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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한화는 창립 60주년을 맞이 하면서 금융, 에너지, 바이오 등을 미래성장동력으로 제시했다. 화약 제조/판매회사였던 한화는 적극적인 M&A를 통해 성장했다.김승연 회장은 주위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과감한 의사결정을 주도하면서 사업을 확장했지만 모든 M&A가 성공적이었던 것은 아니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고 하지만 금호아시아나그룹, 웅진그룹 등의 사례를 보면 한번의 M&A 실수가 수십 년간 일구어온 그룹을 공중 분해시킬 수 있다는 위험성도 인지해야 한다.한화의 기업문화를 진단하기 위해 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개발한 SWEAT Model의 2번째 DNA인 사업(Business)을 제품(product)와 시장(market) 측면에서 평가해 보자.◇ M&A로 덩치는 키웠지만 내실은 의문한화는 1952년 창업 후 1960년대 석유화학, 기계, 에너지로 사업영역을 확장했고, 1980년대 리조트와 호텔사업까지 진출했다. 1990년대 호황기를 틈타 다른 대기업과 마찬가지로 문어발 확장을 지속했지만 위기에 직면했다. 1997년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일부 계열사를 매각하고 부채를 줄이면서 32개 계열사를 15개로 줄이는 구조조정을 단행했다.핵심 계열사 위주로 선택과 집중을 해 내실성장을 하겠다는 것이 명분이었다. 두산그룹과 마찬가지로 구조조정으로 그룹의 규모가 쪼그라들었지만 살아남은 자들은 항상 기회를 얻기 마련이라는 격언을 믿었다.2000년대 들어 확장을 거듭했다. 2001년 망한 대우전자의 방산부문을 인수했고, 2002년에는 특혜시비 논란이 일었지만 대한생명, 신동아화재, 63빌딩을 인수해 덩치를 키웠다.2008년 대우해양조선의 인수전에 뛰어 들었지만 실패했다. 2008년 이후 글로벌 경영을 외치면서 태양광사업을 중심으로 해외기업의 M&A에 열중하고 있다. 미래 먹거리인 태양광산업에서 수직계열화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건설과 금융업을 중심으로 중국, 동남아시아, 중동 등 해외법인도 꾸준하게 늘리고 있다. 대한생명과 한화증권, 한화투자증권 등을 중심으로 한 금융사업, 한화석유화학, 한화케미칼, 한화솔라원을 축으로 한 에너지사업을 강조하고 있다. 신성장동력으로 태양광 에너지, 바이오, 금융∙서비스로 잡고 있지만 독점사업인 화약을 제외하고 뚜렷한 경쟁력을 가진 영역이 없다. 한화가 미래성장동력이라고 하는 사업들은 미래가 불투명하거나 한화의 역량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운 사업이라는 측면에서 부정적이다.태양광사업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침체의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다. 2013년 초 세계 최대의 태양광업체가 부도났다. 금융업도 국내외에서 활발한 사업을 펼치고 있는 한화생명을 제외하면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금융기업이 보이지 않는다.글로벌 전략으로 세계화, 현지화, 시너지라는 키워드를 제시하고 있다. 현지화를 위해 해외법인을 늘리고 있다. 