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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기업 중에서 형제간 우애를 강조한 회사치고 조용하게 승계가 이뤄진 곳이 드물다. 두산그룹·금호그룹·현대그룹 등이 이른바 ‘왕자의 난’을 겪었다. 그룹의 경영권을 독식하기 위한 형제간 골육상쟁(骨肉相爭)의 대결로 이미지가 추락했다.우리 속담에 ‘부자 3대 없고 거지 3대 없다’는 말이 있다. 재벌 대부분이 3대로 넘어오면서 위험에 도전하기 보다는 현상유지나 편법으로 부를 승계하는 방안에 골몰하며 위기를 자초하고 있다. 일부 경영학자는 한국식 재벌의 수명이 다했다는 극단적인 평가조차 내놓고 있는 실정이다.효성그룹은 창업자인 조홍제에서 2세 조석래로 이어진 후 3세인 조현준·조현문·조현상이 경영 전면에 나서며 갈등이 시작됐다.2013년 2월 조현문이 보유하고 있던 효성 주식을 처분한 이후 같은 해 5월부터 국세청·검찰 등의 조사가 시작됐다. 오랜 기간 동안 진행되고 있는 효성의 내부고발 사건을 분석해 보자. ▲ 조현문의 내부고발 진행 내역 [출처=국가정보전략연구소(iNIS)]◇ 조직 부정행위 척결에 대한 의견 대립이 내부고발 유도조현문의 내부고발은 공식적으로 2014년 6월부터 시작됐지만 그 징조는 2011년부터 있었다고 볼 수 있다. 조현문이 국내 한 언론에 보낸 이메일에 따르면 ‘2011년 조석래 회장에게 그룹 내 불법비리를 이대로 두면 안 된다. 가족들 모두가 감옥에 갈 수 있다’고 호소했기 때문이다.하지만 조석래는 ‘내 회사를 내 뜻대로 경영하는데 네가 무슨 상관이냐. 차라리 나가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 조현문은 이 대답을 듣고 곧바로 회사를 떠났다고 주장했다. 회사를 그만둔 후 형제들과 갈등을 겪으면서 내부고발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효성의 2대 회장인 조석래는 세 아들을 모두 효성에 입사시켜 경영수업을 받도록 지시했다. 첫째 아들부터 막내까지 나이 차이가 불과 3살로 큰 아들이라고 해도 확고한 권위를 갖기 어려운 구조다. 어찌되었건 3형제는 후계자로 낙점받기 위해 선의의 경쟁을 벌인 것으로 보여진다.내부고발자인 조현문은 둘째 아들로 미국 하버드대에서 법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법률 전문가다. 미국 뉴욕주 변호사 자격증을 취득한 후 1998년부터 미국 로펌에서 근무하다 1999년 조석래 회장의 지시에 따라 귀국했다. 효성에 입사한지 1년 만에 이사를 거쳐 2006년 부사장으로 승진한 후 중공업사업그룹(PG)장을 맡았다.중공업사업그룹에 근무하면서 계열사 전반에 걸쳐 만연한 부정과 비리를 직접 목격하면서 바로 잡아야겠다는 생각을 가졌다.부정행위를 적발해 관련자를 징계하면서 내부 임직원의 반발이 거세졌다. 조석래 회장에게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보고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한다.결국 2013년 2월 조현문은 효성을 떠났고 오비이락(烏飛梨落)처럼 사정기관의 칼날이 효성으로 향했다. 국세청·검찰의 대대적인 수사가 진행됐으며 검찰은 2014년 1월 조석래 부자 등 5명을 기소하는데 성공했다. 1심 재판이 시작되자 조현문은 그해 6월부터 아버지와 형제를 포함한 경영진을 배임·횡령 혐의로 고발했다.2018년 9월 서울고등법원은 조석래에 징역 3년에 벌금 1352억원, 조현준에는 항고를 기각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이 유지됐다.2020년 12월 대법원은 조석래 사건은 파기환송하고 조현준은 집행유예를 확정했다. 올해 10월부터 조석래의 파기환송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조현문의 내부고발에 대해 조현문의 대응은 2017년 3월 협박 혐의로 고소한 것이다. 조현문은 2016년 9월 검찰이 소환한 후 해외로 출국해 연락이 되지 않았다. 따라서 검찰은 소재 파악 불가로 기소를 중지한 이후 지난해 1월 조현문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올해 11월 조현문은 강요 미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으며 관련 재판이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조현문이 자신이 보유한 효성 비상장 계열사 주식을 조현문이 고가에 매수하지 않으면 위법 행위가 담긴 자료를 검찰에 넘기겠다고 협박했는지가 쟁점이다. ◇ 재벌 자정기능 상실해 내부통제시스템 정립 시급조석래 회장은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당시 효성물산의 부실을 감추기 위해 미국·독일·홍콩· 싱가포르에 있던 판매법인 4개 자회사의 손실을 축소했다.2006년 분식회계 사실을 공개하며 위기를 돌파했지만 조현문의 내부고발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의 충격을 줬다. 효성 내부고발이 주는 사회적 시사점은 다음과 같다.첫째, 우리나라 재벌은 내부 자정기능을 상실해 효과적인 내부통제시스템을 구축하지 않으면 정상적인 경영이 불가능할 수준에 도달했다.조현문은 미국 변호사 자격증을 갖고 있으며 2001년 발각된 미국 에너지 대기업인 엔론의 부정회계 사건의 파장을 잘 파악하고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조현문이 조석래 회장에게 ‘가족 모두가 감옥에 갈 수 있다’며 부정행위를 중단해야 한다고 조언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부사장 직책을 맡고 있던 조현문이 감사와 협의를 통해 부정행위를 근절시키기 위한 방안을 모색할 수 있었지만 의미가 없다고 판단했을 것으로 보인다.재벌 오너는 제왕적 리더십을 강조하며 자신의 생각과 다른 직원을 용납하지 않기 때문이다. 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개발한 내부통제시스템이 오너나 최고경영자(CEO)로부터 독립된 감사의 역할을 중시하는 이유다. 내부통제시스템이 오너의 부정적 영향력으로부터 자유로워져야 ESG(환경·사회·거버넌스) 경영이 완성된다.둘째, 기업의 오너는 공과 사를 명백하게 구분하지 못하면 배임과 횡령으로 처벌될 위험을 안고 사는 사람이다. 오너 일가는 핵심 기업의 쥐꼬리 만한 지분으로 순환출자라는 편법을 통해 수십 혹은 수백 개의 계열사를 통제하며 회계를 마음대로 주무른다.재벌은 그룹에 대한 지배력을 높이기 위해 가족 소유 기업에게 일감을 몰아주거나 상식 수준 이상의 혜택을 주는 경영관행을 금과옥조(金科玉條)처럼 유지하고 있다.회사 자금으로 고급 자동차나 주택을 구입해 사적으로 활용하면 횡령에 해당된다. 불법 비자금을 조성해 개인적으로 유용하는 사례도 비일비재하다.오너가 낮은 지분율을 높이고 상속세를 마련하기 위한 목적으로 계열사 합병을 추진할 때 합병비율을 산정하는 과정에서도 배임이 발생할 여지가 높다. 삼성그룹이 에버랜드 전환사채 발행, 에버랜드와 삼성물산의 합병 등의 과정에서 선택한 편법도 비슷한 관점에서 볼 필요가 있다.셋째, 사회 정의를 목적으로 내부고발을 하는 사람이 사소한(?) 실수나 불법을 저질렀다면 처벌하지 않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실제 국내 내부고발자 대부분은 사회 정의를 위해 목숨을 걸었지만 수사기관이 적극적으로 보호조치를 취하지 않아 위험한 상황에 처해졌다.조현문도 형제들과 다투는 과정에서 자신이 보유한 주식의 처분을 빌미로 협상을 진행했던 것으로 보인다. 상장기업이 아닌 비상장기업이고 그것도 대기업에 종속된 기업의 주식을 타인에게 매각하기란 어렵기 때문이다. 비상장기업의 주식 가치를 합리적으로 산정하기도 쉽지 않다.조현준은 조현문을 협박죄로 고소했고 검찰도 기소했다. 재판과정에서 가족 간의 은밀한 대화 내용이나 내부거래 사실이 드러날 가능성이 높다.검찰이 조현문의 내부고발을 기반으로 효성의 부정행위를 처벌했기 때문에 조현문이 사회정의에 기여했다는 것은 부정하기 어렵다. 일부에서 조현문을 이단아로 부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 계속 -▲ 민진규 국가정보전략연구소 소장 [출처=iNIS]*칼럼 내용 문의 : 민진규 국가정보전략연구소 소장(stmin@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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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262022년 11월29일 서울특별시 송파구 잠실에 있는 롯데호텔에서 ‘제1회 한-사우디 주택협력포럼’이 개최됐다. 사우디아라비아가 국가미래전략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네옴시티’ 등에서 양국이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이다.삼성그룹·SK그룹·현대차그룹·CJ그룹·한화그룹 등과 함께 두산그룹도 해당 프로젝트에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국내에서 ‘제2의 중동 붐’이 올 것이라며 설레는 것과 달리 미국·서유럽·일본·중국 등은 네옴시티에 관심을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그 이유가 무엇일지 궁금하다.두산도 원자력과 해상풍력 관련 사업을 펼치고 있는 두산에너빌리티를 통해 소형모듈원자로(SMR) 개발에 참여하길 희망한다. 윤석열정부가 탈원전정책을 폐기하며 원전 관련 기업은 적극적으로 해외 진출을 추진 중이다.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두산은 2005년 박용오 전 회장의 내부고발로 신뢰에 큰 타격을 받았다. 골육상쟁의 상속분쟁을 겪는 다른 재벌과 달리 형제경영을 장점으로 내세웠던 두산이라 일반인조차 배경에 대해 궁금증을 가졌다. 박 회장이 촉발한 두산의 내부고발 사건을 분석해 보자.▲ 박용오 전 회장의 내부고발 진행 내역 [출처=국가정보전략연구소(iNIS)]◇ 오너의 밀실경영이 빚은 대참사로 각인박 회장은 창업주인 박두병의 둘째 아들로 형인 박용곤에 이어 1996년부터 2005년까지 두산 회장직을 맡았다. 두산은 식음료·경공업·생활문화 등 내수산업 위주로 사업을 펼치다가 경영난을 겪으면서 1995년부터 구조조정을 단행해 성공했다.다른 재벌이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로 해체되거나 사업이 축소된 것과 달리 적극적인 인수합병(M&A)으로 덩치를 키웠다. 박 회장은 두산을 중공업 중심의 수출기업으로 전환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하지만 2005년 차기 회장 자리를 동생인 박용성에게 물려주라는 형제들의 요구에 반발하다가 물러나면서 내부고발을 결행했다. 내부고발의 진행 과정은 다음과 같다.우선 2005년 7월17일 박용오를 제외한 박용곤·박용성·박용만 등은 가족회의를 개최해 그룹 회장을 박용오에서 박용성으로 바꾸기로 결정했다. 