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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베이터와 자동차, 타이어, 교량, 피아노 등 경강선재 제품은 일상생활 속 다양한 산업 분야에 활용되는 소재다. 1945년 홍종렬 회장이 부산에서 창업한 고려제강은 특수 경강선재 제품을 80개 국가에 수출한다. 매출 중 수출 비중은 80% 이상이며 미국으로 가는 제품이 30%대에 달한다.미국 정부는 인프라 투자 일자리법(IIJA)에 따라 2024년 인프라시설 프로젝트에 US$ 610억 달러를 할당했다. 북미 지역의 와이어로프 시장은 안전 품질에 집중해 규정이 엄중하다. 기술적 향상과 인프라시설 개발로 와이어로프 시장도 점진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려제강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현황을 진단하기 위해 홈페이지, 국가정보전략연구소(국정연) 데이터베이스(DB), 국정감사·감사원·사법기관 자료, 각종 제보 등을 참조했다.글로벌 스탠다드를 지향하며 개발된 ‘팔기(八旗)생태계(8-Flag Ecosystem)’ 모델을 적용해 고려제강의 ESG 경영 현황을 진단해 봤다.▲ 고려제강의 ‘팔기(八旗)생태계(8-Flag Ecosystem)’ 모델 평가 결과 [출처=iNIS]◇ 오너일가 지분 보유율 높은 계열사 배당성향 최대 88%... 2023년 영업이익 563억 원고려제강은 4대 지속가능경영 목표를 △윤리경영 및 노동기준 정립 △안전한 작업환경 조성 △문화 및 지역사회 공헌 △환경보호로 정했다.5대 핵심가치인 △합리적인 비즈니스 전략 △경쟁력 있는 제품 △세계화 및 현지화 전략 △연구 개발 △협력적 노무 관계를 기초로 모든 계열사에 적용하고 있다.홈페이지를 확인한 결과 ESG 헌장과 경영원칙 등을 찾을 수 없었다. 지속가능 경영의 일환으로 환경정책, 윤리정책, 인권정책을 수립했다. 공정무역과 협력사와 상호존중 및 동등한 관계유지를 목적으로 지속가능 구매 정책과 분쟁광물 정책을 공개했다.2023년 2월 고려제강 3세가 재벌가 마약 사건에 연루되며 오너 리스크가 발생했다. 마약류관리법 위반(대마) 혐의로 구속기소된 홍씨는 징역 10개월과 집행유예 2년과 함께 추징금 310만 원 및 약물치료강의 40시간 수강을 명령받았다.2023년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고려제강 홍석표 사장이 2011년부터 2020년까지 10년간 계열사 3개 사의 배당이익 총 178억 원으로 고려제강 주식 매입에 주력한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3개 사는 고려제강, 키스와이어홀딩스, 키스트론(옛 석천)이다.2021년 고려제강의 결산배당은 주당 300원, 총 배당금은 68억9800만원으로 전년 대비 15.0% 증가했다. 2021년 당기순이익은 1214억 원으로 2020년 대비 1441.5%나 급증한 것에 비해 배당성향은 5.31%에 불과했다.반면 오너일가의 지분율이 높은 계열사인 키스와이어홀딩스, 키스트론, 홍덕산업 등의 배당성향은 54~88%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2023년 연결기준 매출액은 1조7889억 원으로 전년 2조726억 원 대비 13.73% 감소했다. 2023년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563억 원으로 전년 1335억 원 대비 58.71% 급감했다. 2023년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은 645억 원이었으며 부채비율은 36.55%로 집계됐다. ◇ 제강사 10곳과 6년간 스프링 제품 담합... 계열사 부당지원으로 시장 퇴출 막아2023년 10월 공정거래위원회는 고려제강, 대강선재, 대흥산업 등 강선제품을 생산 및 판매하는 제강사 10곳의 담합에 대한 시정명령과 과징금 총 548억 원을 부과했다.고려제강의 과징금은 14억7400만원이며 과징금이 가장 높았던 기업은 만호제강으로 168억2900만원에 달했다. 다만 고려제강 자회사인 홍덕산업의 과징금은 132억6600만원으로 2번째로 높았다.2016년 4월부터 2022년 2월까지 6년간 스프링 제품 가격을 결정하며 총 13차례 담합행위를 자행했다. 고려제강 등 7개 기업이 2016년 2분기 처음 담합을 시작한 이후 대강선재, 청우제강, 한국선재가 가담했다.시장의 80%를 점유하는 제강사 10곳의 담합으로 침대 스프링용 강선 제품 가격은 최대 120%나 올랐다. 그 영향으로 침대 소비자 가격이 30% 인상됐다.담합 대상이 된 스프링 제품은 침대 매트리스에 가장 많이 사용되며 그 외 자동차, 정밀기계, 비닐하우스, 통신선 등에도 활용된다.참고로 10개 사는 고려제강, 대강선재, 대흥산업, 동일제강, DSR제강, 만호제강, 영흥, 청우제강, 한국선재, 홍덕산업 등이다. 이 중 대흥산업, 동일제강, DSR제강, 만호제강, 영흥, 청우제강 등 6개 사는 검찰에 고발됐다.2021년 공정거래위원회는 고려제강 소속 계열사인 SYS홀딩스와 SYS리테일(옛 전자랜드) 간의 부당지원 행위에 대한 시정명령을 내리고 과징금 총 23억6800만 원을 부과했다.불공정한 경쟁 수단을 활용해 관련 시장의 퇴출 위험도를 낮추고 경쟁 여건을 개선해 유력 사업자로서 지위를 공고히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가전제품 유통사인 SYS리테일은 2009년 12월부터 2021년 11월까지 11년 동안 총 195회에 걸쳐 6595억 원을 저금리인 1.00~6.15%로 차입했다.SYS리테일은 2009년 재무 상태 악화로 금융권 대출을 받기 위해 최대 주주인 SYS홀딩스에 부동산 담보 제공을 요청했다. SYS홀딩스는 담보를 무상 제공해 SYS리테일의 구매·운영 자금 대출을 지원했다.고려제강은 2024년 전사 기업 교육으로 비전공자 데이터 활용 전문그룹인 에이블런(Ablearn)과 함께 챗GPT(ChatGPT) 오프라인 교육을 진행했다.교육 내용은 챗GPT 활용법과 인공지능(AI) 활용도구 사용 시 주의사항과 업무 활용을 위한 실습 등으로 구성됐다. ESG와 직접적인 연관성은 낮다고 볼 수 있다.◇ 영일만 주변 해역 중금속 오염 보호기준 초과... 폐산업시설 문화공간으로 재활용고려제강 그룹의 환경정책은 효과적인 환경경영체계 구축과 환경 리스크 대응역량 강화, 환경과 생태계 보존·보전을 목적으로 한다. 환경정책에 따라 △환경경영체계 구축 △기후변화 대응 △환경과 생태계 보호 활동을 진행할 방침이다.2023년 포항제철소 부생복합발전소 사후환경영향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포스코 포항제철소 주변 영일만 해역의 바닷물과 해저퇴적물의 중금속 오염이 심각한 수준이다. 고려제강은 포스코의 최대 협력사로 포스코와 일본 신일철주금의 선재 제품을 2차 가공해 수출한다.주변 해역 조사대상 13개 지점 대부분에서 구리, 납 등 중금속 오염이 해양생태계보호기준(장단기)를 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13개 지점 중 고려제강, OCI 앞바다 SW-2와 포항제철소 1고로 인접의 형산강 SW-7의 납 성분 농도는 2㎍/L로 장기 기준치인 1.6㎍/L를 초과했다.고려제강은 2016년 부산시와 옛 수영공장을 복합문화공간인 F 1963으로 조성 및 운영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2017년 부산시와 F 1963을 20년 간 복합문화공간으로 무상 사용하기로 협약을 체결했다.고려제강 수영공장은 1963년부터 2008년까지 45년간 와이어로프를 생산한 공장이다. 