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 2
" 신격호 회장"으로 검색하여,
17 건의 기사가 검색 되었습니다.
-
한민족 5000년 역사에서 가장 위대한 인물이 누구인지에 대해 의견이 분분할 수 있지만 해외에서 인지도를 보면 고구려의 고선지, 통일교의 문선명, 롯데그룹의 신격호가 대표적이다. 고선지는 당나라 장수로 서역을 정벌했고 문선명은 통일교로 해외선교를 활발하게 펼쳤다.2020년 98세 일기로 사망한 신격호는 일본에서 대성공을 거둔 후 박정희 대통령의 초청을 받아 한국에 돌아와 유통업을 주력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신격호는 마지막까지 경영권을 놓지 않고 그룹 경영을 진두지휘하며 후계자를 지정하지 않았다.2015년부터 신격호의 장남 신동주는 동생인 신동빈과 롯데그룹의 경영권을 두고 치열하게 다퉜다. 2017년까지 진행된 극한의 충돌 끝에 신동빈이 승리하면서 이른바 롯데판 ‘왕자의 난’은 수습됐다. 결국 2020년 신격호 회장이 신동빈을 후계자로 지정한다는 내용의 유언장까지 발견됐다.신동빈 회장의 지휘한 롯데그룹은 123층 규모의 잠실 롯데타워까지 완공하고 적극적 인수합병(M&A)으로 거침없이 성장하다 코로나19 대유행과 온라인 쇼핑몰의 확장으로 경영상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신동주가 촉발한 내부고발의 진행과정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신동주의 내부고발 진행 내역 [출처=국가정보전략연구소(iNIS)] ◇ 내부 자료 제출에도 혐의 없음으로 결론2016년 6월 검찰은 롯데가 해외사업을 벌이면서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을 갖고 대규모 수사단을 꾸렸다. 세월호 사건을 제대로 수습하지 못한 박근혜 정부가 재벌 길들이기를 통해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목적이었다. 해당 수사는 호화 군단으로 야심차게 출발했지만 성과는 미진했다.검찰이 증거를 찾지 못하고 허둥대고 있을 때 동생인 신 회장과 후계자 자리를 두고 다투던 신동주는 2016년 9월30일 신 회장과 롯데 주요 경영진을 검찰에 고발했다.롯데가 2013년 5월부터 2015년 11월까지 중국에서 인수한 타임즈, 럭키파이 등의 영업권 손상차손 3700억 원을 누락해 연결재무제표를 작성했다는 혐의다.롯데쇼핑은 2014년 약 1500억 원, 2015년 4574억 원 등 6169억 원을 국제회계기준(IFRS)에 따라 회계장부에 반영했다고 반박했다. 2016년 2월 중국 영업권 가치를 재산정해 3461억 원을 당기순손실로 처리했다는 주장이다.신동주는 신 회장이 소매업뿐만 아니라 부동산 개발에서 발생한 손실도 숨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신동주는 2015년 10월 롯데쇼핑을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한 후 회계장부를 열람했다. 2016년 1월 호텔롯데과 관련된 회계자료도 확보했다. 나름 내부고발을 위한 자료를 충분하게 획득한 셈이다.검찰은 신동주가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획득한 내부정보를 고발했을 것으로 판단해 사실 확인에 착수했다. 신동주는 외형적으로 고발장만 접수했지만 그동안 직·간접적으로 수집한 자료를 비공식적으로 검찰에 넘겼을 가능성이 높다. 검찰이 몇 개월간 회계장부를 뒤적인 결과는 초라했다. 해당 혐의를 입증할 증거가 없었기 때문이다.신동주의 내부고발과는 별개로 신격호 일가와 경영진 일부는 다른 불법행위로 기소돼 처벌을 받았다. 신 회장 뿐만 아니라 신동주도 검찰의 칼날을 피해가지 못했다.신동주는 2005~2015년 그룹 계열사 여러 곳에 등기이사로 등재만 해놓고 일을 하지 않은 채 급여 391억 원을 받았다. 이러한 행위도 불법이다.형제 간의 분쟁은 다양한 기관에 소속된 법률가 뿐 아니라 컨설팅업체에게도 좋은 먹이감이었다. 신동주는 신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면서 민유성 나무코프 회장으로부터 다양한 자문을 받았다. 민 회장은 신동주로부터 컨설팅비의 일부를 받지 못했다며 민사소송을 제기했다.민사소송 과정에서 민 회장이 법률자문을 제공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변호사법에 따르면 변호사 자격증이 없는 사람은 법률자문을 하지 못하게 돼 있다. 결과적으로 12월 현재 민 회장은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중이다. ◇ 정의감·조직 설득·증거가 내부고발 성공 요건신동주가 전문가의 조언을 받고 내부고발을 단행했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내부고발의 내용을 입증할 증거자료가 충분하게 없었기 때문이다. 신동주가 촉발한 내부고발 사건의 교훈은 다음과 같다.우선 내부고발은 경쟁자를 제거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조직의 발전을 위한다는 정의감을 기반으로 진행돼야 한다. 신동주는 롯데의 장기적 발전이 아니라 후계자 경쟁에서 신 회장을 꺾기 위해 내부고발을 결정했다. 민 회장과 체결한 이른바 ‘프로젝트L’의 내용이 이를 증명한다.프로젝트L은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특허 취득 방해, 호텔롯데 상장 무산, 국적 논란 프레임 만들기, 검찰 자료 제공을 통한 신동빈 회장 구속” 등을 목표로 추진됐다.4가지 목표 중 국적 논란 프레임 만들기와 검찰 자료 제공을 통한 신 회장 구속을 제외한 2가지는 롯데의 존립 기반 자체를 붕괴시키는 것이다.다음으로 내부고발을 진행하기 전에 조직계통상의 설득 과정을 거쳐야 내부고발자가 보호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신동주는 롯데쇼핑 관련 자료를 공식적으로 받고 이사회·감사 등 내부통제시스템을 거치면서 불법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최대한 기울였어야 했다.국가정보전략연구소는 공·사조직을 대상으로 내부고발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내부통제시스템을 구축하라고 조언한다. 내부통제시스템은 4단계로 구성돼 있으며 1~2단계가 내부에서 해결하는 절차다.신동주가 부회장이라는 직위를 가졌기 때문에 회장은 1단계, 감사실은 2단계의 필터(filter)에 해당된다. 외형적으로 드러난 결과로만 보면 신동주는 1~2단계를 거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마지막으로 내부고발은 의심 정황보다는 명확한 증거를 기반으로 추진해야 한다. 신동주가 롯데쇼핑에게 각종 회계자료를 요청했을 때 회계책임자가 불법행위를 입증할 수 있는 자료라면 쉽게 제공했을 가능성이 낮다. 신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는 당사자에게 불법자료를 내어줄 어리석은 경영진은 없다.검찰이 회계자료만으로 불법행위를 확인해지 못했을 가능성도 있다. 수사기관의 수사의지에 따라 수사결과가 정반대로 달라지는 사례도 종종 있다.수사결과가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과정이 아니기 때문이다. 법원의 판결도 마찬가지다. 내부고발자가 명확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면 각종 이해관계자에 의해 역공을 당하는 경우도 적지 않으므로 주의가 요망된다. - 계속 -▲ 민진규 국가정보전략연구소 소장 [출처=iNIS]*칼럼 내용 문의 : 민진규 국가정보전략연구소 소장(stmin@hotmail.com)
-
롯데쇼핑(주)은 일본에서 사업기반을 닦은 신격호 회장에 의해 1970년 7월 2일 설립된 협우실업(주)를 모체로 하고 있으며, 1979년 11월 15일 롯데쇼핑으로 이름을 바꿨다.1970년 12월 지금의 롯데백화점 본점인 롯데쇼핑센터를 개점했으며 1988년 잠실점을 개점했다. 현재 롯데쇼핑은 크게 백화점 사업부문, 할인점 사업부문, 금융 사업부문, 전자제품전문점 사업부문 등으로 나눠져 있으며 연결대상회사는 국내 19개, 해외 34개로 총 53개다.주요 사업으로는 백화점, 할인점, 영화관 운영인데 3대 사업 모두 국내 시장을 독과점하고 있다. 백화점은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내수 경기침체 속에서 전국 네트워크를 구축한 롯데, 현대, 신세계 빅3메이저 백화점과 마이너 백화점 간 격차가 심화되고 있다. 2014년 글로벌 포춘 500대 기업 중 464위, 한국기업 중 16위를 차지한 롯데쇼핑의 기업개요는 표 1과 같다.▲ 롯데쇼핑의 개요 [출처=iNIS]◇ 신세계와 치열하게 경쟁하지만 사업 외부환경은 부정적최근 들어 재계 순위 5위인 롯데그룹 전체가 위기상황에 있다. 이 위기는 작년부터 시작돼 해결될 기미가 전혀 보이고 있는데 그룹의 주력회사인 롯데홈쇼핑의 경영진이 연루된 납품비리 사건의 충격파가 가라앉지 않고 있다.지난해부터 논란이 되고 있는 대기업인 갑의 횡포로 비쳐 무리한 추진으로 안전성 논란에 휩 쌓인 2 롯데월드와 더불어 롯데그룹의 이미지를 훼손하고 있다.이처럼 방향을 정하지 못하고 표류하고 있는 롯데쇼핑의 경영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부문별 특징, 경쟁력, 매출, 영업이익, 순이익 등을 살펴봤다.첫째, 롯데쇼핑의 주요사업 내용을 살펴보면 롯데쇼핑은 현재 백화점 31점, 아울렛 10개 점을 운영하고 있으며 아울렛 사업, 복합쇼핑몰 사업, 카테고리킬러(특화할인점) 등 새로운 형태의 사업들을 추진 중이다.해외에서는 2007년 러시아 모스크바점 오픈을 시작으로, 2008년 8월 베이징에 중국 1호점을 열어 해외시장 개척의 발판을 마련했다. 2011년 6월 톈진 동마로점을 비롯해 2012년 9월에는 톈진 문화중심점을 오픈했다.2013년에는 4월 웨이하이점과 6월 자카르타 롯데쇼핑 에비뉴, 8월 청두 환구중심점을 오픈하는 등 신규부지개발, 위수탁경영 등 다양한 방식으로 해외 진출을 추진 중에 있다.최근 롯데쇼핑은 동종업계 라이벌인 신세계와 치열한 입점 경쟁을 펼치고 있다. 특히 신수종 사업으로 떠 오른 아웃렛 시장은 신세계와 격돌하는 유통업계 최대 격전지다.시장 포화와 정부 규제로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신규 출점이 가로막히면서 아웃렛만 성장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경쟁사가 어디에 부지를 물색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리면 인접한 곳에 바로 부지를 매입해 맞불을 놓는 식이다.동부산, 수원, 인천, 의정부 등 전국 각 지역에서 백화점, 복합쇼핑몰, 편의점사업 부분에서 지역과 업종을 가리지 않고 전투를 벌이고 있다.▲ 롯데쇼핑의 주요지표 [출처=iNIS]둘째, 롯데쇼핑의 2013년 실적은 2012년에 비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증가했으나 순이익은 크게 감소한 것이 특징이다. 매출은 표2에서 보는 바와 같이 2013년 28조2120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약 12.7% 증가했다.영업이익도 2013년 1조 4850억원으로, 전년 대비 1.2% 다소 증가했다. 순이익은 2012년에 이어 2013년에 크게 감소해 8810억원으로, 전년대비 약 23.9% 감소했다.유통시장은 올해 하반기에도 전반적 소비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데 경기회복에도 불구하고 구조적인 저성장에 대한 우려 지속으로 소비가 합리적, 보수적으로 전환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특히 최근 발표한 올해 롯데쇼핑의 2분기 연결 매출액은 전년 수준인 7조2000억원에 영업이익은 10.2% 감소한 3720억원으로 1분기에 이어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아울렛, 롯데홈쇼핑, 롯데카드 영업은 상대적으로 순조롭게 나아가고 있으나 해외 백화점 및 마트, 국내 마트, 편의점 등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2014년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과 비슷해 작년에 이어 실적 부진이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하고 있다.셋째, 롯데쇼핑의 경쟁력으로 활발한 국제합작투자, SPA사업의 개요 설정을 비롯해 선진 의류기업의 글로벌마케팅 및 현지화 전략을 들 수 있다.