박 회장은 반발하다가 회장직을 내놓는 조건으로 두산산업개발의 계열분리를 요구했지만 묵살을 당했다고 주장했다.형인 박용곤으로부터 두산을 물려받을 당시 엉망이었던 경영을 정상화시킨 공로를 인정해 달라는 것이었다. 그럼에도 받아들여지지 않자 7월21일 동생인 박용성·박용만이 1700억 원의 비자금을 조성하고 800억 원대의 외화를 밀반출했다고 검찰에 고발했다.박 회장의 내부고발이 터지자 두산은 일단 내부고발자를 사회로부터 격리하는 조치로 대응했다. 내부고발이 언론에 밝혀진 당일 박용곤이 가족회의를 주재해 박 회장을 ‘반역자’로 규정하고 가족에서 퇴출시키겠다고 발표했다.두산이 오너 가문의 왕국도 아닐 뿐만 아니라 왕조시대도 아닌데 가족을 반역자로 규정하는 것 자체가 시대착오적인 발상이었다. 박 회장은 배신자라는 비판을 받자 자신이 대표이사로 재직하던 두산산업개발이 2700억 원 대의 분식회계를 저질렀다고 폭로했다.흙탕물 싸움이 진행되며 여론이 악화되자 결국 회장직을 물려받았던 박용성은 그룹 회장과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박용만은 그룹 부회장에서 각각 퇴진했다.마지막으로 형제간의 갈등은 언론에 대서특필되고 참여연대와 같은 시민단체까지 관여하면서 수사기관도 외면할 수 없었다. 검찰이 수사한 결과를 보면 오너 일가는 258억 원을 횡령하고 2838억 원 규모의 분식회계 및 비자금을 조성했다.박 회장과 박용성은 각각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과 벌금 80억 원, 박용만은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과 벌금 40억 원을 선고받았다.박용성과 박용만은 2007년 2월 노무현정부로부터 특별사면을 받았다. 오히려 대기업의 치부를 드러내 처벌을 받게 함으로서 사회정의를 실천한 박 회장은 특별사면에서 빠지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발생했다. ◇ 사법 카르텔은 로비로 수사기관 무력화두산의 장자인 박용곤이 박 회장을 반역자로 규정한 것과 달리 시민단체는 내부고발자로 지칭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자료에 따르면 2004년 말 기준 두산 오너 일가가 가진 지분은 4.95%에 불과했다.2005년 7월 기준 계열사 직원만 2만1000명이 넘는 대기업이 몇몇 오너 가족이 밀실에서 회장을 결정했다는 것 자체가 충격적이었다. 박 회장의 내부고발이 사회에 준 교훈도 여러 가지다.첫째, 창업자의 아들들이 돌아가며 경영을 맡는다는 이른바 ‘형제경영’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점이다. 경영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자녀에게도 경영의 기회를 공평하게 준다는 측면에서 상속분쟁을 피하는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부실경영의 위험은 피할 수 없다.형제경영을 전통으로 세우고 싶었던 금호그룹도 2010년 ‘형제의난’을 겪으며 분열됐다. 형제간의 갈등으로 그룹이 우왕좌왕했던 것은 삼성그룹·현대그룹·효성그룹·한진그룹·롯데그룹·대성그룹 등도 예외가 아니었다.현대그룹도 창업자인 정주영이 다섯째 아들인 정몽헌에게 그룹을 넘겨주자 다른 아들들이 반발한 ‘왕자의난’이 일어나며 사분오열됐다. 삼성그룹은 창업자인 이병철이 장자인 이맹희 대신 3남인 이건희를 후계자로 지명했지만 조용히 넘어갔다.둘째, 수사기관은 정권의 눈치도 보지만 사법 카르텔의 로비에 매우 취약해 실체적 진실을 밝히지 못한다. 1945년 해방 이후 최초로 재벌 회장이 구체적 근거를 갖고 내부고발을 단행했지만 수사결과는 초라했다. 박 회장이 고발한 불법행위에 관련된 금액이 수사로 밝혀진 불법자금의 규모가 많았다.당시 노무현정부는 부정부패와 단절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일선 공무원은 자신들의 기득권을 보호하기 위해 협력하지 않았다. 불법행위를 자행한 재벌이 호화로운 경력을 자랑하는 변호사로 법률팀을 구성해 변론하면 수사·재판결과마저 조율할 수 있다는 것을 충분히 검증해준 사건이다.셋째, 우리 사회에서 내부고발자를 배신자 혹은 반역자로 규정해 우호적인 여론을 조성하면 피고발자에게 동정하는 세력이 생긴다.아무리 백성에게 포악한 왕이라고 해도 신하가 왕을 처단하면 반역행위라고 인식하는 것처럼 서열을 중시하는 사회 분위기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박 회장도 정의사회를 구현하기 위해 내부고발을 결행한 것은 아니지만 재벌의 불법행위와 불법비자금 조성을 막는데 크게 기여한 것은 부정하기 어렵다.그럼에도 형제를 고발한 사람이라고 비난만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공정사회를 외치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새로운 시대의 주인으로 자리매김해 국가발전을 이루도록 사회 전체가 바뀌어야 한다. - 계속 -▲ 민진규 국가정보전략연구소 소장 [출처=iNIS]*칼럼 내용 문의 : 민진규 국가정보전략연구소 소장 (stmin@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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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 수준은 심각하지 않지만 고령인구의 비율은 급격하게 상승 중, 장기적 전력과 지역적 특색도 없는 문화행사가 너무 많아 ▲울산시에 위치한 현대중공업 전경(출처 : iNIS)▶ 공무원은 청렴하거나 공명정대하지 않지만 부패 증거도 부족해사회2019년 9월 기준 울산시의 인구는 총 114만명으로 2009년 111만명에서 2015년 11월 120만명까지 꾸준하게 증가하다가 이후 감소세로 돌아섰다.남구, 동구, 중구는 인구가 줄어들고 있지만 북구와 울주군은 소폭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매년 1만명 이상이 양질의 일자리를 찾아 울산시를 떠나고 있다.통계청에 따르면 2047년 울산시의 인구는 97만명으로 100만명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2017년보다 16.5%나 줄어든다는 전망인데 이는 전국 인구 감소율 4.8%와 비교해 4배 가까이 확대되는 것이다.유소년 및 학령인구가 급감하는 반면에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구구조가 변하면서 고령인구를 부양해야 하는 청년층의 부담은 가중돼 청년층의 이탈도 우려된다.2019년 10월말 기준 주민등록 기준 울산시 총인구는 116만9777명으로 집계됐다. 인구는 줄어들고 있지만 외국인은 오히려 일자리를 쫓아 울산시로 이주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2018년말 기준 외국인은 3만5,249명으로 나타났다. 외국인은 급여가 내국인보다 낮아도 3D업종에 취직하기 때문이다.광역자치단체 중 울산시의 지역 소멸위험지수는 1.46으로 가장 높으며 다음으로 세종시가 1.44, 대전시가 1.31, 경기도가 1.30, 인천시가 1.29 등으로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위험하다. 주력업종인 조선, 석유화학, 자동차의 글로벌 경쟁력이 떨어지면서 인구가 감소하는 것이 주요인이다.지역을 재개발하는 방식으로 인구유입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주변 환경이 열악한 시골 어촌을 산업도시로 탈바꿈시켰기 때문에 가시적인 성과는 나타날 가능성이 낮다.고령화 수준은 심각하지 않지만 고령인구의 비율은 급격하게 상승하고 있다. 고령인구의 비율은 11.1%로 다른 광역자치단체에 비해 낮은 편이지만 증가율은 24.7%로 가장 높았다.1960년대 이후 산업화의 주역이었던 베이비부머 세대들이 대거 퇴직하고 있는 것이 주요인이다. 고령화가 급격하게 진전되면서 의료수요가 높아지고 있지만 의사는 인구 10만명당 150명에 그쳐 전국 시도 중 꼴찌로 나타났다.공무원의 부패는 지연, 혈연, 학연 등으로 복잡하게 얽히는 것이 보편적인데 지역토착민보다는 외지인으로 구성되면서 크게 두드러지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그동안 급격한 산업화로 지역의 소득수준이 높고 돈이 많이 풀렸던 것도 뇌물로 공무원과 이권을 결탁할 필요성을 줄여줬다.또한 역사가 오래된 지방자치단체는 지역 출신이 끈끈한 유대관계를 형성해 부패가 강하게 나타나지만 울산시는 다수의 파벌이 존재해 서로 감시가 철저해 부정부패가 최소화된 것으로 분석된다.하지만 고위직 공무원의 밀실거래와 같은 은밀한 부정부패는 많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이 2017년부터 김기현 전 시장의 측근인 시공무원이 청탁을 받고 레미콘업체 선정에 압력을 행사했다며 관련 공무원을 기소하기로 결정했지만 검찰에 의해 기각됐다.경찰이 2018년 6월 지방선거에서 특정 후보를 지원하기 위한 목적이었다는 주장이 제기됐지만 경찰은 검찰이 정치적 판단을 내렸다며 반발했다.지난 몇 년간 울산시의 경찰과 검찰이 치열하게 이전투구(泥田鬪狗)를 벌였던 사건을 자세히 살펴보면 지역의 부정부패 상황을 유추할 수 있다. 울산은 2017년 고래고기 환부사건,2018년 김기현 전 시장 측근 수사 등으로 경찰과 검찰이 치열하게 권력대결을 진행한 지역이다. 고래고기 환부사건은 경찰이 검찰을 겨냥했고, 김기현 전시장 측근수사는 검찰이 경찰의 불법행위를 수사하는 중이다.개인적으로 지난 몇 년 동안 울산시의 공무원, 시민단체 관계자, 대학 관계자 등과 만나 대화를 할 기회가 적지 않았다. 대부분 울산시의 공무원들이 청렴하거나 공명정대(公明正大)하지 않다는 점은 동의했다.깨끗하지 않다는 의미인데 부패해 있다는 명확한 증거도 제시하지 못했다. 다양한 중앙 및 지방자치단체 공무원을 만나본 필자의 경험에 비춰볼 때 이해가 되지 않았다. ▶‘돈이면 뭐든 살 수 있다’는 천박한 자본주의 논리로 문화융성은 불가능문화울산시는 궁벽한 시골 어촌마을에서 갑자기 대규모 산업도시로 단기간에 성장해 지역의 문화적 기반이 전무한 실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간 수십 개의 축제가 끊이지 않고 개최된다.2019년 울산시에서 개최한 축제를 살펴보면 태화강 국제설치미술제, 울산평생학습박람회, 처용문화제, 울산 배축제, 한글문화예술제, 울산119안전문화축제, 고복수 가요제, 아시아퍼시픽 뮤직 미팅, 울산 프롬나드 페스티벌, 라스트바캉스 태화강 치맥페스티벌, 울산 태화강 대숲납량축제, 울산 워커버블 페스티벌, 울산 섬버 페스티벌, 울산조선해양축제, 울산고래축제, 울산 마두희 축제, 울산대공원 장미축제, 태화강 봄꽃대향연, 한복 입은 봄 페스티벌, 울산 쇠부리축제, 울산 옹기축제, 대운산 철쭉축제, 울산 반려동물문화축제 등이 있다.울산의 장생포는 과거 고래잡이가 허용될 때 고래고기의 주산지였지만 포경이 불법으로 지정되면서 쇠락의 길을 걷고 있다. 