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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몇 년 동안 시스템경영(System Management)에 대한 논의가 활발했지만 최근에는 이 논의가 잠잠해졌다. 시스템경영에 대한 정의가 불분명한 것도 시스템경영에 대한 관심을 흐려지게 했지만, 경영자들이 시스템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했던 것이 더 큰 요인이다.대림도 시스템에 대한 고민은 거의 하지 않은 것으로 보여 기업이 정체된 이유를 파악할 수 있었다. 대림의 기업문화를 진단하기 위해 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개발한 SWEAT Model의 다섯 번째 DNA인 시스템(System)을 경영도구(methodology)와 운영(operation) 측면에서 평가해 보자.◇ 직원역량 강화를 위한 BSC, KMS 등은 절반의 성공대림이 직원의 역량강화를 위해 도입한 시스템이 BSC(Balanced Scorecard), KMS(Knowledge Management System), 인트라넷(Intra-Net) 등이다.대림의 성과관리를 위한 시스템을 PBMS(Performance Based Management System)이라고 명명했고, 이를 통해 성과주의 기업문화를 정착시키고 있다. PBMS를 그룹차원에서 관리하며 계열사의 전략과 실적을 공유하기 위해 성과공유회를 분기별로 실시하고 있다고 한다.성과도 재무제표 위주가 아니라 구성원의 학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실적에 영향을 미친 원인분석, 축적된 역량을 활용하는 전략수립 등을 통해 직원들이 자신의 역량을 계발할 수 있다. 국내 기업들이 기업체질을 개선하기 위해 2000년대 초반부터 BSC를 도입하기 위해 노력했다. MB정부도 BSC가 기업부문에서 성과를 냈다고 판단해 정부차원에서 공기업과 정부부처에 도입했다. 지난 10여 년 동안 BSC가 국내 기업의 체질을 바꾸는 데는 일부 성공했지만 전체적으로는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BSC의 성패는 KPI라고 불리는 지표를 어떻게 선정하는 지에 따라 달라진다. 기존의 재무제표위주의 평가에서 벗어난 것은 의미 있는 진전이지만 미국식 BSC지표에 너무 의존하면서 BSC가 변질된 사례가 많다. 대림도 PBMS를 도입해 그룹차원에서 관리했지만, 크게 성공하지는 못했다. 초기에는 계열사들이 모여 성과공유회를 진행했지만, 현재도 추진하고 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아마 성과공유회뿐만 아니라 PBMS조차도 제대로 운영되지 않을 것이라고 추측된다.대림을 포함해 다른 그룹들도 BSC를 정착시키지 못했다. BSC는 도입의도는 좋았지만 국내기업의 실정에 맞는 시스템으로 자리잡지는 못했다. 2008년 이후 글로벌경기 침체도 BSC가 성공적으로 안착하는 것을 방해했다. 경영진이 단기간의 실적을 우선하면서 재무제표위주의 관리가 강화되었기 때문이다.국내에서 성과주의 문화가 어느 정도 정착된 기업은 삼성그룹뿐이다. 삼성그룹조차 현재의 성과주의문화가 내부화합을 저해하고 성장잠재력을 훼손한다고 판단해 수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기업의 성과가 개인의 역량이나 노력보다는 외부환경변화와 연관성이 높은 것도 성과주의 확산을 막는 장애물이다. 대림이 자랑하고 있는 것 중 하나라 KMS의 일종인 지식경영체제다. 사내 전산망인 인트라넷을 통해 본사와 국내외 현장을 연결하고, 임직원이 경험과 사례를 공유하고 있다. 유사한 프로젝트 수행경험을 통해 불필요한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대림의 지식경영체제는 경험과 사례를 공유하는 수준으로 각 개인들이 보유한 지식까지 확장하지는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KMS도 2000년대 중반부터 국내기업들이 앞다퉈 도입했지만 현재는 유명무실한 시스템이다.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자신의 경험과 지식을 내 놓을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하는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인트라넷에 이야기방인 ‘한숲 톡톡’을 개설해 수평적인 의사소통을 시도하고 있다. 사원부터 경영진까지 이용하는 이야기방에 직원들은 불만과 요구사항을 올린다. 경영진은 현장의 애로사항을 파악해 해결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한다.대림의 주장에 따르면 이야기방을 통해 내부의사소통이 활발하다고 한다. 하지만 국내기업 중 사내 인트라넷을 활발하게 운영하는 기업으로는 삼성전자를 꼽는데, 삼성전자조차도 경영진이 게시판을 검열해 기업에 부정적인 내용은 삭제한다는 주장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직함과 연차를 떼고 소통한다고 하지만 연공서열과 권위주의가 팽배한 한국기업에서 수평적인 의사소통은 쉽지 않다. ◇ 시스템에 이해는 빨랐지만 확산은 늦어대림의 자료에 따르면 대림은 시스템에 대한 이해가 빨랐던 것으로 보인다. 대림산업은 1978년 건설업계 최초로 업무전산화 프로그램을 도입해 경영정보시스템을 구축했다. 국내에서 컴퓨터가 보급되기 이전이다.대부분의 기업들이 80년대 후반이나 90년대 초반이 되어서야 경영정보시스템에 관심을 가진 것과는 대조된다. 대림은 최소한 10년 이상 빨리 시스템을 구축한 셈이다. 건설업은 하나의 프로젝트에 몇 년 동안 수백 개의 기업과 수만 명의 인력이 투입되기 때문에 수작업으로 업무전반을 관리하고 통제하는 것은 쉽지 않다. 대림의 건설계열사 중 하나인 고려개발도 건설정보화 혁신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고려개발은 1995년 기획, 설계, 시공, 유지보수 등 업무프로세스 전 단계를 재설계하는 BPR(Business Process Reengineering)을 추진했고, 이를 기반으로 CIM(Construction Integrated Management)시스템을 구축했다.CIM시스템은 통합건설정보시스템으로 실시간으로 공사 현장을 관리할 수 있고, 손익 등 경영분석을 가능케 한다. 또한 CIM을 단위 프로세스까지 업그레이드 해 CIM-II를 운용하고 있다.고려개발은 2000년부터 공정관리를 체계화하기 위해 CIM 기반의 공정원가 통합관리 시스템인 EVMS Based CIM를 구축해 운용한다. 프로젝트의 공정과 원가를 동시에 관리해 수익성을 극대화하고 있다.이 외에도 e-SpeedNet이라고 하는 전자입찰시스템도 운영하고 있다.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실시간 기업(RTE, Real Time Enterprise)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RTE는 기업을 시장의 수요변화에 즉각적으로 대응하도록 한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고려개발은 프로젝트 파이낸싱에 잘못 뛰어들었다가 2011년 워크아웃을 신청했다.대림은 주력인 건설부문에 시스템 도입을 빨리 했지만 다른 계열사로 확산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대림산업도 1978년에 경영정보시스템을 구축했다지만 이후에 두드러진 시스템을 구축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현대건설, 현대산업개발, 삼성물산 건설사업부 등 경쟁사가 업무프로세스를 정립해 체계적인 ERP를 먼저 구축했다.계열사인 대림자동차, 오라관광 등도 특별한 업무시스템을 구축한 사례가 보고되지 않고 있다. 고려개발은 1987년 법정관리에 돌입한 이후 다양한 시스템을 도입해 단기간에 경영정상화를 이뤘지만 시스템이 사업위험을 통제하는 데까지는 발전하지 못했다. ◇ 사이버신문고를 도입했지만 활성화는 미진대림은 협력업체와 상생한다는 자세를 갖고 2000년부터 윤리경영을 실천하고 있다고 말한다. 