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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기업역사는 재벌의 역사와 일치하며, 일본의 강압적 식민지 지배시대에서 연원이 시작된다. SK그룹의 기원인 선경직물은 1939년 조선의 선만(鮮滿)주단과 일본의 경도(京都)직물이 합작해서 설립된 회사다.해방 당시 이 회사에 근무하던 SK그룹의 창업주 최종건 회장이 1953년 정부로부터 선경직물을 불하 받으면서 SK그룹의 역사는 시작됐다. 1980년 (주)선경은 1962년 설립된 대한석유공사를 인수했다.1998년 3월 27일 현재와 같은 SK주식회사로 상호를 변경했고 2007년 6월 에스케이 홀딩스(이하 SK 홀딩스)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했다. 재벌의 순환출자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가 지주회사 설립을 요구했고, 기업들도 어쩔 수 없이 따랐다.SK홀딩스의 주요 사업은 자회사의 주식이나 지분을 통해 자회사의 사업내용을 지배와 경영을 지도하는 지주사업이다.계열사로는 에너지와 화학 분야의 SK이노베이션(주)·SK케미칼 등 29개 기업, 정보통신 분야에는 SK텔레콤(주) 등 24개 기업, 건설·물류 분야의 SK네트웍스(주) 등 21개 기업 등 총 81개의 기업이 있다. 2013년 글로벌 포춘 500대 기업 중 57위, 한국기업 중 2위를 차지했다. SK홀딩스의 기업개요는 표 1과 같다.▲ SK홀딩스의 개요 [출처=iNIS]◇ ‘따로 또 같이’라는 구호로 계열사 역량을 집중SK홀딩스는 계열사들의 역량을 한 곳에 집중시켜 추진하는 모습을 올해에도 활발히 보여주고 있다. 특히 에너지 분야를 살펴보면 전세계 전기차 시장 공략 진출을 계열사의 핵심 역량을 모으고 있다.석유화학과 에너지 분야에 강점이 있는 SK이노베이션을 비롯 SK케미칼, SK C&C, SK네트웍스 등 각 분야의 장점을 통합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SK그룹은 ‘따로 또 같이’라는 구호로 계열사의 사업을 조율하고 있다.SK홀딩스가 이끌고 있는 SK그룹의 경영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각 부문별 특징, 경쟁력, 매출, 영업이익, 순이익 등을 살펴봤다.첫째, SK그룹은 세계 최고의 에너지 관련 기업이 되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고 있다. 다른 계열사 중 SK이노베이션이 대표적이다.SK이노베이션은 최근 고유의 초고점도지수(VHVI, Very High Viscosity Index)의 윤활기유 공정기술을 개발해 상업화에 성공했다. 이 기술로 프리미엄 윤활기유와 고품질 윤활유를 생산하고 있다.뿐만 아니라 윤활기유 탈왁스(De-wax) 촉매를 독자 개발함으로써 고급 윤활기유 생산을 위한 전 기술을 모두 갖추게 됐다. 관련 기술은 현재 울산CLX의 3개 LBO 공장에 적용하고 있으며, 인도네시아와 스페인 공장에도 적용 중이다.올해 1월 SK이노베이션은 베이징자동차 등과 합작해 베이징 BESK 테크놀러지를 설립해 중국 공략에 나섰으며 베이징 현지에 올해 말까지 연간 전기차 1만대에 공급할 수 있는 배터리 팩 제조라인을 만드는 둥 중국 전기차 시장을 선점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서산공장에 전기차 1만대에 공급 가능한 200MWh 규모의 양산 설비를 갖춘 생산라인 증설이 올해 1분기 완료됐다. SK케미칼은 최근 일본 데이진과 합작해 이니츠를 설립해 금속을 대체할 경량화 소재인 PPS(폴리페닐렌 설파이드)를 생산하고 있다. PPS는 무게가 가벼울 뿐만 아니라 내열성과 내화학성이 우수하다.▲ SK홀딩스의 주요지표 [출처=iNIS]둘째, SK주식회사의 작년 실적은 2012년에 비해 매출, 영업이익, 순이익이 급감했다. 매출은 표2에서와 같이 2013년 약 111조7773억 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약 6.4%가 감소했다.영업이익 역시 2013년 약 3조 6152억 원으로, 전년 대비 20.8% 감소했다. 또한 순이익은 2013년 약 1조 1449억 원으로, 전년대비 약 56.5%나 감소했다.매출의 감소폭보다는 영업이익과 순이익의 감소폭은 더욱 커 미래사업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이는 최근 석유제품의 수요 감소와 국내외 경쟁 심화 등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국내를 살펴보면 올해에 들어서도 석유제품의 소비수요는 계속 감소하고 있는데2014년 3월 누적 석유제품 소비는 전년 동기대비 0.1% 줄었다.국내 석유제품 가격의 안정세와 차량등록대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해 휘발유, 경유 등 수송용 수요 및 산업용 수요는 전년 동기대비 증가는 했지만 LPG차량 감소에 따른 LPG소비 감소, 및 도시가스 보급 및 보일러등유 폐지 등 다른 연료로 전환됨에 따라 난방용 등유 소비 감소, 중질중유 등 비수송용 유종 소비감소 등 전년과 대비해 수요가 감소했다.SK에너지의 경우 연결기준으로 2014년 1분기말 누적기준 11조 782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525억원의 영업이익이 발생했다.하지만 2013년 4분기에는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업황이 점차 개선됨에 따라 2014년 1분기에는 다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국내 최대 Refinery 운영을 통해 시너지 극대화를 추구하고 있고 Trading 사업 강화, 글로벌 시장 허브 구축 등의 지속적인 사업구조 개선을 추진 중에 있다.구조조정을 위해 작년 7월에는 인천 CLX와 트레이딩 사업부를 각각 SK인천석유화학(주)와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주)로 인적 분할을 했다.셋째, SK홀딩스의 경쟁력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SK그룹의 사업구조를 살펴봐야 한다. SK계열사들은 에너지와 통신에 주력하고 있다.에너지는 SK에너지, SK이노베이션 등이 주도하고 있으며, SK에너지는 국내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차세대 자동차산업의 핵인 전기자동차 배터리개발에 주력하고 있다.세계 자동차 메이저 업체들과 협력관계를 맺어 다양한 자동차용 배터리를 개발 중에 있다. 독일 다임러 그룹의 미쓰비시 후소(Mitsubishi Fuso) 하이브리드 트럭 및 메르세데스 벤츠(Mercedes-Benz) 전기 슈퍼카의 배터리 공급업체로 선정되었고 북경 전공과의 합작 법인 설립을 통해 글로벌화를 가속하고 있다.통신사업은 적극적인 M&A로 국내시장을 50%이상 압도적으로 점유하고 있지만 경쟁력은 더욱 약화되고 있다. 2위업체인 KT, 3위 업체인 LG U+가 적극적인 마케팅을 추진하면서 SK텔레콤 만의 강점은 사라지고 있다.SK텔레콤은 국내시장의 경험과 자금력을 바탕으로 미국, 중국, 동남아시아 등 해외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했지만 실적은 초라하다.국내에서 벌어 들인 막대한 이윤을 낭비했을 뿐만 아니라 지속가능 성장을 위한 신성장동력을 개발하는 기회조차 잃었다는 평가를 받는다.아직 정부의 규제와 정책으로 인해 글로벌 통신기업이 국내 시장에 진출하지 않고 있지만, 시장진출이 결정되는 순간 국내시장이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결과적으로 에너지와 통신 모두 국내 1위 사업자라는 자만 속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는 성공하지 못해 로컬 기업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생존이라는 과제를 해결하는데 애로를 겪을 것으로 판단된다. ◇ 윤리경영을 하지 않는다면 그룹해체 가능성도 높아지난 2월 27일 대법원에서 실형이 확정된 뒤 SK그룹 최태원 회장과 최재원 부회장이 계열사의 등기·비등기 임원직에서 모두 물러났다.오너의 지배구조가 강한 국내 대기업의 경영관행을 감안하면 이에 따른 경영공백 여파가 클 것으로 보인다. 일부 전문가들은 머지않은 장래에 SK그룹의 소유·지배구조에도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을 하고 있다.전혀 새롭지 않은 이야기이지만 유사한 사건이 자주 발생하고 있어 오너 리스크가 SK그룹의 성장에 가장 큰 위협요인으로 부상했다.최태원 회장은 지난 2003년 2월에도 워커힐호텔 주식 변칙증여 혐의로 검찰에 구속되어 1심에서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 받았지만 수감 7개월 만에 병 보석으로 풀려났다. 