중국, 동남아시아 등 시장에서 보험업 전망이 좋기는 하지만 사회적 인식이나 신뢰가 형성되지 않은 나라에서 보험업을 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이들 국가가 시장경제를 도입하고 있지만 여전히 사회주의 국가로 정치적 리스크가 높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사업은 성장도 중요하지만 리스크를 얼마나 잘 대비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한화보다 덩치가 큰 SK그룹도 2000년대 초부터 활발하게 해외사업을 펼쳤지만 미완의 성공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대한생명 인수 후 금융을 미래성장동력으로 삼아한화는 대한생명, 신동아화재를 인수하면서 생명보험, 손해보험, 투신운용, 증권 등 종합금융업을 영위할 수 있는 사업군을 갖췄다. 대한생명은 1946년 설립된 국내 최초의 생명보험회사로서 규모뿐만 아니라 상징성이 큰 기업이다.2002년 인수 후 10여 년 동안 부실을 털어내기 위해 경영혁신운동을 했고, 그룹의 숙원이던 사명까지 변경할 수 있었다. 한화생명은 국내사업을 정상화한 후 2009년 베트남에 이어 중국 등 신흥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다.베트남 현지법인은 100% 출자했다.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국가로 진출하기 위해 사업타당성 검토를 강화하고 있다.한화가 M&A를 통해 종합금융기업의 진용(陣容)을 갖췄지만 계열사 간의 시너지는 아직 나지 않고 있다. 고객이 가장 많고 덩치가 큰 한화생명을 필두로 공동마케팅을 벌여 시너지를 높인다는 구상이지만 효과적으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통합 금융세미나 개최, 콘텐츠 교류, 고객 DB활용 등을 통해 통합상품/서비스도 고려하고 있다. 개인정보보호법이 통과되면서 기업이 고객정보를 공동으로 활용하는데 제약이 있다. 무차별적인 DB마케팅이 어려워지면서 그룹의 계열사간 시너지를 내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한화가 금융업을 미래성장동력으로 삼아 역량을 집중하고 있지만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금융은 전통과 신뢰를 먹고 사는 사업이다. 한화가 보험, 증권, 자산운용까지 하면서 종합금융네트워크를 구축했다고 하지만 보험인 한화생명만 시장에서 인정을 받는 정도에 불과하다.그것도 국내시장에 한정된 것이고, 해외에서 제대로 된 사업은 하지 못하고 있다. 국내금융시장이 협소하고 금융기업의 시스템이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점도 금융업이 미래성장동력으로 적합한지 판단하기 어렵게 만든다.정치권이나 정부가 금융자산의 배분을 임의적으로 하면서 후진국의 경영자들은 제조업에서 돈을 벌면 금융을 하고 싶어 한다. 문제는 제조업과 금융은 성공요소가 달라 제조기업의 핵심경쟁력이 금융기업으로 성공하는 밑천이 되기는 어렵다는 점이다.국내 최고 기업이면서 제조머신이라고 불리는 삼성그룹조차도 해외 금융사업을 시도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삼성그룹은 홍콩에서 금융업을 하기 위해 지난 몇 년 동안 수천억 원을 투자했지만 성과를 내지 못하고 최근 조용하게 철수했다. 한화가 금융업에서 성공하고 싶다면 시장에서 신뢰를 얻어야 한다. 김승연 회장이 강조하는 의리와 신뢰가 시장에서 인정을 받아야 하지만 부정적인 인식이 오히려 강하다.김승연 회장이 횡령 등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점도 고민거리다. 삼성그룹도 삼성생명, 삼성화재 등 금융업을 하고 있지만 이건희 회장이 불미스러운 사건에 연루되면서 신뢰도가 하락했고 경쟁력이 약화됐다. 한화가 금융을 미래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하고자 한다면 환골탈태(換骨奪胎)하지 않으면 안된다.◇ 후계자가 밀어 부치는 태양광, 바이오 사업도 전망 어두워한화도 창립 60년이 넘어서면서 3세 경영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작년 김승연 회장이 1심 재판에서 실형을 선고 받아 법정 구속되었고, 2심 재판결과도 긍정적으로 보기 어렵게 되면서 경영공백의 장기화가 예상된다.