대림산업은 2000년부터 홈페이지에 ‘사이버신문고’를 운용하기 시작했다.최근의 발표에 의하면 대림의 사이버신문고는 다른 기업과는 달리 매우 활발하게 운영된다고 한다. 사이버신문고는 임직원 불공정행위, 윤리경영관련 제안, 기타 건의사항 등을 제보할 수 있다. 쉽게 접근할 수 있어 고객의견 수렴창구로서 큰 호응을 받고 있다고 한다. 사이버신문고에 제보하기 위해서는 제보자는 자신의 휴대폰번호를 입력하고, 신용정보회사 서비스를 통해 본인여부를 확인 받아야 한다. 본인확인을 거친 후 이름, 이메일(e-mail), 전화번호, 휴대폰번호, 문의내용 등을 입력한 후 보내기 버튼을 눌러 제출하도록 되어 있다.사이버신문고는 다른 기업들의 신문고와 달리 제출내역이나 처리과정을 전혀 파악할 수 없다. 개별적으로 접수해, 처리결과만 당사자에게 전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림산업의 관계자에 따르면 신고자의 신상정보는 보호되고, 제보내용도 감사실로 바로 전달되어 처리한다고 한다. 대림산업의 주장과는 달리 사이버신문고가 활성화되어 있을 가능성은 낮다. 내부고발과 같은 사이버신문고의 핵심은 제보자의 신원을 익명으로 보호하는 것이다.실명으로 제보를 하는 내부고발자는 거의 없다. 특히 대기업의 협력업체나 이해관계자가 자신의 신원을 드러내 놓고 내부고발을 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대기업이 불만사항을 공정하게 처리해 줄 가능성도 낮고, 감사실조차도 내부고발자의 신원을 보호해 주지 않기 때문에 신원이 노출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내부고발제도가 정착되지 않은 가장 큰 이유다. 사이버신문고를 활성화 시키려면 현재와 같이 폐쇄적으로 운영해서는 안된다. 신고자는 익명으로 신고할 수 있어야 하고, 본인이 답변을 원하지 않는다면 이메일과 같은 연락처도 기재하지 않도록 배려해야 한다. 임직원의 부정행위와 같은 내용을 제보할 경우에는 합당한 보상시스템도 구비해야 한다.국내기업들의 윤리경영실태를 파악해보면 대림과 마찬가지로 형식적으로 운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내부고발제도는 조직 내부의 부정행위를 적발하는 가장 효율적인 도구라는 것이 입증되었기 때문에 활성화시킬 필요가 있다.대림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도 선진기업이 도입해 운용하고 있는 내부고발제도를 벤치마킹해 현재의 사이버신문고를 개선해야 한다.- 계속 -기업문화, 대기업,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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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은 다른 대기업이 문어발 확장을 해 종합백화점이 된 것과 달리 주로 건설 한길을 걸었지만 최근에는 관광, 환경사업 등 사업다각화를 진행하고 있다. 건설업을 제외하고는 국내사업에만 몰두하고 있어 글로벌 환경변화에 매우 취약한 사업구조를 갖고 있다.국내에서 건설업은 사양산업이고, 해외에서 국내건설업체들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막대한 물량을 수주하고 있지만 경쟁력은 확보하지 못했다. 대림의 기업문화를 진단하기 위해 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개발한 SWEAT Model의 두 번째 DNA인 사업(Business)을 제품(product)와 시장(market) 측면에서 평가해 보자.◇ 건설업 외길을 걸었지만 시장불황, 차별화된 기술 없어 고민대림은 창립 이후 건설업 외길을 걸었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 무리한 사업확장도 최대한 자제하면서 내실경영을 추구했다. 시공능력평가에서도 1962년 이후 50년 이상 10대 건설사의 자리를 유지했다.대림산업은 주로 관급공사를 하면서 덩치를 키웠지만 다른 기업과 달리 정치영향을 적게 받았다. 대림의 문제점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건설업 자체가 불황이라는 것, 다른 하나는 기술력에서 차별화를 확보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대림의 주력인 국내 건설업은 1990년대 중반부터 사양길에 접어들었지만 IMF외환위기 이후 부동산시장에 거품이 끼면서 10년 이상 생명을 연장할 수 있었다. 건설회사를 가진 대기업은 부동산 거품의 수혜를 받아 그룹의 빚을 정리할 수 있었지만,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전가시켰다. 정부의 인프라공사를 하면서 가격을 부풀려 정부재원을 고갈시켰다.민간을 위한 아파트분양시장도 고가분양으로 부동산시장을 교란하면서 부당이득을 취했다. 대림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국내 건설업체들 모두가 공동으로 책임을 져야 한다. 부동산시장의 거품도 2008년 미국발 서브프라임모기지(Subprime Mortgage) 사태를 계기로 붕괴되기 시작했다. 한국도 2008년 이후 부동산 시장은 개인의 부채와 수요감소로 침체되기 시작했지만, MB정부는 정권유지차원에서 거품을 더 키웠다.건설업체들도 부동산시장이 활성화된다는 주장을 펼치면서 정권과 합작으로 거품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했다. 시장경제가 수요와 공급이라는 보이지 않는 손(invisible hands)에 의해 조정된다는 단순한 명제를 무시하고, 시장을 교란한 대가는 가혹했다. 건설회사들은 분양이 되지 않는 아파트를 무작정 건설하고, 대규모 부지개발사업을 밀어 부쳤다. 소위 말하는 PF(Project Financing)사업들이 줄줄이 좌초하면서 건설업체들은 자금난에 봉착했고, 강제적 구조조정에 직면했다. 아직도 아파트가격이 오를 것이라며 분양을 부추기지만 개인들이 구매할 여력을 잃은 지 오래다.부동산시장이 다시 살아나려면 인위적인 경기부양보다는 시장에 맡겨야 한다. 초과 공급된 건설업체들도 줄어들어야 하고, 잘못된 의사결정으로 부채가 많은 기업들은 없어져야 한다. 대림도 부동산 침체기에 살아남으려면 냉철한 시각으로 시장변화를 읽고 현명하게 대처해야 한다.건설업체의 다른 문제점은 차별화된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이 없다는 것이다. 대림산업은 1980년 대림기술연구소를 설립해 기술력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했다. 대림기술연구소는 설계외 시공 관련 기술개발에 매진해 현재까지 특허 225건, 실용신안 49건, 신기술 14건 등을 등록했다.2010년 한국공학한림원이 대림의 벽식 아파트설계, 친환경도시 복원기술 등 6건에 대해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100대 기술에 선정했다. 국내 최초로 ‘e편한세상’이라는 아파트브랜드를 개발해 시장을 주도했다. 하지만 대림기술연구소가 개발한 기술이 대림의 사업에 큰 도움은 되지 못한다. 국내건설업체들 대부분이 비슷한 수준의 기술만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영업활동이 실적을 좌우한다.대림의 e편한세상도 단순한 브랜드에 불과하고, 대림이 개발한 아파트의 구조도 다른 브랜드 아파트와 차이가 없다. 자체 개발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원가를 절감해 가격경쟁력이 있는 것도 아니다.보유하고 있는 특허, 실용신안, 신기술이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사업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현대건설, GS건설, 현대산업개발 등 다른 건설업체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수십 년을 업력을 가졌지만 자신들만 보유하고 있는 기술은 없다.