항소심과 상고심 형량은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이었다.이때 SK그룹은 최태원 회장이 수감된 이후 신규 사업 진출, 대규모 인수합병 등에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해에도 STX에너지 인수 의향서를 제출했다가 9월 항소심 선고가 나온 뒤 인수의향을 철회한 바 있다.SK에너지 또한 지난해 11월 호주의 유나이티드 페트롤리엄 지분 인수 예비 입찰에 참여하려다가 번복하기도 했다.뿐만 아니라 SK 이노베이션의 경우 최회장의 범죄행위와는 관련이 없지만 자회사 SK에너지 주식회사의 계열회사 부당지원과 주유소 원적관리 합의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시정명령 및 과징금이 부과됐다.자회사 SK종합화학 주식회사의 외국환거래법 위반에 대한 서울본부세관의 과태료 부과가 있는 등 그룹사 전체가 각종 법 위반 행위가 끊이지 않고 있다.경영전문가들은 SK그룹이 기존의 경영관행을 포기하고 윤리경영을 하지 않는다면 그룹 오너의 다양한 비리행위로 인해 그룹 해체 수순을 밟고 있는 LIG그룹의 전철을 밟게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재벌기업의 비리행위를 바라보는 국민의 인식이 예전과는 다르다는 사실을 잊지 않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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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은 삼성이 일본식 경영을 도입해 성공한 것과는 달리, 미국식 경영방식을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00년대 이후 적극적 M&A를 추진하면서 보여준 두산의 경영방식은 조화를 중시하는 일본식보다는 성과와 효율을 중시하는 미국식 경영에 가깝다.단기간에 사업구조를 완전하게 뜯어 고치고 성과를 내면서 축배를 들었지만 ‘밥캡의 저주’가 맴돌고 있다는 말이 떠나지 않고 있다. 두산의 기업문화를 진단하기 위해 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개발한 SWEAT Model의 5번째 DNA인 시스템(System)을 경영도구(methodology)와 운영(operation) 측면에서 평가해 보자.◇ ERP, CRM, KMS 등 시스템 도입으로 경영선진화 노력 중두산이 경영도구 관점에서 도입하고 있는 시스템은 ERP(Enterprise Resource Planning), CRM(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 KMS (Knowledge Management System) 등으로 다양하다.최근 두산건설은 사업수지관리시스템에 ERP, EPM/BI 솔루션을 도입했다. 기능단위로 구동되던 시스템을 프로세스를 통합해 데이터가 자연스럽게 흘러갈 수 있도록 했다.ERP는 기업의 업무전반에 걸쳐 데이터통합에 초점을 맞춘다. 회계나 재무부문에서 효과가 크고, 결산업무도 빨라진다. EPM/BI(Enterprise Performance Management and Business Intelligence) 솔루션은 퍼포먼스 스코어카드(Performance Scorecard)를 활용해 성과와 비즈니스인텔리전스를 관리한다. 기업은 EPM/BI를 통해 객관적 성과관리 역량을 강화하고 가치지향적 조직문화를 정착시킬 수 있다.두산의 박용만 회장이 따뜻한 성과주의를 강조한 것도 성과관리시스템의 도입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보인다. BI솔루션은 기업의 정보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경영진의 중요한 의사결정에 도움을 주는 DSS(Decision Support System), EIS(Executive Information System), SIS(Strategic Information System)의 핵심솔루션이다.두산건설은 오라클의 BI솔루션을 통해 손익을 분석한다. 사업수지에 영향을 미치는 수 백 개의 항목을 정해진 비즈니스 규칙(rule)을 적용해 시뮬레이션(simulation)하고 그 결과를 전자결제시스템과 연동해 사업결정에 활용한다. 두산건설이 건설회사의 애로점을 해결하기 위해 도입한 KMS도 다른 기업과는 달리 건설업에 최적화돼 운영하고 있다. 일반 기업이 도입하고 있는 KMS는 회사가 관리하는 모든 지식을 총망라해 등록하게 되어 있지만 두산의 KMS는 꼭 필요한 지식만 등록하도록 한다.건설회사의 업무처리에 필요한 법률정보나 인물정보가 별도로 관리된다. 일반적으로 KMS가 중요시하고 있는 CoP(Community of Practice)라고 부르는 지식동아리활동을 위한 공간은 아예 없다. 두산인프라코어는 CRM솔루션으로 국내 업체의 디딤(DIDIM, Doosan Infracore Dealer Information Management)을 구축해 운용한다. 이 솔루션은 기존 ERP시스템과 연계돼 고객의 프로필, 실적, 활동보고서, 출장보고서 등을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해 준다.기존의 C/S방식이 아닌 웹(web)방식으로 구동해 이동 중이나 외부에서도 접근이 가능하다. 딜러정보가 담당자의 개인 PC에 저장되면서 통합관리가 불가능했는데, CRM솔루션을 구축함으로써 통합관리가 가능해졌다. 2013년 두산은 해외 법인을 통합하는 해외사업장 대상 GSI(글로벌싱글인스턴스) ERP시스템구축을 완료했다. 모두 독일의 ERP 패키지인 SAP기반이다.GSI ERP란 해외법인의 ERP 시스템을 하나로 통합한 것을 말한다. 경영진에게 실시간으로 다양한 관점의 의사결정 데이터를 제공해 글로벌 전략을 수립할 수 있도록 한다. 글로벌 시장에서 급변하는 환경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 두산은 GSI ERP로 정보시스템을 통합해 글로벌 경영관리가 가능해졌다.두산의 GSI ERP가 기업업무 프로세스 과정에서 발생하는 내부데이터를 통합해 주는 것에 한정되기 때문에 미래를 예측하는데 한계가 있다.글로벌 기업들이 내부의 업무데이터보다는 외부환경변화에 주목해 글로벌정보경영전략(GIMS)체제를 갖추고 있는 것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글로벌정보경영전략은 글로벌기업이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다양한 국가의 경제뿐만 아니라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과학기술 등의 변화도 모니터링한다. 두산이 해외사업장이 많아 정보통합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한 것으로 보이지만, ERP의 통합은 글로벌정보경영전략의 초기단계에 하는 일이다. 이제 통합된 데이터의 분석과 활용인 BI단계로 접근해야 한다. 두산건설이 오라클의 BI솔루션을 도입해 수지분석을 위한 시뮬레시션을 하는 것은 합리적인 의사결정에 유리하다. 두산도 정보경영에 대한 성공체험을 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글로벌정보경영전략 수립의 니즈가 내부에서 나올 것이라고 본다.◇ 시스템경영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으면 위기가 반복된다2005년 두산이 형제의 난을 겪으면서 우왕좌왕하면서 시스템경영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 여실하게 드러났다. 기업의 의사결정과정은 프로세스로 잘 정의돼야 하고,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할 수 있어야 하지만 그 당시는 모든 업무가 정지된 것처럼 보였다.결국 두산은 시스템에 의해서가 아니라 회장과 오너 일가의 직관과 경험에 의해 경영되고 있는 것이다. 쉽게 말하면 다른 국내 기업과 마찬가지로 ‘경영자 리스크’에 노출되어 있다.최근 그룹 회장이 구속되어 있는 한화그룹과 SK그룹을 비교하면 시스템경영에 대한 준비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한화그룹은 김승연 회장이 배임과 횡령혐의로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 받아 법정구속됐다. 불구속 기소로 경영활동이 자유로웠고, 검찰의 기소가 불합리하다고 판단해 무죄까지 기대했다고 한다. 1심으로 급작스럽게 회장이 구속되자 그룹의 모든 활동이 정지됐다. 2012년 한화창립 60주년 행사의 세세한 부문까지 옥중에서 지시하면서 회장이 그룹의 모든 의사결정에 절대적인 권한을 행사하는 것으로 알려져 오히려 재판에 불리하게 작용했다.2심 재판을 받던 김승연 회장은 건강악화를 이유로 형집행정지를 받아 병원에 입원 중이며, 병세가 호전되지 않아 형집행정지가 1차례 연장됐다. 