김승연 회장의 나이가 다른 그룹의 회장들과 비교해 젊고, 3세의 나이도 어리다는 점이 걸리기는 하지만 경영권 승계논의가 불가피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문제는 후계자가 그룹을 이끌어 나갈 수 있는 경영역량을 보유하고 있는지 판단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김승연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은 공군에서 장교로 복무한 후 2010년 한화에 입사해 태양광사업을 전담하고 있다. 다른 그룹의 후계자들이 군대를 기피하는 것과는 달리 장교로 입대해 충실하게 복무한 점은 높이 평가 받을 수 있지만 경영능력은 별개의 이슈다.김동관 실장은 한화가 독일의 큐셀, 미국의 1366테크놀로지 & 크리스털솔라, 중국의 솔라펀파워 등 태양광업체를 인수하는 업무를 주도적으로 추진했다. 한화솔라에너지, 한화솔라아케리카 등을 신규로 설립해 태양광사업의 수직계열화를 이뤘다.문제는 태양광사업의 전망이 어둡다는 데 있다. 웅진그룹이 태양광사업에 쏟아 부은 자금 때문에 자금난으로 웅진코웨이를 매각했고, 삼성그룹조차도 그린에너지 사업의 불투명성 때문에 고전을 하고 있다. 미국의 태양광관련 기업을 인수해 경쟁력을 확보한다고 하지만, 정작 미국의 주요 기업은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해 독일, 일본, 중국기업의 파상공세에 도산하고 있다.김승연 회장이 김동관 실장의 성공신화를 만들어주기 위해 그룹차원에서 태양광사업을 지원하고 있지만 그룹의 주력인 한화케미칼조차 중국의 공세로 이익이 급감하면서 폴리실리콘사업에 대한 투자가 부담이 되고 있다. 중국기업들이 정부의 지원을 바탕으로 덤핑공세를 펴고 있다는 점도 국내 태양광 관련 기업들의 미래를 어둡게 만든다. 바이오 산업도 기술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해 선진국 일본조차도 실패한 영역인데, 한화와 같은 국내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지 의심이 드는 영역이다.바이오 산업도 신뢰를 구축하지 않으면 시장진입이 어려운 영역이다. 삼성조차도 바이오산업에 진출을 몇 번이나 시도하고, 지금도 천문학적인 자금을 투입하고 있지만 성과가 없는 영역이다.바이오의 미래를 얘기할 때면 등장하는 것이 실버산업이다. 일부 전문가가 2030년이면 OECD국가의 65세 이상 인구비율이 20%에 육박할 것이고, 지속적으로 실버산업이 번창할 것이라는 주장을 한다. 문제는 노년층 확대보다는 이들의 구매력이다. 현재 그리스, 이탈리아, 스페인, 포르투갈, 심지어 프랑스마저 과다한 복지지출로 국가부도 사태가 일어나고 있는데, 아무리 선진국이라고 해도 복지를 지속적으로 늘리기는 어렵다.오히려 세금이 늘어나고, 연금은 줄어들면서 노인층의 구매력이 지속적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일부 기업들이 주장하는 실버산업의 호황은 부유한 노인층이 늘어날 때 가능한 일이다. 세계경제가 저성장의 늪에 빠져 있어 정부가 향후 수십 년 동안 복지재원을 충분히 확보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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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1-12한국정책금융공사(이하 정책금융공사)는 한국정책금융공사법에 의거 2009년 산업은행에서 분리돼 설립된 기타공공기관이다. 관련 법률에 따르면 정책금융공사는 금융기관의 자금중개 기능을 활용해 중소기업의 자금 조달을 원활하게 하고, 지역개발, 사회기반시설의 확충, 신성장동력산업 육성, 금융시장 안정 및 그 밖에 지속 가능한 성장 촉진 등 국민경제의 발전에 필요한 자금을 공급∙관리함으로써 국가경쟁력 강화와 성장잠재력 확충을 통한 고용창출, 금융산업 및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에 이바지해야 한다. 