.효성도 뒤늦게 IT산업에 뛰어들어 하드웨어제조나 소프트웨어개발과 같은 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핵심경쟁력을 확보하기도 전에 시장변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갤럭시아계열의 사업도 회생이 어렵다면 빨리 정리하는 것이 손실을 최소화하는 지름길이다. 시작하는 사업마다 성공을 할 수는 없지만 최소한 교훈은 얻어야 한다. 2세나 3세의 성공체험을 위해 인위적으로 그룹의 자원배분을 왜곡하는 것도 어리석은 행동이다. 작위적인 체험은 약이 아니라 독이 된다는 사실은 동서고금의 역사를 통해 입증되었다.좋은 약은 입에는 쓰나 병에는 이롭고, 충성스러운 말은 귀에는 거슬리나 행동에는 이로운 법이다. 계승자가 정말 기업을 잘 운영하고 싶으면 먼저 자신의 능력을 냉정하게 평가하고 부족한 부문을 채우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시련을 몸에 좋은 약이라고 받아 들이고, 도전을 실전처럼 대처한다면 경영능력은 자연스럽게 키워진다.◇ 창업자의 정신이 기업문화에 체화돼야효성의 조홍제 회장의 고향은 경남 함안군 군북면이다. 삼성의 이병철 회장은 경남 의령군 정곡면 출신이고, LG의 구인회 회장은 경남 진양군 지수면이다. 군북, 의령, 지수는 지리산 천왕봉에서 발원해 산청, 진주를 거쳐 진양, 의령, 함안을 지나가는 남강 줄기에 위치하고 있다.지역적으로 인접해 있을 뿐만 아니라 지리산 계곡을 지난 남강의 유속이 급격하게 약해지고 드넓은 평야가 펼쳐져 있는 곡창지대다. 산청, 진주(진양), 의령, 함안 등을 서부경남이라고 부른다. 이 지역은 유교전통이 강하게 남아 있고, 사람들은 보수적인 성향을 보인다. 삼성, LG, 효성의 기업문화가 보수적인 것도 서부경남 출신의 창업자 영향도 작다고 보기 어렵다.세계 최대, 최고의 제조기업인 도요타 자동차의 기업문화 저변에는 본사가 위치한 미카와(三河)지역적 특성이 녹아 있다. 미카와지역 출신은 상호연대가 강하고 집단에 대한 로열티가 높은 것으로 유명하다.끊임 없는 개선노력의 표출인 카이젠(改善), 분임조활동, 헌신적인 참여의식, 공(公)을 우선시 하는 조직문화 등은 도요타 성공신화의 핵심요소다. 도요타 경영진들은 지역정서와 특색을 기업문화로 내재화하는 데 많은 공을 들였고 훌륭한 결실을 거뒀다. 효성도 창업주가 중시했던 ‘가족가치’, ‘계수경영’ 등도 현대적 관점에서 재해석해 살려야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조홍제 회장은 한학을 배워 유교에 대한 깊은 소양을 가지고 있었다. 한국은 한때 서구화가 지상과제였고, 동양적, 고전적 가치를 하루라도 빨리 버려야 하는 낡은 유물로 취급했다. 하지만 이제 서양은 지나친 개인주의, 물질주의의 단점을 해소하기 위해 동양의 가족(집단)주의, 정신 우선주의를 도입하려고 연구하고 있다. 효성도 유교정신을 고리타분한 것이라고 치부하지 말고 효성만의 가치(value)로 살려야 한다. 신사업의 기존의 사업과 별개의 것이 아니듯이 새로운 기업문화도 과거의 것을 모두 버리고 새롭게 만들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해고하지 않고, 직원을 가족처럼 대하는 기업이 망하기는커녕 장수한다. 효성이 위기를 극복하면서 도입한 성과경영시스템도 효성만의 가족가치를 훼손하지 않았을까 우려된다. 2008년 효성그룹 비자금 조성 의혹 수사도 그룹 내부자가 국가청렴위원회(현 국민권익위원회)에 관련 내용을 제보하면서 시작됐다. 기업은 가족가치를 강조했지만 정작 내부 임직원은 가족가치를 모르고 있는 셈이다. 기업의 자산은 오너뿐만 아니라 직원에게도 공평하게 배분돼야 한다.과거처럼 회사자금을 자신의 쌈지 돈처럼 마음대로 사용하는 행위는 범법행위일 뿐만 아니라 선량한 직원들의 공분을 일으켜 조직을 와해시킨다. 가족가치를 소중히 여기든 아니든 기업의 성장에 희생한 다수의 직원을 잊어서는 안된다. 경영자는 직원에게 급여를 준 것으로 충분히 보상한 것이라고 자기과신을 해서도 안된다.◇ 돌다리도 두드려 보고 건너지 않는다관리를 위한 관리가 능한 조직이 효성이다. 삼성그룹과 비교해도 디테일(detail)이 다르다. 최근 효성의 업무처리 방식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다른 기업의 직원이라면 가볍게 넘어갈 것도 꼼꼼하게 챙기는 모습을 보고 세간의 평이 그냥 생긴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다.관리가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다. 삼성은 사업을 위한 관리를 하지만, 효성은 관리가 우선이고 사업은 그 다음 순서로 취급한다. 삼성이 다른 기업의 사업이나 제품을 모방하기는 하지만 관리나 운영효율로 성장하는 것과 달리 효성은 사업이 정체되어 있다. 효성의 기업문화는 일본 기업문화의 특성인 ‘돌다리도 두드려 보고 건너지 않는다’는 말로 표현된다. 