한화그룹은 비상경영체제를 유지 중이나 주요한 사업은 모두 중단된 상태라며 그룹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선처를 해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이에 반해 SK그룹은 검찰의 기소내용과 달리 재판부가 판단하면서 구속됐던 최재원 부회장은 보석으로 석방되었고, 불구속 기소됐던 최태원 회장이 1심 판결로 법정구속됐다.최재원 부회장이 모든 죄를 자백했지만 법원은 허위자백으로 판단했다. 최태원 회장도 불구속 기소되었기 때문에 자신이 구속될 것이라고 추호의 의심도 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하지만 이미 전문경영인체제가 구축돼 있어 시스템경영을 하고 있는 SK그룹의 계열사들은 정상적인 사업활동을 영위하고 있다. 불행 중 다행이라고 볼 수 있다.SK그룹은 최종현 회장의 사망 이후 손길승 회장체제로 운영되면서 시스템경영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 SKMS라는 경영원칙을 개발했고, 모든 계열사의 임직원이 지키도록 요구했다.2003년 SK글로벌 사태로 최태원 회장이 처음 구속됐지만 그룹에 미친 영향은 크지 않았다. 한국에서는 경영자와 정치인은 ‘교도소 담장 위를 걷는다’고 말할 정도로 다양한 위험(risk)에 노출돼 있다. SK와 같이 시스템경영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한 기업도 많지 않을 것이다.두산도 전∙현직 회장들이 조사를 받고 유죄가 확정되는 과정을 지켜보던 전문가들은 두산의 경영시스템에 우려를 드러냈다. 두산이 위기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경영과 전혀 관계없는 박용현 회장을 선임해 신뢰성 위기는 극복하려고 노력했지만 시장의 신뢰는 회복되지 않았다.과도경영인에 불과했던 박용현 회장이 물러나고, 동생인 박용만 회장이 취임했지만 두산에 대한 평가가 크게 변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박용만 회장이 주도한 인수합병 기업들의 실적이 나빠지면서 리더십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다. 그룹 오너의 리더십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대기업의 경영환경에서 단기필마로 적진을 누벼야 하는 오너는 위험하고 외롭다. 원래 지주회사는 순환출자고리를 끊고, 적대적 M&A에 대한 취약성을 해소하고자 도입했지만 오너의 경영리스크(management risk)를 완화시켜주는 역할도 한다.문제는 지주회사가 과거 그룹 회장 비서실이나 외환위기 당시의 구조조정본부와 유사한 수준의 역할밖에 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지주회사는 계열사 전반에 대한 관리뿐만 아니라 사업방향설정, 위험모니터링도 함께 해 줘야 한다. 지배구조나 경영시스템에 대한 많은 고민을 하고 있는 기업이 삼성그룹이다. 삼성그룹은 글로벌 선도기업에서 검증된 경영도구를 도입하기 위해 매년 수천억 원을 투자한다. 선진화된 경영도구가 단순히 업무효율화를 높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직원의 역량강화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임직원들 개개인의 능력보다는 시스템에 의한 경영이 정착될수록 오너의 경영위험은 최소화된다. 두산도 삼성이 도입하고 있는 시스템에서 많은 노하우를 배울 수 있다고 본다.-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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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 deliver happiness’라는 메시지를 던지는 SK그룹(이하 SK)는 섬유산업에서 출발했지만 과감한 M&A를 바탕으로 석유화학, 이동통신, 에너지 등으로 사업을 확장했다.SK의 주력 회사는 대부분 정부사업의 불하나 인수합병(M&A)을 통해 형성됐다. 정유사업은 석유공사, 이동통신사업은 한국이동통신이 모체다. 새로운 사업을 기획하거나 도전적인 정신을 보여주지는 못했다.인프라 관련 사업을 영위하기 때문에 다른 대기업과 달리 경기 변동에 둔감하다. IMF 외환위기 이후 한때 재계서열 2위로까지 도약했지만 사업의 구조적 변화를 하지 못해 전반적으로 정체돼 있다.2대 회장인 최종현의 급작스런 사망으로 상대적으로 준비가 덜된 상태에서 그룹을 책임진 최태원 회장의 리더십에 대한 논란이 거세다.나이가 많은 다른 대기업의 총수와 달리 활발한 현장 경영활동을 펼치지만 여러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되면서 혁신의 이미지는 떨어졌다.계열사에 대한 권한 위임을 통해 자율경영을 유도하면서 회장 1인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독단경영으로 문제점이 많은 다른 대기업의 모범사례로 정착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에너지와 정보통신을 주력으로 재계서열 3위SK는 삼성그룹, 현대차그룹에 이어 재계 서열 3위다. 90여 개의 계열사는 표1과 같이 에너지/화학, 정보통신/반도체, 마케팅/서비스 등 3개 계열로 구분할 수 있다.▲ 표1. SK그룹의 주요 계열사먼저 에너지/화학 계열은 SK이노베이션, SK에너지, SK종합화학, SK루브리컨츠, SK케미칼, SKC, SK E&S, SK가스 등이 있다. 이 중에서 SK에너지, SK케미칼을 평가 대상기업으로 정했다.SK에너지는 유전개발과 정제사업을 하고 SK케미칼과 SKC가 SK에너지가 생산한 부산물로 관련 제품을 제조해 사업적으로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SK E&S는 도시가스사업 1위 사업자다. 지주회사의 인력이 소수이고 비상장기업이기 때문에 일반인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SK의 사업 강점인 인프라사업과 에너지사업을 복합적으로 추진하는 기업이다.다음 정보통신/반도체 계열은 SK텔레콤, SK C&C, SK플래닛, SK하이닉스, SK브로드밴드, SK텔레시스, SK텔링크, SK커뮤니케이션즈 등이 해당된다.SK텔레콤은 공기업인 한국이동통신을 인수한 기업이고 최초의 이동통신사업자로 국내 1위 기업이다. 신세기통신을 인수하면서 시장점유율이 50%를 넘어 규제를 받지만 브랜드 이미지가 높아 소비자가 선호하는 통신사업자다.SK플래닛, SK브로드밴드, SK텔레시스, SK텔링크, SK커뮤니케이션즈 등은 SK텔레콤과 사업적으로 연계된 회사로 별도로 분석할 필요성은 낮다.SK C&C는 삼성 SDS, LG CNS와 마찬가지로 SK그룹 시스템통합(SI) 기업으로 이들과 함께 3강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그룹 내부 IT서비스를 독점하고 있다.SK하이닉스는 사연이 많은 반도체 제조회사다. 현대그룹에서 출발했지만 정부의 정책에 따라 LG그룹의 반도체사업 부문을 인수해 덩치를 키웠다. 반도체 경기 불황과 경영 부실로 법정관리를 받다가 2012년 3월 공식적으로 SK계열사로 편입됐다.유통/서비스 계열은 SK네트웍스, SK건설, SK해운, SK증권, SK마케팅앤컴퍼니 등으로 SK네트웍스, SK건설을 평가했다.SK네트웍스는 대부분의 SK그룹 계열사 사업 부문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돼 있다. SK건설은 건설회사로 그룹 규모에 비해 주목을 받지 못하는 기업에 해당된다.SK해운도 물류전문기업과 경쟁이 되지 않고 사업실적도 저조해 평가하지 않았다. SK증권도 전문성이나 규모 면에서 주요 계열사이지만 좋은 평가를 받기는 어렵다.◇ SKMS라는 그룹 차원의 통합된 경영철학과 인재상 제시는 모범적SK의 인력관리 철학은 ‘기업경영의 주체는 사람이며 사람의 능력을 어떻게 개발하고 활용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성패가 좌우된다’다.직원들이 자발적, 의욕적으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인력관리정책을 수립하고 있다. SK의 인재상을 모든 구성원이 갖춰야 할 자격 요건으로 보고 ‘SK Manship’으로 정의한다. 삼성의 임직원을 ‘삼성맨(Samsung Man)’으로 지칭하는 것과 유사하다.인재가 가져야 할 덕목으로 SK Values, 패기, SKMS 실천역량, Self Leadership 등을 제시한다. SK Values는 경영철학에 대한 확신과 열정, 자발적∙의욕적 SUPEX추구다.SUPEX는 ‘Super Excellence’의 약자로 최고를 지향한다는 의미다. 