◇ 관광/레저 등으로 사업다각화 추진하지만 미래전망은 글쎄대림은 건설사업이 장기간의 침체기에 접어들면서 위기를 타파하기 위해 친환경, 관광/레저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대림산업은 1979년 호남에틸렌을 인수해 석유화학사업을 시작했다. 현재 석유화학사업은 건설업과 같이 대림산업의 핵심사업 중 하나다.화학제품을 판매하는 컴텍과 한화그룹과 공동운영하고 있는 여천NCC 등도 석유화학사업과 연관되어 있다. 콘크리트관 및 조립구조재 업체인 대림 C&S도 있지만 매출규모가 적어 주력사업으로 보기에는 한계가 있다.신성장동력으로 해상풍력발전, 물 환경, 전기이륜차 개발 등 친환경사업을 선택했다. 해상풍력발전은 친환경에너지사업이기는 하지만 국내업체들이 단기간에 기술을 개발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따라서 일본이나 독일기업들로부터 기술과 장비를 도입해 건설하는 사업을 하는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원전비리사태로 전력수급에 애로를 겪고 있는 한국전력이 추가로 풍력, 태양력, 지력 등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투자를 늘릴 가능성이 낮아 미래전망도 비관적이다. 물 환경도 건설업체들이 군침을 흘리는 시장이지만, 국내건설업체들이 경쟁력 있는 기술을 개발하기 어려운 영역이다. 전기이륜차는 국내 이륜차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대림자동차가 추진하는 차세대 사업이지만 아직 성과가 나지 않고 있다. 대림자동차는 연간 40만대의 생산능력을 갖춘 국내 최대업체로서 국내 시장의 70%을 점유하고 있다.국내 이륜차시장은 중국, 베트남, 태국 등지에서 생산된 수입품으로 인해 국내업체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일본과 이탈리아 업체들이 세계이륜차시장을 주도하고 있으며 국내업체들은 기술과 가격측면에서 경쟁력이 뒤지고 있다. 관광/레저사업은 1986년 인수한 오라관광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오라관광은 제주도에서 제주그랜드호텔과 골프장인 오라CC를 운영하고 있다. 또한 2012년 12월 제주항공우주호텔을 인수했다.현재 여의도와 중구에 비즈니스호텔을 짓고 있다. 여의도 대림산업 사옥자리에 비즈니스호텔을 짓고 있으며 2014년 3월 오픈 예정이다.서울 중구에도 430실 규모의 호텔을 건설하고 있으며, 강남 테헤란로에도 비즈니스호텔건설을 추진 중이다. 2017년까지 서울에 약 128개의 호텔이 건설될 것으로 예상되어 2016년이 되면 포화상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외국인 관광객 1,000만 시대를 열면서 비즈니스호텔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공급도 급증하고 있다. 롯데호텔, 신라호텔, 조선호텔 등 빅 3업체뿐만 아니라 건설업체까지 비즈니스호텔시장에 뛰어들면서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2012년 8월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발언 이후 일본인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명동, 남대문 등 주요상권이 존폐 기로에 서 있다. 일본 관광객이 주요 고객인 롯데호텔도 사업에 애로를 겪고 있다.문화관광부나 관광공사가 중국, 동남아시아 경제가 호황을 누리면서 관광객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오히려 관광객은 줄어들고 있다. 2012년 하반기부터 관광객 증가율로 감소하면서 이미 호텔산업에 대해 비관적으로 보는 전문가가 늘어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건설이 주력인 대림이 호텔시장에서 선전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해외시장 개척에 사운을 걸었지만 확고한 기반마련에는 실패대림이 1960년대 중반부터 해외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노력했고, 국내건설시장의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해외시장에 승부를 걸고 있다. 대림이 주력하고 있는 분야는 토목, 건축, 플랜트, 발전 등 건설의 모든 영역을 포함하고 있다.최근에는 국내에서 축적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섬과 섬, 섬과 육지를 연결하는 특수 장대교량사업에도 도전하고 있다. 현수교 가설 기술력을 보유한 국가는 미국, 일본, 영국, 덴마크, 중국 등 5개국뿐이다. 기존 사업이 EPC에 치우쳐있었는데, IPP사업까지 영역을 확장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EPC는 ‘Engineering(설계), Procurement(조달), Construction(건설/시공)’의 약자로, 플랜트 설계에서 자재조달, 구매, 건설시공 전 과정을 수주하는 것을 말한다.IPP사업은 ‘Independent Power Plant’의 약자로 민자발전사업이다. 중동과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국가재정부족을 이유로 민자발전사업을 많이 추진하고 있다. 글로벌 건설업체들이 투자개발사업에서 글로벌 디벨로퍼로 도약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IPP사업도 이 일환이다. 국내외 민자발전과 석유화학플랜트시장이 활성화되면서 대림도 이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근 말레이시아에서 1조원이 넘는 발전프로젝트를 수주하면서 중동에 치우친 사업구조를 다변화하고 있다.동남아시아의 정유, 발전플랜트 시장이 활성화되고 있는 것도 기회요인이다. 고부가가치 사업을 늘리고, 해외거점도 확대해 해외시장의 선전을 계기로 불황을 탈출하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대림이 확고한 기반을 구축하고 있는 시장은 보이지 않는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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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구열이 강한 김준기 회장이 동부의 체질을 변환하기 위해 도입한 것이 시스템경영이다. 하지만 시스템경영은 최근 박근혜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경제민주화, 창조경제와 마찬가지로 명확한 정의조차 되어 있지 않다. 하지만 시스템경영을 전혀 고민하지 않는 기업에 비하면 나름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동부의 기업문화를 진단하기 위해 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개발한 SWEAT Model의 다섯 번째 DNA인 시스템(System)을 경영도구(methodology)와 운영(operation)의 측면에서 평가해 보자.◇ 시스템경영을 비상경영전략 차원에서 접근기업문화의 혁신 DNA 중 시스템의 경영도구가 경영선진화와 시스템경영을 지향하고 있는데, 국내 대기업 중 유일하게 동부가 시스템경영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김준기 회장은 2001년부터 시스템 경영을 추진하고 있다. 동부의 주장에 의하면 시스템경영은 ‘급변하는 경영여건 변화에도 흔들리지 않고 자율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미래 예측체제를 구축하는 비상 경영전략’이다. 내수위주의 사업으로 외부환경 변화에 민감하지 않지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미리 대비해야 한다는 필요성은 크다.동부의 시스템경영은 스탠더드(standard)에 의한 경영계획으로도 표현된다. 개별 계열사가 스스로 생존하고 도약하기 위한 목적에서 운영된다. 