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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라면업계를 30년 가까이 평정하고 있는 농심은 커피믹스, 할인점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해외사업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삼다수 사업권을 반납한 후 백두산에서 취수한 백산수로 생수시장에 재도전하고 있지만 실적은 부진한 상태다.커피믹스도 하이엔드 마켓에 과감하게 진입한 것까지는 좋았지만, 마켓 포지셔닝에는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농심의 기업문화를 진단하기 위해 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개발한 SWEAT Model의 두 번째 DNA인 사업(Business)을 제품(product)와 시장(market) 측면에서 평가해 보자.◇ 라면시장은 포화되어 커피믹스, 백산수 등으로 활로개척 중농심은 라면을 제조∙판매하기 위해 사업을 시작한 기업이기 때문에 창립 이후 라면, 스낵 등 식품사업으로 한길만 판 기업이다. 대부분의 국내 대기업이 문어발 사업확장으로 IMF 외환위기나 일부 계열사의 부실로 유동성 위기를 겪었지만 농심은 식품사업에만 전념하면서 탄탄한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었다.낙후된 식품산업에 혁신적인 기법을 동원해 제품개발에 전력해 시장 1위를 점유한 이후에도 끊임없는 제품개발 노력을 한 것도 농심이 시장 지배력을 유지하고 있는 비결이다. 농심은 식품부문에 ㈜농심이 대표적인 기업이고, ㈜농심은 라면과 스낵을 제조∙판매한다. 농심은 ‘신라면’이라는 확고한 제품을 보유하고 있지만, 2011년 8월 한국야쿠르트가 출시한 ‘꼬꼬면’의 도전으로 시장점유율에 큰 타격을 받기도 했다.꼬꼬면은 방송인 이경규 씨가 방송 프로그램에서 선보인 라면으로 한국야쿠르트가 후원했다. 방송인기에 힘입어 한국야큐르트는 정식 제품으로 출시했고, 일시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소위 말하는 ‘하얀 국물’열풍이 라면시장을 덮쳤고 한때 농심의 시장 점유율은 가파르게 떨어졌다.꼬꼬면 열풍은 한 차례의 큰 태풍으로 지나갔지만 시장 1위로 자만하거나 방심해 제품개발 노력을 게을리 하면 유사한 사태가 재발할 수 있다는 교훈을 준 사건이다. 스낵 시장에서도 막강한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지만 신제품 출시가 없어 점유율이 하락하고 있다. 농심 포테이토칩도 오리온의 포카칩 등의 공세에 밀려 시장 2위로 밀려 났다. 한국산 수미감자를 사용해 시장탈환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아직 가시적인 성과는 나지 않고 있다.스낵은 대표적인 간식거리이지만 정크푸드라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에 아이들의 건강을 고려해 각종 식품첨가물에 대한 획기적인 개선을 하지 않는다면 시장을 키우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라면시장에서 확고한 위치를 차지한 농심이 새로운 먹거리로 찾은 것이 커피믹스시장이다. 농심은 2013년 1월 동서식품, 남양유업 등 강력한 업체들이 포진하고 있는 시장에 고가의 녹용커피로 과감하게 도전장을 던졌다.뉴질랜드산 녹용을 활용한 녹용커피로 고가시장을 목표로 했지만, 아직까지 시장반응은 차갑다. 녹용이 면역성분이 뛰어나기는 하지만 커피와 연관성을 찾기가 어려워 실패했다. 다양한 커피믹스와 액상커피까지 출시해 1조 2000억 규모의 커피믹스시장을 장악하겠다는 의지는 좋았지만 마켓 포지셔닝에 문제가 있었던 것이다. 제주 삼다수를 독점 유통하다가 계약이 종료되자 백두산 광천수로 만든 ‘백산수’라는 브랜드로 생수시장에 뛰어 들었지만 시장 반응은 시큰둥하다. 백두산이 한국인의 정서에 강하게 작용한다는 점을 파악해 백두산의 물로 승부수를 띄웠지만 정서와 생수브랜드 로열티는 전혀 달랐다.삼다수가 차지하고 있던 매출부문을 보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단기간에 백산수가 삼다수의 시장 점유율을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농심의 신춘호 회장이 도전과 혁신을 강조하고 있지만 식품기업 농심이 과거의 열정적인 도전 모습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비록 신라면이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고, 새로 출시한 신라면블랙이 선전하고 있지만 라면시장이 정체되어 있어 지속적인 성장가능성에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커피믹스와 백산수의 실패경험을 겸허히 수용해 미비점을 보완한다면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농심이 시장 1위 업체로서 커피와 생수시장을 너무 만만하게 봤거나 소비자의 니즈를 선도할 수 있다고 착각하지 않았나 생각된다. 특히 농심의 제품개발 3대 정신을 보면 시대착오적인 발상도 포함되어 있다. 