패기는 적극적 사고, 진취적 행동, 빈틈없고 야무진 일 처리를 가능케 한다.SKMS 실천역량으로 경영 관련 지식, Globality, Business Manner를 요구한다. SKMS는 ‘SK Management System’의 두문자어로 SK의 경영철학이자 수행방법이다.SKMS는 SK인 모두가 합의하고 이해하는 경영에 대한 통일된 정의를 내려 체계적인 경영관리체계를 이루기 위한 목적에서 정립된 것이다.SKMS는 기업관, 추구 가치, 경영원칙 등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기업관은 기업의 안정과 성장, 영구존속과 발전이라는 기업의 존재의미와 지향점을 제시한다.추구 가치는 기업경영의 목적으로 이해관계자의 가치 창출, 사회∙경제발전, 인류행복에 공헌하는 것이다. 경영원칙은 SK가 기업경영을 위해 선택한 경영방식이다. Self Leadership은 자기관리와 행복추구 자세로 동료와 상생정신의 기반이 된다.인사평가는 기본적으로 직원이 갖춰야 할 요소 중 보완이 필요한 점을 찾아 육성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밝히고 있다. 직원평가는 자기평가, 직속상관, 부하직원, 인력관리부서 등의 의견을 종합하는 360도 다면평가에 의한다.다면평가는 공정성과 객관성을 확보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아니지만 현재로서 최선의 방법으로 인정받는다. 직원도 자신의 능력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를 바탕으로 행동을 변화시킬 수 있는 동기를 부여받을 수 있다.◇ 마케팅은 SK텔레콤, 연구개발 직무는 SK화학, SK케미컬이 구직자에게 유리▲ 표 2. 평가대상 기업의 성취도 비교SK는 한때 삼성에 이어 2위 그룹으로 부상한 적도 있지만 현대차그룹이 약진하면서 현재 3위로 밀려났다. SK의 가장 취약점은 리더십의 부재다.국내 재벌기업의 장점인 오너경영의 힘이 제대로 발휘되지 않고 있다. 구직자의 입장에서 단연 관심을 가져야 할 기업이 SK텔레콤이다. 현재는 정유나 보험 관련 기업들의 연봉이 가장 높지만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통신이 최고 수준이었다.반면에 SK하이닉스, SK네트웍스, SK건설 등은 성장성이나 수익성 측면에서 봐도 우량기업으로 보기 어렵다. SK하이닉스는 주인이 자주 바꿨고, 기술력 측면에서 삼성전자 반도체사업 부문을 추격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SK네트웍스도 매출 규모는 크지만 계열사의 일부 사업 부문을 맡아 하는 기업에 불과해 전문성이나 기술력 등은 확보하지 못해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대기업의 일반 관리직무 자체가 특징이 없고 전문성이 낮다는 것은 취직하고 나면 알게 된다. SK도 예외는 아니다.SK텔레콤은 기술이 아니라 통신 서비스기업이기 때문에 마케팅이나 영업기획 직무에 유리하고 SK화학, SK케미컬 등은 기술력 확보에 투자를 많이 하고 있어 연구개발에 관심을 가진 구직자가 입사를 하면 좋다.SK에너지도 국내 1위 사업자로 시장 지배력을 확보하고 있으며 제조기업이라기보다 유통기업에 가까워 관리나 영업직무가 유리하다.SK는 LG와 마찬가지로 그룹 위상에 비해 우량기업이 많지 않은 편이다. 정부의 정책에 영향을 받는 인프라 관련 사업의 특성상 수익성이나 성장성을 추구하기 어려운 점도 있어 그룹 성장의 한계가 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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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2-31‘We deliver happiness’라는 메시지를 던지는 SK그룹(이하 SK)는 섬유산업에서 출발했지만 과감한 M&A를 바탕으로 석유화학, 이동통신, 에너지 등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SK의 주력회사는 대부분 정부사업의 불하나 M&A를 통해서 형성됐다. 정유사업은 석유공사, 이동통신사업은 한국이동통신이 모체다.새로운 사업을 기획하거나 도전적인 정신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인프라관련 사업을 하기 때문에 다른 대기업과 달리 경기변동에 둔감하다. IMF외환위기 이후 한때 재계서열 2위로까지 진입했지만 사업의 구조적 변화를 하지 못해 전반적으로 정체되어 있다.2대 회장인 최종현 회장의 급작스런 사망으로 상대적으로 준비가 덜된 상태에서 회장으로 취임한 최태원 회장의 리더십에 대한 논란이 거세다. 나이가 많은 다른 대기업의 총수와 달리 활발한 현장 경영활동을 펼치지만 여러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되면서 혁신의 이미지는 떨어졌다.계열사에 대한 권한위임을 통해 자율경영을 유도하면서 회장 1인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독단경영으로 문제점이 많은 다른 대기업의 모범사례로 정착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에너지와 정보통신을 주력으로 재계서열 3위SK는 삼성그룹, 현대차그룹에 이어 재계 서열 3위다. 90여 개의 계열사는 표1과 같이 에너지/화학, 정보통신/반도체, 마케팅/서비스 등 세 계열로 구분할 수 있다.▲ 표1. SK그룹의 주요 계열사 먼저 에너지/화학계열은 SK이노베이션, SK에너지, SK종합화학, SK루브리컨츠, SK케미칼, SKC, SK E&S, SK가스 등이 있다. 이 중에서 SK에너지, SK케미칼을 평가 대상기업으로 정했다. SK에너지는 유전개발과 정제사업을 하고, SK케미칼과 SKC가 SK에너지가 생산한 부산물로 관련 제품을 제조해 사업적으로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SK E&S는 도시가스사업 1위 사업자이다. 지주회사의 인력이 소수이고 비상장기업이기 때문에 일반인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SK의 사업강점인 인프라사업과 에너지사업을 복합적으로 하는 기업이다. 다음 정보통신/반도체계열은 SK텔레콤, SK C&C, SK플래닛, SK하이닉스, SK브로드밴드, SK텔레시스, SK텔링크, SK커뮤니케이션즈 등이 해당된다. SK텔레콤은 공기업인 한국이동통신을 인수한 기업이고, 최초의 이동통신사업자로 국내 1위 기업이다. 신세기통신을 인수하면서 시장점유율이 50%를 넘어 규제를 받지만 브랜드 이미지가 높아 소비자가 선호하는 통신사업자다.SK플래닛, SK브로드밴드, SK텔레시스, SK텔링크, SK커뮤니케이션즈 등은 SK텔레콤과 사업적으로 연계된 회사로 별도로 분석할 필요성은 낮다. SK C&C는 삼성 SDS, LG CNS와 마찬가지로 SK그룹 SI기업으로 이들과 함께 3강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그룹 내부 IT서비스를 독점하고 있다.SK하이닉스는 사연이 많은 반도체 제조회사다. 현대그룹에서 출발했지만 정부의 정책에 따라 LG그룹의 반도체사업부문을 인수해 덩치를 키웠다. 반도체 경기불황과 경영부실로 법정관리를 받다가 2012년 3월 공식적으로 SK계열사로 편입됐다.유통/서비스계열은 SK네트웍스, SK건설, SK해운, SK증권, SK마케팅앤컴퍼니 등으로 SK네트웍스, SK건설을 평가했다. SK네트웍스는 대부분의 SK그룹 계열사 사업부문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다. SK건설은 건설회사로 그룹 규모에 비해 주목을 받지 못하는 기업에 해당된다. SK해운도 물류전문기업과 경쟁이 되지 않고, 사업실적도 저조해 평가하지 않았다. SK증권도 전문성이나 규모 면에서 주요 계열사이기는 하지만 좋은 평가를 받기는 어렵다. ◇ SKMS라는 그룹차원의 통합된 경영철학과 인재상 제시는 모범적SK의 인력관리 철학은 ‘기업경영의 주체는 사람이며, 사람의 능력을 어떻게 개발하고 활용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성패가 좌우된다’다. 직원들이 자발적, 의욕적으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인력관리정책을 수립하고 있다. SK의 인재상을 모든 구성원이 갖춰야 할 자격요건으로 보고 ‘SK Manship’으로 정의한다. 삼성의 임직원을 ‘삼성맨(Samsung Man)’으로 지칭하는 것과 유사하다.인재가 가져야 할 덕목으로 SK Values, 패기, SKMS 실천역량, Self Leadership 등을 제시한다. SK Values는 경영철학에 대한 확신과 열정, 자발적∙의욕적 SUPEX추구다. SUPEX는 ‘Super Excellence’의 약자로 최고를 지향한다는 의미다. 패기는 적극적 사고, 진취적 행동, 빈틈없고 야무진 일 처리를 가능케 한다. SKMS실천역량으로 경영관련 지식, Globality, Business Manner를 요구한다. SKMS는 ‘SK Management System’의 두문자어로 SK의 경영철학이자 수행방법이다.SKMS는 SK인 모두가 합의하고 이해하는 경영에 대한 통일된 정의를 내려 체계적인 경영관리체계를 이루기 위한 목적에서 정립된 것이다. SKMS는 기업관, 추구가치, 경영원칙 등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기업관은 기업의 안정과 성장, 영구존속과 발전이라는 기업의 존재의미와 지향점을 제시한다.