울산고래축제가 아련한 역사의 흔적이라는 명맥을 유지하고 있지만 축제용 고래고기의 불법 포획으로 인한 논란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울산시 차원에서 고래축제를 활성화하려면 일본 오사카 인근의 타이지처럼 일정 규모 이상의 고래를 합법적으로 잡을 수 있도록 중앙정부에 요청하는 것이 합리적이다.급조된 산업도시에서 돈을 벌기 위해 몰려든 기업과 근로자들은 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지 않았다. 외지에서 돈만 벌면 고향으로 돌아가거나 서울, 부산, 대구 등 대도시로 이사를 가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라 현지에서 문화를 발전시키겠다는 의지를 가진 예술인도 없었다. 문화예술 축제의 대부분이 인공물을 보거나 먹고 마시고 노는 행사에 치우쳐 있는 것도 같은 이유이다.울산시에서 그나마 보존가치가 있는 문화재는 반구대 암각화에 불과하다. 신석기 말기부터 청동기 초기 시대에 새겨진 인물상, 동물상, 도구상 등은 선사시대에 생활상을 잘 보여주는 역사적 유물이다.수 천년 전의 유물임에도 불구하고 수몰돼 원형이 많이 손상되고 있어 문화재를 사랑하는 시민들은 울산시의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관리도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해 산업도시에서 문화관광도시로 전환하자고 주장도 빠지지 않는다.산업화 당시에 무차별적으로 방출한 오염물질로 죽었던 태화강을 살려 물고기가 뛰어 놀고 강변 대숲에는 많은 새들이 서식하도록 만든 것은 환경복원의 좋은 사례에 속한다. 울산시민의 입장에서는 대단한 업적이겠지만 외지 관광객에게 감동을 선사하거나 다시 방문하도록 이끌 유인으로는 부족하다.천 년 왕국의 화려한 문화유산을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이 갖춘 경주도 관광산업이 쇠퇴하고 있는데 엉성하게 제작한 인공물로 관광객을 유치하겠다는 발상이 놀랍다.외고산 옹기마을도 전국 최대의 옹기제조장이지만 보여 주기식 관광지라는 혹독한 평가를 넘어서지 못했다. 마당이 있는 전통주택보다는 아파트생활, 김치냉장고, 된장과 간장과 같은 장류의 가정제조 감소 등으로 인해 옹기의 국내 수요는 거의 없는 실정이다.그렇다고 옹기를 해외에 수출할 정도로 품질이나 가격경쟁력을 갖춘 것도 아닌 상황에서 옹기를 대표적인 지역관광상품으로 유지하기는 불가능하다.울산의 문화정책은 지역적 특색도 없고, 장기적 발전전략도 보이지 않는다. 수십 년 전에 한물간 고래사냥의 향수를 살린다고 고래축제를 벌이지만 정작 축제에 나오는 고래고기의 대부분은 정상적인 과정을 거쳐 공급되지 못하고 있다. 옹기축제도 탁상행정의 표본이라고 불릴 수 있을 정도로 근시안적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필자도 울산을 자주 방문하는 편인데 울산시가 수십 년간 키워온 문화의 수준을 평가하면 ‘돈만 투입하면 뭐든지 살 수 있다’는 천박한 자본주의 논리에서 태동할 수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 우수인재 독점해 소모품 취급하는 방식은 더 이상 통하지 않아기술울산시의 조선, 자동차, 석유화학은 한 때 글로벌 시장을 호령할 정도로 경쟁력을 갖추고 있었다. 돈을 벌겠다는 일념 하에 전국에서 수 많은 인재들이 몰려들었고 관련 산업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기술 수준은 자연스럽게 높아졌다.자체적으로 인력을 양성할 필요성도 없어 교육이나 인재양성 정책은 고민하지 않았다. 시의 경제를 이끌던 3대 산업의 부진에 빠진 것은 기술력의 부족도 한 몫 했다고 볼 수 있다.1976년 국내 최초로 자체 모델인 포니를 생산했지만 40년이 지난 현재도 현대자동차는 품질이 낮고 저렴한 싸구려 자동차를 생산하는 기업이라는 평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미국이나 서유럽에서 현대차는 경제력이 약한 대학생이나 직장 초년생이 주로 구입하는 차량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후진국에서도 독일과 일본산 자동차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현대중공업도 1973년 설립된 이후 육상건조방식이라는 획기적인 기법을 개발해 컨테이너선박, LNG선박 등을 건조했지만 자체 기술력을 확보하는데 성공하지는 못했다.선박의 핵심부품인 엔진, 스크류, LNG탱크, 설계기술 등은 아직도 선진국 수준에 미치지 못한 상태다. 저렴한 인건비와 철강자재를 바탕으로 확보한 가격경쟁력은 쉽게 후진국에 따라 잡혔고 모래성처럼 무너졌다.석유화학도 외국의 설비를 들여와 국내에서 단순 정제하는 것 이상의 기술력을 확보했다고 평가하기 어렵다. 국내에 오염물질을 대거 방출하면서 정제한 석유화학제품을 해외에 저렴하게 수출하는 구조로 치열한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특히 2010년대 들어 산유국과 후발 개발도상국들이 석유화학플랜트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면서 대규모 설비투자로 확보했던 가격경쟁력도 사라지고 있다.울산시는 자체적으로 필요한 기술인력을 양성하는데 필요한 교육투자를 전혀 하지 않았다. 울산에 소재한 대학은 울산대학교, 울산과학대학교, 울산과학기술원(UNIST) 등이 대표적이다.다른 대학에 비해 울산과학기술원 기초과학과 원천기술의 개발 및 연구를 위해 2009년 설립된 울산과학기술대학이 모체다.서울이나 수도권에 위치한 대학보다는 더 우수한 인재를 양성해 주목을 받고 있다. 울산시가 추진하는 미래산업 중 신재생에너지가 있는데 울산과학기술원이 이차전지, 태양전지용 핵심소재를 개발하는데 집중하고 있다.이미 국내에서는 LG화학, SK이노베이션이 2차전지사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겨우 확보한 수준인데 울산이 후발주자로 배터리산업에 뛰어드는 것이 합리적 의사결정인지 의문이다.국내 대기업들은 다른 대기업이 성과를 내고 있는 영역에 중복으로 투자해 진입하는 경향이 있다. 자동차사업도 현대그룹에 이어 쌍용그룹, 대우그룹, 삼성그룹 등이 차례로 진입했다가 국내업체가 과열경쟁으로 현대자동차만 살아남았다.산업기술의 보호가 취약한 국내기업에서 기술자를 쉽게 빼내올 수 있었고, 학연∙지연∙혈연을 활용해 기술정보를 훔쳐 베끼기도 용이한 점도 작용했다. 이런 기술개발 방식으로 단기간에 동네 구멍가게를 만들 수는 있겠지만 100년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은 불가능하다.울산시에 소재한 기업들도 높은 급여를 미끼로 국내 우수인재를 독점해 소모품으로 활용하고 버리는 인재육성전략을 선택했기 때문에 50년도 채 되지 않아 경영위기에 봉착한 것이다.미국, 독일, 일본의 주요 산업도시와 글로벌 기업들이 인재육성을 위해 힘을 합치고 있는 것도 지속가능 성장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목적이다. 울산시도 자치단체, 기업, 대학이 따로 노는 연구개발(R&D)정책으로 살아남기는 어렵다는 사실을 파악하기 바란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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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1-16지난 2년 동안 국가정보전략연구소와 그린경제신문은 공동으로 국내 100대 그룹의 주요 계열사를 대상으로 구직자에게 ‘위대한 직장’이 어느 곳인지를 평가하기 위해 ‘위대한 직장찾기’ 시리즈를 연재했다.‘취업빙하기’라는 말이 나돌 정도로 청년층의 직장 찾기는 매우 어렵고, 청년실업률은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박근혜정부가 창조경제를 통해 창업을 활성화하고, 일자리를 늘리겠다고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구직자들의 사정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2012년 겨울 이 시리즈의 연재를 시작할 때만 하더라도 대통령 선거유세가 한창이었고, 후보자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자신만이 한국의 경제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2년이 지난 현 시점에서 정부가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파악하기 어렵다.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하고, 한번 취직하면 전직이 어려운 국내 고용시장의 특성 때문에 청년들은 안정된 공무원이나 대기업에 들어가기 위해 재수, 삼수를 하며 취직공부만 하고 있다. 반면 중소기업은 사람을 찾지 못해 정상적인 사업을 영위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무조건 안정되고 좋은 직장을 찾기 위해 청년을 허비하기 보다는 중소기업에라도 들어가 경험을 축적하는 것이 인생에 유리하다고 조언하지만 청년들은 귀담아 듣지 않는다. 어떤 기업이 대기업보다 좋으며, 어떤 점에서 좋은지는 설명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이런 고용시장의 괴리를 해결하기 위해 시작한 것이 ‘위대한 직장찾기’연재다. 2년 간의 연재를 통해 국내 100대 그룹의 주요 기업은 대부분 평가했다. 일반 구직자가 알고 있는 10대, 혹은 20대 대기업뿐만 아니라 지주회사 체제로 다수의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는 국내 기업집단은 전부 다룬 것이나 다름없다. 알려진 20대 대기업보다 더 우량한 중견 대기업도 많았고, 10대 대기업도 계열사별로 편차가 심했다. ◇ 10대 그룹 계열사 중 삼성코닝이 1위, ㈜한진이 최하위 기록 한국에서 10대 그룹이라고 하면 삼성그룹, LG그룹, SK그룹, 범현대가그룹, 롯데그룹, CJ그룹, 두산그룹, 한화그룹, 한진그룹, GS그룹 등이다. 2012년을 기준으로 보면 STX그룹이 포함됐지만 STX그룹은 분식회계사건으로 사실상 그룹이 해체됐기 때문에 GS그룹을 포함시켰다.공식적으로 범현대가그룹은 없지만 현대·기아자동차그룹, 현대그룹, 현대중공업그룹 등 과거 현대그룹에서 분가한 그룹들도 기업문화가 유사하기 때문에 이렇게 분류했다. 현대그룹의 사업규모가 급속도로 축소되고, 조선업에 한정된 현대중공업그룹의 사업도 조선업의 불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도 감안했다.▲ 표1. 10대 그룹의 최고기업과 최저기업삼성그룹에서는 삼성코닝이 가장 높은 점수를 획득했는데, 삼성그룹과 미국 코닝은 합작관계를 청산하기로 합의했기 때문에 삼성그룹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의미가 없을 수도 있지만 간판기업인 삼성전자와 비교된다는 측면에서 포함시켰다.