제품개발 3대 정신은 장인정신, 고객니즈선도, 새로운 맛의 창조 등이다.장인정신은 어느 기업이나 제품개발을 위해 가져야 할 고유 태도(attitude)이기 때문에 거론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고객의 니즈를 선도하겠다는 것은 전근대적인 발상이라고 볼 수 있다. 현대의 소비자는 기업보다 더 영리하고, 기업이 고객의 니즈를 획일적으로 유도할 수 있는 세상도 이미 끝났다.이런 생각 때문에 녹용커피도 실패했다고 볼 수 있다. 보통의 커피믹스가 100원 정도인데, 그보다 5배나 비싼 커피믹스를 단순히 건강에 좋다고 사라고 권유한 것이다. 최고급의 아라피카 커피를 사용했다고 하지만 커피 자체가 건강에 해롭다는 인식이 강한데, 생뚱맞게 녹용을 넣었다고 팔릴 것이라고 판단한 것 자체가 너무 주관적이다. ◇ 라면은 해외시장을 적극적으로 개척해 글로벌화에 성공농심은 국내식품기업으로서는 드물게 1971년부터 해외시장개척을 위해 노력했다. 1971년 미국 LA지역에 라면을 수출하기 시작한 이후 1996년에는 중국 상하이에 공장을 설립해 현지에서 라면생산을 개시했다. 중국이 세계 최대의 소비시장으로 부상하면서 1998년 칭다오, 2000년 선양에도 라면공장을 건설했다.이 외에도 러시아, 멕시코, 동남아시아, 중남미 지역 등에도 활발하게 진출해 농심은 명실공히 글로벌 라면시장의 세계 1위 업체라고 볼 수 있다. 다른 식품업체들은 국내시장에만 전념하다가 국내시장이 포화되거나 소비침체가 장기화되고 너서야 해외시장을 공략하기 시작한 것과는 차별화된다. 2014년 들어 신춘호 회장은 ‘제 2의 글로벌 도약’을 선언하고 올해 안에 해외 100개 이상의 국가에 신라면을 수출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수출국가의 경우 1990년대 38개국에 불과했지만 2013년 88개 국가로 늘어나 올해 100개 국가로 늘리는 것도 불가능한 목표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올해 초 뉴질랜드, 파푸아뉴기니, 피지 등 남태평양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오스트레일리아 시드니에 판매법인도 설립했다. 지난해 세계 최대의 할인점인 월마트와 직접 계약해 미국 3600개 매장에서 신라면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미국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월드 스타로 떠 오른 가수 싸이를 광고모델로 기용해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싸이는 강남스타일이라는 노래와 말 춤으로 단시간에 세계적인 가수로 인정받았고, 라면과 소주를 마시는 퍼포먼스를 벌여 관련 제품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게 만들었다.중국에서도 TV광고, 버스광고, 각종 판촉이벤트를 대대적으로 전개해 판매신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유럽시장도 1980년대 초 진출한 이후 확고한 브랜드 파워를 쌓아 판매량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일본인이 개발한 라면을 한국인이 개량해 세계적인 식품으로 만든 것이다. 라면은 김치나 불고기보다 더 한국적인 식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신라면과 같은 제품이 한국의 글로벌 위상을 높이고 한국인의 정서를 세계에 전파하는 데 지대한 공헌을 하고 있다. 일본의 입장에서는 배가 아프지만, 일본라면보다 한국라면이 더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라면의 경우를 보면 종주국이라고 해도 제품개발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다른 국가에게 종주국 지위조차 빼앗기게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국의 전통식품인 김치가 글로벌 시장에서 일본의 기무치(김치의 일본식 발음)에게 밀리는 것은 그 반대의 사례이다. 농심은 라면 하나 만큼은 확실하게 글로벌 시장을 지배하고 있어 해외진출 노력이 성공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라면이 정크푸드라는 인식만 넘을 수 있다면 가공식품으로서 성장가능성은 무한하다고 볼 수 있다. 사골국물로 한국인의 입맛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킨 신라면블랙과 같은 신개념의 라면을 개발할 수 있다면 신라면처럼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된다.세계인의 입맛을 선도하기 보다는 세계인이 좋아하는 입맛을 찾아 라면의 국물을 다양하게 하는 방법으로 글로벌화를 추진하는 것이 유리하다. 다른 국내 식품 대기업들이 국내시장을 외국기업에게 내 주는데 앞장서고 있는 것과는 달리 농심은 해외시장 개척에 전력을 다하고 있어 칭찬받아 마땅하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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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8년 설립된 일동산업은 제일유지화학, 삼강유지화학, 삼정산업을 거쳐 1967년 삼강산업으로 상호가 바뀌었다. 