정책금융공사의 윤리경영 현황을 진단하기 위해 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개발한 ‘8-Flag Model’을 적용해 보자. ◇ 정치적 영향, 업무 중복, 차입금 급증 등으로 리더십 발휘 한계◆ Leadership(리더십, 오너/임직원의 의지)금융공기업의 설립목적은 시장경제의 부작용을 막는데 있다. 불경기 때나 위험도가 높은 산업의 경우 일반 은행으로부터 운영자금을 지원받기 어렵기 때문에 금융공기업이 필요하다. 금융공기업이 경기후퇴를 최소화하고 경기호전을 대비해 지속적으로 투자를 유지하는 안전판 구실을 한다.정책금융공사는 고용창출 효과가 큰 금속주조업, 반도체제조업, 통신∙방송장비 제조업, 의료용 기기 제조업, 철도장비 제조업, 철도운송업, 전기통신업, 컴퓨터 프로그래밍 등을 13개 업종을 지정해 지원하고 있다.산업은행에서 독립할 때 한국도로공사, 산은금융지주, 현대건설, 하이닉스,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의 주식을 자산으로 받고 산업은행이 발행했던 산업금융채권을 부채로 이전 받았다. 현대건설과 하이닉스 주식 매각으로 자산건전성이 좋아졌지만 장기적으로는 부실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산업은행에서 넘겨 받은 산은금융채권의 금리가 7~8%대에 달해 이자상환도 벅차다. 중소기업 지원은 기업은행이, 대규모 해외 프로젝트 지원은 한국수출입은행이 선도하는 상황에서 정책금융공사가 이름에 걸맞은 역할정립을 하기에는 쉽지 않아 정체성(identity) 논란도 일고 있어 고민이 깊다.정책금융공사는 미래성장성이 높은 SOC사업을 미래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다. 고속도로, 고속철도, 항만, 발전소 등 SOC금융은 유럽계가 장악하고 있었지만 2008년 이후 유럽이 재정위기를 겪으면서 일본계가 급부상하고 있다. 아시아에서는 싱가포르 기업이 최고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중동이나 아프리카도 급성장하는 시장이지만 오히려 미국과 같은 선진국이 경기부양을 위해 SCO투자를 늘릴 가능성이 높다. 정책금융공사는 직원들을 선진국에 파견해 SOC투자를 위한 노하우를 습득하도록 독려하고 있다. 이를 위해 차입금도 늘려 잡고 있다.현 진영욱 정책금융공사 사장도 고질적인 병폐인 낙하산 인사로 모피아 출신이다. 다른 공기업 낙하산과는 달리 한화증권 등 일반 대기업 경영자도 역임해 시장친화적인 정책금융의 필요성을 주장한다. 그는 비전 2020으로 ‘대한민국의 성장동력을 창출하는 금융리더’를 제시했다.2020년까지 종합적인 업무 역량을 갖춘 대표 정책금융기관으로 육성하겠다는 것이다. 4대 중장기 전략 목표는 중소∙중견기업의 전략적 육성, 미래 유망 산업의 성장 잠재력 극대화, 지속가능 경영 체제 확립, 금융시장 안정기여 등이다. 비전이나 목표는 좋지만 정부정책에 대한 지나친 의존성, 유관 기관과의 업무 중복성, 차입금의 급증 등으로 새로운 정부의 개혁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 부실한 윤리헌장과 더불어 내부통제시스템 운영도 형식적◆ Code(윤리헌장)정책금융공사는 설립되면서‘부패방지 및 국민권익위원회의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윤리헌장과 임직원 행동강령을 제정, 선포했다. 