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제일모직도 패션사업의 부진으로 역사 속으로 사라졌지만 삼성에버랜드가 제일모직의 명칭을 사용하기로 하면서 부활했다. 삼성그룹이 자녀들의 상속문제로 사업구조조정을 하면서 제일모직이 사라졌지만 왜 제일모직의 점수가 가장 낮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방위산업체인 삼성테크윈도 제일모직과 동일한 점수를 획득해 좋은 평가를 받지는 못했다. LG그룹은 간판기업인 LG전자보다는 화장품, 음료 등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LG생활건강이 구직자에게는 가장 좋은 기업으로 평가됐다. 저가화장품 시장이 급속도로 커지고, 한류 붐으로 중국, 동남아시아 등지에서 한국화장품의 선호도가 높은 것도 LG생활건강의 미래를 밝게 만든다.사업의 확장성이 높은 LG생활건강과 동일한 점수를 받은 계열사는 2차 전지산업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LG화학이다. 반면에 이동통신시장에서 만년 3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LG유플러스가 가장 낮은 점수를 기록했다. LG전자가 전자제품은 중국기업에 밀리고, 휴대폰 사업은 2G에서 스마트폰으로 전환에 실패하면서 사업이 축소되고 있는 현실이 반영된 것이다.SK그룹은 사업규모 측면에서 보면 GS그룹, LS그룹 등을 떼어 준 LG보다 커지만 역사나 사업의 다양성 측면에서 LG그룹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내 1위 통신사업자인 SK텔레콤이 가장 좋은 직장으로 등극했고, SK건설이 LG유플러스와 동일하게 낮은 점수를 받았다.국내 건설시장이 포화돼 있고, 현대건설, GS건설 등과 비교해 경쟁력이 낮기 때문이다. SK그룹은 M&A성장하면서 통일된 기업문화를 창출하는데 성공하지 못했고, 계열사간의 사업유대가 낮은 점도 그룹 전체의 평가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범현대가그룹에서는 국내 시장을 독과점하고 있는 현대자동차가 가장 우량한 기업이었고, 금강산사업 등 대북사업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현대상선이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계열사였다.현대그룹은 해방 이후 한국역사에서 가장 오랫동안 최고 기업으로 군림했지만 1997년 IMF외환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승계분쟁으로 그룹이 쇠퇴했다. 현대·기아자동차그룹은 2000년대 중반 글로벌 자동차시장의 호황을 발판으로 급성장했지만 품질논란, 연비과장, 국내소비자 홀대 등의 이슈가 제기되면서 흔들리고 있다.서울 잠실에 고층빌딩을 건설하면서 안전, 국방 등 다양한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롯데그룹은 백화점, 할인점, 홈쇼핑 등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롯데쇼핑이 우수기업으로 평가 받았다. 롯데쇼핑은 범현대그룹에서 1위를 한 현대자동차, LG그룹의 LG생활건강보다도 우수한 기업이다.롯데그룹에서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롯데제과도 제과업계의 독과점업체로 시장지배력을 유지하고 있어, 다른 그룹의 우량 계열사보다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일례로 LG그룹의 1위 업체인 LG생활건강이 62점을 기록한 데 반해 롯데그룹의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롯데제과는 63점을 받았다. LG그룹의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이러한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삼성그룹 창업자의 장남이면서도 그룹을 승계하지 못한 이맹희 회장의 장남 이재현 회장은 삼성의 일부 계열사를 물려 받아 그룹으로 성장시키는데 성공했다. CJ그룹은 그룹의 모체이며 주력기업인 제일제당이 가장 높은 점수를 획득했지만, 홈쇼핑업체인 오쇼핑이 58점으로 가장 낮은 점수를 기록했다.CJ그룹이 홈쇼핑, 엔터테인먼트산업으로 사업의 초점을 이동하고 있지만 아직 크게 성공했다고 보기 어려운 이유다. CJ그룹은 삼성그룹과 상속권 분쟁을 겪는 와중에 터진 오너의 부정행위로 정상적인 경영이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두산그룹은 국내 대기업으로서는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고 있으며, 소비재사업에서 중공업으로 사업구조를 전환했지만 무리한 M&A로 성장통을 겪고 있다.일반인의 인식과는 달리 두산중공업 자체보다 두산중공업의 엔진사업부가 분사한 두산엔진이 가장 좋은 기업으로 등극했고, 그룹의 지주회사인 ㈜두산이 가장 부실한 기업으로 평가 받았다. 두산그룹도 형제간의 분쟁을 겪으면서 그룹 이미지가 훼손된 이후 회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한화그룹은 신재생에너지와 금융산업을 신수종사업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구직자의 관점에서 보면 한화케미컬이 가장 좋은 기업으로 평가됐다. 반면에 생명보험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인수한 한화생명보험은 덩치에 비해 경쟁력이 약하고, 성장성 차원에서 낮은 평가를 받았다.한진그룹은 물류전문그룹으로 성장하고 있으며, 대한항공이 가장 위대한 기업으로 평가 받았지만 다른 그룹의 최저 기업보다도 낮은 평가를 받았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저가항공사의 등장으로 기존 대형항공사가 생존경쟁으로 내몰리고 있는 현상을 반영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한진은 대기업의 계열사로 보기 어려울 정도인 48점을 기록해, 50점 이하를 기록한 10대 그룹 중 유일한 기업이다.LG그룹에서 유통과 정유사업을 갖고 분가한 GS그룹은 세간의 예측과는 달리 GS홈쇼핑이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국제유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중국, 인도 등 주변국들의 정유설비 증설이 수요감소를 불러와 GS칼텍스의 사업이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편의점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GS리테일은 골목상권 침해논란에도 불구하고 성장성과 경쟁력을 보유해 우량기업으로 평가됐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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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자동차의 전신은 경성정공으로 1944년 12월 김철호 회장이 설립한 자전거 부품 제조 공장이었다. 김 회장은 16세 때 일본으로 건너가 자전거 제조기술을 배웠으며 오사카에서 삼화공장을 인수해 자전거 부품을 만들어 크게 성공을 거뒀다.그 뒤 고국으로 돌아와 경성정공 설립 후 국내 최초의 국산 자전거인 삼천리호를 출시했으며 1952년 2월에 기아산업으로 상호를 변경했다.1980년대 초에는 ‘봉고 신화’를 창조하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이후 1990년 3월 현재의 회사인 ‘기아자동차로’로 상호를 변경했다.1990년대 들어 급성장하던 기아자동차도 IMF외환위기의 파고를 넘지는 못했다. 1997년 법정관리를 거쳐 ‘기아자동차 국제 공개입찰’을 통해 1999년 3월 현대그룹에 편입됐다.2001년에는 현대자동차그룹으로 편입돼 현대자동차, 현대모비스와 함께 자동차그룹의 3대 축을 이루고 있다. 2013년 글로벌 포춘 500대 기업 중 252위, 한국기업 중 8위를 차지했다. 기아자동차의 기업개요는 표 1과 같다.▲ 기아자동차의 개요 [출처=iNIS]◇ 브릭스 시장의 강자로 ‘우뚝’,폴크스바겐에 이어 점유율 2위로기아자동차는 브릭스 시장에서 매년 점유율을 꾸준히 높여 가고 있으며 특히 올해 들어 현대차와 합산해 지난달까지 전년 같은 기간보다 7.2% 늘어난 115만여대를 판매해 11.2%의 점유율을 기록했다.이 시장에 진출한 뒤 역대 최고 점유율을 기록한 것이다. 현재 브릭스 시장에서 현대·기아차는 폴크스바겐에 이어 점유율 2위가 됐다.2002년 브라질, 러시아, 중국 등 브릭스 시장에서 3.3%에 불과했던 점유율을 해마다 높여 지난해 말 10.8%를 기록했으며 올해 들어 처음으로 11%를 넘어선 것이다.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 기아자동차의 경영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각 부문별 특징, 경쟁력, 매출, 영업이익, 순이익 등을 살펴봤다.첫째, 기아자동차는 전략적인 시장 선점에 노력을 멈추지 않고 있다. 특히 브릭스 시장 가운데 중국에서 올해 1분기 15만 6000대를 판매해 전년동기비 13.3% 증가한 3.8%의 점유율을 기록했다.K2가 11.6%, 포르테가 77.4% 판매가 증가했으며 이는 올해 초부터 신규로 3공장 가동을 시작했으며, 2공장에서 K2와 포르테의 생산 물량을 증대시킨 것이 매우 시기적절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뿐만 아니라 작년에 중국 딜러망을 560개에서 699개로 대폭 확충하고, 2014년 1월 제 3공장 본격 가동과 함께 내실을 강화해 중국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기아자동차의 주요지표 [출처=iNIS]둘째, 기아자동차의 작년 실적은 2012년에 비해 매출을 제외한 영업이익, 순이익이 다소 감소했다. 매출은 표2에서와 같이 2013년 약 47조5978억 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약 0.8%가 증가했다.영업이익은 2013년 약 3조 1771억 원으로, 전년 대비 9.8% 감소했다. 순이익도 2013년 약 3조 8170억 원으로, 전년대비 약 1.2% 감소했다.매출은 거의 제자리 걸음이었으나 영업이익의 감소폭이 컸는데 전세계적인 자동차 시장의 침체 등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2012년부터 2013년까지는 신흥국 성장세 둔화와 유럽 재정위기 여파의 영향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되었을 뿐만 아니라 신차 효과 약화와 일부 업체의 생산 차질 등으로 실적이 하락했다. 국내를 살펴보면 올해 1분기에 승용차의 판매량은 중형차는 전년동기비 18.6% 감소하며 부진했다.