롯데는 1977년 삼강산업을 인수해 1978년 롯데삼강으로 개칭했다.삼강산업은 아이스크림뿐만 아니라 1960년 국내 최초로 마아가린을 생산해 판매했다. 비록 롯데가 기존업체를 인수한 이후에 별다른 혁신을 하지 않았지만 역사적으로 보면 롯데삼강이 국내 아이스크림시장을 선도해왔다고 볼 수 있다. 2008년 롯데가 '2018 아시아 톱10'의 비전을 발표했을 때, 롯데삼강은 2018년까지 매출 2조 5,000억 원의 ‘국내 톱10 식품 회사’를 만들겠다는 장기 계획을 밝혔다. 종합식품회사로서 안정적인 성장기반을 구축하고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해 2003년부터 커피, 면, 신선야채사업을 시작했고 이어 롯데의 식품관련 계열사를 인수∙합병하면서 덩치를 키우고 있다.롯데삼강의 사업(business)의 시장(market)과 제품(product) 관점에서 기업문화를 진단해 보자.◇ 아이스크림에서 종합식품유통회사로 변신 시도롯데삼강의 철학(philosophy)은 ‘보다 깨끗이(靑), 보다 맛있게(美), 보다 의좋게(義), 보다 앞서서(前)’이다.아이스크림, 유지에서 출발했지만 식품산업의 선두주자로, 개척자로서 역할을 자임하고 있으며, ‘고객만족 경영을 추구하며 목적한 길을 걸어가는 것이 고객지향의 기업으로 가는 길’을 비전(vision)으로 삼고 있다. 롯데의 다른 계열사와 마찬가지로 고객을 중시해 서비스기업으로서의 자세를 견지하고 있다. 롯데제과, 롯데칠성, 롯데삼강은 롯데의 식∙음료시장의 삼총사로 불린다. 롯데제과는 제과업계 1위 기업이고, 롯데칠성은 음료업계 1위이지만, 롯데삼강은 계열사인 롯데제과에 아이스크림 1위 자리를 빼앗기고 3위권을 유지하고 있다.최근 그룹 유통계열사의 지원에 힘입어 롯데제과와 격차를 줄이고 있다. 본업인 아이스크림과 유지보다는 우유, 식자재 유통, 단체 급식 쪽으로 사업방향을 틀고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롯데삼강이 사업구조를 혁신하기 위해 식품 및 유가공 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인수한 기업들의 명단을 보면 화려하다. 2006년 국수 및 라면, 유사제품을 제조하는 대하를 합병했고, 2009년 식품향료, 첨가물, 안정제 및 원두커피를 제조하는 롯데쇼핑의 식품 사업본부를 인수했다.2011년에는 국내 유가공 시장에서 독특한 브랜드를 유지하였지만 기존 사업자의 치열한 견제로 어려움을 겪던 파스퇴르유업을 인수했다.롯데가 롯데삼강을 CJ제일제당과 같은 식∙음료부문의 대표기업으로 성장시키기로 결정한 2012년 이후에는 보다 적극적인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1월에는 유지제품 생산 및 판매업체인 웰가를 합병하고, 4월에는 롯데칠성으로부터 커피생산시설을 인수했다.오는 10월에는 세븐일레븐, 롯데호텔 등에 도시락, 김밥, 샌드위치 등을 생산해 공급하는 롯데후레쉬델리카를 합병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제빵사업을 하고 있는 롯데브랑제리와 햄사업을 하고 있는 롯데햄도 인수대상기업에 올라 있다.◇ 원자재의 해외의존도가 높고 신규업체의 진출로 경쟁심화 롯데삼강은 롯데제과, 롯데칠성 등 다른 롯데 식∙음료계열사와 마찬가지로 탈지분유, 원당, 전분당 등의 원재료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식품가공산업은 원재료의 해외 의존도가 높아 국내 경기보다는 해외경기, 환율, 농작물의 작황 등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수요가 줄어들고는 있지만 기상이변으로 인해 작황이 나빠 롯데삼강이 수입하는 농축산물의 원재료 가격은 급등하는 추세다.가공식품의 안전성에 대한 논란이 거세지면서 시장성장성도 둔화되고 있다. 롯데리아의 성장정체 요인 중의 하나가 가공식품에 대한 불신이 커지면서 패스트푸드(fast food)가 아니라 슬로우푸드(slow food) 열풍이라고 지적했다. 롯데삼강도 비슷한 처지다. 기호를 충족시키는 가공식품에 대한 수요는 줄어들고 기능성, 특화된 식품에 대한 수요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관련 제품의 개발이 절실히 요구된다. 빙과사업의 또 다른 장벽은 수요가 특정계절에 집중되고, 기후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점이다. 사계절이 뚜렷한 한국에서 빙과류의 수요는 여름철에 몰린다. 따라서 여름철의 기온은 빙과류 매출에 결정적인 요인이다.작년의 경우 잦은 비와 낮은 기온으로 매출이 낮았지만 금년의 경우 때이른 더위 지속으로 예년보다 매출이 대폭적으로 신장되었다. 기업의 입장에서는 장기 기상예보에 맞춰 재고관리와 생산량 조절을 해야 하기 때문에 기후정보의 관리도 절실하게 요구된다. 롯데삼강의 주력사업인 빙과시장은 견실한 유통망, 식용유지시장은 초기 투자가 큰 장치산업으로 신규업체의 진입이 어렵다는 평가를 받는다. 빙과시장은 롯데제과, 빙그레, 해태제과와 같이 롯데삼강이 4강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롯데제과와 롯데삼강의 시장점유율은 약 57%로 독점적 지배사업자에 해당된다.