경영계획을 예산제도와 연계시켜 자율경영, 책임경영을 요구하고 있다.김준기 회장도 스탠더드 경영계획을 고도화시켜 새로운 동부의 경영시스템으로 정착시켜야 한다고 강조한다. 국내 대기업들이 경영계획을 연간단위로 세우는 것과는 달리 글로벌 기업들은 경영계획과 실적을 실시간으로 연동해 관리한다. 분기 혹은 월 단위로 분석하고 환경변화에 맞춰 경영계획을 수정한다.글로벌 기업들은 경영계획(Planning), 예산수립(Budgeting) 등의 솔루션을 도입해 스탠더드 경영계획을 운영한다. 경영계획도 그룹의 특정 부서에서 몇 달 동안 수립해 조정하지 않고, 개별 부서가 자율적으로 수립할 수 있도록 한다.동부의 스탠더드 경영계획이 어떻게 작동되고 있는지 확인하지 못했지만, 아직 초보단계에 머물러 있지 않나 추측된다. 삼성그룹이나 LG그룹도 경영계획이 유연하게 작동하는 수준에는 도달하지 못했다.시스템경영과 위기경영과는 다른데, 동부는 비상경영전략도 스탠더드 경영계획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비상경영은 예상하지 못한 돌발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위기관리전략을 말한다. 글로벌기업들은 시나리오경영이라는 말도 사용한다. 내‧외부 환경의 변화를 예측해 상황에 따라 준비된 매뉴얼을 적용해 위기를 수습하도록 한다.비상경영은 시스템경영의 일부분이라고 봐야 한다. 시스템경영이 체계적으로 운영되면 당연하게 비상경영에 대한 대비가 잘 되어 있는 것이지만, 비상경영에 대한 대비가 체계적으로 되어 있다고 해서 시스템경영이 정착되어 있다고 볼 수는 없다.시스템경영은 업무에 대한 정의가 제대로 되어 있고, 권한과 책임의 배분이 업무와 연관되어 있는 기초 위에서 작동될 수 있다. 국내 어떤 대기업도 업무에 대한 정의가 체계적으로 되어 있지 못해 시스템경영을 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없는 것이다.삼성그룹은 평상시의 업무배분은 다른 그룹에 비해 체계화되어 있지만 위기관리계획은 부실하다. 삼성그룹의 기업문화를 관리의 문화라고 부르고, 관리의 삼성이라고 칭하는 이유가 있다.동부 역시 삼성의 구조조정본부(현 미래전략실)에 권한과 역할이 너무 집중되는 것은 문제라고 보고 자율경영과 책임경영시스템 구축에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6시그마와 프로세스혁신 등 시스템 도입으로 경쟁력 강화동부는 2002년부터 6시그마와 프로세스 혁신(Process Innovation)을 추진했다. 6시그마는 무결점 운동이고, 프로세스 혁신은 업무의 합리화를 목표로 추진된다. 외부에 공개된 자료를 검토하면 동부화재가 업무 프로세스 혁신을 선도하고 있다.동부화재는 고객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2002년 보험업계 최초로 6시그마경영을 도입했다. 제조업체 위주로 도입하던 6시그마를 보험업계에 도입하려고 시도한 것 자체가 신선한 충격이다. 동부화재는 라이벌인 삼성화재나 LIG화재에 비해 고객만족도가 높다.프로세스 혁신을 위한 노력도 추진해 각종 업무처리 절차가 개선되고 있다. 2004년부터 비즈니스프로세스관리(BPM, Business Process Management) 툴을 개발해 업무프로세스를 개선하고, 업무생산성을 향상시키고 있다. 업무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BPM을 실시간(RTE)으로 관리하기도 한다.BPM을 6시그마와 연계시켜 기존의 6시그마의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지만 진척은 없다. BPM자체가 BPR(Business Process Reengineering)의 변종에 불과하고 구체적인 내용이 없다고 비판하는 전문가도 많다.BPM에 대한 불신이 높은 것은 IT솔루션 개발업체들이 기능적인 차원에서만 접근하기 때문이다. BPR도 혁신적인 사고이지만 국내에서 외면 받았다. 컨설팅업체들과 IT솔루션 개발업체들이 글로벌 기업의 선진사례를 벤치마킹하는 것까지는 좋았지만 개별 기업의 업무특성을 제대로 반영하는 데는 실패했다.또한 혁신모델로 제시한 미국기업 위주의 편향적 접근도 국내 소비자를 설득하는데 애로를 초래했다. 동부도 BPM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고, 핵심 계열사에 적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 성과에 대해서는 아직 알려져 있지 않다.동부가 경영시스템 혁신을 위해 노력하는 것은 좋지만, 이제는 동부의 기업문화에 적합한 시스템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업무프로세스를 혁신하고 관리하는 것도 외부의 시각만이 아니라 내부의 시각과 의견을 중점으로 반영해야 한다. IT계열사의 매출을 늘려주기 위한 시스템구축계획을 전면 재조정할 필요가 있다.계열사의 업무와 제품의 특성을 반영한 시스템을 구축하고 효율적으로 운영할 운영매뉴얼을 정비해야 한다. 시스템구축보다 운영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경영현황 속보판을 운영하지만 미래 예측정보가 부족비상경영을 시스템경영으로 인식하고 있는 동부는 경영현황 속보판이라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경영현황 속보판은 이미 도입한 시스템에서 관리하고 있는 정보를 실시간으로 보여 주는 시스템이다. 과거 글로벌 컨설팅업체들이 제안하던 ‘War Room Board’나 ‘Cockpit System’과 유사한 개념이다.‘War Room Board’는 전장의 상황을 일목요연하게 파악하기 위해 상황실에 설치하는 현황판이다. ‘Cockpit System’도 비행기 조종석 계기판처럼 기업의 각종 정보를 실시간으로 파악해 통제할 수 있도록 한 시스템을 말한다.동부의 경영현황 속보판은 전사적자원관리(ERP), 공급망관리(SCM), 고객관계관리(CRM), 프로세스개선관리(BPM), 기업정보포털(EIP), 전략경영관리(SEM) 등의 정보를 전부 관리한다. 경영진이 기업 현장의 상황뿐만 아니라 외부 공급망, 고객의 상황까지 파악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문제는 경영현황 속보판에서 관리하는 정보가 기업의 과거와 현재만을 보여 준다는 것이다. 기업의 경영자는 과거나 현재의 정보보다는 미래의 예측정보를 활용해야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다. 현황정보가 필요한 것은 현장책임자나 실무자이지, 경영자가 아니다.현재 기업 경영정보시스템의 가장 큰 문제점이 경영자가 원하는 미래정보를 제공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동부에서 말하는 스탠더드 경영계획도 기존의 관리자형 예산계획이 가진 단기 실적 위주의 경영을 극복하기 위해 나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경영자는 현재가 아니라 미래를 예측하고 투자의 규모나 가부를 결정해야 하는데, 과거의 데이터는 참고는 되지만 결정적인 요소로 작용하지 못한다. 대부분의 경영자는 자신의 감이나 과거의 성공경험에 의존해 의사결정을 하는데, 적중확률이 계속 낮아진다.김준기 회장이 과거 산업화 시대에 국내시장을 예측하며 내린 의사결정은 대부분 적중했지만, 21세기 정보화 시대에 글로벌 시장을 전망하고 내린 의사결정이 과거처럼 그대로 적중할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동부제철은 원료독립을 내세우며 열연강판분야로 업스트림을 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투자가 막 끝난 시점에서 글로벌 철강 불황에 맞닥뜨렸다.동부하이텍도 실적이 조금 호전되고는 있지만 장기 성장전만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반도체사업이 미래수종사업이기는 하지만 동부하이텍이 계속 성장해 나가기 위한 지속적인 투자가 가능할지 의문이다.동부라이텍의 경우에는 LED사업이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될 가능성도 예측하지 못해 해외수출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지만 실패한 M&A로 봐야 한다.