이런 유형의 기업은 세심한 것은 장점이지만 소위 말하는 좌면우고(左眄右顧)를 너무 오래하면서 타이밍을 놓치는 경우가 빈발하다. 16세기 일본의 전국시대에 유행했던 말을 지나치게 과신하고 있다. 1980년대까지 호황을 누리던 일본기업은 외부 환경변화를 무시하고 내부 혁신에만 몰두하다가 20년 장기불황을 겪고 있다. 효성의 사업이 크게 잘못되었거나 기업의 마이너스 성장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시대변화에 적합하지 않은 업종으로 자연스럽게 축소되었거나 경제규모의 확장과 비교하면 성장세가 더디다는 것이다.소득증가로 자가용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토바이 조립사업을 고집한 것도 시대흐름을 놓친 결과로 보인다. 휴대폰 키패드 업체를 인수해 터치폰 시대를 예측하지 못한 것, 이미 레드오션(red ocean)이 되어 있는 소셜커머스(social commerce) 시장에 뛰어든 것도 사업적 판단이 부족했기 때문이다.창업자와 현재 회장이 너무 보수적으로 경영하면서 시대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지 못한 점을 극복하기 위해 자식들이 빠른 의사결정을 통해 의욕적으로 사업을 추진하지만 성과는 신통치 않다. 지난 10여 년 동안 기업문화에 대한 변화실험은 충분히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제 온고지신(溫故知新)이라는 격언을 곱씹어 신구(新舊)의 조화를 이룰 시점이다. 외부로부터 인재의 수혈도 중요하지만 내부직원의 마인드를 바꿀 수 있는 변화의 출발점을 기업문화 혁신으로 잡아야 한다. 조직은 내∙외부의 갈등을 통해 성장한다. 기업문화 혁신도 조직 내부에 건전한 갈등을 일으키는 것에서 시작된다. 대부분의 조직은 조직내부의 갈등을 두려워한다. 하지만 조직갈등을 덮으려고 노력하기 보다는 드러내 놓고 어떻게 해소할 것인지 먼저 고민해야 한다.기업문화를 진단하고 평가하면서 관련 기업의 직원들을 관찰하고 면담하면서 갈등의 이슈와 깊이를 파악하는 것도 이런 측면에서 중요하다. 앞으로도 현장에 뛰어 다니면서 효성의 기업문화 혁신노력을 지켜볼 예정이다.-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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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의 조직은 ‘아기자기한 가족’의 개념이 배어 있다고 판단된다. 효성의 아파트 브랜드가 ‘백년가약’이다. 구시대적인 발상이라는 비난도 받지만 가족가치를 중시했던 효성의 창업주 조홍제 회장의 지론을 철저하게 고수한 것으로 보인다.요즘 중요시 되고 있는 일과 생활의 균형 즉 ‘Work & Life balance’와 같다. 삼성이 직원의 자기계발을 위해 7∙4제를 도입한 것보다 수십 년 전에 효성은 일과 가정의 균형을 강조한 셈이다. 효성의 기업문화 중 네 번째 DNA 인 조직(organization)을 진단하기 위해서 일(job)과 사람(people)을 보자.◇ 이윤보다는 신의를 먼저 추구하는 인재상 제시창업자인 조홍제 회장은 ‘기업을 경영하면서 이익에 대해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지만 돈보다는 사람의 신의를 얻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의(義)를 추구하는 이윤추구’라는 명제와 동일하다.삼성의 이병철 창업주와 동업과정, 비자발적 동업청산 과정에서 인간적 고뇌가 많았을 것이라고 본다. 지분정리에 대해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갈등도 경험했다. 사업이라는 것이 돈을 벌기 위한 것인데 돈에 노예가 되어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가졌던 것으로 보인다. 사업을 하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이 ‘동업은 하지 마라’이다. 동업은 언젠가 깨진다는 것이다. 그때는 ‘돈도 잃고 사람도 잃는다’고 말한다. 사업이 잘 되면 서로 이익을 독점하기 위해서 동업을 깨고 사업이 안 되면 망해 자연스럽게 동업이 종료된다.인간은 본질적으로 독점욕이 강하다. 사업을 하는 사람은 독점욕과 더불어 권력욕도 강하기 때문에 다른 누구와 동등한 관계로 권력을 나누기를 원하지 않는다. 한국뿐만 아니라 서양에서도 동업의 끝이 아름다운 경우는 드물다. 창업자의 경험에 따라 효성은 사업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의리를 지키는 사람’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효성의 인재상은 ‘글로벌 리더’로서 최고를 지향하는 사람, 책임을 다하는 사람, 혁신을 실천하는 사람, 신뢰를 쌓아가는 사람이다.기업이 대외적으로 제시하는 인재상을 보면서 과연 그런 자질을 가진 ‘A급 인재’를 몇 명이나 데리고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막연하게 좋은 말만 나열해 놓았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A급 인재를 유치하기 위해서는 그에 상응한 급여와 복지혜택을 제공해야 하는데 이 부문을 심각하게 고민하는 기업은 많지 않다. 