저가형 아이스크림 시장의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최근 기능성과 고급제품 위주로 틈새전략을 추구하는 업체가 생기고 있다.경기침체의 영향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아이스크림 전문점의 공격적인 마케팅과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소비자 선호도 때문에 롯데삼강이 주력하고 있는 저가형 아이스크림 시장의 성장성은 한계에 다다른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급형 아이스크림사업을 하던 파스퇴르를 인수해 제품의 라인업을 늘리기는 했지만 매출은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고급시장으로 가기 위해서는 브랜드인지도가 중요하기 때문에 파스퇴르를 인수한 것인데 결과를 조금 더 지켜봐야 할 듯 하다. ◇ 종합식품 사업도 그룹 내부거래에 초점 맞춰롯데삼강이 모델로 삼는 기업은 국내 최대 종합식품 제조/유통사업자인 CJ제일제당이다. 경기변동에 민감하지 않고 시장 잠재성도 크지만 지배적 사업자가 없는 식품사업은 대기업에게 매력적인 사업이다.특히 롯데삼강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식자재 유통 및 단체급식은 현금흐름이 좋아 기업의 캐시카우(cash cow)역할을 할 수 있어 대기업이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먼저 식자재 유통시장을 보면 CJ프레시웨이가 단연 앞서고 있으며 현대그린푸드, 신세계푸드, 대상, 사조 등이 진출해 치열하게 싸우고 있다.식자재 유통은 대형마트, 슈퍼마켓, 도매업체 등을 대상으로 하는 B2C와 단체급식을 하는 B2B로 나눠진다. 현재로선 B2C 시장의 규모가 크지만, 높은 성장률을 보이는 B2B 시장도 유망시장으로 분류된다. 식자재 유통시장은 전통적으로 소규모 자영업자나 중소기업의 영역이나 위생관리, 원산지표시의무, 냉동창고 보유 등의 제약요건으로 인해 대규모 자본이 필요한 사업으로 변질됐다. 하지만 여전히 대기업의 시장점유율이 10%미만으로 알려져 있어 성장 잠재력은 충분하다.소규모 슈퍼마켓이나 식당 등에 식자재를 공급하는 영세상인이 인맥(personal connections)과 속도(velocity)를 무기로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다음 단체급식 시장은 식자재 유통시장과 마찬가지로 CJ프레시웨이, 삼성의 에버랜드, LG의 아워홈, 현대그린푸드, 신세계푸드 등의 대기업 계열사들이 진출해 있다.대부분의 기업들이 그룹 계열사 사업장의 단체급식을 바탕으로 자체 급식사업을 하지 않는 기업의 사업장, 대학교, 예식장 등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단체급식은 농수산물의 도매 공급선, 1차 가공식품의 공급선을 확보하면 경쟁력 확보가 용이하고 진입장벽이 없는 사업이다.식자재 유통과 단체급식 시장의 특징을 파악한 롯데삼강은 유통계열사 및 기타 계열사의 지원을 바탕으로 적극적으로 시장진출을 하고 있다. 롯데계열사들은 외부업체에 위탁했던 단체급식을 롯데삼강에게 맡기고 있다.그동안 아워홈은 롯데햄, 롯데제과를, CJ프레시웨이는 롯데제과의 일부 사업장 단체급식을 운영했었다. 관련 계열사의 단체급식으로만 연간 1,000억 원의 매출이 가능하다. 종합식품유통회사를 목표로 한 롯데삼강의 입장에서는 중요한 사업이다.롯데삼강의 계열사 단체급식 사업확장은 내부거래에 해당된다. 내부거래는 소위 말하는 ‘땅 짚고 헤엄치기’사업이지만 공정위나 정치권의 시선이 곱지 않다는 점이 고민거리이다. 공정위는 내부거래가 편법적인 대물림이나 계열사 부당 지원행위에 해당된다고 판단해 과징금을 부과하고 있다.경제민주화가 화두로 등장하면서 대기업의 내부 거래행위에 대해 정치권도 여야를 막론하고 한 목소리로 성토하고 있다. 식자재 유통이나 단체급식이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자의 사업영역이라는 점도 사업확장의 애로점이다.이런 논란에도 불구하고 롯데삼강은 매출 1조원을 달성하기 위해 식자재 유통 및 단체급식 시장진출을 위한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다. 하지만 그룹 계열사의 지원이나 내부거래로 막강한 경쟁자가 버티고 있는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지는 미지수다.아무리 식자재 유통 및 단체급식시장이 별다른 노하우가 필요 없는 ‘돈 놓고 돈 먹기’식이라고 하지만 공정위나 정치권의 감시 눈초리를 피해 덩치를 키우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내부거래를 하는 계열사가 경쟁력이 갖추지 못하면 우량 계열사의 이익을 훼손해 위험에 빠뜨린다. ◇ 유통계열사 전폭적 지원으로 만년 꼴찌 파스퇴르도 대폭 성장세제조기업보다 유통업체가 시장을 좌지우지하기 때문에 유통업체의 영향력은 무시하기 어렵다. 2011년 11월 롯데삼강이 인수한 파스퇴르의 사례를 보면 이 말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칸타르(Kantar)에 따르면 2011년도 분유시장에서 파스퇴르는 점유율 7%로 남양유업, 매일유업, 일동후디스에 이어 4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인수된 후 2012년도 5월을 기준으로 점유율이 14%로 38.6%의 남양유업, 35.7%의 매일유업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이 같은 점유율 상승은 제품의 질 향상에 따른 경쟁력 확보라기보다는 롯데의 유통망 장악력에 기반했다고 보는 것이 정확하다.