셋째, 감성 디자인의 기아차는 디자인 경영 앞세워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기아자동차는 글로벌 기업으로 되기 위한 핵심전략으로 디자인 경영을 선택했다.현대차가 역동미를 강조했다면 기아차는 직선의 단순화를 강조했다. ‘현대차의 형제차’라는 인식을 넘어 기아차만의 차별화된 정체성을 찾기 시작한 것이다.기아차는 디자인 경영의 첫 걸음으로 세계 3대 자동차 디자이너로 꼽히는 피터 슈라이어를 기아차 디자인 총괄 담당(CDO, Chief Design Officer)으로 영입했다. CDO를 중심으로 독특한 디자인 개발을 강화함으로써 기아차는 혁신적으로 변신했다.2008년 6월 기아차는 로체 이노베이션을 통해 패밀리 룩을 선보였다. 기아차의 패밀리 룩은 라디에이터 그릴 디자인을 호랑이 코와 입을 형상화했다.이후 준중형차 포르테와 소형 CUV 쏘울 등 우수 디자인을 갖춘 신차들이 출시됐고 K5와 K7 등을 통해 패밀리 룩의 틀이 만들어 나갔다.디자인 경영의 경영전략성과는 서서히 나타났다. 기아차 디자인에 대한 전 세계적인 호평이 이어졌는데 쏘울은 한국차 최초로 세계 3대 디자인상 중 하나인 ‘2009 레드닷 디자인상’에서 자동차 디자인 분야 ‘Honorable Mention’상을 수상했다. 기아차의 유럽 전략모델인 벤가는 2009년 ‘iF디자인상’, 2010년에는 레드닷 디자인상을 수상했다. ◇ 시장점유율 하락과 수익성 둔화 가능성도 높아 대비 필요올해 초 S&P는 기아차와 현대차 양사 합산 글로벌 시장점유율은 2013 년 8.8%에서 2014 년 8.7%, 2015 년 8.5%로 점진적인 하락이 예상된다고 밝혔다.생산능력 확대 계획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원화 대비 일본 엔화의 지속적인 약세로 인해 일본 자동차 업체들의 원가 경쟁력이 개선되고 생산능력이 확대 가능성이 제고되어, 그 결과로 기아자동차의 원가 경쟁력이 약화되고 시장점유율과 수익성 기반이 약화될 수 있음을 경고한 것이다.해외의 기업 신용평가사들은 기아자동차가 현대자동차그룹의 전략에 필수적인 회사여서 매각할 가능성은 낮으며 그룹 경영진의 확고한 장기 지원 의지, 세계 5 위의 자동차 회사 지위, 그룹의 평판, 이름, 브랜드, 리스크 관리가 양사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근거를 들어 기아자동차를 현대자동차 그룹의 핵심 자회사로 평가하고 있다.하지만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조정 기준 무차입 상태와 우수한 유동성만으로 최근의 시장점유율 하락과 수익성 둔화와 같은 여러 난제들을 해결해 나갈 수 있을지는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기아자동차가 자랑하고 있는 디자인 경영도 한국 내에서만 인정을 받고 있고, 글로벌 시장에서는 차별성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어 미래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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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이하 현대차)는 창업자인 정주영 회장에 의해 1967년 포드자동차와 합작회사로 설립된 후 1976년부터 한국 최초의 고유 모델 자동차 포니를 시판하기 시작했다.1984년 포니의 생산이 80만대를 넘어섰으며 국내 최초로 캐나다에 수출하기 시작했다. 1998년 기아자동차를 인수했으며 현재 인도, 중국, 터키, 미국, 러시아, 체코 등지에 해외공장과 연구 시설을 두고 190여 개국에 수출하고 있다.현대차는 인터브랜드가 발표한 'Best Global Brands 2013'에서 브랜드 가치가 90억달러(약 9조 1800억원)로 평가돼 글로벌 43위 브랜드로 자리잡았다.2012년 대비 브랜드 가치가 20.5% 성장했고, 순위는 10단계 수직 상승해 글로벌 50대 브랜드에 포함됐다. 2013년 글로벌 포춘 500대 기업 중 104위, 한국기업 중 3위를 차지했다.▲ 현대자동차의 개요 [출처=iNIS]◇ 글로벌 시장에서의 존재감과 위상 급상승현대차가 글로벌 강자가 되었음을 보여 준 것은 2011년 디트로이트 오토쇼였다. 미국 진출 25주년을 맞은 현대자동차는‘New Thinking, New Possibilities’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소비자들에게 어필했다.현대자동차가 사실 소비자가 기대하는 것보다 판매가 높지 않다는 비판이 있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현대자동차가 언제나 새로운 형태의 모델을 출시해 글로벌 시장에서 개발력을 과시한다는 데 그 의의가 크다.벨로스터를 발표했던 디트로이트쇼장에서 모터쇼 역사상 현대자동차 부스에 가장 많은 인파가 몰렸던 것이다. 다음은 현대차의 경영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각 부문별 특징, 경쟁력, 매출, 영업이익, 순이익 등을 살펴봤다.첫째, 현대차는 글로벌 톱 브랜드에서는 속하지 못하지만 신흥시장인 중국에서의 매출은 양호하다. 올해 1분기 중국시장에서 현대차는 전년 동기 대비 8.8% 증가한 27만 4천 대를 판매했다.작년 11월 출시된 중국 전략차종인 미스트라(중국명: 밍투)가 2만 6천 대 판매됐으며, 싼타페가 전년동기대비 30.2% 증가한 2만 대, 베르나가 9.2% 증가한 5만 3천 대가 판매된 것으로 조사됐다.뿐만 아니라 중국의 상용차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2012년 8월 쓰촨성 쯔양시에 16만 대 규모의 상용차 공장을 건설해 올해 상반기 완공을 앞두고 있다.한편 인도 시장에서는 올해 1분기 전년대비 3.7% 감소한 8만 8천 대가 판매됐는데 이는 현지 시장 부진으로 대다수의 모델이 부진한 반면, 작년에 출시된 그랜드 i10는 3만 대가 판매돼 좋은 조심을 보이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주요지표 [출처=iNIS]둘째, 현대자동차의 전체적인 실적에 있어서는 2012년 9%에 가까운 매출 성장세를 보이다 2013년엔 3.4%로 주춤했다.매출은 표2에서와 같이 2013년 약 87조 3076억 원을 달성해 2011년 약77조 7979억원 대비 약 12.2%, 전년 대비 약 3.4%가 증가했다.영업이익 역시 2013년 약 8조 3154억 원으로 2011년 약 8조 755억 원 대비 약 3.0% 증가했으며 전년 대비 1.5% 감소했다.순이익은 2013년 약 8조 9934억 원으로 2011년 약 8조 1049억 원 대비 약 11.0% 늘어 났으며, 전년대비 약 0.7% 감소했다.2013년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감소했는데 미국과 유럽에서의 실적저조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미국 시장에서 올해 1분기 전년동기 대비 2.6% 감소한 16만 대를 판매해 4.3%의 점유율을 기록했다.주요 모델인 YF 소나타가 14.9% 감소한 4만대, 엘란트라가 2.4% 감소한 5만 3천대를 판매됐다. 주요 모델의 노후화가 그 원인으로 분석되지만 브랜드 가치 향상을 통해 2013년 2월 미국 누적판매 800만 대를 넘어서는 등 성장세는 이어가고 있다.유럽시장의 경우 올해 1분기 현대차는 전년동기대비 0.4% 감소한 9만 6천 대를 판매했다. i10의 경우 신차효과로 전년동기대비 32.7% 증가한 1만 9천 대를 판매했으나 주요 모델인 i30가 부진해 전체적으로 감소했다.따라서 수익성 확보를 위해 과도한 인센티브를 지양하고 인프라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014년 3월 EU의 수소연료전지차 보급사업자로 최종 선정돼 투싼ix 수소연료전지차의 기술력을 인정받고 2014 월드 랠리 챔피언십(WRC)에 도전해 멕시코 랠리에서 3위에 오르는 등 차량의 성능을 증명하고 있다.마지막으로 현대차의 글로벌 경쟁력은 중소형차 부문에서만 유지되고 있다. 고급차는 다임러 벤츠, BMW, 폭스바겐 등에 밀리지만 중저가 차량의 경우 브랜드 인지도를 바탕으로 경쟁력을 꾸준하게 높이고 있다.현대차의 경우 일본 자동차업체인 도요타, 혼다, 닛산 등과도 중저가 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2013년 미국 시장조사업체인 제이디파워(J.D.Power)사가 발표한 신차품질조사(IQS)에서 제네시스가 중형 고급차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으며, 쏘나타는 내구품질조사(VDS)에서 중형차 부문 1위를 기록했다.하지만 현대차는 유럽과 미국 시장에서 중저가 모델로 겨우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고급차량의 경우 한국 국내 시장에서 수입차량에 밀려 시장점유율이 하락해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국내 판매가격이 해외보다 높다는 비판과 국내에서 판매되는 차량의 품질이 떨어진다는 논란이 제기되면서 국내 소비자의 불만이 가중되고 있다. ◇ 품질향상이 생존의 지름길이라는 인식 필요현대차는 전세계 자동차시장의 공급과잉과 가격경쟁력을 무기로 한 중국 자동차업체들의 진출 등으로 치열한 경쟁에 점점 직면하고 있다.현대차는 전 세계 각 주요 거점에 공장을 건설해 해외 연구개발 및 판매 조직을 확대하는 등 적극적인 글로벌화를 통해 경쟁을 돌파하고 있다.현대자동차는 글로벌화 초기 단계에서 연구개발에 역량을 집중했으나 글로벌화가 진행될수록 판매와 생산의 글로벌화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최근에는 각 현지 시장에 적합한 모델을 개발하고 선진 기술을 도입하기 위해 다시 연구개발의 글로벌화를 추진하고 있다.자동차시장 전문가들은 1980년대부터 글로벌화를 추진한 폭스바겐과 도요타 등의 경쟁업체들의 글로벌 전략은 이미 통합 단계에 진입했으므로 이 업체들과 세계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는 현대차는 더욱 전략적이고 효과적인 글로벌화를 실행해야 한다고 조언한다.또한 현대차는 외형적으로 글로벌 조직은 갖춰졌으나 조직원의 글로벌 마인드의 결여, 글로벌 스탠더드에의 적합성 부족 등 조직의 진화가 역량의 진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현대차의 글로벌화가 외형적인 확산단계를 넘어 진정한 통합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경영진의 글로벌 마인드와 구성원들의 글로벌화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현재 현대차는 제조능력은 보유하고 있지만 품질 면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췄다고 보기는 어렵다. 디자인은 글로벌 선도업체와 비교해 떨어지지 않지만 품질경쟁력이 떨어진다는 비평 속에 한국 시장도 점유율이 떨어지고 있다.최근 정몽구 회장이 품질혁신을 강조하면서 현대차가 품질부문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보유할 수 있을지 주목을 받고 있다. 