그 대표적 예로 롯데쇼핑은 패스트리테일링과 합작 투자해 한국 유니클로를 만들었다. 일본의 캐주얼의류 브랜드 유니클로(Uniqlo)는 가격대가 낮으면서도 품질이 높을뿐만 아니라 베이직한 디자인을 특징으로 하는 세계적인 SPA(specialty store retailer of private label apparel) 브랜드다.롯데쇼핑은 패션사업 강화를 위해 유니클로 브랜드를 보유한 패스트리테일링(Fast Retailing)과 접촉을 진행했다. 당시 패스트리테일링도 이에 호응해 합작협상에 들어갔으나 양측은 각 사의 지분비율 및 백화점 입점 수수료 등에 대한 이견으로 난항을 겪었다. 그러나 결국 2004년 합작법인인 패스트리테일링 코리아를 설립했다.패스트리테일링 코리아는 대형매장의 이점을 이용하는 판매전략, 과감한 할인정책 등 유니클로의 글로벌전략을 그대로 살리면서 일부 현지화도 추진하는 글로컬리제이션(glocalization) 전략을 선택했다.여기에 롯데쇼핑의 조직적인 유통망 이용과 한국시장에 빠른 적응해 유니클로는 단기간 내에 급속한 성장을 이뤘다. 불황기에 오히려 급성장했다. 한일 양국의 두 기업이 서로의 장점을 잘 활용해 국제합작을 성공하게 한 대표적인 사례로 기록되고 있다. ◇ 유동성 문제와 경기침체 장기화 등으로 그동안 인수한 사업 토해내야 할 가능성 높아롯데쇼핑은 급격한 확장을 위해 차입을 무리하게 늘려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다. 주력 시장인 국내경기가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중국과 베트남에서도 사업부진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차입금을 상환하기에 벅차다.지난 6월 롯데쇼핑은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건물과 토지를 KB자산운용에 6017억원에 매각한다고 밝혔다. 롯데백화점 일산점과 상인점, 롯데마트 부평점·구미점·고양점·당진점·평택점 등 총 7곳이 처분대상인데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처분하는 것이다.당초 롯데쇼핑은 유동성 확보를 위해 올해 초에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 등 18개 점포를 부동산투자신탁에 매각할 계획이었다.1조 원대에 육박하는 해외 전환사채(CB) 조기상환의 영향이 계속되고 있는데 최근 롯데쇼핑은 회사채, 기업어음, 보유자금을 활용해 우선 급한 대로 해외 CB 풋 옵션 행사에 대응하고 있다.그러나 단기차입금 급증에 따른 유동성 문제를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당장 1조원대인 기업어음으로 인해 근본적으로 유동성 문제를 해결할 것으로 기대하기 어렵다고 판단한다.단기조달 특유의 상환 리스크만 증가하게 되는데 롯데쇼핑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6300억 원 규모의 부동산 유동화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투자자 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롯데쇼핑은 과도한 차입금에 대해 국내외 신용평가사로부터 경고를 받고 있다. 올해 초 2월 무디스가 신용등급을 강등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롯데쇼핑은 현재 추진 중인 부동산 매각을 통해 유동성 확보와 재무 레버리지 축소를 동시에 노리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세일앤리스백(매각 후 재임대) 방식의 운용리스의 경우 부채의 성격이 강해 기대만큼의 효과를 인정받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그뿐만 아니라 유통업체의 고질적인 병폐인 이른바 ‘갑질’문제가 올해 들어 다시 드러났다. 특히 롯데홈쇼핑의 전직 대표이사는 재직시절인 지난 2008년 5월부터 2010년 7월까지 회사 임직원들과 공모해 인테리어 공사비를 과다지급해 돌려받는 수법으로 회사 자금 3억200여만 원을 빼돌린 혐의 등을 받고 구속됐다.롯데그룹의 핵심 유통 조직인 롯데홈쇼핑에서 창사 이래로 최대의 비리사건이 터진 것이다. 이에 롯데홈쇼핑은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고, 신동빈 부회장이 모든 사업장에 대한 비리감사를 직접 지시했지만 롯데그룹 전체의 평판 리스크는 오히려 상승하고 있다.롯데쇼핑이 유동성 위기를 조기에 진화하지 못하면 하반기부터 그동안 무리하게 인수한 각종 자산과 사업을 재매각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지난 4월 16일 발생한 세월호 사건여파로 국내 소매시장의 침체가 살아나지 않는 것도 유통공룡인 롯데쇼핑으로서는 부담이다. 최근 서울시는 롯데쇼핑이 추진 중인 잠실 제 2 롯데월드의 조기개장을 허가하지 않았고, 9월 개장도 불투명한 실정이다.내수경기를 살려야 한다는 롯데쇼핑의 목소리도 커지만, 석촌호수 누수현상, 인근지역에서 발생하는 싱크홀현상, 교통혼잡을 해소하기 위한 대책미흡 등으로 롯데쇼핑의 조기개장 요구는 받아들여지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거침없는 확장으로 성장하던 롯데쇼핑에게 올해 하반기는 어느 때보다 어려운 시기가 될 것은 틀림없다.
-
농심의 신춘호 회장은 일본에서 사업적으로 크게 성공한 형인 롯데그룹 신격호 회장 밑에서 일을 하다가 형의 반대도 무릅쓰고 창업을 해 성공했다. KCC그룹의 정상영 회장이 형인 현대그룹 정주영 회장으로부터 독립해 일가를 이룬 것과 유사한 역사를 갖고 있다.비록 KCC가 범현대가 그룹과 사업적으로 중복되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것과는 달리 농심과 롯데그룹은 사업적으로 중첩되며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 농심의 기업문화를 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개발한 기업문화 측정과 혁신도구인‘SWEAT Model’에 적용해 5-DNA 10-Element의 성취도, 기업문화 위험관리, 혁신전략 등을 종합적으로 진단하고 평가해 보자. ◇ 5-DNA 10-Element의 성취도 분석▲ [그림 23-1. 5-DNA 10-Element 분석]농심의 기업문화를 SWEAT Model의 5-DNA 10-Element를 점수로 평가해 보면 [그림 23-1]과 같다. 농심은 라면제조라는 명확한 사업목표를 갖고 창업을 해 목표는 명확하게 정립하고 있다.라면사업에서 성공한 이후 스낵, 생수, 할인점, 커피 등의 시장으로 시장을 확대하고 있지만 주력시장은 성장이 정체되어 있고, 신성장동력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업에서는 명확한 성과가 나지 않아 고민이 깊다. DNA 1인 비전의 목표는 그동안 식품전문기업으로 한 우물을 판 점은 높이 평가 받을 수 있지만, 최근의 사업확장은 기존의 사업목표와 달라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또한 사회적 책임은 식품기업으로서 본질적인 애로사항인 위생문제, 식품첨가물 유해성 논란, 대리점과의 불공정 거래, 원가와 관계없는 가격인상 등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DNA 2인 사업은 제품은 라면, 스낵제품은 확고한 기반을 다지고 있지만, 생수와 커피는 불안한 상황이다. 삼다수 사업권을 잃고 백산수로 생수시장에 도전하고 있지만, 성공가능성은 점점 낮아지고 있다.다만 다른 국내 식품기업들과는 달리 글로벌 시장확대에는 크게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라면의 경우 해외수출국가가 80개를 넘어 100개를 향해 진군하고 있어 글로벌화에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DNA 3인 성과는 확고한 시장지배력을 바탕으로 원가계산이 어려운 제품의 수익성이 매우 높은 수준이다. 독과점을 바탕으로 적정 수준이상의 마진을 확보하고 있다. 하지만 위험의 경우 주력시장이 포화라는 점, 시장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제품포트폴리오의 구성에 실패했으며, 식품원료 확보선의 안정성 확보 미흡 등은 위험관리에 성공하지 못했다는 것을 입증한다. DNA 4인 일은 중견기업으로서 한계가 명확하게 보이며, 직원들의 업무정의와 분담은 체계적이지 못하다. 그러나 우수한 인재의 확보에는 크게 성공하지 못했지만 제안제도 등을 활성화시켜 인재양성과 동기부여에는 괄목할만한 성과를 냈다.DNA 5인 경영도구는 실시간 기업(RTE)의 도입에 적극적이고, 비록 절반의 성공에 그쳤지만 손욱 회장이 추진한 6시그마도 조직의 발전에 상당한 기여를 했다. 운영도 직원들의 역량과 시스템의 수준에 비해서는 좋은 성과를 냈다는 점에서 보통 이상의 평가를 받을 수 있다. ◇ 기업문화 위험의 관리전략▲ [그림 23-2. 기업문화 위험의 관리]농심이 기업문화 5-DNA를 인식하고 관리하는 수준을 평가해 정리한 것이 [그림 23-2]다.5-DNA 10-Element를 평가한 결과를 반영하면 비전, 성과, 조직 등 5개의 DNA 중 3개가 받아들이기 어려운 위험 영역에 속하고, 무시할 수 있는 위험영역에는 시스템 하나로 제한적이다. 관리가능한 위험은 사업으로 식품전문기업으로서 특정 제품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했으며, 시장침투 정도도 높다는 점이 감안됐다. 기업차원에서 혁신을 위해 노력을 해야 하는 정도를 보면 비전과 시스템의 경우에는 크게 노력하지 않아도 되지만, 성과, 사업, 조직은 유사한 수준의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성과의 경우 이익의 경우에는 나름 잘 관리하고 있지만, 위험에 대한 대비가 부족하다.글로벌 기업들이 위기(crisis)관리를 위해 도입하고 있는 RMS(Risk Management System)의 구축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시스템의 경영도구는 식품기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크게 부족함이 없어 위험관리를 위한 RMS를 제외하면 더 이상의 투자가 필요 없다고 판단된다. ◇ 농심이 채용하고 있는 혁신 전략▲ [그림 23-3. SWEAT Model로 분석한 농심 기업문화]SWEAT Model로 농심의 기업혁신방법을 분석해 보면 [그림 23-3]과 같다. 농심의 기업혁신전략은 일본 기업들이 선호하는 ‘T-Type Model’을 채용하고 있으며, 자매그룹인 롯데그룹도 동일한 혁신모델을 도입하고 있다.농심은 사업의 목표는 명확했지만, 기업차원으로 승화시키는 데는 성공하지 못했다. 제품의 라인업을 구성하고, 확장하는 것과 기업이 구성원에게 목표를 제시해 주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 농심은 제품에서 시작해 시장점유율을 확대하면서 성과를 냈고, 1등 기업으로 자리매김한 이후에 시스템경영과 인재육성에 역점을 뒀다. 대부분의 식품기업들이 주먹구구식의 경영에 몰입할 때 다양한 시스템을 도입해 경영효율성을 높인 것도 좋은 경영전략이었다. 직원들에게 도전의식을 심어주고, 책임을 면제해주는 등의 전략도 다른 대기업에서 보기 힘든 사례다.농심은 특정 제품을 기반으로 국내 최고 기업의 자리를 차지했지만, 비전에 대한 고민을 더 하지 않으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생수시장을 주도하다가 제품을 교체한 이후 급격한 침체를 경험한 것이나 커피시장 진입에 실패한 것도 조직역량이 근본적으로 취약하다는 것을 방증한다.현재시점에서 직원들만 채근하지 말고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기업문화혁신전략을 새롭게 수립할 필요성이 높다.- 계속 -
-