동부대우전자도 종합가전사업을 하기 위해 인수했지만 국내에서 시장을 재탈환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백색가전사업이 규모의 경제를 확보해야 하고 중국, 인도 등 신흥공업국과의 기술격차도 크지 않아 앞으로 동부 내의 비메모리 시스템반도체부문과의 시너지 발휘에 성패가 달려있다.시스템경영을 강조하지 않더라고 경영진이 필요한 정보를 제공해야 하는 것이 경영시스템임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고민이 부족하다. 아무리 다양한 시스템을 구축해서 정보를 관리해도 모두 과거의 데이터에 불과해 경영진이 중요한 의사결정을 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현장의 단순한 데이터를 취합해 제공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경영진에게 절대적으로 중요한 미래의 시장을 예측할 수 있는 정보를 생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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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7-29교통안전공단은 교통사고의 예방과 관련된 사업을 전담하는 공공기관으로서 1981년 설립된 교통안전진흥공단이 모체로 1995년 교통안전공단으로 개칭되었다. 주요 업무는 자동차 검사, 철도/항공 안전, 자동차 종합검사, 교통사고 예방캠페인, 자동차사고 피해가족 지원, 자동차성능시험 연구, 교통안전 연구/교육 등이다.교통안전공단의 윤리경영 현황을 진단하기 위해 홈페이지, 언론보도, 그린경제 DB, 국가정보전략연구소 DB, 국정감사, 감사원 자료 등을 참조했다. 교통안전공단의 윤리경영 현황을 진단하기 위해 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개발한 ‘8-Flag Model’을 적용해 보자. ◇ 경영진과 노조의 담합으로 대규모 인사비리 터져◆ Leadership(리더십, 오너/임직원의 의지)교통안전공단의 비전은 ‘세계 최고의 교통안전전문기관’이고 비전목표는 2020년 녹색교통안전분야 세계 10위권에 진입하는 것이다. 조직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핵심가치는 안전, 도전, 신뢰다. 안전은 과학적 안전관리체계 운영, 전문성 강화 및 선진교통문화 확산을 위한 교통안전수준의 향상을 도모하기 위한 가치다.도전은 열정과 도전정신을 바탕으로 한 창조적 업무추진으로 미래변화에 대한 능동적 대처 및 가시적 성과를 창출하도록 한다. 신뢰는 임직원의 의식∙행동규범 선진화 등 조직문화 쇄신으로 국민 모두에게 신뢰받는 공단을 실현할 수 있도록 만든다.교통안전공단이 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4대 전략방향은 교통안전 선진화, 자동차관리 첨단화, 미래 녹색교통선도, 지속가능성 경영실현 등이다. 교통안전 선진화를 위한 전략과제는 교통안전 전문성 강화, 교육∙홍보 실효성 제고, 철도안전사업 심화발전, 항공안전사업 역량강화, 교통안전연구 강화 등이다.자동차관리 첨단화를 위해 스마트 자동차관리 정보시스템 구축, 미래∙고객지향 검사서비스 개발, 자동차 안전성 강화, 글로벌 역량강화, 자동차문화 서비스 제공 등의 전략과제를 선정했다. 미래 녹색교통선도는 친환경 교통 인프라구축, 온실가스 감축사업 강화, IT융합 교통안전서비스 제공, 신교통 수단 안전관리 기술개발 등으로 실현한다. 지속가능성 경영실현은 청렴문화 정착, 인재육성 강화, 경영선진화 추진, 사회공헌활동 강화, 고객감동실현, 동반성장추진 등으로 달성한다. 윤리경영 추진목표는 ‘윤리투명경영 강화를 통한 지속가능경영 기반구축’이며 이를 위한 추진체계 강화, 윤리청렴 내재화, 점검 모니터링 강화 등의 추진전략을 정했다. 추진체계를 강화하기 위해 지속가능경영 관련지표 관리, 11개 청렴시책 및 27개 청렴취약업무 BPR과제를 추진한다.윤리청렴 내재화를 위해 가치공유 확산 및 온/오프라인 교육강화, 윤리청렴 캠페인시스템 개발/운영을 한다. 점검 모니터링 강화를 위해 e-감사시스템 운영강화, 청렴감찰활동 강화, 내부신고제도 운영 활성화 등을 행동지침을 실천한다.2011년 인사담당 임원들이 노조간부들과 담합해 인사권을 전횡하고 뇌물을 수수했다는 것이 밝혀졌다. 직급별로 승진에 필요한 뇌물 액수가 정해져 있고, 뇌물을 제공하지 않으면 승진이 어려운 구조였다.2007년부터 4년 동안 인사비리에 연루된 직원이 184명이나 되었다. 이 사건으로 12명이 파면, 9명이 해임되었다. 2011년 임명된 이사장이 비리척결을 내 세우며 윤리경영을 정립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으나 아직 뚜렷하게 개선된 흔적을 찾기는 어렵다. ◇ 윤리헌장은 정비했지만 제도운영은 낙제◆ Code(윤리헌장)윤리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윤리헌장, 윤리강령, 행동강령을 제정해 실천하고 있다. 윤리헌장은 윤리경영 실천을 통해 세계 최고의 교통안전 전문기관으로 비상하고자 하는 모든 임직원의 열망과 의지의 표현이다. 주요 내용은 고객을 존중하고 최상의 서비스 제공, 임직원에게 공평한 기회부여, 상생의 노사문화 구축, 상호 번영하는 공동체 구성, 환경보호 등이다.윤리강령은 고객에 대한 윤리, 임직원에 대한 윤리, 임직원의 기본윤리, 경쟁사 및 거래업체에 대한 윤리, 공단과 임직원의 사회와 국가에 대한 윤리 등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윤리강령은 2004년 제정되어 2006년, 2011년 등 3회에 걸쳐 개정되었다.임직원행동강령은 2003년 제정되어 2004년, 2006년, 2007년 등 6회에 걸쳐 개정되었다. 행동강령은 공정한 직무수행, 부당이득의 수수금지, 건전한 공직풍토의 조성, 위반시의 처벌 등을 규정하고 있다. 윤리헌장 등은 다른 공기업과 유사한 수준으로 정비되어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 Compliance(제도운영)윤리경영위원회의 위원장은 이사장이 되며 부위원장은 기획본부장이 된다. 감사실과 별도로 윤리경영전담부서를 두고, 윤리경영전담부서가 사전 예방활동을 하고, 감사실은 사후점검 및 평가기능을 수행하도록 하고 있다.비리행위를 사전차단하기 위해 부패위험 조기경고시스템도 도입했다. 내부신고를 활성화하기 위해 신고자의 아이디, 이름, IP주소도 저장하지 않는다. 비상임 감사 밑에 감사실과 감사처가 있다. 감사실장이 행동강령 책임관으로 강령의 준수 및 교육, 위반행위 접수, 조사 등의 업무를 수행한다.2012년 감사원은 교통안전공단의 청렴도를 제고하기 위해 내부고발제도 강화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또한 내부고발제도로 ‘유리알(U-RIAL)에게’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유리알처럼 청렴한 행정을 실천하겠다는 것이며, 청렴(Uprightness), 섬김(Respect)의 민원응대, 공평(Impartiality)한 업무처리, 접근(Accessibility)이 높은 이의신청, 투명(Lucidness)한 처리절차를 의미한다.2013년부터 청렴 마일리지 제도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행동강령, 청렴교육, 청렴시책, 제도개선 등 4개 분야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행동강령은 청탁을 등록하거나 클린신고를 하면 30점, 금품수수 등 내부공익신고 30점, 행동강령 댓글은 건당 1점, 행동강령상담은 건당 2점을 제공한다.청렴교육은 교육을 받을 경우 시간당 2점, 반부패/청렴관련 회의에 참석하면 건당 5점을 주고, 청렴교육은 최대 40점을 넘지 못한다. 청렴시책은 청렴수기가 채택되면 30점, 청렴콘텐츠가 당선되면 50점, 평가위원회 위원으로 선임되면 10점을 지급한다. 제도개선으로 청렴아이디어가 채택되면 최고 30점을 받는다.