노후화된 폐산업시설을 시민을 위한 복합문화 공간으로 재활용해 사회공헌프로그램에도 해당한다. 2014년에는 부산 비엔날레 전시장으로 활용됐다.2011년 그린에너지엑스포에서 고려제강은 소잉와이어(Sawing Wire) 제품을 소개했다. 소잉와이어는 반도체, 갈륨 아세나이드 웨이퍼(GaAs Wafer) 등 각종 정밀 부품의 절단에 사용된다.반도체 산업에서 태양전지 및 반도체 디바이스의 잉곳을 얇게 절단하는 시스템에 이용된다. 원자재 손실을 최소화해야 하는 반도체 및 태양광 발전 산업에서 와이어의 표면 품질이 매우 중요하다. ◇ 경영 투명성 확보 및 담합행위 근절하지 못하면 지속가능 성장 불가능△거버넌스(Governance·지배구조)=2015년 금융감독원은 고려제강의 감사 재직기간이 43년에 달하는 등 사외이사 및 감사가 오너를 포함한 경영진과 유착 관계에 우려를 표명했다.고려제강의 내부거래와 일감 몰아주기, 오너일가의 높은 배당금 등 오너리스크가 크다고 판단된다. 상장기업에서 투명하고 공정한 경영원칙을 준수해야 하는 거버넌스의 혁신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이유다.△사회(Social)=담합과 계열사 간 부당 지원으로 소비자 보호가 심각한 수준으로 침해당했다. 아시아·태평양 시장은 급격한 경제 개발과 인프라시설 투자로 와이어로프 시장 잠재력이 가장 높은 곳이다.이에 따라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한 제품의 안전 기준과 품질 보증이 중요하다.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건전한 발전을 저해하는 담함행위를 근절하겠다는 의지가 없다면 지속가능 경영은 불가능하다.△환경(Environment)=철강사의 원제품을 가공 판매하는 제강회사의 특성상 환경 파괴와 연관이 깊다. 포항 영일만의 오염은 포스코 등 다수 기업이 연루됐으므로 협력해 개선해야 한다.유럽 지역은 지속가능성과 환경 친화에 집중해 재생에너지 기기용 와이어 수요가 높아지는 추세가 나타나고 있다. 고려제강의 사업은 환경을 얼마나 철저하게 보호하느냐에 따라 미래가 좌우될 것으로 전망된다.⋇팔기(八旗)생태계(8-Flag Ecosystem)=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정부·기업·기관·단체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평가하기 위해 국내외 전문가들과 협력해 개발한 모델이다. 팔기는 주역의 기본 8괘를 상징하는 깃발, 생태계는 기업이 살아 숨 쉬는 환경을 의미한다. 주역은 자연의 이치로 화합된 우주의 삼라만상을 해석하므로 기업이 직면한 다양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찾는데 유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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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희롱·몰카·뇌물수수 등 도 넘은 직원 비위 ‘천태만상’부채비율 500% 육박… 사업 군살빼고 재정건전성 유도재난·안전관리 E등급 불명예… 구호에 그치는 ESG경영6일 태풍 힌남노로 경상북도 포항시 냉천이 범람하면서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다. 일부 주민은 당일 새벽 4시부터 비가 잦아들었음에도 한국농어촌공사(KRC)가 상류에 있는 오어지 물을 방류해 수재(水災)가 시작됐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2020년 섬진강댐 대량 방류로 초래된 구례·하동 지역 참사의 판박이일 가능성이 높아졌다.코로나19 대유행으로 글로벌 공급망 붕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식량 수출 중단 등 악재가 연이어 터지면서 식량안보에 대한 우려가 높아졌다. 세계 인구의 증가로 식량수요는 급증하지만 생산량은 부족한 실정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식량 자급자족률은 쌀을 제외하면 5% 미만, 쌀을 포함해도 50%도 채 되지 않는다.국민의 먹을거리를 책임지며 농어촌의 생활기반을 관리하는 농어촌공사는 저수지 관리·농지연금·어촌뉴딜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농업용수를 공급하는 저수지 관리가 핵심 사업이다. 어촌뉴딜사업은 낙후된 어촌에 필수생활 사회기반시설(SOC)을 구축하기 위해 추진한다.농어촌공사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현황을 진단하기 위해 홈페이지, 스카이데일리·국가정보전략연구소 데이터베이스(DB), 국정감사·감사원 자료, 각종 제보 등을 참조했다. 글로벌 스탠더드를 지향하며 개발된 ‘팔기(八旗)생태계(8-Flag Ecosystem)’ 모델을 적용해 농어촌공사의 ESG 경영 현황을 진단해 봤다.◇윤리헌장은 제정·ESG 경영헌장 부재홈페이지에 ESG 경영의 비전은 ‘농어촌愛 GREEN 가치 2030 농업분야 ESG를 선도하는 글로벌 공기업’이며 3개 부문별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자문기관인 ESG위원회를 구성하고 경영 과제를 설정했다. 2010년 윤리헌장은 제정했지만 아직도 ESG 경영 헌장은 만들지 않았다.환경은 ‘E.C.O 전략’으로 탄소중립·기후변화대응·친환경사업을 추진한다. 사회는 ‘H.U.G 전략’으로 농어촌 일자리 창출·안전체계 수립·인프라 시설 개선 등을 계획했다. 지배구조는 ‘3C+ 전략’으로 고객 서비스 품질 향상과 투명성 높이기 등을 목표로 정했다.윤리경영은 윤리헌장·윤리경영의 개념과 실행체계가 명시됐다. 추진실적은 2021년까지 게시됐으며 윤리경영 자료실에 인권영향평가 보고서, 윤리경영 추진 계획 등을 공지했다. 열린 경영의 일환으로 경영공시 외에 2020년부터 2021년까지 자체사업심의원회의 회의록을 공개했다.2019년 국정감사에서 2018년 전체 예산 4조2393억원 중 어촌·수산 분야는 1021억원으로 2.40%에 불과한 것이 드러났다. 농업 부문과 비교해 어촌·수산 분야 사업에 소홀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어촌·수산 분야 사업도 일반 어촌 사업보다 유휴저수지 자원화·내수면 양식단지 조성 등 내륙사업에 치우쳐 있다.2020년 국감에서 2016년부터 2020년 7월까지 징계를 받은 직원은 144명으로 조사됐다. 횡령·금품뇌물수수 등 직무 관련 금전·회계 부정에 연루된 직원은 43명이며 피해 금액은 52억원이다. 이외 주요 징계사유는 성희롱·폭행·인건비 횡령·몰래카메라 설치 등으로 드러났다.2021년 기준 부채는 10조7412억원이며 자본총계 2조1703억원 대비 부채비율은 494.9%로 높다. 2021년 기준 매출액은 4조3903억원이며 당기순이익은 345억원이다.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부채가 급증했지만 당기순이익 규모를 감안하면 너무 많은 편이다. 채무 절감을 위한 경영혁신이 요구된다.◇재난·안전 관리 E등급으로 미흡 이하2021년 정규직 1인당 연평균 보수액은 6613만원이며 무기계약직의 1인당 평균 보수액은 3313만원이다. 무기계약직의 연봉은 정규직 연봉의 50.11% 수준이다. 더욱이 단시간 무기계약직의 1인당 평균 보수액은 2530만원으로 무기계약직의 76.37%에 불과하다.2020년 국감에서 2016년부터 2020년 8월까지 5년간 농어촌공사 발주 사업현장의 사고로 인한 사상자는 649명으로 조사됐다. 사망자는 15명, 부상자는 634명으로 매년 1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사망사고는 토목건축공사 현장에서 일어났다.