효성은 다른 기업과 마찬가지로 신입직원을 대상으로 경영전반에 걸쳐 역량강화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교육은 자신의 업무에 따라 경영전략, 리더십, 마케팅, 회계, 생산∙기술 등 5개 분야로 나뉜다. 각 분야의 전문가를 양성하는데 교육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효성은 글로벌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면서 외국어, 관련분야 지식 등을 가진 전문가를 양성한다. 직원의 역량개발을 위해 입사 2년 차를 대상으로 온라인으로 MBA 교육을 시킨다. 종합적 시각을 가진 중간관리자를 양성하는데 MBA과정이 매우 효과적이기 때문이라고 평가했기 때문이다.2010년 신입사원을 채용하면서 ‘블라인드 면접’을 도입했다. 면접관이 지원서, 개인신상자료 등 지원자에 대한 사전정보 없이 면접을 했다고 한다. 선입견 없이 객관적으로 지원자를 평가하기 위한 목적이다.지원자는 넘쳐 나는데, 기업이 원하는 인재는 찾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블라인드 면접도 나름 참신한 아이디어이지만 그 효과는 글쎄다. 기업이 지속적으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우수인재’를 영입하고 유지해야 한다. 실질적으로 국내기업은 영입을 위해서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 놓지만 유지노력은 하지 않는다.◇ 관리의 삼성보다 더 철저한 관리를 하지만 비효율적흔히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삼성의 기업문화 중 두드러진 것을 ‘관리문화’라고 말한다. 효성의 기업문화를 접해 본 사람이라면 효성이 삼성보다 더 관리문화가 강하다고 주장한다. 창업주 조홍제 회장이 삼성의 이병철 회장과 동업할 때 맡은 역할이 관리이다.즉 이병철 회장은 사업기획을 담당하고 조홍제 회장이 기업의 살림살이를 도맡아 했다. 특히 조홍제 회장은 ‘계수경영’에 관심이 높아 사업에 관련된 매출, 비용 등을 정확하게 수치화해 의사 결정하는 것을 철칙으로 삼았다. 어떤 사업을 시작하더라도 손익을 분석하고 자금계획을 철저하게 세워 빈틈이 없도록 하는 것이 이른바 계수경영이다. 현대의 정주영 회장이 저돌적으로 일단 저질러 보고 관리를 고민한 것과는 정반대 경영스타일을 가지고 있었다고 봐야 한다.계수경영을 강화하면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기는 더욱 어렵다. 효성의 사업이 정체되어 있는 이유도 지나친 관리문화에서 찾아야 한다. 관리가 단순히 돈만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까지 포함함에도 불구하고 조직관리는 느슨한 편이다. 삼성이나 효성이 일본식 철저한 관리문화를 가지게 된 것은 창업주와 회장들이 일본에서 공부를 했기 때문이다. 창업주인 이병철 회장과 조홍제 회장, 2세인 이건희 회장과 조석래 회장도 모두 일본유학을 다녀 왔다. 효성의 기업문화에 일본의 관리문화가 뿌리깊게 배여 있는 이유다.일본기업의 관리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일본기업들이 어려움을 겪는 이유가 너무 관리에만 매몰되면서 외부환경변화에 둔감했기 때문이다. 새로운 패러다임인 IT기술과 정보혁명에 효과적으로 대처하지 못했다. 효성의 직원들은 보수적이고, 남성위주의 기업문화가 강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가부장적인 권위와 유교교육을 받은 창업자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기업홍보 자료들을 검토해 보면 효성은 스스로 유연하고 탄력적인 기업문화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한다.2000년대 들어 3세들이 경영에 참여하면서 효성의 보수적인 문화가 변화고 있다는 징후는 곳곳에서 포착된다. 새로운 IT사업을 시작하고, 수입자동차 판매업까지 뛰어드는 것을 보면 좀더 공격적이고 유연해진 것으로 보인다.현재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 부진을 겪고 있지만 새로운 도전이라는 측면에서는 높이 살만하다. 새로운 사업을 추진한 주체가 직원이 아니라 경영진이기 때문에 위로부터(top-down)의 혁신에 해당돼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고 본다.직원들이 왜 창의적인 사고를 하지 못할까? 효성이 자랑하는 계수경영문화에 매몰된 것은 아닐까? 계수경영이 효과가 있다면 왜 최근에 추진한 사업이 대체적으로 부진할까? 정답은 관리가 비효율적이라고 봐야 한다. 