추구가치는 기업경영의 목적으로 이해관계자의 가치창출, 사회∙경제발전, 인류행복에 공헌하는 것이다. 경영원칙은 SK가 기업경영을 위해 선택한 경영방식이다. Self Leadership은 자기관리와 행복추구 자세로 동료와의 상생정신의 기반이 된다.인사평가는 기본적으로 직원이 갖춰야 할 요소 중 보완이 필요한 점을 찾아 육성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밝히고 있다. 직원평가는 자기평가, 직속상관, 부하직원, 인력관리부서 등의 의견을 종합하는 360도 다면평가에 의한다.다면평가는 공정성과 객관성을 확보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아니지만 현재로서 최선의 방법으로 인정받는다. 직원도 자신의 능력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를 바탕으로 행동을 변화시킬 수 있는 동기를 부여 받을 수 있다. ◇ 마케팅은 SK텔레콤, 연구개발 직무는 SK화학, SK케미컬이 구직자에게 유리▲ 표 2. 평가대상 기업의 성취도 비교 SK는 한때 삼성에 이어 2위 그룹으로 부상한 적도 있지만, 현대차그룹이 약진하면서 현재 3위로 밀려났다. SK의 가장 취약점은 리더십의 부재다. 국내 재벌기업의 장점인 오너경영의 힘이 제대로 발휘되지 않고 있다. 구직자의 입장에서 단연 관심을 가져야 할 기업이 SK텔레콤이다. 현재는 정유나 보험관련 기업들의 연봉이 가장 높지만,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통신이 최고 수준이었다.반면에 SK하이닉스, SK네트웍스, SK건설 등은 성장성이나 수익성 측면에서 봐도 우량기업으로 보기 어렵다. SK하이닉스는 주인이 자주 바꿨고, 기술력 측면에서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문을 추격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SK네트웍스도 매출규모는 크지만, 계열사의 일부 사업부문을 맡아 하는 기업에 불과해 전문성이나 기술력 등은 확보하지 못해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대기업의 일반 관리직무 자체가 특징이 없고 전문성이 낮다는 것은 취직하고 나면 알게 된다. SK도 예외는 아니다. SK텔레콤은 기술이 아니라 통신 서비스기업이기 때문에 마케팅이나 영업기획 직무에게 유리하고, SK화학, SK케미컬 등은 기술력 확보에 투자를 많이 하고 있어 연구개발에 관심을 가진 구직자가 입사를 하면 좋다.SK에너지도 국내 1위 사업자로 시장지배력을 확보하고 있으며 제조기업이라기보다는 유통기업에 가까워 관리나 영업직무가 유리하다. SK는 LG와 마찬가지로 그룹 위상에 비해 우량기업이 많지 않은 편이다. 정부의 정책에 영향을 받는 인프라관련 사업의 특성상 수익성이나 성장성을 추구하기 어려운 점도 있어 그룹성장의 한계가 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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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이 IMF 외환위기 때 활용한 제도가 PU(Performance Unit)로 성과(Performance)에 대한 이해도가 다른 기업에 비해 높다. 계열사를 통합하면서 지급보증 문제도 해결하고, 관리업무 통합으로 인력구조조정도 자연스럽게 할 수 있었다.효성은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는 ㈜효성이 그룹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이를 중점으로 조명함으로써 성과에 대한 인식을 평가할 수 있다. 효성의 성과를 이익(profit)과 위험(risk)관점에서 진단해 보자.◇ 수익성은 악화되고 부채도 급격하게 늘어나는 추세효성의 재무제표를 분석해 보면 2010년 기준으로 매출은 8.1조원이고, 영업이익은 6,200억 원, 당기 순이익은 2,100억 원 수준이다.2011년은 9.2조 매출에 영업이익은 3,900억 원, 당기 순이익은 1,000억 원으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 매출은 1조원 늘어났지만, 영업이익과 당기 순이익은 절반으로 감소했다.표면적으로 세계경지 불황의 여파로 중공업과 타이어코드의 매출 부진이 원인으로 꼽히고 있지만 제품경쟁력에 의문을 품고 있는 전문가도 있다.연결재무제표에 따르면 2007년 2.7조원에 불과하던 효성의 부채가 2010년 9.1조원, 2011년 10.6조, 그리고 2012년 6월말 기준으로 11.2조원으로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 같은 기간 자산도 늘었다고 하지만 부채의 증가는 우려할 만한 수준이다.효성이 특수관계인을 위해 지급보증하고 있는 부채도 3.1조원에 달한다. 즉 직접부채와 보증부채를 포함하면 14.3조원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매출이나 영업이익 규모에 비해 지나치게 높다고 볼 수 있다. 부채비율은 2010년 말 기준으로 130%로 금호그룹, 한진그룹, 한화그룹 등과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다. 그러나 지속적으로 높아지던 영업이익율이 다시 낮아지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현금흐름(cash flow)도 걱정스럽고 보유현금이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효성이 현금을 확보하기 위해 금호타이어, KT 등 기업의 주식을 팔고, 부동산도 매각하기로 결정했지만 확보할 수 있는 현금규모가 너무 작아 경영개선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본다. 한때 부채도 자산이라고 하면서 돈을 빌려 사업을 확장하는 것이 유행했다. 지금도 일부 경영자가 이런 생각을 버리지 않고 있지만 부채에 대한 인식을 전환할 필요성은 높다. 적정 부채규모에 대해서는 논란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특별한 투자수요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부채비율이 100%를 상회하면 문제가 있다고 본다.대마불사(大馬不死)의 허황된 논리에 빠져 빚을 늘려 사업을 확장하던 시절은 지나갔다. 1997년 외환위기 당시 주요 대기업의 부채비율이 700~1,000% 수준이었지만, 현재는 대부분 200~500%으로 양호하지만 부채의 질이 나쁘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가치경영을 강화했지만 성과는 불만족스러운 수준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는 1997년 외환위기, 2003년 신용카드대란 이후 새로운 성장시대를 열었던 국내 대기업에게 충격을 줬다. 효성도 ‘글로벌 엑설런스(Global Excellence)’를 통한 가치경영’이라는 슬로건을 내 걸고 경영혁신 운동을 전개했다.글로벌 엑설런스는 SK의 최종현 회장이 주창했던 ‘슈펙스(SUPEX, Super Excellence)경영’과 유사한 개념이다. 슈펙스는 인간이 도달할 수 있는 최고치를 의미하는데, 글로벌 엑설런스는 어떤 수준을 말하는지 모호하다. 경영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드러커(Peter Drucker)는 “측정할 수 없으면 관리할 수 없고, 관리할 수 없으면 개선할 수 없다”고 역설했다. 기업의 미션(mission)을 설정하면서 구체적으로 하지 않으면 의도한 결과를 얻을 수 없다고 본 것이다. 글로벌 엑설런스를 측정할 기준이 모호하다. 가치경영은 기업경영을 이익중심에서 벗어나 경제적 이익에 근거한 가치 중심으로 하는 것을 말한다. 효성의 홈페이지를 참조해 보면 글로벌 엑설런스 개념 정의를 차치하고 보면 효성의 혁신노력은 조직문화변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제품과 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고객중심의 경영을 한다.제품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해외 생산기지를 네트워크로 연결하고 연구개발, 제조/생산, 마케팅/영업 등 전 사업부문이 유기적으로 협력한다.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종합적인 마케팅전략을 수립한다. 직원의 능력계발을 통해 글로벌 비즈니스 역량을 확보하도록 사업감각, 어학, 업무전문성을 높이는 교육을 한다. 지난 몇 년 동안 추진한 가치경영의 성과를 평가하면 만족스럽지 않을 것이다.