기획재정부에 따르면 농어촌공사의 공공기관 경영평가는 2019년 종합등급 B등급에서 2020년 종합등급 D등급으로 하락했다. 재난·안전 관리에서 E등급을 받았다. 기재부는 근로자 사망사고를 낮추기 위한 체계적인 대응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2020년 건설 현장 안전경영을 위한 새로운 기준으로 중대재해예방시스템인 씨에스 해썹(CS-HACCP)을 구축했다. 식품위해요소 중점관리기준(HACCP)에서 착안한 것으로 CS는 ‘건설 안전(Construction Safety)’의 약어다. 법적으로 안전관리자 배치 의무가 없는 50억원 이하의 소규모 건설현장에 맞춘 안전관리시스템이다.2021년 국감에서 농어촌공사가 관리하는 저수지 3400개 중 1950년대 이전에 건설된 저수지는 1536개로 45.17%에 달했다. 2020년 기준 60~70년 미만인 저수지는 511개로 15.02%를 점유했다. 현재 저수지 내구연한이 60년인 것을 고려하면 농업용 저수지의 노후화가 심각한 실정이다. 2020년 기준 보수·보강이 완료된 저수지는 553개에 불과했다.홈페이지에 ESG 교육과 관련한 실적은 전무했다. ESG위원회를 구성해 다양한 실천방안을 수립했지만 임직원에게 체계적으로 교육은 진행하지 않은 것이다. 전사 차원에서 ESG 경영 관련 교재를 개발하고 교육을 강화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한국농어촌공사(KRC)의 ‘팔기(八旗)생태계(8-Flag Ecosystem)’ 모델 평가 결과◇수상 태양광발전시설의 문제점 드러나농어촌공사는 2022년 선포한 ‘농어촌愛 그린가치 2030 비전’에 따라 녹색사회를 구축할 계획이다. 지역사회와 연계를 통한 재생에너지 사업 확대로 ESG 경영을 가속화하고 있다. 2021년 11개 농어가의 탄소배출권거래제 외부사업 참여를 지원해 온실가스 약 5000t을 감축했다.지역주민의 반발이 심해 2019년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계획 목표를 기존의 10분의 1로 축소했다. 2022년까지 수상 태양광사업 저수지 899곳에서 4.28GW 확보할 계획이었지만 244곳, 422MW로 각각 하향조정했다. 수상 태양광발전시설로 인한 수질오염·빛 반사·녹조 현상 등이 주요인이다.올해 농업용 저수·담수호를 활용한 수상 태양광발전소를 통해 2GW 전기를 생산할 계획이다. 2018년부터 해당 사업을 추진했으나 계획 전 사전조사·환경영향평가·주민협의를 진행하지 않아 비판을 받았다. 문재인정부가 무리하게 추진한 신재생에너지사업의 다양한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2020년 국감에서 2019년 기준 저수지·담수호 등 975개 중 9.84%인 96개가 농업용수에 부적절한 수질을 가진 것으로 드러났다. 농업용수로 사용 가능한 수질 4등급을 초과한 수질 5등급 77개, 6등급 19개로 각각 집계됐다. 경북이 28개로 가장 많았다.◇환경 문제가 가장 시급하게 해결할 과제거버넌스(Governance·지배구조)는 ESG위원회를 구성해 ESG 경영을 추진하고 있지만 정작 ESG 경영헌장이 없다는 점은 감안했다. 농촌과 관련된 사업은 활발하게 전개하지만 상대적으로 어촌은 소홀하게 대한다는 지적도 겸허하게 수용해야 한다. 다른 공기업과 마찬가지로 낙하산 인사 관행은 사라지지 않았다.사회(Social)는 직원의 규모나 사업의 특성에 비해 산재사고가 많이 발생하는 점을 반영했다. 정규직과 무기계약직, 단시간 무기계약직의 급여 차이는 경영진의 의지에 따라 관리 가능한 위험에 속한다. 전체 직원이 구호로만 ESG 경영을 외치는 것은 교육이 부족하기 때문이다.환경(Environment)은 저수지의 수질을 잘 관리해야 함에도 농업용수로 부적합한 저수지가 많다는 점을 고려했다. 또한 저수지에 설치하는 태양광발전시설이 다양한 오염원으로 작용하고 있어 받아들이기 어려운 위험에 속했다. 환경 이슈가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판단된다.⋇팔기(八旗)생태계(8-Flag Ecosystem)=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정부·기업·기관·단체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평가하기 위해 국내외 전문가들과 협력해 개발한 모델이다. 팔기는 주역의 기본 8괘를 상징하는 깃발, 생태계는 기업이 살아 숨 쉬는 환경을 의미한다. 주역은 자연의 이치로 화합된 우주의 삼라만상을 해석하므로 기업이 직면한 다양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찾는데 유용하다.▲ 김백건 국가정보전략연구소 선임연구원[출처=iNIS]-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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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천군 의회 사건은 지역 정치의 후진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상징,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다양한 문화지원사업은 영혼없는 학자들이 만든 허상에 불과해▲경북도청 전경(출처 : iNIS)▶ 인구감소에도 불구하고 화려한 도청 건물을 짓는 적폐행위로 비난 받아사회2019년 8월 기준 경북의 인구는 총 266만명으로 2015년 270.3만명을 기록한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2009년 267만명이었는데 10년 만에 인구가 오히려 줄어든 셈이다.포항시가 50만명, 구미시가 41만명, 경산시가 26만명, 경주시가 25만명 등으로 주요 4개 시의 인구가 전체의 절반을 넘을 정도로 인구가 일부 지역에 집중돼 있다.다른 시∙군의 현황을 살펴보면 군위군은 2.3만명, 청송군은 2.5만명, 영양군은 1.7만명, 영덕군은 3.7만명, 청도군은 4.2만명, 고령군은 3.2만명, 성주군은 4.3만명, 봉화군 3.2만명, 울진군은 4.9만명, 울릉군은 9,700명 등으로 조사됐다. 10개 이상의 자치단체가 인구 5만명에 미달할 정도로 인구 감소현상은 심각하다.강원도의 기초자치단체의 인구 감소로 소멸위기에 진입한 것과 마찬가지로 경북의 기초자치단체 대부분도 머지 않아 정상적인 자치행정을 펼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인구를 늘리기 위해 귀농과 귀촌정책을 꾸준하게 펼치고 있지만 인구감소세를 전환시키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수도권과 너무 떨어져 있고 교통이 불편하다는 것도 단점으로 작용하고 있다.경북은 보수적인 지역이지만 진정한 보수의 가치가 무엇인지 보여주지는 못하고 있다. 폐쇄적이고 변화가 없는 지역 정치는 지역 정치인과 공무원을 ‘운명 공동체’로 묶었다.개인의 능력과 열정보다는 소속 정치세력이나 출신지에 따라 이합집산(離合集散)하는 것도 호남의 정치와 닮았다. 지역주민보다 계파의 보스에 먼저 충성을 맹세하고 공무원도 정치논리에 따라 줄 서는 문화가 형성돼 있다.지역정치의 후진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사건이 2019년 벽두에 터졌다. 예천군 의회의원들도 미국 연수 중 가이드를 폭행해 국제적인 망신을 당했다.변명과 거짓말로 일관하다가 진실이 밝혀졌지만 관련 의원들 대부분은 경징계 처분만 받았다. 지방의회 의원의 외유성 해외연수와 일탈행위에 대한 지역민의 공분은 허공에 쏜 신기루에 불과했다.예천군 의원들에 비난의 불똥은 공무원사회로 튀었다. 