윤리헌장은 5개 항으로 고객존중, 임직원의 상호존중, 국가와 사회에 대한 책임과 의무이행, 투명하고 공정한 업무수행 등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2009년 제정돼 2010년 1차례 개정된 임직원 행동강령은 공정한 직무수행, 부당이득 수수금지, 건전한 금융질서 확립 등의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 관련 내용을 보면 정책금융공사의 역사가 3년밖에 되지 않아 체계가 정립되어 있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한다고 해도 윤리헌장이나 임직원행동강령 등이 형식적인 수준이라고 판단된다. ◆ Compliance(제도운영)윤리경영을 조직 내부에 정착시키기 위한 제도로 내부통제제도 운용, 청렴계약 체결 의무화, 외부회계 감사제도 실시 등을 도입했다. 각종 자료를 보면 윤리경영 실천을 통해 공정한 직무수행과 건전한 금융질서 확립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내부통제제도를 통해 부당한 업무처리나 공정성을 침해하는 청탁 등을 적발하고 있다.내부통제를 위해 법무주관 부서장을 내부통제담당자로 지정했고 임무는 윤리강령을 위반한 신고내용에 대해 조사, 신고인에게 결과통보이다. 신고인의 신분을 보장하는 조항이 있기는 하지만 무기명을 인정하지 않고 있어 신고행위가 활성화될지는 의문이다.금융민원센타는 금품/상품권/선물 등의 요구 및 수수행위, 향응 등의 요구 및 수수행위, 대출 및 인사 등의 청탁행위, 중소기업대출 관련 꺽기, 커미션 요구행위, 직무유기, 근무기강해이 등의 신고를 접수한다. 일반 민원은 별도의 제도를 통해 받고 있다.정책금융공사는 2012년도 국정감사에서 금융기관임에도 불구하고 금융감독원의 검사를 한번도 받지 않았다고 지적을 받았다. 내부통제가 제도로 운용되고 있는지 객관적으로 평가 받을 수 있는 기회를 갖지 못한 셈이다.감사원 출신이 감사를 역임하고 있으며 신생조직의 업무기반을 확립하게 위해 신규/경력직원의 충원, 교육, 조직문화 형성 등의 과정을 진단하고 감독하는 역할을 했다고 주장하지만 자체감사 실적이 매우 저조하다. 사전예방 지도감사 기능을 체계적, 능률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E-감사시스템을 구축 중이며 감사행정시스템, 상시모니터링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라고 한다. 위험도가 높은 분야에 감사역량을 우선적으로 투입하는 RBA(Risk Based Auditing)시스템도 고려 중이다.2010년 감사원은 정책금융공사를 감사한 후 시장마찰 여부 등에 대한 판단기준 미비로 한국정책금융공사의 정체성 미흡, 한국정책금융공사 간접대출 설계 부적정, 해외자원 개발사업 검토절차 부적정, 정책금융 영역인 기금대출 업무 미취급, 한국산업은행 등 산은금융지주 자회사에 대한 배당정책 수립 미흡, 신성장동력산업 육성펀드 위탁운용사 선정업무 부당 처리, 중소∙벤처기업투자조합 위탁운용사 선정 부적정, 신입 및 경력직원 채용업무 불철저 등을 지적했다. 결과적으로 정책금융공사가 주도적으로 추진한 업무 대부분에서 부실이 드러난 셈이다. ◇ 내부고발자를 양성하기 위한 교육과 직원의 눈높이 대화가 중요◆ Education(윤리교육 프로그램)대부분의 조직은 윤리교육을 외부 유명강사 몇 명 불러다가 훈계를 들으면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윤리경영 실천을 위해 윤리경영 교육을 정기적으로 실시해 임직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내고 있다.전직원을 대상으로 성희롱 예방, 공직기강 확립을 위한 특별교육,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와 노블레스 오블리주, 금융사고 예방과 윤리경영, 내부정보 유출 금지 등의 주제로 윤리교육도 실시한다. 핵심은 프로그램이나 강사가 아니라 교육내용의 적합성이나 현실성이다.정책금융공사는 직원의 불과 300여명에 불과하고 대부분이 고학력자라 형식적인 교육이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다. 최근 어떤 기관의 간부로부터 신입직원들이 내부의 윤리갈등으로 인해 퇴사하는 경우가 많다는 얘기를 들었다. 