일본에서 개발된 라면이 한국에 소개된 이후 지난 수십 년 동안 라면은 고리타분한 밥 대신에 먹을 수 있는 별미식품이었다. 일부 사람에게 별미였지만,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라면은 밥 대신 주식이었고, 가난의 상징이었다.1986년 개최된 ‘86 서울 아시안게임’의 육상경기에서 금메달을 딴 여자 선수가 라면을 먹으며 훈련을 했다는 사실이 공개되면서 사회적 반향을 불러 일으키기도 했다. 이제 글로벌 스타 가수반열에 오른 싸이도 라면광고를 찍었다. 라면광고가 시대적 상황을 반영하면서 지난 수십 년 동안 한국사회에 웃음과 울음을 동시에 줬다. 그 중심에 농심이 있다. ◇ 형님먼저, 아우먼저라는 광고와 달리 치열한 사업다툼최소한 40대를 넘어선 세대라면 라면을 만드는 농심이라는 기업 이름은 모를 수 있지만, ‘형님 먼저, 아우먼저’라는 광고를 기억한다. 전래동화에서 유래한 이 광고는 농사를 짓는 형제가 어려운 살림살이에도 불구하고 먼저 상대방을 배려한다는 내용에 기반하고 있다.형은 동생이 살림에 기반을 닦으려면 자신보다 돈이 더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해 아무도 모르는 밤에 몰래 자신의 몫으로 수확한 벼를 동생의 몫으로 옮겨두고, 반대로 동생은 가족이 많은 형이 더 돈이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해 형 몰래 자신의 벼를 형의 노적가리에 옮긴다. 형제는 서로 몰래 선행을 베풀다가 마주쳐 우애가 더 깊어진다. 이런 내용의 동화를 요즘 아이들에게 설명한다고 이해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대부분 혼자 애지중지 자라 이기적이고 자신의 몫밖에 모르는 아이들이 다른 사람을 배려한다는 것이 무슨 뜻이지 모르기 때문이다.아이들도 이해하지 못하지만, 세태에 찌든 어른들도 동화는 동화에 불과하고 현실과는 거리가 멀다고 치부한다. 각박한 현실을 반영한 것이라 씁쓸하지만 부인하기 어려운 실태다. 몇 년 전부터 인문학 열풍이 불고 있는데, 거창하게 어려운 용어로 점철된 철학 책보다는 순수한 동화책 읽기 운동을 벌이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개인적으로 농심이라는 기업을 보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형님먼저, 아우먼저’라는 광고이다. 광고를 보면서 자랐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서로를 배려하는 이타정신의 표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나의 천진한 생각과는 달리 농심은 형제그룹인 롯데그룹과 치열한 시장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신춘호 회장과 신격호 회장은 피를 나눈 형제이고, 롯데그룹은 농심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큰 규모의 사업을 하고 있어 전혀 싸울 필요가 없는데도 지난 수십 년간 싸움을 멈추지 않고 있다. 신격호 회장과 신춘호 회장이 그룹의 경영권을 갖고 있을 때는 최소한 넘지 말아야 할 선은 넘지는 않았는데, 신격호 회장의 아들 신동빈 부회장이 경영을 책임지면서 삼촌인 신춘호 회장과 무한경쟁에 돌입했다. 특히 2010년 롯데그룹이 롯데라면으로 농심의 텃밭인 라면사업에 뛰어든 것은 상도의를 넘었다는 비난을 받았다.그리고 롯데그룹은 한술 더 떠 농심이 사업권을 잃은 삼다수 입찰에도 참여했고, 농심이 야심 차게 추진하고 있는 백수산 생수사업에도 진입했다. 롯데그룹이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세븐일레븐 등 유통채널에서 강점을 활용해 단기간에 시장을 장악할 수 있다는 자만과 외형확장 욕심은 무한경쟁을 촉발했다. 농심도 롯데그룹이 영위하고 있는 유통업에 진입해 일부 빌미를 제공하기도 했다. 사업을 해 많은 돈을 버는 것은 행복한 삶을 누리기 위한 목적인데, 서로 협력해도 행복한 삶을 사는데 충분한 돈을 벌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형제간에 피 튀기는 싸움을 멈추지 않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기업은 사람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임직원으로 구성된 하나의 인격체이다. 우리는 개인이 사람다운 행동을 하지 않을 때 비난을 가하는데, 기업도 사람과 마찬가지로 비난을 받게 된다. 광고에서는 형제애를 유난히 강조하는 기업이 실제 사업에서는 인간의 도리를 저버린다면 사회로부터 신뢰를 얻기 어렵다. 농심의 신춘호 회장은 롯데그룹이 먼저 공격을 했기 때문에 자신도 어쩔 수 없었다고 주장할 수 있지만, 이제는 싸움을 중단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신격호 회장이 경영일선에 물러난 이상 자기 조카인 신동빈 부회장을 설득해서라도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농심이 롯데그룹과의 시장쟁탈전에서 이기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싸움을 지속할수록 농심에게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리고 자식들에게 부끄러운 분쟁의 역사를 남겨주는 것도 농심이 100년 기업으로 도약하는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정크푸드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식품으로 거듭나길 바래5000만 국민이 즐겨 먹는 라면은 여전히 정크푸드라는 인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라면은 아이들이 더 좋아하는데 인체에 유해한 조미료가 듬뿍 든 스프 맛에 길들여졌기 때문이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어른들 중에는 여자보다는 남자들이 라면을 더 좋아한다. 정크푸드로 건강에 해롭다고 생각해 라면을 먹지 않았던 남자도 군대에 가서 배고픔과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먹었던 라면 맛을 잊지 못해 라면을 좋아한다. 라면업체들이 군납에 목을 맸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군대에서 먹던 라면조리법이 민간에 전달되는 경우도 많다. 보초를 서면서, 야밤에 당직사관의 눈을 피해 흔적을 남기지 않기 위해 끓여 먹던 봉지라면이 민간에 전파돼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적도 있다. 과거에 모든 보급품이 부족해 라면에 이것 저것 넣는데, 이런 조리법을 토대로 라면전문점이 생기기도 했다.분식점에서 파와 계란만 넣고 끓이던 라면이 다양한 조리법을 채용할 수 있었던 것도 군대의 힘이 컸다. 수백, 수 천명의 병사들에게 퍼지지 않은 라면을 먹이기 위해 면발만 따로 삶아 국물을 부어 주는 방식도 민간에 전달되었다. 군대에서 시도된 창의적인 다양한 라면의 조리법은 민간에 전파된 이후 진화됐다. 급기야 TV방송의 예능프로에서 자신만의 라면을 끓이는 비법을 공개하면서 하얀국물 열풍을 불러 일으키기도 했고, 다양한 섞어 먹는 라면이 탄생하고 있다. 짜파구리, 오파게티, 불짜장 등은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섞어 먹는 라면이다.학교 앞이나 번화가 뒷골목에서 다양한 퓨전 라면이 등장하고 있다. 간식거리나 정크푸드로 인식되던 라면이 성장가능성이 무궁무진한 가공식품이라는 점이 확인된 것이다. 농심도 이러한 시대변화를 읽고 라면을 주식으로 끌어 올리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한국인이 보양식으로 즐겨 먹는 사골국물을 넣은 신라면 블랙이 대표적이다. 고가에 폭리논란을 초래했지만, 시도는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무료 급식소의 대용식이었던 시리얼이 미국인의 대표 아침식사로 자리매김한 사례도 연구할 필요가 있다. 라면 제조회사들도 이런 사례로부터 교훈을 얻어 불우이웃돕기 등의 주요품목에 라면을 포함시키는 데는 성공했지만 주식으로 업그레이드 시키는 데는 실패했다. 라면은 여전히 가난한 사람들이 먹는 식품이라는 인식과 아이들이 먹는 정크푸드라는 벽을 넘지 못한 것이다. 하지만 한국인이 대표식품으로 자랑하는 김치나 불고기보다 외국인에게 접근하기 좋은 식품은 라면이다. 한국이라는 나라는 몰라도 농심이 만든 신라면을 먹는 외국인은 많다. 이들은 김치나 불고기를 먹어 본 경험이 없는 경우가 많고, 먹어 본 경험이 있더라도 김치나 불고기보다 라면을 더 좋아한다.한국에서 아직도 정크푸드라는 오명에서 벗어나지 못한 신라면이 세계 100여 개 국가에 수출되는 이유다. 개인적으로 정부 차원에서 라면의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를 늘려 라면을 한국을 대표하는 대표식품으로 만들 것을 권고한다. 해외에 나가보지 않은 사람들만 김치와 불고기가 한국을 대표하는 식품으로 알고 있다. 아무리 김치의 원조국가가 한국이라고 해도 일본의 기무치가 해외에서 더 많이 팔리고, 불고기가 한국식품이라고 강조해도 한국기업이 불고기를 해외에 팔아 돈을 벌기는 어렵다.하지만 라면은 한국 기업이 한국에서 만들어 수출해 돈을 벌 수 있는 식품이다. 현재 수준의 R&D만으로 라면이 글로벌 대표식품으로 자리매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따라서 국가차원에서 한국의 대표식품으로 만들기 위해 투자를 확대한다면 가능성은 충분하다. 농심이 어렵게 쌓아 올린 라면의 명성을 국가차원에서 관리하고 발전시켜야 한다.- 끝 -
-
농심은 국내 1위 라면업체인 삼양라면에 이어 라면시장의 후발주자였지만 과감한 도전과 제품개발 노력을 기반으로 지존의 자리에 올랐다. 스낵시장의 시장지배력도 여전히 높은 편이지만, 일부 제품의 경우 후발주자인 오리온에 밀리고 있다.식품전문그룹으로서 정체된 라면시장을 넘어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사업다각화를 벌이고 있지만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어 지속성장가능성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이 커지고 있다.농심의 기업문화를 진단하기 위해 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개발한 SWEAT Model의 세 번째 DNA인 성과(Performance)을 이익(profit)와 위험(risk) 측면에서 평가해 보자.◇ 끊임없는 R&D로 라면시장, 스낵시장 1위로 군림신춘호 회장은 형인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라면사업을 시작했기 때문에 어떻게든 성공시켜야 하겠다는 의지가 강해 제품개발을 위한 노력에 혼신의 힘을 기울였다. 농심은 회사설립과 동시에 제품개발연구소를 오픈한 것도 그러한 이유에서 촉발된 것이다.국내 최초로 개발한 짜장면, 스낵, 냉면, 사출 쌀국수 등에서 농심의 도전정신과 제품개발 노력을 엿 볼 수 있다. 한국인이 가장 즐겨 먹던 짜장면을 라면으로 만들려고 도전한 것이나, 정크푸드에 불과한 라면에 사골국물을 넣어 신라면블랙을 개발한 것은 쉬운 결정이 아니다. 사발면과 같은 용기면도 도전정신의 결과물이다. 농심이 제품을 개발하면서 고민한 것은 한국인의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는 맛을 개발하는 것이었다. 매운 맛, 독특한 맛, 이미 길들여진 맛 등을 적절하게 반영해 제품을 개발하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특히 1986년 발매된 신라면은 한국인이 좋아하는 얼큰하고 매콤한 맛을 재현해 지난 40여 년 동안 인기를 누리고 있는 장수 브랜드다. 해외에 거주하는 한국인들이 고국을 생각하면서 가장 즐겨 먹는 음식이 김치가 아니라 신라면이라는 사실은 신라면이 얼마나 한국인의 입맛을 잘 반영한 것인지 증명한다. 1971년 출시한 새우깡도 국내 최초의 스낵으로 짠 맛을 좋아하는 한국인의 입맛에 맞춰 장수하고 있는 제품이다. 다양한 제품 라인업을 유지하면서 농심은 식품시장에서 확고한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라면시장은 1985년 업계 1위인 삼양라면을 추월한 이후 30여 년 동안 1위 자리를 굳건하게 수성하고 있으며, 그 지위는 오히려 더 확고해지고 있다.2위인 삼양라면은 최근 만년 3위 업체였던 오뚜기라면에게 2위 자리를 넘겨 줬다. 오뚜기라면은 특정 브랜드로 일반 소매점을 공략하기보다는 조리용 사리면으로 음식점을 대상으로 시장점유율을 늘리고 있어 한계가 있다. 이런 사업방식에 익숙한 오뚜기라면이 라면시장에서 농심을 이기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농심은 라면시장뿐만 아니라 스낵시장에서도 새우깡, 양파링 등을 앞세워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생 감자 칩만 오리온에 이어 2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최근 국내산 감자로 1위 탈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오리온은 포카 칩이라는 브랜드로 감자칩 시장점유율 60%를 점유해 2위인 농심의 포테토 칩의 30%에 비해 2배 가까이 격차를 벌렸다. 