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등 롯데쇼핑의 유통망이 큰 역할을 했다.하지만 출산율의 저하로 유가공 제품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고 있으며 시장 성장성에 한계가 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런 이유로 시장 1위 기업인 남양유업은 2010년 12월 프렌치카페를 출시하면서 동서식품이 장악하고 있는 커피믹스시장에 도전하고 있다.2위인 매일유업은 유아용품업체인 제로투세븐과 인도식 레스트로랑 등 외식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이들 업체는 유가공 본업보다 부업의 매출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성장성이 의심되지만 새로운 경쟁자도 꾸준히 등장하고 있다는 점도 나쁜 소식이다. 2012년 LG생활건강은 액상분유 베비언스 퍼스트밀을 출시하면서 분유시장에 뛰어들었다.LG생활건강은 치약, 화장품 등이 본업이지만 분유시장까지 사업다각화를 하고 있다. 또 제약회사인 녹십자도 프랑스 유나이티드 파마슈티컬(United Pharmaceuticals)과 제휴해 프리미엄 맞춤형 분유인 ‘노발락’을 국내 독점공급하기 시작했다. 비록 시장 1위, 2위 기업이 본업보다 다른 사업에 관심을 집중하고 새로운 경쟁자가 뛰어들기는 하지만 롯데삼강이 인수한 파스퇴르의 앞날이 어둡지만은 않다.파스퇴르는 롯데삼강이 가지지 못한 품질에 대한 높은 인지도, 충성도 높은 고객층을 확보하고 있어 롯데의 유통장점을 잘 활용할 경우 시너지(synergy)가 클 것으로 예측된다. 이런 장점 때문에 롯데삼강이 파스퇴르를 인수했고, 브랜드를 유지하고 있다고 본다. 실제 대부분의 사람들은 파스퇴르가 롯데에 인수된 지도 모르고 있다. ◇ 서민형 업종확장은 성장에는 도움이 되지만 부정적 여론 상승롯데삼강은 편의점과 호텔에 도시락, 김밥, 샌드위치 등을 공급하는 롯데후레쉬델리카(이하 후레쉬델리카)를 합병할 예정이다. 1999년 설립된 이 회사는 재벌의 서민업종 진출이 상도를 넘었다는 비난을 받게 한 장본인이다. 간단한 음료수나 사던 편의점에서 누가 김밥, 샌드위치를 살 것인지 의심하던 사람이 많았지만 이 제품들은 현재 매출이 급증하고 있는 아이템이다. 편의점 김밥으로 통칭되는 ‘삼각김밥’은 1980년대 일본에서 개발되어 급속하게 보급되었다. 한국에는 1990년대 초반 백화점에서 판매를 시작하다가 1991년 롯데의 세븐일레븐을 시작으로 패미리마트(현재 CU로 개칭됨), GS25 등의 편의점으로 확장되었다.처음에는 비싼 가격과 한국인의 입맛에 맞지 않아 판매가 저조했지만 가격을 내리고, 김치, 참치, 불고기 등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재료로 만들면서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편의점에서 담배 다음으로 매출비중이 높은 제품이다. 도입초기에는 돈이 되지 않았지만 다양한 제품이 개발되고 IMF 외환위기로 경제가 어렵게 되자 인기가 높아졌다. 경기의 침체로 인한 소득저하, 농수산물 등 식자재의 가격상승으로 인한 음식점의 가격인상으로 청소년, 직장인들이 편의점 간편식을 선호하기 시작했다.인기를 끌고 확실한 매출이 보장되자 롯데는 후레쉬델리카를 설립해 자사의 편의점에 관련제품을 공급하기 위해. 당시 세븐일레븐에 납품을 하던 중소기업들은 매출에 심각한 타격을 받았다.매출과 시장잠재성이 높을 뿐만 아니라 수익성도 좋은 사업이기는 하지만 원가를 절감하고 맛을 내기 위해 각종 인공색소나 저가 재료를 사용하고, 위생관리가 부실하다는 논란도 있다. 편의점의 음식들이 유통기간이 지난 재료를 사용하거나 유통기한이 지난 제품을 판매하는 등의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자주 받는다. 대부분의 업체가 제품을 최대한 오랜 시간 동안 진열해 판매하기 위해 과다하게 방부제나 첨가물을 넣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반 소비자들은 누가 만들었는지 관심이 없고 좋은 제품을 싼 가격에 사 먹으면 그만이다. 하지만 건전한 경제발전과 사회정의차원에서 삼각김밥뿐만 아니라 샌드위치, 도시락을 재벌이 직접 해야 하는지, 중소기업보다 어떤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지, 사회가치창출에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등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본다.롯데삼강이 종합식품업체로 도약하기 위해 벌이는 사업이 주주에게는 희소식일지 모르지만, 관련업계의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의 생존을 위협한다.