소위 말해서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불의를 보고도 눈을 감거나 고개를 돌리는 기성세대와 신세대들은 다르다. 그동안 조직의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지는 비윤리적 행위를 직접 지적해 곤혹스럽다고 한다.정책금융공사는 비윤리적인 행위로 사법처벌을 받은 사례가 공식적으로 없으나 막중한 권한과 집행자금규모를 감안하면 부정부패의 소지가 없다고 보기 어렵다. 화이트칼라에 의한 금융사고는 동료의 내부고발을 통하지 않고는 예방하기 어렵다는 측면에서 내부고발자 양성을 위한 윤리교육이 강화돼야 한다. 윤리교육은 이론위주가 아니라 조직 내부의 사례위주로 할 경우 교육효과가 높다. 필요하다면 역할연기(role playing)과 같은 실습을 병행해 과정에 참여할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 Communication(의사결정과정)사기업과는 차이가 있지만 공기업도 리더의 행동과 사고가 조직 전반의 분위기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현 진영욱 사장은 관료출신이기는 하지만 모든 것을 대화하고 토론을 통해서 풀어나가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리더라고 한다.모든 직원과 인터뷰를 해 보지 않았지만 직원과 소통하는 도구를 대화로 인식한 모양이다. 대화의 형식, 주제가 대화를 한다는 원칙보다 더 중요하다. 대부분의 경영자는 경영목표를 일방적으로 제시하거나 훈계조의 대화를 선호하는데, 직원이 듣고 싶은 화제를 꺼내는 것이 필요하다.외부 관련 기관과 의사소통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 2012년 7월 정책금융을 담당하는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무역보험공사 등과 ‘해외 프로젝트 수주확대를 위한 정책금융기관간 공동 적용업무 가이드라인에 합의했다. 국내 기업이 사업비 2조원 이상의 해외 프로젝트를 수주할 경우 대상사업에 대한 정보공유, 사업 적격성 평가, 지원 필요성 판단 등을 하고 과당경쟁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들 4개 정책금융기관의 수장이 대부분 모피아 출신이고 선후배 사이라 합의가 가능했다고 한다. ◇ 대기업 편중지원에 대한 비난, 해외자원개발 투자 부실 논란 극복해야◆ Stakeholders(이해관계자의 배려)민간 금융기관은 녹색산업이 수익성과 안정성이 낮다는 이유로 적극적으로 대출을 하지 못한다. 이런 문제점 때문에 고안한 방법이 ‘온랜딩 대출(On-landing)’이다. 정책금융공사가 금융회사에 자금을 제공하고 금융회사는 중소기업에게 저금리로 대출을 해주는 제도다.사업 아이디어가 좋지만 대출금리가 높아 사업추진을 망설이는 중소기업 중 미래의 먹거리를 만들어 내는 기업을 집중적으로 지원한다. 정책금융공사는 이런 방식으로 2009년부터 4,200여 개 중소기업에 약 6조원 이상을 빌려줬다.또한 공사는 그린(Green) 팩토링, 녹색펀드, ESCO(에스코, 에너지절약전문기업) 민간융자자금 조성 등 맞춤형 금융지원 방식으로 녹색산업을 육성한다. 그린 팩토링은 LED조명에 대한 금융지원을 에스코 및 태양광산업까지 확대하는 에너지 효율화 사업을 말한다.2011년 정책금융공사가 지원한 금액 11조 5,146억 원 중 63.7%인 7조 3,311억 원이 대기업 중심의 신성장, 녹색성장, 지속가능산업에 지원됐다. 공사설립의 근본목적인 중소기업, 중견기업에 대한 지원은 20% 수준에 불과하다는 지적에 대해 2009년부터 포함하면 40%이상은 된다고 주장한다.2012년 국회 국정감사에서 정책금융공사의 대기업 편중 지원에 대해서 지적이 많았다. 신성장동력은 대규모의 투자가 필요하면서도 성공확률이 낮은 고위험 사업이라 중견기업보다는 대기업에 적합한 것은 사실이다. 정책금융공사의 고민도 여기에서 출발한다.