일각에서는 농심이 감자 칩 시장에서는 오리온을 이기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식품산업에서 R&D가 중요한 이유는 소비자들의 입맛은 까다롭고 정직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광고를 잘하고, 브랜드 로열티가 강하다고 해도 맛이 없으면 소비자는 떠나기 때문이다.하얀 국물 열풍을 불러 일으킨 꼬꼬면도 결국 특별한 맛이 없었기 때문에 시장정착에 실패한 것이다. 이경규라는 연예인의 인지도를 바탕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어 시장진입에는 성공했지만 소비자의 재 구매를 유도할 확실한 맛은 없었다.신라면이 하얀 국물라면과의 싸움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것도 결국 얼큰하고 매콤한 맛 때문이다. 농심이 그동안 후진적인 식품업계에서 끊임없이 강력한 신제품을 출시할 수 있었던 것도 탄탄하고 꾸준한 R&D 투자덕분이다.◇ 비핵심사업으로 외도도 위험을 초래할 가능성 높아수십 년간 식품산업이란 한 우물을 파던 농심이 최근 들어 식품 외 사업으로 외도를 하고 있어 찬사 반 걱정 반을 받고 있다. 정체된 라면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신 사업을 발굴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현재 추진하고 있는 신 사업이 식품기업으로서 적절한지 여부가 논란의 초점이다.이미 몇몇 사업은 정부의 정책방향과 배치돼 사업을 접었고, 다른 사업들도 신수종 사업으로 적절하기는 하지만 추진전략이 산만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우선 야심 차게 출발한 외식사업인 ‘뚝배기집’은 박근혜정부가 들어서면서 동반성장위원회의 중소기업 적합업종 및 대기업 외식업 규제발표 이후 철수했다. 사업성과도 부진해 진퇴여부를 고민하던 차에 정부의 정책이 퇴로의 명분을 제공했다.농심은 호텔농심을 통해 호텔사업도 영위하고 있다. 호텔농심은 1960년 동래관광호텔로 출발해 2002년 상호가 변경되었으며, 호텔과 온천인 허심청 등을 운영하고 있다. 그룹의 연수원으로도 활용하고 있지만 식품전문업체로서 연관성은 낮으며, 부동산 투자목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사업이다. 그리고 농심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업 중 하나가 부산과 경남 동부지역에서 운영하고 있는 메가마트다. 할인형 슈퍼마켓인 메가마트는 1975년 동양수퍼마켓개발로 출발했고 2002년 상호를 변경했다.자매그룹인 롯데그룹도 경남과 부산지역에서 할인점 사업을 강화하고 있어 양사는 할인점 사업으로 충돌하고 있다. 신춘호 회장의 삼남인 신동익 부회장이 경영을 책임지고 있는 메가마트는 매출이 늘어나면서 지역에서 자리를 확고하게 굳히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의약품판매, 패션사업까지 추진하면서 문어발 확장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메가마트는 CJ그룹, 코오롱그룹, GS그룹, 신세계그룹, 삼양그룹 등이 진출하고 있는 드러그스토어 시장에 ‘판도라’라는 브랜드로 뛰어 들었다. 메가마트의 드러그스토어 사업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있다.외식업사업인 뚝배기와 더불어 중소기업 업종으로 지정될 경우 철수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해외에서는 드러그스토어 사업이 체인점으로 활성화되어 있지만 국내의 경우 정부의 정책 등으로 인해 소규모 동네약국과 체인약국들이 확고한 위치를 점유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제 할인점사업 외에도 패션사업까지 추진하고 있다. 2005년‘티뷰’라는 패션 브랜드를 론칭해 SPA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2015년까지 매장을 1000개로 늘리고, 1000억 원의 매출을 늘리겠다는 목표도 세우고 있다.세계적인 SPA브랜드인 유니클로와 마찬가지로 메가브랜드로 키우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발표했지만 용두사미로 전락했다. 제일모직, LG패션, 이랜드 등의 국내 패션그룹들이 외국계 SPA업체인 유니클로, 자라, H&M 등에게 밀려 명맥조차 유지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너무 과소평가한 것이 패인이다.국내 대기업들이 실패한 원인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시장접근전략을 수립해야 했는데, 화려한 청사진을 그리는데 만 열중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티뷰라는 브랜드를 아는 소비자도 없고, 미래도 밝지 않다. 또한 2007년에는 인테리어 전문숍 하우스데코도 시작했다. 가구업체인 한샘, 리바트 등의 업체들이 포진하고 있는 인테리어산업도 진입이 쉽지 않다.인테리어 사업도 대기업이 하기보다는 중소 규모의 전문브랜드가 사업을 영위하는 산업이다. 신춘호 회장의 3남인 신동익 부회장이 메가마트를 유통, 패션, 인터리어 등의 복합기업으로 성장시키고자 하지만 정작 메가마트 자체도 할인점으로 살아남을 수 있을지 확신을 가지기 어렵다.할인점은 일정 규모 이상의 바게닝파워를 갖추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 GS그룹이 할인점 사업을 포기한 것도 롯데그룹, 신세계그룹, 홈플러스 등과의 경쟁을 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메가마트가 새로운 사업을 펼치고자 한다면 농심과 계열분리를 하고 난 후에 하는 것이 농심의 사업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다. 그리고 농심은 비전문사업은 정리하고 식품전문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 유리하다.국내 시장이 협소하다고 판단하면 해외시장으로 진출하면 되고, 기존의 라면시장이 포화되었다고 생각하면 다양한 맛의 라면을 개발하면 된다.일반적으로 식품산업이 후진적이라고 인식하지만 인류가 지구상에 존재하는 한 전망이 가장 밝은 분야가 식품산업이다. 농심의 미래는 식품산업에 있다는 것을 잊지 말고, 신사업도 식품제조와 연관된 분야로 확장해야 한다.- 계속 -
-
농심그룹(이하 농심)은 롯데그룹 신격호 회장의 동생인 신춘호 회장이 1965년 세운 롯데공업㈜에서 출발했다. 이미 일본에서 큰 성공을 거둔 형의 사업을 돕다가, 식량사정이 어려운 한국에서 라면사업이 승산이 있다고 판단해 형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과감하게 도전한 것이다.당시 한국정부는 부족한 쌀 사정을 감안해 혼식을 장려하고 있었지만, 기호식품으로 분류되던 라면을 구입할 가능성이 낮다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역발상을 한 것이다. 신춘호 회장은 그 이후에도 도전을 멈추지 않았고, 지난 50여 년 동안 식품사업 외길을 걷고 있는 경영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 과감한 도전정신을 기반으로 소비자 입맛 사로잡아신춘호 회장이 라면사업에 뛰어들 때 한국은 세끼 밥조차 제대로 먹지 못하는 국민들이 다수가 있을 정도로 시장사정은 열악했다. 라면이 기호식품인데, 돈이 없는 사람들이 어떻게 사 먹겠느냐는 우려는 당연했다.하지만 라면이 간식보다는 가난한 사람들의 주식으로 자리매김하면서 시장은 급성장하기 시작했다. 쌀을 살 돈이 없는 사람들은 가격이 저렴한 라면을 구입해 식사를 해결했고, 라면은 가난한 사람들이 고달프게 살아남을 수 있는 주요 식량이 된 것이다. 라면의 발상지인 일본과는 다른 양상이 전개된 것이다. 1965년 롯데공업㈜를 설립해 ‘롯데라면’을 출시했고, 베트남 전쟁에 참전한 군인들에게 한국라면을 공급하기도 했다. 롯데그룹의 신격호 회장은 자신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라면사업을 시작한 동생을 달갑게 여기지는 않았고, 급기야 롯데 브랜드를 사용하지 못하게 했다.형제간의 분쟁으로 인해 1978년 롯데공업㈜를 ㈜농심으로 바꿨다. 농심이 라면사업에 그치지 않고, 스낵, 음료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자 견제를 하기 시작한 것이다. 농심으로 이름을 바꾼 후에도 시장 지배적 사업자인 삼양라면에 밀려 만년 2위를 벗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1980년대에 들어서면서 혁신적은 도전을 하면서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1981년 봉지라면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용기면을 출시했고, 1982년 이후 공전의 히트를 치고 있는 너구리사발면, 육개장 사발면을 시장에 내 놓았다. 같은 해 감자칩인 포테토칩을 출시해 스낵시장 1위를 차지했다.1983년 공장이 위치한 지역의 명칭을 딴 안성탕면, 1984년 짜장면을 라면화시킨 짜파게티를 출시했고, 2개 제품 모두 대단한 인기를 끌었다.이러한 노력결과 1985년 드디어 시장 1위 업체인 삼양라면을 누르고 1위에 등극한 이후 30여년 동안 1위 자리를 내 놓지 않고 있다. 1986년에는 신라면을 출시해 아직까지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 농심이 식품기업으로 급성장하게 된 배경에는 신춘호 회장의 제품개발노력과 시장트렌드 파악능력이 있다는 것을 부인하는 사람은 없다.신춘호 회장은 하나의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길게는 3년 이상 R&D를 하고, 자신이 직접 제품개발 과정을 진두 지휘한다. 소비자 입맛의 변화를 파악하고, 다른 음식의 장점을 라면에 반영하는 식의 제품개발능력은 타사의 추종을 불허한다.도가니탕을 벤치마킹해 소기기라면을 출시하고, 설렁탕의 장점을 살려 고급라면인 신라면 블랙을 시장에 내 놓은 것은 꾸준한 R&D결과다. 신춘호 회장은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 식품이라는 한우물만 한 경영이다. 다른 대기업들이 돈만 되면 무슨 사업이든 벌이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대부분의 대기업이 건설이나 금융사업으로 비자금을 조성하고, 고객돈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 주요 제품의 이름을 자신이 짓고, 파격적인 광고를 선보이는 것도 도전정신의 결과다.농심이 다른 식품기업들이 극심한 부침을 거듭하는 것과 달리 지속적인 성장을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도 신춘호 회장의 고집 덕분이다. ◇ 삼성출신 손욱 회장을 영입해 혁신 추진했지만 절반만 성공1985년 업계 1위 자리를 차지한 이후 적극적인 제품개발과 과감한 마케팅 덕분에 오랫동안 정상 자리를 유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라면과 스낵이 정크푸드라는 인식이 퍼지고, 라면에 들어간 각종 첨가물이 인체에 해롭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라면시장은 정체되기 시작한다.그리고 소비자 수준이 높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식품업체들이 제조공정에서 위생관리를 소홀히 하면서 이물이 혼입되는 사건이 사회적 논란을 초래하기 시작했다. 과거에는 식품에 이물질이 들어 있어도 그냥 넘어가는 소비자가 많았지만, 이제는 언론에 제보하거나 식품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경우가 급격하게 늘어나게 된 것이다. 농심의 경우에도 대표 장수 브랜드 중 하나인 새우깡에 ‘쥐머리’가 혼입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제조공정상에 이물질이 들어갈 수 없다는 식의 대응은 소비자 반발을 불러왔고, 시장에서 신뢰도 저하에 따른 매출감소로 이어졌다.창사 이래 최대의 위기에 직면했다는 내외부의 진단에 따라 전면에 나선 구원투수가 삼성그룹 출신인 손욱 회장이었다. 