개인적으로 만난 효성의 직원들은 매우 꼼꼼하고 계산이 밝았으나 체계적이지 못했다. 효성이 사업혁신을 시도조차 하지 못하고 정체되어 있는지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다.◇ 소통을 중시하지만 내부 커뮤니케이션은 활발하지 않아이상운 효성 부회장은 편지경영으로 유명하다. 직원들에게 매달 전 직원에게 세상사는 이야기에서부터 경영현안까지 다양한 주제로 이메일을 보낸다. 소위 말하는 소통의 방법으로 이메일을 선택한 셈이다.이상운 부회장은 다른 대기업의 경영진은 흉내만 내다가 그만두는 것이 비해 몇 년 동안이나 유지하고 있어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그러나 최고경영자의 편지가 소통경영의 표본이나 도구가 될 수 있을까 하는 점은 의문이다. 효성은 상하/수평 간 의사소통이 창조적 인재를 육성하는데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특히 상호신뢰의 기반 위에서 하는 의사소통이 우선돼야 된다고 생각했다. 효성 조직을 경험해 보면 조직 분위기가 다른 대기업에 비해 ‘부드럽다’는 느낌을 받는다.군대식 상명하복, 위계질서가 뚜렷한 다른 대기업과 비교하면 의견개진이 자유롭다. 한국 기업의 회의문화는 경직되어 있다. 자유로운 토론보다는 미리 준비된 자료를 보고하고 참석한 최고 책임자가 일방적으로 지시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활발한 토론이나 직원들의 의견개진은 없다. 효성도 외부적으로 선후배가 합심해서 상생(相生)의 분위기를 만들어 의사소통이 활발하다고 소개한다. 직원의 역량개발을 위해 선배들이 후배들을 이끌어 주는 문화가 형성되어 있다는 것이다. 창업자가 가족가치를 소중하게 여기면서 직원들도 동료를 경쟁자로 보기보다는 가족과 같이 여기기도 한다.가족분위기가 있다고 해서 의사소통이 활발하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관리라는 말과 소통이라는 말과 상치된다는 주장도 있다. 효성의 사업이 소비재보다는 산업재에 치중되면서 외부와 의사소통의 필요성이 낮았고, 이런 특성은 내부 의사소통에 까지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내부 커뮤니케이션을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피라미드형 조직체계와 다단계의 직급체계를 개편해야 한다. 실제 수평적 구조의 팀제와 직급단순화를 채택한 SK의 경우 다른 기업에 비해 커뮤니케이션이 활발하다. 직급의 위엄에 눌려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지 못하던 과거 과장, 대리, 사원 급 직원들이 많이 달라졌다는 평가를 받는다.초기에 오래 근무한 직원들의 반발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현재 잘 정착된 것으로 평가 받는다. SK와 마찬가지로 CJ 등이 비슷한 제도를 도입해 조직혁신을 시도하고 있다. 효성도 구호로 커뮤니케이션을 활성화한다고 하지 말고 조직구조를 바꾸는 결단이 필요하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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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이 IMF 외환위기 때 활용한 제도가 PU(Performance Unit)로 성과(Performance)에 대한 이해도가 다른 기업에 비해 높다. 계열사를 통합하면서 지급보증 문제도 해결하고, 관리업무 통합으로 인력구조조정도 자연스럽게 할 수 있었다.효성은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는 ㈜효성이 그룹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이를 중점으로 조명함으로써 성과에 대한 인식을 평가할 수 있다. 효성의 성과를 이익(profit)과 위험(risk)관점에서 진단해 보자.◇ 수익성은 악화되고 부채도 급격하게 늘어나는 추세효성의 재무제표를 분석해 보면 2010년 기준으로 매출은 8.1조원이고, 영업이익은 6,200억 원, 당기 순이익은 2,100억 원 수준이다.2011년은 9.2조 매출에 영업이익은 3,900억 원, 당기 순이익은 1,000억 원으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 매출은 1조원 늘어났지만, 영업이익과 당기 순이익은 절반으로 감소했다.표면적으로 세계경지 불황의 여파로 중공업과 타이어코드의 매출 부진이 원인으로 꼽히고 있지만 제품경쟁력에 의문을 품고 있는 전문가도 있다.연결재무제표에 따르면 2007년 2.7조원에 불과하던 효성의 부채가 2010년 9.1조원, 2011년 10.6조, 그리고 2012년 6월말 기준으로 11.2조원으로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 같은 기간 자산도 늘었다고 하지만 부채의 증가는 우려할 만한 수준이다.