교통안전공단이 2011년 인사비리가 적발된 이후 유리알이나 청렴마일리지제도를 통해 윤리경영에 대한 의지를 불태우고 있지만, 정작 윤리경영위원회나 감사실에 대한 재편은 없었다. 윤리경영을 감시∙감독할 제도를 구비하고 있어도 적발을 하지 못하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또한 본연의 역할을 수행하지 못한 제도를 보완하지 않는 것도 이해하기 어렵다. 제도운영에 대해 낙제점을 매길 수 밖에 없는 이유다. ◇ 효과 없는 전시성 윤리교육, 노조와 부정한 의사소통 원활◆ Education(윤리교육 프로그램)2009년 전임 이사장은 직원들의 청렴의식을 제고하기 위해 외부 교육기관과 MOU를 체결해 맞춤형 청렴교육을 진행했다. 이사장의 노력은 바로 결과로 나타났다. 2009년 국민권익위원회가 주관하고 전국 105개 공공기관과 공직유관단체가 참가한 2009년도 제 1회 청렴교육 수범사례 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것이다.공단의 2009년도 목표는 ‘금품향응 수수료 ZERO달성’이고, 한번만 적발되어도 바로 퇴출하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시행하고 있었다. 교육방법은 교통안전사업 및 직무특성별 맞춤형 교육, 본사와 지방조직간 영상교육 및 토론 강화, 분임토의 등 참여형 교육, 사이버 청렴교육 등 다양했다. 하지만 국민권익위원회의 최우수상 상장의 잉크도 마르기 전에 2011년 대규모 인사비리가 적발되었다. 그것도 내부감사나 감사원 감사가 아니라 수사기관에 의해서다. 이 비리행위는 2011년뿐만 아니라 최소한 2007년부터 이어져온 고질적인 비리였다는 점이 밝혀졌다.이사장이 주도한 청렴교육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국민권익위원회에 의해 최우수상을 받은 2009년에도 임직원들은 당당하게 뇌물과 향응을 받았던 것이다. 윤리교육의 효과가 전혀 없었던 것이다.공정한 직무수행, 부당이득 수수금지, 건전한 직장풍토 조성, 재산 및 정보보호 등 주제별로 자신의 행동을 평가할 수 있는 사례를 제공하고 있다. 지식자료실에도 윤리경영에 관련된 다양한 자료를 제공해 참조하도록 하고 있다. 2012년 행동강령책임관이 20회의 전국 순회교육을 실시했다.이사장도 전 직원을 대상으로 윤리경영 온라인 영상강의를 했다. 2011년 비리적발 이후 새로운 이사장이 청렴교육을 강화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이 교육효과에 대해 부정적으로 본다. 이미 전과가 있기 때문에 더욱 신뢰하기 어렵다. ◆ Communication(의사결정과정)2010년 감사원은 공단이 노조의 불합리한 요구까지 무차별적으로 수용하는 행태를 개선하라고 지적했다. 선진 노사관계 정착을 위해 수용한 불합리한 단체협약조항이 많았다. 노조의 인사/경영 침해, 노조 전임자 인사특혜 등을 폐지하라고 요구한 것이다.일부 낙하산을 타고 온 경영진들이 까칠한 노조를 달래기 위해서 경영권을 포기하다시피 하는 경향이 있는데, 교통안전공단에서도 비슷한 행위가 발생한 것이다. 감사원의 지적을 받고 개선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하지만 2011년 최악의 인사비리가 적발된 것이다.고객과의 의사소통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통합관리시스템을 운영하는데, 이를 VOC(Voice of Customer)라고 한다. 고객이 교통안전공단에 표현하는 각종 의견을 접수, 등록, 배분, 처리를 하기 위한 시스템이다.2011년 VOC로 처리한 것이 5,800여 건이고, 2012년에는 소폭 줄어 4,900여 건이었다. 홈페이지를 통한 민원은 늘어났지만, 고객의 소리함을 통한 민원이 60%이상이나 급감했기 때문이다. 현재의 이사장이 비리행위로 침체된 조직분위기를 전환하기 위해 희망편지를 보내고, 감성소통을 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 부실검사로 고객과 신뢰손상, 부채도 너무 많아◆ Stakeholders(이해관계자의 배려)교통안전공단은이해관계자를 배려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최상의 교통안전서비스를 제공해 행복한 사회를 구현하기 위해 고객헌장을 제정해 실천하고 있다. 주요 내용은 고객을 최우선 가치로 인정,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행동, 고객의 소리에 신속하게 응답, 한발 앞선 서비스제공 등이다. 고객헌장의 실천을 감독하기 위해 서비스관리지표를 설정하고 실천한다.2011년 감사원의 지적 사항 중 중고차 시장의 투명성 강화를 위한 정보제공과 중고차 시장의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라는 것이 있었다. 중고차의 사고이력이나 성능표시 부정행위는 중고차 시장 자체를 고사시킨다.2012년 백령도 주민들은 육지보다 3~4배 비싼 차량 검사비에 대한 항의를 했다. 현지 검사업체가 부당하게 비용을 높게 책정했다는 것이다. 현지 검사업체가 없는 섬의 경우에는 공단이 출장검사를 하게 때문에 오히려 더 저렴하다는 것이다.2013년 1월 발생한 부산 금강공원 케이블카 정지사고도 교통안전공단의 신뢰를 손상시켰다. 교통안전공단은 이 케이블카가 운행되기 시작한 1983년부터 30여 년 동안 검사를 독점했지만 이상징후를 파악하지 못했다. 사고 이전에 실시된 정기검사에서 5년간 사용해도 된다는 합격판정을 받은 이후라 교통안전공단의 검사를 신뢰하기 어렵다.안전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삼고 있지만 정작 안전을 보장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관련 행정기관은 교통안전공단의 검사를 신뢰할 수 없으며 교통안전공단의 안전점검 독점을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Transparency(경영투명성)교통안전공단의 1인당 평균 보수는 2008년 5,900만원에서 2012년 6,400만원으로 대폭 늘었다. 임직원 평균 근속연수가 12년에서 15년으로 늘어난 것도 요인이지만 민간부문과 비교하면 과도한 임금을 받는다고 볼 수 있다. 부채는 2008년 530억 원이었지만 2009년 470억 원으로 줄어들었다가 2010년 570억 원으로 대폭 늘었다.2012년 말 기준으로 장기차입금은 120억 원 규모로 2008년 230억 원에 비하면 많이 감소했다. 부채는 현재 560억 원 수준에서 유지하고 있다. 2012년 당기순이익이 60억 원 규모이므로 부채를 다 갚으려면 최소한 10년 정도 걸린다고 본다.2009년 감사원은 국토해양부가 교통안전공단에 위탁해 추진한 철도안전정보 종합관리시스템이 20억 원의 예산을 낭비한 사례라고 지적했다. 이 사업은 2006년에 한국철도시설공단이 개발중인 데이터베이스(DB)를 공동 이용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구축한 것이다. 교통안전공단의 잘못은 아니지만,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다면 충분히 중복여부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본다.2012년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가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교통안전공단이 개발한 자동차토털이력정보조회와 자동차채권사업도 부실하다. 자동차토털이력정보조회용 앱(APP)을 개발하는데 2.5억 원을 투자했지만 사용실적은 초라하다.교통안전공단의 부채가 당기순이익의 10배 수준이지만 경영효율성을 위해 노력하지 않는다고 보인다. 신임 이사장이 취임한 이후 윤리경영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지만 경영투명성을 위한 노력은 보이지 않는다. ◇ 급발진이 차량결함이 아니라고 하지만 국민은 불안하다◆ Reputation(사회가치 존중)2010년 감사원 사회문제로 급부상하고 있는 차량의 급발진 사고에 대한 조사를 개시하라고 명령했다. 