경북은 2019년 1월 공무원의 해외연수에 대해 일정, 방문기관의 타당성, 여행시기의 적정성 등에 대한 심사를 철저하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행 일정이 변경됐는데도 보고를 하지 않을 경우에 직장이탈금지 위반으로 징계할 계획이다.행정안전부에 따르면 2017년 기준 경북 지역 공무원이 비리로 부과 받은 징계부과금 8억2300만원을 납부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징계부과금은 공무원이 공금을 횡령하거나 금품 및 향응을 수수해 비리를 저질러 징계를 받을 경우 이익금의 5배 이내로 부과한다.2019년 4월 경북도청은 경북요양보호사협회를 통해 진행하던 요양보호사권익지원사업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2015년 이후 3년 동안 지급된 보조금 4억9,000만원 중 3억4,000만원이 부당하게 지출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관련 공무원 2명에 대해서도 징계처분을 내렸다.경북 도청은 도내 지방자치단체 공무원의 비위행위가 근절되지 않아 청렴도를 높이기 위한 방안을 수립하는데 고심하고 있다. 또한 30개 출자회사, 출연기관의 징계규정도 일원화할 방침이다.동일한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기관별로 제각각 적용해 형평성 문제가 지적됐기 때문이다. 공공기관장은 업무태만이나 비위가 적발되면 즉시 해임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현직 공무원과 퇴직 공무원의 연계고리를 끊는 것도 부패를 최소화하는 방안으로 고려되고 있다. 폐쇄적이고 혈연과 지연 및 학연으로 똘똘 뭉친 지역 공무원 공동체의 패거리 문화가 부패의 공생구조를 유지하는 기반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부패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퇴직공무원과 만난 경우에 신고를 의무화해 신고하지 않거나 허위로 신고하면 중징계 처분을 내려야 한다.퇴직한 선배 공무원들이 전관예우를 요구하면 거절하기 어려운 상명하복의 공무원 사회의 특성도 감안해 현직 공무원들에게 중압감으로 작용한다. 특히 인구의 이동이나 신분의 변화가 많지 않은 보수적인 지역은 ‘우리가 남이가’라는 연대고리를 거부하면 일상적인 생활조차 불가능하다.지난 수십 년 간 한국 사회를 말아 먹은 소위 말하는 적폐세력도 이러한 유형의 자양분을 토대로 성장하고 세력을 유지했다.경북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안동의 허허벌판에 휘황찬란한 도청 건물을 짓고 그들만의 커뮤니티를 유지하고 있는 것도 비난 받아 마땅하다. 공간이 남아 돌아 역사적 가치도 없는 허술한 전시물로 채운 도 청사를 보면서 견제세력이 없는 지역의 적나라한 지방자치 현실에 분노를 억누를 수 없었다. 오늘도 한국 곳곳에서 유사한 작태가 벌어지고 있는 중이다. ▶음식관광과 의료휴양관광산업을 육성하겠다는 구상도 코미디에 불과문화경북은 4대 도정목표 중 하나인 ‘세계로 열린 관광경북’을 달성하기 위해 관광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2017년까지 6차에 걸쳐 경북권 관광개발계획을 수립해 실천 중이다.경북의 유교∙가야∙신라 등 역사문화자원과 낙동강∙백두대간 친환경 녹색자원의 관광자원화를 통해 지역균형발전을 도모하겠다는 구상이다.광역관광자원을 개발하기 위해 2010년부터 2021년까지 2조8481억원을 투자해 3대 문화권 문화∙생태 관광기반을 조성하고 있다. 3대 문화권과 사업내역을 살펴보면 경주의 서라벌 연희테마단지, 문경의 백두대간 불교문화역사길, 고령의 수변역사누림길 등이다. 43개 지구에서 30개 사업을 추진 중이다.23개 시∙군에 걸쳐 최소한 1개 이상의 사업이 골고루 분산돼 있다. 포항만 보면 신라문화탐방 바닷길과 동해안 연안녹색길을 조성한다며 477억원을 투자했다.신라문화탐방 바닷길은 설화의 주인공인 연오랑세오녀테마공원을 짓겠다는 사업이다. 2011년부터 2017년까지 울릉군과 울진군에 수토문화전시관과 수토문화랜드를 조성하는데 300억원이 투입됐다.그 이외에도 낙동강 문화관광권 개발, 중부내륙권 광역관광개발, 동해안권 광역관광개발, 대구-광주연계협력권 관광사업, 백두대간권 관광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다. 백두대간에 탐방길을 조성하고 캠핌장, 밀리터리 레포츠센터, 산악 익스트림 스포츠 클러스터 조성 등이 대표적인 프로젝트이다.구미시, 포항시, 경주시, 안동시에 지역별 특화 MICE 도시를 육성하겠다며 연계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대구시, 구미시, 포항시의 의료시설과 영천군, 경주시, 안동시의 한방자원을 연계해 한방힐니스 의료휴양관광산업도 진흥할 계획이다.경주시 보문단지에는 블루테리파 관광의 거점을 조성할 방침이다. 지역의 대표 먹거리인 안동찜닭, 청송 달기백숙, 포항 과메기, 울릉도 오징어, 청도 추어탕, 경주 최부자손님상 등 대표 먹거리로 음식관광도 진흥하려고 추진 중이다. 경북은 경북한옥지원센터를 두고 한옥건립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기존의 건축자산을 보존, 활용하고 미래의 건축자산 건립비를 지원해 경북의 건축문화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이다. 지원하는 한옥의 규모, 한옥의 정의, 한옥 건축기준 등을 세부적 정리해 지원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도청 홈페이지와 도에서 발간한 관련 책자를 보면서 영혼이 없는 공무원과 양심이 없는 학자들이 야합하면 ‘허황된 이상한 나라’도 쉽게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여행을 좋아하는 필자도 경북지역을 골고루 다녀봤지만 경주와 안동을 제외하고 제대로 된 관광자원은 보유한 지방은 파악하지 못했다.차라리 경주와 안동만이라도 특화해 개발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판단된다. 경주도 지진 이후 관광객이 줄어들어 지역경제가 나락으로 떨어졌고, 안동도 한옥 몇 채와 탈춤만 갖고 대표 관광지로 부상하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음식 맛이 없기로 유명한 경북의 먹거리로 음식관광을 진흥시키겠다는 구상을 보고 헛웃음이 나왔다. 한방자원으로 의료휴양관광산업을 육성하고 한옥건축을 지원해 건축문화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계획도 코미디에 불과하다. ▶ 우수 인재를 유치할 수 있는 기업이 부족해 인재유출을 막을 수 없어기술경북은 1960~90년대 구미의 전자공업, 포항의 제철산업으로 한국경제의 버팀목으로 군림했다. 1997년 IMF 외환위기로 외국계 기업이 구미공단을 떠났고, 국내 기업들도 인건비가 저렴한 중국, 베트남으로 공장을 이전하면서 구미는 쇠퇴하기 시작했다. 포항도 광양 제2제철소가 건설되고 개발도상국이 철강을 자급자족하기 시작하면서 위축되고 있다.대구광역시에 위치했던 섬유와 기계 관련 기업들이 이주한 경산도 도약을 꿈꾸고 있지만 산업도시로 위상을 확보하기에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 포도농장과 논밭이 펼쳐져 있던 김천과 상주도 상전벽해(桑田碧海)말이 어울릴 정도로 공장이 많이 들어섰지만 도∙농 복합도시 수준에 머물러 있다.정치가 경제를 지배하던 산업화 시대에 위정자들이 자신들의 고향인 대구와 경북에 대규모 산업단지를 건설했지만 21세기 정보화시대의 변화와 보조를 맞추는데 실패했다. 1990년대 이후 TK가 한국 정치판에서 영향력이 축소된 것과 마찬가지로 경북 주요 산업도 침체기에 접어들었다.