효성이 특수관계인을 위해 지급보증하고 있는 부채도 3.1조원에 달한다. 즉 직접부채와 보증부채를 포함하면 14.3조원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매출이나 영업이익 규모에 비해 지나치게 높다고 볼 수 있다. 부채비율은 2010년 말 기준으로 130%로 금호그룹, 한진그룹, 한화그룹 등과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다. 그러나 지속적으로 높아지던 영업이익율이 다시 낮아지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현금흐름(cash flow)도 걱정스럽고 보유현금이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효성이 현금을 확보하기 위해 금호타이어, KT 등 기업의 주식을 팔고, 부동산도 매각하기로 결정했지만 확보할 수 있는 현금규모가 너무 작아 경영개선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본다. 한때 부채도 자산이라고 하면서 돈을 빌려 사업을 확장하는 것이 유행했다. 지금도 일부 경영자가 이런 생각을 버리지 않고 있지만 부채에 대한 인식을 전환할 필요성은 높다. 적정 부채규모에 대해서는 논란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특별한 투자수요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부채비율이 100%를 상회하면 문제가 있다고 본다.대마불사(大馬不死)의 허황된 논리에 빠져 빚을 늘려 사업을 확장하던 시절은 지나갔다. 1997년 외환위기 당시 주요 대기업의 부채비율이 700~1,000% 수준이었지만, 현재는 대부분 200~500%으로 양호하지만 부채의 질이 나쁘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가치경영을 강화했지만 성과는 불만족스러운 수준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는 1997년 외환위기, 2003년 신용카드대란 이후 새로운 성장시대를 열었던 국내 대기업에게 충격을 줬다. 효성도 ‘글로벌 엑설런스(Global Excellence)’를 통한 가치경영’이라는 슬로건을 내 걸고 경영혁신 운동을 전개했다.글로벌 엑설런스는 SK의 최종현 회장이 주창했던 ‘슈펙스(SUPEX, Super Excellence)경영’과 유사한 개념이다. 슈펙스는 인간이 도달할 수 있는 최고치를 의미하는데, 글로벌 엑설런스는 어떤 수준을 말하는지 모호하다. 경영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드러커(Peter Drucker)는 “측정할 수 없으면 관리할 수 없고, 관리할 수 없으면 개선할 수 없다”고 역설했다. 기업의 미션(mission)을 설정하면서 구체적으로 하지 않으면 의도한 결과를 얻을 수 없다고 본 것이다. 글로벌 엑설런스를 측정할 기준이 모호하다. 가치경영은 기업경영을 이익중심에서 벗어나 경제적 이익에 근거한 가치 중심으로 하는 것을 말한다. 효성의 홈페이지를 참조해 보면 글로벌 엑설런스 개념 정의를 차치하고 보면 효성의 혁신노력은 조직문화변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제품과 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고객중심의 경영을 한다.제품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해외 생산기지를 네트워크로 연결하고 연구개발, 제조/생산, 마케팅/영업 등 전 사업부문이 유기적으로 협력한다.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종합적인 마케팅전략을 수립한다. 직원의 능력계발을 통해 글로벌 비즈니스 역량을 확보하도록 사업감각, 어학, 업무전문성을 높이는 교육을 한다. 지난 몇 년 동안 추진한 가치경영의 성과를 평가하면 만족스럽지 않을 것이다.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추진한 IT관련 사업은 사업이 지지부진하다. 신재생 에너지와 신소재 개발사업도 진척이 없기는 마찬가지다.다행스러운 점은 한화그룹, 웅진그룹과 달리 투자규모자 적어 그룹을 유동성 위기까지 몰고 가지 않았다는 것이다. 가치경영이라는 용어가 매우 좋기는 하지만, 구체화시키기 어렵다는 점 때문에 경영전략으로 선택하는데 신중을 기해야 한다. 한국 대기업은 내부거래 효율화를 위해 연관사업은 가리지 않는다. 사업다각화를 통해 거래의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고 거래가격의 투명성을 보장받을 수 있다고 판단한다. 연구개발부터 제조, 판매, A/S 등 가치사슬(value chain)의 모든 일을 개별 기업이나 계열사끼리 분담했다.지난 수십 년 동안의 경험을 보면 대기업의 사업다각화는 거래의 효율성을 높이기는커녕 원가를 높이고 멀쩡한 계열사마저 동반부실로 몰고 가는 주범으로 전락했다. 