식품업체도 반도체공장과 마찬가지로 청결을 유지하고, 6시그마를 도입해 불량률을 획기적으로 낮추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그리고 손욱 회장은 정체된 농심에 삼성그룹의 혁신 DNA를 심어 혁신을 상시화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신춘호 회장도 전문경영인체제를 도입해 소유와 경영을 분리해 오너 일방통행식 경영을 타파하겠다는 의지를 대외적으로 밝혔다. 자신의 자녀들에게도 경영에 관여하지 말고, 대주주로서의 역할만 하라고 요구했다.오너경영이 보편화된 한국대기업 경영에서는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고, 농심은 혁신의 소용돌이 빠져 들었다. 농심의 지휘권을 맡은 손욱 회장은 조직혁신을 대대적으로 펼쳤고 삼성그룹에서 성공한 6시그마를 도입하기 위해 노력했다. 6시그마는 100만개의 제품 중 불량품이 6개 이하로 관리한다는 의미로, 품질경영방식 중 하나다. 농심이 손욱 회장을 영입해 삼성그룹의 혁신 DNA를 심겠다는 구상은 좋았지만, 절반만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소유와 경영을 분리해 한국형 전문경영인 체제의 모범을 보이겠다는 의지와는 달리 조직 내부에서 불협화음이 계속 생겼고, 급기야 오너인 신춘호 회장과도 틈이 벌어졌다.손욱 회장이 개인적인 명성을 추구하고, 대외활동을 활발하게 하면서 오너인 신춘호 회장과 마찰을 빚었다. 신춘호 회장은 형인 신격호 회장과 마찬가지로 언론을 피하고 조용하게 경영만 챙기는 스타일인 반면 손욱 회장은 경영보다는 대외활동에 더 주력한다는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쥐머리 새우깡’ 사태로 궁지에 몰렸던 농심이 손욱 회장을 영입해 사태를 수습하고, 삼성그룹식의 조직혁신이나 품질개선방법은 터득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손욱 회장이 농심을 떠난 후 손욱 회장이 심으려고 노력했던 조직혁신 DNA는 사라지고, 과거의 농심 기업문화로 돌아갔다.오랫동안 오너경영에 물들은 직원들이 전문경영인 체제를 받아들이지 못했고, 급격한 혁신운동은 오히려 조직의 반발을 불러 일으켰다. 전자제품이나 반도체의 품질혁신방법과 식품의 품질향상 방법은 달랐다는 것도 손욱 회장의 시도가 절반의 성공밖에 할 수 없었던 이유다. 일부 전문가들은 오너경영이 일상화된 한국 대기업에서 전문경영인이 할 수 있는 일은 제한적이라 농심에서 손욱 체제는 필연적으로 실패할 수 밖에 없었다고 주장한다. 실패했다고 해도 농심은 실험적인 전문경영인 체제로 많은 것을 얻었다고 볼 수 있다.식품업계도 더 이상 낙후되고 위생적이지 못한 시설로는 사업을 영위하기 어렵고, 오너의 자존심경영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파악했기 때문이다. 신춘호 회장이 뛰어난 판단력과 노력으로 농심의 성장시킨 것은 사실이지만, 고령으로 인해 시장 대응능력은 약화된 것이다. 손욱 회장이 떠난 이후 농심의 제품개발역량이나 시장대응력이 현저하게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라면으로서는 초고가제품인 ‘신라면 블랙’을 각종 논란에도 불구하고 시장에 출시하고, 하얀국물로 라면시장에 충격을 줬던 ‘꼬꼬면’열풍도 잘 견뎌 낸 것은 손욱 회장 체제에서 배운 노하우라고 볼 수 있다. 전문경영인에게 준 급여보다 조직에 체득한 노하우가 많았으니 남는 장사를 한 셈이다.그리고 손욱 회장이 떠난 자리에 그림자도 남아 있어 이를 어떻게 잘 처리하는지도 숙제로 남아 있다. 성과주의나 조직관리체계가 미숙한 농심에 삼성그룹의 방식을 그대로 적용하면서 다양한 부작용을 양산했다.- 계속 -
-
2013-05-13농심그룹(이하 농심)은 롯데그룹 창업자 신격호 회장의 동생 신춘호 회장이 1965년 라면제조를 위해 세운 롯데공업에서 출발했으며 1978년 농심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2003년 지주회사로 전환하면서 농심홀딩스를 지주회사로 설립하였다.올해 82세인 신춘호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직접 선두에서 진두지휘하고 있으며, 장남은 농심홀딩스를 통해 그룹전반, 차남은 율촌화학, 삼남은 메가마트, 장녀는 농심기획 등을 맡아 실질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2012년에 닥친 내∙외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공격적인 경영을 하고 있으나 뚜렷한 실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 농심의 주요 계열사와 평가대상 기업농심은 국내 19개, 해외 13개 총 32개의 계열사를 가지고 있다. 주요계열사는 표1와 같이 지주회사, 식품/제조, IT/서비스 등 3개의 계열로 구분할 수 있다.▲ [표1. 농심의 주요 계열사와 평가대상]먼저 지주회사인 농심홀딩스는 2003년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 ㈜농심을 인적 분할해 설립했으며, 계열 회사 주식보유 및 그 배당금을 수입원으로 하는 순수지주회사로서의 역할만 하고 있어 평가대상에서 제외했다.식품/제조/유통부문 계열은 ㈜농심, 율촌화학, 메가마트, 태경농산, 농심엔지니어링 등이 있다. ㈜농심의 주요사업은 라면류, 스낵류, 음료류 등의 생산∙판매와 기타 해외브랜드의 수입∙판매 등이다. 율촌화학은 연포장, 필름, 소재, 골판지 등의 사업을 하고 있다.연포장사업은 식품 종류 및 생활용품 류의 각종 포장지를 제조∙판매, 골판지 사업은 라면∙스낵∙기타 상품의 포장용 골판지 상자를 생산∙판매한다. 메가마트는 1975년 동양수퍼마켓개발로 출발했고 2002년 상호를 변경했다.수퍼마켓에서 시작해 할인점 영역으로 확장했으며 CJ, 코오롱, GS, 신세계, 삼양 등이 진출하고 있는 드러그스토어 시장에 ‘판도라’라는 브랜드로 뛰어 들었다. 기업의 매출규모∙이익 등을 고려해 ㈜농심, 율촌화학, 메가마트를 평가대상으로 했다.IT/서비스부문 계열사는 NDS(농심데이터시스템), 농심기획, 호텔농심, 쓰리에스포유, 농심개발 등이 있다. NDS는 그룹 내 전산관련 업무를 지원하고 있으며, 시스템통합, IT아웃소싱 등의 사업을 하고 있다.농심기획은 광고물의 제작 및 광고대행업, 쓰리에스포유는 전문 아웃소싱업, 농심개발은 체육시설을 운영 중이다. 호텔농심은 1960년 동래관광호텔로 출발해 2002년 상호가 변경되었으며, 호텔과 온천인 허심청 등을 운영하고 있다. 매출, 사업규모 등을 고려한 결과 평가대상에 어느 기업도 포함하기 어려웠다.농심은 라면업계의 ‘하얀 국물’열풍에 뒤늦은 대처로 시장점유율의 하락, 라면 값 담합에 의한 과징금 처분, 해외시장 벤조피렌 파동, 15년 독점의 ‘삼다수’유통 탈락 등의 위기 극복을 위해 신사업의 확대, 해외시장 공략 등에 주력하고 있다.하지만 정부 동반성장위원회의 중소기업 적합업종 및 대기업 외식업 규제 발표 이후 외식사업인 ‘뚝배기집’ 철수를 결정했다. 메가마트의 드러그스토어 사업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있어 신성장동력으로 진출한 사업이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그룹의 비전정립과 사업 재정돈이 절실하게 필요한 이유다. ◇ 계열사별로 다른 인재상을 제시농심은 중견그룹임에도 불구하고 그룹차원의 체계적인 인재상이나 인사제도를 보유하고 있지 못하다. ㈜농심의 인재상은 專門性(전문성)과 人性(인성)이다. 전문성을 갖춘 인재란 자기 분야에서 전문지식과 근성, 자기개발노력, 문제의식과 문제해결능력, 창의적 idea와 미래지향적인 안목, 국제적 수준의 경쟁력 등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말한다. 인성은 좋은 품성과 긍정적 사고, 존중과 배려, 최선의 노력, 핵심가치의 존중과 공유, 직무에 대한 사명감과 윤리의식 등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말한다.율촌화학은 창조, 도전, 바른 가치관을 인재상으로 제시한다. 창조형 인재는 미래지향적, 혁신 주도형을 말하며, 도전형 인재는 적극성과 열정으로 변화를 이끄는 사람이고, 바른 가치관형 인재는 정직과 바른 사고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메가마트는 기본에 충실한 현장중심의 Multi실무형을 요구한다. 인재상은 타문화의 이해력과 포용력을 가진 국제인, 원칙과 도리의 준수하는 신독인, 말보다는 행동을 먼저 하는 실천인이다. 장인정신, 도덕, 주인의식, 배려, 팀워크, 능력개발, 성공 등 7대 성공가치관을 실천 및 공유하고 있다.채용한 직원의 역량을 개발하기 위한 육성체계는 율촌화학의 사례로 농심의 체계를 설명하겠다. 율촌화학은 임직원 역량을 개발 및 강화하기 위해 직무역량강화, 리더십역량강화, Global 역량강화, 조직활성화 등의 인재육성체계를 갖고 있다.직무역량강화를 위해 사전온라인 학습, 오프라인 특강 및 실습, Blended Learning방식인 사후 독서통신교육 등의 직무공통교육을 운영한다. 리더역량강화를 위해서 팀의 리더로서의 역할 및 리더십역량 강화를 위한 리더십교육과정과 팀장후보자의 경영전반 이해 및 역량향상을 위한 Cyber MBA과정인 차세대리더 양성교육과정 등이 있다.Global 역량강화는 해외직무연수와 외국어교육 과정으로 구성되어 외국문화, 외국어, 선진지식 등의 이해 및 능력을 향상할 수 있도록 했다. 조직활성화는 경영특강 및 조직활성화 교육을 통해 노사간, 조직간, 개인간 신뢰와 책임, 역할 수행의 조직문화를 창조하고 구축할 수 있는 과정이다. ◇ ㈜농심이 다른 계열사보다 구직자에게 유리▲ [표2. 평가대상기업의 차원별 점수비교]농심의 주요 계열사 중 평가대상은 ㈜농심, 율촌화학, 메가마트 등 3개 기업이고, ㈜농심이 구직자의 입장에서 가장 좋은 기업으로 평가됐다. ㈜농심은 라면, 스낵, 생수 등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으며 그룹의 핵심계열사로 브랜드 인지도도 제일 높다.㈜농심의 신라면은 라면업계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농심을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킨 주역이다. 율촌화학은 ㈜농심의 라면, 스낵 등의 포장재를 제조하는 기업으로서 첨단포장재를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메가마트는 부산 등 지역 대형슈퍼마켓을 운영하는 기업으로서 지역적 한계, 규모의 한계로 성장성, 수익성 등에서 낮은 평가를 받았다.평가대상 기업의 평균급여, 근속연수 등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농심은 식품제조업체로서 평균근속연수는 11.7년이고, 1인 평균 급여액은 4,400만원이다. 남성의 평균근속연수가 여성에 비해 1.5배 길지만 평균급여는 1.8배 수준으로 차이가 있다. 남성은 영업, 마케팅, 관리, 품질/생산관리 등의 직무에 종사해 근속기간이 길지만, 여성은 주로 제조라인에 근무해 근속기간이 짧다고 볼 수 있다.율촌화학은 평균근속연수는 11.5년이고, 1인 평균급여액은 4,600만원이다. 사업무가 연포장, 필름, 소재, 골판지 등으로 세분화되어 있고, 사업실적과 생산하는 제품의 가치에 따라 연봉을 받는 것으로 보인다. 필름사업부가 다른 부문에 비해 높은 급여를 받고 있다.메가마트는 평균근속년수는 8년, 1인 평균급여액은 3,000만원이다. 남성의 급여는 다른 유통기업에 비해 낮은 수준은 아니지만, 여성의 경우 계약직 직원이 정규직의 4배가 넘어 평균 급여를 낮추는 역할을 했다.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기업으로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보여진다.평가결과를 보면 ㈜농심은 급여, 자기계발, 경쟁력, 브랜드 이미지 차원(dimension)을 중시하는 구직자에게 유리하고, 율촌화학은 성장성, 수익성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구직자가 관심을 가질 만 하다.메가마트의 경우에는 유통업체로서도 자리매김하지 못하고 있으며 급여, 자기계발, 기업의 성장성, 수익성, 브랜드 이미지 등의 영역에서 평가대상기업 중과 비교해도 낮은 평가를 받았다. 장/단기적인 관점에서 메가마트가 지역적 한계나 규모, 인지도 측면에서 제약점을 극복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농심의 간판기업인 ㈜농심의 경우에도 현재 아이템만으로 식품제조기업으로서 성장하는데 한계에 직면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하지 못하면 사업적으로 정체를 벗어나기 어렵다고 판단된다. - 계속 -
-