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로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고 있지만 기술인력의 부족이라는 난제를 해결하지 못할 것으로 판단된다.과거 도청이 소재했던 대구광역시에 주요 거점대학이 위치해 있고 행정구역상 경북은 고등교육에서도 소외됐다. 경북은 경산에 위치한 대구대, 포항의 한동대와 포항공대(POSTECH), 구미의 금오공대 등이 대표적인 대학이다. 영남대 경산캠퍼스와 안동대도 있고 일부 기술 관련 대학도 있지만 존재감은 약하다.구미의 금오공대는 전통적으로 전자공학과가 유명했고, 포항의 포항공대는 서울대 공대와 카이스트와 필적할 정도로 우수한 인재를 배출하고 있다. 한동대도 컴퓨터와 외국어 교육을 기본을 하며 글로벌 인재를 육성하는 대학으로 유명하다.대구대는 종합대학으로 지역의 거점대학인 경북대, 영남대의 그늘에서 벗어나기 위해 고군분투(孤軍奮鬪)했지만 소기의 성과를 달성하지는 못했다.경북의 대표산업인 전자산업, 제철산업, 섬유산업, 자동차 부품산업 등이 경쟁력을 잃은 것도 지역의 우수한 인재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포항공대나 한동대가 뛰어난 인재를 양성해도 지역 기업에 취직하기보다는 서울 등 수도권으로 전출되는 것도 인재유치의 한계점으로 지적된다.지역의 주력산업이 글로벌 감각을 지닌 ICT, 바이오 전문가를 수용할 수 없는 것도 아쉬움을 남는다. 인재와 산업을 유기적으로 융합하려는 정책도 전혀 보이지 않는다.필자는 개인적인 인연으로 구미를 자주 방문했었다. 1990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젊은이들로 넘쳐났지만 2000년대 이후 젊은 사람 구경하기가 힘들어졌다.공단에는 공장 이전으로 빈 공터가 생겨나기 시작했고, 그 자리에는 할인점과 아파트가 들어섰다. 지역정치들은 인구가 줄어드는데 아파트가 무슨 필요가 있으며 할인점으로 지역경제를 살릴 수 없다는 원리조차 파악하지 못했다.구미시도 뒤늦게 광주형 일자리를 모방해 구미형 일자리를 만들겠다며 야단법석(野壇法席)이지만 성공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대기업들도 ‘국민정서법’이라는 기상천외한 불문법이 지배하는 한국사회에서 비난을 받지 않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호응하는 시늉만 내고 있는 것이다.철저한 계산논리로 돈벌이에 약삭빠른 재벌기업들이 시장경제를 무시한 정치논리로 사업이 성공할 수 없다는 정도는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지역 정치와 정치인들이 기업과 산업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지만 정작 자신들은 무슨 잘못을 저지르고 있는지 인식하지 못한다. 기술의 발전과 인재육성도 기업이 주도해야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경북의 주요 도시는 성장잠재력이 충분하기 때문에 정책방향만 올바르게 설정하면 재도약도 불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경북도 기술경쟁력을 확보해야 경제가 살아나고 사회와 정치가 활성화된다는 진리를 깨우치길 바란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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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26인구 증대를 위한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인구 감소는 더 가팔라져, 투입하는 예산에 비해 관광객 유치 효과는 미미해▲전북도청 전경(출처 : iNIS)▶음주운전조차 극복하지 못하는데 뇌물유혹 떨칠 가능성 낮아사회사회는 인구의 증감과 같은 통계, 단체장 등의 부정부패, 지역 구성원의 소양 등으로 평가하는 것이 적절하다. 2019년 4월말 기준 전북의 인구는 182만9273명으로 남자가 90만명, 여자가 92만명으로 여자가 2만명 가량 많다.2011년 187만4031명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매년 1000여명 내외로 감소하다가 2016년은 5000명, 2018년 1만7775명이 각각 줄어들었다. 2019년 들어서도 매월 1000명 이상이 줄어들어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전북은 2019년 기준 지난 4년간 저출산 관련해 1조3000억원을 투자했지만 출산율은 변동이 없었다. 완주, 진안, 장수, 무주 등 시골지역의 경우에는 분만 산부인과와 소아청소년과 의료시설이 전무해 출산율을 높이는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전북 지역 농촌에 산재한 다문화 가정을 지원하고, 이들을 위한 통역서비스, 산전∙산후 지원확대 등도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최선의 방안이지만 효과는 미미하다.지역에 청년층이 정착할 수 있도록 ‘전북 청년지역정착 지원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전북에 주민등록이 1년 이상 되어 있는 18~39세 청년이 대상이며 농업, 중소기업(제조업), 문화예술 분야에서 1년 이상 종사하고 있어야 한다.지원금은 매월 30만원씩 최대 12개월간 지급되지만 크게 매력적이지 못하다. 청년들이 지역에서 일하고 삶의 기반을 지역에 구축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목적이다.2019년 인구정책은 ‘출고전략(出高轉略)’인데 출생은 높이고 전출은 줄인다는 의미이다. 저출산과 인구유출에 대응하기 위한 최적의 방안이며 5대 중점 추진사항과 6개 분야 190개 세부사업을 진행하고 있다.5대 중점 추진사항은 인구 늘리기 실천협약, 표어 공모, 가족친화 분위기 확산, 인구교육, 인식개선 홍보 등이다. 인구가 감소하는 원인을 진단해 대책을 논의하는 기회를 자주 만들고 있지만 해결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출산을 장려하기 위해 소득세법을 개정해 자녀 1인당 기본공제액을 높여야 한다거나 출산장려금을 많이 줘야 한다는 주장도 현실을 모르는 공무원의 탁상행정의 산물에 불과하다. 인구가 줄어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구를 늘릴 수 있는 대책조차 마련하지 못한 것도 전북의 현실이다.농업기반의 경제와 고령화 심화, 청년층의 타지 전출 증가 등으로 인구감소는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판단된다. 진안군, 무주군, 장수군 등 3개 군은 인구가 3만명도 되지 않아 소멸가능성이 높은 지역으로 손꼽힌다.국민권익위원회에 따르면 2018년 공공기관 청렴도 평가에서 전북은 종합청렴도 4등급을 받았다. 김제시, 진안군도 4등급을 받았는데 특히 진안군은 2017년에 비해 2단계 하락했다.2016년부터 2018년까지 최근 3년간 전북 도공무원 징계는 117건으로 집계됐다. 음주운전은 전체의 17%인 20건이었다. 음주운전 20건 중에서 3건은 중징계, 17건은 경징계 처분이 내려졌다.윤창호법을 제정해 사회적으로 음주운전을 근절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겠다는 분위기가 강한데 공무원들은 전혀 고민을 하지 않고 있는 셈이다. 