반면에 국경을 초월해 부품과 기술도입 방안으로 글로벌 소싱(global sourcing)을 선택한 선진기업은 세계적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최근 공장 하나 없이 아이폰(iphone), 아이패드(ipad), 아이맥(iMac) 등의 제품으로 엄청난 이익을 내고 있는 ‘애플식 생산방식’이 한계에 봉착한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지만 기우(杞憂)다. 애플은 주요 부품을 한국, 일본, 대만에서 조달하고, 중국에서 조립을 한다. 애플의 제품을 주로 생산하고 있는 팍스콘(Foxconn International Holdings Ltd.)이 열악한 노동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공정비용을 올려달라고 주장했다는 것이 언론에 보도됐다.애플의 과도한 요구로 애플과 거래하던 일본기업 대부분이 파산했거나 경영환경이 악화되고 있다는 보도도 있었다. 애플이 삼성과 특허분쟁을 하면서 여론이 좋지 않아 애플에 부정적인 기사가 호응을 얻고 있지만 객관적으로 볼 필요성이 높다. 애플이 현금과 물량을 무기로 단가인하 압력을 하고 있지만 국내 대기업이 중소기업에 하는 것보다 신사적이라 관계가 악화될 가능성은 낮다.◇ 다양한 위험요인으로 미래전망은 유동적효성의 위험을 진단하면서 고민스러운 부문이 사업 자체보다는 외부 변수이다. 조석래 회장이 건강하다고는 하지만 고령이라 후계자 문제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고, 친기업적 성향을 보인 MB정부와 달리 반재벌 정책을 표방하고 있는 여당과 야당, MB정부에서 특혜의혹을 받고 있는 사업의 압박 가능성 등 내∙외부 정치적 바람이 만만치 않을 수 있다.조석래 회장은 아버지 조홍제 회장과 같이 사업을 일궜다는 점에서 SK의 최종현 회장과 마찬가지로 2세라기 보다 1.5세로 봐야 한다. 반면에 이건희 삼성 회장은 아버지 이병철 회장이 닦아 놓은 기반 위에서 성장했다는 점에서 2세다. 창업자, 2세 경영, 3세 경영을 나누는 이유는 리더(leader)의 역량과 경영의 안정성을 평가하기 위함이다.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는 창업자들과 달리 2세, 3세는 리더십(leadership)이 부족하고 직원들과 교감하는 폭이 좁다.리더십은 선천적으로 타고 나는 것이라는 주장과 후천적으로 계발할 수 있다는 주장이 대립하고 있다. 어떤 주장을 선택하더라도 환경변화에 적응하고 위기를 극복하면서 리더십 역량은 일정부분 향상된다는 것이 정설이다. 자원(resource)이 부족한 상황에서 고생을 같이 한 직원은 어느 재벌기업의 회장이 말한 ‘머슴’이라기 보다 ‘동지’에 가깝다.대부분의 창업자는‘경영은 머리가 아니라 가슴으로 한다’고 주장한다. 창업자가 구축한 사업을 고생하지 않고 이어 받은 2세는 직원도 사업도 ‘돈(money)’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창업자가 이룬 성과의 그늘에 가려 자신이 초라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자신의 능력을 과시하기 위해 연관성이 없는 신규사업을 펼치는 경향이 있다.효성의 3세도 주력 사업과 연관성이 낮은 IT사업을 벌였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다. 어떤 전문가는 그룹의 지원 하에 ‘연출된 성공’을 하는 것보다는 ‘당당하게 실패’하는 것이 오히려 ‘약(藥)’이 된다고 주장한다. 여당과 야당 모두 MB정부의 친기업정책을 수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효성만이 아니라 모든 재벌의 잘못된 행태를 막아야 국가경제가 살아난다는 정치권의 주장에 국민의 호응은 뜨겁다.생색내기용 협력업체 지원이나 전국경제인연합회와 같은 경제단체를 동원해 정치권의 무책임한 발언과 정책이 경제를 악화시킬 것이라고 성명을 발표하는 것으로 여론을 무마하겠다는 발상은 어리석다고 본다. 국내 대기업이 제품과 서비스의 경쟁력으로 성장했기 보다는 정치적 야합과 특혜 속에서 성장했기 때문에 정치바람을 더욱 두려워하는 것이 아닐까?–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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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그룹(이하 효성)의 창업자인 조홍제 회장은 삼성의 창업자인 이병철 회장과 결별한 후 1962년 효성물산을 설립해 그룹의 기초를 마련했다.효성은 중공업, 산업자재, 섬유, 화학, 건설, 무역, 정보통신, 금융 등 다양한 영역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으며 2012년 6월 말 기준으로 계열사는 지주회사 역할을 수행하는 ㈜효성을 포함해 111개이다. 유가증권 시장에 4개, 코스닥 시장에 1개 등 총 5개사가 상장되어 있으며, 비상장사는 국내 41개, 해외65개 이다.