◇ 식품위생기준 준수 및 가격표시 논란도 해결해야한국의 정부기관은 사전예방보다는 뒷북행정으로 유명하다. 뒷북행정이 사전예방보다 노력이 적게 들고, 책임을 질 일이 없기 때문에 복지부동형의 공무원에게 가장 적합하기 때문에 선호한다. 롯데삼강의 주력제품인 빙과류도 세균이 과다 검출돼 리콜(recall) 조치를 받는 것이 연례행사처럼 되었다. 2012년 7월 농림수산검역검사본부는 롯데삼강을 포함해 롯데제과, 빙그레, 해태제과 등의 빙과업체의 제품에서 일반세균이 기준치를 초과했다고 발표했다. 관련 제품을 리콜하라는 명령이 내려졌지만 이미 일부 제품은 소비자에게 판매되었고, 재고만 회수하면 되기 때문에 업체들의 금전적 손실은 크지 않다.이미지에 타격을 입었다고 엄살을 부리기는 하지만 이들 ‘빅(Big) 4’ 모두 공평하게 1개 이상의 제품에서 문제가 발생했기 피장파장(서로 매일반으로 똑 같다는 의미)이 됐다.정부는 1999년 오픈프라이스(open price)제도를 도입했다. 오픈프라이스 제도란 ‘제조업체가 제품의 권장소비자 가격 혹은 희망소비자 가격 등을 표시하지 않고 최종 판매자가 가격을 결정하는 방식’을 말한다. 이 제도를 통해 시장의 경쟁이 촉진되면서 가격이 하락해 소비자가 이익을 볼 것이라는 예측과는 달리 소비자는 정당한 가격이 어느 수준인지 파악하지 못해 혼란스러워했고 업체들은 정보의 비대칭성(asymmetric information)을 활용해 이익을 극대화했다. 아이스크림의 가격만큼 혼란스러운 것도 없다. 동네 슈퍼에 가면 50%, 심지어 80%를 할인된 금액에 판다고 하고, 편의점은 정가를 다 받는다. 아이스크림 가격에 불합리한 점이 많다는 점을 들어 정부가 과자, 라면, 아이스크림 등의 제품에 권장소비자가격을 다시 표시하라고 관련 기업에 요청했다. 하지만 라면만 모든 상품에 권장소비자가격이 표시되었고 다른 제품은 아직도 정부의 권고를 제대로 따르지 않고 있다. 롯데삼강이 슈퍼마켓에서 아이스크림의 가격을 왜곡한다고 주장하며 일부 제품의 정가를 팔리던 가격보다 낮춰 공급하면서 슈퍼마켓들이 불매운동을 하기도 했다. 롯데의 핵심 유통업체인 세븐일레븐의 경쟁력을 위해 슈퍼마켓을 견제하는 정책이다.하지만 슈퍼마켓의 불매운동 때문에 어정쩡한 해결책을 찾았다. 편의점에는 가격을 표시하지 않은 제품을, 슈퍼마켓에는 기존과 마찬가지로 높은 권장가격을 표시한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결국 피해는 롯데가 그토록 중시하는 소비자가 입는다.◇ 급격한 성장세를 지속하며 롯데의 주력기업으로 부상최근 롯데삼강의 매출이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 2007년 4,100억 원 수준이었지만 2011년 7,800억 원으로 불과 4년 만에 1.9배 늘었다. 10월 경 롯데후레쉬델리카 인수가 마무리 되고, 롯데햄이나 롯데브랑제리와 같은 식품관련 계열사까지 흡수∙합병한다면 올해 매출 1조원 달성은 무난할 것이라고 보인다. 이렇게 될 경우 롯데제과, 롯데칠성과 함께 식∙음료 부문의 롯데 핵심계열사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높다. 롯데삼강의 매출이 늘어나는 것보다 더 긍정적인 요소는 성장이 정체된 빙과와 가공유지의 매출비중이 줄어들고 있는 현상이다. 이들 사업의 매출 비중은 2007년 87%수준이었지만 2011년 68%로 떨어졌다. 식품사업이 활성화되었고, 2011년도 합병한 유가공까지 사업이 다각화된 결과다. 특히 유가공은 2011년 280억 원에 불과했으나 2012년 1/4분기에 벌써 447억 원의 매출을 올려 실적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영업이익측면을 보더라도 그동안 적자를 지속하던 식품부문이 2011년부터는 이익을 내고 있으며 유가공은 인수한 첫 해부터 이익을 시현해 성공적 M&A라고 평가할 수 있다.전체 영업이익률은 7%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빙과와 식품부문의 영업이익률이 현저하게 낮고 유지와 유가공은 높은 편이다. 특히 유가공은 2012년 1/4분기 447억 원 매출에 45억 원의 이익을 내 이익률이 무려 10%에 달했다. 같은 기간 빙과가 316억 원 매출에 5억 원의 이익을 내 1.5%의 이익률을 낸 것과는 대조적이다. 롯데삼강이 전문가들의 예측대로 롯데햄과 롯데브랑제리를 합병할지는 미지수이지만 현재의 계획대로라면 종합식품유통기업으로 성장할 가능성은 높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2013년부터 2015년까지 매년 500~800억 원을 투자해 아이템의 확장과 유통망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한다.롯데삼강도 다른 롯데계열사와 마찬가지로 존경 받는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사업의 통합과 운영에 더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매출 1조원도, 종합식품유통회사의 목표(goal)도 좋지만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더 시급하다.