품질 측면에서 소비자의 신뢰를 획득하지 못하면 정몽구 회장의 글로벌 전략은 차질을 빚을 수 밖에 없다.현대차의 미래는 품질향상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것은 현대차 내부 구성원도 알고 있을 것이라고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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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의 신춘호 회장은 일본에서 사업적으로 크게 성공한 형인 롯데그룹 신격호 회장 밑에서 일을 하다가 형의 반대도 무릅쓰고 창업을 해 성공했다. KCC그룹의 정상영 회장이 형인 현대그룹 정주영 회장으로부터 독립해 일가를 이룬 것과 유사한 역사를 갖고 있다.비록 KCC가 범현대가 그룹과 사업적으로 중복되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것과는 달리 농심과 롯데그룹은 사업적으로 중첩되며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 농심의 기업문화를 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개발한 기업문화 측정과 혁신도구인‘SWEAT Model’에 적용해 5-DNA 10-Element의 성취도, 기업문화 위험관리, 혁신전략 등을 종합적으로 진단하고 평가해 보자. ◇ 5-DNA 10-Element의 성취도 분석▲ [그림 23-1. 5-DNA 10-Element 분석]농심의 기업문화를 SWEAT Model의 5-DNA 10-Element를 점수로 평가해 보면 [그림 23-1]과 같다. 농심은 라면제조라는 명확한 사업목표를 갖고 창업을 해 목표는 명확하게 정립하고 있다.라면사업에서 성공한 이후 스낵, 생수, 할인점, 커피 등의 시장으로 시장을 확대하고 있지만 주력시장은 성장이 정체되어 있고, 신성장동력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업에서는 명확한 성과가 나지 않아 고민이 깊다. DNA 1인 비전의 목표는 그동안 식품전문기업으로 한 우물을 판 점은 높이 평가 받을 수 있지만, 최근의 사업확장은 기존의 사업목표와 달라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또한 사회적 책임은 식품기업으로서 본질적인 애로사항인 위생문제, 식품첨가물 유해성 논란, 대리점과의 불공정 거래, 원가와 관계없는 가격인상 등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DNA 2인 사업은 제품은 라면, 스낵제품은 확고한 기반을 다지고 있지만, 생수와 커피는 불안한 상황이다. 삼다수 사업권을 잃고 백산수로 생수시장에 도전하고 있지만, 성공가능성은 점점 낮아지고 있다.다만 다른 국내 식품기업들과는 달리 글로벌 시장확대에는 크게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라면의 경우 해외수출국가가 80개를 넘어 100개를 향해 진군하고 있어 글로벌화에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DNA 3인 성과는 확고한 시장지배력을 바탕으로 원가계산이 어려운 제품의 수익성이 매우 높은 수준이다. 독과점을 바탕으로 적정 수준이상의 마진을 확보하고 있다. 하지만 위험의 경우 주력시장이 포화라는 점, 시장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제품포트폴리오의 구성에 실패했으며, 식품원료 확보선의 안정성 확보 미흡 등은 위험관리에 성공하지 못했다는 것을 입증한다. DNA 4인 일은 중견기업으로서 한계가 명확하게 보이며, 직원들의 업무정의와 분담은 체계적이지 못하다. 그러나 우수한 인재의 확보에는 크게 성공하지 못했지만 제안제도 등을 활성화시켜 인재양성과 동기부여에는 괄목할만한 성과를 냈다.DNA 5인 경영도구는 실시간 기업(RTE)의 도입에 적극적이고, 비록 절반의 성공에 그쳤지만 손욱 회장이 추진한 6시그마도 조직의 발전에 상당한 기여를 했다. 운영도 직원들의 역량과 시스템의 수준에 비해서는 좋은 성과를 냈다는 점에서 보통 이상의 평가를 받을 수 있다. ◇ 기업문화 위험의 관리전략▲ [그림 23-2. 기업문화 위험의 관리]농심이 기업문화 5-DNA를 인식하고 관리하는 수준을 평가해 정리한 것이 [그림 23-2]다.5-DNA 10-Element를 평가한 결과를 반영하면 비전, 성과, 조직 등 5개의 DNA 중 3개가 받아들이기 어려운 위험 영역에 속하고, 무시할 수 있는 위험영역에는 시스템 하나로 제한적이다. 관리가능한 위험은 사업으로 식품전문기업으로서 특정 제품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했으며, 시장침투 정도도 높다는 점이 감안됐다. 기업차원에서 혁신을 위해 노력을 해야 하는 정도를 보면 비전과 시스템의 경우에는 크게 노력하지 않아도 되지만, 성과, 사업, 조직은 유사한 수준의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성과의 경우 이익의 경우에는 나름 잘 관리하고 있지만, 위험에 대한 대비가 부족하다.글로벌 기업들이 위기(crisis)관리를 위해 도입하고 있는 RMS(Risk Management System)의 구축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시스템의 경영도구는 식품기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크게 부족함이 없어 위험관리를 위한 RMS를 제외하면 더 이상의 투자가 필요 없다고 판단된다. ◇ 농심이 채용하고 있는 혁신 전략▲ [그림 23-3. SWEAT Model로 분석한 농심 기업문화]SWEAT Model로 농심의 기업혁신방법을 분석해 보면 [그림 23-3]과 같다. 농심의 기업혁신전략은 일본 기업들이 선호하는 ‘T-Type Model’을 채용하고 있으며, 자매그룹인 롯데그룹도 동일한 혁신모델을 도입하고 있다.농심은 사업의 목표는 명확했지만, 기업차원으로 승화시키는 데는 성공하지 못했다. 제품의 라인업을 구성하고, 확장하는 것과 기업이 구성원에게 목표를 제시해 주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 농심은 제품에서 시작해 시장점유율을 확대하면서 성과를 냈고, 1등 기업으로 자리매김한 이후에 시스템경영과 인재육성에 역점을 뒀다. 대부분의 식품기업들이 주먹구구식의 경영에 몰입할 때 다양한 시스템을 도입해 경영효율성을 높인 것도 좋은 경영전략이었다. 직원들에게 도전의식을 심어주고, 책임을 면제해주는 등의 전략도 다른 대기업에서 보기 힘든 사례다.농심은 특정 제품을 기반으로 국내 최고 기업의 자리를 차지했지만, 비전에 대한 고민을 더 하지 않으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생수시장을 주도하다가 제품을 교체한 이후 급격한 침체를 경험한 것이나 커피시장 진입에 실패한 것도 조직역량이 근본적으로 취약하다는 것을 방증한다.현재시점에서 직원들만 채근하지 말고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기업문화혁신전략을 새롭게 수립할 필요성이 높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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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는 범 현대가에 포함된 대기업으로 현대자동차그룹, 현대그룹 등과 기업문화가 유사하고, 현대중공업그룹, 한라그룹 등과는 차별화되는 기업문화를 갖고 있다. 정상영 회장이 형인 정주영 회장으로부터 도움을 받을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사업을 시작한 것은 좋은 선택이었다.하지만 현대그룹의 전폭적인 지원이 없었다면 오늘의 KCC는 없었을 것이라고 보인다. KCC의 기업문화를 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개발한 기업문화 측정과 혁신도구인‘SWEAT Model’에 적용해 5-DNA 10-Element의 성취도, 기업문화 위험관리, 혁신전략 등을 종합적으로 진단하고 평가해 보자. ◇ 5-DNA 10-Element의 성취도 분석▲ [그림 22-1. 5-DNA 10-Element 분석]KCC의 기업문화를 SWEAT Model의 5-DNA 10-Element를 점수로 평가해 보면 [그림 22-1]과 같다. KCC는 창업을 하면서 국내 건자재시장이 낙후되어 있었고, 지붕개량사업 등으로 수요가 급격하게 늘어날 것이라는 명확한 타겟(target)을 갖고 시작했다.사업보국과 같은 거창한 명분보다는 시장에서 필요한 제품으로 진입하는 일본기업과 같은 특징을 보이고 있다. 전체적으로 업력에 비해 명확하거나 정제된 기업문화를 정립하지 못했고, 개선의 여지가 많은 편이다. DNA 1인 비전의 경우 건자재시장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잘 파악했지만, 사회적 책임에 대한 고려는 약했다. KCC의 발전을 이끈 스레트, 석고보드, 페인트 등은 석고와 납이 포함되어 있는데, 이들 원료는 ‘소리 없는 살인자’라는 평가를 듣는 유해물질이다.DNA 2인 사업은 유해성 논란을 떠난다면 제품은 국내시장에서 확고한 위치를 점유하고 있지만, 글로벌 시대에 국내시장에만 한정되어 있어 우려를 낳는다. 국내 건설시장이 침체되면서 KCC의 사업자체가 위기에 직면한 것도 글로벌화에 대한 대비가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DNA 3인 성과는 전방산업의 침체와 공장 가동률 하락으로 이익은 줄어들고 있지만 현금성 자산을 많이 보유하고 있어 위기에 대한 대응체계는 어느 정도 구축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KCC가 범 현대가 업체들로부터 안정적인 매출을 유지하면서, 시장확대를 위해 저가경쟁을 벌이고도 있지만 아직 수익성을 극도로 훼손하지는 않고 있다.DNA 4인 조직은 업무의 분장이나 직원의 양성체계는 미흡한 편이다. 치열한 시장경쟁보다는 연고에 의한 판매가 고착화되면서 직원능력의 중요성이 낮았던 것도 직원교육을 소홀히 한 이유로 꼽힌다.DNA 5인 시스템은 일부 시스템은 다른 업체들에 비해 먼저 도입했지만 경영도구를 통해 직원들을 학습하려는 노력은 부족했다. ◇ 기업문화 위험의 관리전략▲ [그림 22-2. 기업문화 위험의 관리]KCC가 기업문화 5-DNA를 인식하고 관리하는 수준을 평가해 정리한 것이 [그림 22-2]다. 5-DNA 10-Element를 평가한 결과를 반영하면 비전, 성과, 사업 등 5개의 DNA 중 3개가 받아들이기 어려운 위험 영역에 속하고, 무시할 수 있는 위험영역에는 하나도 없다.국내 10대 대기업이 최소한 1개 이상의 DNA를 무시할 수 있는 위험군에 속하도록 관리하고 있는 것과는 차이가 크다. 전략적으로 중요도가 높은 성과, 비전, 사업, 조직도 기업차원에서 고민해야 할 내용이 많은 편이다. 유기적 조화도를 봐도 5가지 DNA 모두 중간 이하에 위치하고 있다. 