직원들에게 1중일에 2~3회 음주운전 근절 관련 이메일을 보내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공염불’에 그치고 있다.기본적인 상식을 갖춘 성인이라면 음주운전을 하지 않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고 지키기도 쉽다. 가장 쉬운 음주운전의 유혹조차 떨치지 못하는데 자신의 호주머니에 돈이 들어오는 부정부패 유혹에 넘어가지 않을 공무원은 많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음주운전을 단순 ‘기강해이’ 문제로 접근하는 것은 근시안적이라고 보는 이유다.불법행위에 연루된 직원의 징계절차를 지연시키거나 ‘솜방망이’처벌을 하는 것도 다른 광역지방자치단체와 유사한 수법이다. 공무원 출신이 지방자치단체장인 정치인으로 변신하는 것은 행정경험이 전무해 도행정을 이끌어나가지 못하는 정치인에 비하면 다행스럽지만 우려되는 부문도 많다.이권을 사이 좋게 나눌 수 있는 공무원 심리를 이해하는 내부 출신이 단체장이 되면 부패가 증가하고 최소한의 양심고백인 내부고발(whistle blowing)도 일어나지 않는다. 공천권을 쥔 정치인이 지역에서 기반을 닦은 행정공무원 출신을 선호하는 것도 행정의 효율성과 안전성보다는 폐쇄적이며 안전한 뇌물고리를 유지하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지방자치 25년의 그늘이지만 개선될 가능성은 낮다.전북은 산하 공공기관장과 임원의 최고 연봉상한선을 최저 임금의 7배 이내로 제한하기로 결정했다. 소득격차를 시정하고 공공기관의 모럴해저드(morale hazard)를 막기 위한 목적이다.자본주의 시장경제체제에서 공공기관 임원이라고 해도 능력이 탁월하고 성과가 월등하다면 급여를 7배가 아니라 10 혹은 100배 받는 것도 비난의 대상이 될 수 없다. 하지만 선거에 도왔다는 이유로 능력과 관계없이 정치적 고려에 의해 임명된 사람이라면 7배가 아니라 2배도 많다. ▶스포츠 이벤트로 관광객 유치하겠다는 발상도 망국적문화문화는 역사적 산물로 지역주민들이 대대로 목숨을 걸고 지켜나가야 할 유산에 해당된다. 전북의 문화재는 국보 8점, 보물 87점 등 총 822점의 문화재가 있을 정도로 많은 문화재가 산재해 있다.전주시에 위치한 조선 태조 어진을 제외하면 모두 익산시 왕궁리 사리장엄구와 연관돼 있다. 국보급 보물이라고 하지만 일반인에게 전혀 알려지지 않은 것이 대부분이라 별다른 감흥도 제공해주지 못하고 있다.전북도 전라남도와 마찬가지로 일제 식민지 시대의 역사적 잔재도 많이 남아 있는 편이다. 군산도 전라남도 목포와 유사한 특성을 지닌 도시인데 구도심 보존과 같은 문화재 정책을 펼치지 못하고 있다. 차이점은 문화유산의 가치의 경중이 아니라 정치적 역량이라고 볼 수 있다. 군산은 목포와 달리 김대중, 박지원과 같은 유력한 지역 정치인을 배출하지 못했다.중앙정부는 각종 보조금, 교부금 등으로 지방자치단체를 조종한다. 유물의 문화재적 가치와 상관없이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지원하기 때문에 5000년 역사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보존된 문화재는 많지 않다. 문화 전문가들보다 정치권에 기웃거리는 얼치기 문화인들이 문화정책을 펼치는 것도 이와 같은 악습이 유지되는 비결이다.전북은 관광 비수기인 겨울에 관광객을 지역에 유치하기 위해 ‘전북 겨울축제 5선’을 홍보하고 있다. 임실의 ‘산타축제’, 진안의 ‘마이산소원빛축제’, 무주의 ‘초리꽁꽁놀이’, 남원의 ‘동동동화’, 완주의 ‘윈터푸드페스티벌’ 등이다. 12월 20일부터 12월 31일까지 이어진다.지난 2년 동안 겨울철 축제를 활용해 17만명의 관광객을 유치하는 실적을 올렸다고 주장한다. 필자의 낮은 문화 이해도가 문제인지 몰라도 산타축제를 제외하고 축제의 명칭만으로 무슨 내용의 축제를 하겠다는 것인지 언뜻 이해하기 어렵다.전북은 관광객 유치를 위해 전국 규모의 체육대회 등을 유치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017년 세계 태권도 선수권대회, 2018년 전국체전을 개최했으며 2019년 전국소년체전, 2020년 생활체육 대축전, 2021년 프레잼버리, 2023년 세계잼버리대회 등이 예정돼 있다.각종 스포츠 이벤트는 단기간에 대규모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는 장점은 있지만 엄청난 예산을 투입해 설치한 시설물의 해체, 보존, 관리 등에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 ‘흰 코끼리’라는 비아냥을 듣는다.한국 정부가 낮은 국제적 국가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1986년 아시안게임, 1988년 서울 올림픽을 개최한 것까지는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다. 하지만 2002년 월드컵, 2002년 부산 아시안 게임,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2019년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등은 국가차원뿐만 아니라 지방자치단체 입장에서도 개최해서는 안 되는 대회였다.아직도 구시대적인 대규모 스포츠 이벤트로 지방정치의 부실과 단체장의 무능을 덮으려는 꼼수를 지역 주민들은 모르고 있어 한심하다. 지역의 유지 혹은 오피니언 리더라고 부르는 사람들은 지역에서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어 대규모 행사가 자신들의 작은 이익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지역과 국가적 손실에는 눈을 막고 귀를 막는다. 한심한 행태이지만 근절되지 않아 의식 있는 시민단체의 역할이 중요하다.▶몰락한 공단에 인재는 없고 육성정책도 보이지 않아기술기술은 공단과 같은 산업기반 시설, 지역에 위치한 기업의 유형과 규모, 지역에 위치한 대학과 인재유치 전략 등을 통해 평가할 수 있다. 전북의 대표적인 공단은 전주에 위치한 봉담공단, 군산장항공단, 익산의 보석가공단지 등에 불과하다. 봉담공단에서는 자동차 부품, 농기계 등을 생산하고 있지만 농기계만 나름 경쟁력을 확보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지역에서 배출되는 인재를 고용할 수 있는 산업기반이 취약해 인재유출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전북에는 전북대학교, 원광대학교, 우석대학교, 전주대학교, 군산대학교, 호원대학교 등이 있지만 지방거점대학으로 전북대가 가장 우수한 편이다.전북대도 지역에 위치한 자동차, 조선 등의 산업체에 보낼 수 있는 인력을 양성하지는 못하고 있다. 대부분의 지방 국립대가 ‘보편적인 지식을 갖고 있는 평범한 인재’를 배출하고 있는데 전북대도 이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는다.전북이 ‘전라북도 연구개발(R&D) 혁신방안’을 통해 지역을 발전시키고 인재를 유치하려고 노력하지만 구체적인 실행계획이 보이지 않는다. 전라남도가 ‘한전공대’을 설립해 전기 관련 인재를 육성하겠다는 것처럼 명확한 타깃(target)이 있어야 한다. 경상북도 포항시가 포스코를 기반으로 포스텍을 설립한 것과 유사한 정책을 수립해도 성공할 가능성이 높지 않은데 아쉽다.물론 군산의 조선산업과 자동차산업이 붕괴되면서 소위 말하는 ‘멘붕’에 빠졌을 가능성도 높다. 익산의 보석가공산업도 1970년대 이후 유명세를 떨쳤지만 존재감이 점점 떨어지고 있다.금속세공이나 보석가공업은 대규모 소재생산지나 소비시장에 인접하지 못하면 활성화되기 어렵다. 