2013-01-14롯데그룹(이하 롯데)은 일본에서 성공한 기업가였던 신격호 회장인 한국정부의 요청을 받아들여 조국발전을 위해 1967년 설립한 롯데제과가 시초다. 일본에서 성공한 아이템을 한국에서 그래도 론칭하는 방식으로 사업위험을 최소화했고, 제과, 식∙음료 등 국민생활과 밀접한 소비재 위주로 사업을 확장했다. 핵심 요지에 점포를 개설하거나 물류창고를 짓는 등 본업보다는 부동산 투기로 돈을 번다는 평가도 있지만 식∙음료 제조를 넘어 유통까지 장악했다.1990년대 이후 일본의 경기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저금리의 엔화를 바탕으로 적극적인 M&A를 했고, 친기업적인 MB정부가 출범하면서 계열사 확장은 더욱 가속화됐다. 중소기업 업종, 골목상권 침해논란이 가열되면서 급기야 2012년 ‘롯데불매운동’이 전국적으로 확산됐다.숙원사업인 초고층빌딩 사업도 국방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허가됐고, 독과점법에 저촉되는 M&A도 무리 없이 성공하면서 정치적 특혜의혹도 받고 있다. 현재 삼성, 현대차, SK, LG에 이어 재계 서열 5위다. ◇ 롯데 그룹의 주요 계열사 탐구롯데의 계열사는 표1과 같이 식품, 유통, 관광, 석유화학/건설/제조, 금융, 서비스/연구/지원 등 6개의 사업영역으로 구분할 수 있다.▲ 표1. 롯데의 주요 계열사 롯데의 주요 계열사를 사업부문 별로 구분하면 다음과 같다. 식품 부문은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롯데아사히주류, 롯데삼강, 롯데리아, 롯데햄, 롯데후레쉬델리카, 롯데브랑제리 등이다. 롯데제과는 제과 및 아이스크림, 롯데칠성음료는 음료회사다.롯데아사히주류는 일본 아사히맥주를 수입/유통한다. 롯데삼강은 아이스크림을 제조/판매하고, 롯데리아는 패스트푸드 체인사업을 한다. 롯데브랑제리는 재벌가의 빵집논란을 일으킨 빵집 브랜드다. 롯데쇼핑이 대주주다.유통부문은 롯데쇼핑, 롯데홈쇼핑, 코리아 세븐, 롯데상사, 롯데닷컴 등이다. 롯데쇼핑은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롯데슈퍼, 롯데시네마, 롯데카드, 롯데닷컴, 롯데미도파, 롯데홈쇼핑, 크리스피 크림, 세븐일레븐 등을 계열사로 거느린 초대형 기업이다.유통 부문의 핵심계열사인 롯데쇼핑의 연결대상 회사는 국내 21개, 해외 27개 등 총 48개이며, 주요 종속회사는 20개다. 중견그룹에 맞먹는 규모이고 유통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막강한 수준이다.관광부문은 롯데호텔, 부산롯데호텔, 롯데물산, 롯데부여리조트, 롯데제주리조트, 롯데제이티비 등이다. 호텔과 리조트 등 숙박에 관련된 사업을 하고 있으나 롯데호텔이 그룹의 지주회사역할을 하고, 국내 대표 호텔체인으로 평가 대상에 포함시켰다.석유화학/건설/제조 부문은 호남석유화학, 케이피케미칼, 케이피켐텍, 대산엠엠에이, 롯데건설, 케논코리아비즈니스솔루션, 한국후지필름, 롯데알미늄, 롯데기공 등의 계열사가 있다.금융부문은 롯데카드, 롯데손해보험, 롯데캐피탈 등이 있지만 그룹의 사업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되거나 자금줄 역할은 하지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지는 못해 평가에서 제외했다.서비스/연구/지원 부문은 롯데정보통신, 현대정보기술, 롯데자이언츠, 롯데스카이힐 C.C, 대홍기획, 롯데자산개발, 롯데로지스틱스, 롯데피에스넷, 마이비, 이비카드, 롯데중앙연구소, 롯데인제개발원, 롯데미래전략센터, 롯데장학재단, 롯데복지재단, 롯데삼동복지재단 등이 있다.롯데정보통신과 현대정보기술은 IT서비스 전문기업이기는 하지만 삼성 SDS, LG CNS, SK C&C 등과 비교해 격차가 너무 커 평가하기에 적합하지 않아 제외했다. ◇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끊임없이 노력하고 상생하는 인재상 롯데의 인재상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젊은이, 실력을 키우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젊은이, 협력과 상생을 아는 젊은이’로 표현된다. 창조적 실패는 젊음의 특권이고, 실패가 두려워 도전하지 않는 안정보다는 실패에서도 성공의 가능성을 찾을 수 있는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도전정신을 더 가치가 있다고 여긴다.그리고 끊임 없이 노력하고 준비하는 사람에게 이길 수 없으므로, 언제나 자신의 발전과 조직의 발전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한다. 진정한 실력자는 협력하고 양보할 줄 아는 미덕을 가져야 하고, 함께 사는 사람들과 사회에 대해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찾는다.젊고 원대한 꿈을 롯데에 투자하라고 하며, 끊임 없이 전진하고 성장하고 롯데와 아름다운 미래를 만들어가자고 호소한다. 아름다운 미래는 ‘사랑(LOVE)이 넘치는 세상, 자유(LIBERTY)가 숨쉬는 사회, 풍요로운 삶(LIFE)’를 누릴 수 있는 세상이라고 한다. 현재가 아니라 미래의 모습이 더 중요하고, 미래는 만들어 가는 가능성에 더 높은 가치를 두고 있다. 인사제도는 가족주의적 조직문화를 바탕으로 직원 모두가 협동하며 풍요로운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지원하고, 동기를 부여를 한다. 인력운영은 소수정예주의를 지향한다. 직원이 안정적으로 근무할 수 있도록 배려한다. 직원의 이동과 배치는 각자의 능력과 적성, 발전가능성을 고려해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직무순환제도를 실시해 경력개발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한다. 신규사업을 추진하거나 그룹 내부의 인력소요가 발생할 경우 내부직원에게 우선적으로 기회를 부여해 직원들이 그룹사 간에 원활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승진체계도 우수 인재를 관리자로 육성하기 위한 직급체계를 갖추고 있다. 사원, 대리, 책임, 수석, 이사대우, 이사의 직급체계가 있으며, 이사대우 승진 시까지 17년의 근속연한이 소요된다. 그러나 젊고 참신한 인재를 집중적으로 선별하고 육성하기 위한 ‘Fast Track’, 조기발탁 승진제도’를 활용하고 있다. 공정한 평가를 통해 성과, 보상을 공정하게 배분한다. 우수한 인력에 대해서는 상응하는 보상을 해 동기를 부여한다.롯데는 제품개발과 생산보다는 유통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어 실적을 중요시한다. 제품개발에는 오랜 시간이 소요되고 실적평가도 어렵지만 소비재의 영업/판매는 단시간에 결론이 나기 때문에 성과평가가 쉽다.일본 롯데에서 검증되었거나 다른 기업에서 검증된 제품을 주로 출시하기 때문에 국내에서 연구개발에 투자를 할 필요가 없는 것도 인재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게 한다. 인재에 대한 고민도 부족하고, 급여도 그룹 위상에 비해 짜다는 평가를 받는다. ◇ 계열사 모두 연구개발보다는 영업, 마케팅 직무 구직자에게 유리▲ 표 2. 평가대상 기업의 성취도 비교 롯데의 평가대상 기업들은 각 산업영역에서 독점적인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 롯데는 더 이상 제과, 식/음료를 제조하는 기업이 아니라 소비재 생산과 유통업계의 최강자로 군림하고 있다.특별히 연구개발이나 제조에 대한 투자를 거의 하지 않기 때문에 공대나 이공계 출신보다는 인문계로 상대 출신이 주로 선호하는 관리나 마케팅, 영업직무가 유리하다. 다른 그룹에 비해 학벌이나 지연보다는 실적에 따른 인사를 하고 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롯데쇼핑은 수십 개의 관련 기업을 거느리고 있는 소규모 그룹이라고 봐야 하고 백화점, 할인점, 편의점 등의 영역에서 직무경험을 쌓고자 하는 구직자라면 별다른 고민을 하지 않고 선택해야 하는 기업이다. 롯데호텔도 우수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체인숫자나 채용인원이 많아 호텔리어가 되고 싶은 구직자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롯데호텔은 국내 최대 면세사업자이기도 하다.- 계속 -
-
롯데 외식업의 핵심인 ㈜롯데리아(이하 롯데리아)는 ‘2018년 아시아 Top 3 Multi-Brand 외식프랜차이즈 기업’의 목표를 세웠다.롯데리아는 롯데리아, 엔제리너스, TGIF, 크림스피크림도넛, 나뚜르 등 5개 브랜드를 운영한다. 2,000 여 개 직영점/가맹점을 갖고 있는 대규모 기업이다. 롯데쇼핑과 마찬가지로 골목상권 침범논란의 중심에 있는 롯데 계열사 중 하나다. 롯데리아는 햄버거를 파는 롯데리아, 커피숍인 엔제리너스, 패밀리레스토랑인 TGIF, 도넛가게인 크림스피크림도넛, 아이스크림 체인인 나뚜르 등의 사업을 하고 있다.햄버거 시장은 국내 1위, 커피시장에서는 국내 2위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종합 외식업을 꿈꾸는 롯데리아의 사업(business)을 시장(market)공략전략, 제품(product)의 개발/구성 측면에서 기업문화를 진단해 보자.◇ 국내 최초 프랜차이즈로 해외 진출 가속화롯데리아는 1979년 소공동점을 시작으로 국내 최초로 프랜차이즈사업을 시작한 이래 국내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롯데리아가 국내에 설립될 때 맥도널드, KFC 등 미국 유명 외식업 프랜차이즈들이 일본에서 치열한 시장쟁탈전을 벌이고 있었다. 신격호 회장은 한국의 국민소득 상승, 서양 음식에 대한 선호로 햄버거 체인점이 먹힐 것이라고 판단을 한 것이다. 맥도날드는 세계적인 외식 프랜차이즈로 명성이 높지만 유독 한국에서만 롯데리아에 뒤지고 있다.관련업계의 자료를 참조하면 국내 1조원 규모의 햄버거 시장에서 롯데리아가 45%정도의 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1988년 국내에 상륙한 맥도날드도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쳤지만 롯데리아를 이기지 못했다. 롯데리아는 2010년 6,000억 원 매출에 240억 원 이익, 2011년 8,000억 원 매출에 310억 원의 이익을 남겼다. 1년 동안 30% 이상의 성장을 한 셈이다.글로벌 기업과의 경쟁에서 이긴 노하우를 축적한 롯데리아는 성장이 정체된 국내보다는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로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햄버거 체인인 롯데리아는 중국, 베트남 등 해외에 120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커피숍 브랜드인 엔젤리너스도 2008년 중국에 첫 점포를 개설한 후 중국 9개, 베트남 4개, 인도네시아 3개 등 16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롯데리아의 전략은 롯데쇼핑, 롯데백화점 등 다른 계열사와 동반진출로 시너지를 내는 것이다. 롯데리아 자체도 햄버거 체인이 진출하는 지역에 커피전문점도 동반 진출시키고 있다.최근에는 미얀마에 진출하기 위해 현지사무소를 내는 등 적극적인 해외사업을 벌이고 있다. K-POP 등 한류바람을 타고 한국음식, 즉 소위 말하는 ‘K-Food’로 해외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구상이다. ◇ 고객의 영혼까지 만족시키는 가치로 마케팅 강화롯데리아의 홈페이지를 보면 롯데리아가 지향하는 최고의 가치(value)는 ‘고객의 영혼까지 만족시키는 것’이라고 되어 있다. 고객의 기분이 아니라 영혼까지 만족시킨다는 자세는 소비자와 직접 만나는 롯데리아의 직원에게 가장 필요한 요소이다. 롯데의 마케팅 능력은 경쟁사와 비교를 불허하지만 장∙단점을 확연하게 구별된다.먼저 장점은 계절별, 시기별로 각종 이벤트 기획을 잘 한다는 점이다. 롯데리아 매장을 가면 1년 내내 종류를 불문하고 이벤트를 한다. 런던 올림픽 기간 동안 ‘코리아팩’이라는 세트메뉴를 구성해 이벤트를 했다.게임회사가 새로운 게임을 출시하거나 어린이날, 어버이날, 졸업/입학, 각종 기념일 등을 잘 활용해 공동으로 프로모션을 진행하기도 한다. 청소년이 타겟(target) 고객층인 기업으로서는 모객 효과가 뛰어난 롯데리아가 훌륭한 파트너가 된다.하지만 단점으로는 제공되는 경품의 적합성이다. 롯데제과의 고객층이 유아나 초등학생인데 반해 롯데리아는 초/중/고 학생들이다. 