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추진한 IT관련 사업은 사업이 지지부진하다. 신재생 에너지와 신소재 개발사업도 진척이 없기는 마찬가지다.다행스러운 점은 한화그룹, 웅진그룹과 달리 투자규모자 적어 그룹을 유동성 위기까지 몰고 가지 않았다는 것이다. 가치경영이라는 용어가 매우 좋기는 하지만, 구체화시키기 어렵다는 점 때문에 경영전략으로 선택하는데 신중을 기해야 한다. 한국 대기업은 내부거래 효율화를 위해 연관사업은 가리지 않는다. 사업다각화를 통해 거래의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고 거래가격의 투명성을 보장받을 수 있다고 판단한다. 연구개발부터 제조, 판매, A/S 등 가치사슬(value chain)의 모든 일을 개별 기업이나 계열사끼리 분담했다.지난 수십 년 동안의 경험을 보면 대기업의 사업다각화는 거래의 효율성을 높이기는커녕 원가를 높이고 멀쩡한 계열사마저 동반부실로 몰고 가는 주범으로 전락했다. 반면에 국경을 초월해 부품과 기술도입 방안으로 글로벌 소싱(global sourcing)을 선택한 선진기업은 세계적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최근 공장 하나 없이 아이폰(iphone), 아이패드(ipad), 아이맥(iMac) 등의 제품으로 엄청난 이익을 내고 있는 ‘애플식 생산방식’이 한계에 봉착한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지만 기우(杞憂)다. 애플은 주요 부품을 한국, 일본, 대만에서 조달하고, 중국에서 조립을 한다. 애플의 제품을 주로 생산하고 있는 팍스콘(Foxconn International Holdings Ltd.)이 열악한 노동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공정비용을 올려달라고 주장했다는 것이 언론에 보도됐다.애플의 과도한 요구로 애플과 거래하던 일본기업 대부분이 파산했거나 경영환경이 악화되고 있다는 보도도 있었다. 애플이 삼성과 특허분쟁을 하면서 여론이 좋지 않아 애플에 부정적인 기사가 호응을 얻고 있지만 객관적으로 볼 필요성이 높다. 애플이 현금과 물량을 무기로 단가인하 압력을 하고 있지만 국내 대기업이 중소기업에 하는 것보다 신사적이라 관계가 악화될 가능성은 낮다.◇ 다양한 위험요인으로 미래전망은 유동적효성의 위험을 진단하면서 고민스러운 부문이 사업 자체보다는 외부 변수이다. 조석래 회장이 건강하다고는 하지만 고령이라 후계자 문제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고, 친기업적 성향을 보인 MB정부와 달리 반재벌 정책을 표방하고 있는 여당과 야당, MB정부에서 특혜의혹을 받고 있는 사업의 압박 가능성 등 내∙외부 정치적 바람이 만만치 않을 수 있다.조석래 회장은 아버지 조홍제 회장과 같이 사업을 일궜다는 점에서 SK의 최종현 회장과 마찬가지로 2세라기 보다 1.5세로 봐야 한다. 반면에 이건희 삼성 회장은 아버지 이병철 회장이 닦아 놓은 기반 위에서 성장했다는 점에서 2세다. 창업자, 2세 경영, 3세 경영을 나누는 이유는 리더(leader)의 역량과 경영의 안정성을 평가하기 위함이다.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는 창업자들과 달리 2세, 3세는 리더십(leadership)이 부족하고 직원들과 교감하는 폭이 좁다.리더십은 선천적으로 타고 나는 것이라는 주장과 후천적으로 계발할 수 있다는 주장이 대립하고 있다. 어떤 주장을 선택하더라도 환경변화에 적응하고 위기를 극복하면서 리더십 역량은 일정부분 향상된다는 것이 정설이다. 자원(resource)이 부족한 상황에서 고생을 같이 한 직원은 어느 재벌기업의 회장이 말한 ‘머슴’이라기 보다 ‘동지’에 가깝다.대부분의 창업자는‘경영은 머리가 아니라 가슴으로 한다’고 주장한다. 창업자가 구축한 사업을 고생하지 않고 이어 받은 2세는 직원도 사업도 ‘돈(money)’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창업자가 이룬 성과의 그늘에 가려 자신이 초라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자신의 능력을 과시하기 위해 연관성이 없는 신규사업을 펼치는 경향이 있다.효성의 3세도 주력 사업과 연관성이 낮은 IT사업을 벌였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다. 어떤 전문가는 그룹의 지원 하에 ‘연출된 성공’을 하는 것보다는 ‘당당하게 실패’하는 것이 오히려 ‘약(藥)’이 된다고 주장한다. 여당과 야당 모두 MB정부의 친기업정책을 수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효성만이 아니라 모든 재벌의 잘못된 행태를 막아야 국가경제가 살아난다는 정치권의 주장에 국민의 호응은 뜨겁다.생색내기용 협력업체 지원이나 전국경제인연합회와 같은 경제단체를 동원해 정치권의 무책임한 발언과 정책이 경제를 악화시킬 것이라고 성명을 발표하는 것으로 여론을 무마하겠다는 발상은 어리석다고 본다. 국내 대기업이 제품과 서비스의 경쟁력으로 성장했기 보다는 정치적 야합과 특혜 속에서 성장했기 때문에 정치바람을 더욱 두려워하는 것이 아닐까?–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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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재계 서열 3위로 안정적인 사업구조를 갖춘 SK그룹(이하 SK)이 외우내환에 시달리고 있다. 2011년 검찰은 최태원 회장과 동생 최재원 SK E&S 부회장을 회자자금을 빼 돌려 선물투자로 수 천억 원을 날렸다고 횡령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최재원 부회장은 구속 기소되었다가 관절염을 이유로 2012년 6월 1일 보석으로 석방되었다가 6월 6일 한강변에서 자전거를 타다가 앞 사람을 친 혐의로 입건됐다. 병으로 보석이 된 사람이 병원에 입원한 것이 아니라 대낮에 한강변에서 자전거를 탔다는 사실에 여론은 부정적이다. 국민들은 대기업의 오너라 병이 심각한 것도 아닌데 2억 원이라는 거금을 내고 보석결정을 받았다고 본다.재판이 진행 중이기는 하지만 ‘유전무죄’라는 말처럼 당연히 무죄나 벌금형이 선고되리라고 지레짐작하게 된다. 돈으로 면죄부를 받는 재벌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는데 정작 본인들은 심각성을 느끼지 못한다. 기업문화 대해부를 시작하면서 대기업을 가장 먼저 다루는 이유다. 다른 기업에 비해 SK를 먼저 다루는 것은 SK의 성장역사가 매우 특이하고, 다른 국내 대기업과 달리 대규모 M&A를 통해 성장했기 때문에 이질적인 구성원을 어떻게 통합하고 있는지, 실제 이런 기업문화 통합 노력이 기업의 미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해볼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SK 성장의 역사SK는 선경(鮮京)의 영문명칭이다. SK는 1953년 고 최종건 1대 회장이 선경직물을 창업하면서 공식적으로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 그 보다 오래 되었다. 선경직물은 1939년 조선의 선만(鮮滿)주단과 일본의 경도(京都)직물이 합작해서 설립했다.선경직물의 선은 선만주단에서, 경자는 경도직물에서 따온 것이다. 선만에서 선은 조선이고, 만은 만주를 지칭한다. 일본이 만주제국을 수립하고, 중일전쟁을 치르던 중 조선반도를 병참기지화하는 식민지정책의 일환으로 설립된 기업이 선경직물이다.1대 회장인 최종건은 경성직업학교 기계과를 졸업하고 선경직물 수원공장의 견습기사로 입사했다. 해방 이후 일본이 물러가면서 정부 귀속자산이 되었지만, 6∙25전쟁으로 공장은 폐허가 되었다. 직원으로서 공장정상화 노력을 기울이던 최종건이 1953년 정부의 귀속재산을 불하 받으면서 SK의 역사가 시작되었다.맨 몸으로 창업을 한 것이 아니라 귀속재산의 불하에서 시작되었다는 점은 창업주가 맨바닥에서 시작한 삼성, LG, 현대 등 다른 대기업과는 차이가 있다.선경직물은 1950~60년대 전쟁복구로 인한 섬유산업의 호황, 저가 노동력을 활용한 해외수출로 섬유산업의 기반을 확고하게 구축했다. 1970년대 들어서면서 섬유의 원료인 석유화학, 정유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1976년 선경그룹으로 상호를 변경했다.1980년 공기업인 대한석유공사를 인수해 유공으로 개명하면서 명실상부한 대기업의 반열에 올랐다. 1994년에는 정치적 특혜 의혹 속에서도 한국이동통신의 대주주가 되면서 이동통신사업까지 진출했다.1998년 선경그룹에서 SK그룹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소위 말하는 브랜드관리 차원에서 한 것이지만 매우 성공적이다. 