그러나 그린산업을 예로 들자면 반드시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독일, 미국 등의 그린산업관련 기업 대부분은 중소 및 중견기업이다. 한국의 관료나 금융기관 종사자들이 아직도 대규모 공장을 기반으로 하는 제조업 편중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공사가 사업위험 부담을 회피하기 위해 본업보다는 부업에 치중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을 받고 있다. ◆ Transparency(경영투명성)정책금융공사도 다른 공기업과 마찬가지로 해외사업에 목을 매고 있다. 자금조달의 목적뿐만 아니라 동남아시아, 중동, 중남미, 중앙아시아 등의 국가 인프라사업에 대한 투자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 공개된 자료에 의하면 공사의 해외자원개발 관련 대출은 2010년 7억 800만 달러, 2011년 2억 7,500만 달러, 2012년 9월 말 현재 6억 6,000만 달러다.공사 출범 이후 16억 4,300만 달러, 약 2조원 규모다. 그러나 국회 예산결산특위가 채택한 ‘2011 회계연도 결산 검토보고서’에 따르면 해외 석유∙가스 개발에 10조원 이상을 퍼부었지만 해외에서 생산된 물량이 직접 국내로 도입된 실적은 전무하다. 엄청난 국가재정이 투입되었지만 의사결정과정이나 경영실적에 대한 자료는 공개되지 않고 있어 의혹만 커지고 있다.금융위원회는 여신 담당자가 중소기업, 창업자에게 내부 규정에 따라 대출을 했을 때 사후에 부실이 발생해도 책임을 묻지 않기로 했다. 고의나 중과실이 없다면 문제 삼지 않겠다는 것이다. 다만 대출 시 내부 절차를 준수하고 신용조사, 사업성 검토를 충실히 해야 한다. 결국 내부업무 매뉴얼이 얼마나 잘 정리되어 있느냐에 따라 경영투명성이 보장된다. 대출과정뿐만 아니라 정책금융공사가 지분을 보유한 기업의 매각, 지분매각도 마찬가지 상황이다.초대 유재한 사장도 하이닉스 매각과정에서 보인 부적절한 언행으로 낙마를 했고, 2대 진영욱 사장도 한국항공우주산업의 민영화에서 명확한 자세를 취하지 못하고 있다. 노조와 야당은 알짜 공기업을 재정능력이 부실한 대기업에 파는 것을 반대한다. 정권 말에 특혜로 보일 수 있는 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할 필요가 낮다는 것이 외부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국내기업의해외진출을 돕고 미래수종사업을 개발하기 위해 해외진출을 하는 것 자체는 좋다. 하지만 막대한 규모의 외자를 도입해 해외프로젝트에 투입하겠다는 발상은 매우 위험하다. 선진국 금융기관이나 정부투자기관이 정책금융공사보다 사업판단 능력이 없어서 SOC사업 투자를 최소화하는 것이 아니다. 이제 걸음마를 뗀 공사가 인재를 양성해 위험부담이 높은 해외사업을 무분별하게 펼치는 것은 잘못된 의사결정이다. 정치적 고려가 아니라 사업성을 충분하게 검토하고 내부프로세서에 의해 의사결정이 되었는지 밝혀야 한다. ◇ 공사설립 목적에 맞게 비전과 미션을 다시 점검해 윤리경영실천강령 보완 필요◆ Reputation(사회가치 존중)MB정부 들어 범정부적 성장전략 일환으로 추진된 녹색성장이 부실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태양광, 풍력, 조력 등 신재생 에너지 개발에 초점을 맞췄지만 효과는 미미하고 공급과잉의 상태다. 대기업들이 관련사업에 무작정 뛰어들었고, 금융기관도 ‘묻지마’ 대출을 해 줬다. 웅진그룹의 부실과 더불어 표면화되었지만 전수조사를 거친다면 부실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본다. 경제논리를 무시하고 정치논리로 접근한 대가는 가혹하다 못해 처절하다.정책금융공사는 산업은행을 민영화하지 않으면 구조적으로 흑자를 내기 어렵다. MB정부 들어 산업은행이 가계대출을 시작하면서 민영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지만 바람직하지는 않다. 