경영진이 가장 큰 관심을 갖고 관리해야 할 DNA는 비전, 조직, 사업이다. 비전은 국내 건자재업체에서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어떤 목표를 세워야 할지, 글로벌 환경기준에 적합한 제품을 개발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조직의 경우에도 구체적인 인재상이 보이지 않는데, 인재상을 잘 정립할 필요가 있다. 사업은 건자재사업 자체의 위기보다는 제품의 품질이 문제가 있다는 인식을 할 필요가 있다.스레트가 사라지자 대체제품을 개발하지 못했고, 판유리에만 의존하다가 고기능성 유리개발은 소홀히 해 시장을 잃고 있는 것이다. ◇ KCC가 채용하고 있는 혁신 전략▲ [그림 22-3. SWEAT Model로 분석한 KCC 기업문화]SWEAT Model로 KCC의 기업혁신방법을 분석해 보면 [그림 22-3]과 같다. KCC의 기업혁신전략은 일본 기업들이 선호하는 ‘T-Type Model’을 채용하고 있다. 번 현대가 그룹 중 현대그룹과 현대자동차그룹이 이 모델을 따르고 있다. 반면 한라그룹은 유럽 기업들과 마찬가지로‘E-Type Model’을 통해 기업문화를 혁신하고 있다.정상영 회장이 시장의 변화나 니즈(needs)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대응은 잘 했지만, 명확한 비전이 없다 보니 전방산업이 부진하자 곧바로 사업의 방향을 잃은 것이다. 그동안 큰 어려움 없이 덩치를 키웠지만 조직의 역량배양에는 적극적으로 노력하지 않아 위기를 좌초한 셈이다. 기업이 성과를 낼 때 경영도구를 도입해 직원들의 역량을 한 단계 성숙시켜야 하는데, 외형적인 성과에만 치중하면서 이 시기를 놓친 것도 아쉽다.이는 KCC만의 문제가 아니다. 다른 대기업들도 2000년대 이후 시스템에 대한 투자를 많이 했지만, 새로운 경영방식을 배우려는 노력보다는 남들이 하니까 나도 한다거나, 그룹 SI기업에 매출을 몰아주기 위한 목적이 더 우선해 시스템의 도입효과가 크지는 않았다.KCC가 기업문화를 혁신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비전을 새롭게 설정해야 한다. 비전설정과 동시에 조직과 시스템에 대한 정비노력도 필요하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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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고려화학이라는 이름으로 덜 잘 알려져 있던 KCC는 국내 건자재시장의 강자로 자리매김하고 있지만, 전방산업이 부진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다른 대기업들과 마찬가지로 무리하게 건설업에 진출했고, 부동산거품에 맹목적으로 뛰어 들었다가 우량계열사마저 부실화시키고 있다.신성장동력으로 유통업을 선정해 유통시장에도 과감하게 도전하고 있지만 현재까지의 결과는 보면 성공과는 거리가 멀다. 과도기에 기존의 질서가 바뀌는 것을 ‘패러다임 시프트(paradigm shift)’라고 표현하는데, KCC의 경영진들이 시대변화의 바람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건설업과 유통업으로 진출은 신중했어야 했다현재 건자재 시장은 신규 주택건설이 급감하면서 위기에 직면해 있다. 정상적이라면 1998년 아시아금융위기로 한국 건설시장이 침체되었어야 했는데, 정부가 외환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경기부양정책을 수단으로 부동산을 선택하면서 부동산시장에 거품이 생기기 시작했다.정부는 건설시장의 각종 규제를 풀어 기업이 막대한 이윤을 남겨 재무구조를 개선하도록 배려했다. 분양가 자유화로 건설회사들은 사회적 비난을 받지 않고, 합법적으로 막대한 개발차익을 얻을 수 있었다. 주요 선진국은 2000년대 초반부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까지 부동산 거품이 형성됐다가 이후로 빠졌는데, 유독 한국만 거품이 더 커졌다. 정부는 거품이 붕괴될 경우 경기침체가 가속화될 것을 두려워해 시장에 자금을 더 풀었다.결국 정부의 잘못된 정책을 시장의 니즈(needs)라고 판단한 중견 건설회사들도 부동산시장에 뛰어 들었다. 하지만 오를 대로 오른부동산 가격과 너무 커진 가계부채로 인해 부동산 시장은 침체기에 돌입했고 무리한 투자에 열중한 건설회사들은 유동성 위기에 직면했다. 거품팽창 시기에 중견 건설회사를 인수했던 대기업도 2010년 이후 침체된 건설시장의 파고를 넘지 못하고 주저 앉았다. 극동건설을 인수했던 웅진그룹은 그룹 자체가 공중 분해되었고, 혜성처럼 나타나 10대 그룹에 진입했던 STX그룹도 조선업의 불황에 겹친 STX건설의 부진으로 수 차례의 지원에도 불구하고 무너졌다.두산그룹도 두산건설을 살리기 위해 초우량 기업인 두산중공업의 이익을 끌어다 사용했고, 한라그룹도 한라건설의 부실을 메우기 위해 주주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만도를 흑기사로 변신시켰다.LG그룹에서 분가한 GS그룹도 GS건설이 지난해 어닝쇼크를 기록하면서 위기에 직면해 있다. 다른 그룹들도 건설계열사로 인해 유동성 위기에 빠져 있다. 정부의 잘못된 부동산 정책이 초우량 기업들마저 부실화시키고, 건설시장에 부실기업들을 양산하게 된 것이다. KCC도 건자재 사업에만 열중해야 하는데, 건설사업에 무리하게 진입했다가 곤욕을 치르고 있다.건설경기가 너무 좋아 쉽게 이익을 남길 수 있다고 판단해 진입했겠지만, 특별한 기술력이 없는 회사가 쉽게 큰 돈을 장기간 벌 수 있는 시장은 많지 않다. 건설업은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사업이지만, 기술력을 축적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 KCC가 건설시장에 뛰어든 이유 중 하나는 자신들이 생산한 건자재의 안정적인 수요처를 발굴하겠다는 목표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KCC가 현대그룹이라는 국내 최고 그룹의 관련 그룹이지만 시장에서 ‘갑’인 건설사를 상대로‘을’로 사업하는 것에 대해 불안감을 가졌던 것으로 보인다.다른 이유는 건자재 시장이 기술력보다는 연고에 의한 영업이나 단가에 의해 좌우되고 있다고 판단했던 것으로 보인다. KCC의 대표제품인 유리, 석고보드, 페인트 등이 기술력을 많이 필요하지 않아 언제, 어디서 경쟁자가 나올 지 몰라 불안했을 수도 있다. 결론적으로 KCC가 건자재 사업에 올인하지 않고, 건설업이나 기타 사업까지 확장한 것은 현명한 결정은 아니었다. KCC의 건자재를 사용하는 건설회사들과 경쟁도 불가피했고, 다른 건자재업체가 끼어들 여지를 만들어진 것이다.마찬가지 이유로 건자재 유통전문점인 홈씨씨사업도 기존의 중소 대리점과의 마찰을 일으켰고 거창한 사업계획과 달리 성과는 미미하다. 홈씨씨도 유통시장에 진입하지 못하면 단순 제조업체에 머물 수 밖에 없다는 절박감에서 시작했지만 접근방법과 전략에 문제가 있었지 않나 판단된다. 그리고 사업이라는 것이 한번 시작하면 다양한 이유로 인해 출구(exit)전략을 선택하기 쉽지 않고, 출구전략을 선택해도 큰 손실을 내지 않고 안전하게 마무리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는 단순한 사실을 망각했던 것으로 보인다.기업이 지속가능성장을 유지하기 위해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는 것은 불가피하지만 건설업이나 유통업으로 진출결정은 신중했어야 했다. KCC가 건설업과 유통업을 시작한 것은 현명한 결정이 아니었다는 점은 명백하다. 차라리 기존의 제품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기술력 개발에 투자를 했더라면 최근 경험하고 있는 위기는 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 유리도 고기능성 시장을 개척해야 승산이 있다건축기술이 고도로 발달하면서 건자재시장도 변하고 있다. 건물을 시멘트가 아니라 H빔과 같은 철골로 기둥을 세우면서 시멘트업체들은 수요감소로 영업에 타격을 입고 있다.건물의 벽면이 사라지면서 KCC가 생산하고 있는 석고보드의 수요도 줄어 들고 있다. 건물의 천장도 보드로 마감하지 않고, 그대로 두는 경우도 많다.건물의 외벽에 유리를 붙이기 때문에 타일이나 외벽용 화강암의 수요도 사라지고 있다. 외벽을 유리로 완성한 건물들은 페인트를 칠할 필요도 없어 페인트를 팔기도 어려워졌다. 2000년대 이후 주택이나 상업용 건물, 공공건물 할 것 없이 모두 위와 같은 변화에 노출되었다. KCC의 입장에서 기업의 존폐가 달린 위기감이 작용했을 것이라고 판단된다. 유리로 외벽을 막는 고층빌딩이나 상업용 건물에는 국내 업체들이 생산하는 단순 판유리가 아닌 고기능성 유리가 사용된다.고기능성 유리는 외국업체들이 생산해 수입하므로 상당히 비싼 가격이지만 햇볕이나 외부기온에 영향을 덜 받고, 냉난방 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 많이 선택된다. 국내기업들은 고층건물에 사용되는 고기능성 유리를 생산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지만 관련 시장은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다. KCC도 판유리 생산에 목을 매기 보다는 고기능성 유리개발에 R&D투자를 늘려야 한다. 고기능성 유리도 아주 특별한 것이 아니라 기존의 유리에 기능성 필름을 입힌 것에 불과하다.기능성 필름을 개발하는 것은 정밀화학산업에 속해 쉽지는 않겠지만 불가능한 영역도 아니라고 판단된다. KCC의 계열사인 코리아오토글라스도 자동차유리를 제조하고 있는데, 단순한 유리가 아니라 차량용 방탄유리까지 개발한다면 시장을 확대할 수 있다.정세가 불안정한 중동, 북아프리카, 남미 등의 지역에서 차량용 방탄유리 수요가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 서유럽이나 미국에서도 각종 폭력적인 범죄와 총기사용이 늘어나면서 방탄유리가 많이 팔리고 있다. 국내 유리시장을 독과점하고 있는 KCC가 건축용 판유리시장의 이익을 향유하면서 혁신의 기회를 놓친 것이다. ‘물이 끓고 있는 냄비 속의 개구리’처럼 현실에 안주하다가 세상의 변화에 둔감했던 것이다.하지만 아직 늦지는 않았다. 고기능성 유리시장도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어 기술개발만 한다면 진입할 여지는 여전히 많다. 세계 4대 실리콘 기업으로 도약한다며 막대한 투자를 했지만 실패한 폴리실리콘 사업보다도 전망이 밝은 분야다. 폴리실리콘사업은 명확한 시장이 없는 뜬 구름 잡는 사업이었지만 고기능성 유리사업은 이미 있는 시장이고, 수요도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KCC가 고기능성 유리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한다면 좁고도 경기변동에 민감한 국내시장에 머물지 않고,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기도 쉽다.