롯데제과가 유명 캐릭터의 그림이나 미니어처로 아이들의 동심을 유혹하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지만, 롯데리아는 한술 더 떠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금으로 만든 메달, 외국산 명품을 경품으로 내 걸기도 했다. 몇 천 원짜리 햄버거나 콜라는 팔면서 수십 만 원짜리 유명브랜드 제품을 경품으로 결정한 발상이 놀랍다. 페라가모, 프라다, 구치, 발리, 에트로 등 유명 브랜드 핸드백, 지갑, 향수 등을 경품으로 제공했다. 즉석에서 당첨을 확인할 수 있도록 스크래치카드를 주기 때문에 판단능력이 부족한 청소년들이 경품을 받기 위해 비싼 이벤트용 메뉴를 추가로 주문하기도 한다.아이들에게 바른 윤리를 가르치지 못할 망정 사행심과 요행을 조장하는 것은 최소한의 상도덕으로 용납이 되지 않는다. 이런 이유 때문에 롯데가 도대체 기업윤리가 있느냐고 질책하는 사람들이 많다.롯데리아가 지향하는 가치가 ‘고객의 영혼까지 만족시킨다’가 아니라 ‘고객의 영혼까지 망친다’로 바뀐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 돈을 벌기 위해 사업을 하는 것이지만 사회적으로 용인되는 범위 내로 영업을 하는 것이 백년기업이 되는 지름길이라고 본다.◇ 끊임없는 연구개발로 한국인의 입맛을 사로잡아한국이라는 나라와 한국인은 매우 특이하다. 전세계에서 1위를 하는 글로벌 기업들이 유독 한국시장에서만 힘을 쓰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스마트폰의 최강자 애플도 한국시장에서는 실적이 부진하다. 월마트, 까르푸와 같은 세계적 유통공룡들도 한국에서 처참한 실패를 경험하고 철수했다. 세계 1위 햄버거 업체인 맥도날드도 한국에서만 토종기업인 롯데리아에 밀리고 있다. 롯데리아가 맥도날드를 제압할 수 있었던 비결은 ‘한국화’이다. ‘햄버거는 서양음식’이라는 인식을 불식시키고 한국인의 입맛에 맞추기 위해 노력했다.1992년부터 불고기버거, 불갈비버거, 라이스버거, 김치버거, 한우버거 등 한국고유의 맛을 개발했다. 이에 반해 맥도날드는 새로운 메뉴를 개발하기보다는 기존의 ‘빅맥’위주로 마케팅을 전개했다.육식을 주로 하는 서양인들은 햄버거 패티(patty, 쟁반모양의 고기나 다진 고기라는 의미)의 크기(size)가 구매결정의 주요 요소이지만 채식과 매운맛을 선호하는 한국인은 다르다는 점을 몰랐던 셈이다. 롯데리아의 성공비결 중 다른 하나는 재빠른 시장대응능력이다. 2004년 출시한 한우불고기가 대표적이다. 농축산물 시장개방으로 어려운 국내 축산농가를 돕고 한우의 우수성을 홍보한다는 명분을 쌓을 수 있었다.광우병 논란으로 햄버거의 패티에 사용되던 미국산 소고기에 대한 불신이 일어나자 발 빠르게 청정 호주산 소고기만 사용한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이런 마케팅 성공경험은 베트남, 중국 등으로 시장진출을 하는데 훌륭한 교과서로 작용했다. 기업이미지가 매출에 직결되고 대부분의 후진국에서는 애국심에 호소하는 마케팅이 잘 먹힌다는 점도 십분 활용한다.한국에서 성공한 특화상품으로 시장을 공략함과 동시에 현지인의 입맛에 맞는 재료를 추가하고 있다. 롯데리아가 베트남, 중국에서 나름대로 좋은 결과를 내는 이유가 있는 셈이다.◇ 밝은 미소 뒤에는 저임금과 고강도 노동이 자리잡아햄버거를 파는 롯데리아 매장에 가면 밝게 웃는 아르바이트직원(이후 알바)이 큰 소리로 인사를 한다. 롯데의 친절 서비스 교육이 가장 잘 나타나는 곳 중의 하나가 롯데리아다. 롯데의 기업문화 중 조직(organization)에서 일(job)의 정의가 잘 되어 있다고 평가했는데, 롯데리아는 단연 최고다. 가끔씩 매장을 오픈하는 시간에 방문해 보면 출근한 알바들이 특별히 지시하거나 감독하지도 않는데 자신의 역할을 충실하게 한다. 청소담당의 행동을 보자. 매장 내의 탁자를 청소하는 것도 스프레이로 세제를 두 번 뿌리고 난 뒤 걸레를 일정한 방향으로 해 한번 닦는다. 수십 개의 탁자 중에서 닦는 순서도 정해져 있다. 전체적인 청소가 끝나면 주문대 옆에 단정하게 서서 기다린다. 그러다가 손님이 일어나 나가면 곧바로 뛰어가 탁자를 청소한다. 롯데리아는 직영 매장과 프랜차이즈 매장이 있고 한 매장에 약 30여명의 직원이 근무하지만, 매장 직원의 상당수는 알바다. 이들은 주문처리, 조리, 제품 관리, 청소 등 서비스업무를 주로 한다.근무실적이 뛰어난 알바의 경우 정규직 공채를 볼 경우 가산점을 받는 특혜가 있다. 롯데리아의 자료에 따르면 현재 정직원의 47.4%가 알바를 거쳤다고 한다. 직영점 기준으로 약 3,500명의 알바가 있다고 한다. 점장은 매장에서 서류-면접-매장 오리엔테이션을 거쳐 알바를 뽑고, 업무능력에 따라 알바의 등급을 올린다. 알바도 청소, 조리, 주문처리 등 등급에 따라 하는 일이 정해진다.대부분 중고등학생인 알바는 멋진 유니폼, 밝은 미소와는 달리 낮은 임금, 고강도의 노동에 시달린다. 패스트푸드점 알바는 시간당 4,850원 정도 받는데 2012년 기준 최저임금 4,580원과 큰 차이가 없다. 1시간 일해도 햄버거 하나 사 먹기 힘든 수준이다.그러나 업무의 강도는 센 편이다. 근무시간 내내 서 있어야 하고, 많은 손님을 계속해서 응대하는 것도 힘든 일이다. 급한 시간 때문에 패스트푸드를 찾기 때문에 손님들이 조급증을 가지고 있어 조금만 늦게 주문을 받거나 음식이 늦게 나와도 거친 항의를 받기 일쑤다.주문을 처리할 경우에는 돈 관리에 신경을 쓰지 않으면 나중에 자신이 물어내야 하기도 한다. 몇 년간 일을 한다고 해도 수 천명의 알바 중 정직원이 되는 사람은 극소수다. 롯데리아의 영업이익에는 알바들의 땀과 눈물이 스며들어 있다고 볼 수 있다.◇ 햄버거 홈 서비스도 다양한 논란을 불러음식물의 배달서비스는 전통적인 중국집에서 시작해 피자, 통닭으로 범위가 늘어나다가 최근에는 한식, 햄버거까지 확산되었다.2011년부터 롯데리아, 맥도날드와 같은 햄버거 가게가 전화나 인터넷으로 주문을 받고, 집으로 배달을 해 주는 데 이것을 홈 서비스라고 한다. 일정 규모 이상의 주문을 할 경우에는 배달비도 없다. 홈 서비스는 음식물이 식지 않도록 해야 하고, 원하는 시간에 빠르게 배송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주문 후 ‘00분’배송과 같은 시스템을 구축하고 늦으면 지체 보상금을 지급하기도 한다. 속도(velocity)와의 전쟁인 셈이다.이 배송의 핵심역할은 오토바이를 탄 알바가 한다. 이들은 시간에 맞추기 위해 신호를 무시하고, 차선을 넘나드는 곡예운전을 서슴지 않는다. 2011년 2월 대학등록금을 벌기 위해 피자가게에서 배달을 하던 예비 대학생이 시내버스에 치여 사망하는 사건이 터져 이 업체의 ‘30분 배송’제도를 폐지해야 한다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롯데리아도 알바의 배달 위험성을 알고 있어 몇 가지 원칙을 가지고 운영한다고 한다. 오토바이 관련 기업의 협조를 받아 ‘모토스쿨’을 열어 하루 5시간 정도 이론과 실기교육을 한다. 교육을 받지 않은 알바는 아무리 매출이 욕심이 나도 절대로 실무에 투입시키지 않는다고 주장한다.비나 눈이 많이 오는 악천후에는 배달은 하지 않은 것을 원칙으로 한다. 배달업무가 힘들고 위험하기 때문에 오래 하는 알바가 없어 인력유지도 힘든 실정이다. 이런 논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왜 롯데리아가 홈 서비스에 주력할까? 고객 니즈(needs)에 따랐다고는 하지만 매장확대의 애로, 청소년이 위주인 주고객층의 한계, 패스트푸드점으로서의 메뉴제약 등이 이유라고 볼 수 있다.업계 전문가들에 따르면 선전과는 달리 홈 서비스가 매출에 기여하는 바가 적고, 배달인력의 임금을 지급해 이윤도 적기 때문에 직영점 외에는 참여도가 낮다고 한다. ◇ 30년 노하우로 커피프랜차이즈도 공격경영롯데리아는 2000년부터 커피사업을 시작했다. 초기에는 직영점 형태로 운영했지만 2006년 엔제리너스라는 브랜드를 만들고 난 후 2007년부터 폭발적으로 성장했다.커피 하면 동네다방만 떠올리던 시절이 있었지만 1999년 세계적 커피전문점인 스타벅스가 국내에 진출한 후 커피빈, 카페베네, 파스구치 등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점포수로는 카페베네가 약 750개의 매장으로 1위, 엔제리너스가 570여 개로 2위이다.국내 커피시장은 2007년 1.5조원에서 2011년 말 기준으로 약 3.7조원으로 5년 사이에 2배 이상 커졌다. 고급 커피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커피전문점은 전체 커피시장보다 성장세가 가파르다. 전국적으로 커피전문점이 약 15,000여 개인데 유동인구가 많은 대로변뿐만 아니라 골목골목까지 들어서고 있다. 커피전문점 전성시대다.롯데리아의 엔제리너스가 불과 몇 년의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업계 2위로 올라 선 것은 햄버거 프랜차이즈 사업의 노하우 때문이다. 프랜차이즈 사업의 성패는 아이템의 선정, 상권분석에 따른 점포개설, 매장운영 및 관리에 있는데 업계 1위 롯데리아는 상당한 노하우를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먼저 아이템으로 보면 커피전문점이 유행을 타고 있기 때문에 잘 선정한 셈이다. 국민소득의 증가와 함께 고급커피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과거 다방은 성인만 출입했지만 요즘 커피전문점은 성인뿐만 아니라 대학생, 중고등학생, 심지어 초등학생까지 드나든다. 쉽게 말하면 고객층이 두터워졌다는 것이다. 흡연공간도 별도로 마련해 길거리에서 흡연을 하기 힘든 여성, 청소년층을 흡수한 것도 주요 성공요인 중 하나다.다음 핵심상권과 지역별 특성에 맞춘 점포개설도 중요하다. 도로 하나, 골목 하나 차이로 상권이 다르고 유동인구가 다르기 때문에 권리금이나 임대료의 차이가 크다. 좋은 자리는 임대료가 비싸고, 임대료가 싸면 자리가 좋지 않다. 적정한 임대료에 좋은 자리를 찾는 것은 점포개설의 필수조건이다.롯데리아는 지난 33년 동안 프랜차이즈사업을 했고, 다른 브랜드에 비해 점포개설 노하우가 많다. 이 노하우를 엔젤리너스 점포개설에도 활용해 짧은 기간에 업계 2위가 된 것이다. 마지막으로 아무리 아이템이 좋고, 상권이 좋아도 접객 노하우, 매장운영 및 관리가 부실하면 성공하기 어렵다. ‘친절’과 ‘미소’를 내세운 고객서비스의 노하우와 시도 때도 없이 밀려드는 고객을 응대한 경험은 롯데리아의 훌륭한 자산이다.프랜차이즈를 시작하는 대부분의 창업자들이 처음 장사를 시작하기 때문에 체계적인 매장운영 교육이 무엇보다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프랜차이즈 본사들은 이를 무시한다. 교육 매뉴얼이 없기 때문이다. 이런 장점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시장이 포화상태에 도달했다는 주장도 있다. 실제 지난 1년 동안 커피전문점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으며 매출부진으로 폐점을 하는 사례까지 빈발하고 있다.점포개설 노하우가 있다고 해도 이미 좋은 상권에는 커피전문점이 들어서 있어 위치선정도 어렵다. 커피전문점이 마진이 높기 때문에 비싼 임대료도 문제가 없다고 하면서 무리하게 출점을 하기도 하지만 망하는 지름길이다.◇ 프랜차이즈업에 강점을 가졌지만 시장성은 한계지난 수십 년 동안 롯데는 소매/유통업에서 노하우를 쌓아 왔고, 다양한 업종의 프랜차이즈도 성공적으로 운영했다. 그러나 주력인 햄버거사업은 2005년 식품 파동 이후 정체되어 있다. 2005년 식품파동은 우리 사회에 큰 영향을 끼쳤다.2005년도 3월 패스트푸드에 발암색소인 수단(sudan)을 사용한다는 것을 시작으로 중국산 게에 납을 넣은 납 파동, 양식 물고기에서 발암물질인 ‘말라카이트 그린(malachite green)’이 검출되었고, 11월에는 중국산 김치에서 기생충이 나왔다. 이 식품파동으로 패스트푸드(fast food)나 가공식품에 대한 반감이 확산됐다. 이 분위기영향으로 롯데리아는 성장세는 주춤거렸다. 2005년 까지 1,000개의 가맹점을 목표로 했지만 오히려 점포수가 감소했고 2007년 이후 조금씩 회복되고 있지만 아직 990개 점포에 머물고 있다.건강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패스트푸드 대신에 김치, 간장, 치즈와 같은 발효식품인 슬로우푸드(slow food)가 각광을 받기 시작했다. 청소년층의 감소와 더불어 건강에 대한 고민은 패스트푸드 업체의 미래를 암울하게 만든다.커피전문점은 엔젤리너스도 최근 2~3년 사이 급속하게 성장하고 있지만 추세가 이어질지는 의문이다. 커피시장은 특별한 기술이 필요하지 않아 시장 진입장벽(entry barrier)이 낮다. 커피의 품질(quality)이나 상품의 종류(type)가 비슷해 일부 고객을 제외하고는 브랜드 로열티(brand royalty)도 낮다.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브랜드가 생기고 있는 이유다. 