기업은행과 산업은행을 민영화한다는 구상을 했지만 중소기업 보호와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정책금융 역할이 사라지지 않을까 우려한다.정책금융공사가 외자를 차입해 중소기업 대출을 하면서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데 정작 정부는 배당을 요구한다. 2012년 기획재정부는 균형재정 달성을 위해 공기업 배당목표를 6,500억 원으로 편성해 중소기업은행과 정책금융공사의 부담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하이닉스,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의 주요 주주인 정책금융공사가 관련 기업을 매각하면서 대기업에 편중되는 것도 비난을 받는다. 부실경영으로 망해가는 기업을 막대한 국민세금으로 살려놓고, 다시 재무구조가 취약한 대기업에게 되파는 것은 문제가 있다.매각규모가 너무 커서 대기업이 아니면 인수할 주체가 없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그렇지 않아도 대기업 위주의 성장일변도 정책이 산업의 편중, 사회의 양극화를 심화시켰다는 비난이 높은 상황에서 국민적 지지를 받기 어렵다. 재벌의 비도덕적 경영도 부정적 인식을 증폭시키고 있다.공기업의 설립목적이 국가경제의 발전을 위해 사기업이 경제성 운운하면서 하기 어려운 영역을 담당하기 위함이다. 정책금융공사도 우수중소기업을 지원하고 미래성장동력 확보라는 미션을 잊어서는 안된다. 그리고 그 재원은 국민세금에서 나온다는 사실도 명심해야 한다.정치적 고려에 의한 경제정책의 수립이나 자금지원의 결과가 좋지 않았다는 역사적 사실도 기억해야 한다. 국가정책은 국민적 합의에 의해 도출돼야 하고 모두가 흔쾌히 동조할 수 있어야 한다. 정책금융공사의 임직원도 공사의 비전, 미션을 다시 한번 더 점검해 윤리경영 실천강령을 현실화해야 한다. ◇ 8-Flag Model로 측정한 정책금융공사의 윤리경영 성취도▲ 그림 8-1. 8-Flag Model로 측정한 정책금융공사의 윤리경영 성취도지금까지 진단한 내용을 바탕으로 ‘8-Flag Model’로 측정한 정책금융공사의 윤리경영 성취도를 종합하면 [그림 8-1]과 같다. 전체적으로 리더십, 제도운영, 의사소통, 이해관계자 배려는 보통수준이다. 하지만 나머지 4개인 윤리헌장, 윤리경영교육, 경영투명성, 사회가치 존중은 낙제점이다. 리더십은 대체적으로 훌륭한 수준은 아니지만 무난하게 발휘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경영투명성이나 사회가치 존중은 개선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특히 우려할 사항은 정책금융공사가 2011년부터 본업인 중소기업 육성과 지원이 아니라 녹색산업 부문 등에서 대기업 편향적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 다른 기관과의 업무 중복으로 인한 정체성 논란, 해외 차입금으로 사업성이 불투명한 무리한 해외사업 지원 등이다. 공기업의 생명은 철저한 도덕성과 투철한 사회책임인식인데, 양자를 모두 중시하지 않고 있어 새 정부에서 상당한 논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리 가능성이 높다.중요한 국가정책결정이 특정 정당이나 정부의 사리사욕에 맞춰 휘둘린다면 국가의 미래는 암울하게 된다. 공기업의 윤리경영을 먼저 다루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정책금융공사가 윤리경영을 확립하기 위해 어떤 부문을 고민해야 하는지 제시했으므로 이행여부는 사장과 임직원의 손에 달렸다. 막중한 권한에 상응하는 책임을 완수해 주기 기대한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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