선경이라는 기업이 일제시대에 만들어진 조선, 만주, 일본 국가명칭의 조합이고 적산재산이라는 역사적 잔재를 털어버리고 싶었을 것이다.지식인조차도 선경의 이름에 대한 유래도 모르고, 선경을 일제 잔재와 연결하지 못한다. 영어명칭이 글로벌 기업의 이미지도 주고, 세련되어 보인다. 이후 다른 그룹들도 앞 다퉈 명칭을 변경하게 된다. 2007년부터 시작한 지주회사 전환을 성공적으로 마쳤고 이제는 안정적인 구조를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2년 2월에는 자회사인 SK텔레콤이 말도 많고 탈도 많은 하이닉스를 인수했다.SK텔레콤의 사업전망이 어두울 뿐만 아니라 하이닉스가 독자적인 생존능력을 가지고 있는지 여부도 불투명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었지만 강행했다.SK에 성장역사를 평가하려면 정치적 유착이나 특혜라는 단어를 빼 놓을 수가 없다. 섬유와 비디오 테이프나 만들던 회사가 몇 차례의 정부자산의 특혜적 분양으로 몸짓을 불려왔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 형제간의 그룹승계와 분할분쟁최종건은 폐허에 가까운 선경직물을 정상화했을 뿐만 아니라 섬유산업에 주력해 기업을 확장했다. 1950년대 전후 복구 특수와 1960년대 경제발전에 따른 의복소재 변화가 결정적인 성장동인이었다.기업이 안정적인 기반에 돌입하고 2차 도약을 위해 석유화학산업에 진출한 1973년 최종건이 사망한다. 기계공이었던 최종건은 자신의 동생인 최종현을 미국유학을 보냈고, 그의 사망 이후 최종현은 회장으로 취임했다.최종현은 미국 유학 중 새로운 학문을 배웠을 뿐만 아니라 SK가 도약을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던 인맥도 형성하게 된다. 형의 기업을 물려받은 최종현은 1.5세대 경영자로서 1975년 제 2의 창업을 선언하고 건설, 목재, 금속, 기계, 화학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했다. 최종건이 기업의 기반을 마련했다면 최종현이 사업을 폭발적으로 성장시켰다고 보면 맞다.특히 그는 미국 유학까지 한 지식인에다 엘리트로서 국내∙외의 인적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1, 2차 오일쇼크를 극복하면서 SK를 대기업으로 성장시켰다. SK가 자체적으로 진행한 사업이 성공을 거두었다기 보다는 정치적 결단에 의한 사업인수가 더 도움이 되었다.IMF 외환위기가 닥치고, 1998년 사업을 재조정하는 과정에서 선경그룹에서 SK로 사명을 변경하였다. 이해 최종현이 타계하고, 이제 38세에 불과한 아들 최태원과 최측근 심복인 손길승이 회장이 된다. 손길승은 2003년 2월 전경련 회장까지 되면서 그룹을 좌지우지하였다.그러나 그 해 3월 SK글로벌 사태가 터지고 둘이 구속되면서 손길승은 권력을 잃고 퇴장을 하게 된다. 감옥에서 출소한 최태원은 실질적인 영향력을 회복하고 그룹을 장악한다. 현재 SK의 실질적인 주인은 최태원 회장이지만, 최종건 회장의 자녀들도 어느 정도 인정을 받을 여지는 있다. 최종현이 SK를 비약적으로 성장시킨 것은 맞지만 그 기반은 형 최종건에서 시작했으므로 최종건의 자녀들도 최태원 형제 못지 않게 재산분배를 받아야 하는 것이 순리이지만 이들간의 재산분쟁은 세간에 알려지지 않았다.현재 최종건의 둘째 아들 최신원이 SKC 회장을 하고 있고, 셋째 아들 최창원은 SK케미컬의 부회장을 맡고 있다. 최신원과 최창원은 지분정리를 통해 SK그룹과 계열 분리를 진행하고 있다.이들의 분쟁이 표면화된 것은 2003년 SK글로벌 사태라는 설이 있다. 표면적으로 노무현 정부의 클린 컴퍼니(clean company)정책, 전경련을 견제하기 위한 일환으로 터졌지만 실제 원인은 SK그룹 내부의 투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최태원을 견제하기 위한 손길승 측의 음모론, 1998년 정당하게 재산분할을 받지 못한 최종건 자녀들과의 분쟁 등이 촉발했다는 것이다. 최근 최태원 형제의 선물투자 손실사건도 내부 권력투쟁에 의해 수사기관에 제보된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재산분쟁은 국내 대기업의 주요 아킬레스건이다. 삼성의 창업주 이병철도 큰아들 이맹희 대신 3남인 이건희에게 그룹을 물려주었고, 최근 이맹희 측이 재산분할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소송을 제기하였다. 모범적인 형제애로 재산분쟁이 없다고 하던 두산도 2005년 전 회장 박용오의 내부고발도 3세들의 재산다툼이 원인이었다.SK도 현재 최종건 자녀들이 계열분리를 진행 중이지만 양측이 원만하게 합의하지는 못하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LG가 GS, LS 등으로 조용하게 재산분할을 한 것은 불가사의하다고 볼 수 있다.◇ 정치적 영향력으로부터 몸부림SK의 최태원 회장은 노태우 전 대통령의 사위이다. SK가 급격하게 성장한 배경에는 대규모 M&A를 통한 사업다각화이다. 특히 유공, 한국이동통신 등 두 번의 인수는 특혜라고 봐도 지나치지 않다. 특혜로 성장했지만, 걸림돌도 정치적 처신이라고 본다.2012년 2월에 인수한 하이닉스도 최태원 회장 형제가 검찰의 수사를 받으면서 어쩔 수 없이 정권의 골치덩어리를 안았다는 소리를 듣는다. 아직 최태원 회장의 장인인 노태우 전 대통령이 살아 있기 때문에 그나마 정치적 영향을 덜 받는다고 하지만 다른 그룹에 비해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정치바람을 타고 있다.그래도 그나마 정치바람에도 버티고 있는 것은 계열사별 독립경영과 사외이사 비율이 높은 점 때문이다. 먼저 계열사의 독립경영은 ‘따로 또 같이’라는 용어로 표현된다. ‘따로’는 계열사들이 BOD 중심으로 독립, 자율경영을 해서 자체적인 경쟁력을 확보한다.그리고 ‘같이’는 그룹 계열사끼리 브랜드를 공유하고 네트워크를 통해 시너지(synergy)를 낸다. SK가 이런 전략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은 최태원 회장이 나이가 어릴 뿐만 아니라 경영에 대한 경험이 부족해 나이 많은 공신들에게 권한을 위임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에서 출발한다. 다음으로 사외이사 비율이 높은 것은 2003년 SK글로벌 사태 이후 투명경영을 통해 기업이미지를 제고하고, 주가를 관리하기 위해 선택한 것이다. 다른 그룹에 비해 투명경영을 실천하고 있는 SK는 사외이사 비율이 평균 60%수준으로 매우 높은 편이다.기업의 중요 안건에 대해서는 소위원회에서 사전심의를 하도록 하고, 소위원회 위원장은 100%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정책을 취하고 있다. 정치권, 정부 등으로부터 외풍을 막을 수 있는 장치에 해당된다. SK텔레콤이 하이닉스를 인수할 당시에도 적극적인 반대의견을 제시하고 여론을 형성한 것이 사외이사들이다. SK는 앞으로도 사회적으로 명망을 가지고 있거나 정치적으로 영향력을 가진 인사를 위주로 사외이사를 영입해 정치적 외풍으로부터 독립성을 유지하려고 노력할 것으로 본다.기업을 정치권력으로 착취하는 정치권도 비난을 받아 마땅하지만, 그보다도 불법, 비윤리적인 행위로 공격의 빌미를 제공하는 오너도 나쁘기는 마찬가지다. 최태원 회장 본인은 억울하다고 항변하겠지만 기소된 2003년 글로벌 사태, 2011년 선물투자 사건도 본인의 잘못에서 비롯되었다. 정치적인 영향으로부터 자유롭게 되려면 회장 본인이 먼저 투명경영, 윤리경영을 실천하고 국민적 지지를 획득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정치적 변화에 따라 수탈과 치욕을 당하게 되는 일을 반복해 경험하게 될 것이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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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비전은 목표와 책임으로 나눌 수 있다. 최태원 회장이 SK글로벌 사태로 감옥에 갔다 온 후 내건 키워드가 ‘행복’이다.재벌인 아버지를 둔 덕분에 귀공자로 자라 부족함이 없었던 사람이 모든 것이 부족하고 불편한 감옥에서 많은 생각이 들었을 것이다. 행복이라는 키워드를 잡은 이면에는 자신의 복잡한 심경과 바뀐 인생철학이 있다고 본다.세계 몇 위의 기업이 되겠다거나 세계 최고의 기업이 되겠다 보다는 ‘모두가 행복한 세상’을 만들겠다는 목표는 좋다. ◇ 행복을 키워드를 내 세우는 SKSK가 내세우는 행복이라는 키워드와 CI(corporate Identity)는 참 독특하다. 현재의 나비모양의 CI가 2005년에 발표되었다. ▲ [그림] SK의 로고붉은 색은 ‘열정’을 표현하고, 나비는 ‘행복’을 나타낸다고 한다. 대부분의 대기업이 영문명칭을 기본으로 로고를 만드는 것과 달리, 나비라는 기상천외한 곤충을 포함시켰다. 나비가 행복을 나타내는지 명확하지 않지만, 자유로운 영혼을 의미하기는 한다.