하지만 급발진 사고에 대한 조사 진척이 없자, 2012년 다시 급발진 조사단의 부실조사 의혹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고, 의심차량에 대한 현장조사, EDR 조사 등 투명한 조사 방안에 따라 재조사할 것을 지시했다. 이에 대해 교통안전공단은 조사단에 전문가를 포함시키고 급발진 원인 규명을 위한 공개실험 실시하겠다고 했다.2013년 6월 30일 국토교통부는 발표된 급발진 사고에 대한 조사결과 차량결함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같은 발표는 급발진 사고에 대한 논란을 종식시킨 것이 아니라 오히려 불에 기름을 붙인 격이다. 국민들은 차량제조사에 대한 불신을 넘어 국토교통부마저 성토하고 있다.해마다 급발진 사고가 끊이지 않고 일어나고 있지만 피해자는 소송을 하더라도 보상을 받기 어렵다. 정부기관조차 급발진은 차량결함이 아니라고 발표하는데, 일반인이 차량결함을 밝히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급발진 사고조사에 대한 발표내용을 보면 교통안전공단은 차량의 안전을 진단하고 소비자인 국민을 안심시켜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런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외국에서는 완벽하게 규명하기 어려운 급발진 사고를 차량제조사의 책임으로 묻는 것이 추세인데, 한국은 아직도 규명하기 어렵다는 말만 하고 있다.제조물책임법(PL법)을 강화해서라도 차량 급발진 사고도 제조사에게 문제가 없다는 것을 입증하도록 해야 한다. 교통안전공단이 객관적인 입장에서 급발진 사고를 조사할 수 없다면 시민단체, 전문가그룹에게 맡기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2013년 교통안전공단은 고졸채용, 청년인턴제, 장애인고용 등 채용에 있어 성별, 연령, 학력에 차별을 두지 않는다고 한다. 2011년 인사규정을 개정해 개인의 능력과 성과를 중시하고 있다. 2012년 전체 채용인원 중 20%가 고졸이었고, 올해도 유사한 수준으로 채용할 예정이라고 한다.하지만 2012년 경영평가에서 지적 받은 부장 이상 여성직원이 전무한 문제에 대해서는 아직 대책을 내 놓지 않고 있다. 여성인력에 대한 공정한 평가와 대우도 사회가치존중을 위해 필요하다. ◇ 8-Flag Model로 측정한 교통안전공단의 윤리경영 성취도▲ 그림 45. 8-Flag Model로 측정한 교통안전공단의 윤리경영 성취도지금까지 진단한 내용을 바탕으로 ‘8-Flag Model’로 측정한 교통안전공단의 윤리경영 성취도를 종합하면 [그림 45]와 같다. 교통안전공단의 윤리경영도 전반적으로 낙제점을 벗어나지 못했다. 지난 주에 평가한 한국환경공단의 경우와는 달리 ‘0’점을 받은 영역은 없었지만, ‘4’점을 받은 윤리헌장과 의사소통을 제외하고는 모두 낙제점을 받았다.교통안전공단이 2011년 인사비리 이후 혁신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개선된 사례를 찾지 못했다는 점도 부정적인 평가에 일조했다. 주요 평가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Flag 1인 리더십은 대규모 인사비리에 전체 직원의 10%이상이 연루되었고, 임원급에 해당되는 인사들 중 절반 이상이 승진을 위해 뇌물을 제공한 것으로 밝혀졌다는 사실을 감안했다. 새롭게 부임한 이사장이 윤리경영을 위해 노력한다고 하지만 내부인사관행이 개선되었다고 평가하기는 아직 이르다.Flag 3인 제도운영은 내부인사비리를 감사실이나 윤리경영위원회가 적발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제도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감안했다. 2012년 유리알, 2013년 청렴마일리지 등을 도입했지만 유리알은 구호에 불과하고, 청렴마일리지도 윤리경영의 제도측면에서 본다면 본질적인 이슈는 아니다. 오히려 액세서리에 불과한 것이다. 본질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단기적 효과는 있을지 모르지만 변화는 없다.Flag 4인 윤리교육도 2009년 윤리교육을 강화해 국민권익위원회의 최우수상을 받았지만, 정작 그 시간에도 비리행위가 진행되고 있었다는 점을 반영했다. Flag 6인 이해관계자 배려도 소비자와의 신뢰를 구축하기 위한 노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최하점을 받은 것이다.Flag 7인 경영투명성은 새로운 이사장이 윤리경영을 위해 노력하지만 경영개선을 위한 노력이 보이지 않는 점을 감안했다. Flag 8인 사회가치 존중은 급발진사고 조가결과가 납득하기 어렵고, 결과발표 이후 오히려 논란이 가중되고 있어 공단이 국민의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어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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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기업의 가장 큰 문제점은 오너 1인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다는 것이다. 오너의 역량이나 능력과 관계없이 오너가 신(神)처럼 모든 의사결정을 주도하고 있다.1심에서 법정 구속된 김승연 회장의 유죄판단 근거도 계열사 임원이 작성한 노트에서 ‘김승연 = 신(神)의 경지’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한화는 개인차원의 구상일 뿐 강연에서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고 항변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한화의 기업문화를 진단하기 위해 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개발한 SWEAT Model의 5번째 DNA인 시스템(System)을 경영도구(methodology)와 운영(operation) 측면에서 평가해 보자.◇ 옥중경영과 시스템경영 사이에서 고민 중김승연 회장이 구속집행 정지를 신청하면서 심신상실 등의 이유를 제기하자, 검찰은 임원들이 구치소 면회를 통해 세밀한 지시를 받고 있어 사유가 적절하지 못하다고 반박했다. 검찰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재판부는 구속집행 정지를 결정했고, 5월말까지 1차례 연장됐다.항소심에서 1심보다 1년 낮은 징역 3년 형이 선고되었기 때문에 구속집행 정지기간이 종료되면 김승연 회장은 다시 수감돼야 한다. 대통령 특별사면이라는 가능성이 남아 있기는 하지만 상고심이 끝나야만 가능하므로 당분간 경영공백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한화가 비상시국을 대처하기 위해 꺼낸 카드가 ‘옥중경영’과 ‘시스템 경영’이다. 옥중경영은 김승연 회장이 구치소나 교도소에서 주요 경영현안에 대해 보고를 받고 의사결정을 주도하겠다는 것이다.김 회장은 1993년 외화밀반출로 2개월간 구속되었을 때도 주요 현안을 직접 처리했다. 이번에도 1심에서 법정 구속되었을 때 구속기간이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는지 모든 현안을 직접 보고받았다. 하지만 이것이 자충수였다. 한화 창립 60주년 기념행사나 야구단 운영 등 세세한 부문까지 직접 지시를 내렸던 옥중경영이 유죄를 입증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검찰이 구치소 면회기록을 무기로 김승연 회장이 신처럼 떠받들어지고 있으며 그룹의 모든 의사결정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구치소나 교도소의 면회내용이 기록되기 때문에 구속집행정지나 특별사면, 감형 등의 선처를 받기 위해서라도 앞으로 옥중경영을 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그렇다면 시스템경영으로 가야 하는데 과연 한화의 조직이 시스템경영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정비되어 있는지 여부가 관건이다. 2000년대 초반부터 전문경영인 체제가 이미 구축되어 있고, 김승연 회장의 아들인 김동관 실장이 주요 현안회의에 배석하면서 문제가 없다는 주장이다.