매출액은 크지 않지만 계열사수로는 삼성, LG과 유사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나 성장은 정체되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 자금난 겪는 삼성물산공사에 돈 빌려주고 동업삼성그룹(이하 삼성), LG그룹(이하 LG), 효성의 창업자들이 서부 경남 대지주 출신이고 경남 진주의 지수초등학교 동문이라는 사실은 너무 잘 알려져 있다. 동향 출신인 이들은 자연스럽게 사업적으로 관계를 형성했고, 국내 재벌기업의 역사를 같이 쓰게 되었다.조홍제 회장은 1948년 삼성 이병철 회장이 만든 삼성물산공사가 자금난을 겪게 되자 돈을 빌려주면서 동업을 시작했다. 그는 인생의 황금기인 40~50대를 삼성그룹에서 보냈다. 삼성 이병철 회장의 요구로 동업을 청산했으며, 청산하는 과정에서 의견이 맞지 않아 감정의 골이 깊어졌다.2006년 효성에서 ‘효성 40년사’를 내면서 삼성 이병철회장에 관련된 부문이 이병철 회장의 자서전과 달라 호사가의 입방에 오르기도 했다. 조홍제 회장은 삼성의 제일제당, 제일모직의 설립을 주도하면서 산업의 흐름에 대해 경험을 하였다. 1962년 이병철 회장과 동업을 청산하면서 법정관리 중이던 조선제분을 인수했다. 그리고 같은 해 한국타이어, 1963년 조선피혁을 인수하면서 그룹의 기반을 구축했다.1966년 동양나이론을 설립하면서 꿈에 그리던 섬유사업도 시작했다. 다른 대기업과 마찬가지로 정부의 경제계획에 편승해 1970년대는 중공업, 목재, 기계로 사업을 확장했다. 1980년대는 석유화학, 전자산업에 뛰어들면서 사업다각화를 꾀했지만 효율성을 높이지는 못했다. 1997년 외환위기가 도래하자 다른 대기업이 인력감축을 고민할 때 효성은 주력기업을 통폐합하고 비주력사업은 매각하거나 청산했다. 계열사간 지급보증을 해소하고, 자연스럽게 관리인력을 축소할 수 있었다.모든 조직을 퍼포먼스 유니트(PU: Performance Unit)로 바꾸고 PU별 책임경영체제를 구축했다. 주력계열사 합병, 비핵심 사업부문 매각 등의 혁신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함으로써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 현재는 주요 사업별 퍼포먼스 그룹(PG)으로 체제가 개편되어 있다.◇ 후계자는 추진하던 사업부실화로 리더십에 큰 타격효성은 한때 재계서열 5위까지 올라 갔지만 조홍제 회장이 자식들에게 기업분할을 해 주면서 중견그룹으로 사세가 위축되었다. 둘째 아들에게는 한국타이어, 셋째 아들에게는 동성개발, 큰아들인 조석래 회장은 그룹의 사명과 나머지 기업을 물려줬다.한국타이어도 계열사를 늘리면서 성장세를 지속했지만 미미한 수준이고, 동서개발은 사업부진으로 쪼그라들고 있다. 효성도 IMF위기를 잘 극복하기는 했지만 사업적으로 정체되어 있으며 새로운 성장동력을 얻는데 실패했다.2세인 조석래 회장은 보수적으로 사업을 유지했지만, 3세가 경영의 전면에 나서면서 효성이 적극적으로 변하고 보수적 색채가 옅어지고 있다.조석래 회장의 장남인 조현준 사장이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그는 2006년 이후 건설과 IT부문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기 위해 적극적 M&A를 했지만 대부분 실적이 좋지 않다. 진흥건설은 인수 후 연속 적자를 거듭하다가 워크아웃되었다. 진흥건설은 알짜로 평가돼 정치적 특혜의혹까지 받았던 기업이라 부실에 대해 아쉬움이 클 것이라고 본다.IT관련 기업들도 적자로 자본잠식상태에 빠져 그룹의 지원으로 겨우 버티고 있지만 앞날이 캄캄하다. 기존의 사업영역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미래산업으로 불리는 IT로의 진출의도는 좋았지만, 체계적인 전략이 부족했다는 지적을 하는 전문가가 많다.하이닉스반도체 인수시도도 좋았고, LED관련 사업을 하는 갤럭시아그룹도 나쁘지는 않았다. 다만 시대적 변화의 흐름을 읽지 못했다. 휴대폰의 부품인 키패드를 생산하던 기업을 인수한 것까지는 좋았지만 휴대폰이 터치폰으로 바뀐다는 것은 예측하지 못해 실패한 M&A가 됐다. 조현준 사장이 갤럭시아그룹을 펼칠 때만 해도 시장의 반응은 뜨거웠다. 재벌그룹의 장남이 하는 사업이고, 그룹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좋은 실적을 낼 것이라고 예상됐다. 하지만 유상증자로 자금을 지원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적자탈출은 요원한 실정이다. 오히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자본잠식상태일 뿐만 아니라 사업전망도 어두워 지속가능여부가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주요 투자자나 외부 전문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무리하게 지원을 했지만 결과는 좋지 않은 셈이다.