이제 단순한 제조기법으로 해외시장을 개척하고,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기술력만이 기업의 미래를 담보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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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는 범 현대가 그룹의 일원답게 현장을 중시하고, 과감한 추진력을 우선하는 조직체계를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최근 과거 조직의 자랑이었던 과감한 추진력보다는 안정 위주의 보수적인 조직문화가 자리매김하면서 조직발전이 정체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기업의 경쟁력이 조직에서 나오는데, 조직의 정체는 기업의 경쟁력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 KCC의 기업문화를 진단하기 위해 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개발한 SWEAT Model의 네 번째 DNA인 조직(Organization)을 일(job)과 사람(people) 측면에서 평가해 보자.◇ 지식/용기/도전 정신을 가진 인재상을 제시 현대그룹과 유사한 조직문화를 가지고 있는 KCC는 지식과 용기, 도전정신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원한다. 그룹 차원에서 제시하는 인재상으로 Knowledge, Challenge, Courage를 가진 사람을 제시한다.Knowledge를 가진 사람은 전문지식과 기본의 충실, 조직의 방향 등과 일치하는 사람이다. Challenge를 보유한 사람은 불굴의 의지와 창의력을 가지고 도전하는 사람이다. Courage는 정직과 사명감, 책임감을 가지고 고객과 조직을 대하는 사람이 가진 역량이다. 그룹차원의 인재상을 기반으로 KCC건설은 조직에 올바르게 융화하고 협조성과 순발력을 겸비한 사람, 투철한 주인의식의 바탕 위에 성실하고 책임감이 강한 사람, 적극적 사고로 끊임없이 연구하고 창의력을 발휘하여 미래에 대한 자기계발에 충실한 사람을 자사의 인재상으로 제시한다. 그룹의 인재상이 일반론에 치우친 것과는 달리 건설업무에 적합한 인재의 특성을 나열한 것으로 보인다. KCC는 성과중심∙역량중심으로 개인의 역량과 업무성과를 평가하고 있으며, 누적식 연봉제 및 업무성과에 따른 성과급, 임직원 포상제도 등의 보상체계를 운영하고 있다.인재육성방향은 지식 함양기능 교육을 통해 핵심가치와 역량을 개발하고, 문제해결 및 커뮤니케이션 기능교육을 통해 업무성과를 내도록 한다. 글로벌리더 양성기능 교육을 통해 글로벌 비즈니스를 선도할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인재육성 체계는 핵심리더 양성과정, 글로벌리더 양성과정, 핵심가치·핵심역량 교육과정이 있다. 핵심리더양성과정은 핵심가치 공유, Leadership 역량, 직무역량/공통역량으로 구성되어 있다.글로벌리더양성과정은 국내∙외 학술연수/MBA, 국내∙외 업무연수, 맞춤형 MBA(EMT, SMT, JMT)등이다. 핵심가치 및 핵심역량교육과정은 외국어 교육, 글로벌 비즈니스 역량 등이 있다.KCC는 중견그룹이지만 통일된 기업문화를 유지하기 위해 인재채용과 육성에 높은 관심을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수평적 커뮤니케이션 강화로 경쟁력 향상 원해범 현대가 그룹의 조직체계 특징은 군대식 수직적 위계체계와 조직의 일사분란함이다. 군대식 수직적 위계체계는 상사의 명령에는 이의를 달지 않고 무조건 복종한다는 상명하복의 정신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범 현대가 그룹들이 단순 제조업보다는 인프라관련 사업에서 훌륭한 성과를 보여줬는데, 상명하복의 단결력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모든 사람들이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많은 프로젝트를 단기간에 성공시킬 수 있었던 핵심경쟁력이 조직의 단결력이었다. 리더가 불가능한 목표를 정해도 조직이 일치단결해 죽도록 매진해 달성한다. 설탕과 섬유에서 출발한 삼성그룹, 화학과 전자를 기반으로 한 LG그룹, 섬유와 에너지를 축으로 하는 SK그룹이 갖지 못한 조직체계이다. 현장을 중시하는 상명하복의 단결력은 KCC가 급격하게 성장하던 산업화 시대에는 아주 훌륭한 기업의 자산이었다. 하지만 산업화 시대가 저물고 KCC의 사업구조가 성장단계를 넘어 성숙단계에 접어들자 자랑하던 핵심경쟁력이 변화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기존의 성공체험과 도전정신으로 무장한 조직이 창의성과 수평적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한 21세기 정보화 시대의 새로운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KCC조직은 창의성보다는 과거의 경험에 의존하고, 수평적 커뮤니케이션보다는 수직적 커뮤니케이션에 더 익숙해 있다.2014년 경영전략도 수평적 커뮤니케이션을 강조하고 있다. 제품의 숫자가 많아지고, 조직의 규모가 커지면서 조직이 유기적으로 협력하기 위해서는 수평적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하지만 KCC의 조직문화는 수평적 커뮤니케이션보다는 수직적 커뮤니케이션에 익숙해져 있다. 수직적 커뮤니케이션은 다양한 아이디어와 토론을 부정하고, 조직의 효율성만을 강조한다. 범 현대가 그룹들이 산업화 시대의 인프라사업이나 단순 제조업에는 강한 면모를 보여줬지만, 사고의 유연성이 중요한 전자, 화학, 유통, 금융, 소비재산업에는 맥을 추지 못한 이유다.장기간 국내 1위의 그룹이었던 현대로서는 치욕적인 일이지만 실제 현대전자, 현대증권, 현대백화점 등은 성공한 사업이었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현대전자만 하더라도 가전사업은 사라졌고, 반도체는 SK그룹에 넘어가 생존을 위한 치열한 투쟁을 하고 있는 중이다. 최근에 수평적 커뮤니케이션을 활성화시키자는 목소리를 높은데, 구체적으로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는 파악하기 어렵다. 수평적 커뮤니케이션은 수평적 리더십에서 자연스럽게 구현되지만 국내 대부분의 기업들은 수평적 리더십에 익숙하지 않다.국내 대기업들이 창의적인 제품을 개발하지 못하고, 혁신에 실패하는 이유도 기업 내부에 수직적 커뮤니케이션이 일반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대기업들이 중소기업의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제품들을 모방하거나 도용하면서 분쟁이 끊이지 않는 이유도 자체 혁신이 어렵기 때문이다. KCC의 경우에도 지난 수십 년 동안의 업력을 자랑하고 있지만 창의적인 제품을 시장에 내 놓거나 혁신기술을 개발한 사례가 거의 없다. 건자재시장이 기술보다는 가격과 연고에 의한 영업으로 경쟁하는 시장이었기 때문에 혁신이나 기술개발의 필요성이 낮았던 것도 KCC가 어려워진 이유로 볼 수 있다.결국 건설시장이 어려워지면서 기술경쟁이 불가피해졌고, 국내시장이 축소되면서 해외시장에 진출하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다. 과감한 조직혁신의 노력이 없다면 현재의 위기를 돌파하기 어렵다고 보여진다. ◇ 실적부진으로 구조조정이 불가피해 인력유출 우려현재 KCC의 전방산업인 건설이 장기간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향후 전망도 부정적이기 때문에 조직의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 그동안 KCC는 범현대가 그룹의 지원과 부동산 경기의 활성화에 힘입어 안정적으로 성장했는데, 건설경기가 어려워지면서 당황스러워 하고 있다.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세계 각국이 부동산시장이 침체되기 시작했는데, 한국만 정부가 내수소비를 진작시킨다는 이유로 거품을 키우면서 오히려 관련 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린 결과를 낳았다. KCC도 미리부터 긴축경영을 했더라면 최근의 어려움을 피할 수 있었을 것으로 판단된다. 외부환경의 변화를 미리 준비하지 않고 있다가 더 큰 어려움에 빠져든 것이다.KCC의 제품이 단순하고, 제품의 품질보다는 연고에 의한 영업을 주로 했기 때문에 직원들의 경쟁력도 높지는 않은 편이다. 주력 제품인 페인트의 기술경쟁력이 높지 않고, 다른 건축자재도 국내글로벌 기술경쟁력을 확보한 제품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수평적 의사소통을 통해 기술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지만 조금 늦은 감이 있다. 건자재업종의 미래가 밝지 않고, 비용절감을 위한 인력감축이 불가피해지면서 우수인력의 확보와 유지가 주요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통상적으로 조직에 위기가 다가오면 우수인재들이 먼저 떠나 위기가 더욱 심화되는 경향이 있다.조직의 입장에서는 능력이 부족한 직원들이 나가 줬으면 하지만, 실제 상황은 정반대로 기업의 입장에서 꼭 필요한 우수인재만 떠난다. KCC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만약 이 사태를 예방하지 못한다면 우수인재를 유지하고, 수평적 커뮤니케이션으로 기술경쟁력을 확보해 해외시장을 개척하겠다는 목표는 달성하기 어려워진다. 최근 KCC도 이러한 우려를 감지하고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직원 개개인의 장점을 찾아 스스로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영업조직도 조직의 체질을 강화하기 위해 시장정보를 수집해 가공하고, 이를 모든 조직에 전파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과장과 차장 승진 대상자 전원에게 자신의 업무영역에 관한 논문을 쓰도록 하는 것도 역량개발정책의 일환이다. 단순한 보고서 수준이 아니라 전문가들이 작성하는 논문을 요구한다고 한다.이런 노력이 임직원의 역량개발과 우수인재양성에는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이지만, 우수인재를 유지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인재유치와 마찬가지로 인재유지에도 발상의 전환과 같은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요구된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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