-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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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재계서열 5위로 급부상한 롯데는 제과, 음료, 호텔, 석유화학 등 26개 업종 78개의 계열사를 가지고 있다. 일본에서 검증된 사업 아이템인 제과와 음료를 기반으로 사업을 펼쳤지만 최근 보수적인 경영을 하는 모회사와는 달리 폭발적으로 업종과 계열사를 늘리고 있다.롯데의 사업(business)을 제품(product)구성과 시장(market) 접근 관점에서 진단해 보자. ◇ 아이들 주전부리에서 의류, 금융으로 사업확장롯데라는 이름하면 떠오르는 것은 껌, 과자, 아이스크림이다. 해태, 크라운, 오리온 등과 같은 제과 및 음료회사였지만, 다른 회사들이 외부환경의 변화와 세대교체를 이기지 못하고 망한 것에 비해 오히려 업종 다각화로 성장하고 있다.해태는 본업과 관계없는 전자사업과 2세의 경영능력 부족으로 몰락했고, 크라운과 오리온도 환경변화에 대처하지 못했다. 하지만 롯데는 1990년대 이후 급격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일본 롯데의 방계사업쯤으로 여기던 한국 사업이 오히려 일본 것보다 더 커지고 있다.롯데가 지향하는 사업은 ‘소비재 유통 수직계열화’이고, 다른 기업에 비해 롯데의 장점으로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 MB정부의 친기업적 정책을 통해 의류수입 및 판매, 동네 슈퍼마켓 체인, 각종 요식업 프랜차이즈 영역까지 확장하고 있다. 건설 계열사가 직접 쇼핑몰을 짓고, 수입 담당 계열사가 의류와 기타 소비재의 수입까지 전담한다. 수입/제조 도매/소매 쇼핑몰 운영 금융(카드)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문어발 사업확장은 위험한 경영전략이라는 것은 IMF외환위기 당시 입증됐지만 한국기업은 교훈을 얻지 못했다. 초우량기업조차 부실 계열사의 지급보증과 지원으로 몰락한 사례가 많았다.롯데도 ‘소비재 유통 수직계열화’라는 전략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현재의 방식으로 업종을 늘리고 계열사를 확충하는 것은 위험하다. 사업 핵심(core)이 일치하지 않는 확장은 부실의 뇌관을 늘릴 수 있다.특히 롯데가 집착하고 있는 대규모 복합쇼핑몰의 개발은 부동산 투기에 가깝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그동안 롯데는 본업보다는 공장부지, 물류창고, 판매점 등 부동산투자로 막대한 이익을 봤다. 유통계열사가 보유한 토지를 건설 계열사가 인수해 오피스텔이나 아파트를 건설하고 분양하는 방식이다.또한 롯데는 그룹 오너 일가와 계열사의 부동산 거래 시 고가매입논란이 그치지 않고 있다.◇ 유행과 정치영향을 타지 않지만 유해성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다롯데 사업의 장점은 유행을 타지 않는 제품의 구성이다. 어린아이 입에 맞는 과자에서부터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애용하는 껌, 패스트푸드, 여성들의 의류까지 상품군은 다양하다. 기호식품인 식∙음료가 생필품으로 되면서 경기변화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것도 롯데 사업의 장점이다.롯데백화점, 롯데호텔은 일본 롯데와 연계해 관광객을 확보하기 때문에 한국 경제영향을 적게 받는다. 롯데의 제품은 소비재라 인프라 사업과는 달리 정치적 영향에서 자유로운 편이다. 식∙음료 제조/유통사업은 위생과 일부 법규만 준수하면 광고를 통해 소비자에게 직접 다가갈 수 있다.인프라, 건설 등의 사업을 하는 현대, 삼성, LG, SK 등과 달리 정권과 밀착할 필요가 없다. 다른 대기업 총수들이 정치변혁기마다 검찰에 불려가고 구속되었던 것과 비교된다. 유행을 타지는 않지만 유해성 논란, 건강에 대한 인식제고 등은 제품의 위협요인이다.과자나 음료에 넣는 각종 화학첨가물, 탄산음료, 패스트푸드의 유해성 논란이 일고 있다. 화학첨가물은 아이들 학습집중을 방해하고, 성조숙증을 유발한다.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선진국에서는 공공장소, 학교 등에서 과자나 음료의 자동판매기 설치를 금지하고 학교급식에서 탄산음료를 추방하고 있다.국내 일부 시사프로그램이 이 문제를 다루었지만 여론형성에는 실패했다. 유관 시민단체가 지속적인 조사를 하고 있지만 기업과 정부의 지원이 없는 한 명확하게 인과관계를 밝히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 개인적으로 소화와 입 냄새 제거에 도움이 된다고 껌을 애용했지만 몇 년 전 ‘껌을 제조하는 과정’ 동영상을 본 후 더 이상 씹지 않는다. 2012년 3월 동서식품과 남양유업은 커피믹스에 포함된 합성첨가물‘카제인나트륨’때문에 신경전을 벌였다. 동서식품이 성분표시를 허위로 한 제품을 광고하면서 최고 인기 스포츠스타인 김연아를 모델로 기용해 논란을 더욱 키웠다.정부당국이 몸에는 무해하지만 유해성여부를 검증하지 못한 식품첨가물은 수백 종이 넘는다. 선진국은 사용하지 못하도록 통제하지만 후진국은 원가가 낮다고, 유해성이 입증되지 않았다고 사용한다. 