장자가 가업을 잇는 것이 전통인 효성의 입장에서 조현준 사장이 추진한 사업이 부실화되면서 그의 리더십이 타격을 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손대는 것마다 황금으로 변하는‘마이더스(midas)의 손’이 아니라 손대는 것마다 적자가 나는‘마이너스(minus)의 손’이라는 우스개 소리도 한다.그렇다고 조석래 회장의 차남과 삼남의 경영능력도 검증된 것은 아니다. 오히려 차남은 그룹 내 위상이 줄어들고 있고, 삼남도 마찬가지다. 조석래 회장의 건강이 좋지 않고, 고령이라는 점도 부정적인 요소다.효성의 기업문화 특징은 실속 우선주의, 심사숙고, 철저한 계산이라는 말로 표현된다. 효성의 창업자는 생전에 3명의 자식에서 계열사를 분리해줘 유산분쟁이 없었다. 조석래 회장도 3형제에게 그룹을 분리해 줄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게 된다면 효성의 사세는 더욱 위축될 것이라고 본다.㈜효성이 지주회사의 역할을 수행하며 오너 일가의 지분율이 높아 경영권은 안정되었지만 무분별하게 펼친 계열사의 부실은 고민이 된다. 아무리 오너의 적자라고 해도 반복해 실패하면 조직 내∙외부에서 좋은 평가를 받기란 쉽지 않다.◇ 창업자와 달리 정치와 가깝게 지내며 부정적 여론 초래창업자는 정치와는 거리를 두었지만 후계자들은 오히려 정치적으로 밀접하게 연대 한다는 인상을 준다. 2007년 3월 참여정부 말기 조석래 회장이 전경련 회장으로 추대되었다. 참여정부가 재벌개혁을 외쳤기 때문에 정부와 전경련 사이는 좋지 않았다.하지만 사돈지간이자 친기업적 정책을 표방한 이명박 대통령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새로운 도약의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됐다. 효성의 이름이 언론에 전면적으로 등장하게 된 것은 MB정부의 출범부터이다. 특별히 눈에 보이는 사업적 특혜를 준 것은 아니지만 면죄부는 받는 경우가 많았다. 2007년 대검찰청이 효성의 비리를 수사했지만 이를 덮었다가 2009년 공소시효가 소멸되었다는 이유로 불기소 처분했다. 검찰이 정작 사건을 미적거리면서 시간을 끌다 불기소 처분을 한 것은 대통령 사돈기업에 대한 배려차원이라는 세간의 평가였다.2009년도에는 효성이 미국에서 위장 부동산 거래를 하면서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주장이 민주당 국회의원에서 의해 제기되었지만 무시됐다. 하지만 끊임 없는 의혹과 사실이 밝혀지면서 2010년 7월 검찰은 조현준 사장이 2002~2005년 회삿돈으로 해외부동산을 취득해 횡령을 하였다는 명목으로 기소했다. 이 사건은 1심부터 유죄를 선고 받았고, 2012년 9월 대법원에서 확정판결 받았다. 효성의 이름이 언론에 오르내리게 만든 사업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2006년부터 추진한 일명‘세빛둥둥섬’이다. 한강에 전시와 공연을 위한 공간을 확보하는 차원인데, 이 인공섬 조성 및 운영사업권을 가진 기업이 플로섬으로 효성의 계열사이다.서울시 공무원들이 시장의 승인도 받지 않고 계약변경을 통해 특혜를 주는 등 부실백화점이라는 사실은 박원순 서울시장이 부임하면서 밝혀졌다. 각종 특혜에도 불구하고 정상적인 운영이 되지 않아 현재 흉물로 방치되고 있다.서울 서초구 반포 도요타매장의 공원용지의 형질변경 허가와 완공전 사용허가도 특혜의혹이 있었지만 정식적으로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이 건물은 일본 도요타 자동차를 수입해 판매하기 위해 만든 전시장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효성 오너 일가기업인 로우테크놀로지도 2009년 국방부의 훈련장비 납품하면서 단가를 높이고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급하는 수법으로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을 받았었다. 옛말에 ‘오비이락(烏飛梨落)’이라는 말도 있고 ‘참외밭에서 신발끈을 매지 말라’는 말도 있다. 모두 의심받을 수 있는 행동은 하지 말라는 뜻이다.노태우 정부때 사돈기업이었던 SK그룹이 한국이동통신을 인수해 이동통신시장의 1위 사업자로 자리매김했듯이 정권마다 특혜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더구나 친기업정책을 표방한 MB정부에서 대통령의 사돈기업이 특혜를 볼 것이라는 의심은 누구나 할 수 있었다.효성이 기업에 필요한 산업재가 주력사업이기 때문에 국민의 부정적 인식이 사업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겠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을 것이다. 한국에서 기업가는 정치와 불가근 불가원(不可近 不可遠)해야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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