이 CI가 발표될 당시에 전문가들 사이에서 찬반논란이 거셌다. ‘유치하다’는 평가에서부터 ‘창의적이다’까지 다양했다. 개인적으로는 발상은 좋으나 기업의 로고로서는 파격적이어서 오래 유지하기 힘들다고 평가한 기억이 있다. SK는 ‘행복’이라는 키워드를 내 세우며 SK의 고유의 가치(value)로서 사랑(love), 열정(passion), 도전(challenge), 혁신(innovation), 정직/윤리성(integrity), 책임(accountability) 등 6가지를 내 세운다.로고와 키워드가 파격적인 것처럼 가치도 다른 기업과는 다르다. 열정, 도전, 혁신, 책임 등은 다른 기업도 모두 채용하지만, 사랑이나 정직/윤리성은 쉽게 정하기 어렵다.특히 사랑이라는 가치에 대해 많은 생각이 든다. SK가 주장하는 사랑의 의미는 무엇인지, 어떻게 실천하겠다는 것인지 명확하게 설명한 자료를 찾을 수 없다.기업이 가진 모든 서비스와 기술개발 노력은 행복한 미래를 건설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밝히고 있다. 사회를 행복하게 하기 위해 끊임없는 혁신과 변화를 추구하고 도전과 열정을 멈추지 않겠다고 말한다. 인프라 사업을 하고 있는 SK가 무슨 기술을 개발했는지, 특화된 서비스가 있는지 모르지만, 기술기업과 같은 주장을 하고 있어 이해하기 어렵다.◇ SK의 비전인 철학공유와 글로벌화SK의 비전은 ‘SKMS 철학 공유 및 글로벌 버전화, 글로벌 문화에 대한 이해와 수용성 제고’라고 한다.비전을 이해하기 위해 먼저 SKMS(SK Management System)을 알아야 한다. SKMS는 SK 고유의 경영관리 체계로, SK의 경영철학 및 일 처리 방식에 대한 구성원의 이해와 실천이 용이하도록 핵심 내용을 책자로 명문화하여 정리한 것을 말한다. 최초 정립 이후 환경변화에 따라 지속적으로 진화되어 왔으며, SK구성원이 모두가 합의한 결과라고 한다. SK의 정신은 위에서 설명한 SK의 가치이다. 경영에 대한 공통된 이해, 경영철학 & 경영방법론에 대한 합의로 이질적인 구성원을 단기간에 SK인으로 통합하고, 글로벌 시민이 공유할 수 있는 버전(version)으로 만드는 것이다.2000년대 이후 SK가 글로벌화를 지향하면서 글로벌 스태프(Global Staff)을 많이 채용했고, 이들에게 SK의 가치를 주입하게 위해 상당한 노력을 했다.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지는 못했지만 글로벌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면서 다른 기업에 비해 일찍 ‘기업문화’의 중요성에 눈을 떴다. 국내에서 M&A로 인수한 직원의 화합과 통일보다 더 복잡하고 어려운 과정을 경험했다는 점은 기업차원에서 잘 관리한다면 값비싼 무형의 자산이 된다. 해외 에너지자원의 확보와 개발에 관심이 높은 SK로서는 글로벌화는 피할 수 없는 숙명이다. ◇ 특색 없는 문어발 목표는 달성하기 어렵다SK의 목표는 ‘종합 에너지∙화학∙정보통신∙물류 기업’이다. 종합백화점인 국내 재벌과 동일하다. 국경 없는 무한경쟁을 하는 시장에서 SK정도 규모의 기업이 백화점으로 살아 남을 수 있는지 의문이다.국내 대기업과 경쟁하는 시대는 이미 끝났다. 글로벌 전문기업을 상대로 싸움을 벌여 경쟁 우위를 확보하지 못하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없다. 국내 시장을 독과점하고 있는 에너지만 하더라도 유럽과 미국 메이저 기업이 즐비하기 때문에 생존을 장담하기 어렵다.화학, 정보통신, 물류기업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특히 이동통신 시장에서 국내 부동의 1위 자리를 차지하고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개발한 경험이 있는 SK텔레콤도 미국, 중국, 동남아시아 등 많은 시장에 진출했지만 성공한 사례는 없다.물류사업은 국내만 하더라도 CJ, 한진, STX 등 여러 경쟁기업에 비해 비교우위에 있다고 보기 어렵다. 최근에는 해외사업에서 실패하였거나 산업의 패러다임 변화로 성장에 한계를 절감한 일부 계열사들이 골몰상권, 학원사업까지 무차별적으로 진출하는 잘못된 선택을 하고 있다. SK가 제대로 된 비전을 설정하기 위해서는 목표부터 재정비해야 한다. 내부거래 효율화를 위해 무작정 늘린 계열사를 정리하고, 달성 가능한 목표부터 세워야 한다.비전은 글로벌화로 맞추고, 사업목표는 정책적 보호하의 국내 독과점시장에 맞추면 안된다. 기업의 목표는 서로 충돌(conflict)되지 않고 시너지(synergy)가 날 수 있도록 전략적인 관점에서 수립되고 관리돼야 함에도 불구하고 SK는 이런 노력조차 하지 않는다. ◇ 사회적 책임을 일찍 인식했다기업경영에 밀접하게 이해관계가 있는 주주, 고객, 구성원, 사회, 정부 등과 어떤 관계를형성할 것인지에 대한 고려가 사회적 책임(social responsibility)이다. 최종현 회장은 다른 국내 대기업에 비해 사회적 책임에 대한 고민을 먼저 했다.1973년부터 장학퀴즈프로그램을 시작해 2000년부터는 중국판 장학퀴즈를 지원하고 있다. 나무를 키우듯 인재를 키운다는 전략이다. 1974년에는 우수인재양성을 통한 국가학문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한국고등교육재단(KFAS)을 설립하였다. 최태원 회장도 2003년 SK글로벌 사태 이후 나빠진 여론을 환기시키기 위해 ‘사랑의 집 짓기운동’이나 기타 사회공헌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전직원도 독려하고 있다. SK에 다니는 직원은 대부분 의무적으로 사회봉사활동을 하고 있다.다른 그룹의 회장들이 전시성이나 체면치레용 행사를 하는 것에 비한다면 최태원 회장의 직접 참여도는 높은 편이다. 개인적인 견해로 볼 때 어찌되었건 간에 다른 대기업에 비해 사회적 책임이행에 대한 관심은 높고 직원들의 자세도 다르다. 그러나 사회공헌활동도 이제 시혜적 차원이 아니라 기업의 경쟁력 확보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기업 설립 목적에 적합한 사회공헌활동을 해야 오래 지속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기업의 경쟁력 확보에도 도움이 된다.미국의 시리얼 업체 켈로그(Kellogg)가 1930년대 대공황 당시 빈민들에게 무료로 시리얼을 제공해 이후 시리얼이 미국 국민의 대표적 아침식사가 되었고, 켈로그는 세계적 기업이 될 수 있었다. 이제 SK의 사업목적에 적합하고 직원의 지식과 경험을 활용할 수 있는 한 차원 높은 사회공헌활동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 소액주주에 대한 책임도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국내 대기업이 욕을 먹는 것은 쥐꼬리만큼의 주식을 가진 그룹 회장이 대다수의 주주이익을 무시하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 경영권을 전횡하기 때문이다.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중점적으로 지도하고 있는 일감몰아주기는 과거 계열사 지급보증이나 채권의 고가인수보다 더 교묘하게 진행 중이다. 삼성, LG 등의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견기업들도 하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이다.2012년 7월 8일 공정거래위원회는 SK텔레콤 등 SK 계열사들이 그룹의 IT계열사인 SK C&C에 일감몰아주기, 높은 단가로 계약하기 등으로 부당지원을 했다고 발표했다.이들 7개 회사에 총 346억 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계열사 소액 주주들이 손해는 보는 사이 SK C&C 주주들은 부당이익을 얻은 셈이다. 최태원 회장 가족이 SK C&C의 55%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고, SK C&C는 그룹의 지주회사인 SK(주)의 최대 주주로서 31.8%를 소유하고 있다. 계열사 경영진은 자사의 주주 이익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룹 오너 일가의 이익을 위해 자기 주주를 배신한 셈이다. 한국의 주식시장이 활성화되지 않고, 주식이 정당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만연한 경영진의 배임행위 때문이다.정부의 허술한 감시와 솜방망이 처벌도 범죄행위가 반복되는 이유이지만, 결국 그 피해는 오너에게도 돌아간다. 불신이 커지면 아무도 해당 회사의 주식을 사지 않게 되고, 기업은 정상적인 자본조달과 사업추진이 불가능해진다.눈 앞의 단기적 이익에 눈이 멀어 사회적 책임을 감당하지 않으면 기업은 망하게 된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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