업체들은 모르지만 소비자는 브랜드보다 오히려 가격에 더 민감하다. 엔젤리너스가 ‘아라비카(Arabica, 전세계 커피생산량의 60~70%를 차지하는 커피품종)’고급 원두의 사용, 국내에서 로스팅(roasting, 열을 가해 볶는다는 의미)한다는 점, 천사 이미지로 감성마케팅 등을 강조하지만 다른 브랜드와 차이점이 보이지 않는다.커피 전문가도 커피원두의 종류가 얼마나 되고, 어떤 원두가 고급인지 알기 어려운데 일반 소비자를 납득시키기 어렵다. 국내에서 로스팅한다고 하지만 모든 커피전문점이 국내에서 로스팅을 한다. 심지어 어떤 브랜드는 공장이 아니라 매일 아침 점포에서 로스팅해 신선도를 유지한다. 2009년 패밀리 레스토랑 TGIF를 통합했지만 패밀리레스토랑 사업도 정체되어 있기는 마찬가지다. 2011년 10월 롯데제과로부터 분리돼 합병된 ‘나뚜루’도 아이스크림 시장에서 매출규모가 미미한 소규모 사업자에 불과하다. 프리미엄 시장에 도전을 하겠다고 하지만 뚜렷한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했다. 도넛사업도 마찬가지 실정이다.롯데의 사업(business) 중 제품(product)을 진단하면서 느낀 점은 독창성은 없고 복제품 (copy) 소위 말하는 ‘미투(me too)’제품만 있다는 점이다. 신격호 회장이 롯데리아라는 외식업 프랜차이즈를 한국에 소개하기는 했지만 이미 미국과 일본에서 유행하던 아이템에 불과하다.1990년대부터 한국인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 다양한 메뉴를 개발했다고 하지만 창의성은 없다. 미국산 소고기 대신에 한우고기를 넣었다는 것, 햄버거 빵을 밀가루 대신에 쌀로 만드는 시도만 했을 뿐이다. 왜 롯데리아의 사업의 정체성(identity)을 확보하지 못할까? 해결책은 조직(organization)의 사람(people)에서 찾아야 한다. 열정과 패기, 창의적인 생각을 가진 인재를 채용하기 위해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전형방법을 연구/개발하고 있으며, 적합한 인재를 찾기 위해 다양한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그러나 롯데리아의 기업문화를 진단해 보면 열정과 패기는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창의적인 사고는 하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된다. 롯데리아가 자랑하는 업계 1위의 신화가 오히려 도전(challenge)과 혁신(innovation)보다는 현상유지와 개선(improvement)에 초점을 맞추게 한 요인이라고 보인다. 사업도 전략적 방향(strategic direction)을 설정하고 철학(philosophy)을 공유해야 시너지(synergy)가 난다.자신들은 햄버거, 커피전문점, 아이스크림, 패밀리레스토랑, 도넛 등의 사업이 프랜차이즈사업이라는 속성을 가지고 있어 종합외식업을 표방하는 기업의 목표(goal)에 일치한다고 주장하겠지만 설득력이 낮다.- 끝 -
-
롯데칠성음료(이하 롯데칠성)는 1974년 상장기업인 칠성한미음료를 인수해 상호를 변경한 것이다. 칠성한미음료는 1950년 설립된 동방청량음료가 모체이고, 1967년 한미식품으로 변경했다가 1973년 칠성한미음료로 바뀌었다.국민들의 폭발적인 사랑을 받는 칠성사이다는 1950년 출시되어 60년 이상 인기를 지속하고 있다. 한국의 대표 음료회사인 롯데칠성은 100여종의 음료와 주류를 제조/판매하는 기업이다. 롯데의 다른 계열사와 마찬가지로 2018년 매출 7조원을 달성해 아시아 최고 음료회사가 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롯데칠성의 비전(vision)과 사업(business)을 통해 기업문화를 진단해 보자.◇ 적극적인 M&A, 해외진출로 아시아 최고음료회사 목표롯데그룹의' ASIA TOP 10 ' 목표 달성을 위한 VISION 2018 선포하면서 롯데칠성은 2018년 7조원의 매출목표를 세웠다. 기존의 음료, 주류사업을 포함하고 해외진출, 원두커피, 기타 신사업을 통해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전략이다.롯데칠성의 비전(vision)은 ‘21세기 초일류 음료회사’로서 제품혁신, 품질혁신, 체계혁신, 판매혁신의 목표(object)를 정립했다. 롯데칠성은 제품을 늘리기 위해 세계적 기업인 미국 펩시콜라와 1976년 생산/판매계약을 체결해 국내유통을 시작했다. 이후 신격호 회장의 보수적인 사업방식에 따라 시장점유율 확대에만 주력해 국내 음료시장의 부동의 1위로 자리매김했다.그러나 신동빈 회장체제가 되면서 해외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2005년 10월 롯데화방음료유한공사, 11월 롯데오더리를 설립해 중국에 교두보를 마련했다. 2010년 9월 필리핀 PCPPI (Pepsi Cola Products Philippines, Inc.) 주식 34.4%를 인수해 해외진출을 가시화했다. 국내에서는 2009년 1월 두산주류BG를 인수했고, 2011년 10월 롯데주류를 합병하면서 음료 및 주류회사로 변신했다. 기존 음료시장을 지배하던 막강한 장악력을 기반으로 주류사업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한 것이다.국내시장 점유율은 사이다 80%, 주스류 50%, 전체적으로 37%에 달한다. 1등 비결을 적극적인 고객만족 마케팅 활동, 소비자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질 좋은 제품의 개발, 유통구조 개혁을 일궈낸 유통문화 혁신운동 등 3가지 노력의 결정체라고 주장한다. 2010년 매출액 1.8조 원, 영업이익 1,300억 원, 2011년 매출 2조 원에 영업이익 1,600억 원이다. 2012년 1/4분기 매출액 5,000억 원에 영업이익 340억 원을 달성했다.1/4분기를 기준으로 2011년에 비해 소폭 성장을 했지만 음료시장이 더운 여름이 성수기임을 감안하면 올해 매출액은 예년보다 높은 성장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시장점유율이 하락하고 있는 주류부문이 실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 받고 있다.◇ 1등을 수성하기 위해 서비스 강화, 시스템 정비롯데칠성이 자랑하는 시장 1등 음료는 누구도 모방할 수 없는 대한민국 대표음료 ‘칠성 사이다’다.고품격 주스의 대명사 ‘델몬트 주스’, 캔커피의 최강자 ‘레쓰비/칸타타’, 홍차의 꿈 ‘실론티’, 새천년 음료시장 최고의 히트상품 ‘2% 부족할 때’, 열대과일음료 ‘망고’, 국산위스키의 자존심 ‘스카치블루’, 소주시장에 돌풍을 몰고 온 ‘처음처럼’ 등이다. 기업경영이든 스포츠이든 1등의 자리를 유지하기가 탈환하기보다 더 어렵다. 롯데칠성의 경영진도 고민이 이만 저만이 아닐 것이다.음료나 주류제품의 품질이 평준화되었다는 점도 위험요소이다. 식∙음료 업계의 핵심 경쟁력은 차별화된 서비스, 고객만족밖에 없다. 롯데칠성도 조직을 단순화/슬림화하여 핵심경쟁력(core competency)만 가진 기업으로 자리매김하려고 노력한다.롯데칠성은 소비자를 직접 상대하는 롯데쇼핑과는 달리 할인점, 슈퍼마켓, 편의점 등 도∙소매점(이하 소매점)을 상대한다. 과거 물자가 부족할 때는 이들 소매점이 ‘을’이었지만, 과잉생산(overproduction)이 일상화된 현재는 이 ‘을’이 아니라 ‘갑’이다.따라서 소비자와 접점에 있는 점주(소매점의 주인)들의 중요성을 인식해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다. 대형 할인점과는 달리 작은 규모의 슈퍼마켓은 점주의 구매유도 의지, 상품의 진열 위치에 따라 매출이 몇 배나 차이가 나기 때문에 점주와의 관계개선은 매우 중요하다.2000년대 정보화 바람은 낙후된 유통업에 큰 영향을 미쳤다. 현재 롯데칠성은 통합경영시스템(Integrated Management System), 품질경영시스템(Quality Management System), 환경경영시스템(Environment Management System), 식품안전경영시스템(Food Safety Management System), 영업관리시스템(Sales Management System) 등을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사람에 의지나 관행에 의한 경영이 아니라 시스템에 의한 경영을 완성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전문성을 강조하는 인재상 정립했지만 급여는 너무 낮아전통적으로 유통기업은 인재를 중시하지 않았고 직원의 이직률(turnover)도 높은 편이다.음료 배송업은 내용물의 가치에 비해 부피가 크고 무겁다. 육체적으로 힘든 일인데 비해 업무(job)의 단순성으로 인해 낮은 급여를 받는다. 과거 주류 유통업은 조직폭력배들이 조직운영비를 조달하기 위해 하던 주력사업이었으나 수익에 비해 너무 힘들어서 최근에는 하지 않는다고 한다. 어찌되었건 롯데칠성의 사훈은 ‘화합일체, 상승추구, 미래창조’이다. 이를 풀이하면 구성원의 인화를 통해 화합을 이루고 역량을 모아 상승할 수 있는 힘을 축적한다. 그리고 불확실한 사업환경에 창조적 정신으로 대응해 밝은 미래를 창조한다.각자가 맡은바 직무에 충실하고 현재 본분을 다할 때 기업과 개인이 조화를 이루며 발전하고 더불어 사회도 발전할 수 있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롯데칠성의 인재상은 학습인(學習人), 혁신인(革新人), 전문인(專門人)이다.학습인은 스스로 계발하고 배움을 추구하는 사람이고, 혁신인은 도전의식과 문제의식을 지니고 현실에 안주하기보다는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유연한 사고를 지닌 사람을 말한다. 전문인은 자기분야에 전문성을 갖추고 우수한 성과를 창출할 수 있는 사람을 말한다.경영환경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계층, 직능, 전략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21세기에 맞는 조직으로 정비한다. 유통기업의 문제점인 부정∙부패를 일소하기 위해 윤리경영을 강조하며 ‘올바로 생각하고, 판단하며 행동한다’를 모토(motto)로 내 세우고 있다. 롯데의 기업문화를 체험한 기업문화 전문가로서 롯데칠성의 사훈, 인재상, 교육시스템에 대해 선뜻 이해를 하기 어렵다. 기술이 크게 필요하지 않으며 마진이 박한 제품의 단순 제조/유통기업이 우수한 인재를 확보할 이유도 없고, 유인할 재원(財源)도 충분하지 않다.위에서 지적한 것처럼 업무도 단순해 무엇을 배운다는 것이며, 무엇을 가르치는지도 명확하게 보이지 않는다. 점주들과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직원들 서비스교육을 하는 것 외에는 별다른 교육도 없다. 유통공룡인 롯데쇼핑을 포함해 롯데 계열사들은 다른 대기업에 비해 급여가 박한 편이다. 롯데칠성도 주가로 보면 2012년 8월 29일 현재 1,447,000원으로 국내 초우량기업인 삼성전자보다 더 높다. 발생주식이 적다는 점도 감안해야 하지만 영업이익률이 8~9%로 높고, 부동산 등 막대한 자산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하지만 주가나 실적에 비해 직원에 대한 대우는 낮다. 평균근속연수 8.3년의 직원 평균연봉은 복리후생비를 포함해 1천만 원에 불과하다. 등기이사의 급여도 평균 7,800만원으로 삼성, SK, LG 등 다른 대기업의 과장급 수준이다. 과거 벤처기업을 대상으로 컨설팅을 할 때 외국 선진기업의 급여체계에 대한 공부를 할 기회가 있었다. 외국의 성공한 벤처기업 CEO들은 한결같이 기업이 급성장했다고 초기에 고생한 직원에게 능력보다 높은 자리를 줘도 안되고, 이익을 많이 냈다고 시장평균 이상의 급여를 지급해서도 안된다고 말했다. 직원의 인생을 망친다는 것이다.자신의 능력에 맞는 자리를 줘야 하고, 다른 곳에 가서 받을 수 있는 수준의 급여를 줘야 노력을 지속해 결과적으로 실력이 향상된다는 것이다. 지난 20여 년 동안 수많은 기업과 기업가를 접하고 면담하면서 이런 주장이 설득력이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롯데도 단순 제조/유통의 사업만으로 고학력의 인력이 필요하지도 않고, 단순업무 인력에게 높은 급여를 준다는 것도 맞지 않을 수 있다.하지만 롯데칠성이 서비스를 강화하고 점주들과 관계개선을 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인력구조나 처우를 고민할 필요성이 높다. 유통업체의 직원 이미지는 작업복을 입은 덩치 큰 남자로 트럭에 무거운 상자를 싣고 내리면서 운전을 하는 것인데, 롯데칠성이 주장하는 서비스마인드의 영업사원과 매치(match)가 되지 않는다.- 계속 -
1
2