시스템경영을 정착시키기 위해 시나리오경영도 이미 도입했다는 주장도 한다. 시나리오경영은 삼성그룹이 처음 도입하면서 국내에 알려졌다. 외부환경이 급변하면서 대부분의 국내 대기업이 2000년대 초부터 도입하고 있지만 아직 완전하게 정착되지는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시나리오경영은 환율변동, 원자재가격변동, 국제정치역할관계 변화 등 외부환경의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한다.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고 기업이 위기를 선제적으로 대응하는데 장점이 있지만 형식적으로 운영되는 경향이 있다.시나리오경영의 요체는 발생 가능한 상황을 얼마나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느냐이다. 즉 시나리오를 잘 구성하지 못하면 시나리오경영은 형식적으로 운영될 수 밖에 없다. 외부환경에 대한 정보수집을 바탕으로 미래시장 예측능력을 보유하는 것이 핵심이다. 선진국 글로벌 기업들이 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보급하고 있는 글로벌정보경영전략(GIMS, Global Intelligence Management Strategy)를 도입하고 있는 것도 정보수집에 대한 중요성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환율을 예로 든다면 2013년 국내대기업은 원 달러환율이 최소 1$ : 1,200원대에서 사업계획을 수립했지만 이미 1,100원대 초반으로 내려가면서 계획에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 달러와의 환율도 고민이지만 한국과 수출품목이 많이 겹치고 있는 일본이 엔화의 평가절하는 더 충격적이다.미국 등 서방국가들이 엔화 약세를 용인하면서 대기업의 수출환경이 급격하게 악화되고 있다. 국제원자재가격도 계속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원유, 철강석, 석탄, 곡물 등 대부분의 원자재 가격이 폭락하고 있어 선물투기를 한 기업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시나리오경영이나 시스템경영이 말처럼 쉽지 않다. 한화도 김승연 회장의 부재를 시스템경영으로 커버한다고 강조했지만 정작 이라크 등의 해외사업에서 의사결정을 하지 못해 사업진척이 더디다. 재판결과를 낙관해 미리 준비하지 못하고 갑작스럽게 구속된 점도 시나리오경영이 원활하지 않다는 점을 나타낸다.국민의 법 감정이 사법부에 우호적이지 않아 대기업 총수의 범죄행위에 관대하게 판단하던 재판부의 정책이 바뀌었다는 사실을 파악하지 못한 결과다. 시나리오경영을 하려면 GIMS로 외부환경변화에 대한 정보를 수집, 분석해 정확한 예측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글로벌 ERP 등 다양한 시스템 정비로 경영혁신 활동한화는 경영도구(methodology) 도입의 일환으로 전사자원관리(ERP, Enterprise Resource Planning), 공생전략시스템 등 시스템을 정비하고 있다. 계열사별 중장기 정보화전략계획(ISP, Information Strategy Planning)에 따라 ERP를 도입하고 있다.ERP는 국산 솔루션보다는 글로벌기업들이 도입하고 있는 SAP 솔루션을 선택했다. 경영의 투명성과 계열사별 통합 등을 염두에 둔 결과다. ERP는 도입하면서 선진경영기법을 체험할 수 있고, BPR(Business Process Reengineering)도 가능해 대기업이 경영혁신을 위한 시스템 도입 시 가장 먼저 선택한다.한화가 정비하고 있다는 공생전략시스템은 매우 생소한 용어인데, 대/중소기업 공생발전을 위한 시스템이라고 한다. 솔루션으로 구축된 시스템이라고 보다는 의사결정체제라고 보여진다. 협력업체를 지원하고 상생을 위한 실천내용을 포함하고 있을 것이다.신사업도 중소기업의 업종을 침해하는지 그룹차원에서 검토한다. 정기적으로 계열사들의 사업포트폴리오를 리뷰(review)해 문제가 없는지 점검한다.MB정부가 대기업 프렌들리 정책을 가속화하면서 대기업이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의 영역을 과도하게 침해하는 문제가 발생하자 내 놓은 대책이라고 보인다. 실효성만 있다면 박근혜 정부의 경제민주화에도 부합하는 시스템이다. 몇 가지 눈에 띄는 시스템을 제외하면 한화가 다른 기업과 비교해 특화된 경영도구를 도입하지 않고 있다. 한화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합리적인 의사결정이 보장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정비해야 한다.기업은 잘 나가고 이익이 많을 때 시스템을 정비해야 한다. 대부분의 경영자는 ‘그렇게 하지 않아도 잘 되는데’라는 사고를 가지고 투자를 하지 않는다. 시스템은 직원 개개인의 업무가 제대로 돌아가는지 자동적으로 점검하고 위험(risk)을 감지해 알려 준다. 시스템으로 위험을 관리하고 조직을 통제해야 한다.시스템을 도입한다고 시스템경영이 자연스럽게 정착되는 것은 아니다. 시스템의 운영(operation)능력을 갖추는 것이 더 중요하다. 아무리 좋은 경영도구를 도입한다고 해도 이를 운영하는 직원들의 능력, 규정과 프로세스를 지키려는 노력이 부족하다면 막대한 예산을 들여 도입한 시스템이 무용지물(無用之物)이 된다.한화도 M&A로 성장하기는 했지만 체계적인 운영노하우를 축적하고 있지는 못하다. M&A로 체질을 바꾼 두산과 마찬가지로 오히려 인수한 대우나 신동아의 계열사들이 기존의 계열사보다 더 훌륭한 운영능력을 가지고 있을 수 있다.경영혁신활동이 내부의 역량에 의존하기보다는 외부의 충격에 의한 경우가 더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가 있다. 한국 속담에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밀어낸다’는 말이 있는데, 부정적으로만 해석할 필요가 없다. 기업문화 혁신활동을 할 때 이 말을 많이 사용한다.굴러온 돌인, 인수한 기업들의 운영능력을 연구해 그룹에 확산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내부적으로 아무리 노력해도 바꾸기 어렵기 때문에 외부의 충격을 활용하는 것이다. 운영혁신도 기업문화 혁신에서 가장 바꾸기 어려운 요소(element)들 중 하나다. 기업문화를 혁신하기 위해서는 지속성(sustainability)이 필요한데, 하루 아침에 바꾸기 어렵기 때문에 시간적 여유를 가져야 한다.전(前) IBM 회장인 루 거스너는 “기업문화는 고무줄과 같아서 변화하는 방향으로 계속 당겨야 한다. 어느 순간 손을 놓아 버리면 원래 자리로 되돌아가거나 오히려 악화되기 때문이다.”이라고 말했다. 기존 기업문화에 익숙한 직원들이 저항하는 것은 기존을 것을 버려야 하는 고통이 따르기 때문이다. 저항이 강렬하고 기업문화혁신이 실패하면 관성(inertia)에 의해 조직은 과거로 돌아간다. 한화가 비전 2020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시스템을 정비해야 한다. 다른 대기업이 도입한 시스템을 일방적으로 선택하기 보다는 한화의 기업문화를 잘 반영할 수 있는 시스템을 찾는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 국내 대기업의 기업문화를 진단하면서 놀라는 점은 대부분 동일한 시스템을 아무런 고민 없이 도입하고 있다는 것이다.이렇게 도입한 시스템이 도입비용에 비해 제 가치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지만 놀랄만한 일이 아닌 것이다. 한화는 SK그룹이나 두산그룹과 마찬가지로 성장전략을 M&A로 삼고 있기 때문에 시스템에 대한 고민을 더욱 깊게 할 필요가 있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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