인도의 구자라트주나 아랍에미리트의 두바이가 보석가공업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는 것과 같은 이치다.보석가공업도 장인의 피와 땀으로 이룩할 수 있는데 충분한 우수 인력공급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탈리아의 밀라노가 뛰어난 장인들이 풍부해 섬유산업과 보석가공산업 등을 꽃피울 수 있었던 역사에서 교훈을 찾아야 한다.저렴한 인건비로 누구나 만들 수 있는 중급 수준의 보석을 가공하는 것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키울 수 없다. 익산에서 가공한 보석을 전세계 40여개 국가로 수출하고 있지만 인지도가 높은 것은 아니다.필자도 보석이나 금속세공품에 관심이 있어서 한국에서 유명한 장인들을 만날 기회가 적지 않았다. 이들은 만나보면 한결같이 뛰어난 손재주는 있지만 시대적 변화를 수용할 수 있는 철학이 없었다.한국을 제외한 글로벌 역사와 문화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데 글로벌 시민들이 선호하는 제품을 만든다는 것은 불가능함에도 불구하고 ‘우물 안 개구리’처럼 자신만만했다. 세상을 나가보지 않고 피상적이나 파편적인 지식으로 무장한 장인이 가진 한계라고 볼 수 있다.전북의 기술 문제점은 어떤 기술을 육성할 것인지, 어떤 대학에서 해당 임무를 담당할 것인지, 기술개발을 위한 인재를 어떻게 유치할 것인지 등에 대한 고려가 없다는 것이다.총체적 난국이지만 이러한 상황조차 인식하지 못할 정도로 태평스러워 보여서 미래가 암울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도대체 지역의 지식인들은 무슨 생각을 갖고 살아가는지 의문이지만 나름 열심히 노력하고 있을 것이라는 믿을 수밖에 없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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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04도청 소재지인 창원은 변변한 문화재조차 하나 없는 삭막한 도시로 대표성 잃어, 기계와 항공산업을 주력으로 성장하고 있지만 지역간 격차는 점점 벌어져▲경남도청 전경(출처 : iNIS)▶지역토착 세력과 공무원의 유착 및 묵인이 부패로 이어져사회2019년 4월 기준 경남의 인구는 336만명으로 2008년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김해시, 양산시, 진주시, 사천시의 경제가 호전되면서 인구증가를 견인하고 있다.특히 김해와 양산은 부산의 높은 주택가격으로 전출하는 인구가 유입되고 있으며, 진주와 사천은 항공산업을 육성하면서 관련 인력의 취직이 늘어나고 있다.양산은 신도시를 개발하면서 부산, 울산, 창원, 밀양 등에서 인구가 전입해 시민이 40만명에 육박하고 있다. 경남에서 100만 인구에 가까운 창원, 김해에 이에 인구 3위를 기록했다.진주는 사천의 항공우주산업의 활성화로 인구가 꾸준히 증가함에도 불구하고 4위로 떨어졌다. 창원은 과거 마산, 창원, 진해가 2010년 하나의 도시로 통합되면서 인구 100만명이 넘는 광역도시로 부상했다.경남은 청렴문화 정착과 청렴한 경남을 실현하기 위해 청렴도 향상방안에 관해 지역 공무원을 대상으로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경남도 공무원도 다른 지방자치단체와 마찬가지로 관급공사의 계약이나 계약 편의를 대가로 뇌물을 받은 공무원이 끊이지 않고 나타나고 있다. 경남은 보수의 아성이라는 평가와 더불어 기초 자치단체장이나 공무원이 지역주민의 묵인과 비호아래 비리행위에 자주 연루된다.경남 함양군의 경우에는 민선 군수 중 대부분이 각종 비리혐의로 임기를 제대로 채우지 못했다. 다른 시∙군도 토박이들이 지역 정치를 좌지우지하면서 공무원과 유착관계를 형성하고 있다.지방자치단체장들은 자신의 선거비용을 보전 받기 위해 공무원의 승진을 미끼로 뇌물을 받거나 지역 개발공사 등에 편의를 제공하면서 돈을 챙긴다. 지역유지와 토착세력들이 보수정당의 깃발을 들고 자동적으로 당선되면서 각종 비리유착과 부정행위가 사라지지 않는 것도 경남의 지방자치 특성이다.한국사회가 부패한 것은 공무원들의 업무관행과 자체 기업문화(corporate culture)라고 주장하는 ‘갑질’과 ‘부조리’가 사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인∙허가 업무가 부패의 온상이기 때문에 규제완화를 통해 공무원의 재량과 간섭행위를 줄여야 한다는 주장이 끊이지 않는다.한국이 부패했다고 믿는 국민이 90%를 넘는다는 여론조사결과도 있다. 부패를 제거하지 않으면 한국은 후진국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점점 높아진다.부패한 공무원 집단은 경찰, 검찰, 사법부, 일반 공무원 순으로 일반 공무원은 그나마 ‘좀도둑’에 불과하지만 국민생활 미치는 영향은 가장 크기 때문에 우선 순위를 두는 것이다.자치경찰제도를 도입한다고 주장하지만 미국 등 선진국처럼 돈벌이 눈먼 일부 지역 건달이나 유지들과 유착될 가능성이 높아 우려된다. 특히 토착세력이 발호하고 있는 지방자치단체에서 경찰의 부패, 지역호족들과 유착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자치경찰을 도입해서는 안 된다. ▶우수한 문화재는 많지만 관광객 유치로 이어지지 않아문화경남은 지역 정체성을 확보한 역사는 100년에 불과하지만 천년 도시의 명성을 이어온 진주, 찬란한 철기문화를 부흥시켰던 가야국의 도읍지였던 김해, 충무공 이순신의 얼이 서려 있는 통영, 해방 이후 한국 최고 시인 중 한명인 이은상의 고향인 마산, 한반도 최고 명산인 지리산을 끼고 있는 산청 등이 위치해 있다. 정작 경남 도청이 소재한 창원은 변변한 문화재 하나 없는 산업도시에 불과하다.경남이 중화학공업을 위주로 재편되면서 울산, 양산, 부산, 김해, 진영, 진해, 창원, 진주, 사천 등으로 이어지는 해안 지역은 경제적으로 발전한 반면 상대적으로 거창, 함양, 산청, 하동, 의령, 함안, 창녕, 밀양 등 내륙권에 위치한 지역은 경제 및 문화적으로 소외됐다. 경남은 산업화 시대에 먹고 사는데 정신을 집중하느라 정작 중요한 문화유산을 홀대하는 우를 범했다.산청은 천하 명산으로 불리는 지리산의 주봉인 ‘천왕봉’이 위치해 있으며 조선 중기 대표적인 성리학자 중 한 명인 남명 조식의 학문적 향기가 진하게 배어 있는 고장이다. 동의보감을 집대성한 명의 허준이 의술을 배웠다는 기록이 남아 있을 정도로 온갖 신비한 약초가 자생하는 지리산은 천혜의 문화 및 환경자원임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천년의 역사를 품고 있는 진주도 임진왜란 3대 대첩 중 하나인 진주대첩을 승리로 이끌었고, 천한 기생의 신분으로 장수조차도 하지 못하는 기개로 왜장의 목을 안고 남강으로 뛰어든 논개의 혼이 살아 숨쉬는 충절의 땅이다. 밀양이 ‘아랑’의 전설로 유명하지만 개인적인 정절을 지킨 것과 국가를 위해 목숨을 바친 것과는 차이가 있다.지역의 축제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것은 진주 유등축제이다. 임진왜란 당시에 남강을 건너 진주성을 공격하는 왜군을 경계하고 성 밖의 가족들에게 안부를 전하는 통신수단으로 유등을 띄웠다.2013년 서울시가 청계천에 유등을 띄우는 서울등축제를 개최하자 진주시는 거세게 반발했다. 2014년 서울빛초롱축제로 변칭을 변경하면서 갈등은 해소됐지만 지방의 오랜 축제행사를 베낀 것은 천박한 상술로 비난을 받아 마땅하다.거창군은 민간단체인 거창연극제육성진흥회를 중심으로 1989년부터 거창국제연극축제를 개최하고 있는데 거창군이 상표권 분쟁을 벌이고 있다. 연극제가 흥행을 이끌자 거창군과 군 문화재단이 자체적으로 연극제를 개최하면서 논란이 촉발됐다. 2017년부터 양측은 극한 대립을 지속하고 있다.