국민들이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앞으로 식품첨가물에 대한 논란은 늘어날 것이라고 본다. 동서식품과 남양유업처럼 경쟁사끼리 마케팅전쟁을 벌이면서 업체끼리만 공유하던 영업비밀이 공개될 가능성도 높다.과자의 제품포장이나 음료수의 용기에 빼곡하게 명시된 첨가물의 용도와 유해성 여부를 소비자가 알 수 있도록 법적으로 제도화해야 한다. ◇ 탁월한 마케팅과 높은 서비스정신은 롯데의 핵심경쟁력소비재기업 모두 공중파방송을 통해 광고를 잘 하지만, 롯데는 마케팅 능력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미스코리아 선발대회를 뛰어 넘는 미스롯데 선발대회를 했고, 이를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활용했다.5대 전략과제 중 브랜드 경영, 고객 심층 이해는 마케팅에 해당된다. 특히 고객을 잘 이해하겠다는 자세는 소비재 유통기업 롯데의 특성과 핵심경쟁력을 가장 잘 파악한 것이라고 본다. 롯데의 서비스 품질(quality)은 경쟁사뿐만 아니라 국내 어떤 기업과도 비교를 불허한다. 일본에서 출발한 롯데는 일본문화를 많이 수용해 발전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데 이중 가장 두드러진 것이 서비스이다. 세계에서 가장 친절한 민족이라고 불리는 일본인들의 장점을 잘 받아들인 것이 서비스정신이다.도우미로 대표되는 서비스는 인권침해, 저가 노동력 착취논란에도 불구하고 롯데의 아이콘이 되었다. 롯데의 어떤 매장을 가도 밝게 웃는 친절한 도우미가 있다. 롯데의 서비스정신은 고급제품을 판매하는 호텔이나 백화점뿐만 아니라 패스트푸드점인 롯데리아, 편의점인 세븐일레븐도 예외가 아니다. 롯데리아가 맥도날드, 버거킹 등 공룡 외산 패스트푸드 업체가 즐비한 시장에서 약진한 비결은 알바로 통칭되는 예쁜 여학생 아르바이트생 덕분이다. 개별 점포는 영업지역 주변의 중∙고 여학생 중 가장 예쁜 여학생을 알바로 고용해 학생고객을 확보한다.성(性)의 상품화 논란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여성의 미모와 서비스가 유통업체의 핵심경쟁력이라는 사실은 누구도 부인하지 못한다. 롯데는 불친절한 국내 소매유통업체나 다른 기업의 서비스수준을 상향 평준화시킨 일등공신이다.롯데의 서비스 수준은 친절 서비스로 대표되는 항공사보다 더 우월하다. 아마도 국내 경쟁사들이 단기간에 뼈 속까지 친절함이 배여 있는 롯데의 서비스마인드를 따라잡기는 어려울 것이므로 당분간 롯데의 핵심 경쟁력은 유지될 것이라 판단된다.◇ 파격적인 마케팅으로 사업파트너의 불만을 촉발시켜‘넘치는 것이 부족한 것만 못하다’는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는 말이 있다. 롯데의 마케팅능력이 탁월하고 고속성장의 핵심비결이라고 했지만 최근 몇 가지 논란을 보면 과유불급이 자연스럽게 떠 오른다.롯데마트가 치킨을 반값에 판매하자 동네 치킨 집들이 들고 일어났다. 너무 싸게 팔아 ‘통 큰’치킨이라고 언론의 조명을 받기도 했다. 세븐일레븐이 골목상권 무차별 진입하자 동네 슈퍼마켓들이 불매운동을 시작한다.조금 더 황당한 일은 최근 롯데 등이 주도하는 ‘아이스크림 정가제’이다. 동네 슈퍼에 가면 보통 아이스크림을 50%할인된 금액에 팔아 기분 좋게 사 먹었다. 50%할인에도 꼼수가 있었다고 한다. 아이스크림 가격을 부풀려서 표시하고, 50% 할인해서 팔아도 충분한 마진이 남는 금액에 공급했다는 것이다. 이제는 50%할인해 팔던 가격을 정가로 표시하자는 것이다. 롯데가 롯데마트와 같은 자사 편의점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슈퍼마켓에게 불리한 마케팅 정책을 펼친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실제 편의점은 아이스크림을 정가로만 판매하기 때문에 ‘바가지를 쓴다’는 느낌이 든 것이 사실이다. 슈퍼마켓은 아이스크림을 소위 말하는‘로스 리더(loss leader, 일명 미끼상품)’로 고객을 유치하면서 편의점과 경쟁을 하고 있다. 기업을 확장하고, 계열사를 돕기 위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하는 것은 좋은데, 문제는 그 피해가 자사의 사업파트너(business partner)의 이익을 침해하고 있는 것이다. 동네 슈퍼마켓은 롯데의 껌, 과자, 음료, 아이스크림, 술 등 대부분의 제품을 판매해주는 주요 창구역할을 한다. 동네 치킨집도 하다 못해 롯데의 음료수를 팔아준다.현재 이들의 구매력(bargaining power)이 롯데의 계열사나 자체 유통채널보다 더 크다는 점도 무시하기 어렵다. 현재 200만 자영업자의 불매운동이 확산되면서 롯데 계열사의 매출이 감소하고 있다.롯데가 명확한 전략(strategy)없이 눈 앞의 이익만을 위해 좌충우돌(左衝右突) 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신동빈 회장이 외형성장을 주문하면서 월급쟁이 경영진이 기업윤리에 대한 고민 없이 성과만 내려고 하는 것이다.아무리 롯데가 탄탄한 재무구조와 현금동원력을 바탕으로 유통시장을 지배한다고 자만하지만 사업 파트너들의 협조 없이는 생존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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