경북 청도군이 개그축제를 부흥시킨 원조 개그맨을 배제시킨 채 지역축제를 추진하다가 좌초된 사례와 유사하다. 강원도 화천군도 유명작가의 집필실을 마련해 관광객을 유치했다가 해당 작가와 지역 정치인의 감정싸움이 확대되면서 결별 절차를 밟고 있다.합천의 영상테마파크도 나름 성공한 모델이지만 전국적인 관심을 유도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합천 해인사에 보관된 8만대장경도 국난극복을 위해 쌓은 정성과 1000년 동안 보관한 노력이 아름다울 정도로 훌륭한 문화유산이다. 경남은 많은 문화유산을 갖고 있지만 다른 지역에 비해 잘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예를 들어 통영시도 충무공의 얼과 혼이 서려 있는 한산도 제승당을 포함해 다양한 문화유산이 있지만 정작 상징물은 미륵산 해상케이블카와 마리나리조트로 홍보하고 있다.임진왜란 당시 수만 명이 목숨을 바쳐 지켰던 진주성도 잔디밭으로 전락해 역사의 흔적을 찾기 어렵다. 문화재를 보존하고 유지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일깨워주는 사례에 해당된다.2019년 5월 경남은 문화관광생태계를 조정하기 위해 콘텐츠코리아 랩 구축, 웹툰 캠퍼스 조성 등의 사업을 전개한다고 밝혔다. 문화와 결합된 스토리가 있는 관광을 활성화하기 위한 목적이다. 고용악화, 경기침체 등으로 인해 내수소비가 위축되면서 관광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도 문화관광생태계 조성에 나서고 있는 이유다.필자도 경남의 주요 관광지를 자주 방문하는 편인데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사람 구경하기 힘들 정도로 한산한 곳이 대부분이다. 하동에 위치한 청학동도 한때 한자와 전통예절을 배우기 위해 전국에서 사람이 몰려들었지만 현재는 사람 그림자도 보기 힘들다. 지방의 소멸위기를 관광산업으로 극복하는 일본의 ‘지방창생(地方蒼生)’전략도 벤치마킹하고 있지만 마땅한 해결책을 찾지는 못한 것으로 판단된다. ▶정체성도 파악하기 어려운 산업을 육성하는 것은 불가능기술경남의 주력산업은 항공우주산업, 조선해양산업, 자동차산업, 수소산업, 기계소재산업 등이며 지능형기계, 나노융합부품, 항노화바이오, 미래형자동차, 친환경선박 등을 육성하고 있다. 창원의 기계공단, 거제의 조선공단, 사천의 항공공단, 양산의 자동차 부품공단 등이 지역 경제를 이끌고 있다.창원의 기계산업은 담수화설비, 원전설비 등의 대표기업인 두산중공업의 침체로 주변 중소기업도 상황이 어렵다. 수출전진기지로서 국내경제에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편이지만 국내에서 기술력을 축적해야 하는데 정부의 정책이 변경되면서 해외에서 경쟁력이 저하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동안 호황시기에 기술개발을 게을리해 해외기업과 격차가 축소된 것도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거제에 위치한 대우해양조선이 현대중공업에 인수되면서 거제와 통영의 중소 부품업체들이 회생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조선산업과 기계, 부품 등 전후방산업이 붕괴될 것이라는 우려는 이미 표명되고 있다. 신아조선, 성동조선 등 중∙대형 규모의 조선소가 폐업하면서 지역경제는 나락으로 떨어졌다. 조선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3D프린팅 부품제조 등을 추진하고 있지만 ‘사후약방문’에 불과할 것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항공기부품을 제조하는 277개 기업 중 65%인 181개가 사천을 중심으로 한 경남에 집중돼 있다. 항공산업은 고부가가치 산업이면서 연평균 3% 이상 성장이 예상되는 미래전략산업이다. 기술개발과 부품인증 등을 위해서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고 진입장벽이 높은 편이다.일본의 기술력과 중국의 대규모 시장 등을 기반으로 한 경쟁력은 한국 기업이 뛰어넘기 쉽지 않은 장벽이다. 항공기 정비 MRO사업 등도 유망하지만 기술발전을 이끌 수 있는 우수 인재를 육성하기란 쉽지 않다.경남의 주력산업은 항노화바이오, 지능형기계, 나노융합부품, 항공 등이다. 창원시의 주력산업인 기계설비 분야에 소프트웨어를 융합하는 소프트웨어 융합클러스터 2.0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단순 생산 위주의 기계산업을 고부가가치 지식산업으로 육성해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기 위한 목적이다.스마트 산업단지로 주력산업의 고도화를 추진하겠다고 주장하지만 제조업 혁신을 이행하기에는 부족하다. 일본과 독일이 기계산업에 소프트웨어를 융합해 4차산업혁명을 주도하고 있는 것과는 비교된다.항노화산업은 한약재, 약초 등을 기반으로 성장하는 산업인데 함양이 2020년 산삼항노화엑스포를 개최하면서 주도한다. ‘일천년의 산삼, 생명연장의 꿈’이라는 주제로 엑스포를 개최하고 거창대학과 업무협약을 통해 인재를 육성하겠다는 전략이다.산청도 한약재를 기반으로 항노화산업을 육성하고 있는 중이다. 필자도 바이오산업에 관심을 갖고 공부를 오랫동안 했지만 젊음을 유지해 준다는 항노화산업이 무엇인지, 자생 약초로 가능한지 등에 대한 답은 찾지 못했다.경남은 수도권에 위치한 경기도보다는 제조업이 활성화된 지역이지만 지역의 인재육성은 제자리 걸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창원대학이 지역의 거점대학 역할을 수행하고 있지만 첨단산업이나 미래형 전략산업을 이끌 수 있는 인재를 육성하지는 못하고 있다.기계, 조선, 자동차부품 등의 기업에 일하는 기술자 대부분은 서울과 경기 지역 대학 출신이다. 지역 대학이 우수인재를 유치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대학이 후진성을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다.지난 40년 이상 지역에 우수한 기업이 다수 존재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인재육성에 실패했다는 것은 지방자치단체로서 직무유기에 해당된다. 경북 포항시가 철강 전문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설립한 포스텍, 울산광역시가 울산과기대(UNIST)로 조선과 자동차 관련 인력을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요즘 서울 소재 대학 출신들은 웬만한 급여와 복지여건을 제공해도 지방근무를 하지 않으려고 하기 때문에 지역의 인재유치는 점점 더 어려워진다.국내에서 섬유공업이 발달했던 대구광역시는 인재육성에 소홀히 경쟁력을 잃었지만, 이탈리아 밀라노는 디자인과 소재개발을 위한 인재를 키워 글로벌 섬유산업 경쟁력을 여전히 보유하고 있다.조금 늦은 감은 있지만 경남도 다양한 유인책을 제공해 지역 산업발전의 밑거름이 될 우수한 인재를 적극적으로 키워야 한다. 사천의 우주항공산업도 제대로 키우고 유지하려면 진주의 경상대학이 글로벌 경쟁력이 있는 인재가 배출할 수 있어야 한다.자동차부품, 조선, 기계 등도 지역의 거점 국립대학인 창원대학, 경상대학 등이 우수 인재를 발굴 및 육성할 수 있도록 지방자치단체가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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